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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3월 22일 고은사진미술관 다녀오다

한산한 홀에 사람이 별로 없었다. 1층 카페떼리아에 최민식 선생이 혼자 앉아 있는 걸 보고 2층 전시관에 올라갔는데 내려오면서 보니까 선생은 테이블에 엎드려 주무시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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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08-03-23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하하하 김덕배가 반장이 되었군요. ^^

프레이야 2008-03-24 09:30   좋아요 0 | URL
ㅎㅎㅎ 저도 저 사진 보면서 김덕뱀다~ 이러면서 웃었어요.

hnine 2008-03-24 1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분의 사진을 웃음으로만 보게 되지 않아요. 오히려 그 반대라고 할까요.
부산 분이셨군요. 대전에서 하면 꼭 가서 보고 싶어요.
덕분에 잘 봤습니다.
'나의 작품에는 인간이 있다.' 찡~~~

프레이야 2008-03-24 09:31   좋아요 0 | URL
웃음 가득한 사진들만 이번엔 전시되었더군요.
그 속에 어려웠던 시절의 모습들이 다 담겨 웃음으로만 볼 수 없는
사진들도 많았어요. 26일! 기대!

L.SHIN 2008-03-24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게를 지고 가는 사람들 사진 좋습니다.
저들이 짊어지고 있는 것은 지게가 아니라 인생의 무게 같은 듯.

프레이야 2008-03-25 06:48   좋아요 0 | URL
물위의 반영에 물구나무 서 있는 그림이 울림을 주는 것 같아요.
그중 서정적인 원거리 사진이었어요. 가까이서 보면 비극인 것도
멀리서 보면 희극인 것처럼요. 찰리 채플린이 말했죠.

L.SHIN 2008-03-25 00:03   좋아요 0 | URL
찰리 채플린이라!
어제 낮에 TV에서 오랜만에 그의 흑백영화를 보았는데, 참 좋았습니다.
나는 언제나 그의 영화를 보면 '하하하'하고 웃게 되죠.
삶의 철학과 웃음을 함께 주는 그런 그가 저는 좋습니다.

씩씩하니 2008-03-24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삶의 이야기가 담긴 사진들...사진이 주는 감동을 느껴봅니다...
오늘 문득 님의 서재 소개 글이 가슴에 확 달려듭니다...
아,,,님이 보여주시는 모습이 이거였지..나 역시도 추구하는 삶의 모습..그런거...
오늘 봄햇살을 바라보는 제 맘이 조금...살짝,,,우울해서일까,,,
님 말씀 가슴에 한번 더 담구 가요~
오늘 내내 해피.또 해피 하세요~~

프레이야 2008-03-24 20:55   좋아요 0 | URL
서재 소개글요? 저도 참 맘에 드는 구절이라 옮겨두고 읽어요.
가슴을 통해 만들어지는 기하학..
하니님 왜 우울하세요? 봄앓이하시나요?
토닥토닥^^

소나무집 2008-03-24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줌마가 웃고 있는 사진 신문에 소개된 거 봤는데...
부산에서 하는 전시였군요.
웃음을 머금게 하는 사진들이네요.

프레이야 2008-03-24 20:57   좋아요 0 | URL
저도 다른 곳에서 보았던 사진이 몇 있었어요.
새로 생긴 사진갤러리인데 호젓하니 좋아요.
이번 사진은 모두 님의 표현처럼, 웃음을 머금게 하는 사진들이었어요.
따뜻한 눈이 엿보이는 사진들이요.^^

진달래 2008-03-24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좋겠어요, 김덕배 반장. ^^*
저분이 지금쯤 뭘 하고 계실까요... 궁금해지네요.

잘 지내시죠? 띄엄띄엄 다녀갑니다. ^.~

프레이야 2008-03-24 20:57   좋아요 0 | URL
ㅋㅋ 김덕배 반장 지금은 머리 반쯤 벗겨져있지 않을까 싶어요.
봄 어떻게 보내고 계시온지요? ^^

순오기 2008-03-25 2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므낫~~~ 거시기 내놓고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녀석들 너무 귀여웟! ^^

프레이야 2008-03-25 20:52   좋아요 0 | URL
아이들 표정이 펄펄 살아있어요.
그 옆의 사진도 좋더군요.^^

네꼬 2008-03-25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전시회가 있었다니, 나 막 흥분해서 "고은 사진 미술관이 대체 어디야?" 하고 네이버에서 찾고 난리... 부... 산....
ㅠㅠ

저 대신, 잘 보고 오셨죠?
ㅠㅠ

프레이야 2008-03-26 19:15   좋아요 0 | URL
생긴 지 얼마 안 된 사진미술관이에요. 부산 ㅎㅎ
네꼬냥 보면 기분이 좋아져요~
 

 

2008년 3월 7일 감상

뮤클에서 단관으로 저렴한 공연비에 할인까지 조금 받아 듣고 왔다.

희령이랑 손을 꼭 잡고서..

얼마전 피아노 연주회에서 라흐마니노프의 Moment Musical 제4번을 연주하여

라흐마니노프의 열정적이며 서정적인 선율에 완전 매료된 아이다.

연주회 한 번 하고 나면 피아니스트가 될 거라고 또 꿈이 변하는 아이이기도 하지.

대가에게도 혹평의 충격은 말로 다 못할 정도였나 보다. 교향곡 제1번에 대한 청중의 냉대와 비평가들의

냉혹한 평에 정신병을 앓으며 3년간의 실의를 딛고 재기에 성공한 곡이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이다.

귀에 익은 아름다운 선율은 가슴이 저릿저릿할 정도였다.

막간에 아이를 데리고 나와 음료수 하나를 사주고 2부에선 장장 한 시간의 교향곡 제2번을 들었다.

중간에 깜빡 졸기도 했지만 뭐 어때, 이러며..

그동안 저녁에 하는 이 정기공연을 시간이 잘 맞지 않아 못 갔는데

이제 매달 금요일 한 번은 비워두고 아이를 데리고 갈 것이다.

집에 오니 10시쯤이 되었다. 밤공기가 아직 차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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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 2008-03-10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 엄마와 딸의 다정한 연주회 나들이라니요. 너무 부러워요.ㅎㅎㅎ

순오기 2008-03-10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2번, 그건 확실하게 알지요. 한동안 귀에 걸고 살았던...^^
아이들에게 공부하라고 내몰게 아니라 이런~~~ 멋진 체험을 해야하는데... 좋은 엄마 혜경님 멋쟁이!!

마노아 2008-03-10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시간 가졌어요. 모녀가 함께여서 더 아름다운 것 같아요. 아름다운 밤이에요~

프레이야 2008-03-11 0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트님, 데이트를 허락해준 딸에게 고맙죠. ㅎㅎ 워낙 비싸게 군다니까요~

순오기님, 귀에 걸고 ㅎㅎ 오기언냐만큼 멋진 엄마는 없을 걸요.^^

마노아님, 아름다운 밤이요~ 님 페이퍼(슬프다) 읽다가 쓰러져 댓글도 못 남겼어요.ㅎㅎ

청님, 지난 금요일보다는 오늘밤공기는 좀더 따뜻해졌어요. 3월 나들이 안 하세요? ^^

뽀송이 2008-03-11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님의 서재 아닌줄 알고 오르락내리락~~ 했어요.^^;;
봄 같긴 한데... 좀... 추워보여요.^^;;
요즘 저는 통~ 서재질 할 시간이 없어요.^^;;
이번주도 계속 바쁠 것 같아요.
겨우 들어와서 리뷰만 간단히 남기고, 지기님들 서재 잠시 들렀다가 나가기 바빠요.
봄이 성큼 다가왔어요.^^ 싱그러운 봄 맞으셔요.^^

프레이야 2008-03-11 15:59   좋아요 0 | URL
낮에 나갔더니 땀이 좀 나는 정도더군요. 이러다 진짜 봄이다 싶으면
금세 여름이겠죠.^^ 서재스킨이 넘 시원한가요.ㅎㅎ
그냥 기분전환으로..

무스탕 2008-03-11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동네 가까운 곳에서도 종종 연주회를 하는데 한번도 가본적이 없다지요..
심히 부럽습니다. 저도 피아노연주 좋아해요, 마아니~ :)

프레이야 2008-03-11 16:00   좋아요 0 | URL
아이들이랑 한 번 연주회 데이트 해보세요^^
잘생긴 아들 팔짱 끼고 가면 얼마나 좋을까나요..

춤추는인생. 2008-03-12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경님 자그마한 희령이 손을 잡고 연주회장을 나서는 님의 발걸음을 상상해봐요.
산뜻하니 가벼웠을거같아요. 전 아직 딸은 없지만. 딸은 참 친구같죠?^^
제가 저희엄마의 가장 친한 친구거든요. ㅎㅎ 외교관 피아니스트 희령이가 원하는꿈. 모두다 이뤄졌음 좋겠어요.
귀여운 통통공주 희령이.^^

프레이야 2008-03-12 23:18   좋아요 0 | URL
님은 정말 엄마에게 참 좋은 친구가 되어드리고 있는 거 알아요.
얼마나 사랑스러울까나...
통통공주는 오늘 부반장 되었어요. 반장 하면 반대표엄마 해야하는 걸 꺼리는 저 때문에
반장 출마는 안 했다네요. ㅎㅎ 에고 애들따라 장단 맞춰주기도 쉽지 않지만 아이도 제 장단에
맞춰주기 쉽지 않겠죠. 통통공주 ㅋㅋ
님, 제발 건강 잘 챙기고 다신 아프지 마세요^^
 

 <금정문화회관 2008.3.1, 4시>

 

큰아이가 열살 때 같은 장소에 데려가서 함께 본 연극이다. 오늘은 그나이의 작은아이를 데리고 아이의 친구와 친구엄마와 4명이서 이 연극을 다시 보러 갔다. 그때보다 반달이 역할을 한 배우가 좀 부족해 보였지만 결말에선 여지없이 눈물이 나왔다. 안개꽃 가득한 숲에서 지상에서 가장 행복한 얼굴로 몸짓을 다해 사랑을 표현하고 있는 난장이, 반달이 때문이다.

일곱 난장이 중 반달이는 가장 체구가 작고 귀여운 얼굴을 하고 있다. 그 혹은 그녀는 말을 하지 못한다. 그가 표현하는 언어는 몸짓과 손짓과 표정이다. 우리가 행하는 사랑의 언어는 서로 얼마나 다르고 왜곡되어 있는가. 사랑의 언어는 불통을 전제로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둔한 백설공주는 반달이의 언어를 느끼긴 하지만 이해하지 못한다. 안개숲을 지나 어쩌구 하면서 만들어내는 손동작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볼수록 눈물겨운 언어다. 그만큼 간절하고 간절한 언어가 있을까.

백설공주가 진실을 알게 되는 시점은 반달이가 죽고도 한참 후다. 진실의 거울 앞에서 진실의 목소리를 듣게 된 공주는(아니 이젠 왕비가 되었지만)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며 비탄의 눈물을 흘린다. 하지만 그것과 대비되게도 무대 전면을 가득 채우는 안개숲 가운데에서 반달이는 예전에 표현했던 자신만의 그 사랑의 언어를 표현하며 행복에 겨운 미소를 보낸다. 여기서 이루지 못한 사랑의 아픔과 곡진한 마음에 눈물이 나는 것이다.

올해 4학년인 딸아이와 친구는 기대했던 것보다 재미 없었다고 하며 키스하는 왕자는 변태 같다는 말을 서스럼없이 한다. 아이쿠, 요 녀석들, 이렇게 감정이 메말라서야.. 라고 한 마디 했지만 요즘 아이들의 그런 감성에 책임이 있는 건 우리 어른들이 아닐까 싶다. 채널만 돌리면 불륜에 복잡한 탄생 비화에 얽히고 섥힌 사생활 등이 나오는 텔레비전 드라마, 일회성 말초신경 자극제인 오락프로그램들에 익숙한 아이들이 왕자의 진심어린 프로포즈와 키스를 느끼하다고 표현하다니 말이다. 물론 공주의 아름다운 외모만 보고 사랑을 고백하는 왕자를 비난하기도 어렵다. 사랑의 감정은 어차피 껍데기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닐까. 꽃을 가꾸듯 사랑을 키워나가는 것도 그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6년 전, 큰아이는 이 연극을 보고 눈물이 찔끔 났다고 일기장에 감상문을 길게 써두었다. 큰아이와 5년의 터울이 나는 작은아이에게서 씁쓸함을 느낀다. 만날 컴에, 닌텐도에, 텔레비전만 보더니, 쩝..

 

 
<큰아이랑 예전에 보았던 반달이>


돌아오는 길에 같이 간 엄마(나보다 4살 적다)가 한 말이 정답이다 싶다. 자기는 시어른보다 남편이 가장 어렵다며 남편을 사랑하느냐고 묻는다면 잘 모르겠다고 대답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어떻게 '사랑'이라는 감정을 정의할 수 있을까. 어떤 특이한 일이 벌어져 어떤 상황에 부닥치지 않고서야 사랑한다 어쩐다의 감정을 자신 스스로도 증명할 수 없다는 그말이 옳지 않은가. 사랑은 다 타고 남은 한줌의 잿더미라고 나는 생각한다. 아직도 탈 것이 남아있다면 그건 하수의 사랑에 속한 것일 테다. 우리는 무엇으로 사는가. 사랑으로... 그것은 거짓말이다. 사랑으로 우리는 죽을 수밖에 없다. 반달이가 그러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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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8-03-02 0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연극 예전부터 보고싶었는데 잘 안맞네요. 예린이가 조금 더 클때까지도 롱런하겠죠? 만약에 보고 저만 눈물 찔끔거리고 아이들은 시시해한다면 저도 쬐끔은 섭섭할 것 같아요. ^^

프레이야 2008-03-02 09:24   좋아요 0 | URL
계속 롱런하고 있으니까 몇년 후에도 그럴 거에요.^^
이번에도 유인촌이 맡았더군요.
니들이 사랑의 아픔을 알까나.. 그러며 놀려주고 친구엄마랑 웃었어요.

2008-03-02 07: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3-02 09: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고은(古隱) 사진 미술관, 개관 기념 구본창 사진展


 
 
 
 

불교 예술은 현재에도 숨 쉬며 살아있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을 시대적 흐름에 맞는 도구로 담아내며 보여주고 또한 미래의 인재를 키우는 장이 부족하다. 고은문화재단은 특별한 전시관을 마련하여 이런 현실의 답답한 숨구멍을 튀우는 역할을 담당했다. 현대 영상미디어의 대표라고 부를 수 있는 사진을 통해 불교와 지역문화를 아우르는 선구자로 나선 것.

고은문화재단(이사장 김형수)은 고은사진미술관(관장 이재구)을 12월 1일 개관했다. 고은 문화재단은 문화예술의 발전을 위해 설립된 공익재단으로 이번에 개관한 미술관은 부산 최초의 사진 전문 미술관이다. 앞으로 고은사진미술관은 국내외 유명사진작가들의 전시기획, 신인작가 발굴 및 지원, 사진 문화의 대중화와 사진예술의 활성화를 위해 앞장 설 계획이다. 경성대학교 사진학과 교수 이재구 관장은 “부산은 국제영화제 및 불꽃 축제 등 다양한 행사들을 열고 있다”며 “지역의 문화 발전을 도모하며 국제적 행사를 아우르는 기획을 선보일 것이다”고 밝혔다.

개관 기념으로는 ‘구본창 사진전’을 기획했다. 구본창은 사진은 언뜻 보면 닳고 낡아서 힘없이 갈라져 버린 오브제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사진 속에는 새것으로의 과거와 당당한 현재 그리고 소멸될 미래가 서로 소통함으로써 사진의 본질인 시간성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시는 백자(vessel), 비누(soap), 바다(ocean), 그리고 오브제(object)로 구성됐다. 사진전은 12월 1일부터 내년 1월 18일까지이다. (051)744-3924-5
하성미 기자 | hdbp@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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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 구청 맞은편에 위치한 고은 사진 미술관이라고만 알고 찾아갔다.  젊은 사람들 몇몇에게 물어도 모르겠다고 하고 바람은 차고 우리는 길에서 어슬렁거리며 숙덕거리고 있었다. 거의 칠순이 가까워 보이는 아주머니가 우리끼리 하는 이야기를 지나가다 듣고서 손짓까지 해가며 자세히 알려주셨다. 새로 생긴 전시관 말이지? 이러시면서. 가보면 좋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이셨다.

이번 목요일에 옆지기와 갔다. 현대적인 외관에 절제된 디자인의 내부 전시관이 마음에 들었다. 수수한 골목에 어울리지 않는 모던한 모습으로 살짝 들어앉아 있었다. 살청 님의 페이퍼가 아니었더라면 몰랐을 것이다. 2007년 12월1일에 개관하여 지금 첫 전시작품으로 구본창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데 애초에 1월 18일까지로 예정했으나 호응이 좋아 2월 16일까지로 연장한다고 한다.

일층에는 카페떼리아가 있고 그 내부에도 사진을 전시해두었다. 커피향이 진하게 퍼지는 코너공간을 살린 이곳에는 '바다'를 테마로 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주로 1995년정도의 작품들이었다. 통유리 안으로 내부가 맑게 들여다보이게 되어 있고 나뭇바닥의 느낌이 좋은 아담한 테라스가 밖으로 나와있었다. 전시관은 지하1층과 지상 2층으로 나뉘어있었다. 먼저 2층으로 올라갔다. 닳아져가는 비누와 숟가락, 장갑 같은 것들이 마치 회화처럼 순결한 사진틀 속에 들어앉아있었다. 그의 사진이 전시된 것은 처음 보는데, 미묘한 느낌을 주는 깊고 고요한 세계였다. 시간이 정지되어 있는 것 같으면서 그안으로 침잠해 들어가는 듯 가만히 보고 있으면 쉼없이 뛰고 있는 조용한 맥이 느껴졌다.

시간앞에 우리는 평등하다,는 어느 사진심리학자의 문구가 마음을 끌었다. 우리가 너나없이 평등할 수 있는 건 시간이라는 거대한 비가시적인 존재앞에서 뿐이 아닐까. '시간'은 닳고 말라비틀어져 금이 간 비눗조각이거나 손잡이 부분이 닳아 반질거리는 숟가락 같은 것에 가시적으로 생존한다. 옆지기가 오래 매달리고 있는 주제와도 상통한다. 오래되고 낡아지고 떨어진 것들에 무한한 애정을 보내는 옆지기 사진의 눈이 시간의 반추와 회기를 너머 시간의 재생에 대한 열망으로 내겐 읽힌다. 그러고 보면 비슷비슷한 소재를 가지고 만든 음식을 우리는 날마다 이런저런 손맛을 느끼며 맛나게 먹듯이 예술작품이란 것도 창의력의 한계 안에서 고만고만한 것들을 가지고 이렇게 저렇게 빚어내는 것이다. 해석의 문제이거나 의미짓기의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숟가락 사진을 보다 우리가 한살림을 차린 역사적인 날이 생각났다. 1989년 8월 한여름이었다. 그 때 나는 수저 열 벌을 준비했다. 그 중 몇 개는 지금도 버리지 않고 주방에서 쓰고 있다. 요새 산 것들보다 두껍고 무게감이 있다. 손이 닫는 부분의 금도금은 벗겨져 희끗희끗하다. 나는 그걸 버릴 수가 없어 몇 번의 이사에도 데리고 다녔고 지금도 요긴하게 쓰고 있는데, 얼마 전 옆지기가 그 마음을 알고 있었다는 걸 우연히 듣게 되었다. 예전에 신혼살림 장만하며 샀던 장농을 깨어버리자는 그의 말에 얼마나 섭섭하고 억울해서 발끈했던지, 생각해 보면 별별 일이 다 있었다. 어느 책의 제목처럼 '아무것도 버리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다 버린다해도, 버리고 싶지 않은 몇 가지가 있게 마련이다.

지하 전시장으로 내려가자 달을 닮은 백자 사진이 눈길을 끌었다. 달이 28일을 주기로 변해가는 모습을 백자로 표현한 것이 특이했다. 대상과 배경의 빛의 대조가 삶의 극명한 대조로 보였다. 빛과 그림자, 흑과 백, 그리고 그 경계에서 허물어지는 그 모든 것들... 차고 비우고 다시 차고 또 비우고.. 생성과 소멸의 무한함과 공허함.

2층에 그의 사진집들을 판매하는 데스크가 있었지만 좀 넘겨보고 사지는 않았다. 열화당의 25,000원짜리가 그나마 가장 저렴한 책이었다. 구본창 작가의 아버지가 영면하시기 전 헐떡거리는 숨을 들이쉬고 계실 때 그 얼굴에 카메라를 들이댔다는 일화로 유명한 그 사진이 책자에 있었다. 숨, 생명, 살아있음의 신호 그리고 사라져가는 것들..  지금 누리고 있는 것에 감사하기.

종종 들려볼 수 있는 사진미술관이 가까이에 생긴 것, 반갑다. 전시 자체는 조금 모자란 감이 있었지만 이런 공간이 지역에 생긴 것이 기쁘다. 옆지기는 라이카 부산 전시를 개최하거나 개인 사진전을 먼훗날 갖게 된다면 이곳을 쓸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나는 맞장구를 치며 문을 나왔다. 이건 창호의 견고하고 심플한 문이 찰카당 하며 닫혔다, 우리 뒤에서.

 

- 2008년 1월 16일 관람

051-744-3924(고은사진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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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조덕배, 조정현, 한영애 콘서트에 갔다왔다. 옆지기한테 표가 생겨서이지만 모두 기대되는 가수였다. 첫번째 무대는 조덕배. 검은안경을 쓰고 유독 물을 많이 마시며 노래를 불렀다. 미성보다는 허스키해진 목소리가 나쁘지 않았다. 노래를 모두 마치고는 목발을 짚고 일어서 걸어들어갔다.

조정현은 이름은 들어봤지만 노래는 처음 들어보는데 목소리가 좋았다. 16살 아들이 자기보다 훨씬 키 컸고 무대까지 올라와 인사를 하고.. 슬픈바다, 이 아픔까지 사랑한거야, 그리고 팝송 두 곡.

제일 기대한 가수 한영애. 무대와 청중을 이끌어가는 카리스마가 목소리만큼 대단했다. 우~~ 누구없소를 비롯해 많은 곡을 불렀는데, '푸른 칵테일의 향기' 이 노래가 좋았다. 일어서서 같이 흔들며 즐기는 콘서트는 아니었고 좌석에 얌전히 앉아서 들었지만 다리가 자동으로 까딱까딱... 에고..앵콜곡으로는 한영애의 굳세어라 금순아!!  연령층이 좀 높았던지라 우우~~ 옆지기는 '건널 수 없는 강'을 안 불러줘서 섭섭하다고 하고..  나이가 50이 다 되어가는 한영애 목소리 매력적이다. 젊고 정열적이다. 굳세어라~



  
   보는 순간 나의 마음속으로 걸어온 사람
   멋진 모습보단 맑은 그 울림이 아름다운

   가까이 있어도 왠지 알수없는 사람같아 그대는
   푸른 칵테일의 향기 그댈 닮은 모습에

   말하고 싶을세라 자꾸 맘속으로 쓰는 이야기
   은은한 그대 두눈 그눈에 내모습 비춰질때
   난 사랑을 봤어 오 ~ ~ 비밀의 빛깔 비밀의 향기

   그대에게 취하는 설레는 마음
   오 ~ ~    만날때마다 다른 빛깔로
   그대에게 물들수록 세상이 아름다워

   맑은 눈을 뜬채 아름다운 꿈을 꾸는듯해
   그대의 모든것 내겐 신비로운 여행으로

   먼곳에 있어도 왠지 자꾸 나를 유혹하는 그대는
   푸른 칵테일의 향기 그댈 닮은 모습에

   말하고 싶을세라 자꾸 맘속으로 쓰는 이야기
   은은한 그대 두눈 그눈에 내모습 비춰질때
   난 사랑을 봤어 오 ~ ~  비밀의 빛깔 비밀의 향기

   그대에게 취하는 설레는 마음
   오 ~ ~  멈춰진 슬픔 멈춰진 어둠
   새로워진 내일을 선물한 그대
   오 ~ ~  만날때마다 다른 향기로
   그대에게 물들수록 세상이 아름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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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30 23: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01 11: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08-01-01 21:02   좋아요 0 | URL
조덕배 저도 좋아요. 나의 옛날이야기는 그날 안 부르고 무슨 신곡 두곡도
불렀어요.ㅎㅎ 아빠가 한영애 팬이시구나. 멋져요. 옆지기도 팬이거든요.
걸물이더이다. 님, 아프지 말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