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를 가야 하는데, 아직 일정을 잡지 못했다. 못했다기보다는 안 했다는 게 맞겠다. 치과는 예약을 하면서 안과는 하지 않았으니까 말이다. 눈이 많이 나빠졌을 거라는 의사의 말을 들을 게 뻔하다. 안경을 새로 구입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책을 읽을 때 사용하는 안경 말고 평상시에도 같이 사용할 수 있는 안경. 나도 모르게 인상을 쓰거나 눈을 찌푸리고 있다는 걸 알기에. 섣부른 판단일지도 모른다.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 그런데도 안과 진료는 미뤄진다. 우선은 예약된 치과부터 다녀온 후에 결정하자고. 


그저 12월일 뿐인데 여러 개의 마음이 충돌한다. 정리 차원에서 뭐든 버리고 싶은 마음과 나를 위해 뭔가 들이고 싶은 마음. 올해가 가기 전에 가까이 지내는 이들에게 안부를 전하는 핑계로 긴 수다를 나누고 싶은 마음과 아무런 소식이 들리지 않으니 별일 없다고 그냥 짧은 문자 정도로 끝내야 한다는 마음들. 


가족을 위한 맨투맨 티셔츠를 구매하다 같은 걸로 나도 하나 살까 하다 관두고 책을 샀다. 티셔츠보다 책이 더 비쌌다. 조만간 티셔츠를 구매할지도 모르지만 나의 12월을 위한 선물은 책이다. 에세이 한 권과 단편집 한 권과 장편소설. 대단하거나 근사한 선물이 아니지만 연말의 나를 가득 채워줄 이야기들이니 충분하다. 나는 충분히 충만해질 수 있을 것이다.





황시운의 『당신이 모르는 이야기』는 읽기도 전에 괜히 마음이 뜨겁다. 황시운이라는 작가의 이름 때문이다. 작가의 등단작을 프린트했던 내가 생각났고 사고 소식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후의 근황에 대해서는 자세하게는 몰랐고 이후에 발표한 소설이 무척 반가웠다. 그는 나 같은 독자가 있다는 걸 모르겠지만 말이다. 


레이먼드 카버의 단편집은 절판을 만날 수 없었던 단편과 국내 초역작이 담긴 책이라고 한다. 단편 읽는 즐거움을 안겨줄 소설집, 읽기도 전에 기대가 앞선다. 짧은 이야기에 강하고 진한 울림을 전달할 수 있다는 게 단편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삶을 살아가다 어느 순간 전율을 느끼는 것처럼. 좋은 소설을 읽고 그에 합당한 좋은 리뷰를 쓰고 싶다. 


김혜진의 소설은 첫 장편인 『중앙역』으로 만났다. 그 소설은 인상적이었고 좋았다. 그리고 나는 곧 그녀의 소설을 기다렸고 읽었다. 발표하는 작품과 출간되는 소설집과 장편들이 하나같이 다 좋았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느낄 수 있는 어떤 아쉬움이나 반복적인 느낌이 없었다. 그러니까 나는 그녀의 소설을 언제나 기다리고 기대한다. 이번 장편소설 『경청』도 마찬가지다. 출판사의 브이로그를 통해 조금 더 기대가 상승했다. 


소설을 읽은 일은 내가 몰랐던 마음을 알아가는 일이다. 소설을 읽는 일은 내가 보지 못하고 내가 알지 못하는 세계의 일부를 만나 그곳으로 더 깊숙이 들어갈까 말까 고민하는 일이다. 소설에서 만난 삶은 결코 나와는 상관없는 딴 세상의 일이 아니기에 소설을 통해 다른 삶을 생각한다.


어제보다 훨씬 더 추운 날이다. 눈보라는 치지 않지만 눈이 내리고 쌓인다. 쌓였던 눈이 녹는 모습과 단단하게 얼고 있는 모습을 떠올리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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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12-14 17: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목련님 ㅋㅋ 이번 책장샷은 왼쪽 제 소설 책장인 줄 🤣🥹

자목련 2022-12-15 09:25   좋아요 1 | URL
아, 정말요? 반갑고 신기해라~

새파랑 2022-12-14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읽으려면 눈건강이 필수이신데 ㅜㅜ
진료받으시고 나아지시길 바라겠습니다~!!

자목련 2022-12-15 09:26   좋아요 2 | URL
새파랑 님, 감사해요!
읽기에 어려움이 깊어지기 전에 진료를 받아야 하는데 쉽지 않네요. ㅎ

청아 2022-12-14 21: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소개해 주신 책들도 궁금하고 저 북앤드 볼때마다 탐납니다. ㅎㅎ
어제 눈보라 아름다우면서 동시에
두려웠어요. 시시각각 변하는 마음처럼 예측할 수 없는 바람의 방향들..

자목련 2022-12-15 09:27   좋아요 2 | URL
제가 북앤드를 좀 좋아합니다. ㅎㅎ
이곳은 연일 눈이 내립니다. 지금도 소복소복 쌓이는 중이에요.
이 맘때 마음이 그런 것 같아요, 저도^^
 
레이디스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지음, 김선형 옮김 / 북하우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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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온한 삶을 위협하는 건 무엇일까. 예상하지 못했던 강력한 외부의 자극, 누구도 막지 못했을 사건 앞에서 인간은 무기력해진다. 내가 어찌해볼 수 없는 것들을 어떻게 뚫고 지나가야 할까. 호락호락하지 않은 삶은 우리를 그냥 내버려 두지 않는다. 그러나 정작 두려운 건 내부에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종종 놓친다. 어쩌면 그것을 인정하는 순간 나락으로 떨어질까 두렵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탄생 100주년 기념 소설집 『레이디스』에서 그런 우리의 내부를 만난다. 때로 불안을 숨기고 때로 아무렇지 않은 것 불안을 이겨내고 살아가고자 애쓰는 모습들. 16편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내면을 가득 채운 초초한 기운이 어떤 형태로든 한순간 폭발하는 순간이 곧 올 거라는 예감과 마주한다. 해소될 수 있는 불안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첫 번째로 만나는 단편 「세인트 포더링게이 수녀원의 전설」에서 불안은 남자라고는 전혀 볼 수 없는 수녀원에 들어온 갓난 남자아이가 들어오면서 발생한다. 불안은 나를 알아가면서 시작된다. 그러니까 여자아이로 자라온 남자아이가 자신이 ‘남자’라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발생하는 분노와 불안이다. 존재와 정체성에 대한 자연적인 감정을 억압했을 때 어떤 결과를 야기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낯선 곳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이들의 불안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숨기려 한다. 상대에게 얕볼까 봐 초짜인 게 들통날까 봐 그렇다. 시골에서 대도시 뉴욕으로 이주한 「공 튕기기 세계 챔피언」속 가족이 느낀 불안은 지극히 정상적인 불안이다. 어른인 부모와 다르게 아파트의 냄새와 공기마저 불안으로 다가오는 아이의 감정은 존중되어야 한다. 그런데도 그것은 감추어할 것처럼 여겨진다. 직장을 구하는 일, 학교에서 친구들을 만나는 일의 공포는 가만 생각하면 우리 일상을 둘러싼 공포와 다르지 않다. 퍼트리샤 하이스미스가 소설을 통해 전달하는 불안은 보통의 것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걸 알면서도 우리는 왜 불안에 잠식당하는 것일까. 


내일 새 학교에 가면 친구들을 아주 많이 사귀어서 거짓말을 보상해야 했다. 아이들이 전부 다 공 튕기기 세계 챔피언 보다 두 배로 못되고 매정해도 어쩔 수 없다. 등을 토닥여주는 아빠의 손길이 느껴졌고, 자기 등 뒤에서 아빠도 허리를 구부렸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이상하다고, 엘스퍼스는 생각했다. 숨죽이고 있던 기나긴 일분 동안 엄마와 아빠는 둘 다 그렇게 조용할 수 없으리만큼 조용했다. (「공 튕기기 세계 챔피언」, 141쪽)


물론 잠재적 범죄로 인한 공포와 불안에 대한 소설도 만날 수 있다. 남편의 폭언과 폭행을 피해 탈출을 감행한 「모빌 항구에 배들이 들어오면」의 아내가 도시의 놀이공원에서 우연하게 만난 사람이 동창이 아닌 나쁜 사람이라는 걸 인지하는 순간이나 어린 소녀에게 친근하게 다가오는 낯선 남자가 돌변하는 태도를 그린 「엄청나게 친절한 남자」는 범죄로 이어지기에 충분하다. 잔혹한 결말을 보여주지 않더라도 말이다. 소설을 읽는 독자라면 나처럼 제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기를 바랐을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어머니를 여읜 주인공이 보모로 들어간 집의 가족이 되고자 하는 「영웅」은 더욱 괴기하다. 위험에 처한 아이들을 구하면 모든 게 원하는 대로 이뤄질 거라 믿어 끝내 불을 지르는 모습은 불안이 몰고 온 처참한 결과를 보여준다. 일상을 가득 채운 불안은 두려움이 아닌 어떤 상상과 기대에서 시작되기도 하는데 가상을 남편을 만들어 그에 대한 상담을 받는 「애프턴 부인, 그대의 푸르른 산비탈에 둘러싸여」속 여자나 혼자만의 감정으로 사랑을 고백하고 청혼을 한 편지의 답장을 기다리는 「하늘로 막 비상하려는 새들」의 남자의 경우 말이다. 언제 답장을 받을까 불안하다 못해 남의 편지함까지 확인하는 이상한 행동으로 발전한다. 


이처럼 소설에서 불안을 느끼는 이들은 특별한 삶의 이력을 지닌 이들만 존재하는 건 아니다. 때로 주변 이웃의 행동으로 인해 하루하루 평온하게 흐르는 일상이 흔들린다. 「돌고 도는 세상의 고요한 지점」속 아이를 데리고 공원에 나온 젊은 엄마가 마주친 연인의 모습 같은 것. 자신과 똑같이 아이를 데리고 나온 여자 앞에 나타난 남자. 둘 사이이 흐르는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그러나 이 단편에서 나를 흔든 건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이런 문장이었다. 모든 것이 불안으로 둘러싸인 극도의 짧은 순간의 감정을 묘사한 문장. 어떤 미래가 도착할지 알지 못하면서도 연인 곁에서 고요를 순간 불안은 그들을 침범하지 않을 것이다. 


사랑하는 이의 곁에서 고요는 모든 고요와 다른 모든 종류의 평화를 뛰어넘지만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는 것을. 불현듯 알았기 때문이다. 그가 처음으로 영원한 진실을 발견한 것처럼 방금 우연히 깨달았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이 곁에서 백일몽의 아름다움은 절대로 알퍅하지 않고 고독하게 존재하는 그림처럼 움직임이 없지도 않으며 납작하지도 않다는 것을. 그녀 곁에는 전진하는 움직임이 없고 대기에 전류처럼 짜릿하게 흐르는 에너지가 있으면 현실이나 상상 속 사물의 둥근 자질, 온전한 자질이 있었기에. (「돌고 도는 세상의 고요한 지점」, 164쪽)


그래서 퍼트리샤 하이스미스가 소설집에서 보여준 미스터리, 강박, 집착에 매료된다. 어느 하나 비슷하지도 지루하지도 않은 16편의 이야기. 저마다 고유한 인간의 심연에 가득한 우울과 불안을 아름답게 묘사한다. 스릴 넘치고 긴박한 분위기, 복잡한 내면을 꿰뚫어 보는 듯한 시선들. 일상의 불안을 포집해 눈앞에 적나라하게 펼쳐놓은 놀랍고도 매력적인 소설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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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새우 : 비밀글입니다 (30만 부 리커버 특별판) - 제9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문학동네 청소년 42
황영미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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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는 중요하다. 특히 십 대에는 더욱 그렇다. 그런데 나이와 상관없이 친구와 잘 지내는 일은 어렵다. 나를 다 보여주면 상대도 다 보여주기를 바라고 내가 비밀을 말하면 상대도 비밀을 알려주기를 바란다. 사랑하는 사이도 아닌데 친구와의 관계는 왜 이리 어려운 것일까. 황영미의 『체리새우 : 비밀글입니다』는 그런 십 대의 마음을 아주 잘 묘사했다. 학교에서 은따, 왕따가 되지 않기 위해 어떤 가면을 쓰고 마음을 숨기는지 말이다. 그 마음이 안쓰러워서 읽는 내내 힘들었다. 따돌림을 당하는 아이나 따돌림을 하는 아이, 모두 저마다의 아픈 상처와 오해가 있기 때문이다. 


중학교 2학년을 앞두고 다현은 반 배정이 잘 되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자신을 끼워준 ‘다섯 손가락’ 모임 친구들과 같은 반이 되기를 바랐지만 그중 두 명과 한 반이 되었다. 문제는 짝꿍이다. 친구들의 밉상 2위에 랭킹 된 은유다. 친구들이 왜 은유를 미워하는지 다현은 잘 모르겠다. 수행평가 때문에 은유와 같은 조가 되었는데 모임 친구들에게 눈치가 보인다. 모둠 활동을 위해 은유 집에 간 다현은 은유가 이상하지 않다. 다섯 손가락 친구들은 강남에서 이사 온 은유가 학원도 일부러 안 알려주고 변호사 아빠는 국회의원이 되려고 한다고 말했다. 모둠의 다른 친구들에게 들은 사정은 달랐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고모가 계신 동네로 이사를 왔고 은유는 학원을 다니지 않고 혼자 공부했다고.


다현은 다섯 손가락 모임의 친구에게 은유에 대해 설명하고 싶었다. 하지만 다섯 손가락에서 자신의 위치를 잘 알고 있기에 말하지 못했다. 다현은 모임의 친구들에게 자신의 진짜 이야기를 하지 못한다.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아빠가 생각난다는 말도 아이돌 노래보다 클래식을 좋아하는 ‘진지충’이라는 것, 비공개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도 말이다. 은따가 되기 싫어서, 그런데 이 모든 걸 엄마에게도 말할 수 없다. 오직 운영하는 블로그에만 자신의 마음을 쓸 수 있다.


그런데 은유를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달라졌다. 우연하게 길에서 만난 은유와 함께 집에 온 다현이는 은유가 엄마가 돌아가시고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게 되었다. 엄마가 떠나고 친구를 집에 데리고 올 수 없었는데 다섯 손가락 모임의 친구는 그걸 모르니 은유가 밉고 싫었을 것이다. 은유는 단짝이 꼭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학교에서 혼자 지내고 상관없다고 말한다. 


“왜? 친해지는 게 왜 겁나는데?”

“어차피 또 헤어질 거잖아. 난 누구와도 친해지지 않을 거야.”

“야! 그러다 왕따 되면 어쩌려고?”

“왕따? 왕따 되면 되는 거지. 난 왕따 따위는 겁 안 다. 좋아하는 사람이랑 헤어지는 게 겁나지.” (114쪽) 


다현이 은유와 가까워질수록 다섯 손가락 모임과는 점점 멀어졌다. 아니 그 친구들이 다현이를 은따, 왕따시키는 게 맞다. 다섯 손가락에서 다현은 친구가 놓고 간 학원 교재를 심부름하거나 눈치를 보면서 맞장구를 치거나 용돈으로 선물을 해주는 그런 존재였다. 하고 싶을 말을 꽁꽁 숨긴 채 그래야 했다. 이제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 자신을 친구로 대하지 않는 아이들과 친하게 지낼 수 없었다. 


“어차피 우리 모두는 나무들처럼 혼자야. 좋은 친구라면 서로에게 햇살이 되어 주고 바람이 되어 주면 돼. 독립된 나무로 잘 자라게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 그러다 보면 과제할 때 너희처럼 좋은 친구도 만나고, 봉사활동이나 마을 밥집 가면 거기서 또 멋진 친구들을 만나. 그럼 됐지 뭐.” (156~157쪽) 


다섯 손가락과 다현은 진정한 친구가 아니었다. 나무들처럼 혼자라는 은유의 말이 다현에게 용기를 주었을까. 다현은 비공개 블로그를 공개로 돌리고 모둠 친구들에게 알려준다. 그동안 써왔던 글들과 좋아하는 노래를 함께 공유한다.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하니 울컥해진다. 두려워하지 않고 조금씩 성장하는 다현이 대견스럽다. 옆에 있다면 꼭 안아주고 싶다. 


“나를 좋아하는 친구들에게만 신경 쓸 거야. 나를 좋아하는 친구가 한 명도 없으면 그냥, 내가 먼저 좋아할 거야.” (179~180쪽)


『체리새우 : 비밀글입니다』를 읽으면서 학창 시절 좋아했던 친구와 점점 서먹해졌던 때가 떠올랐다. 무조건 좋아하는 마음에 다가서기만 했던 내 모습이 친구에게 부담으로 다가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을 감정과 마주하며 공감할 수 있는 책이다. 친구들과의 관계로 많이 힘든 시기를 겪는 아이들과 부모님, 선생님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청소년 소설이지만 어른을 위한 도서여도 무방하다. 그만큼 관계에 대해 잘 묘사하고 설명하다. 아주 좋은 책이라는 설명으로 부족할 정로도 좋다. 우리는 서로 다르고 그것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과정을 거쳐 성장한다는 것을. 그렇게 다른 이들이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때로는 아프고 때로는 좌절하며 천천히 단단해질 것이라고. 다현이 블로그에 올린 글처럼. 


그냥 웃어, 노래 가사처럼 넘어지면 아픈 게 당연하다. 생채기가 나고 피가 흐르겠지. 하지만 조만간 껍질이 생길 것이다. 새롭고 단단한 껍질. 나의 외피. (19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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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치는 할머니가 될래 - 인생 후반전에 만난 피아노를 향한 세레나데
이나가키 에미코 지음, 박정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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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에 대한 기준은 누가 정하는 걸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든 건 내 나이를 떠올리고 어느 나이가 될 때까지의 시간을 헤아려 본 다음이다. 최근에 읽은 『아무튼, 할머니』의 영향도 크고 주일마다 뵙는 친근한 미소의 어르신 때문일지도 모른다. 나이를 먹는 일, 늙어가는 일, 당연한 자연의 섭리가 한 번씩 서럽게 다가온다. 한 번은 그런 적이 있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블라우스를 고르면서 이 옷을 입은 몇 년 후를 생각하면서 주저했다. 나이와 옷의 상관관계가 무엇일까 싶으면서도 그랬다. 물론 나는 그 블라우스를 아주 잘 입고 있다. 


이나가키 에미코의 『피아노 치는 할머니가 될래』를 읽게 된 계기도 그런 연장선에 있다. 내가 꽂힌 단어는 할머니, 그리고 피아노였다. 어린 시절 겨우 두말만에 그만둔 피아노. 부모님의 경제적 여유가 있었다면 계속 배울 수 있었을까. 어른이 돼서 자립하고서 배우지 않은 걸 보면 그건 아닐까 싶은 마음이 들지만 여전히 피아노에 끌리는 걸 보면 조금 더 자세히 내 마음을 헤아려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저자 이나가키 에미코는 『퇴사하겠습니다』의 작가로 이 책을 통해서도 은퇴 후 인생 후반전의 삶에 대해 말한다. 저자는 어린 시절 배웠던 피아노를 40년이 지난 53세에 다시 배운다. 결코 빠르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늦었다고 단언하기도 어렵다. 모든 배움에는 기준을 세운 나이가 없으니까. 그럼에도 우리는 노년에 무언가를 배운다고 하면 왜?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 나이에 그걸 배워서 뭐 할 거냐고. 쓸모가 있어야 할까. 그냥 즐겁고 신나면 되는 거 아닐까. 


일단은 자기 자신에게 취해서 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내 피아노 연주를 가장 많이 듣는 단골손님은 분명히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먼저 내가 나를 즐겁게 하지 못한다면 피아노를 치는 의미가 어디 있겠는가. (63쪽)


이 책은 피아노를 배우는 기록이자 연습이면서도 동시에 내가 원하는 삶에 대한, 노년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다. 그렇다고 재미없고 철학적 사유를 전하는 건 아니다. 저자가 피아노를 배우면서 느끼는 고충(?)을 실감 나게 들려주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무섭기만 했던 선생님과는 다르게 피아니스트에게 배우는 특권을(연재를 위한 출판사의 섭외) 얻어 개인 소장의 피아노가 없어 카페에 있는 피아노로 연습을 한다. 무조건 연습이 살 길이라고 여기면서 연습을 하던 그에게 닥친 난관은 하나둘이 아니다. 손가락이 아파지는 일, 눈이 잘 안 보여서 악보를 최대한 크게 복사하는 일, 절대 남들 앞에서는 연주를 하지 않겠다는 다짐과 다르게 발표회까지.


직접 피아노를 치면서 경험한 일들이라 생생한 에피소드는 마치 내가 피아노 앞에 앉은 것 같은 착각을 불러올 정도다. 어린 적 학원에서 바이엘, 체르니 순으로 배우고 쳐야만 하는 게 아니라서 지금이라도 당장 피아노 학원을 검색해 보고 싶었다. 그러나 내가 치고 싶은 곡을 선택해서 연습할 수 있다는 게 어른의 피아노의 매력이지만 노화로 인해 뇌가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속도가 느리다는 것에는 속상하고 안타까움이 몰려왔다. 그러나 다시 이런 문장 앞에서 기운을 낸다. 정작 내가 피아노를 배우는 건 아니지만 말이다. 피아노 자리에 수많은 다른 말을 집어넣으면서. 


어른에게는 어른 나름의, 어른만의 피아노가 있다. 어른의 피아노의 즐거움은 실력이 좋다거나 없다는 등의 사소한 문제와는 다른 곳에 있다. (148쪽)


저자는 피아노를 치면서 쇼팽, 베토벤, 드뷔시 등 작곡가에 대해서 알아보고 손에 나타난 증상을 덕분에 피아노를 치면서 다른 사람들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에 공감하고 위안을 받는다. 피아노를 배운다는 건 단순하게 기술적인 연주만이 아니라 피아노를 둘러싼 모든 것들에 대해 알아가는 일이었다. 음악을 만든 작곡가가 어떤 마음으로 곡을 쓰고 연주자들은 어떻게 연주를 하는지. 피아니스트도 실수를 하면서 연주의 즐거움을 알게 된다는 것까지.


저자는 이처럼 피아노를 배우면서 인생 후반에야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이 있다는 걸 발견한다. 뭐든 잘 해야 하는 게 아니라 것, 빨리 가려고 애쓰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 실패나 슬럼프에도 담담하게 지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늙음과 노년에 대한 막연한 무기력과 두려움 대신 순간을 즐기는 일이 아름답다고 여긴다. 


치매에 걸릴 사람은 걸린다. 하지만 아무리 증증 치매라고 해도 피아노만은 칠 수 있다고 한다. 너무 멋지지 않은가! 아무리 늙고 시들어도 드뷔시의 <달빛>을 화려하게 연주할 수 있다면. 연주가 끝나면 다시 멍한 상태로 돌아가겠지만 말이다. 여하튼 인생의 가능성은 무한대다! 나도 그런 멋진 할머니가 되고 싶다. (203~204쪽)


유쾌하고 즐거운 책이다. 뭔가 배우고 싶은데 나이 때문에 주저한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물론 그게 피아노라면 적극 추천한다. 어른을 위한 피아노 설명서라고 할까. 책 속에는 직접 경험한 저자의 노하우라 할 수 있는 <‘어른의 피아노’를 시작하는 법>이 있어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좋아하는 피아노 연주를 들으면서 책을 읽어도 좋다. 


설령 아주 조금일지언정 아름답게 쳤다면 그것으로 만족하면 된다. 인생 후반전의 삶에는 ‘내일’이 없다. 그렇다면 내일이 없다고 생각하고 행동하면 된다. 미래가 아닌 지금 이곳에 집중하는 것이다. (267쪽)


저자는 인생 후반을 꼭 집어 말하지만 실은 어느 나이를 살든 미래가 아닌 지금 이곳에 집중하는 게 가장 잘 사는 일이다. 그러니 지금 좋아하는 일, 즐거운 일, 아름다운 일에 만족하며 살면 좋겠다. 나만의 피아노, 어른의 피아노를 찾아보려는 마음을 잃어버리지 말고 간직할 수 있기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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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22-12-07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안 그래도 저 이 책 읽고 싶었는데 이미 다른 책 주문해서 오고 있어서 ^^;; 일단 장바구니에 넣어야겠네요. 저는 피아노를 꽤 오래 했다 그만둬서 언젠가 다시 재개하고 싶은 마음만 있었어요...

자목련 2022-12-07 11:48   좋아요 0 | URL
피아노를 오래 치시고 재개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재개를 앞당길 수 있게 만들 책이 될지도 모르겠어요.
여러 모로 재밌게 읽고 즐거운 책이었어요^^

거리의화가 2022-12-07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릴 적 피아노를 배웠는데 지금은 다 까먹어서 피아노 치는 법은 커녕 악보 보는 법도 다 잊어버렸어요ㅠㅠ 배우고 싶은데 주저할 나이라는 것이 없음에도 새로운 것을 도전하는데 망설이게 되네요.
블라우스 고르면서 드셨던 생각 공감이 됩니다. 더 이상 예쁜 옷을 고르지 않고 편하고 대충 입지뭐 이런 생각도 드네요^^;;; 주름이 하나 둘 늘고 거울을 보는 것이 예전처럼 즐겁지 않을 때는 좀 서글퍼지더라구요. 그럴수록 새로운 옷도 화장도 시도해보아야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자목련 2022-12-07 11:50   좋아요 0 | URL
도전이 점점 어려운 나이로 접어들고 있어요. 그 블라우스는 가까이 지내는 동생이 예쁘다고 잘 어울린다고 말해줘서 열심히 입고 있어요. 나이를 생각하면서 옷을 고르는 제가 참 속상하더라고요. ㅠ.ㅠ
새로운 화장, 적극 추천합니다!
 

우리는 모두 읽고 쓰는 존재다. 무엇을 읽고 쓰냐가 다를 뿐이다. 소설을 좋아하는 나에게 소설가의 문장은 언제나 매력적이다. 아주 잠깐 소설을 쓰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으니까. 그런 생각을 일으켜 세운 건 내가 읽은 소설들 때문이다. 그러니까 꽤 오랜 시간 전에 책을 붙잡고 빠져있던 시간이 있었다. 지금도 책을 좋아하고 읽고 있지만 당시에는 책이 내 마음을 다잡는 유일한 통로였다. 그때 만났던 소설들, 그때 만났던 마음 잡이 글들이 나를 도왔다. 소설이 주는 위안, 소설 속 주인공도 나와 다르지 않게 힘겹게 하루하루를 지탱하고 있다는 게 큰 위안이 되었다.


그런 소설을 쓴 소설가는 어떤 마음으로 글을 쓸까, 언제 어디서 소설을 시작할까. 궁금했다. 쓰는 마음이 시작되는 공간, 쓰는 마음이 모이지 않을 때 어떻게 할까. 작가정신 35주년 기념 에세이 『소설엔 마진이 얼마나 남을까』엔 그런 글들이 있다. 김사과, 김엄지, 김이설로 시작해 박솔뫼, 손보미, 정용준, 한정현, 조경란, 하성란 등 23명의 작가가 쓴 솔직한 자기 고백과도 같은 글에는 소설 쓰기의 즐거움과 어려움이 담겨있다. 그들에게 소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말이다.


다행스럽게도 수록된 작가의 소설을 읽었다. 단편 하나부터 많게는 작가가 낸 소설을 거의 읽은 작가도 있다. 그래서 에세이를 읽으면서 그의 소설들이 따라왔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소설과 에세이는 그 형식이 다르고 추구하는 바가 다른데도 소설 속 문장이 떠올랐다. 결이 같다는 게 이런 거구나 싶었다. 개인적인 의견일지만 김엄지나 박솔뫼의 경우, 에세이지만 소설처럼 읽혔다. 그의 소설이 마치 산문처럼 여겨졌던 것처럼.


한편의 에세이마다 작가가 보낸 사진이 함께 한다. 글을 쓰는 카페, 서재의 일부가 많았다. 사진과 글을 읽으면서 잠깐 상상한다. 그 자리에서 작가는 하루의 작업을 시작하는구나. 작가의 공간에서 얼핏 보이는 책등의 제목을 보면서 작가도 이 소설을 읽었구나 괜히 기뻐하면서 말이다. 글을 쓰는 작가의 많은 에세이가 그러하듯 『소설엔 마진이 얼마나 남을까』에서 들려주는 소설을 향한 그들의 마음은 매우 곡진하다.


내가 언제까지 소설 쓰기에 하루 여섯 시간을 고수할 수 있을까. 아주 오랫동안 가능할 수 있다면 좋겠다. 동료와 후배 작가들과 약속했던 것처럼 건강하게 오래 쓰는 작가가 되어야 하니 더더욱 여섯 시간을 지키자. 부디 그러자고, 촌스럽지만 굳은 다짐 같은 것이라도 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김이설, 37쪽)


살림과 육아를 병행하면서 오롯이 소설을 쓰는 여섯 시간을 갖기 위해 무려 십오 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는 김이설 작가가 쓰는 작업 일지, 이제는 체력이 되지 않아 운동을 하며 소설을 쓴다는 박민정, 정체와 지친 상태를 인정하면서도 쉬는 일의 두려움을 조심스럽게 들려주는 손보미, 너무 쉽게 글을 배우고 읽혀서 소설에 대한 상상력을 키우는 게 힘들다는 정소현, 소리가 깃든 문장을 쓸 수 있기를 바란다는 정용준의 글을 읽으면서 그의 첫 소설집의 단편이 생각나기도 했다.


문장에 소리가 있으면 좋겠다. 소리를 닮은 문장이 아닌, 소리가 들리는 듯한 문장이 아닌, 실제로 소리가 깃든 문장이 있으면 좋겠다. 그것이 가능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문장 속에 리듬을 깔고 화음을 만들어 마음대로 변주할 수 있다면 얼마나 근사하겠는가. (정용준, 127쪽)


소설을 썼을 때 이익은 얼마이며 마진이 얼마인지 남을까 알 수 없지만 언제 어디서나 타이핑 살 수 있도록 빠른 속도의 암살자 같은 태도로 글을 쓴다는 오한기, 자분자분 자신이 살았던 과거와 현재를 통해 그 안에 소설이 어떻게 녹아들었는지 말하는 전성태와 조경란, 소설을 쓸 수 있는 ‘그런 자리’에 대해 설명하는 한은형. 첫 책의 출간을 축하하며 진짜 직업을 구하라는 아버지의 말을 들려주는 정지돈의 유쾌한 농담 같은 글에 담긴 소설에 대한 진심은 그동안 어렵다고 여겨 내가 읽지 않은 그의 소설을 궁금하게 만들었다. 


문학은 포기라는 사실을, 모든 것을 시도하고 모든 것에 실패했을 때에야 비로소 문학이 시작된다는 사실을, 내 능력 너머에서,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 밖에서 문학이 나온다는 사실을 말이다. (정지돈, 144쪽)


순서에 구애를 받지 않고 좋아하는 작가, 끌리는 작가의 글을 먼저 읽어도 상관없다. 아마도 좋아하는 작가의 편을 먼저 읽는 이가 많지 않을까 싶다. 누군가 작가의 소설을 곁에 두고 읽을지도 모른다.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의 마음도 작가의 마음 못지않게 정성스러우니까. 여기 실린 23편의 에세이를 통해 작가들의 소설 쓰기에 대한 궁금증이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좋아하는 소설가의 소설을 읽을 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이 소설은 그 작가가 좋아하는 카페의 어느 자리에서 시작되었구나, 한 문장을 쓰면서 몇 번을 고치고 고쳤겠구나. 산책과 수영을 하고 일상을 이어가면서도 소설 쓰기에 대한 고민과 걱정을 끌어안고 지내다 모든 걸 포기하고 편안해졌을 때 쓰인 문장일지도 모른다는. 소설을 통해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게 무엇일까 조금 더 닿고 싶은 마음도 들 것 같다. 그리고 이런 최진영의 문장이 괜히 좋아서 소설을 읽을 때마다 한 번쯤 혼잣말로 따라 해보려고 한다. “나도 소설을 좋아하는 내가 좋습니다”라고 말이다. 


세상에는 훌륭한 소설이 너무나 많습니다. 어쩌면 나는 그중에 1퍼센트도 읽지 못하고 죽을 거예요. 이제는 그 사실이 전혀 슬프지 않습니다. 나는 오늘 읽을 수 있는 소설을 읽고 오늘 쓸 수 있는 글을 씁니다. 나는 소설을 좋아하는 나를 좋아합니다. (193쪽, 최진영)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읽고 싶은 소설 몇 권이 생각났다. 김이설, 정용준, 박솔뫼, 박민정, 정지돈, 한유주의 소설들. 어쩌면 다시 읽으면 작가의 마음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함꼐. 아직 읽지 못한 작가의 에세이와 새로운 소설에 대한 기대를 품는 시간이 쓰는 마음과 나란하게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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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22-12-06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자목련님 덕에 이 책 읽어봐야겠네요.

자목련 2022-12-07 09:58   좋아요 0 | URL
저는 참 좋았어요. 블랑카 님도 좋았으면 좋겠습니다^^*

서니데이 2022-12-06 21: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소설엔 마진이 얼마나 남을까, 책 소개가 나오는 건 본 적 있는데, 조금 더 상품 페이지의 소개를 읽어봐야겠어요.
잘읽었습니다. 자목련님,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자목련 2022-12-07 09:58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 님도 포근하고 건강한 하루 이어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