바람이 바람을 불러 바람 불게 하고 문학과지성 시인선 15
최석하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8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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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집을 사게 된건 순전히 호기심에서였다.

마음이 황량한 날에 잔잔히 불어 주는 바람을 좋아한터라 제목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이 책의 발행일이 나의 주민등록상의 생일과 똑같았다. 1981.9.25(이 책은 초판 6쇄본이지만)

25년전의 시는 과연 어떠할까.

오래된 책은(왜 내용도 케케하다 생각하는 것일까) 좋아하진 않지만 그러한 이유로 마주하게 된 시집은 세월을 담고 있었다.

타자기 글씨체인듯한 시는 그 자체만으로도 세월이 느껴졌다.

제일 처음엔 그 사실이 별로 달갑지 않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그 글씨가 정겨워졌다.

 

그 시대를 담고 있는 것이 시이고 그 시대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시라면 25년전의 시대는 내게 까마득하기에 시원스레 읽어나갈 수는 없었다. 특히 경상도 사투리가 많이 들어가 있어 해독불가의  어휘를 마주할때마다 그러한 경계심은 더해갔다.

거기다가 심심찮게 나오는 한자들까지.

겨우 이행의 시 '바다'를 읽고 감탄할 정도였다.

 

<검고 긴 머릿단 푸는 바다 / 검고 긴 머릿단 빗는 바람>

 

이 시를 읽고 캬아~ 하며 맞다! 맞다! 며 소리칠 뿐이였다.

 

시 쓰는 것을 어렵게 생각하는 가운데 예전에 한 선생님이 그런 말씀을 하셨다. 시의 소재는 일상속에 널리고 널렸다고.

그 일상 가운데 시의 소재로 생각하고 편하게 써보라고.

최석하님의 시에는 그런 일상의 소재들이 그득하다.

이런게 시가 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할 정도로 일상을 기록한 시들이 있었다. 시인의 눈에는 모든게 시의 소재로 보여야 함이 당연하기에 이해한다 치더라도 25년전의 일상이 진하게 배어 나오는 시는 내가 완전히 이해하기에는 무리지 않나 싶다.

 

편안하게 읽었지만 그 편안함이 그래서 민안할 정도였다.

시는 문학의 기초라 했으나 시집을 읽을때마다 드는 '나는 기초가 없구나' 이런 생각을 언제 물리칠 수 있을까.

우선은 시를 많이 읽어보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시를 읽는 이유가 문학의 기초 성립이 되겠냐만은 시인들의 언어, 일상을 뒤집어 놓는 그들의 시각, 평범하면서도 특별함이 묻어나는 그들의 세계를 조금은 가까이하고 싶은 이유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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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문학사상 세계문학 14
나쓰메 소세키 지음, 유유정 옮김 / 문학사상사 / 199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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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하면 긍정적인 이미지 보다 부정적인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요즘은 애완용으로 많이 기르고 있어 나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조금은 현실과 들어 맞지 않은 면도 있지만 고양이에 대한 편견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한 고양이의 눈에 비친 인간이라니.

흥미가 일면서도 고양이의 시선을 얕보는 면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읽는내내 고양이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고양이에 의해 드러나는 우리, 그리고 구샤미,간게쓰,메이테이등은 낱낱했다.

오히려 무언가를 숨기며 허세를 부리는 인간보다 거리낌 없는 고양이가 더 진솔해 보였다. 그러한 고양이가 어디든 넘나들며 시간,장소 구애받지 않고 물어다주는 이야기들은 고양이의 시선이 느껴지는 것도 있었고 고양이의 눈을 빌어 그대로 전해지는 것도 있었다. 고양이가 어디든 구애받지 않고 넘나드는 특징처럼 화자의 변동은 등장인물을 통한 다양함보다는 몇몇 인물들이 지니고 있는 이면의 모습들을 고양이가 보는 인간사의 많은 부분이라고 해도 적합했다.

 

가령 주인이자 중학교 선생인 구샤미만 살펴보더라도 날로 날로 발견되는 우유부단함과 고집불통, 상황에 굴하지 않는 자기주장을 펼치는 모습에서 앞으로 어떠한 모습이 발견될지 기대까지 하게 되는 인물이다.

거기다 간게쓰와 메이테이는 그런 구샤미를 돋보이게 한다기 보다 구샤미와 한껏 어우러지는 묘한 조화를 낳는다. 구샤미도 독특하지만 그들 또한 만만치 않아 평범한 인물들이 오히려 싱거워지는 상황이 연출될 정도다.

고양이의 눈에 비친 인물의 특징이라기 보다 인간대 인간으로 봤을때 그런 시선은 나무랄때가 없어 수긍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고양이가 내 뱉는 비판에도 내 자신이 초라해질 정도로 민망했고 고양이의 시선에 무조건적인 동의도 구샤미등이 펼치는 상황도 마음껏 즐길수가 없었다.

만끽하다가도 씁쓰레한 웃음이 번지는 그러한 상황.

 

간게쓰 혼담 문제만 보더라도 허탈함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고양이도, 감정에 치우칠 것 같지 않던 고양이도 허탈감에 빠져 먹다 남은 맥주를 마시고 비틀거리다 물독에 빠진다.

그러한 고양이의 죽음 이면에는 삶에 대한 미련이 없음을 직감하면서도 실은 지금껏 봐왔던 인간사에 대한 기대도 어느 정도는 있었다는 걸 알수 있다.

 

늘 그런 모습으로 기세등등하게 지낼 것이라 생각하며 한심하게 바라보던 인간들을 좇으며 어느새 그들에게 뿜어져 나오는 기에 꺽여버렸는지도 모른다. 그랬기에 죽을땐 죽는다며 유유자적 죽음을 맞이해버렸는지도.

구샤미, 간게쓰, 메이테이는 그런 고양이의 죽음을 어떻게 생각할까. 오히려 그런 고양이의 눈에 낱낱이 들어났는데.

태평스레 하루 하루를 지낼 그들이 떠오른다.

그들만의 고립을 즐기며 그것이 옳은듯 고집을 꺽지 않을 것이고 얼토당토 않은 부조화를 뒤집어 쓴채 의견을 피력할 것이다.

그들에게 변화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지금껏 그래왔듯 군락을 이루며 살아갈 것이다.

 

원래는 1장으로 끝내려던 것을 10장으로 연재하면서 지금의 장편이 되었다고 한다. 구샤미는 자신의 모습이라고 말하며 고양이의 시선에서 엮어가는 소설은 신랄한 비판과 해학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굳이 내가 틀에 박힌 비유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이 작품에서 기대되는 것들을 들어왔을 터이다.

20세기 초 일본의 독특한 사고들이 낯설기도 했지만 그런 모습을 고양이의 눈을 빌어서 그려낸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걸작이라 할만하다.

한마리의 평범한 고양이의 눈으로 파헤쳐지는 인간의 속내는 결코 가벼이 넘길 수만은 없는 현대인의 자화상이라 할수 있을 것이다.

고양이의 눈에 비춰지든 인간의 눈에 비춰지든 인간미가 넘치는 모습을 기대하는건 무리일까.

그래서 이런 능글맞은 고양이를 보며 내가 움츠러들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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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지링 오에 겐자부로 장편 3부작 1
오에 겐자부로 지음, 서은혜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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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요즘들어 일본문학을 굉장히 많이 읽은 것 같다.
덕분에 일본에 대해 그리고 그네들의 생각과 문화에 대해 많은 부분 알게되어 이제는 너무나 친숙한 익숙함까지 밀려올 정도다.
그러나 어느새 일본문학에 질려하는 나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읽은 책 대부분이 현대소설이였고 일본특유의 유머와 독특함 그리고 가벼움을 담고 있는 책들이여서 분명 다른 양상임에도 같은 느낌의 결과를 맞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느낌은 읽을때의 유쾌함이 아닌 읽고 난 후의 가벼움이였을 것이다.
그래서 일본문학에 대한 거부감이 심리적으로 조금씩 밀려옴에도 넘쳐나는 일본 문학을 외면할 수 없었다.
소화해낼 자신도 없으면서 무거움을 안고 싶어 고이 모셔두던 철학책을 꺼내보기도 했다.
그러한 혼란속에 만난 '체인지링'은 내가 갖고 있던 일본문학에 대한 거부감과 가벼움과 유쾌함을 한방에 날려버렸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다 읽었음에도 할말이 그리 많지 않다.
 
 
무엇이든 겉모습으로 판단할 수 없는 것이지만 책을 보게 될때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이 외관일 수 밖에 없다. 노벨문학상 수상자라는 경력이 부담감으로 다가오긴 했지만 대충 훑어본 책은 이런 느낌일거라곤 상상하지 못했다.
녹록치 않음.
이 표현에 담겨있는 유혹과 매력, 머리아픔을 느껴 봤음에도 충분히 구미를 당기는 것임에는 틀림없다는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책장이 잘 넘어가지 않을땐 빨리 읽어 버리고 싶었다.
그러면서도 이마에 주름을 만들어가며 짐짓 심각한 척 그 분위기를 즐기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의무감에 이 책을 읽었을 수도 있으나 녹록치 않음의 매력과 유혹에 빠진것 또한 부정할수도 없었다. 뒤로 갈수록 그러한 즐김은 확실했고 미궁속으로의 빠짐도 동시에 일어나고 말았다.
 
친구이자 부인의 오빠라는 관계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고로가 자살을 했다. 그런 죽음의 충격앞에 고기토는 고로의 녹음테이프를 들으며 그와 대화하는 걸로 소일한다.
녹음테이프를 들으면서 고기토는 서서히 고로의 죽음은 예견 되어 있었다는 것과 그의 죽음을 둘러싼 내부적 갈등을 추척하게 된다.
독특한 고로와의 대화에서 발단된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되었던 50여전의 사건 '그것'의 정체는 더디게 그리고 진부하게 그려진다. 고로와 고기토의 대화가 '그것'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것'을 향한 고로와 고기토의 추억은 끈질기다.
그리고 '그것'은 아직도 고기토에 의해 태어나고 있는 중이다.
 
그러한 모호함과 고기토의 인내력에 어찌할 바를 모르면서도 무엇이 그렇게 상처를 안겨주었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당연하듯 고로의 자살이라는 결과 앞에서 온 상처일거라 생각했다.(실제로도 고기토뿐만이 아닌 고로의 동생이자 부인인 치카시와 그의 가족은 커다란 상처를 받았다.)
그 원인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책을 읽어감에 따라 '그것'의 그림자는 짙어져 갔고 그럴수록 고로의 죽음에 대한 상처의 회복을 '체인지링'의 가능성으로 치유하고 있다라는 느낌을 받았다.
예쁜 아기가 태어나면 바꿔치기 한다는 체인지 링을 인용함으로써 고로의 죽음과 고기토와 치카시 사이에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아들 아카리 그리고 우라로부터 태어날 새로운 아이까지 체인지링의 가능성에 희망을 걸며 상처를 꾹꾹 누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죽어버린 자를 잊고 새로태어날 자들에게 마음을 쏟아달라는 마지막 말은 그래서 많은 의의를 담고 있는 것이리라.
쉽게 내보일 수 없는 마음의 상처들, 그러면서도 살아가야 하는 인간군상, 희망으로 이끌어 내는 참된 모습등을 통해 우리에게 마음을 열어보라는 메세지를 던져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것'의 드러남이 확실치 않음과 체인지링의 여부에 대한 답답함은 자연스레 눌러져 버린다.
오에 겐자부로 자신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긴 하나 만약 나의 이야기를 쓰게 된다면 저자의 모호함조차 내게는 용기가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서서히 드러나고 있는 마음의 상처를 나는 과연 꺼낼 수 있을까?
한낱 일회용 거리가 아닌 진지함으로 시종일관 대할 수 있을까?
가장 커다란 불확실성인 그러한 절망을 희망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인가.
또한 나는 체인지 링에서 먼저 태어난 아기인가 아님 뒤바뀐 아이인가....
수 많은 의문을 통해 난해함이 조금씩 틔이는 것 같기도 하나 나의 의문조차 고로와 고기토의 모호함에 덧입혀 버리고 싶은 기분이 든다.
모호함은 그렇게 밀쳐둔채 아직 태어나지 않은 자들에게 이 마음을 온전지 던져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죽은 자들을 온전히 잊어버리는 것부터 해야하는 것일지도 모르나 고블린이 아닌 다른 요정으로의 체인지 링이 이루어져 희망을 희망으로만 알아가는 삶을 기대해본다.
아픔을 겪고 싶지 않은 피함일 수도 있으나 잠재되어 있는 바램을 용기내어 끌어내어 본다.
희망, 모든것을 희망으로 바꾸고 싶다. 진정.
 
 
p.s: 오타 발견
 
     p. 71 있을 텐지만 - 있을 테지만 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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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클럽
크리스티앙 가이이 지음, 김도연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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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마음 속 깊이 자리 하고 있는 실패와 아픔이 있을 것이다.

그런 실패와 아픔을 내 자신이 감춘다고 하여도 세상과 마주하게 되는 삶 가운데서 온전히 피할수도 완치도 바라기 힘들 것이다.

그것을 바라보게 될 때의 상처, 그것과 마주하게 되었을때의 열등의식. 그것을 뛰어 넘기란 힘이 든다.

시몽에겐 재즈가 그랬다. 10년동안이나 재즈 피아노를 연주했음에도 재즈와 떨어진 삶을 살아가기가 얼마나 팍팍했을까.

짐짓 아무렇지 않은 듯 그 고통을 이겨낸 듯 살아가지만 운명적인 만남 앞에서 억눌렀던 그 간의 감정은 터져 버리고 만다.

적적히 피한다고 재즈를 잊을 수 있을까.

또한 자신의 진실된 바램을 끝까지 숨길 수가 있었을까.

운명적이다라고 말하긴 했지만 우리가 살아가면서 언제나 마주할 수 있는 일상의 흘러감은 그렇게 시몽을 다시 숨쉬게 해주었다.

 

자신이 타지 않은 기차 때문에 아내 쉬잔은 목숨을 잃지만 그녀의 죽음은 하나의 고요와 또 다른 하나의 시작을 알린 셈이였다. 시몽에겐 새로운 삶과 재즈로의 복귀, 그리고 이전과는 다른 삶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우연히 찾아간 재즈클에서 그는 운명적으로 그 모든것을 한꺼번에 만나버렸기에 쉬잔의 죽음은 충격적이지만 그를 위해선 묘한 시기 적절이 아닐 수 없었다.

새로운 사랑 데비와의 시간속에서 아내 쉬잔을 기다리지만 그는 쉬잔에게 돌아갈 마음이 없다. 더불어 재즈를 떠날 마음도.

그러나 그를 데리러 오는 쉬잔은 어떠한가.

그를 잃어버릴 것 같은 불안함에 너무 쎄게 달렸다.

그녀가 죽음을 맞이할때 숲 사이로 드러난 하늘을 보았을까.

시몽이 아닌 자신의 삶을 위해 그녀가 죽어 갔고 그 고요를 만들어 갔기를 바랄 뿐이다.

 

그녀의 죽음을 안타까움으로 그의 시작을 행복으로 느낄 수 없음에는 묘한 타이밍이 있었다. 시몽이 데비와 함께 재즈를 하며 살아가기로 마음 먹을때 쉬잔은 시몽을 데리러 오다가 목숨을 잃었다.

시몽이 재즈를 포기한채 자신을 숨기고 살아온 삶의 시작에서 쉬잔의 도움이 컸지만 그녀 또한 진부한 삶의 요소일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녀의 죽음으로 갈라져 버린 그들의 삶의 양상은 차분했는지도 모른다.

 

시기 적절함을 비난할수도 안타까워 할수도 없을때 재즈는 특유의 매력을 뿜어내고 있었다. 담배연기 그득한 몽롱함과 늘어지는 선율의 나른함.

시몽은 자신을 파괴하고 다시 자신을 살린 재즈를 빌어 하나의 곡을 완주해 가듯 자신을 얘기하고 있었다.

시몽이 재즈클럽에서 재즈를 듣고 재즈를 연주할때 그러한 재즈의 매력이 품어져 나오는 것보다 재즈를 모르는 내가 재즈를 읽었다고 할수 있을 요소는 문체였다.

마일즈 데이비즈와 빌 에반스를 약간 들은 내가 재즈를 이해하긴 무리일 것이다. 그러나 들으면 들을수록 진국이 우러나오고 느낌이 다르다는 걸 조금씩 느껴갔기에 문체에서 재즈를 듣는 것이 아닌 재즈를 읽었다고 과감한 표현을 던졌는지도 모른다.

내 귀에 감기다가도 한발짝 물러서며 정신을 놓치게 하다가 아득함으로 몰고가는 치고 빠짐이 몽롱함으로 이끌 듯 저자의 문체는 그랬다. 때론 몽롱하게 때론 열정적으로 때론 우울하게 치닿는 그의 글은 재즈를 단순히 흉내냄이 아닌 완성을 향해가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글의 끝은 또다른 굴곡을 연주할지도 모른다는 느낌에 의존하는 분위기가 났다.

그러나 그러한 분위기는 어느선을 넘을 수 없을 것이다.

재즈가 재즈의 영역을 벗어날 수 없듯이.

 

재즈를 모르는 내가 재즈를 운운하는 것처럼 우스운게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짧은 식견이나마 책의 문체를 비유하고 싶었을 그 흥분은 전해주고 싶었다.

저자의 자전적일만한 재즈에 대한 시몽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자니 저자는 자신의 실패와 아픔을 뛰어 넘었다는 생각이 든다.

피하고 싶고 드러내기 싫은 그의 삶에서의 재즈를 그는 과감하고 그리고 매력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한단계 자신을 향해 발돋움을 한 것이다.

그리고 그런 돋움은 재즈를 뛰어 넘고 자신의 한계를 뛰어 넘어 자유를 만끽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어정쩡하게 시작하고 끝낸 드럼과 태권도를 언제 뛰어 넘을 수 있을까. 그것을 딛고 한계를 넘어 언제 나는 내 자신에게 자유를 던져줄 수 있을까.

 

Miles Davis의 'Kind of Blue' 를 슬그머니 오디오에 걸어본다.

저자의 자유를 나눠 가질 수 있을까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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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만 알고 나는 몰랐던 자산관리법
김춘호 외 지음 / 황매(푸른바람)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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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뉴스를 보니 금감원에서 '주택자금대출'을 제제한다고 한다.

부동산 투기가 얼마나 심했으면 지금 같은 시대에 이런 제제를 할까 하면서도 이런 방법으로라도 집값을 조금이나마 잡을 수 있다면 어느 정도의 효과는 기대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뉴스를 보면 온통 부동산 투기에 관한 얘기 뿐이다.

얼마나 거품이 많기에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서까지 집을 사려 하는 것일까 라는 생각이 들어 혀를 차게 된다.

나와는 먼얘기, 상관없는 얘기이기 때문이다.

그들 모두 한탕, 일확천금을 꿈꿀 것이다. 부자가 되고 싶은 것이다.

도대체 내게 무슨 자산이 있기에 또한 부자와 나와 무슨 상관이 있기에 이 책을 읽어야 하나 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읽고 보니 지금 내게 그리고 일확천금을 꿈꾸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고 권해주고 싶은 책이 되어 버렸다.

 

누구나 로또나 판교 당첨 처럼 허황된 부를 꿈꾸어 왔던 것이 사실일 것이다. 나의 가계에서 나의 생활에서 부를 꿈꾸기란 힘들고 어렵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언제 한번 진지하게 스스로 진단해 본적이 있는가.

나 스스로도 그런 질문에는 자신이 없지만 그걸 깨닫는 지금 실행을 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무엇이든 간에 진단을 하고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부도 마찬가지다.

나의 자산을 관리하려면 먼저 나의 자산을 진단해봐야 한다.

정보 수집을 한다음 상담과 판단에 의해 계획을 짜야한다.

 그런 후 실천에 옮겨보는 것이 좋다라고 이 책에서는 말하고 있다.

주의할 것은 재태크를 할때 많은 편견을 깨고 새로운 것들을 수용하라는 것이다.

현 시류에 맞게 생각을 바꾸어야 하고 그에 맞는 상품을 선택한 후 나의 자산 관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IMF 이전에는 부의 축적은 무조건 적금이였다.

두자리 수의 이자 때문에 무조건 은행에 돈을 넣어 놓으면 이자만으로도 생활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있었다.

그러나 이자율은 곤두박질 친지 오래고 요즘은 펀드가 대세다.

그러므로 무조건적인 저축이 아니라 투자라는 마인드를 갖기를 권유한다. 그런 후 나에게 맞는 펀드를 골라야 한다. 펀드의 종류는 엄청나므로.

 

또한 보험의 리모델링도 필요하다.

나만 해도 보험이 소멸되는것이 무척 아까워 환급 되는 보험으로 귀가 솔깃했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보험을 저축이라 생각하지 말고 보장이라 생각하며 소멸을 아까워 하지 말라고 말한다.

또한 저축,투자,보장을 한꺼번에 누릴 수 있는 변액유니버셜 보험을 권유하고 있다.

먼저 보험에 대한 편견을 깨야 겠지만 단순한 보장이 아닌 이젠 보험에서도 미래를 내다 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가운데 가장 충격적이였던건 노후 보장이였다.

모두가 늙어갈텐데 정작 일을 할 수 없는 노후는 많은 사람들이 등한시 하며 현재에만 급급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자식들에게 무한 기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지금부터 준비를 해야 조금은 편안한 노후를 보낼 수 있다는 것에 굉장한 충격을 받았다.

우리 나라도 서서히 고령화 사회가 되어가고 있고 은퇴는 빨라져 가고 우리가 생각한 노후는 훨씬 길었다.

나의 노후생활을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통계적으로 따져볼때 20년정도를 준비해야 했다.

은퇴를 하고 10억이 있다 해도 20년전을 보장받을 수 없는 노후.

시급하고 분명히 준비를 해야 할 터였다.

 

이제 이러한 사실들을 인지했다면 재무설계를 실재로 해보는것이 중요하다. 몇몇 예시들로 이루어진 재무설계 실전은 불안하던 미래와 노후를 안정적으로 만들어주었다.

변화된 재무설계는 이제 안정되고 준비된 삶을 기대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중간 중간 공부해야 할 용어들이 있었지만 대체로 가독성 높게 쉽게 쓰여진 책이였다.

재무설계에 관해서 생각해 본적이 없는 내가 이 정도로 긴박감을 느낄 정도였으니 말이다.

얼핏 요즘 시류에 맞게 부자를 만들어주기 위해 발버둥 치는 책이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처음에도 말했듯이 막연한 벼락 부자를 꿈꾸며 미래를 설계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준비하고 계획하면 내 삶에서도 충분히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것이 가능할까 생각해지만 여러 사례들을 보건데 가능했다.

이 책을 나만 보아서는 안될 것 같다.

주변 사람들에게 권유해주고 나부터 실천해야 할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든다. 너무 감상에만 치우쳐져 있는 내게 현실을 직시해주었던 책이였기 때문이다.

막연하게 미래와 노후를 기대할 순 없을것이다.

준비된 자에게 여유와 풍요로움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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