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 온다
한강 지음 / 창비 / 2014년 5월
평점 :
품절


읽기 힘들었다. 한숨 쉬다가 울다가 담배 피다가, 한숨 쉬다 울다가 담배 피다가......

여기서 도망치면 부끄러울 것 같아 끝까지 읽었다. 책장을 덮으면서 또 한참을 울었다.

 

“<소년이 온다>는 한강이 쓴 광주 이야기라면 읽는 쪽에서도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겠다고 각오한 사람조차 휘청거리게 만든다.”

 

- 신형철.

 

이 글을 미리 읽고 각오하고 덤볐어야 했다.

 

한참 울다보니 훈련병 시절이 얼핏 떠올랐다. 한달 만이었던가

오랜만에 목욕을 시켜준다고 해서 기대하고 갔다. 목욕탕 안으로 수백 명을 집어넣고 3분 만에 나오라고 했던가. 찬물이었다. 설마 4분은 주겠지? 머리를 감고 있는데 밖에서 나오라고 소리친다. 다들 황급히 나간다. 나는 아직 머리를 감지도 못했는데. 비누칠을 해 미끌거리는 몸을 수건으로 닦으며 울었던가. 스무 살도 넘은 사내놈이 밖에 나와서도 끊임없이 울었다.

나는 인간인데라는 생각만을 했던 것 같다.

 

돌이켜보면 사치에 가깝다.

앞서 산 사람들이 군사정권 때 고문당한 일들을 들어보면

혹은 19805월 광주, 국가에서 보낸 군인에 의해 잔인하게 살해되고 고문당한 국민들의 이야길 들어보면.

 

그러니까 인간은, 근본적으로 잔인한 존재인 것입니까? 우리들은 단지 보편적인 경험을 한 것뿐입니까? 우리는 존엄하다는 착각 속에 살고 있을 뿐, 언제든 아무것도 아닌 것, 벌레, 짐승, 고름과 진물의 덩어리로 변할 수 있는 겁니까? 굴욕당하고 훼손되고 살해되는 것, 그것이 역사 속에서 증명된 인간의 본질입니까?

 

유족들은 짧은 추도식에서 애국가를 부른다.

소년은 이해할 수 없다. 나라가 그들을 죽였는데.

은숙 누나는 답한다.

 

군인들이 반란을 일으킨거잖아, 권력을 잡으려고, 너도 봤을 거 아냐. 한낮에 사람들을 때리고 찌르고, 그래도 안되니까 총을 쐈잖아. 그렇게 하라고 그들이 명령한 거야. 그 사람들을 어떻게 나라라고 부를 수 있어. ”

 

805월에서 살아남은 여자는 말한다.

 

삼십 센티 나무 자가 자궁 끝까지 수십번 후벼들어왔다고 증언할 수 있는가? 소총 개머리판이 자궁 입구를 찢고 짓이겼다고 증언할 수 있는가?.....타인과, 특히 남자와 접촉하는 일을 견딜 수 없게 되었다고 증언할 수 있는가?.... 여름에 팔과 종아리를 내놓아 누군가의 시선이 머무는 일조차 고통스러웠다고 증언할 수 있는가? 몸을 증오하게 되었다고, 모든 따뜻함과 지극한 사랑을 스스로 부숴뜨리며 도망쳤다고 증언할 수 있는가? 더 추운 곳, 더 안전한 곳으로 오직 살아남기 위하여.”

 

805월에 살아남은 남자는 말한다.

 

그러니까 형, 영혼이란 건 아무것도 아닌 건가.

아니, 그건 무슨 유리 같은 건가.

유리는 투명하고 깨지기 쉽지. 그게 유리의 본성이지. 그러니까 유리로 만든 물건은 조심해서 다뤄야 하는 거지. 금이 가거나 부서지면 못쓰게 되니까, 버려야 하니까.

예전에 우린 깨지지 않은 유리를 갖고 있었지. 그게 유린지 뭔지 확인도 안해본, 단단하고 투명한 진짜였지. 그러니까 우린, 부서지면서 우리가 영혼을 갖고 있었단 걸 보여준거지. 진짜 유리로 만들어진 인간이었단 걸 증명한거야.

 


805월로부터 내년이면 35년이 된다. 학살의 장본인들은 여전히 호위호식하며, 자신들이 싫어한다고 노래조차 부르지 못하게 한다.

 

“20091월 새벽, 용산에서 망루가 불타는 영상을 보다가 나도 모르게 불쑥 중얼거렸던 것을 기억한다. 저건 광주잖아. 그러니까 광주는 고립된 것, 힘으로 짓밟힌 것, 훼손된 것, 훼손되지 말았어야 했던 것의 다른 이름이었다. 피폭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광주가 수없이 되 태어나 살해되었다.”

 

어떤 소재는 그것을 택하는 일 자체가 작가 자신의 표현 역량을 시험대에 올리는 일일 수 있다. 한국문학사에서 ‘805월 광주는 여전히 그러할 뿐 아니라 가장 그러한 소재다.....

이것은 한강을 뛰어넘은 한강의 소설이다.”

 

- 신형철.

 

20144. 아이들이 수백 명 죽어도 이놈이나 저놈이나 똑같다며 여전히 학살세력을 지지해 주는 국민들은 제정신인가? 믿을 수가 없다.


사람이 얼마나 많이 죽었는데

 

광주는 끝나지 않았다. 아직 이곳은 나라가 아니다.

학살세력, 그들의 자식들이 정권을 잡고 여전히 아이들마저 살육하는데

어떻게 나라라고 부를 수 있을까?

 

한참 울다가 초등학교 시절이 떠올랐다.

나는 거기서 복권을 샀다. 꽝이었다.

전두환 살인마가 기획한 국풍 81’ 이였다.

그렇게 많은 사람이 죽었는데 전두환이 만든 놀이터에서

난 복권을 긁고 있었던 것이다.

정말 너무 너무 너무 죽고 싶도록 부끄럽다.

이 글을 쓰며 또 운다.

 

오늘은 비록 울지만

쓸개를 맛보며 각오하리라.

너희들의 뼈를 빻아 가루로 만들 그날까지

잊지 않을 것이다.


2014. 8.12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6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Dora 2016-04-29 15: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이소님 글을 읽으니 제가 이책 읽었던 때 감정이 올라오네요 힘든 금요일 슬프지만 함께 보아요 선물...^^

https://youtu.be/2JOzHPL8rj4

시이소오 2016-04-29 15:32   좋아요 2 | URL
선물이라고 해서 웃긴 동영상을 기대했는데...
ㅋ...왜 또 울려요?

:Dora 2016-04-29 15: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혼자 울기 싫어서요.....--;;;

시이소오 2016-04-29 15:44   좋아요 3 | URL
ㅋ 같이 울었어요. ^^

오늘도 맑음 2016-04-29 16: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쩔 수 없이 읽어야 겠군요ㅠㅠ 무기력해 지지 않으려면 깨어 있어야합니다~!!

시이소오 2016-04-29 16:49   좋아요 1 | URL
매번 깨어있을순 없지만 노력해야겠죠? ^^

hope&joy 2016-04-29 16: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슴이 먹먹했던 작품이었고요, 소설을 완성한 한강 작가님께도 힘이 되어주고 싶었습니다.
기억과 기록이 있는 한 우리가 누구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잊지 않겠지요.

시이소오 2016-04-29 17:19   좋아요 1 | URL
좋은 작가들이 올바른 글을 써낼때 작품은 작가를 뛰어넘을 수도 있는 사례. 우리 옆에 작가와 소설이 필요한 이유겠죠? ^^

nomadology 2016-04-29 17: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소개 감사합니다.

시이소오 2016-04-29 17:24   좋아요 1 | URL
별말씀을요. 한강 작가 응원합니다^^

초딩 2016-04-29 23: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 ㅜㅜ 눈물 많이 났어요. 뺨은 정말 강렬하고 처연했고요. 마지막 즈음에 엄마가 아이를 찾는 부분에서는 ㅜㅜ 오열하고 싶었어요 ㅜㅜ

시이소오 2016-04-29 23:56   좋아요 2 | URL
오열할만한 소설이죠. 아이를 살해하는 국가, 오늘날도 여전하다는게 비극이네요.

깊이에의강요 2016-04-30 23: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런 책을 읽기가 너무 힘들어요ㅠ
정말 읽고 싶은데 미뤄두고 있어요.
책등도 보이지 않게 서랍안에 넣어두고ㅠ

시이소오 2016-05-01 01:10   좋아요 1 | URL
읽으세요, 하고 추천 못하겠어요.

때가 되면 읽어요 ^^
 
신호와 소음 - 미래는 어떻게 당신 손에 잡히는가
네이트 실버 지음, 이경식 옮김 / 더퀘스트 / 201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한국의 집값에 대해 예측 해보겠다. 나의 예측은 100% 정확하다. 절대로 틀리지 않는다. 귀기울여 들으시라. 한국의 집값은 폭락한다. 폭락하지 않는다면 한국 집값은 오른다. 폭락하거나 오르지 않는다면 한국 집값은 현 상태를 유지한다. 혹은 현 상태에서 조금 오르거나 조금 내릴 것이다.

 

이게 무슨 예측이냐고? 이게 최윤식이나 박영숙 같은 한국 미래학자들, 한국 경제학자들 예측 방법이다. 절대로 틀릴 수가 없다. 그럼에도 뻔뻔하게 다음 책에 내가 예상한대로’, ‘내가 말한 대로라고 써 갈긴다. (그렇다고 이들 책이 읽을 가치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미래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단지 내가 말한 대로 내가 말한 대로라고 나불거리지 말자.)

 

2007년 금융위기를 왜 전문가들은 예상하지 못했을까? 신용평가사들의 예측은 무려 2만 배 틀렸다. 그럼에도 그들은 운이 나빴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사실 주택 거품에 대해 여러 사람들이 위험성을 지적했다. 폴 크루그먼은 주택 가격 폭락은 블랙 스완이 아니었습니다. 방 안에 들어와 있는 거대한 코끼리였지요.”라고 말했다. 방안에 들어온 코끼리를 못 보다니!! 일본의 부동산 거품과 미국의 부동산 거품의 그래프를 비교하면 거의 일치한다.

 

나는 미래학자가 아니니 진짜예측을 해보겠다. 한국 집값은 폭락한다. 한국의 부동산 거품은 아직 터지지 않았다. 한국 부동산은 폭탄이다. 폭탄은 손수건이 아니다. (폭탄으로 코를 풀 수 없다는 뜻이 아니다.) 돌리다 보면 터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집 사라고 부추기는 사악한 경제학자들이 있다. (너나 사라구. 한 백 채 사라구) 돈이 차고 넘치는 사람들은 집을 사든 집을 부수든 내 알바 아니다. 그러나, 빚내서 집 사려는 사람 있다면 도시락 싸들고 다니면서 말리고 싶다. (심각한 논의를 하는 마당에 나는 왜 도시락에 무슨 반찬을 넣어야 할 지 고민이 될까?)

 

예측은 언제든 틀릴 수 있다. 뭐든지 다 안다는 사람들이 있다. 자칭 전문가. 이들은 세상은 합리적이고 시장도 합리적이고 인간도 합리적이라 주장한다. 따라서 예측도 합리적이다. 이들은 자신의 예측이 틀렸을 때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예측은 자신의 예측이 틀릴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인정하는 태도에서 비롯되어야 한다. 네이트 실버는 예측의 오류가능성을 인정한다. 그럼에도 예측하자고 말한다.

 

어느 날 처음 보는 속옷이 옷장 서랍 속에서 발견됐다. 당신의 배우자가 바람 필 확률은 얼마나 될까? ‘내가 이 인간을 그냥하고 달려 나가기 전에 베이즈 정리로 확률을 계산해보자. 베이즈 정리는 알려진 3개 변수와 알려지지 않은 1개 변수가 동원된 대수적 표현이라고 한다. 조건부 확률이다. 어떤 사건이 일어났다는 전제 아래 이론이나 가설이 참이나 거짓일 확률을 따진다.

 

조건 난생처음 보는 속옷을 옷장에서 발견했다!

가설 이 놈이 바람을 핀다니!!

 

베이즈 정리에선 사전확률이 중요하다. 이 경우엔 남편이 바람을 피울거라고 당신이 생각할 확률이다. 개인마다 추정치가 다를 것이다. (도현 엄마는 99%일 수도 있고, 수진 엄마는 49%일수도 있다) 실버는 일반적으로 결혼한 부부가 한 해 동안 바람을 피울 확률 4%를 임의대로 사전확률로 설정했다. 이럴 경우 확률을 계산해보자.

 

사전확률 남편이 바람을 피울 확률의 초기 추정치: x 4%


새로운 사건 발생 : 수수께끼의 속옷이 발견되었다.

 

남편이 바람을 피운다, 속옷이 등장했을 확률 : y 50%

남편이 바람을 피우지 않는다, 속옷 등장 확률 : z 5%

 

사후확률


당신이 속옷을 발견했다는 조건 아래에서 남편이 바람을 피우고 있을 가능성에 대한 수정된 추정치

xy/(xy + z(1-x) 29%

 

예상보다 꽤 낮은 수치다. 그러나 사전 확률이 도현엄마처럼 99%라면? 베이즈 정리 같은 거 할 겨를이 어딨나? “내가 이 놈을 그냥......하고 벌써 뛰쳐나가지 않았을까.

 

존 이오애니디스는 2005<왜 논문의 내용은 대부분 틀릴까>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들 가운데 3분의 2가 원 연구자들이 내린 결론과는 다른 결론을 얻었다. ‘빅 데이터의 시대에 예측은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더 커졌다. 정보의 대부분이 쓰레기, ‘소음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이 속에서 신호’ ‘의미 있는 관계를 찾아내는 게 관건이다.

 

스포츠 도박사로 유명한 밥 불가리스는 베이즈 정리에 입각해 돈을 긁어모은다. 우선 그는 농구에 관한 정보를 될 수 있으면 많이 긁어모은다. 그리고 이 속에서 신호을 찾는다.

 

이사야 벌린은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에 대한 에세이 <고슴도치와 여우>를 써냈다. 벌린은 이 제목을 그리스 시인 아르킬로코스가 쓴 여우는 사소한 것을 많이 알지만 고슴도치는 중요한 것 한 가지를 안다라는 구절에서 따왔다. 여우는 여러 분야에 걸쳐, 적용할 수 있는 것을, 자기비판적으로, 복잡성을 관대하게 받아들여, 조심스럽게, 경험적으로 생각한다. 반면 고슴도치는 구체적으로, 대범하게, 고집스럽게, 질서정연한 것을, 자신만만하게, 이론적으로 생각한다. 실버의 관찰에 따르면 여우형 인간이 고슴도치 형 인간보다 예측에 있어서는 탁월하다.

 

(자신이 여우같은 예측가라고 주장하는 경제학자를 봤다. 그러면서 집 사란다. 사악한 생각이 천개의 가시처럼 뻗어나는 고슴도치여! 네 가시에 찔린 서민들의 피가 강물을 이루는구나!)

 

예측에 대해서라면 여우의 비유보다 다람쥐의 비유가 어울릴 듯싶다. , 다람쥐처럼 우리는 어딘가에 떨어져 있지 모를 도토리를 찾아 끊임없이 주변을 탐색해야한다. 모은 도토리 중에 쓸모없는 도토리는 과감히 버려야 한다. 소음을 신호로 착각하면 망하는 거다. 소음과 신호에 대한 감각을 키우기 위해선 관찰하고 생각하는 수밖에 없다. 예측력을 키우기 위해선 끊임없이 예측해야 한다. 시행착오만이 예측력을 높이는 지름길이다.

 

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것에 대한 겸손함과 예측할 수 있는 것을 예측할 수 있는 용기, 그리고 이 둘 사이의 차이를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각 챕터마다 재밌는 이야기들이 많은데 - 포커로 돈 따는 법- 특히나 3장은 감동이다. <머니 볼>이후 미국 야구계에서는 스카우터통계학자들의 갈등이 빚어졌다. 실버의 통계에 따르면 통계학자보다 스카우터의 예측이 더 잘 들어맞았다. 스카우터들은 통계에 대한 대안으로 파이브 툴스를 쓴다. 타격 파워, 타격 정확도, 주루 스피드, 송구 능력, 수비 범위가 그것이다.

 

배테랑 스카우터 존 샌더스는 파이브 툴스를 신뢰하지 않는다. 그는 각 선수의 정신적 도구상자’ 

, 멘탈 툴박스를 중시한다.

 

정신적 도구 상자

 

준비성과 노동 윤리 ; 일정한 양의 훈련이 반드시 필요하고, 경기 전에 마음가짐을 가다듬어야 한다.


집중과 초점 ; 선수들의 경기 중의 태도와 관련 있다. 야구는 반사행동이 중요한 경기다. 유격수라면 투수의 투구 하나하나에 특출하게 집중해야 한다.


경잼심과 자신감 ; 자기 자신을 믿어야 한다. 슬럼프에 빠질 때마다 팬들로부터의 온갖 조롱과 비난에도 꿋꿋해야 한다.

 

실패의 메커니즘이 작동하기 시작하는 수준까지만 성공하겠다는 건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가? 실패의 두려움을 극복할 정도로 더 높은 성공을 거두고야 말겠다는 바람과 각오가 과연 있기나 한가?”

 

 스트레스 관리와 겸손


슬럼프를 극복하는 능력을 갖추려면 짧은 기억과 유머 감각이 필요하다.

 

난 타자가 크게 헛스윙을 하고 몸의 중심을 잃은 채 비틀거리거나 넘어질 때 그 선수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살핍니다. 팬들이 보기에는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겠지만, 난 이때 선수가 얼굴에 미소를 띠는 걸 좋아합니다. 다음 타석에선 하고 120미터짜리 홈런이 터지죠.”

 

적응력과 학습능력

 

성공한 야구 선수들은 건물 복도를 걸어가다가 옆으로 꺽이는 길이 나타나더라도 직각이 아니라 둥글게 원을 그리며 돕니다. 날카롭게 꺽는 법이 없지요. 이게 바로 긴장을 통제할 때 나올 수 있는 모습입니다.”

 

실버의 야구 예측 프로그램인 <페코타>는 페드로이아를 최고의 유망주로 선택했다. 그러나, 페드로이아의 시즌 첫 달 타율은 172리였다. 다른 구단이었다면 페드로이아를 2군으로 내려 보냈겠지만 레드삭스 구단은 그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았다. 페드로이아는 공을 잘 때려내고 있었다. 다만 그게 안타로 이어지지 않았을 뿐이다. 페드로이아는 주변의 조롱이나 비난에 꿈쩍하지 않았다. 자기 자신을 믿었다. 그 뒤 페드로이아는 15경기에서 무려 472리를 기록했다. 시즌 타율 336. 아메리칸 리그 올스타 팀에 뽑혔을 뿐만 아니라 10월에 레드삭스는 1918년 이후 두 번째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거머쥐었다.

 

페드로이아는 인터뷰 중에 이렇게 말했다


나는 숫자나 통계니 하는 따위는 거들떠보지도 않습니다

내가 신경 쓰는 건 승리의 더블유와 패배의 뿐입니다.”

 

통계 따위는 무시해도 좋다. 주변의 비난도 무시하자. 자기 자신을 믿고 정진한다면 지금 당장 패배의 엘뿐일지라도 우리 눈앞에 조만간 승리의 더블유가 펼쳐질 것이다.   


'꽝',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을 칠 것이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3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비종 2016-05-01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도 소음과 신호로 구분한다면, 제가 읽는 글들은 어디에 속할까 생각해봅니다. 끊임없는 인내심으로 글을 접하고 생각해야 삶의 신호가 되는 보석을 발견하는 혜안이 생기겠지요?
<고슴도치와 여우> 이야기가 흥미롭습니다. 음, 저는 어떨 때는 여우같기도 하고, 다른 때는 고슴도치 같기도 합니다. 여우가 필요할 때 고슴도치가 발현되고, 고슴도치가 필요할 때 여우로 변신할 때가 대다수인게 문제지만요, 쩝~^^;
정신적 도구 상자 이야기는 살아가는 순간순간 도움이 많이 되겠습니다. 역시 이것 저것 걷어내고 가장 마지막에 남는 건 `자기 자신`인가 봅니다^^

시이소오 2016-05-01 11:14   좋아요 1 | URL
독서도 신호와 소음을 잘 구분해야겠죠? 나비종님은 신호를 잘 포착하신듯 ^^

김태클 2016-05-12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열심히 썼지만 집값 폭락 예측은 틀릴 확률이 높겠네요 ^^

시이소오 2016-05-12 14:34   좋아요 0 | URL
저야 전문가도 아닌데 틀릴수도 있죠 ㅎㅎ
 
신은 위대하지 않다 - 개정판
크리스토퍼 히친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마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유대교와 나치즘의 공통점이 뭘까? 자신들의 에 대한 우월성. 자신들만이 선택받았다는 착각이다. 이러한 허구를 믿는 능력이 불화와 폭력의 근원이 되었다. 이런 정신 나간 믿음 때문에 나치는 유대인을 학살했고, 유대인은 팔레스타인인을 학살했고, 학살하고, 학살 할 것이다.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다. 사람들에게 환상의 행복을 가져다주는 종교를 폐지하는 것은 진정한 행복을 실현하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 마르크스.

 

균형 잡힌 독서를 위해 이 책과 김용규의 <>을 같이 읽었다. 무신론과 유신론은 논리 차원에서 도무지 게임이 안 된다. 800페이지가 넘는 <>에서 주장하는 것은 결국 신앙이다. 신에 이르는 길은 이성이 아니라 믿음이다. 그렇다면 그 오랜 세월동안 신학자들은 뭐한답시고 신을 학문화했을까. 신학이란 온갖 논리적 오류와 억측이 난무하는 댄스장이거늘.


종교가 필요악이라고 생각했고, 종교를 없앨 수는 없을 것이라 생각해왔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마음이 바뀌었다. 없앴으면 좋겠다. 책은 유쾌하면서도 불쾌하다. 유쾌함은 히친스의 문체 때문이요, 불쾌함은 책에 담긴 내용 때문이다. 끝까지 읽기 괴로울 정도다. 히친스는 종교가 저질러온 온갖 만행들을 적나라하게 까 발긴다. 기독교, 카톨릭, 그리스 정교, 유대교, 불교, 온갖 사이비 종교들까지. 우리가 익히 알던 성인(聖人)(칼뱅, 테레사 수녀, 달라이 라마 등)과 위대한 작가들(T.S.엘리엇, 조지 엘리엇 등)의 민낯을 보는 일도 괴로운 일이다. ‘내가 이런 자들을 존경해왔단 말인가얼굴이 화끈화끈 거린다.

 

그렇게 높은 악의 고지로 인간을 밀어가는 것은 종교이다.


-루크레티우스, <만물의 본질에 대하여>

 

종교는 생명을 죽인다. 고로 악이다. 이런 사례는 셀 수 없이 많아 도무지 어떤 예를 들어야 할지 모를 정도다. 세르비아(그리스 정교)와 크로아티아(로마가톨릭)의 전쟁이 종교 때문이라는 걸 몰랐다. 르완다에서 벌어진 유혈 사태 역시 마찬가지였다. 후투족(가톨릭)은 투치족(개신교)들을 대량 학살했다. 무려 백 만명의 사람들이 학살당했다. 이에 대해 교황은 사과하지 않았다.

 

또한 인류에게 재난이 닥칠 때마다 목사들은 이브에게 재난을 초래한 뱀 마냥 끊임없이 사악한 혓바닥을 놀리기 바쁘다. 911 사건이 벌어진 몇 시간 후 팻 로버트슨 목사와 제리 폴웰 목사는 동성애와 낙태를 묵인한 세속적인 사회에 신이 심판을 내린 것이라 주장했다. 세월호 학살에 대해 한국 목사들은 뭐라고 했을까.

 

나라를 침몰하려고 하니 하나님께서 대한민국 그래도 안 되니, 이 어린 학생들, 이 꽃다운 애들을 침몰시키면서 국민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 


-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

 

"여러분 아시지만 한국은요. 이번에 정몽준씨 아들이 (세월호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들을 향해) '미개하다'고 했잖아요. 사실 잘못된 말이긴 하지만 틀린 말이 아니거든요."

 

- 서초동 사랑의 교회, 오정현 목사

 

"가난한 집 애들이 설악산이나 경주 불국사로 수학여행을 가면 될 일이지, 왜 배를 타고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가다 이런 사달이 벌어졌는지 모르겠다. .....박근혜 대통령이 눈물을 흘릴 때 함께 눈물 흘리지 않는 사람은 모두 다 백정이다


- 한국 기독교 협회 부회장 조광작 목사

 

(인용을 하기 위해 검색해봤더니 너무 많아서 엄두가 안 난다. 목사들 망언으로 책 한 권을 쓸 정도다. 이쯤에서 그치자.)

 

또한 종교는 언제나 전쟁을 지지한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대해 교회는 복음을 전할 기회라고 말했다. 일본의 불교는 대자대비 정신을 발휘하여일본의 동아시아 침략을 지지했다. 일본의 침략은 많은 사람이 살 수 있게 한 명을 죽이는 자비의 무력이었다.

 

가톨릭은 파시즘, 나치즘 등에 협력했다. 특히나 바티칸은 전쟁이후 나치 전범들을 도피시키는 데 총력을 다했다. 교회가 빼돌린 전범들은 독재정권의 하수인이 되어 새로운 삶을 시작한 이들도 있었다. 사실 전체주의는 종교의 변형일 뿐이다. 히친스는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다. 히친스에 따르면 북한은 <1984>의 소설속의 나라의 현실화된 모습이었다. 히친스는 미국 극우파에 거액을 기부하는 통일교의 문선명을 연상한다. 히친스는 두 개의 한국에서 모두 아버지가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찌나 얼굴이 화끈거리던지.

 

만약 한 노인네가 사내아기의 고추를 빨다가 들킨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온갖 비난이 쏟아질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유대교 분파인 하시디즘 그룹은 이런 모헬, ‘할례 집도자가 있다. 2005년에 모헬을 수행하다 두 명의 아이들이 목숨을 잃었다. 미개한 종교라고? 단지 하시디즘만 그럴까? 뱅골에서 소아마비 백신 무료 접종으로 아이들의 상황이 개선되고 있었다. 이슬람교도들은 백신 접종이 음모라고 말했고, 소아마비가 이미 박멸된 나라까지 소아마비가 다시 되살아났다.

 

크리스천 사이언스신도들은 자녀가 수혈이 필요한데도 여호와의 증인이라는 환상에 빠져 수혈을 허락하지 않았다. 인도의 힌두교 신자들은 어린 여자아이를 결혼시킨다. 시집 식구들은 지참금이 적을 때 어린 신부를 산 채로 태워 죽인다. 바티칸과 천주교 교구들은 엄청난 규모의 어린이 강간 및 고문 사건의 책임을 인정했다. 교회는 오랫동안 콘돔 사용을 반대해 왔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부주교인 라파엘 라노 시푸엔테스는 신도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교회는 콘돔 사용에 반대한다. 남자와 여자의 성적인 관계는 반드시 자연스러워야 한다. 개가 다른 개와 성관계를 맺으면서 콘돔을 사용하는 모습은 본 적이 없다.”

 

종교란 이런 것이다.

 

폭력적이고, 비이성적이고, 관용을 모르며, 인종차별주의, 부족주의, 편협성과 손을 잡고, 무지라는 옷을 입고, 자유로운 탐색을 적대시하고, 여성을 경멸하고, 아이들에게는 강압적인, 조직화된 종교는 양심에 커다란 짐을 지고 있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이 죄목에 추가해야 할 것이 하나 더 있다. 종교가 세상의 파멸을 고대한다는 것. ”

 

히친스에 따르면 인간에게 필요한 건 종교가 아니라 새로운 계몽이다.

 

사람의 진정한 가치는 상상 속의 것이든 진짜이든 진리를 소유하고 있는지 여부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진리에 도달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에 의해 결정된다. 진리의 소유 여부가 아니라, 진리를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다보면 능력이 점점 커지고, 계속해서 더 완벽해질 수 있는 가능성도 생기게 된다. 소유는 사람을 수동적이고, 게으르고, 오만하게 만든다.

 

만약 하느님이 오른손에는 모든 진리를, 왼손에는 비록 끊임없이 실수를 저지르더라도 꾸준히 부지런하게 진리를 추구하려는 열정을 감춰 쥐고서 내게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나는 겸손하게 왼손을 택할 것이다.

 

고트홀트 레싱, <안티 괴제>

 

의심하라.” 이것이 히친스의 제안이다.

 

사이비 종교를 포함한 모든 종교와 이데올로기, 전체주의, 파시즘, 나치즘, IS 등은 세 단계 구조로 작동한다. 첫째, 나는 믿는다. 둘째, 나는 믿으므로 나는 선택받았다. 고로, 나는 우월하다. 셋째, 믿지 않는 너, 열등한 너는 죽여도 좋다. 죽어야 한다.

 

종교의 가르침은 사랑과 자비다. 역사들 돌이켜보면 사랑과 자비는 온데간데없고 폭력과 배척, 살육만이 

강물처럼 흘러넘쳤다.

 

애초에 믿지 않게 하면, 혹은 선택받았다고 생각하지 않게 하면 폭력과 살인을 그칠 수도 있지 않을까? 어떻게 해야 믿지 않게 할 수 있을까? 모든 사람들에게 <얀테의 법칙>을 하루에 한 번씩 암송하도록 하는 건 어떨까?

 

1. 네가 특별한 사람이라고 믿지 말라

2. 네가 다른 사람보다 더 가치 있다고 믿지 말라

3. 네가 다른 사람보다 더 현명하다고 믿지 말라

4. 네가 다른 사람보다 잘났다고 믿지 말라

5. 네가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이 안다고 믿지 말라

6. 네가 다른 사람보다 위대하다고 믿지 말라

7. 네가 무엇을 잘한다고 믿지 말라

8. 다른 사람을 비웃지 말라

9. 누가 혹시라도 너에게 관심을 갖는다고 믿지 말라

 

믿는 자들은 책상 앞에 <얀테의 법칙>을 붙여 놓고, 종교에 적대적인 책들을 읽어 보자. 이 책을 읽고도 믿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영혼의 치유가 필요하다. 정신병원에 가야한다.

 

무언가를 믿고 싶어 한 세월을 반성한다.

 

나는 믿지 않는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5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6-04-26 16: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4-26 16: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CREBBP 2016-04-26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믿는 걸 아는 걸로 착각하는 게 가장 위험한 거죠. 그 모든 학살이 종교가 근거없는 믿음의 이름으로 행했다는 걸 늘 염두에둬야겠어요. 시이소오님글은 아 뭔가 통쾌하고 중독성이 있어요 ^^

시이소오 2016-04-26 17:35   좋아요 0 | URL
중독성이 있다뉘 ㅋ
`영혼의 히로뽕`은 아닐런지요? ^^;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 행복지수 1위 덴마크에서 새로운 길을 찾다 행복사회 시리즈
오연호 지음 / 오마이북 / 201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구 560만명, 국토는 한반도 5분의 1. 1년에 해가 온전히 뜨는 날은 50여일 정도. 천연자원도 없고 딱히 볼거리도 없는 나라. 그럼에도 매년 행복지수 1위를 차지하는 덴마크의 비결은 뭘까?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가 직접 덴마크를 찾아갔다.

 

덴마크의 역사.

 

그러고보니 북유럽 국가의 역사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게 없다. 학교 다닐 때 배웠던가? 아프리카는 더 더욱 모르고, 동남아도 모르고, 중동도 모르고. 허걱, 세계사 공부를 다시 해야겠다. (매일 만나는 나의 무지)

 

덴마크도 바이킹의 후예였음? 하긴 노르웨이가 덴마크 땅이었으니. 1814년 덴마크는 스웨덴에 노르웨이를 뺏겼다. 1864년엔 독일과의 전쟁에서 패하면서 영토의 3분의 1을 독일에게 뺏긴다. 독일 눈치를 보며, 황무지 밖에 없었던 덴마크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재건을 이룩한다. 그룬트비가 주도한 깨어 있는 농민 되기운동, 협동조합 운동, 달가스가 주도한 국토개간운동을 통해 덴마크는 오늘날 행복지수 1위 국가의 초석을 다진다. 농민이 주도하는 농민학교에서 덴마크 농부들은 덴마크 역사와 문학 등을 공부했다고 한다. 농민들이 문학과 역사라니!

 

행복한 일터

 

오연호는 세 차례에 걸친 덴마크 취재에서 택시기사, 식당종업원, 주부, 학생, 교사, 공무원, 언론인, 목사, 의사, 변호사, 국회의원 등 여러부류의 사람들을 만났다.

 

그래서 당신은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까?” 라는 물음에 덴마크의 모든 사람들이 머뭇거림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고. 어떻게 그럴수가!

 

오연호는 덴마크가 행복지수 세계 1위의 나라라는 데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을 단 한명도 만나지 못했다고 말한다. 냉철한 언론인들에게 다른 대답이 나올거란 기대마저 무너졌다. 신문사 <폴리티켄> 기자들은 1년에 7주의 휴가, 6년마다 3주씩 추가된다. 경력 6년 이상이면 한 해 휴가만 10주다.

 

덴마크의 언론은 기본적으로 비판적입니다. 권력 집단인 정치권과 대기업, 주요 기관을 매우 강하게 감시하고 있어요. 덴마크의 언론은 어떤 제약도 받지 않고 비판의 자유를 누립니다. 언론이 그런 역할을 했기 때문에 덴마크에는 부정부패가 거의 없어요.”

 

, ‘기레기의 나라에 사는 후진국 국민으로서 이렇게 부러울 수가.

 

덴마크에선 실직자가 2년간 받은 실업보조금은 기존 월급의 최대 90%에 달한다. 5일 기준으로 한 달에 최소 1860크로네(200만원), 최대 16300크로네(300만원)를 받을 수 있다.

 

덴마크가 행복지수 조사에서 세계 1위인 이유 중 하나는 어떤 일이 있어도 일정한 기본소득이 보장되기 때문입니다. 덴마크인들은 밥벌이를 위해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지 않아요.”

 

덴마크 노조 조직률은 68.5%. 한국은 2011년 기준 9.9%. 덴마크의 조세부담율은 약 50%, 한국은 약25% 두 배에 가깝다. 덴마크 사람들은 월급의 절반 가량을 세금으로 내면서 불만이 없을까. 오연호의 취재에 의하면 역시나 단 한명도 없었다. 덴마크에선 실업을 하면 실업보조금이 나오고 대학까지 공짜로 다니고 병원비가 평생 무료다. 부패지수에서도 가장 깨끗한 나라답게 덴마크인들은 자신의 세금이 제대로 쓰이는 것을 몸으로 체험했다. 만일 덴마크처럼 세금이 제대로만 쓰인다면 우리도 월급의 반을 내놓을 수 있지 않을까.

 

행복한 사회

 

독일 역시 복제 제도가 잘돼 있는데도 왜 덴마크인들이 더 행복하다고 할까요? 그것은 제도 이전에 태도의 문제입니다. ‘우리는 모두 똑같다는 정신적인 태도, 가치관이 중요하죠. 덴마크에서는 남이 큰 집을 갖고 있어도, 친구가 좋은 대학을 다녀도 부러워하는 문화가 없습니다. 어찌 보면 덴마크 사회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려고 하기보다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을 먼저 제거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인 알브렛슨은 덴마크인들의 이런 태도가 얀테의 법칙(Law of Jante)’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일부는 다음과 같다.

 

자신이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 말라.

4.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잘났다고 착각하지 말라.

8. 다른 사람을 비웃지 말라.

9. 누가 혹시라도 네게 관심을 갖는다고 생각 말라.

10. 자신이 누군가를 가르칠 수 있다고 생각 말라.

 

미래 예측 보고서 <드림 소사이어티>의 전자인 롤프 옌센 역시 덴마크가 가장 행복한 나라라는데 동의한다. 행복한 교수인 그레베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사회민주주의보다 다른 용어를 제안한다.

 

나는 사회시장경제라고 부르고 싶어요. 혹은 사회투자국가라고도 할 수 있죠. 덴마크 사회는 시장의 힘을 이용하지만 사회정의라는 관점을 놓치지 않아요. 높은 수준의 자본과 높은 수준의 신뢰가 결합돼 있습니다.”

 

덴마크에선 월급의 80%를 공동체에 내는 마을 공동체도 있다. 구성원끼리의 소득격차는 거의 제로다. 덴마크는 OECD기준으로 불평등지수가 가장 낮은 나라기도 하다.

 

덴마크인들은 80%가 기독교인이라고 한다. 매주 일요일 교회에 나가는 비율은 어느정도일까? 3%.

 

덴마크 사람들은 대부분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적어도 생활고 때문에, 경제적 생존 문제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지는 않죠. 그런 문제로 고통을 느끼는 사람들은 하느님께 더 의지하게 됩니다. 교회에 사람이 몰린다는 것은 불행한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방증일 수 있어요. 그런 면에서 덴마크의 낮은 예배 출석률과 높은 행복지수는 일정하게 연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교회에 예배가 난무하는 이유! 수요예배, 목요예배, 금요예배, 주간예배, 야간예배, 새벽예배, 기타등등. , 정말 부럽다. 덴마크 교회는 한국 교회처럼 헌금도 구걸하지 않는다. 매달 월급에서 자동적으로 이체된다. 덴마크 인들이 교회에 나가지 않는 것은 믿음이 약해서가 아니라 믿음이 문화가 되었기 때문이다. 기독교 정신은 덴마크를 가장 행복한 나라로 만드는데 일조한다.

 

덴마크는 가난한 사람이나 아픈 사람을 도와야 한다는 책임감이 분명한 사회입니다. 그런 연대 정신의 핵심은 기독교의 사랑에서 왔다고 봅니다. 서로 사랑하라. 이 기독교 정신이 덴마크에서 다른 사람과의 관계, 사회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의 관점에 매우 깊이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사회의 분열을 일삼는 한국 기독교인들은 기독교의 핵심적 가치가 무엇인지 숙고해봐야 할 것이다.

 

행복한 학교

 

시험도 없고 왕따도 없는 학교라니!! 덴마크에선 한 선생님이 9년간 학생을 가리킨다고 한다. 한국 부모라면 지레 걱정을 할지도 모르지만 덴마크 부모들의 담임 선생님에 대한 만족도는 굉장히 높다.

 

우리 헌법에 반드시 학교에 가야 한다고는 되어 있지 않습니다.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되어 있죠. 그런 점에서 본다면 학생들은 꼭 국가가 운영하는 공립학교에 다니면서 의무교육을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자유로운 교육철학과 방법에 의해 배워도 됩니다. 이러한 정신은 그룬트비의 철학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덴마크엔 에프터스콜레라는 학교가 있다. 고등학교 가기 전 10학년을 보내는 곳이 에프터스콜레다. 이른바 인생 설계 학교다. 이곳에서 학생들은 무엇이 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인생을 살 것인가를 배운다. 덴마크 대학은 등록금이 없을뿐더러 서열도 없다.

 

 

책을 읽는 동안 이런 나라가 있다는 게 꿈만 같았다. 거짓말 아냐!? 덴마크로부터 무엇을 배워야 할까. 덴마크 국민 중 10%에 해당하는 깨어있는 농부들이 오늘날의 덴마크를 만들었다. 결국 깨어있는 시민이 관건이다. 한 사람이 했다면 다른 사람도 할 수 있다. 한 국가가 했다면 다른 국가도 할 수 있다. 우리도 행복해질 수 있다.

 

좌우파 프레임으로는 사악함으로 똘똘 뭉친 기득권 세력들을 몰아낼 수 없다.

좌파라는 말에 기겁하는 6. 25세대가 사라지지 않는 한.

 

행복지수에서 스위스,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은 언제나 상위권을 차지한다. 흔히 말하는 사회민주주의 국가다. 나는 나를 좌파라고 생각지 않는다. ‘네 정체가 뭐냐?’하고 물으면 딱히 뭐라고 답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토니 주트 덕분에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나는 보편적 사민주의자.    


댓글(6) 먼댓글(0) 좋아요(4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Dora 2016-04-25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림소사이어티 저자가 덴마크인이었군요 하도 오래전에 읽어서 ㅠ

시이소오 2016-04-25 14:02   좋아요 0 | URL
저는 아직 못 읽어봤는데, 재스민님, 역쉬 ^^

david27 2018-01-30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이소오님
제가 책을 등록할 때마다 잊지않고 ˝좋아요˝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책을 어마어마하게 읽으시네요
생업도 있으신대두~
한가지 궁금한게 있어서 여쭤봅니다
어떻게 해야 ˝매니아˝가 되는거죠
700개이상의 매니아이시던데
그어디에도 매니아 되는방법은 나오지 않던데요
시간되실때 답변주시면 큰 기쁨으로 여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시이소오 2018-01-30 22:55   좋아요 0 | URL
리뷰나 페이퍼나 글을 자주 올리시면 될거에요^^

david27 2018-01-31 0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오늘 하루도 승리하세요

시이소오 2018-01-31 08:13   좋아요 0 | URL
ㅎㅎ 다비드 혹은 데이빗님도 승리하소소 ^^
 
위대한 개츠비 (영문합본) 펭귄클래식 10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보영 옮김, 토니 태너 서문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위대한 개츠비>가 고전이라고 한다. 숱한 작가들이 <위대한 개츠비>를 좋은 소설이라 말해왔다. <위대한 개츠비>의 고전화는 전 세계적인 사기극이다. 마치 IMF가 가난한 나라를 구제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주장과 흡사하다. IMF가 찔끔 찔끔 돈 빌려 주며 요구한 사항을 돌아볼까.

 

국영 기업 민영화

정부규제 철폐

복지 등 공공지출 대폭 축소

임금 동결 및 삭감

외국 기업을 위한 완전한 시장 개방

기업 세금 감면

노동 조합 무력화

노동 유연화. (해고하기 쉽게 해주세요!)

 

지금 박근혜와 새누리당이 하는 짓거리다. IMF180개국이 회원국으로 있다. 그런데 1달러 1표제다. (국민투표도 이런 식으로 하자는 정신 나간 경제학자도 있다.) 따라서 의사결정권은 미국이 가진다. 나치는 미국이 전 세계에서 저지른 악행에 비교한다면 동네 양아치에 불과하다. 각국의 민주화 운동 때마다 독재정권에 총칼을 쥐어준 미국에 의해 죽어간 사람들의 피를 모으면 바다를 새로 만들 수 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었는지 스티븐 핑커가 세고 있을 걸)

 

이 깡패국가 미국이 유독 열등감에 몸부림친 부분이 문화, 예술이다. 특히나 문학 쪽에선 유럽에 대항해 딱히 내세울만한 작가가 없었다. 마크 트웨인, 호손, 헨리 제임스 정도? 20년대에 허먼 멜빌은 발견되지 않았다. 미국은 작가를 발명해내야만 했다. 또한 미국은 공산주의에 대항해 자본주의를 공고히 할 필요도 있었다. 그래서 예술을 자본주의 시녀로 고용했다. (미국 자본주의(현대 신자유주의)에 대한 예술(문학, 미술, 음악, 영화 등등)의 시녀화는 오늘날에도 어느 국가에서든 쉽게 목도할 수 있다. (헐리웃 히어로물을 보고나면 벌떡 일어서 미국 국가를 따라 부르고 싶지 않던가?)


1차 세계 대전의 승리 이후, 1920년대는 이른바 째즈시대, 한 마디로 흥청망청한 시절이었다. 피츠제럴드는 단 편 한 편당 오늘날로 치면 오만 달러를 받았다. 펭귄판 <아가씨와 철학자>8편의 단편이 실려 있으니 40만 달러. 한화로 치면 4억이 넘는다. 피츠제럴드 뿐만 아니라 잡지에 게재된 단편들 고료가 이 정도였다. 작가들이 미칠 만하다. 그렇다면 잡지는 어떤 소설들을 뽑았을까?

 

<아가씨와 철학자>에 실린 단편들을 읽어보면 쓰레기도 이런 쓰레기가 없다. 미용실에 언제 갈 건지, 춤은 어떻게 춰야 하는지, 머리를 어떻게 잘라야 남자들을 꼬실 수 있는지, 한마디로 소녀취향 여성 잡지에나 어울릴 글들뿐이다. , 자본주의와 소비를 조장하는 소설들만이 팔렸다. 피츠제럴드는 잡지사가 원하는 소설이 어떤 것인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끊임없이 쓰레기들을 써냈다. 소설을 쓰면 쓸수록 그의 금이 간 영혼은 점점 더 깨져갈 수밖에 없었다. 결국 그는 인간의 삶이란 몰락의 과정이라고 말할 정도로 망가져갔다.

 

<위대한 개츠비>는 가장 미국적인 소설이다. <위대한 개츠비>는 소비지상주의를 낭만적 사랑으로 포장한 소설의 원조다. 원조중의 원조. (이후 숱한 작가들이 멋도 모르고 따라했다. 특히나 젊은 시절의 하루키)

 

<위대한 개츠비>의 배경, 화자, 캐릭터, 내러티브 전략을 보면 피츠제럴드가 얼마나 영악하고 교활하고 가증스러운지 감탄스러울 지경이다.

 

닉이라는 화자

 

소설에서의 화자는 웨스트 에그에 사는 개츠비의 이웃인 닉 캐러웨이다. 닉은 증권회사 직원이다. (매춘자본주의 소설의 화자로서 이보다 더 어울리는 직업이 있을까? ) 닉이 지켜본 개츠비의 집은 박람회혹은 놀이공원이다. 개츠비의 집은 어린이가 바라보는 디즈니랜드다. 휘황찬란한 조명, 아름다운 재즈 음악, 넘쳐나는 음식과 샴페인, 화려함, 풍요로움. 천국이 따로 없다.

 

닉이 처음 개츠비에 집에 갔을 때, 닉은 개츠비에 대한 태도와 마찬가지로 경계심을 품는다. 그러나, 샴페인 두 잔 마시자 눈앞의 모든 풍경이 뭔가 중요하고 근원적이며 심오하게 바뀐 기분이 든다고 말한다. (개츠비의 프랑스식 저택이 양조업자가 지은 점을 상기해 두자.) 이후 개츠비에 대한 닉의 경계심은 눈 녹듯이 사라진다. 이후 닉에게 개츠비는 선망의 대상이 된다. 화자인 닉이 경계심을 풀고 개츠비를 선망으로 눈으로 바라봄과 동시에 독자인 우리 역시 개츠비에 대한 경계심을 풀고 선망의 눈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다.

 

개츠비라는 캐릭터

 

개츠비는 금주법 시대에 알카포네처럼 술을 빼돌려 돈을 긁어모았다. , 개츠비는 술 밀매상이다. 우리로 치면 조폭 오야붕이다. 그러니 분홍색 양복입고 돌아다니지. , 개츠비는 범죄자다. 그런데 독자는 자주 잊어버린다. 피츠제럴드가 설계한 개츠비의 캐릭터 때문이다. 개츠비는 막대한 부를 거머쥐고도 자신을 버리고 다른 남자와 결혼한 데이지를 잊지 못하는 순정남이다. 데이지와의 재회의 순간에도 개츠비는 마치 첫사랑에 설레여 하는 소년처럼 낭만적인 캐릭터로 묘사된다.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가 없다.

 

희생자 코스프레 내러티브


이스트 에그, 이탈리아 정원식 석유 사업가 집에 사는 톰 뷰캐넌은 아내인 데이지 몰래 주유소 집 유부녀인 윌슨 부인과 바람을 핀다. 닉은 하얗고 긴 케이크 조각같이 생긴 아파트에서 윌슨 부인을 처음 만난다. (케이크 조각같은 아파트를 몸부림치고 싶을 정도로 사고 싶지 않은지? 하루키는 케이크를 초콜릿 무스로 진화시켰다.)

 

노란 차를 운전하던 데이지가 사고로 윌슨 부인을 치고 달아난다. 아내의 죽음에 복수하고자 윌슨은 개츠비가 운전했다고 생각해 개츠비를 살해한다. 개츠비는 결국 데이지 때문에, 톰 뷰캐넌 때문에 오해로 인해 죽은 셈이다. 술 밀수로 떼돈을 번 조폭 개츠비는 내러티브의 힘을 입어 희생자, 피해자가 된다. 내러티브는 그가 범죄자임을 은폐한다. ‘노동자 해고하기 쉽게 해주세요하고 길거리에서 서명 받는 대통령과 재벌 총수들이 떠오른다. (위대한 개츠비를 읽은 것일까?)

 

<위대한 개츠비>가 소비주의에 대한 비판이라는 비평은 개소리다. 이 소설은 소비주의를 조장한다. 아내의 사고 이후 윌슨은 안과의사 T.J 에클버그 박사의 두 눈을 보고는 하느님이 모든 걸 보고 계셔라고 되풀이한다. 옆에 있던 미카엘리스가 그를 설득한다. “저건 광고예요


신은 죽었고 신의 자리를 차지한 건 상품이다. 피츠제럴드는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게 아니라 상품을 통해 면죄부를 부여하려 한 것이다. 하여, 미국의 정신 나간 대중들은 <위대한 개츠비>를 찬양한다. 죄의식을 덜 수 있기 때문에.

 

피츠제럴드의 대척점에 있는 작가는 폴 토머스 앤더슨이다. 석유, 알코올, 신(<데어윌비 블러드>, <마스터>) 등등. 피츠제럴드가 미국식 자본주의에 기생했다면 폴 토머스 앤더슨은 미국의 자본주의, 혹은 미국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대중은 상당히 무비판적이어서 가장 하얀 실로 속임수 바느질을 한다 해도 절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을 만큼 태연하다. 그래서 어디에 있는 무엇이든 대단히 멋지다고 여기면서 사기꾼의 협잡에 적당히 무릎을 꿇는 것이다.

 

p 274, 작품해설 <위대한 개츠비>, 펭귄 클래식

 

<위대한 개츠비>의 후예들엔 어떤 책이 있나? 단연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섹스 샵 마다 섹스 토이가 동이 났다. 대표 작가는 미국 작가가 아니라 프랑스 작가다. 기욤 뮈소다. (억 대 짜리 시계가 있다는 걸 뮈소 책을 보고 알았다.) 뮈소의 책 아무 책이나 들춰보면 돈을 쓰고 싶어 근질근질 거릴 것이다.

 

헤밍웨이는 말했다. “제이(피츠제럴드)를 죽일까봐 겁이 난다. 아마 누구든 그랬을 것이다. 피츠제럴드는 개망나니였다. 개망나니가 쓴 <위대한 개츠비>쓰레기 개츠비. 이 작품을 고전이라 주장하는 것은 사기꾼의 협잡에 적당히 무릎을 꿇는비열한 짓거리다.  


댓글(39) 먼댓글(0) 좋아요(6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6-04-24 12: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4-24 12: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초딩 2016-04-24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면죄부 발행에 끄덕 끄덕 합니다. 절묘한 시대적 지리적 (미국) 타이밍을 십오분 발휘한 것에도 끄덕끄덕합니다. 시원하게.
그가 (그것이, 그녀가) 거기에 있어서인지,
그 자리에 그가 있어서 인지도 생각해봅니다.

시이소오 2016-04-24 12:27   좋아요 0 | URL
그는 누구인가요? ㅋ

초딩 2016-04-24 12:29   좋아요 0 | URL
피츠제럴드 라 답하다보니 개츠비도 합본해야할 거 같네요 :-)

초딩 2016-04-24 12:32   좋아요 0 | URL
자신의 재능을 더 잘 발휘하기 위해 상화을 잘 이용했다에 뭐라거 말 할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올바르게 선택했어야할 것 같다 생각합니다. 무엇이 올바르냐 ... 그건 소크라테스가 말했듯 자신의 마음이 답을 쥐고 있을 것이라 또 생각합니다.

시이소오 2016-04-24 12:38   좋아요 0 | URL
칸트로 말하면 선의지 인데요. 선의지없이 글을 싸지르는 작가들 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네요 ^^

syo 2016-04-24 12: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들어 시이소오님의 분노에 찬 목소리를 자주 듣게 되는 것 같아요. 대부분 격하게 공감했는데 개츠비는 좀 충격적이긴 하네요. 전 오히려 이 책 읽고 와, 돈 이거 사람 여럿 버리는 구나, 하면서 오히려 돈에 정나미기 떨어졌었거든요. 그래서 이 책이 자본의 편이 아니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땐 너무 어려서 그랬던 걸까요? 시이소오님의 글을 보고 다시 뒤적여보니 정말 말씀처럼 구석구석 소비주의적인 데가 눈에 들어오는군요.

시이소오 2016-04-24 12:34   좋아요 1 | URL
벌써요? 발빠르시네요 ^^

조르그 2016-04-24 13: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좋은 글입니다 몰랐던 걸 배워갑니다~~

시이소오 2016-04-24 13:17   좋아요 1 | URL
고전 다시 읽기라고 할까요? ㅋ

깊이에의강요 2016-04-24 15: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Respect

시이소오 2016-04-24 15:15   좋아요 1 | URL
subspect ^^;

곰곰생각하는발 2016-04-24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ㅎ 분노의 페이퍼 !
실제로 피츠제랄드, 상류사회의 번들거림에 영혼을 판 작가이기도 하죠..
셀럽이었잖습니까. 돈맛을 안 거죠..
백구두 신고, 나비 넥타이 매고, 명색이 유명인이니 인기 좋고,, 말빨 좋고....
이 페이퍼읽으면 김연수가 뚜껑 열리겠네요.. 참그러고보니 하루키도 열받겠네요..
아마 하루키가 뽑은 다섯 손가락 안에 이작품이 들어가있을겁니다

시이소오 2016-04-24 17:42   좋아요 1 | URL
김영하 말씀하시는거죠? 김연수도 좋아했나여?

곰곰생각하는발 2016-04-24 19:58   좋아요 1 | URL
아. 김영하였군요.. ㅎㅎ..

오늘도 맑음 2016-04-24 1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속이 다 시원하네요~!! 시이소님 최고~!!

시이소오 2016-04-24 20:32   좋아요 0 | URL
ㅋ 시원하셨다니 저도 시원하네요 ^^

2016-04-24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읽고난 소감은 이랬습니다.
이런 쓰레기 같은 여자에 미쳐서 지 일생을 ㅂㅈ같이 소모한 남자의 쓸데없이 허망한 이야기를
왜 이렇게 잘썼을까? 혹시 내가 모르는 딴 게 숨어 있나?
이게 아주 아주 옛날 삼중당 문고본으로 읽은 중학생의 감상입니다.
역시.. ㅋㅋ 나름 재능있는 작가 맞네요.

시이소오 2016-04-24 21:21   좋아요 0 | URL
허걱 중학생 때 개츠비를. 힌님이 위대하시네요 ^^

꿈꾸는섬 2016-04-24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도 다시 읽어야겠네요. 앞서 리어왕에 이어 위대한 개츠비까지 읽긴했는데 전혀 몰랐던 얘기들이라 계속 어리둥절하고 있어요. 시이소오님 글 덕분에 얼른 다시 읽기해야겠어요.^^

시이소오 2016-04-25 08:27   좋아요 0 | URL
즐독하세요^^

pada 2016-04-24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흥미롭네요. 다시 읽어봐야겠어요.

시이소오 2016-04-25 08:27   좋아요 0 | URL
파다님도 즐독하시길 ^^

별족 2016-04-25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츠비,는 영 안 읽어지던데, 저는 `창문넘어 도망친 백세노인`이 그렇게 싫었다는.

시이소오 2016-04-25 09:11   좋아요 0 | URL
저는 창문넘어, 가 안 읽혀지던데요. ㅋ ^^;

samadhi(眞我) 2016-04-25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소설 느무느무 싫었는데 다들 개츠비 찬양을 해서 어리둥절 했습니다.

시이소오 2016-04-25 21:49   좋아요 0 | URL
의외로 공감해주시는 분들이 많네요. 누군가가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소설이라고 했다는데, 아무리 미국이 문화에 대한 헤게모니를 장악한 시대라고 하지만 미국인들이 좋아하니까 좋은 소설이 되는건 아니잖아요? ^^

1232323 2016-04-30 1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헤밍웨이는 미국 사람아닌가요? 헤밍웨이 미국작가로 좋지않나요

시이소오 2016-04-30 19:18   좋아요 0 | URL
좋은 작가라고 하지만 과대평가 받은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

detre 2016-05-01 1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어렸을때부터 찬양받던 책이었으나 읽어보고 왜 유치한 로맨스같은 소설이 찬양받는거지 했었는데 이유가 여기있었네요 그이유와 신랄한 비평 잘들었습니다 이승만과 반민특위가 ㄸ오르내요

시이소오 2016-05-01 19:11   좋아요 0 | URL
이승만과 반민특위를 또올리시다뉘, 대단하세요^^

2016-05-01 19: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5-01 19: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니아언더세븐 2016-05-24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싸구려 미국문화가 자본의 힘을 등에 업고 문화사대주의를 강요 하는 것 같아서 불편했는데..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신 분이 계서서 반갑습니다^^ 가끔 들르겠습니다~

시이소오 2016-05-24 16:30   좋아요 0 | URL
동감해주시는분이 계셔
저도 반갑습니다 ^^

그거슨인생 2019-03-17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핏 보면 닉의 시선을 따라 개츠비를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사실 가만 보면 닉 자체가 객관적이지 못하고 거짓말도 많이 하는, 별로 미덥지 못한 나레이터죠. 저 개인적으로는 피츠제럴드가 독자들에게 그런 닉의 이중성을 간파하고 개츠비를 부정적으로 봐주길 바랐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mediocris 2019-04-19 19: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위대한 개츠비 서평에 왜 박근혜를 들먹입니까? 그러니 ˝<위대한 개츠비>는 소비지상주의를 낭만적 사랑으로 포장한 소설의 원조˝라는 분노(?) 아닌 분뇨가 나오는 겁니다. 정치이념이라는 분뇨와 뒤범벅된 분노로는 위대한 개츠비가 왜 위대한지 영원히 깨닫지 못할 것입니다. 댁이야말로 정치이념의 ‘트리말키오’이기 때문입니다.

소설내의논리에충실하길 2019-06-10 1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신선한 관점이 돋보이는 글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글을 읽다가 몇 가지 의문점이 드는 부분이 있어서 몇 자 적어봅니다. 위의 그거슨인생님은 닉 자체가 객관적이지 못한 서술자라고 말씀하셨지만..글쎄요..

우선, 닉은 증권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서 ‘디즈니랜드에 간 어린이’를 보는 것과 같이 그의 서술을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 시이소오님의 주장으로 읽힙니다. 여기서 그가 증권업에 종사한다는 사실이 서술자로서의 그의 신뢰성을 깎아내리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뒤에 나오는 내러티브(희생자 ‘코스프레’)에 화자인 닉의 시선이 반영되어 있는 만큼 그의 서술을 신뢰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중요한 문제인 것 같습니다.

또한 이 글은 닉이 샴페인을 마시고 파티에 동화되는 장면을 두고, 개츠비에 대한 판단이 ‘선망’으로 바뀌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닉의 판단을 술 두 잔을 마시고 난 뒤의 일시적 감상이나 충동에서 나온 것으로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왜냐하면 닉의 판단은 개츠비의 삶을 직접 경험하고 1년이 지난 후 그의 삶에 대한 총체적 이해와 숙성을 거쳐 나온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판단은 신중에 신중을 기한 것임을 닉은 강조합니다. 해설자로서의 닉의 신뢰성은 닉이 자신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작가에 의해 철저히 준비되어 제시됩니다. 무엇보다 닉은 자신이 매우 신중한 판단의 소유자임을 강조합니다. 그는 자신이 “누군가 남을 비판하고 싶을 때면 언제나 이 세상 사람이 다 너처럼 유리한 입장에 놓여 있지 않음을 명심하라.”는 아버지의 교훈을 항상 되새기며 살아왔음을 강조하기 때문이죠.

셋째는 개츠비가 ‘희생자’인지 ‘희생자 코스프레’를 하는 것인지의 문제입니다. 희생자 코스프레는 ‘어떠한 잘못을 저지른 자가 그 책임을 모면하기 위해 해당 사안의 피해자 또는 기타 다른 자에게 책임을 덮어씌우고 자신이 오히려 희생자인 척 가장하여 동정심을 유발,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들고자 하는 연속적인 행위’라는 뜻인데, 개츠비가 데이지를 끝까지 책임지려 하는 것은 오히려 이와 상반되는 것이 아닌가 의문이 듭니다. 내러티브에서 개츠비의 비극적 죽음이 그가 범죄자라는 사실까지 은폐하고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예컨대, 닉은 개츠비의 인생을 회상하면서 자신이 경멸해 마지 않는 모든 측면을 지닌 인물이라고 평가합니다. 소설의 서두에서 닉은 1년 전 자신이 경험한 개츠비의 삶과 죽음을 회상하며 개츠비에 대한 부정적, 긍정적 측면을 모두 서술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그가 범죄자라는 사실 또한 포함되지요. 그는 자신이 경멸해 마지않는 측면을 지녔지만 그래도 그의 방향과 의미는 옳았다고 결론 짓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를 보여주고 설명하는 과정이 바로 이 소설의 구성적 요체입니다. 전혀 은폐하려거나 코스프레하려 하는 것 없이요.

마지막으로 상품을 통해 면죄부를 부여하려 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로 쓰신 건지 명확하게 와닿지 않습니다. 상품(에클버그 의사의 눈)이 윌슨의 행위에 면죄부를 부여하고 있다는 것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