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대기업 비서실에 소속되어 5, 6년간 근무했던 적이 있다.
문학과 관련하여 큐레이터 비슷한 일들을 하는 문화재단으로 알았는데, 
알고봤더니 재벌 총수 어머니의 문화활동을 위한 사조직에 불과했다.

60대 중반이던 사모님은 시조 창작에 열을 올리셨는데
당대의 유명 소설가, 무용가, 대학교수, 시인 들을 한 명씩 자신의 방에 불러들여
단독으로 강의를 들었다.
강의 후에는 상기된 얼굴로 사모님께 하사받은 넥타이니 스카프 선물을 들고
호텔 식당에 예약된 점심을 먹으러 따라 가는 그 유명인들이
내 눈에는 참 한심해 보였다.
한심해 보였다, 고 썼지만 월급을 받고 있는 입장이다 보니 나는 더욱 한심했다.

제일 기억에 남는 건 아침부터 출근하여  행운의 편지를 몇 통씩 썼던 날.
대문 우편함에 꽂혀 있는 행운의 편지를 어느 고지식한 이가 읽고
사모님께 전해준 모양이었다.
손자 앞으로 왔으니 몰랐으면 모를까 찜찜해서 안 되겠다며
우리들에게 몇 통씩 할당하여 베껴 쓰게 한 것.
그때 나는 알았다.
그들의 눈에는 우리 직원들이 가정부나 운전기사와 다를 게 하나도 없다는 걸.
(하나마나한 일을 했던 우리에 비하면 그들이 사실은 더 전문가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 지금에야 말이지만......)

한번은 유명한 원로시인에게 전화를 걸어 차량까지 보내어 모셔왔다.
시조잡지를 만들자는 둥 고문으로 모시겠다는 둥 흰소리를 하며 극진히 모시다가
몇 번 만나지 않아 시들해진건지 그분을 따돌리기 시작했다.
사모님의 변심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존경하는 시인의 전화를 받는 건
행운의 편지를 쓰는 것보다 더 고역이었다.

하루는 분기탱천하여 택시를 직접 잡아타고 사무실에 온 노시인이
지팡이를 휘두르며 부들부들 떠셨다.
세상에 태어나서 이런 모욕은 처음이라고......
왜 아니겠는가.
누구보다 청렴했고, 시와, 시를 좋아하는 사람이 좋아서 가리지 않고
받아들인 관계였을 텐데 그 사모님은 가장 악랄하게 시인을 모욕했던 것이다.
다음해 그 시인이 돌아가셨을 때 사모님은 화환을 보내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손에 쥐가 나도록 쓴 그 행운의 편지가 오래되어 효험이 떨어졌던 것일까,
그 사모님은 얼마 전 예기치 않은 사건으로 일생의 치욕을 맛보게 되었다.
돈이 좀 많다는 이유로 예술과 사람을 가지고 놀았던 그 여인.
그 꼴을 옆에서 구경만 했던 우리들.

참, 나로선 작은 반항을 꾀한 적이 있다.
회사에서 신문을 인수한 지 얼마 안되었을 때, 직원들에게
구독하는 신문을 바꾸는 건 물론 구독자를 모으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런데 어느 날, 숙제검사를 하는 초등학교 선생님처럼 한 사람씩 불러세우더니
몇 부를 확장했는지 묻는 게 아닌가.
10년째 읽고 있는 ㅎ신문을 바꿀 생각도 없었던 나.

" 한 부도 못했는데요."

하나도 미안하지 않은 얼굴로 그 말을 발설하던 순간의 쾌감을 잊을 수 없다.
그래봤자, 그 사모님은 눈도 하나 깜짝하지 않았지만......







댓글(27)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07-10-05 13: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0-05 15: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누에 2007-10-05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때의 표정과 제스추어를 상상하고 있습니다. ^^
"한 부도 못했는데요."

로드무비 2007-10-05 15:18   좋아요 0 | URL
누에 님, 지금은 후회하고 있습니다.=3=3=3
(제가 잘린 게 그 이유도 한몫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비로그인 2007-10-05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L모 증권에 있었는데 L모 텔레콤으로 전화를 바꿔라 확보해라 어쩌라 할때 그냥 누적포인트 때문에 안되요. 그랬어요 (으쓱)

로드무비 2007-10-05 15:17   좋아요 0 | URL
새초롬너구리 님, 그럼요, 누적 포인트, 그것 절대 무시 못하지요. 그런데 포인트와 마일리지가 같은 건가요? 헤헤.^^

마노아 2007-10-05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제가 다 통쾌해집니다.(책임은 로드무비님이 지셨지만요^^;;

로드무비 2007-10-06 10:36   좋아요 0 | URL
마노아 님, 헤헤, 그래도 꽤 오래 버텼답니다.
저까짓것도 반항 축에 끼는지 몰라도 통쾌하긴 하더군요.^^

치니 2007-10-05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사모님이 누군가 상상 중.

로드무비 2007-10-06 10:21   좋아요 0 | URL
그 사모님이 누군지 알 수 있게 썼다가 몇 줄 뺐어요.
무서운 일가라.^^

건우와 연우 2007-10-05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윗것과 아래사람의 심리적 거리가 궁금해지는 가을이랍니다...^^

로드무비 2007-10-06 10:20   좋아요 0 | URL
윗것이었던 적이 없어서.ㅎㅎ
그 심리적 거리는 아마 측량이 안 될걸요?

날개 2007-10-05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이어요~
저도 무지하게 뜸했지만, 님도 뜸하게 오시는 바람에 마주치질 못했네요..^^
에.. 그리고 여전한 글솜씨....!

로드무비 2007-10-06 10:19   좋아요 0 | URL
날개 님, 아이고 반가워라. 요즘 통 서재에 못 들어왔어요.
님도 뜸하셨나 봐요. 잘 지내셨죠?
이럴 게 아니라 님 방에 가볼랍니다.=3

oldhand 2007-10-05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주옥같은 로드무비님의 뻬빠를 보고 나니 저절로 추천버튼에 손이 가누만요. ^^

로드무비 2007-10-06 10:16   좋아요 0 | URL
그 손에 축복 있기를.=3=3=3

비로그인 2007-10-05 1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로드무비님 글 오랜만에 맛있게 먹었습니다. (꿀걱)

로드무비 2007-10-06 10:15   좋아요 0 | URL
한 접시 더 올릴까요?^^

비로그인 2007-10-07 02:21   좋아요 0 | URL
오, 좋죠.^^

로드무비 2007-10-08 18:28   좋아요 0 | URL
꽝꽝 언 고기 해동시키고 있습니다.^^

릴케 현상 2007-10-08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몇 년 전에 읽은 글에서 좀 진도가 나갔네요^^ 한 10년에 걸쳐서 더 들어야겠네요

로드무비 2007-10-08 18:27   좋아요 0 | URL
진도 팍팍 뺄까요?^^
(흥, 짓궂으시긴.=3=3=3)

2007-10-12 19: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0-13 13: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0-13 13: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0-18 15: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0-19 11: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자신의 초라함을 깨닫고 의기소침해지는 순간 인생의 광휘는 사라진다.
뜬금없이 그런 생각에 사로잡힐 때가 있다.

영화 <원스 Once>.
어느 날 부잣집 파출부 일자리를 얻게 된 걸 기뻐하는 여주인공.
낡은 모직 재킷과 질끈 맨 목도리, 꽃무늬 통치마.
음반 기획사와의 면접을 앞두고 양복 한 벌이 필요한 남자에게
자신이 애용하는 헌옷가게로 데려가는 그녀.
악기점 주인의 양해 아래 점심시간에 잠시 빌려 치는 피아노 앞에서
그녀의 얼굴은 놀라우리만큼 덤덤하다.
세속에 찌들려서가 아니라, 자신을 그대로 온전히 받아들인 자의 평화와 무심.

남자는 감추려 하지만, 뭔가 좀 억울한, 짜증난 얼굴이다.
낮에는 고장난 청소기 수리 기사, 거리에서 부르는 그의 노래를 듣기 위해
발걸음을 멈추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의 발치, 10센트 동전 몇 개가 전부인 기타 케이스를 들고 튀는 놈이 없나.
입만 열면 과장이요 엄살인 사람들도 있지만(나 같은!)
인생, 그 치사함과 막막함과 두려움에 대해 입도 떼지 않고
태연한 얼굴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 눈물이 난다.
더욱 사정없이 늙는 일밖에는 남은 게 없을 것 같은 조그만 수리점 주인인 남자의 아버지와,
딸의 어린 딸을 키우는 그 할머니의 둥글고 순한 얼굴이 참 좋았다.
그들도 젊어 한때는 청바지나 판타롱을 질질 끌며 애인의 팔짱을 끼고 
아일랜드와 체코의 최고 번화가를 누볐을 것이다.

"또라이 같은 놈들이 녹음실을 쓰고 있다"고  걸려온 전화에
심드렁하게 대꾸하던 녹음기사가, 녹음실에서 들려오는 그들의 연주를 듣고
자세를 바로잡고, 읽던 신문에서 눈을 뗀다.
가슴이 벅차다.
오디션에서 어느 거대 기획사 사장의 O.K 사인을 받았다고 한들
그렇게 짜릿할 수 있을 것인가.
더구나 아들이 틀어주는 음악을 듣고 아버지의 얼굴에 번지는 흥분과 미소라니!
뭘 좀 기대해도 된다면, 그것이야말로 인생에 바랄 수 있는 최고의 것이라 생각한다.

수첩에서 몇 줄 그대로 옮겨온 듯한 진솔한 가사와 심정적인 멜로디도 근사했지만,
더블린의 낡고 허름한 골목과 집들, 빈 술병이 줄을 선 좁아터진 집구석의,
돌아가며 한 사람씩 주절주절 자신의 노래를 부르는 파티,
그리고 저마다의 사연을 희미하게 간직한 듯한 얼굴들이  좋았다.
조금 머뭇거리는 듯한 기색이 느껴지는 소박한 화음이
그들의 음악에 잘 어울렸다.


댓글(16) 먼댓글(1)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1. 영화 ONCE의 밴드, the Swell Season 라이브 콘서트
    from 둥실둥실 검둥개 헌책방 2008-01-13 10:47 
    영화 ONCE를 봤다. 이웃이 시내에서 길거리 음악가 노릇을 해 번 잔돈을 훔쳐보겠다고 뜀뛰기 실력도 없으면서 잔돈이 든 기타 케이스를 들고 뛰는 한심한 건달이 등장하는 첫 장면도 좋았고, 체코에서 아일랜드로 이민온 여주인공이 고장난 진공청소기 후버를 들고 주인공과 태연하게 시내를 활보하는 장면도 좋았다.   영화에 나온 노래들은 실제로 주연을 한 두 배우, 아일랜드인 글렌 한스라드(Glen Hansard) 와
 
 
2007-10-05 12: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0-05 12: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0-05 13: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0-05 15: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치니 2007-10-05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로드무비 2007-10-06 10:57   좋아요 0 | URL
뭐가요? 헤헤.^^

icaru 2007-10-05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오에스티 듣고 싶네요. 머뭇거리는 듯한 기색이 느껴지는 소박한 화음..
음.... 가을이라서 그랬나봐요.
영화가 보고 싶더라고요. 잘 생기지는 않았지만, 멋있는 남자와 이쁘진 않지만 멋있는 여자가 나와서 불같지는 않지만 물같은 사랑을 하는 그런 영화요.

로드무비 2007-10-06 10:55   좋아요 0 | URL
이카루 님, 님과 아드님 맞아요? 우와!
님 서재에 가서 큰 사진으로 구경하고 왔어요.
어여쁘셔라.
뭡니까? 이쁘진 않지만 멋있는 여자가 아니라
무지 이쁜 분이 그렇게 말씀하시다니.=3
시간 내서 꼭 보세요.
저런 기대사항이라면 마음에 흡족하실 겁니다.^^

밥헬퍼 2007-10-05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지내시나요? 알라딘 서재바뀌고 난뒤 몇 번 제 서재에 들러봤는데 괜히 낯설더라구요.그런데 이 서재는 여전하시군요. 자주 들렀으면 하는데 그게 그리 여의치않네요...평안하십시오.

로드무비 2007-10-06 10:51   좋아요 0 | URL
밥헬퍼 님, 안녕하세요?
저도 아직 서재 들어오면 낯선 동네에 온 것 같아요.
많이 바쁘신가 봅니다.
성경강독 올려주시면 참 좋겠는데.
시 이야기도 그렇고요.^^

nada 2007-10-05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녀'의 성숙함, 로드무비님 표현으로 태연함에 넋 놓고 빠져 들었던 영화예요.
음악은 말해 무엇해요..
응석부리지 않는 게 생활이 된 사람, 겉은 태연해 보여도 그 무너지는 속내를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어요.

로드무비 2007-10-06 10:49   좋아요 0 | URL
꽃양배추 님, 카모메식당도 그렇고 사람을 잠시 정화시켜 주는 듯한
영화들이 있어요.
어지러운 영화 보고 잠시 방탕해지는 것도 좋고 또 이런 느낌도 괜찮더라고요.
저는 아마 평생을 가도 태연한 얼굴은 못 가질 것 같아요.(할수없죠, 뭐.)

이리스 2007-10-07 2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청소기 끌고 나가고 싶어졌다니깐요.. ㅎㅎ

로드무비 2007-10-08 18:29   좋아요 0 | URL
멀쩡한 청소기 고장 내서라도 말이죠.ㅎㅎ

2007-10-11 16: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0-13 13: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무도 미워하지 않게 되기를 바라지 말고 가끔 저녁에
술이나 한잔해라
            
정호승 詩 '개에게 인생을 이야기하다' 중에서(<포옹> 창비 시집, 2007)


며칠 전에 나온 정호승의 시집 <포옹>을 읽었다.
너무 유창하고 시 한 편 한 편이 딱딱 맞아떨어져서
시인의 진정성이 의심될 지경이었다.

예를 들어 '감자를 씻으며'라는 시는 이런 내용이다.

"감자의 몸끼리 서로 아프게 부딪히면서 흙이 씻겨 나간다
우리가 서로 미워하면서 서로 사랑하는 것도
흙 묻은 감자가 서로 부딪히면서
서로를 깨끗하게 씻어주는 것과 같다"(부분 인용, 46쪽)

아직도 저런 시를 쓸 수 있다니 믿어지지 않는다.

조금 전 딸아이와 나눈 대화.
학교에서 보내준 영어캠프 안내지를 보고 참가하고 싶냐고 물었더니
엄마도 없고 친한 친구도 없으니 누가 자기를 보호해 주느냐는 것이다.
그 말을 듣고 내 입에서 나온 말,
"너 스스로 너를 보호해야 하는 거야."

입 밖으로 말이 되어 나오자 그 내용이 그렇게 공허할 수 없다. 얼굴이 붉어질 정도로......
요즘들어 부쩍 이런 일이 잦다.
기껏 입을 뗐더니 하나마나한 말.

정호승의 이번 시집에 실린 시들은 신경림 시인의 극찬대로 한 편 한 편이 근사한데
이상하게 마음에 스며드는 구절이 별로 없다.
새삼스럽게 반항이라도 하겠다는 건지......

'개에게 인생을 이야기하다'라는 제목의 시,  저 심상한 구절은 마음에 들었다.







댓글(16)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건우와 연우 2007-09-14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움이 못내 사그라들지 않는 저녁, 술이나 한잔하며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고 박자 맞춰주는 이가 그리운걸 보니 늙나봅니다.
언젠가 충청도를 지나갈때엔 한잔 하지 않으시려는지요?

로드무비 2007-09-14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젠가 충청도를 지나갈 때, 건우와 연우님과 꼭 한잔했으면......^^
(입밖으로 내뱉어도 공허하지 않은 걸 보니 진심인가 봅니다.)

비로그인 2007-09-14 1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시군요.
그리고 로드님의 대사도 멋지구요.^^
오랜만입니다~

로드무비 2007-09-19 12:02   좋아요 0 | URL
L-SHIN 님, 아이고, 오랜만입니다.
--저 시집을 읽던 날 혹 내 심사가 사나웠나?
님의 댓글을 보고 문득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ㅎㅎ

프레이야 2007-09-14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이래서 님의 글이 좋아요.
내뱉는 글과 내뱉는 말을 생각하게 합니다. 찔끔~
아,오늘도 공허한 소리 하고나 산 건 아닌지..

로드무비 2007-09-19 12:00   좋아요 0 | URL
혜경 님, 그러면서도 이렇게 페이퍼로 내뱉는데요, 뭐.ㅋ
저는 촉새랍니다.=3=3=3
항상 감사.^^



라로 2007-09-14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의 글은 넘 좋은데,,
넘 찔끔 써주시니,,,,찔끔~ㅎㅎㅎ

프레이야 2007-09-14 22:40   좋아요 0 | URL
팔랑나비님, 그 찔끔~이 아니라구용.
뜨끔~ 이라고 친다는게 찔끔~이라고 쳤네요.
완전 따로 노는 손가락이에요. 로드무비님 죄송^^

라로 2007-09-14 22:44   좋아요 0 | URL
전 찔끔으로 친거에요~~ㅎㅎㅎ
너무 자주 안써주시니까 하는 말이에용~~~호호호


근데 혜경님 뭐하세용????
보고싶네~~~~ㅎㅎ
우리 오늘밤 자주 붙어다니죵????ㅎㅎ

로드무비 2007-09-19 12:05   좋아요 0 | URL
찔끔이든 뜨끔이든 두 분 얘기 나누는 모습 보기 좋습니다. 헤벌쭉~

그라고 nabi 니임, 저도 매일 페이퍼 쓰고 싶은데
컴이 협조를 안해줍니다.
다정한 말씀 감사하여요.^^

치니 2007-09-15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이번 시집이 마음에 스며들지 않았는지, 너무 잘 알 거 같아요.
그리고 따님에게 뱉은 말에 얼굴이 붉어지는 이유도.
로드무비님의 내공은 가늠이 안되지만, 그걸 글로 표현하는 솜씨는 정말 일품이세요.

로드무비 2007-09-19 11:55   좋아요 0 | URL
치니 님, 시를 좋아하지 않게 될까봐 걱정입니다.
그런데 참, 그런 걱정은 안해도 되겠어요. 히히~
10년 전에도 그런 생각을 한 것 같은데 아직 끄떡없거든요.^^

balmas 2007-09-16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허, 로드무비님 글은 여전하시네요. 넘 좋다 ㅎㅎㅎ

로드무비 2007-09-19 13:23   좋아요 0 | URL
FTA반대 발마스 님, 호호, 님의 높은 안목은 바래지도 않는군요.=3=3=3
반갑습니다.^^

릴케 현상 2007-09-21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헤...좋네요.

로드무비 2007-09-22 11:31   좋아요 0 | URL
헤헤, 산책님이 좋으시다니 저도.^^
 


모스크바를 떠나 고향(우즈베키스탄)에 돌아와도 하릴없기는 마찬가지.


그래도 신경 써서 제일 괜찮은 옷으로 골라 입고 고향에 내려오면
엄마는 오만상을 찌푸리며 내게 말했다.

"서울에서 직장생활 한 지가 얼만데 니는 옷차림이 그게 뭐꼬.
공장 다니는 여기 아아들도 니보다 훨씬 쎄련됐다."

오래 전, 설이나 추석에 집에 가면 엄마의 잔소리를 들으며 전을 굽는데,
마음속으로 친구의 전화가 걸려오기만 기다렸다.
당연히 우리가 만나는 곳은 바닷가의 주점이었다.
(광안리 '연암'이라는 술집이 아직도 있나 몰라.)

민병훈 감독의 영화 <괜찮아, 울지마>의 무하마드처럼,
나도 친구에게, 또 합석한 술집 주인에게 뻥을 쳤는지 모른다.
별볼일없는 연애와 직장 생활을......

 


정체가 들통나자 어느 아침, 빈 바이올린 케이스를 들고 집을 나서지만.......

직장을 그만두고 내려오겠다는 말을 결국 하지 못하고, 새 이불을 한 채 얻어
귀경길에 올랐던 적이 있다.
영등포 역전에서 택시를 잡지 못하여 한 시간을 떨었다.

나야 새 이불이라도 한 채 얻었다지만,
도박빚에 잡힌 무하마드의 바이올린은 언제 제 집(케이스)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이 영화를 볼 때 터키 영화 <우작>이 생각났다.
주인공의 이름도 같지만 화면도 어딘가 닮았다.
그 무하마드가 하는 일마다 잘 안 풀려 심통스러운 낯짝이라면,
<괜찮아, 울지마>의 무하마드는 비굴하고 초조한 빛이 그대로 드러난다.






 






















댓글(9)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07-09-09 17: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9-09 17: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9-10 07: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9-10 13: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에로이카 2007-09-10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안녕하셨어요? 영화 장면이며, 표정이며 참 멋지네요. 어제 전어회 먹으면서, 로드무비님 생각했었는데 간만에 들어와 뵈니 반갑네요.. ㅎㅎ

로드무비 2007-09-10 13:06   좋아요 0 | URL
에로이카 님, 반갑습니다. 정말 오랜만이네요. 잘 지내셨죠?
그런데 어제 전어회를 드셨다니 집에 오신 거예요?
이 영화는 위의 첫 스틸 사진에 꽂혀서 보러 갔답니다.
중간에 잠깐 졸기도 했는데 만족스러웠습니다.^^

2007-09-10 21: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누에 2007-09-30 1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관심영화로 등록~

로드무비 2007-10-05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에 님, 묘한 서재 이미지네요. 구경 갈게요.=3
(전 이 영화가 좋았어요.)
 



 

 

 

 


'공장을 짓는 사람은 사원을 짓는 것이다.'(캘빈 쿨리지)

알라디너 한 분이 번역하신 <공장>이라는 책이 최근에 나왔습니다.
저는 전생이 노동자였는지 옛날부터 안팎으로 공장과 노동자에 관심이 많습니다.
얼마 전 어느 시계회사에서 직업별로 디자인한  다양한 시계들을 선보였는데
제가 제일 갖고 싶은 건 '트럭운전사'였습니다.
오래 전, <고속도로>라는, 최재성이 트럭운전사로 나오는
영화도 극장에 가서 봤고요.
아무튼 근현대의 공장들 사진이 많이 실려 있어서 책 읽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리뷰를 꼭 쓰고 싶은데 어떻게 될지......

 

 

 

 

 

어제 한 서점에서 잡지 코너에 들렀는데 20주년 기념호라며
예쁘고 두툼한 캔버스가방을  선물로 주고 있더군요.
(베이지색 천에 표지의 그림이 찍혀 있음.)
책을 예닐곱 권 넣어도 끄떡없을 것 같은 튼실한 가방입니다.
살고 싶은 예쁜 동네 부암동, 산야초 전문가의 일기 등
목차도 눈길을 끕니다.
잡지가 무거워서 사지는 않고, 오늘 주문했습니다.
무공해 천연세제도 한 통 딸려 온답니다.^^








댓글(28)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치유 2007-08-30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튼튼한 캠버스 가방이라는 말에 저도 얼른 주문합니다.

로드무비 2007-08-30 16:01   좋아요 0 | URL
배꽃 님, 제가 천가방을 좋아하는데 얼마나 예쁘던지요.^^
(그, 그런데 땡스투는 잊지 않고 누르셨지요?ㅎㅎ)

치유 2007-08-30 16:07   좋아요 0 | URL
네..요즘에는안 잊고 잘 누른답니다..ㅎㅎㅎ
큰아이 보조가방으로 사용해도 좋을듯 해서요.

로드무비 2007-08-30 16:24   좋아요 0 | URL
몇십 원이 모이니 꽤 알차더라고요.^^*

2007-08-30 16: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8-30 16: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sandcat 2007-08-30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캔버스라고 하셨으면 무시했을 것을...ㅎㅎ
저도 결국 주문하고 말았어요.
아침엔 베베하우스에서 구름빵 비옷을 사은품으로 준다기에..으으.

로드무비 2007-08-30 22:09   좋아요 0 | URL
qpqp 제가 개발한 이모티콘입니다.ㅋㅋ
베베하우스는 또 뭔가유?
구름빵을 저는 네 권이나 샀지 뭡니까.
캘린더 때문에, 또 우비(주하와 동주 것)때문에.
샌드캣 님, 이 잡지 꼭 사세요.^^

sandcat 2007-08-31 11:38   좋아요 0 | URL
(우비 이벤트는 진작부터 있었던 것이로군요, 다행다행)
..그니까 qpqp는 메롱메롱을 심하게 하는 형상인가요?
아님 귀가 펄럭펄럭하면서 나 몰라라 시침 떼는 건가요.

로드무비 2007-08-31 12:52   좋아요 0 | URL
베베를 영어로 치니 qpqp로 나오는데 등록하기 전 댓글 박스 안에서 보면
코끼리 귀 같기도 하고 코 같게도 생겼어요.
그래서 이모티콘이라 우겨본 거인데.( '')
메롱메롱 펄럭펄럭, 샌드캣님은 천상 시인이십니다.^^

oldhand 2007-08-30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여섯살적 장래 희망이 트럭 운전사였다는거 아닙니까. 그 전해에 큰 트럭을 타고 이사를 했던 기억때문이었는지, 어쨌든 그 커다란 차를 몰고 다니는 것이 얼마나 멋져 보였는지. 그래도 어린 나이에 꽤 참신한 장래 희망 아니었을랑가요?

로드무비 2007-08-30 22:13   좋아요 0 | URL
저는 만약 결혼을 한다면 기술자의 아내가 되고 싶었어요.
제가 기계치라서 그런가(운전도 못하고) 기술을 갖고 있는 분이
존경스러웠어요.
트럭운전사는 거기다 뭔지 섹시하기까지 하고요.
올드핸드 님은 어릴 때도 무지 사랑스러운 소년이었을 듯.^^

2007-08-30 18: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8-30 21: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8-30 23: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8-31 09: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8-31 18: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07-08-30 1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보현님이 누구실까 무척 궁금해요. 살짝 가르쳐주세요^^
책이 꽤 흥미롭습니다..

로드무비 2007-08-30 21:56   좋아요 0 | URL
혜경 님, 잠시만 기다리이소.ㅎㅎ
책, 참 독특해요.^^

하루(春) 2007-08-30 2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암동.. '커피프린스'에서 한성의 집이 부암동이라는데... 언제 사람들이랑 순례가기로 했는데 빨랑 가고 싶어요. 저도 행복이 가득한 집 사고 싶네요. ^^

로드무비 2007-08-30 21:49   좋아요 0 | URL
아, 그 집 정말 환상적이었죠.
저도 그 순례단에 끼고 싶네요.ㅎㅎ
품절되기 전에 사시길.
가방값은 너끈히 건지고도 남습니다.^^

라로 2007-08-31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얼른 주문해야겠어요~~캔버스 가방때문에요,,,ㅎㅎ 땡스투요~~^^
근데 넘 안보이시는거 아녜요???
임산부도 나와서 노는데...ㅉㅉㅉ

로드무비 2007-08-31 09:42   좋아요 0 | URL
임산부도 나와서 노는데ㅎㅎ, 전 요즘 노쇠현상이
얼마나 급격히 진행되는지.=3=3=3
nabi 님, 전 얼마전까지도 nabi님이 제가 알던 그분인 줄 몰랐답니다.^^

2007-08-31 09: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8-31 09: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8-31 12: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8-31 16: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8-31 16:4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