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보는 나, 착각하는 너 - 나보다 타인이 더 신경 쓰이는 사람들 심리학 3부작
박진영 지음 / 시공사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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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눈치 보는 나, 착각하는 너(박진영: 시공사, 2013)

사회심리학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나'와 '너'

 

  "사회심리학은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면서 겪는 모든 것들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 결과를 제시하는 학문이다."

 

  2013년을 살아가고 있는 젊은 세대를 가리켜 '삼포 세대'라는 말이 있습니다. '삼포'란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20대-30대를 가리킵니다. 이들 세대를 가리켜 사람들은 말을 정리하면 나약하고 근성이 없다고 비판하는 이들과 선택이 아닌 강압적 포기라고 옹호하는 사람들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불안하고 흔들리는 자존감을 갖고 살아가야 하는 환경에 노출된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혹시 이들의 공통점과 특징을 찾아낼 수 있다면 이를 바로잡을 수는 없을까요?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해 그리고 불안한 관계의 저편에 서 있는 '당신'을 이해하기 위한 작은 노력을 소개합니다.

<나를 알고 그를 아는 것이 관계의 시작일까?>

 

   저자 박진영은 주로 사회성, 신뢰, 이성관계, 스킨십 등의 연구 주제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회심리학도 입니다. 사회심리학의 중요한 최신 연구들을 쉽게 풀어 소개하는 '지뇽뇽의 사회심리학 블로그(Jinpark.egloos.com)를 방문하면 책에 미처 수록되지 못한 내용들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답니다.

 

  개인적으로 자기계발서와 심리학 관련 서적이 참으로 많이 발매된 2012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출판계의 흐름은 2013년에도 계속되리라고 생각되는데 그 이유중 한가지가 대한민국을 이끌어가야할 다양한 세대계층들이 경험하는 어려움입니다. 대표적으로 '삼포'를 비롯한 부정적 상황과 관련되어지는 '신조어'가 많이 생겨나고 있는데 이러한 신조어들의 등장만 보더라도 사실상 우리는 불안한 사회에 놓여져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인간은 대체로 불안감을 느끼면 안정감을 찾기 위해 노력을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에 보조를 맞춰 다양한 자기계발서와 힐링 프로그램, 그리고 심리학 관련 서적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문제는 생각보다 많은 자기계발서와 힐링 프로그램, 그리고 심리학 관련서적들의 등장으로 내게 맞는 혹은 필요한 내용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시간은 부족하고 그렇기 때문에 효율적이고 유익한 내용을 읽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는 마음을 가졌었기에 이 책의 리뷰를 쓰고 있는 것일테죠.

<또 심리학 책이냐라고 말하기도 하겠지만 좋은 건 좋은 거에요 ^-^>

  이 책은 기본적으로 '사회심리학'의 관점에서 쓰여진 일상 속 생활에 놓여진 사람들을 연구한 교양심리학 분야에 분류되는 책입니다. 쉬운 심리학 누구나 적용할 수 있는 심리관련 자료라는 타이틀을 가진 책들이 많이 있지만 10권중 6권은 어려운 책이라고 생각하기에 4권의 책을 찾기 위해 오늘도 아내의 힘을 빌립니다.(어려운 책은 읽지 않는 아내이기에 아내가 쉽다고 하면 정말 쉬운거임 - -;)

 

  이 책의 주요 소재는 인간 모두에게 있는 '소속욕구'라는 부분입니다. 사회심리학의 가장 핵심적인 이론이면서 현대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조직의 특징과 관련된 다양한 소재들이 '소속 욕구'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소속 욕구'에 관계된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전하면서 '소속 욕구'를 사람의 행동과 의식적 구조 가운데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관점의 분석을 쉽고 재미있게 소개합니다.

  수시로 눈치를 보고 자신이 속한 관계 속에서 원인 모를 불만과 불안감을 느끼는 이들에게 '소속 욕구'에 대처하는 올바른 방법을 다양한 연구와 실험을 예로 들기에 흥미 위주로 읽어보는 것도 좋으리라고 생각합니다. 2013년 또 다른 환경에 소속되어야하는 시점에서 흥미를 갖고 재미있게 읽은 책이기에 리뷰를 남겨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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낼모레 서른, 드라마는 없다 - 방황하는 청춘을 위한 찌질하지만 효과적인 솔루션
이혜린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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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낼 모레 서른, 드라마는 없다(이혜린: 소담출판사, 2013)

산넘어 산이로구나~

 

  "일도, 사랑도, 싱글 라이프도, 취업 후에는 요령이 필요하다." -이혜린

 

  '취업'을 해야 결혼도 하고, 집도 얻고, 싱글 라이프를 즐길 수 있다고 하니 삶의 중심에서 취업만큼 중요한건 없는듯 싶습니다. 취업만 하면 모든게 해결될거라는 마법의 주문은 마치 고등학교때 대학만 가면 뭐든지 해결될거야라는 환상이라는 사실을 왜 모르는 걸까요?

  취업 후 경험하는 다양한 스트레스로 인해 나만 그런가? 왜 나만 그렇지?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할까? 라는 망상어린 질문을 쏟아내며 방황하는 삶들에게 스펙터클한 문제 해결을 위한 솔루션 한권을 읽고 나눠봅니다.

<여자들을 위한책? 장밋빛 꿈에 빠져있다면 남녀가 상관없다.>

 

  긍정마인드로도 버틸 수 없는 스트레스가 바로 직장 스트레스라고 합니다. 직장스트레스에 남녀노소가 따로 없다지만 그래도 여성들이 경험하는 스트레스가 남성보다 심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지표들이 많이 나와 있으니 이 책 또한 여성들의 직장내 스트레스를 아주 잘 보여주고 있는 지표가운데 하나일 것입니다. 현실주의자가 되어 이상주의자들이 꿈을 부수고 낙관론보다는 비관론을 펼치는 이 책은 서른살 즈음에 혹은 직업이 곧 삶의 전환점이라는 맹목적인 신념에 철퇴를 내리는 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산넘어 산'이라는 속담처럼,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고등학교에서 대학교로, 대학교에서 취업으로, 취업에서 승진과 결혼생활오 연결되어지는 고비를 맞이하게 하는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와 문제 해결법을 <낼 모레 서른, 드라마는 없다>에서 만나봅시다.

<처세술만 고쳐나가도 문제의 상당 부분을 헤쳐나갈 수 있다.>

 

  이 책은 41가지의 직장생활과 얽힌 문제들과 일상의 이야기에서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와 이와 관련된 현명한 자세에 대해 이야기 해주는 책입니다.

 

  여성들의 직장생활을 중심으로 우먼라이프를 솔직하게 이야기 하는 이 책을 굳이 남성인 필자가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세상의 절반은 여성이고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 아니라 그녀들을 알면 직장생활과 사회생활 하기가 서로 유익한 면들이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화성남, 화성녀>를 읽고 이해하려는 노력 처럼 이 책은 서로 같은 공간에서 같은 일을 하면서 서로 같은 문제를 안고 살아가는 그녀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남성 독자들도 배울점이 많은 책이랍니다.

  물론 여성들에게는 책의 원래 대상이니만큼 공감이 가는 내용들이 많고 문제 해결은 분명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리라고 생각합니다.  

  친근한 이미지의 카툰이 전해주는 코믹한 분위기와 솔직 담백하다 못해 '솔까말'적인 표현이 넘쳐나는 위트 있는 문체, 그리고 공감이 가는 주제들에서 파생되어지는 문제에 대한 적절한 해결방법들은 '자기계발'과 '처세술'의 가치를 확 와닿게 하는 내용들이 필자는 이 책의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바입니다.

 

  공감가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이들과 그들과 만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남성들이 대체로 문제 해결에 집착하는 반면 여성들은 문제 해결 못지 않게 공감의 공간을 찾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아내 또한 육아에 의해 지치고 힘들때는 수시로 육아모임 소속 사람들과 카톡을 하면서 육아스트레스와 문제를 해결한답니다.) 그리고 <낼 모레 서른, 드라마는 없다>는 이러한 공감의 공간을 제공해주는 것은 물론이고 해결에 대한 조언과 격려와 위로가 있다는 점에서 '여성들을 위한 책'이며 남성 독자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책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30대 새로운 전환점에서 새로운 문제를 만나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 친한 친구, 멘토와도 같은 책을 통해 삶에 변화를 맞이하는 계기를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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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 미술 - 예술의 부활, 인간의 발견 시공아트 58
피터 머레이.린다 머레이 지음, 김숙 옮김 / 시공아트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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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르네상스 미술(피터머레이&린다 머레이: 시공아트, 2013)

라틴 문학과 시각 예술의 황금 시대의 도래.

 

  "르네상스란 훌륭한 라틴 문학의 부흥과 훌륭한 시각미술의 부흥 모두에 해당된다."

 

  1420년 피렌체를 중심으로 열병처럼 퍼져나간 문화 예술 부흥 운동이 이탈리아를 비롯하여 유럽 전역으로 확대되었습니다. 후세 사람들에 의해 일컬어진 르네상스라고 불리워진 이 시기의 문화 예술 운동은 델라 프란체스카, 판 에이크, 뒤러, 만테냐를 비롯하여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와 같은 위대한 예술가들의 향연으로 찬란한 황금기를 구가하게 됩니다.

<시공아트 시리즈 58번째 책: 예술의 부활, 인간의 발견>

 

    "르네상스"에 대해 얼마나 아시나요?

 

  우리가 흔히 초기 중세라고 말하는 시대의 미술의 특징은 보편적으로 그리스도와 관련된 기독교 중심의 미술이었습니다. 화가들의 의도와 장점에 상관없이 당시의 모든 문화 예술 활동의 전기에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 시점에 일어난 문화 예술 부흥운동은 세속화되어가는 흐름에 대한 항거이자 인문주의 사조의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오늘날 역사에서 가장 훌륭하고 아름다운 문화와 예술을 구가한 황금시대로서 르네상스는 조금도 부족함이 없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시공아트의 58번째 책 <르네상스 미술>은 르네상스 시대의 시작과 전성기로의 여정을 이야기 하는 책입니다. 이미 미술사학에서 인정받은 권위자이자 르네상스 연구가인 피터 머레이&린다 머레이 부부의 공저인 이 책이 번역이 되어 나왔다는 사실이 미술사에 관심이 많은 제게는 참으로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

<하나의 시대가 끝나고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는 역사적인 흐름을 만나자.>

 

  인간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사상과 관심이 출현하면서 기존의 신 중심의 사고관의 재정립이 가져오는 파격적인 변화의 흐름을 살피고 있는 <르네상스 미술>은 시간적인 순서 가운데 문화와 예술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르네상스 미술>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이탈리아 여러 도시와 유럽에서 활동한 작가들의 이야기와 작품을 풍부하게 다루고 있다.

  둘째, 신본주의에서 인본주의로 옮겨가는 흐름 속에서 작품의 변화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셋째, 르네상스 의미와 시대 상황과 복합적인 문화예술의 발전도를 이해하기 쉽게 가르쳐준다.

 

  미술사학을 통해 기술된 이 책은 단순히 미술의 역사를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사적, 역사적 의의를 분석하여 르네상스 시대의 작품들의 가치와 평가에 대한 새로운 식견을 제공해주는 것은 물론이고 보다 풍성한 르네상스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우리에게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알고 있는 혹은 간과하고 있는 르네상스 시대를 더욱 깊이 알게 해주는데 도움을 줍니다. 이는 역사와 예술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이들에게 모두 도움이 되는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시대적 배경과 사상의 흐름 그리고 변화의 흐름이 만들어낸 힘에 의해 새롭게 탄생된 르네상스 미술작품들을 보면서 르네상스가 인류의 삶에 어떠한 변화를 주었는지를 함께 배워보고 나눠보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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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게 나를 맡기다 - 영혼을 어루만지는 그림
함정임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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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그림에게 나를 맡기다.(함정임: 마로니에북스, 2012)

노마디즘 [nomadism] 그림 에세이

 

  "이 책은 소설을 본업으로 '예술로서의 삶"을 추구해온 내 오랜 신념의 한 장면이다." - 함정임

 

  사실과 허구의 경계선상에서 작가의 상상력이 그림의 가치를 존중하는 가운데 펼쳐진다면 그림은 더욱 색다르고 매력적이라고 다가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을 실현시킨 작가의 글을 만난다는 것은 즐겁고 흥미로운 경험입니다.

<일상을 예술로 예술을 일상으로 삶의 전환이 펼쳐지는 한 영감은 계속 된다.>

 

  자신을 소설가로 소개하는 작가 함정임은 현재 동아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중입니다. "예술가로서의 삶"을 지향하고 있다는 작가의 말이 반영되어 있듯이 <그림에게 나를 맡기다>는 일상과 예술의 가까운 공간 사이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시와 에세이 그리고 미학이 한데 섞여서 작품 속 그림과 함께 또 다른 작품이 된 <그림에게 나를 맡기다>는 조금은 독특한 마치 '노마디즘 [nomadism]'*의 형식을 따라 쓰여진 책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책의 형식을 찾기 보다는 작가의 삶의 편린들을 찾아 맞추는 과정이 더 의미있는 책>

 

  <그림에게 나를 맡기다>는 2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 행복과 기묘한 일상이라는 테마 가운데 그림과 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처음 표지와 제목을 본다면 그림을 주제로 설명하는 책일듯 싶지만 이 책은 그림에서 얻어지는 영감과 작가의 삶이 한데 어우러진 에세이로 보여집니다. 특정한 형식과 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내면적 자아와 삶의 가치를 그림과 함께 풀어쓰는 글은 미학관련 서적에서는 찾아보기 어렵기에 즐겁고 흥미로운 느낌 가운데 읽을 수 있었습니다.

 

  카라바조, 렘브란트, 존 싱어 사전트, 프리다 칼로, 반 고흐와 같은 익숙한 화가부터 베이컨, 발튀스, 에드워드 호퍼, 사이 톰블리, 토마스 스트루스와 안드레아스 구르스키 등의 현대 작가들까지 폭 넓게 아우러진 그림을 감상하는 재미와 작가의 시와 유려한 문장들을 보는 것을 함께 즐길수 있다는 점이 책이 가진 좋은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일 조금은 딱딱하게 느껴지는 미술 감상집에서 벗어나 부드러운 느낌의 책을 찾는 분들이 있다면 <그림에게 나를 맡기다>에 시간을 맡겨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바입니다.  

 

*노마디즘: 특정한 가치와 삶의 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끊임없이 자기를 부정하면서 새로운 자아를 찾아가는 것을 의미하는 철학적 개념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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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과 사귀다
이지혜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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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그곳과 사귀다(이지혜: 소담출판사, 2013)

공간이 말한다. 그리고 그 남자와 그 여자가 말한다.

 

  "이 책은 그러한 공간의 잠재성에 대해 조금씩 온기를 보태고자 하는 자의 사소하지만 포기할 수 없었던 기록이다."  - 김경주(시인)

 

   시인들은 일반인들은 볼 수 없는 것을 보고 표현할 수 없는 것을 표현한다고 말합니다. 아마도 김경주 시인이 바라보는 <그곳과 사귀다>에 대한 평가가 바로 시인으로서의 평가가 아닐까 싶습니다.

  여행을 좋아하지만 먼 거리를 떠나기보다는 집 밖으로 잠시 외출하는 것에서도 여행의 소소함을 찾습니다. 언제나 방문하는 장소들을 또 방문하지만 그곳에서 느껴지는 편안함을 사랑합니다. 아이와 함께 길을 거닐며 방문했던 장소를 반복해서 가는 이유. <그곳과 사귀다>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언제나 그곳에 있던 그 공간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나다.>

 

  저자 이지혜는 *에세이스트이자 기획자이며 계간 시 전문지 <에지>에 2012년 등단한 시인이기도 합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다양한 일상의 공간이 간직한 이야기를 공간과 사람을 통해서 전하고 있습니다. 테이크 아웃 커피점을 시작으로 새벽 시장까지 평소에 무심히 지나친 혹은 우리 곁에 있으면서도 가보지 못한 공간들에 관한 특별한 이야기는 일상의 여행기이기도 합니다.

 

  특별한 공간을 방문하기를 꿈꾸는 이들에게 일상의 공간들은 식상하게 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만나는 공간들의 이야기를 읽는다면 다음날 자신도 모르게 일상의 공간을 향한 발걸음을 뗄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공간과 그 공간을 방문한 그 남자와 그 여자의 이야기들이 우리를 초대하기 때문입니다.

  <그곳과 사귀다>는 50여곳의 장소들을 방문하여 저자가 느끼는 공간에 대한 단상과 상념이 얽힌 이야기들과 공간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말미에 수록한 포토에세이입니다. 이야기들의 대상이 되는 공간이 일상의 공간이기에 친숙하면서도 너무나 친숙해져 그 의미를 지나치기 쉬운 공간들에 얽힌 이야기라 공감이 가는 내용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공간이 말한다. 그리고 그 남자와 그 여자가 말한다.> 

 

  매일 혹은 자주 방문하셔도 그 공간이 내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잊고 지낼때가 많습니다. 무턱대고 길을 걸으며 반복되듯이 여러 공간들을 방문하는 동안 마음의 안정과 휴식을 취하는 필자에게 있어 이 책은 왜 그 공간을 그렇게 애틋하게 그리워하며 방문하고 있는지를 깨닫게 해준 계기가 되어준 책이기도 합니다. 아이와 함께 자주 들르는 장소들은 어쩌면 아이에게 전하고픈 안정감과 삶의 메시지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곳과 사귀다>는 크게 4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에서는 '마음'을 주고 받는 공간들을 소개하고, 2부에서는 여러 감정들이 살아 있는 혹은 영향을 미치는 공간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3부에서는 다시 방문하게되는 공간들이, 4부에서는 어제와 오늘을 다르게 만드는 특별하면서도 평범한 소소한 공간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같은 공간 같은 시간이라도 서로 다르게 다가오는 공간의 느낌과 그 느낌을 전하는 다양한 관점들을 통해 이 책은 단순하고 지루해질 수 도 있는 방문기가 아닌 특별한 책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에게 말하는 공간들과 우리들만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이 책에서 나를 만나고 그리고 그와 그녀를 만나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 에세이스트(an essayist): 수필가를 말합니다. 국내에는 동일한 명칭으로 격월간지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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