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도 예쁜 것들이 있다 - 볼수록 매혹적인 우리 유물
이소영 지음 / 낮은산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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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기는 한국 포장 디자인을 대표하는데, 무엇을 싸느냐에 따라 책가방, 옷 보따리, 장바구니 등 다양한 용도로 변신한다. 게다가 쓰고 남은 자투리 조각 천들을 모아 만드니 지혜와 알뜰함이 돋보인다.
버려질 천 조각을 활용하다 보니 크기, 모양, 색상이 조금씩 다르지만 여러 도형들을 자유롭게 결합해서 파격과 조화미를 보인다.
조각보의 세련된 조형미는 네덜란드의 추상표현주의 작가 피에트몬드리안Pieter Mondrian, 1872~1944의 작품과 자주 비교될 정도로 현대적이다. 독일 린덴국립민속학 박물관장인 피터 틸레가 몬드리안이혹시 한국의 조각보를 본 적이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의문을 제기했을 정도로 몬드리안 작품의 조형미는 조각보와 닮은 점이 많다. - P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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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도 예쁜 것들이 있다 - 볼수록 매혹적인 우리 유물
이소영 지음 / 낮은산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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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나 예쁜 것들을 이렇게나 예쁜 만듦새로!
한지 같기도 곱게 삼은 삼베를 만지는 것 같기도, 고슬고슬 까슬까슬한 감촉의 산뜻한 표지부터 아기자기한 문양의 면지를 지나 속장에 들어가면 물건 하나하나 더듬고 만지며 보게 된다. 마치 박물관에 온 듯 한 걸음 한 걸음 들어가면 하나같이 눈을 홀리며 소유욕을 부르는 우리 예쁜 것들이 가지런하다.

저자 이소영은 동양화를 전공한 분이다. 7년을 준비해 우리에게 이미 있어온 예쁜 것들을 크게 네 가지 장으로 나누어 실었다.

화려하게 / 단아하게 / 재미있게 / 쓸모 있게
예쁜 것들.

아는 물건도 있고 처음 보는 예쁜 것들도 있다. 그 물건에 담긴 저자의 설명도 장황하지 않고 일목요연하게 적혀 있다.

질료들을 크게 나눠보면 돌, 흙, 나무, 금속.
나무는 베어져서도 하는 일이 많다. 나무가 책이 되기도 가구가 되기도 생활용품과 소품이 되기도 한다.

특히 지필묵 관련한 물건들… 서책을 보호하고 보관하고 정리하고 먹을 갈고 붓으로 쓰고, 갖고픈 물건은 그림으로 그려 책거리로 책방을 꾸미고 그외 책을 보고 글을 쓰는 데 필요한 소소하나 쓸모 있는 도구들… 그런 물건들이 시선을 끈다. 화려하거나 단아하거나 고졸한 아름다움이 배어 있다. 해학이 담긴 물건도 있고 모두 실용성을 겸비한 예쁜 것들이다. 물건이 하도 세심하고 다감하여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것들에 담겨 전해질 만하거나 곱씹어 볼 만한 이야기를 불러준다.

“자수 연화당초문 현우경 표지”는 “책의”로 이 책에서 선보이는 첫 물건이다. 장식 무늬엔 모두 의미가 있다. 마음을 담는 것이려니, 귀하게 여겨 소중한 손길로 책을 대했다.

#
한지는 아흔아홉 번 손질을 거친 후 마지막 사람이 백 번째 만진다고 해서 ‘백지‘라고 할 정도였다. 귀한 종이에 소중한 정보를 일일이 적었으니 책 한 권이 얼마나 귀한 물건이었을지 짐작이 간다. 책을 가질 수 있는 계층도 볼 수 있는 사람도 한정적이었다. 그래서 책 표지에도 공력을 기울였는데 배접을 두껍게 하고 능화 문판 위에 표지가 될 종이를 놓고, 방수용 밀랍을 칠한 후 밀돌로 문질러 요철을 냈다.
<자수 연화당초문 현우경 표지>는 불교 경전인 현우경」 앞표지에 자수를 놓아 장식한 것이 특징인 책의(衣: 책의 겉장이 상하지 않게 덧씌운 물건)이다. 길상을 상징하는 석류와 복숭아를 배치하고 모란과 연꽃을 넝쿨무늬로 수놓았다. 이렇게 정성들여 만든 책은 벌레를 막기 위해 칠을 한 함에 넣어 습기가 적은 장소에 보관했다. - 11쪽


먹색 석제 필통에 눈길 간다. 못 쓰게 된 붓은 붓무덤을 만들어줄 정도로 붓을 사랑한 선비들이니 사용하는 붓은 얼마나 더 소중히 다루었을까. 서양 붓과는 다른 우리 붓의 성질을 알고 다루었다. 석제라 왠지 묘비석이 연상되는데 미래를 예감한 현재의 붓무덤 격이랄지. 나만의 상상이다. 돌이라는 질료의 묵직함과 변함없음이 느껴져 먹색의 근원과 영원으로 이어진다. 이거 갖고 싶네.

#
오랜 사용으로 끝이 갈라져 못 쓰게 된 붓들을 모아 붓 무덤을 만들어 줄 정도로 선비들은 붓을 소중히 다루었다. 그래서 붓이 상하지 않도록 필통, 붓꽂이, 필세筆洗 등 다양한 문방구를 사용했다. 우리나라 필통은 다양한 재료로 제작하였는데 특히 지조와 절개의 상징인 대나무나 도자기를 즐겨 사용했다. 여러 가지 무늬를 조각한 중국의 대나무 필통과 달리 조선은 무늬 없이 대나무 자체의 매끈한 느낌만을 살린 경우가 많다.
돌로 만든 필통은 드문데, <석제 필통>은 원통형 구조에 입과 어깨 부분의 두께를 달리하여 단순하면서도 지루하지 않다. 먹색을 현색이라고도 하는데 ‘검을 현‘은 서양의 검정과는 다른 아득하고 심오한 색이다. 즉 우주가 생성되기 이전 근원적 도의 현묘한 세계를 가리키는데 <석제 필통>에서 그 심원한 색감이 느껴진다. _ 71쪽


나들이용 유기 휴대용 묵호, 부부의 화목과 장수의 의미로 황금 귀이개, 사방탁자, 목제 찬합과 호족반, 감모여재도… 여기서 다 이름 부를 수 없는 예쁜 것들 그리고 다듬잇돌과 다듬이 방망이……

예쁜 것들이 많지만 그중 가장 안 예뻐 보이는 게 있다. 거칠어보이는 다듬잇돌과 다듬이 방망이는 돌과 나무를 재료로, 한 쌍이다. 나는 이 한 쌍이 내는 기가 막힌 리듬에 온몬의 촉수가 돋는 것 같았던 경험이 있다. 상대가 없으면 무용지물인데 안 예뻐 보일 리가 … 강하기론 돌이라지만 수없이 두드려 주름을 펴주고 밀도를 치밀하게 해주는 역할은 무른 나무로 만든 다듬이 방망이가 맡는다.

#
다듬잇돌은 바닥 면으로 갈수록 좁아지고 네 모서리에는 굽이 있다. 대부분 거친 질감이지만 윗면은 매끄럽고 약간 볼록해서 방망이의 마찰력을 최소화한다. 방망이는 주로 박달나무로 만드는데 몸체는 볼록하고 손잡이는 오목한 형태라서 손으로 잡기 편하다. 한복은 평면 구조라서 모든 솔기를 뜯고 빨아서 풀을 먹인 다음 다듬이질로 올이 바르고 정갈하게 손질한 후 새 옷을 다시 지어 입을 수 있었다.
그래서 옷감의 종류나 색에 따라 다듬이질 방법이 달랐다. 옷감을 펴고 접기를 반복해 다듬이질하면 풀기가 고루 스며 매끈하게 윤기가 나고 구김도 잘 생기지 않는다.
강한 돌보다는 무른 나무로 수없이 두드려 주름을 펴는 다듬이질은 천년을 가는 한지를 만들 때도 종이를 치밀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_ 99쪽


고왔던 외할머니 안방에서 다듬이 방망이를 두드렸다. 어린 계집애가 외할머니 방에만 가면 그랬다. 제법 묵직해 양손을 박자에 맞춰 가볍게 두드리게에는 요령이 필요한데 자꾸 하다 보면 그런대로 잘 된다. 손목에 힘을 적당히 빼고 가볍게, 박자가 맞아지면 그때부터는 공기를 흔드는 경쾌한 소리가 청각을 지나 촉각을 곤두세운다. 반질반질했던 그 다듬잇돌과 방망이, 잘 가지고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어디다 내버렸을까. 물건을 쓰는 사람이 세상에서 사라지면 그 물건도 생명을 잃어버린다. 고아가 되어 새상을 떠돌다 어디서 길을 잃고 처박혀 있을지도. 가끔 물건을 정리하며 느끼는데, 쓰지 않고 모셔둔 물건이 계속 써온 물건보다 훨씬 더 낡고 초췌해져 있다는 사실이다. 자주 손이 가고 눈길 준 물건이 더 예쁘게 닳아 있다. 아낀다고 두지 말고 유용하게 즐겁게 사용하는 게 물건을 살리는 길이다. 안 쓸 물건은 사지 말고 들이지도 말자. 책도 마찬가지. 반성! 사놓고선 산 줄도 잊어먹고 또 사고 그러지는 말자.

#

건축가 아돌프 로스는 <장식과 범죄>에서 의미 없는 장식은 범죄와 마찬가지라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추상성을 단순화하고 여백을 다양하게 해석한 우리 유물들은 그야말로 미니멀리즘의 최고봉이다. 뿐만 아니라 물건의 생명이 지속적인 쓰임에 있음을 잊지 않고 아름다운 만큼이나 실용성을 중시했다. 특히 인간을 자연의 일부로 여기는 세계관이 작은 생활용품부터 건축에 이르기까지 두루 깃들어 있다. _ 나가며, 중



굿즈로 표지와 같은 색 같은 무늬 코스터, 넘나 예쁜 것.
선물로 주신 님, 고맙습니다 ^^
예쁜 것들이 행복을 불러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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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치 2022-09-29 23: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에 예쁜 그림이 많아 책 읽을 맛이 날 것 같습니다. 프레이야의 글을 읽으니 우리 유물에 대해 잘 설명되어 있는 것 같아 저도 빨리 읽고 싶어지네요.

프레이야 2022-09-30 00:10   좋아요 2 | URL
책 보시면 실물은 훨씬 예뻐요.
사진이 예쁘게 안 찍혔어요 ^^
출판사 이름을 마음에 입력했답니다.

scott 2022-09-30 00: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한국 공예 정말 예쁘죠
과학 기술로 창조 할 수 없는 美가 있습니다

한지 공예부터 가구 한점까지

서양인들이 열광하는 미니멀리즘!

우리 조상들이 시작 함요 ^^

프레이야 2022-09-30 00:22   좋아요 2 | URL
책거리도 눈에 띄었어요. 가지고 싶은 물건은 그림으로 그려 방에 건 마음이 좋아요. 소유욕을 그렇게 다스리다니 품위 있지 뭡니까 ^^

책읽는나무 2022-09-30 07: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참 예쁜 우리네 물건들이 많다는 것, 그리고 우리네 물건을 다시 보아지게 된다는 것은 참 소중한 시간인 듯 합니다.
의미 없는 장식은 범죄!!!
문구가 강렬하네요?
장식도 장식 나름인데, 꾸안꾸라고,
꾸민 듯 안꾸민 모습이 더 어려운 법인데 우리네 선조들은 그걸 또 해내죠?
참 대단한 일입니다.^^
아래 책과 규조토 티코스트 사진을 보니까, 프레이야님도 분위기가 참 단아하고, 우아해서 책과 잘 어울리는 사람이란 생각이 듭니다^^

프레이야 2022-09-30 09:47   좋아요 2 | URL
에공 예쁘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티코스터랑 책이랑 나란히 세워두고 봅니다. 므흣~ 색깔도 넘 예뻐요. 그냥 파랑도 아니고 녹색도 아닌 것이. 꾸안꾸 이거 어려운데 그죠. 울집 냥이 이름이 *꾸라 애칭으로 꾸 꾸 이렇게 불러요. ㅎㅎ 의미 없는 장식은 없이 작은 것 하나에도 실용성을 살린 물건들이라 더 예뻤어요 ^^ 예쁜 것들의 비밀 아닌 비밀.

미미 2022-09-30 09: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가지고 있는데
단아하면서도 고풍스러운 멋이
예쁜 것들에 가득 베어 있더군요.^^*
호피 무늬 병풍은 의외였어요ㅎㅎㅎ

프레이야 2022-09-30 09:39   좋아요 2 | URL
호피 무늬 병풍 의외였어요.
호랑이랑 친했으니 그럴만한데 호피라고 하면 왜 서양식으로 더 먼저 생각했던지 몰라요. ㅎㅎ 고졸한 멋부터 화려한 멋까지 예쁜것들!

햇살과함께 2022-09-30 11: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표지부터 너무 이쁘네요~
예쁜 것들 박물관 굿즈로 만들어 주면 좋겠어요~

프레이야 2022-09-30 13:16   좋아요 2 | URL
보시면 반할거에요 햇살 님 ^^
굿즈로 하나하나 문양 살려 만들면 진짜 좋겠어요. 티코스터도 가볍지 않고 참 예뻐요.

그레이스 2022-10-01 17: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들었다 놨다 했습니다.^^
맘속에서...!

프레이야 2022-10-01 17:28   좋아요 2 | URL
맘속에 콕! 그것도 괜찮지요

mini74 2022-10-02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도 예쁘고 굿즈도 예쁘고 ㅎㅎ 귀이개가 저렇게 예쁠 이유가? 했습니다 ㅎㅎ

프레이야 2022-10-02 12:00   좋아요 1 | URL
그죠 ㅎㅎ 귀이개에 잊고 있던 탐심이 고개를 빼꼼히 내밀더라고요. 굿즈 퀄러티가 좋아서 더 예쁜 책이어요.

희선 2022-10-03 01: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귀이개 예쁘기도 하고 금으로 만든 거군요 금으로 저런 걸 만들다니... 예전엔 옷을 다 만들어 입었군요 힘들었겠지만 좋았을 것 같기도 합니다 쓸데없는 장식은 범죄라는 말 멋지네요 한 듯 안 한 듯한 게 더 오래 남기도 하겠습니다 책도 예쁘고 안에 담긴 것도 예쁘네요


희선

프레이야 2022-10-03 02:41   좋아요 2 | URL
황금 귀이개 예쁘죠.
반짝반짝 작은 거에 탐욕이 솟아나요ㅎㅎ
나비 모양 단 것도 그렇고요.
저걸 머리에 비녀처럼 꽂아서 필요한 때 금방 찾아 쓰기도 했답니다. 실용성까지 !

scott 2022-10-07 14: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이달상 추카!

프레이야님의 예쁜 것은

두 따님들 ^^

프레이야 2022-10-07 19:14   좋아요 2 | URL
오잉 감사합니다

이하라 2022-10-07 14: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이달의 당선 축하드려요.^^

프레이야 2022-10-07 19:14   좋아요 3 | URL
하라 님 고맙습니다

새파랑 2022-10-07 16: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당선 축하합니다~!! 역시 👍

프레이야 2022-10-07 19:14   좋아요 3 | URL
새파랑 님 고맙습니다 ㅎㅎ

thkang1001 2022-10-07 16: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이달의 당선작 선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행복한 연휴 보내세요!

프레이야 2022-10-07 19:15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 즐거운 연휴 보내세요

그레이스 2022-10-07 17: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축하드려요~♡

프레이야 2022-10-07 19:15   좋아요 3 | URL
우잉 그레이스 님 고맙습니다

mini74 2022-10-07 21: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예쁜 프레이야님이 예쁜 것들로 상을 받으셨네요.ㅎㅎ 축하드려요 프레이야님 *^^*

프레이야 2022-10-08 09:39   좋아요 1 | URL
말씀도 예쁜 미니 님, 고맙습니다.
화창한 주말연휴 보내세요^^

서니데이 2022-10-07 22: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즐거운 연휴 보내세요.^^

프레이야 2022-10-08 09:40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오늘 날씨가 참 좋으네요.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희선 2022-10-09 03: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 님 또 축하합니다 예전에 이 책 작가 이름 봤을 때는 미술책을 쓰는 사람인가 했는데, 다른 사람이더군요 식물세밀화가 이소영도 있어요 여기에서 예쁜 거 많이 봐서 기분 좋으셨겠습니다


희선

프레이야 2022-10-09 08:45   좋아요 2 | URL
이분은 동양화가더군요. 이소영이라는 이름은 그림을 잘 그리나 봅니다.
기분 좋아지는 책이에요. 희선 님 고맙습니다^^

거리의화가 2022-10-10 18: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이 책 읽으셨구나~ 저 찜만 해놓고 아직 읽어보지를 못했어요. 프레이야님의 정갈한 사진과 글 보면서 대리만족하고 갑니다. 표지도 참 예쁘고 멋이 있는 책임에 분명한 듯합니다.

프레이야 2022-10-11 11:27   좋아요 1 | URL
화가 님, 이 책 참 예뻐요. 눈이 호강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날씨가 너무나 좋아요.^^

책읽는나무 2022-10-11 10: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보람찹니다.ㅋㅋㅋ

프레이야 2022-10-11 11:27   좋아요 2 | URL
ㅋㅋ 그러게나 말입니다.
이토록 보람찰 수가요!!
고맙습니다. 책나무 님.^^
 

작가 전김해는 미국 빅아일랜드 하와이 코나에 살면서 <사자와 생쥐가 한번도 생각 못 한 것들>에 이어 두 번째 그림책을 작년 3월에 발간했다. 둘 다 우리나라 출판사에서 진행했고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릴 때였다. 숨막히던 시기에 좋은 그림책을 받고 기뻤는데 게으르게도 이제 페이퍼를 쓴다.

사자는 작가에게 특별한 대상이다.

_ 나는 동물의 왕 사자를 볼 때마다 지루한 쓸쓸함, 삶의 권태, 허무를 읽는다. 그래서 모든 걸 가졌음에도 여전히 슬픈 인간의 모습을 닮아버린 사자는 내 가슴에 아련한 연민으로 남아 있다. 하여, 사자를 그리는 일은 나와 세상을 안아주고 위로하는 작업 같았다. - 작가의 말, 중

이 그림책에서 사자는 마치 우리의 초상인 것처럼 그려져 있다. 강하지만 나약하고 불온전한 존재로서 작은 풀, 바람, 거미, 칼 같은 세상의 다른 존재들과 수다를 나누며 세상을 알아간다. 안온하고 냉철하며 충실하고 자유로운 영혼으로.

글의 내용도 다감하고 사려 깊고 무엇보다 사자의 다양한 표정에서부터 입가에 미소가 번지게 된다. 그림이 개성 넘치고 개구쟁이 같이 우스꽝스럽고 귀엽고 멋지다.

총 다섯 장으로 나누어 작가의 사유를 짧은 대화체로 혹은 시구로 풀었다. 1장 함께, 2장 괜찮아 괜찮아, 3장 나를 비난하지 않는다면, 4장 불운한 영혼들의 노래, 5장 공평하지 않은 그러나 아주 공평한.

#
“칼로 벨 수 없는 게 무엇이지? “
사자가 물었다.
“미소 짓는 거
뉘우치는 거
용서 하는 거
감사하는 거
품고 있던 칼날도 거두게 하지. “

- 3장 칼로 벨 수 없는 것들, 중


특히 4장에서는 세상살이 진리와 세상 사람들의 내면을 냉철하게 돌아보게 한다.

“시기의 얼굴엔 구질구질이 덕지덕지하다.” 라든지
세상을 한 바퀴 돌고 온 바람이 힘을 사랑하는 사자에게 하는 말 “크든 작든 휘두른다면 똥파리만 붙는다. “

(power-권력, 중)라든지…

그러면서 결론은
“삶은
누구에게나 공평하지 않았고
또 누구에게나 공평하였다. “
라고 내릴 수 있는 사람이 전김해 작가이다.

이 말의 표피만 읽으면 반박하고 싶겠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끄덕끄덕 공감하게 된다. 질풍노도를 지나 삶을 수용하고 자성하는 태도로 삶에 진심이 된다면… 누군가의 희생과 불운에 나의 기쁨과 행운이 빚을 졌다는 생각이 조금이라도 들게 된다면… 그리고 그 반대의 경우에도 여전히.

읽는 이에 따라 많은 생각이 오갈 그림책이다. 내용이 다소 철학적이고 어려울 수 있지만 아이와 한 장씩 읽고 대화를 끌어내면 사고력에 도움이 될 것이다. 오히려 아이들은 복잡해 보이는 것에서도 순수결정체를 끌어내는 단순함의 마력이 있기에 본질을 더 잘 꿰뚫어 본다. 이야기의 중심으로 에두르지 않고 갈 줄 아는 힘이 있다. 그림책은 아이와 어른이 같이 보고 이야기 나누고 그럴 때 효과가 배가되는 듯하다, 경험상. 작가도 그런 표기를 하지 않았듯이 굳이 어른그림책이라고 한정하고 싶지 않다.

세번째 그림책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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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2-09-28 02: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삶은 공평하지 않으면서 공평하기도 하네요 글을 보고 좀 생각해야겠습니다 사자가 다 가진 듯 보여도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 때문에 쓸쓸할지도... 다 가진 사람처럼 보이는 사람도 다르지 않겠습니다 사람뿐 아니라 다 겉만 보면 잘 모르기도 하네요 그게 다기도 하고 다가 아니기도 하겠습니다


희선

2022-09-28 07: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오롯하루 2022-09-29 05: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좋은 작가, 멋진 그림책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안온하고 냉철하며 충실하고 자유로운 영혼의 사자를 얼른 만나보고 싶네요.

프레이야 2022-09-29 08:37   좋아요 3 | URL
오롯하루 님 반갑습니다 ^^
사자 표정이 풍부하죠. ^^
 

김연수 작가의 신작이 나왔다. 예약 장바구니행.


<이토록 평범한 미래>는 작가가 최근 2~3년간 집중적으로 단편 작업에 매진한 끝에 선보이는 소설집으로, ‘시간’을 인식하는 김연수의 변화된 시각을 확인할 수 있게 한다. 김연수는 과거에서 미래를 향해 흐르는 것으로만 여겨지는 시간을 다르게 정의함으로써 우리가 현재의 시간을, 즉 삶을 새롭게 상상할 수 있는 가능성을 아름답고 서정적인 언어로 설득해낸다. 특별한 점은 그 가능성이 ‘이야기’의 형태로 전달된다는 것이다.

- 알라딘 책소개 중



#
4년전 겨울 그러니까 그 해의 첫달에 세종시에서 한 김연수 작가 강연을 들은 적이 있다. 순한 인상이었다. 작가는 대만 스펀에서 천등을 띄워 올린 경험을 꺼내며 강연을 시작했다. 한마디 한마디 사려 깊은 어조였는데 그때 말한 작가의 내적 경험은 구체적이고 세밀했다. 지금은 자세히 기억나지 않지만 그것은 소설가에게 질료가 되기 이전에 뭔가 본질적인 감정을 떠올려 주었다.

그전 해 구월 여름같던 날, 나는 소박한 스펀역에서 기차를 타고 탄광마을로 들어갔다. 낡은 철로가 이어진 마을에서 커다란 천등과 소망의 글귀를 써서 함께 하늘로 올려 보냈다. 난 소망이랄 게 딱히 없었지만 사람들이 다함께 그렇게 하는 데에는 또 어떤 의미가 있어 보였다. 사람들이 가족 건강과 행복 어쩌고 적었지만 그게 다 무슨 소용, 그런 생각을 했더랬다. 소망을 적는다는 건 부끄럽고 쑥쓰럽고 뭐 그런 일이다, 내겐. 고개를 한껏 들고 하늘로 날아가 나에게서 멀어져가는 등을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했던가. 벅차면서도 아련하게 무언가 내 안에서 빠져나가는 느낌. 명명하기 어려운 충만한 감정. 시간이, 순간이 저만치 날아가 어디에서 내려앉을 것 같았다.

김 작가는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이야기가 있다며 그런 이야기를 찾아 쓰는 데에 있어 상상력보다 언제나 더 중요한 건 경이감을 잃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나는 그 말이 인상 깊었다.
내게 있어 경이감은 고양이의 눈 같은 것이다. 그땐 함께 살진 않아 잘 몰랐지만 그로부터 몇 개월 후 고양이가 내게 왔다. 나를 관찰하고 창밖을 감상하며 견자인 듯 몽상가인 듯, 그런 고양이의 눈에 빠져 버렸다. 똑 같아 보이는 하루하루, 빛나는 호기심과 놀라움으로 날마다 새로운 삶을 사는 고양이. 일주일치를 하루에 살아내는 기적적인 생명체. 유리구슬 같은 눈망울로 무얼 생각하니? 책상 앞에서 아무것도 못하게 하는 요 녀석!

시간이 흘렀고, 저만치 날아간 그 때 그 순간이 돌아온 것 같이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가끔은 미래의 어느 지점에 나를 세워두고 현재를 바라보게 하자고 생각하곤 한다. 그게 작가가 염두에두고 쓴, “시간과 삶을 새롭게 상상할 수 있는 가능성”에 닿아 있을 것이다. 김연수 작가가 시간을 벼려 쓴 이번 소설집도 각자 또 함께 잘살기 위한 소망을 하늘로 올리는 일이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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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26 12: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26 12: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22-09-26 12: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저 금방 예약주문하면서 땡투 어쩌지? 고민했었거든요.^^
땡투 누를 수 있게 해 주셔 감사합니다. ㅋㅋㅋ

프레이야 2022-09-26 12:36   좋아요 3 | URL
그랬군요 ㅎㅎ 저도 땡큐에용

호우 2022-09-26 12: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상상력보다 경이감. 자주 생각하는 거지만 작가가 되는 사람들은 확실히 좀 다르네요.

프레이야 2022-09-26 12:37   좋아요 2 | URL
네. 호우 님 그때 그 말을 들은 후 경이감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잊을 만하면 떠올리기. 그 눈을 잃는 순간 우리는 늙는 것이겠지요^^

거리의화가 2022-09-26 12: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우! 김연수 작가님의 신작 기대됩니다. 제가 좋아하는 몇 안되는 작가분들 중 한 분이에요~^^
프레이야님 덕분에 즐거운 마음으로 신간을 기대해봅니다.

프레이야 2022-09-26 13:54   좋아요 2 | URL
두둥실 ~~
화가 님 저도 같이 설레네요.
10월 7일이 곧 오겠죠^^

페넬로페 2022-09-26 14: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김연수 작가 신작 엄청 기대되네요~~
좀 어렵지 않을까 우려도 되지만요
전작들이 어렵더라고요^^
워낙 깊이 있게 들어가서 그렇겠지요~~

프레이야 2022-09-26 14:22   좋아요 3 | URL
전 어떤 건 좋았고 어떤 건 좀 내려놓고 그랬는데 생각해보면 시절인연이었던 것 같아요. 책도 사람도 그런 면이 있지요. 에세이도 좋았어요. 지지 않는다는 말. ^^

얄라알라 2022-09-26 14: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껴두셨던 4년전 사진을 방출해주셨네요^^ PPT 서체랑 느낌이 매우 특이하네요^^ 그것 역시 순한 느낌

프레이야 2022-09-26 14:29   좋아요 2 | URL
ppt도 재미있게 만들어 왔더군요
동글동글한 서체로 보기 좋게요 ^^

blanca 2022-09-26 15: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너무 기대되는데 너무 늦게 나오더라고요. 어떻게 기다리죠? 대만에 가보고 싶어요. 대만, 김연수 작가 강연회 경험 다 부럽습니다.^^

프레이야 2022-09-26 20:09   좋아요 0 | URL
저 그때 어쩌자고 세종시까지 한달음에 달려갔을까요. 세종도서관도 들르고 호수 주변 한 바퀴 걷고 그랬네요. 한번씩 자극 되는 강연 들으면 좋은 거 같아요 ^^

바람돌이 2022-09-26 16: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김연수작가 책 장바구니 넣었어요. 너무 오랫만에 나왔잖아요. ^^
스펀에서 저도 천등 띄웠는데 저는 친구들이랑 가서 진짜 하나도 안 진지하게 대충 띄웠던 기억이.... 저는 그 때 이 동네에서 먹을 닭날개 볶음밥이랑 맛있는 커피집 생각밖에 머리에 없었던것 같네요. 역시 김연수작가님이나 프레이야 작가님 같이 작가인 분들이랑 저같은 평범이랑은 생각의 중심이 다른듯요. 그래도 스펀에서 먹은 닭날개 볶음밥 맛있었어요. ^^

프레이야 2022-09-26 20:07   좋아요 1 | URL
오랜만이라 더 반갑죠^^
저도 안 진지모드였어요. ㅋ 좀 들떠 있었고요.
낡은 기차가 신기해 구불렁한 기찻길에 서서 그거 바라보는 게 더 신나기도 했고요. 하늘 높이 올라가는 등이 비현실적으로 보였어요.
뭘 먹었는데 별로 맛이 없었나 기억에 없고 커피는 맛있어요. ㅎㅎ 기억도 이리 가물가물.

mini74 2022-09-26 17: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김천이 낳은 작가 김연수와 김중혁 ㅎㅎ 진짜 넘 반갑네요. 저도 찜해갑니다 ~

stella.K 2022-09-26 19:05   좋아요 1 | URL
김천이 나은 작가 또 한명 있는데.
그레서 김천 삼총사라고... 이 모라는 작간데
이름이 생각이 안 나는군요. 아, 이놈의 건망증은 고질입니다. ㅠ

stella.K 2022-09-26 19:13   좋아요 1 | URL
아, 이문재였던 것 같습니다. 아닌가...?ㅋㅋ

프레이야 2022-09-26 19:57   좋아요 2 | URL
스텔라 님, 문태준이랍니다 ㅎㅎ
이문재 시인은 김포 출생요.
김중혁 소설집 예전에 악기들의 도서관
낭독녹음 했는데 이후 티비에서 보이더만 요샌 안 보이네요. ^^

stella.K 2022-09-26 20:00   좋아요 1 | URL
ㅎㅎㅎㅎ이거 끝까지 모른 척 했어야 하는 건데. 왜 헷갈렸을까요?ㅠㅠ

프레이야 2022-09-26 20:14   좋아요 2 | URL
ㅋㅋ 스텔라 님 귀여우셔라.
김천 김포 헷갈리죠. 문태준 이문재 모두 시인이고요. 김천역까지 고속철 타고 가봤네요. 아는 게 너무 많으면 막 섞여요. 이제 기억도 가물거리고요 ㅎㅎ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stella.K 2022-09-26 19: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한 15년전인가? 무슨 문학 좌담회 때 게스트로 나온 걸
본적이 있습니다. 단단해 보이고 아직 청년의 이미지가 남아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지금은 많이 중후해졌겠죠? ㅋ
김연수 팬들 많죠. 근데 전 소설은 그닥 잘 모르겠고, 에세이는 읽을만하더군요.
<소설가의 일>과 <소설가의 산책>은 좋게 읽은 기억이 있어요.
고양이 같이 경이감을 가져라. 그렇군요.
갑자기 저희 집에도 고양이 한마리 들여놓고 싶네요.ㅠ

프레이야 2022-09-26 20:01   좋아요 2 | URL
고양이는 제 느낌이에용 스텔라 님. 김 작가는 고양이 얘긴 안 했구요. 조근조근 부드럽게 이야기하더군요. 15년 전이면 완전 청년이었네요. 제가 본 작가는 적당히 나이 든 표도 나고 수수했어요. ^^
고양이 생각해 보세요 님. 반려견과 이별하셔서 마음 안 좋으신데 강아지와 성격은 달라도 위안이 될거에요.

stella.K 2022-09-26 20:12   좋아요 3 | URL
그니까요. 아무리 마음을 단단히 먹고 키웠는데도
막상 마지막 때는 좀 허물어져 정말 다시 키울 자신이 없더군요.
모든 건 생로병사를 다 거치게 마련인데 이게 왜 이리도 익숙치 않은지
모르겠어요. 그동안은 더워서 하루하루 버티며 사느라 별 생각도 없었는데
바람이 스산하게 부니 다롱이 생각이 많이 나더군요.ㅠㅠ
미안해요. 고양이 예쁘게 키우고 계신데 웬 주책인지 모르겠어요.ㅋ

프레이야 2022-09-26 20:23   좋아요 1 | URL
제가 페이퍼를 그렇게 오해되게 썼나 싶어서 조금 보강 수정했어요. 스텔라 님 고양이 입양하시면 다롱이라고 이름 불러주면 좋을 것 같아요. 다롱아~ ㅎㅎ

stella.K 2022-09-26 20:29   좋아요 1 | URL
아유, 안 그러셔도 되는데. 제가 괜히 부담 드린 것 같아 미안하네요.ㅠ
뭐 다롱이도 좋긴하죠. 그런데 고양이는 고양이스러운 이름이 있는 것 같아요.
예를들면, 암컷이라면 춘희나 몽희.
수컷이라면 춘식이나 몽식이쯤 될 수도 있겠군요.ㅋㅋ

프레이야 2022-09-26 20:43   좋아요 2 | URL
ㅋㅋㅋ 암튼 춘. 몽. 이네요
울집 냥느님은 모꾸입니다. 고양이답지요 ㅎㅎ
오늘 목성이 아주 가까이 지구에 다가온다고 하는데 보이려나요. 이번에 못 보면 2100년에나 온대요.

stella.K 2022-09-26 21:01   좋아요 1 | URL
맞아요. 모꾸였죠? 그 이름도 좋은 것 같아요.
모꾸도 제 이름 불러주면 알아 듣나요?
저는 고양이는 거의 키워 본적이 없는지라...
우리 다롱이는 알아 듣는 것 같긴했어요.

프레이야 2022-09-26 21:24   좋아요 2 | URL
네. 완전 알아들어요. 영리해요 고양이. 먹돌이여서 먹꾸에서 모꾸로 ㅎㅎ 작은딸이 지었는데 정감있는 이름 ㅋㅋ 일명 꾸돌이, 꾸꾸, 박 사장… 수컷이거든요.

희선 2022-09-28 01: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작가인데, 저는 소설 보면서도 잘 모르기도 했습니다 예전엔 그랬지만 지금은 좀 다를지... 지금도 다르지 않을 것 같아요 소설이 어려운... 한국 단편소설은 왜 그렇게 어려워 하기도... 김연수 작가 단편소설에 제 이름이 나오기도 하는군요 메일 보면서 새로운 소설집 나왔다는 거 알았어요

모꾸 늘 건강하게 지내면 좋겠습니다


희선

프레이야 2022-09-28 07:59   좋아요 2 | URL
착한 모꾸는 요즘 사람으로 치면 청년이라 혈기왕성하고 건강해요. 차츰 나이 먹고 아프고 그럴거라 생각하면 애잔해져요. 우리가 하루를 살면 모꾸는 일주일을 사는 거라. 놀아달라고 보채는데 ㅎㅎ 녀석 에구. 다묘인은 어떻게 다 놀아주고 그러는지 몰라요.
소설에 이름 나오면 왠지 반갑지요.
소설가는 아떻게 인물의 이름 지을까요.
그냥 떠오른대로 혹은 의도적으로.
 

세상 아가씨들에게!

그래서 초고가 어땠냐고? 난 웃었징… 밑그림이나 좀 그려 두랬더니 채색까지 적잖이 해놓았으니까, 사람 당황스럽게시리…

작가가 워낙 단순한 기교를 능가하는, 사물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재능을 가진 덕분이었다. 읽자마자 "거의 다 익은 것 같아!"라고 뇌까린 다음 이 각본에 내가 한 일이라고는 뭐랄까, 스토리에 입체감을 좀 더해준 정도? 그 비슷한 어떤 것.
(중략)
그래도 따지고보면 나란 놈은 정말이지 운도 좋지 뭔가, 팬들이 그 모든 어려움을 뚫고 <아가씨>에게 와주었잖아. 그래....그랬기 때문에 <아가씨〉가 새롭게 태어나게 된 건 맞다. 모름지기 영화란 관객 하나하나와의 사적인 만남을 통해 무수히 새로 태어나는 법이 아니던가. 나는 참 행복하다, 감독이란 뭐니 뭐니 해도 손님들이 영화에서 좋은 냄새 난다고 그럴 때가 제일로 기쁜 법이니까. 나는 뿌듯하다, <아가씨>는 내 아기씨니까. 그리고 또 나는 든든하다, 이렇게 <아가씨〉를 사랑하는 이들이 <아가씨>를 지켜줄 힘까지 가졌으니까.

박찬욱 - P8

그래서 이것은 두 사람의 사랑이야기이면서 성장담이다.

한 여자아이가 세상으로 나가기 전에 얼마나 엄마가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지, 그리고 다른 여자아이를 발견하고 그녀의 아름다움에 얼마나 감탄하게 되는지, 그런 아름다움의 가능성이 나에게도 있는지 거울을 비춰보게 되고, 다른 여자아이를 아기처럼 돌보는 일에 얼마나 만족감을 느끼는지, 그렇게 돌봄을 받는 것이 얼마나 감미로운지, 그 아이를 돌보기 위해 얼마나 강인해질 수 있는지, 얼마나 사납게 싸울 수 있는지, 그런 것들을 쓰고 싶었다.

정서경 - P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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