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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켈레비치는 죽음을 종교적 개념에 기대어 해석하지않는다. 따라서 그에게 무화nihilisation는 철저히 불합리한 사태이고, 소멸도 불멸도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일일 뿐이다. 그런데 그는 다음과 같이 덧붙인다. "무가 이해 불가능하다는 점이야말로 우리에게 가장 큰 기회이자 신비로운 기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죽음』, 399쪽) 그 누구도 죽음을 거치지 않고서는 인식이 한계에 맞닥뜨리는 순간을 알 수없으며, 그 누구도 죽음 이후의 깊이를 알 수 없는 신비들을 알아차릴 수 없다. 죽음은 단 하나의 사실만을 제외하고 다모든 것을 소멸시키게 되는데, 무엇보다 소중한 그 사실은 바로 "존재했음"이다. - P177

장켈레비치가 밝힌 바 있듯이, 그의 철학적 사상은 그 어떤 철학자보다 러시아 작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특히 비체계적인 사상을 금언적으로 풀어내는 ‘슬라브적 부조리‘의 실존철학자이자 작가인 안톤 체호프 Anton PavlovichChekhov(1860∼1904)의 영향은 지대하다. 장켈레비치 스스로 "나는 환생한 체호프이었다!"라고 표현할 정도다. 체호프는 그의 실존철학의 사상적 기초가 되었다. 게다가 그는 톨스토이의 ‘빛 속의 신비‘에 공감한다. 장켈레비치의 철학 사상에 있어 ‘신비‘는 인간이 절대로 밝혀내거나 발견할수 없는 유한한 인간의 한계를 드러냄과 동시에, 이성으로그 한계에 다가서려는 인간의 아슬아슬한 곡예를 이끈다. - P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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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할 스타들과 끌어낼 수 있는 풍부한 역사에도 불구하고, 초점 부족과 얄팍한 성격 묘사는 퍼스트 레이디를 이류 텔레비전으로 만든다.

-로튼 토마토 총평-

로튼 토마토Rotten Tomatoes는 이렇게 평했고, 거의 동의하지만, 그런대로 재미있게 보고 있다. 왓챠에서 총10회 중 7회까지 봤다.

엘리너 루스벨트, 베티 포드, 미셸 오바마.

역사의 한 획을 그은, 개성 있고 바람직한 세 퍼스트레이디를 중심으로 1930년대, 1970년대, 2000년대를 오가며 펼쳐진다. 실제 사진과 실제 사건을 토대로 이야기를 끌어가고 인종차별정책이나 동성결혼 등 오래 지속되어온 문제가 시대가 바뀌어가면서 진일보해가는 양상도 짚고, 엘리너 루스벨트와 백악관 출입 여기자 사이의 염문도 직접 드러내어 엘리너 개인으로서의 마음을 짚는다.
마리안 앤더슨 공연이 ‘미국 여성 애국회’의 반대에 부딪히자 엘리너는 링컨기념관의 링컨 동상 앞에서 앤더슨이 노래할 수 있는 공연을 마련한다. 그 단체의 내규에 백인만 공연 가능하다는 조항이 있는 걸 그 사건으로 발견했고 자신도 회원으로 있던 그 단체에서 탈퇴했다. (7회 에피소드 중)

덧) https://v.daum.net/v/20220906074513497
힐러리 클린턴과 용기 있는 여성들이 찍은 새 다큐 프로그램 “Gusty배짱” _ 애플TV에서만 볼 수 있나 보다.

덧) 9회에 힐러리 클린턴 대선 지원연설을 하는 미셸이 나오고 10회 최종회에 “비커밍” 저자로 사인회 하는 장면이 나온다.
거기서 미셸은 프린스턴대 기숙사 첫날의 모욕을 상기해 주는 동기를 독자와 저자로 만나고 진심어린 사과를 받는다. 그 친구도 미셸도 멋있네. 비커밍 사인회 로드를 따라간 다큐도 넷플에 있다. 10회에서 세 퍼스트 레이디의 “말”을 들려준다. 감동!
특히 베티 포드는 마샤 그레이엄의 명언을 옮기며 트라우마를 이겨내고 스그로 칭한 ‘실수투성이 73년’의 약점을 감추지 않는, 늘 솔직하고 당당하고 명랑한 태도를 보여 돋보인다.

순간이 모여 나와 우리가 있는 것. 순간을 허투루 보내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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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05 21: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05 21: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05 22: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05 22: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22-09-05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넷플릭스에 뜨던데 한 번 볼까? 하다가 시리즈는 정말 겁이 나서....
근데 프레이야님 글을 읽으니...^^;;;;

프레이야 2022-09-05 22:13   좋아요 1 | URL
넷플에도요? 아하 전 왓챠에서만 하는 줄 알았어요 ㅎㅎ 회당 한 시간 정도에욤.

책읽는나무 2022-09-05 22:15   좋아요 0 | URL
아...왓챠였나요???
전 넷플인 줄 알았어요^^
두 개 다 공유 중이라...헷갈렸네요.

프레이야 2022-09-05 22:19   좋아요 1 | URL
글치요 왓챠에만 있네요.
넷플에 미셸의 비커밍 다큐가 있어요 ^^

독서괭 2022-09-05 22:44   좋아요 1 | URL
오 비커밍 다큐도 있군요. 비커밍 재밌게 읽었는데.. 하지만 저는 넷플도 왓챠도 구독하지 않는 미개인이라는…!🥹

프레이야 2022-09-05 22:59   좋아요 1 | URL
괭님 볼거리가 넘 많은 것도 피곤하지요
책 읽을 시간 줄어드는 폐해도 있고요. ㅎㅎ
어떨 땐 그냥 눈 딱 감고 안 보고 안 듣고요 ^^

기억의집 2022-09-05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 엘리너 대단한데요!!

프레이야 2022-09-05 23:13   좋아요 0 | URL
콤플렉스와 상처가 있는 여성이고 자존심도 세고요. 영화에서 당당히 보여줘서 여태까지의 쉬쉬하는 태도와는 달랐어요. 1회 초반에 엘리너가 한 유명한 말이 나옵니다. “저항의 예술”에서도 있었던 말이어요. 티백 이야기. ^^

기억의집 2022-09-05 23:25   좋아요 0 | URL
지금 이 페이퍼 읽고 위키 찾아봤더니 엘리너의 업적 대단하네요!!! 미국 영부인이 대체로 크게 활약하지 않었다고 생각했는데 저의 무지에서 비롯된 생각이었어요!!!!

프레이야 2022-09-05 23:24   좋아요 0 | URL
전 엘리너를 오래전 아이들과 독서수업할 때 알게 되었어요. 업적이 대단하고 지적이고 강인한 사람이었어요. 남편의 성과 자신의 미혼 때 성이 같아요^^

기억의집 2022-09-05 23:27   좋아요 0 | URL
네~ 위키 읽어보니 13촌이라서 결혼할 때 아무 문제 없었다고.. 루즈벨트 자체가 본인도 강인하지만 여성도 강인하고 지적인 여성 좋아하나 봐요…

바람돌이 2022-09-06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드라마도 있군요. 요즘은 왠지 영화나 드라마가 잘 안봐져서 그냥 좋은 거 있으면 킵만 해놓네요. ^^

프레이야 2022-09-06 17:45   좋아요 0 | URL
볼거리 넘 많은 세상. 이러다 다 포기하지요. 너무 많은 건 없는 거라는 말인지 저도 가끔 다 귀찮을 때가 있어요.
 

곱씹으며 느리게…

그런데 비겁함으로 말하자면 수치와 불명예를 안겨 줌으로써 벌 하는 것이 가장 흔한 방식임이 분명하다. 그런 규칙을 처음으로 실시간 사람은 입법가 카론다스라고 한다. 이전의 그리스 법은 전투에서 달아난 자들을 죽음으로 벌하곤 했는데 카론다스는 그런 자들을 다만 여자 옷을 입혀 광장에 사흘 동안 앉혀 두라고 했다. 그런 수치로 분기충전하게 해서 그들을 다시 쓸 수 있게 되기를 바랐던 것이다. "피를 쏟게 하기보간 차라리 피가 솟구쳐 얼굴을 붉히게 하라. " (테르툴리아누스)
(중략)
그렇지만 수치를 당한 자들이 절망에 빠지면 냉랭해지다 못해 적개심까지 품을 수 있음을 경계 해야 한다.
(중략)
하지만 무지이건 비겁함이건 도무지 통상적인 경우로 볼 수 없을 만큼 지나치게 졸렬하고 두드러진다면 그것만으로 몽니와 악의의 충분한 증거로 여겨 벌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 비겁함에 대한 벌에 관하여 (142~144p) - P142

그리스인들은 우리의 판단 착오에서 연유하지 않는 다른 종류의 공포를 분간했다. 그들은 그것이 명백한 이유 없이 하늘의 충동에서 유래한다고 말한다. 한 민족 전체, 군대 전체가 그러한 공포에 사로잡히는 일도 흔하다. 카르타고에 극도의 통탄을 안겨 준 것이 바로 그런 공포였다. 그곳에서는 겁에 질린 울부짖음과 고함 소리밖에는 들리지 않았다. 경보에 응하듯 사람들은 자기집에서 나와 서로 공격하기 시작했고, 서로서로 상처를 입히고 죽였다. 마치 상대가 자기네 도시를 점령하러 온 적이기라도 한 것처럼 말이다. 기도와 희생 제물로 신들의 분노를 가라앉힐 때까지 모든 것이 무질서요 혼란이었다. 그들은 그것을 공황(恐惶)이라고부른다.
-공포에 관하여 - P154

이따금 운명은 오랜 세월 스스로 쌓아 놓은 것을 단 한순간에뒤엎을 능력이 있음을 보여 주기라도 하려는 듯, 우리의 마지막 날을 때맞춰 엿보고 있다가 라베리우스가 말한 대로 우리로 하여금 이렇게 외치게 하는 것이다. "정녕 내가 단 하루만 덜 살았더라면 좋았을 것을!"(마크로비우스)
그러므로 솔론의 훌륭한 충고는 받아들일 만한 것이다. 그러나 그는 철학자이고 철학자들에게는 운명의 호의나 무심함이 행복의 자리도 불행의 자리도 차지하지 않는 까닭에, 그리고 위대함이나 권세는 별날 것 없는 자질이 우연히 갖게 된 외양에 불과한것이어서, 나는 그가 필경 훨씬 더 멀리 내다보았으리라고 생각한다. 우리 삶의 한결같은 행복은 좋은 천성을 가진 마음이 누리는 고요와 만족, 그리고 잘 조절된 영혼의 단호함과 침착함에 달려 있는데, 삶이라는 연극의 마지막 장, 의심의 여지 없이 가장 어려울 그 최후의 부분을 어떻게 공연하는지 보기 전에는 이 행복이 그 사람 것이라고 단언하지 말 것을 그는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리라. 다른 경우에는 언제나 가면을 쓸 수 있다. 철학에서 내놓는 멋진 이야기들은 우리에게 사실 겉치레일 뿐이다. 시련이 있어도 우리를 폐부 깊숙이까지 시험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늘 태연자약한 얼굴을 가장할 수 있다. 그러나 죽음과 우리 자신이 맞게 되는 이 마지막 배역에서는 더 이상 그런 ‘척’할 수가 없으며, 평이한 제 나라 말로 또렷이 말해야 하고, 단지의 맨 밑바닥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솔직하고 단순하게 내보여야 하는 것이다. - 19장. 우리 행복은 죽은 뒤에나 판단해야 한다. - P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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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2-09-06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글 읽고 음미했어요. ㅋㅋ
그런데 에세, 책 말이에요. 왜 넘버를 안 썼을까요? 불편해서 저는 에세 옆에 1, 2, 3 이라고 책 표지에 숫자를 적었어요.

프레이야 2022-09-06 17:59   좋아요 1 | URL
아 ㅎㅎ 그게 책등에서 숫자가 적혀 있어요 1,2,3
오늘은 죽음에 대한 사유를 읽는데 위트도 겸비하고 참 좋습니다. 진작에 그 비밀을 알고 성찰하여 글로 쓴 몽테뉴와 함께하는 즐거움.
 
헤어질 결심 각본
박찬욱.정서경 지음 / 을유문화사 / 2022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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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 느낌의 표지종이까지
산해경 그림과 어울리며
전체적으로 품위 있다.


눈 뜨는 해준!!!

서래 전화기로 음성 파일을 다시 재생하는 해준 고개 푹 숙이고 눈은 감고 전화기는 귀에 바짝 대고 듣는다.

해준(소리)....
여자에 미쳐서 수사를 망쳤죠. 나는요…… 완전히 붕괴됐어요.
할머니 폰 바꿔 드렸어요, 같은 기종으로, 전혀 모르고 계세요.
저 폰은 바다에 버려요, 깊은 데 빠뜨려서 아무도 못찾게 해요.

재생 종료, 눈 뜨는 해준, 사랑 고백하듯 소리 내어 따라 말해 본다.

해준
저 폰은 바다에 버려요.
고개 들어 허공의 높은 데를 본다. 마침내 ‘이제 알겠다‘ 표정.
풀린 신발 끈을 묶고다시 힘내 뛰며 소리친다.

해준
서래씨!
해 지는 바다에 내려앉는 안개가 멀어지는 해준의 뒷모습을 감싼다. 트윈폴리오의「안개」시작.

- P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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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 서 있던 카를로는 모자를 들어올렸다. 마차와 불빛은 사라졌다. 카를로는 다시 깊은 어둠 속에서 있었다. 갑자기 그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어둠이 그를 두렵게 한 것은 살아오면서 처음이었다. 그는 더 이상 한순간도 견딜 수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의 흐릿한 감각 속에서는 자기도 모르게 느낀 두려움이 눈먼 동생에 대한 고통스러운 동정심과 기이하게 혼합되어 그를 제로니모가 있는 집으로 가도록 내몰았다.
-눈 먼 제로니모와 형 - P201

그 밖에 내가 더 처리할 일은 없다. 내 유언은 오래전에 작성해 두었고, 그것을 고칠 이유는 없는데, 내 아내가 나에게 충실해 왔고, 그녀가 나에게서 낳은 아이는 내 아이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제 그 아이가 그렇게 독특한 피부색을 띤 데에 가장 간단한방식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악의와 무지만이 이 설명을 인정할 수 없을것이며, 감히 주장하건대 만약 우리가 악의적이지 않고 엉뚱하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간다면 모두가 그것을 이해하게 될 것이므로 나는 계속 살아나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도 그것을 그렇게 이해하려 하지 않으며, 그들은 미소를 짓거나 웃는다. - 안드레아스 타마이어의 마지막 편지 - P226

내가 죽은 걸 알면 그 제빵사는 무슨 말을 할까? 빌어먹을 개자식! 아, 그자는 내가 왜 죽었는지 알게 될 거고 흔히들 말하듯 이렇게 내뱉겠지. "어떻게 장교가!" 그런 자식은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거리에서 두들겨 맞을 수도 있지. 그래도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갈 거야. 우리 같은 사람은 단 둘이 있는 가운데 모욕을 당하고도 죽음을 택하게 되는데. 그런 불한당 같은 놈이 때리려고 덤비면 - 맞서면 안 되지. 그런 놈은 더 세심하게 조심할 거고, 위험한 모험은 피하려고 할 테니. 그리고 그놈은 변함없이 계속 마음 편히 살아갈 거야. 반대로 나는 죽을 수밖에 없는데 말이야! - 구스틀 소위 - P169

알베르트는 잠시 그대로 서서 냉정하게 주의를 집중하여 죽은여인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그의 눈물이 완전히 다시 멈춰버렸다.
갑자기 그의 고통은 완전히 시들어버린 텅 빈 껍질로 변해버렸다. 그는 죽은 그녀와의 이런 만남이 훗날 언젠가는 소름끼치면서도 동시에 우스꽝스럽게 여겨지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 남자와 함께 거기서 흐느꼈다면 그는 아마도 몹시 우스꽝스럽게 보였을 것이다. - 어떤 이별 - 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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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2-09-05 12: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간은 서로 비슷하면서도 각자 다른 점도 있지요.
때로는 기이하고 우스꽝스럽고 모순적이고 비합리적인 데가 있는 존재가 인간 같아요.

프레이야 2022-09-05 17:40   좋아요 1 | URL
정말 다 달라요 ㅎㅎ
그게 재미있기도 하고 때론 피곤하기도 하고요. 모순을 안고 살아가는 존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