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독서혁명 - 나로부터 비롯되는 변화
강규형 지음 / 다연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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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로부터 비롯되는 독서가 나와 우리를 변화시킵니다.” (230쪽)

 

 많은 이들의 추천을 하는 이유는 그만큼 좋다는 말이다. 그러나 모두에게 좋다고 해서 반드시 내게도 좋을 것이라는 판단을 내릴 수는 없다. 적어도 내가 직접 경험하고 느껴야만 그것에 대해 말할 수 있다. 독서와 운동도 그러하다. 아무리 사람들이 권해도 내가 싫으면 어쩔 수 없다. 내가 필요로 할 때 진짜 좋은 것이 된다. 책 읽기의 경우, 좋아하는 분야가 아닌 다른 분야의 책 읽기도 그렇다. 변화를 위해서는 작든 크든 용기를 내야 한다. 그리고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지려면 시작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자기계발서를 잘 읽지 않는 나에게 『대한민국 독서혁명』에 대한 첫인상이 나쁘지 않았다. 제목이 알려주듯 독서에 관한 이야기로 혼자 읽는 책 읽기가 아닌 독서 토론 모임에 관한 것이다.

 

 우리는 때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법을 몰라 헤매곤 한다. 그럴 때 누군가 이렇게 한 번 해보면 어떨까?라고 조언해준다면 큰 힘이 된다. 저자는 책이 그런 힘을 지닌 존재라는 것을 알았고 그것을 다른 이들과 공유하기를 원했다. 책에는 다양한 이들의 사연이 등장한다. 적자만 내는 카페 운영을 고집하며 친구에게 사기까지 당한 나진국, 아무 목적과 계획 없이 그냥 시간을 보내는 대학생 여의주, 직장에서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직장인 강한나, 아르바이트로 겨우 백수를 면한 청년 도전해, 이혼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는 최중사, 삶의 무료함을 바꾸고 싶은 중년 황금란. 

 

 그들은 모두 우리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이들이다. 이전까지 독서에 관심이 없었고, 독서를 통해 변화할 수 있다는 말을 믿지 않았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독서 토론 모임 ‘나비’가 누군가의 삶을 바꿔놓을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경험을 통해 나오는 진솔한 사례라서 책을 좋아하는 이가 아니더라도 한 번쯤 ‘나비’에 나가고 싶을 것이다. 토요일 아침 6시 40분에 자발적으로 모일 수 있는 힘. 그것은 단순히 함께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한 권의 책을 자신의 관점에서 보고 나의 입장에서 깨달은 것과 환경에 적용할 것이라는 독서법(이른바 ‘본깨적 독서법’)이 인생을 변화시켰다는 증거다. 특히 책과는 무관했던 가족들이 도전해의 변화하는 모습을 통해 가족 독서 토론 모임을 시작하고 가족 간의 이해를 돕고 배려하며 화합하는 이야기는 큰 울림을 준다. 독서라는 취미 활동에서 벗어나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아 함께 성장하는 ‘나비’. 정말 멋진 모임이 아닐 수 없다.

 

 한 권의 책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는 결정적 계기가 되기도 한다. 아마도 『대한민국 독서혁명』이 누군가에게 그런 책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읽는 것으로 그치는 책 읽기가 아닌 행동이 되는 책 읽기. 혼자 읽는 책과 함께 읽는 책은 분명 다를 것이다. 독서 모임에 참여한 적이 없어 그 흥분과 떨림을 상상할 수 없다. 하지만 그것이 분명 삶을 기쁘게 할 것이라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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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이 되었다. 아파트 화단에 자귀나무가 초록의 잎사귀로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겨울 동안 앙상했던 가지는 사라졌고 곧 꽃을 피울 초록이 가득하다. 자귀나무는 앞 동에만 있어서 창문에 기대어 그 꽃을 볼 수 있다. 예배를 드리러 가는 길에 만나는 5월의 보리는 4월의 보리가 아니다. 어느새 어린아이 키만큼 자란 보리는 싱그러운 기운을 뿜어내고 있다. 5월은 진짜 푸르고 빛나는 달이다.

 

 가정의 달인 5월은 추도예배로 시작되었다. 지난주에는 할머니 추도예배를 드렸고 다음 주에는 아버지의 추도예배가 있다. 모이는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당연한 일이다. 우리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대신 조용히 예배를 드리고 맛있는 저녁식사를 했다. 직접 기른 상추와 갓 뽑아낸 마늘종과 두릅으로 차려진 밥상은 곧 여름이 온다는 걸 알려주고 있었다. 이제 마늘을 캘 것이고 자두가 조금씩 자랄 것이다. 5월이 되면 나는 작약을 검색한다. H 님의 서재에 올라온 작약을 보면서 행복했다. 올해는 잊지 않고 작약을 보러 갈 것이다. 다음 주쯤 수목원에 가려고 한다.

 

 봄이 가고 여름이 오는 날들. 『봄의 정원』이라는 예쁜 소설을 읽었다. 계획 없이 충동적으로 구매한 책이었고, 올리버 색스의 『온 무브』도 그러하다. 아직 읽지는 않았다. 5월의 소설로는 윤성희의 단편집 『베개를 베다』, 시집으로는 정영호의 『계속 열리는 믿음』을 읽으려고 한다. 아, 침대에 놓인 책도 읽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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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언제, 어디서 책 읽는 걸 좋아하십니까?

 

 아무때나 어디서나 책을 읽는 편입니다. 현재는 소파나 침대에서 가장 많은 시간 책을 읽습니다.


Q2. 독서 습관이 궁금합니다. 종이책을 읽으시나요? 전자책을 읽으시나요? 읽으면서 메모를 하거나 책을 접거나 하시나요?

 

 전자책의 수많은 장점을 알고 있지만 종이책을 선호합니다. 책을 접지는 않고 메모를 하는 편입니다.

Q3. 지금 침대 머리 맡에는 어떤 책이 놓여 있나요? 
 

 앨리스 먼로가 가장 사랑한 작가라는 광고만으로 충분한 윌리엄 맥스웰의 <그들은 제비처럼 왔다>, 김선우 시집 <녹턴>, 한강 단편집 <내 여자의 열매>, 한귀은 에세이 <여자의 문장>이 놓여 있지만 다 읽는 건 아니에요. 말 그대로 놓여 있을 뿐입니다.

 

 

 

 

 

 

 

 

 

 

 

Q4. 개인 서재의 책들은 어떤 방식으로 배열해두시나요? 모든 책을 다 갖고 계시는 편인가요, 간소하게 줄이려고 애쓰는 편인가요?

 

 모든 책을 다 갖고 싶었던, 그러니까 거대한 서재를 꿈꾸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간소하게 줄이려고 하는 편입니다. 언제가 읽을 거라는 책은 처분하는 쪽으로 기웁니다.


Q5. 어렸을 때 가장 좋아했던 책은 무엇입니까?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언제나 앤과 메리입니다. <빨강 머리 앤>, <비밀의 화원> 어른이 된 후 다시 읽어도 그 시절의 기쁨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Q6. 당신 책장에 있는 책들 가운데 우리가 보면 놀랄 만한 책은 무엇일까요?

 

 사진집입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민병헌 사진집 누드> 어쩌면 조만간 정리할 지도 모를 책입니다.


 

 

 

 

 

 

 


 Q7. 고인이 되거나 살아 있는 작가들 중 누구라도 만날 수 있다면 누구를 만나고 싶습니까? 만나면 무엇을 알고 싶습니까?

 

 김연수와 한강을 만나고 싶어요. 최근 한강의 소설을 다시 읽게 되었는데 과거와 현재까지 글을 쓸 수 있는 원동력이 무엇인지 묻고 싶어요. 아니, 무엇을 알고 싶다기보다 그냥 눈과 눈을 마주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겠지요.


Q8. 늘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아직 읽지 못한 책이 있습니까?

 

 박경리 작가의 <토지>를 일어야겠다고 생각하지만 첫 부분만 읽다가 멈춘 상태입니다. 아, 언제가 꼭 읽을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Q9. 최근에 끝내지 못하고 내려놓은 책이 있다면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다 말았어요. 벌써 5, 6권이 나왔는데 3권을 열다가 앞부분의 같은 부분만 반복하다 결국은 내려놓았지요.



 

 

 

 

 

 

 

 

 Q10. 무인도에 세 권의 책만 가져갈 수 있다면 무엇을 가져가시겠습니까?

 

 즉흥적으로 떠오른 세 권입니다. 특별한 의미를 지닌 책이 아닌 지금 현재 이 세 권의 책을 곁에 두고 싶은 마음, 그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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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6-05-10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목련님, 건강은 이제 많이 회복되셨는지요.
(저도 이 질문들에 답을 달아보긴 했지만 10번 질문 앞에서는 그냥 아득해졌습니다.
무인도에는 왜, 자의로? 타의로? 책은 무슨... 솔직히 이랬거든요.)

자목련 2016-05-12 07:06   좋아요 0 | URL
hnine 님, 고맙고 감사합니다. 많이 회복되었습니다. 워낙 저질체력이라 종종 병원에 다니고 있지만 괜찮습니다. 10번은 책에 대한 질문이라면 빠지지 않는 질문인 듯해요, ㅎ
어느덧 여름이 오고 있습니다. 즐거운 날들 보내세요^^
 
오늘처럼 고요히
김이설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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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로 위장된 처절한 삶의 단면. 여전히 지독한 일상을 살아내야만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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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고 견디는 생을 위로하다
채식주의자
한강 지음 / 창비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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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을 지키며 성장할 수 있는 이는 많지 않다. 특히 어디서든 뛰어나올 수 있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세상에서는 말이다. 외부의 공격뿐 아니라 내부의 그것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기르려면 이전과는 다른 삶을 선택하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 어쩌면 고기를 먹지 않고 채식을 결정한 건 영혜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었을까. 영혜는 남편과 가족들에게 충분히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아니, 이해받지 않아도 상관없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영혜에게 고통과 슬픔, 그리고 절망은 어떻게 설명해도 다른 무엇으로 전이될 수 없기 때문이다. 오직 자신만이 그것을 견디고 화해할 수 있다고 믿은 듯하다. 그러니 남편, 형부, 언니의 눈에 비친 영혜는 심하게 뒤틀린 조형물처럼 보였을 것이다. 고백하자면 처음 한강 연작소설 『채식주의자』를 만났을 때 나 역시 그러했다. 영혜의 내면의 상처와 고통을 보려 하지 않았고 그녀의 목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았다. 물론 여전히 영혜에 대해 나는 알지 못한다. 다만 예전보다 영혜를 조금은 인정할 수 있다. 영혜가 아니므로 나는 그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걸 알기에.

 

 꿈을 꿨다는 단순한 이유로 하루아침에 채식을 선언한 아내를 바라보는 남편의 시선으로 들려주는「채식주의자」는 영혜의 선택이 평범한 삶을 파괴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니까 소설에서 매우 평범한 여자로 등장하는 영혜의 변화는 남편을 비롯한 가족에게 단순하게 이상한 행동이었다. 그냥 평범한 상태를 유지하기를 바랐다고 해야 할까. 그것이 폭력이 될 수 있다는 걸 인정하지 않은 채 영혜를 윽박지르는 것을 시작으로 강제로 고기를 먹이려 한다. 영혜가 자해하지 않았다면 그들이 폭력이 아니라 믿는 강요는 계속되었을 것이다. 내 감정과 생각을 타인에게 똑같이 적용시키려는 것, 그것은 얼마나 무서운 폭력인가.

 

 그렇다면 그런 영혜를 통해 예술적 욕망을 채우려 한 「몽고반점」속 그(형부)의 행동은 폭력이 아니었을까. 아내를 통해 어른이 된 처제 영혜의 몸에 아직도 푸른 몽고반점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후 그는 어떤 욕망에 사로잡혔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가려진 욕망이었다. 이혼 후 혼자 살아가는 영혜는 식물처럼 살고 있었다. 빛과 바람만으로도 충분한 삶. 그것을 예술로 표현하고 싶은 욕망은 점차 동물적 욕구로 실현되고 만다. 본능적 욕망이 그를 지배한 것이다. 아내가 그 모든 것을 알지 못했더라면 그는 더 구체적으로 폭력을 가하지 않았다고 자신할 수 있을까.

 

 예정된 수순대로 이혼 후 영혜의 보호자가 되어 동생이 입원한 정신병원으로 찾아가는 언니가 들려주는 자매의 이야기「나무 불꽃」은 처연하다. 세상의 모든 나무는 형제 같다며 섭식을 거부하는 영혜에게 그녀가 해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이유 없이 때리는 아버지에게 맞설 수 없었던 어린 시절부터 동생을 보호하려 했던 그녀였다. 하지만 지금은 아이와 그녀 자신이 세상으로부터 타인으로부터 보호받고 싶은 심정이다. 어떤 형태와 모양으로든 시간을 흐르고 지속되는 삶 속에서 그녀는 나무가 되고 싶은 영혜를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자신이 선택한 삶에 대해 인정받지 못한 채 그것을 고집하며 지속할 수 있는 용기를 지닌 이는 얼마나 될까. 반대로 누군가의 선택을 존중하지 않는 대신 질타하지도 않고 지켜볼 수 있는 용기를 지닌 이는 얼마나 될까. 어른과 부모라는 이유로 잘 가르치고 키운다는 목적으로 아무렇지 않게 언어와 사고 주입으로 폭력을 가하는 어른으로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모르는 채 휘두른 폭력은 또 얼마나 많을까. 흐르는 시간만큼 쌓인 폭력이 누군가에게 지워지지 않을 상처를 만들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가슴이 서늘해진다.

 

 나는 문득 말해주고 싶다. ‘…… 왜, 죽으면 안되는 거야?’ (191쪽) 작고 가냘픈 목소리로 물었을 영혜에게 더 이상 삶을 살아내고 버티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생존 자체가 처절함의 연속이었을 영혜의 생을 쉬게 해주고만 싶다. 가만히 영혜의 얼굴을 어루만지고 잎사귀가 자랄 몸을 닦아주고 뿌리가 내릴 손을 잡아주고 싶다. 그리고 단단히 뿌리를 내려 바람과 물과 햇빛을 먹는 나무가 된 그녀 곁에 오래 서 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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