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만든 사람
최은미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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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누군가를 만나고 친해질 수 있는 기회는 다양하다. 정작 그 안에서 마음을 열 수 있는 이를 발견하기가 어려울 뿐이다. 공통분모가 있다면 상대를 향한 마음은 쉽게 열리기도 한다. 그게 아이라면 말할 것도 없다. 아이를 키우고 같은 기관에 보내는 이들의 결속력은 정말 단단하기로 유명하니까. 어른이 되어서 그것도 부모가 되어서 한 사람을 마음에 품는 일은 미묘하고도 복잡하다. 최은미의 단편집 『눈으로 만든 사람』속 단편 「보내는 이」를 읽노라면 그런 감정들이 파도처럼 다가온다. 밀려왔다가 밀려가는 게 정상인데 나가지를 못할 때 상처가 된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이들, 서로의 집 창문을 마주 보며 하루의 일과를 마감하면서 서로에 대해 잘 안다고 여겼지만 그게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아무런 말 없이 이사를 가버린 후에야 그 마음이 얼마나 깊었는지 알게 되는 소설 속 화자처럼. 하지만 그 역시 상대에게 확인받지 않았기에 섣불리 장담해서는 안 된다.


좋아할 만하다 싶으면 쉽게 마음을 주었다. 마음을 먹고, 마음을 주고, 그런 후에는 전력을 다했으며, 다한 만큼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상처를 받고, 더 나아가면 남몰래 앙심을 품었다. (「보내는 이」, 17쪽)


“살구꽃이 피면 톡 하겠대.”

나는 그 말을 듣자마자 눈물이 그렁그렁 해진 채로 고개를 끄덕인다. 기약만 있다면 더 오래도 기다릴 수 있다고, 겨울이 다가온 창밖을 보면서 생각하고 생각한다. (「보내는 이」, 45쪽)


살면서 소중한 이와 보낸 시간과 공간은 때때로 큰 자양분이 된다. 함께 보낸 계절이 다시 돌아올 때 그 계절에 다른 의미가 부여되는 것이다. 그러니 ‘기약만 있다면 더 오래도 기다릴 수 있다’는 화자의 마음은 어떤 희망의 시초가 된다.


최은미 작가는 이처럼 보통의 일상을 세세하고 내밀하게 보여준다. 결혼과 육아로 이미 한 번씩 사회적 단절과 고립을 경험한 이들의 심리를 잘 아는 것이다. 그건 「여기 우리 마주」에서도 여실하게 드러난다. 코로나19라는 처음 접하는 팬데믹의 상황에서 우리가 느끼고 아파한 경험을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엄마, 주부가 아닌 선생님으로 자리하기 위해 고분분투하는 화자의 마음이 얼마나 아프고 서러웠을까 생각하면 눈물이 날 것 같다. 그런 누군가의 존재를 이미 알기에, 그들의 얼굴이 스쳐 지나간다. 그들이 하루를 어떻게 쪼개어 살고 있는지 얼마나 동동거리는지 잘 알기에. ‘여기 우리 마주’란 제목 그대로 일하는 엄마가 아닌 그저 한 사람으로 대할 수 없는지, 현재의 위치에서만 그들을 상대할 수는 없을까. 어쩌면 나 역시 소설을 읽기 전까지 그들에게 어떤 잣대를 대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수미는 알고 있었을까. 누구누구의 맘도 아닌, 무슨 무슨 샘도 아닌, 딱 떨어지는 ‘선생님’이 되어야 할 때, ‘지도사’라는 정식 호칭으로 서 있어야 할 때, 내가 나의 무엇을 보이지 않게 하는지. ‘선생님’으로 생존하기 위해 내가 얼마나 깨끗하고 멀쩡하게, 주부로서의 노동만을 선별해서 지워버리는지. 하지만 ‘선생님’인 그 순간에도 내가 알아서 감춰버린 그 노동에 얼마나 실시간으로 잠식당하고 있는지. 어떻게 얼굴이 지워진 채로 다른 여자에게 다른 여자가 되어가는지. 나로 서 있기 위한 최소한의 힘을 기르기 위해 어떻게 또다시, 계속 다시, 매일 다시, 내 노동을 지우고, 지운 것에 먹히고, 먹혀가는 채로 지우면서, 편하게 사는 여자들 중 하나가 되는지. 왜 나는 나의 어떤 부분을 지워야만 내 실력을 신뢰받을 수 있다고 믿게 되었는지.(「여기 우리 마주」, 74쪽)


어떤 의미로는 ‘여기 우리 마주’란 말은 이 소설집을 관통하는 게 아닐까 싶다. 과거의 아픈 기억과 상처를 지닌 채 여기 지금 마주한 「눈으로 만든 사람」, 「나와 대담자」, 「내게 내가 나일 그때」속 인물들은 여전히 아프다. 폭력과 상처를 가한 이들과 여기 지금 마주했지만 그들은 과거를 잊은 채 모르 척 살아간다.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는 주변인을 통해 여전히 고통은 살아움직인다. 그럼에도 새롭게 여기 우리 마주한 이들은 서로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노력한다.


「나와 대담자」에서 치료실 한 장면처럼 마냥 기다리며 「내게 내가 나일 그때」 속 유정처럼 스스로를 통과해서 나 오고 싶은 간절함이 그러하다. 과거에 갇혀 살 수 없기에 앞으로 고통스럽지만 직시해야 한다는 걸 안다. 그런 의지는 손길은 「11월행」 속 엄마 둘에 딸 둘의 사진처럼 다정하고 따뜻하다. 그 안에 담긴 사정을 잠시 잊은 채 여기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안도감이라고 할까.


동시대를 살아가는 기혼 여성의 모습을 통해 함께 생각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갖게 만드는 소설집이다. 지금 나의 일상은 어떤가, 나의 슬픔과 나의 상처는 어떻게 진행 중인가. 심연의 말을 듣기 위해 고요함으로 빠져드는 그런 순간이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비밀을 소설 속 인물들은 이미 다 아는 것 같았다. 내가 아는 이들을 만나 것처럼, 나를 아는 이를 만난 것처럼. 그래서 울컥했고 그래서 아프지 않았고 슬프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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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스트 Axt 2021.11.12 - no.039 악스트 Axt
악스트 편집부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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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스트를 구매하는 경우는 표지를 장식하는 작가의 인터뷰 때문이다. 권여선, 황정은에 이은 최은영.
100평과는 별개로 배송이 늦었고 책도 구겨져서 왔다. 그건 좀 속상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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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8 16: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29 11: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알라딘고객센터 2021-12-30 1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편드려 너무 죄송합니다. 기분좋게 받으셨어야 하는데, 좀 더 포장 신경써서 작업하지 못한 점 다시한번 죄송한 말씀드리며 지적하신 부분은 담당부서 작업자들 전달하여 더 주의 기울이겠습니다. 이후 이용하시면서 불편하신 부분은 나의계정>1:1고객상담으로 연락주시면 신속하게 안내 드리고 있으니 참고해주십시오. 편안한 시간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자목련 2022-01-02 15:01   좋아요 0 | URL
아, 이제야 댓글을 확인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상품 포장(이번 경우 외에도)에 좀 더 세심하게 신경을 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릿터 Littor 2021.12~2022.1 - 33호 릿터 Littor
릿터 편집부 지음 / 민음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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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커버스토리. 허연의 시를 다룬 특집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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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서운 추위를 뚫고 성탄절 예배를 드리고 왔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차량을 기다리는 시간이 그러했다. 평소의 주일과 다름없이 제 시각에 나와 차량 봉사를 해주시는 분을 기다렸다. 추우면 얼마나 춥겠나 싶었는데, 어이쿠 정말 추웠다. 추위에 제법 강하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이상한 건 항상 오시는 시각이 지나도 차가 보이지 않았다. 조금 더 기다리다 연락을 드렸더니 시동을 걸고 계시다고 하셨다. 그래서 금방 오시겠지 싶어 아파트 입구 계단에서 기다리는데 그 시간이 생각보다 길었다. 뒹구는 낙엽은 소리까지 동반하며 바람의 세기를 전해주었다. 그 와중에 만난 고양이. 평온해 보였는데 내 착각일까. 아무튼 오늘따라 장갑도 끼지 않았고 시간이 지날수록 귀까지 아팠다.





드디어 도착한 차에 올라타서 어젯밤 추위에 방전이 되었다며 미안해하셨다. 그분은 어젯밤 새벽 송을 돌았다고 하니 피곤함도 크셨을 텐데. 누군가의 봉사의 마음을 받아 나는 안전하고 따뜻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하늘에서는 눈이 날리기 시작했다. 쌓일 것 같지는 않았고 바람 따라 어디론가 착지할 곳을 찾아 달아나는 눈처럼 보였다.


성탄 예배에는 귀여운 아이들의 율동이 있었다. 예전처럼 크리스마스이브 행사를 하지 못하는 아쉬움일까. 사실 이 시골에는 아이들이 귀하다. 단상에 올라온 네 명의 아이들이 선생님을 따라 율동을 하는 모습이 정말 예뻤다. 항상 유아실에서 예배를 드리는 아이들이라 누가 누구인지 모르지만 모두 키가 훌쩍 자라있었다. 건강하게 크는 아이들이 보배라는 걸 조금 알 것 같은 순간이었다. 작은 선물을 받고 과자로 채워진 선물 가방을 끌다시피 하며 내려오는 아이들은 모두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매년 맞이하는 크리스마스지만 작년과 올해는 더욱 남다르게 느껴진다. 코로나로 인해 예배를 드리는 분들이 적었지만 그래도 서로를 축복하는 마음은 한결같았다. 메리 크리스마스, 이 말이 참 따뜻하고 포근했다. 친구와 나누는 크리스마스 인사도 마찬가지다. 뜸했던 이들에게도 크리스마스를 핑계로 인사를 건넬 수 있고 그동안의 사정도 들을 수 있으니까. 친구 하나는 오늘 생일이다. 음력으로 챙기는데 올해는 예수님과 생일이 같다. 친구의 생일을 축하하는 연락을 취하면서 모임의 언니의 사고 소식도 들었다. 교통사고로 병원에 있다고 했다. 많이 다친 건 아니라고 하지만 그래도 걱정이 된다.


하루를 맞는 일도 감사하고 매년 크리스마스 인사를 전할 수 있다는 것도 감사하다. 모두 서로에게 감사를 전하고 축복하는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보냈으면 한다. 건강한 크리스마스는 물론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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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1-12-25 1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게 추운가요?
저는 춥기도 하건와 이틀 연속으로 교회를 갈수있을까 싶어
오늘은 인터넷으로 드리고 내일은 교회를 나서 볼까 생각중이었는데
어이쿠 하셨다니 내일도 인터넷으로 드려야하나 고민되네요.ㅋ
중국 어디는 영하 48도라는군요. ㅠ

자목련 2021-12-27 10:45   좋아요 1 | URL
어제, 주일은 성탄절보다는 덜 추웠어요.
말씀처럼 이틀 연속으로 예배를 드리니 주일인데 주일 같지 않았다고 할까요. ㅎ
오후부터는 날이 풀린다고 하니 다행인가 싶어요.
스텔라 님, 건강한 한 주 시작하세요^^

프레이야 2021-12-25 21: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내일은 더 추워진다고 하네요. 건강 조심하세요^^

자목련 2021-12-27 10:45   좋아요 2 | URL
겨울은 추워야하는데, 올해는 유독 추위가 강하게 느껴집니다.
프레이야 님도 건강 잘 챙기세요^^

희선 2021-12-26 23: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해가 지고 눈이 날릴 때 밖에 나갔다 오다가 길고양이 만났어요 길고양이가 따듯한 곳을 찾아갔기를 바랐습니다 여전히 추운 날이네요 자목련 님 건강 잘 챙기세요


희선

자목련 2021-12-27 10:46   좋아요 2 | URL
희선 님도 길냥이를 만나셨군요. 저 고양이는 아파트에 어딘가에 집이 있는 듯해요.
보내주신 편지 잘 받았습니다. 항상 받기만하네요.
따뜻한 월요일 보내세요^^

그레이스 2021-12-27 10: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 이 케잌 좋아하는데...^^
한해 잘 마무리하시고 복된 새해 맞이하세요~

자목련 2021-12-28 08:59   좋아요 1 | URL
심하게 달지 않고 맛난 케익지요.
그레이스 님도 건강하고 행복한 연말 보내세요^^
 
도서실에 있어요
아오야마 미치코 지음, 박우주 옮김 / 달로와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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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삶에 완벽하게 만족하는 이가 얼마나 될까? 어쩌면 만족 같은 것 생각하지도 못하고 그냥 살아갈지도 모른다. 원하는 삶은 이게 아닌데, 하면서 말이다. 그럼 원하는 삶은 무엇일까 생각하고 나가면 되는 거 아닐까. 알다시피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왜 이리 삶은 어렵고 버거울까. 소설에서도 마찬가지로 아오야마 미치코의 소설 『도서실에 있어요』 속 인물들의 현실적인 고민도 우리네 사정과 너무도 비슷하다.


사실 제목의 ‘도서실’이라는 단어 때문에 궁금한 소설이었는데 기분 좋은 답을 들은 것 같다고 할까. 도서실에 무엇이 있다는 걸까. 도서실의 비밀 같은 걸까. 도서실에는 사서가 있었다. 책을 찾는 이에게 추천도서 목록과 함께 양모 펠트로 직접 만든 부록을 건네주는 이상한 사서 고마치다. 문화센터의 역할을 하는 '하토리 커뮤니티 센터’에 강의를 들으러 오거나 그 안의 도서실을 찾는 이들의 사연을 들려준다. 그러니까 이 소설은 도서실에 찾아오는 이들의 고민과 마치 그것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듯한 고마치의 부록에 대한 따뜻하고 정겨운 이야기다.


지방을 떠나 도쿄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여성복 판매원으로 목표도 꿈도 없이 하루하루를 사는 도모카, 앤티크 잡화점을 꿈꾸면서 직장을 그만두지 못하는 가구업체 경리 료, 아이를 낳고 일찍 복귀했지만 잡지 편집이 아닌 다른 부서로 발령을 받아 일과 육아로 지친 나쓰미, 그림을 잘 그려 전공까지 했지만 구직은 어려운 현실에 속상한 백수 히로야, 유명 과자 회사에 다니다 퇴직 후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할지 몰라 무기력한 마사오까지 평범한 이들이다.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지 않았거나 간절함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그들의 마음을 더 잘 알 것 같아 안타깝다. 그들이 저마다의 이유로 찾은 도서실에서 사서 고마치를 만나고 그녀가 건네는 부록을 받는다. 컴퓨터를 배우러 온 도모카는 그림책과 프라이팬을, 여자친구를 따라 강습회에 온 료는 식물에 대한 책과 고양이 인형을, 주말에 아이와 함께 온 나쓰미는 별자리 책과 지구본을, 엄마의 심부름으로 프리마켓에 왔다 도서실에 들른 히로야는 자연 도감 비슷한 책과 비행기를, 바둑을 배우로 왔다가 관련 책을 빌리러 온 마사오는 시집과 게를 받았다. 책과 양모 펠트 인형이라니.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조합이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고마치가 권해준 책 때문인지 대충 식사를 때우던 도모카는 그림책 속 요리를 직접 하기 시작했고, 료는 직장을 다니면서 여자친구와 잡화점을 열 준비를 하고, 육아와 일로 고민하던 나쓰미는 자신이 원하던 편집자로 이직한다. 료는 도감 속 사진을 따라 그리다 자신감을 얻고 커뮤니티 센터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마사오는 퇴직 후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알게 된다. 하나같이 우리가 겪는 어려움과 같았다.


나는 그 파란 뭉치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지구는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아침과 밤이 지구에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지구가 ‘찾아가는’ 것이다. 지금 나는 뭘 하고 싶은 걸까? 어딜 가고 싶은 걸까? (204쪽)


치에의 가방에서, 살아 움직일 것만 같은 게가 나를 보고 있었다. 나는 지금껏 줄곧 앞으로, 앞으로 걸어왔다. 인생은 세로로 뻗어 있는 것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금, 옆으로 걷는 풍경에는 무엇이 보이려나. (365쪽)


저마다 다른 형태의 고민이지만 결국엔 나를 움직이는 힘에 대한 계기를 마련하는 일이라고 하면 맞을 듯하다. 나쓰미와 마사오의 생각이 가장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매일 자전하는 지구처럼, 옆으로 걷는 게처럼, 변화가 필요한 것이다. 내게도 ‘쿵‘ 하고 뭔가 내려앉는 순간이다.


“하지만 저는 무언갈 알고 있지도, 영향을 주는 것도 아니에요. 모두들 제가 드린 부록의 의미를 스스로 찾아내는 것이죠. 책도 그래요. 만든 이의 의도와는 상관없는 부분에서 그곳에 적힌 몇 마디 말을, 읽은 사람이 자기 자신과 연결 지어 그 사람만의 무언갈 얻어내는 거예요.” (368~369쪽)


모든 이야기의 중심에는 고마치가 있지만 내면의 움직임을 알아차리는 건 자기 자신이라는 걸 깨닫는다. 우리 모두의 삶이 그렇듯이. 힘들면 잠시 멈춰도 좋고 한 걸음 떨어져 바라봐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소설이다. 인생에 있어 길은 하나가 아니고 새로운 길을 만들 수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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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1-12-24 17: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 열심히 읽으시고 글도 꾸준히 쓰시는 자목련님!!
예전부터 알던 분들이 이렇게 활동하시는 모습 아주 보기 좋습니다.
올해도 수고 많으셨어요, 즐거운 성탄절 보내시기 바라고
내년에도 좋은 글 기대하겠습니다.^^

자목련 2021-12-25 15:58   좋아요 0 | URL
라로 님, 응원의 댓글 감사합니다.
저야말로 항상 공부하시고 도전하시는 라로 님의 일상에 감탄합니다.
건강하고 행복한 날들 보내세요^^

책읽는나무 2021-12-24 19: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자목련님!!
메리 크리스마스 하세요♡

자목련 2021-12-25 15:56   좋아요 0 | URL
나무 님, 감사합니다.
해피 크리스마스~~
행복한 오후 이어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