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이 소설의 작가 미셸 갤런의 장편 데뷔작 “Big Girl Small Town" 을 재밌게 읽은 적이 있다. 생소한 아일랜드 영어랑 날것의 발음대로 써놓은 대화체가 인상 깊었고 북아일랜드의 작은 마을이 배경이라는 점도 흥미로웠는데 무엇보다 주인공 여성 캐릭터가 독특하면서 마음을 아프게 하는 면이 있어서 기억에 계속 남아 있었다. 그래서 작가의 두 번째 소설인 이 책도 읽게 되었다.

 


역시나 이 소설도 북아일랜드의 작은 마을이 배경이다. 정확히는 1994년 여름이고 북아일랜드에서의 30년에 걸친 분쟁(The Troubles)의 시기 한복판에 이제 막 평화협정을 맺으려고 하는 시점이다. 하지만 가톨릭과 개신교 양 진영은 협상 중에도 충돌을 하고 마을의 어딘가에서 폭탄이 터지고 그것에 대한 보복으로 또 다른 폭탄이 터지는 사건들이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다.

주인공 메이브(Maeve)와 친구 이파(Aoife)와 캐롤라인(Caroline)은 고등학교를 마친 18살로 대학입학을 앞두고 있다. 이제 마지막 자격시험에서의 성적만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그 틈에 대학을 가기위해 돈을 벌어둬야 해서 마을에 있는 셔츠 공장에서 일을 하기로 한다.

이 공장에 출근하면서 메이브와 친구들은 처음으로 개신교 쪽 사람들과 한 공간에서 지내는 경험을 하게 된다.

북아일랜드의 작은 도시, 그곳에서도 가톨릭교도와 개신교도는 철저하게 분리되어 산다. 학교는 물론이고 다니는 가게들도 딱딱 분리되어 있어서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 까지 메이브는 가까이에서 개신교도들과 대화를 나눈 적이 없었다. 드디어 셔츠 공장에 다니면서 메이브는 개신교도들과 한 공간에서 인사를 나누는 장족의 발전을 하게 된다.

하지만 함께 일한다고 해서 이들이 잘 섞여서 지내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쉬는 시간엔 각 진영마다 끼리끼리 모여서 보내고 어딘가에서 폭탄이 터져서 누가 죽었다는 소식이 있는 날이면 공장의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는다.

공장에서 회식을 하는 날에는 장소를 정하는 것도 어렵다. 선택지가 많지 않다. 두 진영이 함께 모이는 것을 허락하는 가게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메이브는 어릴 때부터 폭탄 테러를 여러 번 겪는다. 크리스마스 트리를 보기위해 나갔던 거리 군중들 틈에서, 성당에서 연극 연습을 할 때 등등. 폭탄이 터질 때의 공포스러운 공기의 흐름과 깨진 유리창이 몸에 박히는 상처를 기억한다. 뉴스에서 테러로 희생된 사람들의 모습, 바로 이웃에서 발견된 폭탄 등 일상적인 공포 속에서 메이브는 성장했다.

사회적인 분위기도 불안하지만 메이브의 가정환경도 불안했다. 메이브의 가족, 친척들은 누구도 번듯한 직업을 가져본 적이 없다고 한다. 메이브의 부모님도 돼지 도살장에서 일하다가 그만 둔 상태다. 두 진영 중 일자리가 없어 상대적으로 더 가난한 가톨릭 진영의 삶은 너무나 팍팍하다. 그중에서도 메이브 가족의 가장 큰 문제는 메이브의 언니가 런던으로 대학을 갔다가 우울증을 심하게 앓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사실이었다.

메이브는 계속해서 언니를 떠올린다. 메이브 또한 현재 런던으로 대학을 가서 이 지긋지긋한 동네를 떠나고 싶은데 앞서 그 길을 걸었던 언니가 실패하고 자살한 경험은 메이브를 무겁게 짓누른다.

그러나 메이브는 우울하게 비관하는 성격이 아니다. 마음속에서 이야기를 만들어 내어서 희망찬 미래를 상상한다. 다소 엉뚱하고 야한 생각을 하기도 한다. 속마음은 시커멓고 야하고 말투는 거침없이 당당한 캐릭터다. 이런 메이브라는 캐릭터는 소설의 우울한 배경 속에서 결코 쳐지지 않는 경쾌하고 웃기는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아일랜드 사투리(?)가 섞인 영어가 쏟아져 나오고 친구들끼리 있으면 더럽고 야한 말들도 막 나오는 식이다.

 


메이브가 진지할 때는 주변의 상황을 예민하게 살필 줄 알고 불의를 참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공장 사장 앤디가 직원들의 급여를 착복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발로 뛰어 보지만 더 큰 사회의 벽에 부딪혀 아무것도 하지 못 하는 상황을 맞닥뜨리기도 한다. 18살 여자아이가 맞서서 고칠 수 있는 상황은 없지만 메이브는 순순히 순응하지 않는다. 한마디 거친 말을 퍼부어 주고야 마는 식이다.

어릴 때 합창단에 있을 때 영국에서 평화를 위해 친선 합창단이 메이브의 동네에 온 적이 있었다. 그들이 북아일랜드 분쟁의 한복판에서 위선적으로 평화를 상징하는 영국의 노래를 불러 젖히자 그 꼴을 볼 수 없었던 어린 메이브는 당당하게 자리를 박차고 나와 버린다. 그러자 메이브를 따라 다른 아이들도 다 나와 버려서 공연을 망치게 된다. 이런 성격 고대로 성장한 현재의 메이브.

소설 끝으로 갈수록 메이브는 더욱더 당찬 모습들을 보인다. 런던으로 대학가서 저널리즘을 전공하고 싶다는 메이브는 이미 좋은 언론인의 모습을 갖춰 나가고 있는 것 같았다.

 

 


1990년대 북아일랜드의 상황을 이 소설을 읽으며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사실 그 쪽의 분쟁의 역사를 자세히 알지는 못 했다. 그나마 관련 영화들을 보고 그때가 참 심각 했구나 우리나라랑 비슷한 면도 많았구나 하는 생각을 해본게 다다. 그런 영화를 본 것도 꽤 오래전 일이지만...

넷플릭스의 데리 걸스1990년대의 북아일랜드 배경의 여고생들 이야기라 이 소설과 비슷한 배경이다. 하지만 드라마는 밝고 경쾌하고 귀엽고 웃기는 대사들 때문에 그 당시 북아일랜드의 어두운 면은 잘 보이지 않는다.

이 소설은 일상적인 테러의 공포와 분열된 사회와 가난의 문제 그리고 계급의 문제까지 이야기 전반에 깔려 있다. 그렇다고 복잡하고 심각한 정치적 서술로 소설을 채우지도 않았다. 메이브와 친구들 그리고 공장에서 만난 성인 여성 직원들이 생활하고 이야기하는 모습들 속에서 1990년대의 북아일랜드의 사회상을 잘 녹여내었다.


 



원서읽기에 대해서 말해보자면 

이 책...아일랜드 식 영어 단어와 표현들 때문에 읽는 중에 계속 덜컥덜컥 걸렸다.  하지만 구글신의 도움으로 도저히 해석 안 되는 표현들을 천천히 찾아가며 읽어나갈 수 있었다. 구글 없을 땐 어떻게 살았을까?ㅋㅋㅋㅋ

아무튼 다 읽었다.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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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커다란 벚나무.

매년 벚꽃 보러 가는 곳, 여름엔 무성한 잎들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준다. 

올해는 가지가 더 많이 뻗어서 꽃도 많이많이 폈다. 너무 예뻐!




하늘도 파랗고 호수도 파랗고~









 

역시 봄에는 꽃놀이다ㅋㅋㅋㅋ

기분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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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04-11 09: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벚꽃 따서 우리 막내 머리에 꽂아주고 싶었읍니다....

망고 2024-04-12 11:39   좋아요 0 | URL
막내는 앞발로 머리 쓰윽 훑어서 그 꽃 치워버리지 않을까요?ㅋㅋㅋㅋ

은오 2024-04-11 11: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기분이 좋아”에 현실웃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망고님 진짜 기분 좋으셨던 거 같아서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읍니다.

망고 2024-04-11 12:23   좋아요 2 | URL
네^^ 날씨도 너무 좋았고 벚꽃이 절정이라 정말 눈이 부시게 예뻤거든요ㅎㅎㅎ은오님 점심 맛있게 드시고 오늘 기분 좋은 하루 보내세요😍
 


식목일을 맞이하여 꽃 쇼핑을 했다.



내가 좋아하는 플록스들.

집에 찐분홍 플록스가 많이 있다. 장마철 쯤 되면 마당 한켠 한가득 플록스 밭이 된다. 

하지만 찐분홍색 밖에 없잖아? 그래서 파란색이랑 하얀색 그리고 하얀색분홍색이 섞인 플록스를 샀다ㅎㅎㅎ

지금 심으면 올해 꽃이 필수도 있고 안 필 수도 있지만... 플록스는 잘 크니까 내년엔 풍성하게 꽃을 볼 수 있을거 같다.




한다발씩 뭉쳐서 새싹이 올라오고 있는 찐분홍 플록스 옆에 심어주기로 했다.

쑥쑥 자라거라~





이맘때 피는 매실 꽃. 달큰한 향기가 좋다.

매실꽃 보니까 우리 망고 생각이 난다ㅠㅠ 

이 매실나무 아래는 어릴때부터 망고가 영역표시 하는 자리가 있는데...





이건 다알리아 괴물 구근.

원래는 잘라서 심어야 하는데 이거 잘못 자르면 쓸모없는 구근이 되어버린다. 

생장점을 잘 보고 자르라는데.....못 하겠어서 그냥 심어 버렸다ㅋㅋㅋㅋ

게다가....겨울동안 상자에 흙을 담아서 보관해 왔는데 꺼내 열어보니 상자 흙 속에 구근과 함께 지렁이가 꿈틀꿈틀

으아아악ㅋㅋㅋㅋㅋㅋㅋ너무 놀라서 집에 들어와서 소리 좀 지르고ㅋㅋㅋ심호흡 좀 하고 다시 나가서 겨우 상자에서 구근을 꺼냈지. 지렁아 겨울동안 다알리아 구근이랑 따뜻하게 월동 잘 했니? 

그동안 지렁이를 길렀다니!!!!




예쁜 튤립 보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자.





그리고 수국을 땅에 옮겨 심었다.

화분에서 월동한 수국을 가지고 나와서 땅을 열심히 깊숙히 파고 심었다.

삽질 하느라 팔다리가 후들후들ㅋㅋㅋㅋ


  


심어 놓으니 예쁘네ㅋㅋㅋㅋ 올해도 탐스러운 꽃을 보여주렴~ 수국수국





지금 열심히 잎을 내고 꽃 필 준비하는 라일락. 

땅 파다가 보니 라일락 나무가 예뻐서 사진 찍어 줬다.




어느새 할미꽃도 폈더라. 귀여워!






자. 이제 책 사진ㅋㅋㅋㅋㅋ



꽃 사진 아니고 책 사진 맞다ㅋㅋㅋㅋ

소박하게 두권 샀다.

솔 벨로 소설이 신간으로 나왔길래 반가워서 얼른 샀고

"여기 살아 있는 것들을 위하여"는 서재평들이 다 좋아서 샀지.


그나저나 요즘 책을 안 읽고 있다. 

깔짝깔짝 원서 읽고 있는게 다다. 그나마 원서는 집중이 되니까.

사다 놓은 책들을 미친 집중력으로 왕창 다 읽어버렸으면 좋겠는데 언제나 그렇게 될까?




암튼!

본격적으로 봄이 왔고 앞으로 꽃 필 날만 있다.

그동안 집중 못 했던 책들도 읽으면서 4월을 잘 살아봐야 겠다.

일단 투표부터 하고 와야지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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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4-04-06 11: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하고 왔어요!

망고 2024-04-06 14:22   좋아요 1 | URL
저도요!

자목련 2024-04-08 21: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할미꽃 반갑네요!
수국에게 안부를 전해주세요 ㅎ

망고 2024-04-09 10:45   좋아요 0 | URL
할미꽃 작년에 화원에서 사왔는데 올해도 잘 살아 꽃을 피워서 넘 귀여워요^^ 수국은 지금 꽃망울이 올라와서 무럭무럭 크고 있답니다ㅎㅎㅎ
 

이제 마당에 슬슬 하나둘씩 꽃이 피어나고 있다.




겨울에 싹이 나서 얼어 죽을까봐 집에 들여 놓았던 튤립이 이만큼 자라서 꽃이 폈다.

지금은 햇볕이 좋아서 다시 밖에 내놨다.




꽃이 피니까 어디선가 꿀벌이 날아와서 이 꽃 저 꽃 분주하게 돌아다니더라. 

꿀벌 화낼까봐 조심해서 찍은 튤립사진



너무 활짝 폈네



봉오리 상태도 너무 이쁜 튤립





튤립은 앞으로 계속해서 필 거 같다. 아직 노란 튤립도 안 폈고~ 






수선화도 폈다. 며칠전 새벽에 눈 왔을 때 수선화. 




햇볕에 활짝 핀 수선화.

아 귀여워ㅎㅎㅎ 



서재니까 책 이야기.

책을 샀다ㅋㅋㅋㅋㅋ



이번주에 한 권 샀다ㅋㅋㅋㅋ

술은 안 마시지만, 뭔가 솔직한 경험담이 담긴 글일 거 같아서 읽어보고 싶었다.

근데 언제 읽을지는 모르겠네. 요즘 책이 머리에 잘 안 들어와ㅠㅠ





봄이니까 오늘의 음악은 조지 벤슨의 '이리플레이서블' 앨범ㅋㅋ

달달하고 상큼한 노래들이 담긴 앨범이라 좋아한다. 봄에 잘 어울려.


아래의 노래는 Stairway To Love



 



오늘 날씨 좋네. 

책도 안 읽는데, 콧바람 쐬러 나갔다 올까?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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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4-03-23 12: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조지 벤슨의 저 앨범 저도 좋아해요!

마당 꽃밭이 참 예뻐요. 봄이 왔네요 ^^

망고 2024-03-23 12:09   좋아요 1 | URL
수하님도 저 앨범 꺼내셔요 같이 들어요ㅎㅎㅎㅎ

건수하 2024-03-23 12:12   좋아요 1 | URL
어디 있더라… Stairway to Love가 좋아서 샀는데 지금은 Six Play를 제일 좋아해요 😸

망고 2024-03-23 12:15   좋아요 1 | URL
저도요 식스 플레이 좋아해요 사실 이 앨범에 안 좋은 곡이 없죠 진짜 몇번을 들어도 안 질리는 앨범ㅠㅠ 오랜만에 들으니까 더 좋아요 옛추억도 새록새록ㅋㅋㅋㅋㅋ

건수하 2024-03-23 12:16   좋아요 1 | URL
맞아요! 정말 전곡이 다 좋은 앨범 ^^

잠자냥 2024-03-23 21: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니 주정뱅이도 아니면서 저 책을?! ㅋㅋㅋㅋ 저분 책은 최근 나온 <다이어트, 배달 음식, 트위터> 이것도 재미난 거 같던데요?! 은바오가 5별 줬던데….🤔

망고 2024-03-23 21:12   좋아요 2 | URL
ㅋㅋㅋ저 캐럴라인 냅의 드링킹도 재밌게 읽었어요 저랑 다른 세계의 사람들 얘기 읽는거 좋아해서요^^ 일단 이 책 읽어보고 다른 책도 읽어봐야겠어요ㅋㅋ은곰탱이 5별 오오 궁금하당

잠자냥 2024-03-23 21:20   좋아요 2 | URL
“저랑 다른 세계의 사람들” 🤣🤣

망고 2024-03-23 21:23   좋아요 2 | URL
그래서 ˝언니 얼려도 될까요˝도 너무 재밌게 보고 있읍니다ㅋㅋㅋㅋㅋ

은오 2024-03-23 22: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취한 날> 망고님도 재밌게 읽으실 것 같아요 ㅋㅋㅋ 저자가 글을 잘씁니다... 빈약한 에세이가 아니었다능! 제가 위에서 잠자냥님이 말씀하신 <다이어트 배달음식...> 읽고 저분한테 반해서 <취한날>을 급박하게 사서 읽었읍니다. ㅋㅋㅋㅋㅋ

꽃 보고 귀여움을 느끼시는 망고님... 다정하고 귀여워..

망고 2024-03-24 08:11   좋아요 1 | URL
그러니까 은오님이 ˝다이어트...˝ 이 책을 읽고 반해서 같은 저자의 ˝취한날...˝을 읽었는데 이 책은 은오님 애인님이 읽어보면 좋을거 같아서 그분한테 선물을 했고 저는 그분의 평을 보고 이 책을 읽어보고 싶어서 샀다... 이렇게 되는 것이로군요ㅋㅋㅋㅋㅋㅋㅋ아이 참 서재 그만 해야지 자꾸 엮여서 책 사게 되네ㅋㅋㅋㅋㅋ
은곰탱이는 얼굴만 봐도 귀여움^^

잠자냥 2024-03-24 11:58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 은오님 애인님이 누군가 잠깐 어리둥절….🤯😂

망고 2024-03-24 13:28   좋아요 1 | URL
잠자냥 💙 은오

호시우행 2024-03-24 03: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튤립, 난 노란색 튤립을 좋아하는데 구근을 구입하지 못해 유튜브에 올라오는 화훼 쇼핑몰을 기웃거리고 있어요. 그래도 매일 꽃이 활짝 핀 떼떼아떼떼(미니수선화)가 날 위로해 주지요. 망고님의 빨강 튤립 사진 감사합니다.

망고 2024-03-24 08:15   좋아요 0 | URL
요즘 화원에 가면 구근에서 싹 나와서 어느정도 잎을 키운 튤립을 팔더라고요 집에 가져와서 며칠 키우면 꽃도 필거 같은 상태로요. 구근만 있는거 팔기도 하던데... 호시우행님 튤립 키우시려면 요즘 빨리 사셔야 할 거 같아요^^ 요즘 시기 지나면 튤립 구근은 가을에나 나오니까.

자목련 2024-03-25 13: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망고 님의 마당에 튤립이 활짝~
색이 정말 예쁩니다.노란 튤립은 얼마나 고울까요? 감사해요!!

망고 2024-03-25 18:17   좋아요 0 | URL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노란 튤립은 아직 봉오리만 있는 상태라 며칠 기다리면 필 거 같아요 저는 새빨간 튤립을 가장 좋아해요🌷
 




작년에 쿠폰을 쓰기 위해서 알라딘 중고를 뒤지다가 하드커버에 원서고 책값도 싸서 그냥 심심할 때 영어 공부삼아 읽으려고 별 정보도 없이 산 책이다. 초반을 잠깐 읽다가 내용이 좀 내 취향이 아니라서 덮어 놓고 있었는데 요 며칠 다른 책에 집중이 잘 안되던 차에 이 책이 다시 눈에 들어와서 읽게 되었다.

 


소설의 배경은 미국 남부 테네시 주. 루시는 어릴 때 부모님을 교통사고로 다 잃고 엄마의 가장 친한 친구 루엘런의 집에서 자랐다. 21살인 루시는 여전히 루엘런과 함께 살고 있고 도시의 대학을 가기 위해 월마트와 바에서 투잡을 뛰면서 돈을 모으고 있다. 어느날 바에서 밤에 서빙을 하다가 동네 컨트리음악 밴드의 만돌린 연주자 젭타와 한순간 눈이 맞아서 같이 자게 된다. 하지만 그 하룻밤이 루시의 발목을 잡아버린다. 임신을 해버린 것이다. 대학을 가기 위해 짐을 다 싸놓고 앞으로 할 일을 착착 계획해 놓았는데 덜컥 임신을 하다니

루시가 살고 있는 동네는 미국의 보수적인 남부 시골마을. 낙태반대 목소리가 커서 고등학생이 임신을 해서 낙태를 해도 비난을 받고 심지어 또래들한테까지 손가락질 받는 동네다. 루시에게는 낙태를 한다는 선택지가 없었다. 동네의 분위기도 그렇지만 루시 자체의 성향도 낙태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루시는 가족을 가지고 싶었다. 어릴 때 부모를 잃고 고아로 살았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가족이 절실했고 아이를 낳아서 좋은 엄마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문제는 이 아이가 바로 젭타의 아이라는 사실. 젭타 테일러의 가족은 동네에서 악명이 자자하다. 젭타의 아버지는 알콜 중독자였고 테일러 성을 가진 사람들은 대대로 자잘한 범죄에 연루되어왔던 동네의 골칫거리였다. 젭타도 20대 초반에 벌써 알콜 중독자였고 제대로 된 일자리를 가져본 적도 없고 매일 술을 퍼 마시는 청춘이었다. 아무도 젭타에게 기대를 걸지 않았고 늘 실망시키고 일을 망치는 사람으로 취급되었다.

루시의 임신을 알게 된 젭타는 어릴 때부터 루시를 짝사랑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기회로 루시에게 걸맞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을 한다. 술을 끊고 루시에게 청혼을 하는데... 루시는 처음에는 젭타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젭타가 자신을 사랑하는 모습에 조금씩 마음을 열어서 결국 그와 결혼을 하게 된다. 초반 몇 달은 젭타가 술도 안 마시고 직업을 갖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서 돈에 쪼들리지만 그래도 행복한 가족을 만들 수 있겠다는 희망이 있었다. 하지만... 젭타의 알콜 중독은 고칠 수가 없었다. 젭타에게 술을 마셔야할 외부적인 요인이 생겨 마음의 동요가 일면 그것을 참을 수가 없었다. 결국 젭타는 다시 술을 마신다.

루시는 술먹으러 나간 남편 없이 아기도 혼자 낳게 되는 상황에 처했지만 계속해서 젭타에게 기회를 준다. 루시는 가족을 만든다는 집착을 버릴 수가 없었던 거다. 하지만 계속 젭타는 실망을 안겨주면서 참 답답한 결혼 생활을 이어간다. 그러다가 술 취한 젭타가 총을 다루는데 실수해서 아기가 죽는 엄청난 비극이 벌어지고.......가족은 파탄이 난다.

 


뭐 대충 이런 내용이다. 아주 내가 싫어하는 요소들이 몽땅 다 들어가 있는 소설이었다.

답답하고 답답하고 답답하다가 슬퍼지는 이야기. 루시가 하는 선택들 때문에 답답했고 술의 유혹에서 빠져나오지 못 하는 젭타는 너무 읽고 있으면 짜증이 났다. ...답답해. 계속해서 반복되는 패턴. 용서하고 망치고 용서하고 망치고...

게다가 이 소설은 어디선가 많이 보던 별로 새로울 게 없는 캐릭터와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굳이 계속 읽어야 하나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그나마 루시가 결국 옳은 선택을 할 거라는 희망 때문에 계속 읽어나갔다. 하지만...루시는 끝까지 답답했고......

작가의 독창적인 생각이나 참신한 감각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문장도 별로 없었다.

아 그러고 보니 Jeptha라는 이름. 성경에 나오는 입다라는 인물이라며? 경솔하게 행동해서 결국 자기 딸을 제물로 바치게 된. 이름이 복선이었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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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03-22 00: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른 책에 집즁이 안 되어서 영어 원서를 읽는 고양이🙀

망고 2024-03-22 06:58   좋아요 0 | URL
원서 읽을땐 아무 생각 없이 거기에만 집중하게 되어서 조크든요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03-22 05: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오 리뷰만 읽어도 너무 답답하네요😭
근데 넘나 현실적… ㅜㅜ

망고 2024-03-22 07:03   좋아요 1 | URL
남편이 술먹고 사고치고 부인이 그래도 사람은 괜찮으니 나아지겠지 꾸역꾸역 살고...이 패턴이 반복되는데...어쩌면 현실적이기도 한데, 이 주인공들이 20대 극초반이라 더 안타까웠어요ㅠㅠ

다락방 2024-03-22 11: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으아.. 이 책 읽으면 너무 답답해서 엄청 욕하는 페이퍼 쓰게 될 것 같네요. 끝까지 다 읽으신건가요? 끝에도 전혀 희망이 없나요? ㅜㅜ

망고 2024-03-22 11:17   좋아요 0 | URL
다 읽었는데 끝은 엄청난 비극ㅠㅠ 남편이 사냥가서 술먹고 와서는 총가지고 자기 가족들이랑 싸우다가 총이 잘못 발사되는 바람에 집에 있던 아기가 죽어요ㅠㅠ결국 남편은 감옥가고 루시는 몇년 후 겨우 슬픔에서 나와서 대학가려고 동네를 떠나는 것으로 끝! 이렇게 될때까지 루시가 남편한테 계속 기회를 주는데...정말 화딱지가 납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