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투리드 디자인 봉투 세트 (5매 1세트) - 빨강머리 앤 (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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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페널로페 님의 후기를 보고 찾아보았다. 나는 빨간 머리 앤을 좋아하니까. 스누피도 나오면 좋을 것 같다. 봉투에 넣을 돈을 모아야 한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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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08-12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카들 용돈주기에도 좋습니다 ㅋㅋ

자목련 2024-08-13 08:26   좋아요 1 | URL
음, 저는 용돈을 받고 싶습니다 ㅋㅋ

페넬로페 2024-08-12 1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봉투와 쫀득이의 ‘thanks to‘가 자목련님께서 보내주신 거군요🥰😀
봉투에는 그냥 조금만 넣을라구요 ㅎㅎ

자목련 2024-08-13 08:26   좋아요 1 | URL
thanks to가 약소합니다 ㅎㅎ
 
[자연공유] 쫀득이 - 헤이즐넛향 커피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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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널로페 님의 100자평을 보고 헤이즐넛향 커피맛이 궁금해서 주문했다. 맛은 아직 모른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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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4-08-12 1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삭입니다~~

자목련 2024-08-13 08:27   좋아요 1 | URL
알라딘이 자꾸 이런 걸 만들어서 큰일입니다 ㅋㅋ

coolcat329 2024-08-12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런 게 있군요!

자목련 2024-08-13 08:28   좋아요 1 | URL
저도 최근에 알았어요.
고구마 맛을 좋아해서 그것만 주문했는데 이번에는 커피 맛을 시도했어요 ㅎㅎ
 
유골에 대한 기이한 취향 캐드펠 수사 시리즈 1
엘리스 피터스 지음, 최인석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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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엔 추리소설이 제격이다. 하지만 낯선 지명과 많은 인물의 등장 앞에 살짝 주춤할 때가 있다. 바로 역사 추리소설이 그러하다. 배경지식이 없다면 자꾸 앞으로 돌아가 하나씩 이름을 외우거나 메모를 해야 할 판이다. 그래서 친절한 저자(출판사)는 독자를 배려한다. 소설 속 등장인물의 관계나 지도를 첨부한다. 덕분에 완간 30주년 기념 캐드펠 수사 시리즈를 읽는 초보 독자인 나는 어렵지 않게 소설을 읽을 수 있었다. 『유골에 대한 기이한 취향』는 캐드펠 수사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다. BBC 드라마 <캐드펠>의 원작이라고 하니 소설과 드라마를 함께 즐겨도 좋겠다.


이제 12세기 영국 슈루즈베리 성 베드로 성 바오로 수도원의 캐드펠 수사를 만나보자. 그렇다. 이 시리즈의 주인공이다. 그의 이력은 화려하다. 젊은 시절 배를 타고 세계를 누볐고 십자군 전쟁에도 참가했으나 현재는 수도원에서 조용하게 정원을 가꾸고 약물 식물을 재배하는 생활에 만족한다. 그에게 막중한 임무가 주어졌다. 수도원의 명성을 위해 웨일스 귀더린이라는 시골 마을에 잠든 성녀 ‘이니프리드’의 유골을 가져오는 일이다. 캐드펠이 웨일스어에 능통해 통역을 위해 선발된 것이다. 그리하여 로버트 부수도원장과 콜룸바누스 수와 존 수사와 함께 귀더린으로 향한다.


캐드펠 수사 일행을 맞이한 건 극심한 반대였다. 당연하지 않은가. 귀더린의 성녀를 왜 슈루즈베리로 옮겨야 한단 말인가. 귀더린 주민들은 영주 리샤르트를 중심으로 똘똘 뭉친다. 성녀의 유골을 두고 리샤르트와 로버트 부수도원장의 갈등은 커지고 캐드펠은 통역을 하면서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다. 사실 이때까지는 추리소설이라더니 뭐야 싶었다. 누군가 성녀의 유골을 훔치는 것일까 예상했다. 이런 내 마음을 엘리스 피터스가 알아차린 것일까.


살인이 일어났다. 리샤르트가 죽임을 당했다. 로버트 부수도원장과 약속을 위해 집을 나선 그가 살해당했다. 놀랍게도 외동딸 쇼네드의 연인인 이방인 엥겔라드의 화살이 꽂혀있었다. 이방인인 엥겔라드의 알리바이를 증명할 이는 없었고 화살이라는 명확한 증거물은 그를 용의자로 지목했다. 이쯤에서 추리에 약한 나도 그가 범인이 아니라는 건 알 수 있었다. 누군가 누명을 씌운 것. 나는 쇼네드를 짝사랑한 페레디르의 짓이라고 생각했다. 엥겔라드는 도망쳤고 귀더린 주민은 혼란에 빠졌다.


쇼네드는 성녀의 유골을 옮기는 걸 반대한 아버지를 죽일 사람으로 로버드 부수도원장을 확신했고 캐드펠에게 도움을 청한다. 우리의 주인공 캐드펠의 시간이 시작되었다. 캐드펠은 리샤르트의 시체를 꼼꼼하게 살폈다. 화살이 살해도구가 아니었다. 위장이었다. 초동수사가 제일 중요하다는 걸 보여준다고 할까. 쇼네드는 캐드펠을 믿었다. 캐드벨 수사만이 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찾고 연인 엥겔라드의 누명을 벗겨줄 수 있다고.


“죽은 자는 자신을 죽인 자가 누구인지 온몸으로 증언하기 마련이네. 자네 부친은 이미 우리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셨고, 앞으로도 더 많은 것, 아마도 모든 것을 알려주실 거야.” (197쪽)


엘리스 피터스는 리샤르트를 죽인 범인을 찾는 과정에 독자가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준다. 용의자 리스트에 오린 인물의 살해 동기와 알리바이를 하나씩 지워가는 것. 마침내 뜻밖의 용의자만 남았다. 이번에도 나는 틀렸다. 페레디르가 주범은 아니어도 적어도 공범이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는 그냥 사랑에 빠진 질투심 가득한 젊은이였다.


흥미진진한 추리소설이 맞았다. 사건을 해결하고 범인을 찾는 과정도 재밌고 내가 몰랐던 12세기 영국의 생활상도 볼 수 있어 좋았다. 시대를 떠나 인간의 탐욕적인 명예욕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게 놀랍지도 않다. 성녀의 유골이 어디에 있든 신앙심이 제일 중요한 게 아닐까. 공적을 쌓으려는 몸부림이 안타깝고 그것으로 인해 가려지고 묻혔을 진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공적인 심판이란 깊이 있는 탐색을 하기보다 표면에 떠오른 사실들을 수확하고 그에 따라 합당한 결론을 도출해 내는 식으로 이루어지기 마련이다. 여기저기서 종종 돌출되는 의구심들은 신속한 질서 회복과 평안 유지를 위해 국가가 치러야 하는 대가인 셈이다. (209쪽)


BBC 드라마의 원작이라는 걸 알아서 그랬을까. 책을 일으면서 내내 캐드펠을 연기할 배우를 생각하고 있었다. 최근 즐겁게 시청하고 있는 드라마 때문인지 자꾸 신하균이 떠올랐다. 수사로 분한 깐깐한 표정의 모습 말이다. 캐드펠 수사의 다음 활약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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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4-08-16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이 시리즈가 핫한가 봐요!! 리뷰가 많이 올라오네요. 급 읽고 싶어졌는데 급 구매할까 말까 윽 고민됩니다..

자목련 2024-08-27 10:19   좋아요 0 | URL
댓글이 늦었어요. 이 시리즈 재밌어요. 급 구매는 조금 더 신중하게 생각을~~
 
뜨거운 유월의 바다와 중독자들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50
이장욱 지음 / 현대문학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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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에 겹이 있다고 느낄 때가 있다. 읽으면서 겹이 벗겨지는 순간과 마주하면 짜릿함을 느낀다. 작가가 만든 겹을 독자가 걷아내는 일, 벗겨내는 일을 재독이나 삼독에서 가능할 것이다. 물론 내 입장에서 그렇다는 말이다. 하지만 겹을 내버려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 오랜만에 읽은 이장욱의 소설 『뜨거운 유월의 바다와 중독자들』 은 내게 그런 소설이었다. 그러니까 겹이 있다는 걸 느꼈지만 나는 그 겹을 걷어내지 않았다. 아니 걷어낼 수 없었다.

대체로 인간은 복잡하지만 삶은 의외로 단순하다. 나도 모르게 누군가와 연결되고 싫어하거나 좋아하는 일을 하다가 그만두고 시스템 안에 있다가 밖으로 나온다. 이유는 저마다 다르다. 누군가는 자의로 누군가는 타의로. 이장욱의 소설 속 인물도 그렇다. 소설을 이끄는 화자 ‘연’과 ‘천’은 연인의 죽음과 부재로 남겨진 사람이다.

연은 남편 ‘모수’와 함께 ‘해변 여관’을 운영한다. 말이 운영이지 조만간 철거가 예정된 곳이다. 바다가 있지만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없는 곳의 허름한 여관을 찾는 이가 없다. 모수가 병으로 죽고 연은 의미 없는 하루를 보낸다. 모수와 보낸 시간을 떠올리며 혼잣말을 하고 모수의 짐을 정리한다. 연극배우인 천은 연인인 ‘한나’가 떠나자 방황하다 해변 여관에 투숙한다. 연과 천은 종종 옥상에서 담배를 피우지만 대화를 나누지는 않는다.

‘연’과 ‘천’이 번갈아 각자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러니까 모수와 연, 한나와 천의 만남과 헤어짐이다. 모수는 도청 공무원이었고 기록하는 자였고 방송국에 제보했고 파면당했다. 연은 이혼 후 모수를 만났고 인연을 맺었다. 천은 자신을 인터뷰하러 온 한나를 만나 사랑하게 되었지만 한나가 죽음을 앞둔 자신의 옛 연인에게 돌아가면서 헤어졌다. 해안선이 침식되는 섬, 그곳의 해변 여관처럼 연과 천은 폐허의 삶을 살아간다. 연은 사라질 여관을 떠나지 않고 천은 그곳에 머문다.


모수는 일기를 쓰는 사람이고 말이 없었고 정확하게 설명을 하지 않았다. 사실만 기록하는 사람이었다. 그에 반해 연은 생각이 말로 흘러나오는 사람이었고 모수의 말과 생각을 이해하지 못할 때가 많았다. 모수가 떠나고 그가 남긴 노트는 정리하지 못한다. 모수의 유령이 볼 수도 있으니까. 그것이 연이 모수를 기억하고 함께 살아가는 방식이다. 돌아오지 않을 한나를 그리워하는 천도 다르지 않았다. 국지전이 일어나고 지구는 뜨거워지고 무서운 태풍이 오는 세상이지만 그들에게는 중요하지 않았다. 사실 그렇지 않은가. 국가는 개인의 상실이나 상처 따위는 관심이 없고 바다는 밀려왔다 쓸려가고 세상은 점점 더 나쁘게 돌아가니까. 모수가 일기를 쓰는 일은 그런 세상을 견디는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똑같은 하루는 없잖아요. 매일이 다르잖아요. 일기를 쓰면 그런 게 느껴지는데.” (87쪽)

매일 같은 날씨는 없으니까. 똑같은 하루처럼 보이지만 똑같은 하루를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살아간다는 건 분명 매일은 다른 삶이니까. 한나는 천이 그런 삶을 살아가기를 바랐을 것이다. 천이 배역의 삶이 아닌 천 스스로의 존재로 살아가기를 원했다. 그런 의미에서 천이 한나를 따라 사막으로 취재 여행에서 한나가 한 말 “다음 구름에서 쉬어 가요. 구름이 그림자를 드리우는 곳에서.” (126쪽) 은 소설을 관통한다. 뜨거운 태양 아래에 있는 우리 모두에게 하는 말처럼 들린다.

“다음 구름에서 쉬어 가요.”

연의 중얼거림을 따라서 천이 중얼거렸다. 언젠가 자신이 해본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그 말을 한 것이 한나였다는 생각은 떠오르지 않았다. 연의 중얼거림이 듣기에 좋았고 듣기에 좋은 것은 따라 하기에 좋을 따름이었다. 천이 제 말을 따라 중얼거리는 것을 듣고 연이 그를 바라보았다. 천도 연을 바라보았다. 두 사람은 그렇게 서로를 바라보다가 다시 수평선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수평선 너머의 망망대해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연은 몽상가도 아니고 생물학자도 아니고 옛사랑을 추억하는 사람도 아니고 단지 살아가는 사람이었는데, 그것은 천도 마찬가지였다. (154쪽)

해변 여관 옥상에서 연이 담배를 피우며 중얼거리는 말도 그것이다. 쏟아질 듯한 이 여름의 열기를 살아내는 나에게도 필요하다. 단지 살아가는 사람, 어떤 세상이 와도 단지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것, 그것이 남겨진 자로 살아가는 모두를 위로한다.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막막하고 여전히 슬픔에서 허우적거리는 이들에게, 남겨진 자의 곁에 머물려 떠도는 모수의 유령 같은 이들에게도.


나는 이장욱의 아름다운 겹을 벗겨내지도 걷어내지도 못했다. 봄에 읽고 여름에 다시 읽었지만 이해할 수 없어서 좋았다. 알 수 없는 세계라서, 그 세계에 감탄하는 것으로 충분했다. 오히려 그 뜨겁고 황홀한 겹에 갇히는 게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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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힐 2024-08-06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해할 수 없어서 좋았다‘ 는 자목련님의 구절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좋은 리뷰 올려 주셔서 감사 합니다.

자목련 2024-08-08 07:13   좋아요 0 | URL
마힐 님 감사합니다. 건강하고 시원한 하루 보내세요^^

서니데이 2024-08-09 1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제목이 주는 느낌이 좋네요.
제목만 읽어도 어쩐지 재미있을 것 같은 책입니다.
나중에 책소개를 조금 더 읽어보고 싶어요.
자목련님, 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어요.
시원하고 좋은 주말 보내세요.^^

자목련 2024-08-10 10:59   좋아요 1 | URL
네, 제목이 좋지요!
입추 지나고 아주 쬐끔 달라진 것 같지만 여전히 더워요.
서니데이 님도 시원하게 보내세요~~
 

헨리 제임스의 『나사의 회전』, 『여인의 초상』을 알지만 읽지는 못했다. 언젠가 읽어야지 하는 마음은 쌓여있다. 이제 진짜 그 소설을 읽을 적절한 타이밍이 온 것일까. 아르테의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 32번째로 헨리 제임스를 만났다. 소설가 김사과가 전하는 그의 삶과 문학, 김사과가 읽은 그의 소설로 천천히 헨리 제임스를 마주한 시간이었다. 작가의 작품을 이해하는데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만큼 좋은 책도 없다는 걸 확인했다고 할까. 나는 헨리 제임스에 대해 혀 몰랐지만 이제 책을 읽고 헨리 제임스에 대해 조금 알게 되었고 동시에 아주 많이 궁금해졌으니까. 그건 김사과의 글과 설명이 충분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도 있다.


김사과가 이끄는 대로 헨리 제임스의 삶을 따라가는 길, 김사과가 마주한 뉴욕, 파리, 런던, 라이의 풍경에 취하는 것과 그곳에서 만난 이들과의 대화나 사소하지만 아주 중요한(파리행 유로스타의 식당칸 샌드위치의 맛이 최고라는 것) 에피소드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이다. 여행지에서 원래 한국 사람인데 세 살 때 덴마크로 입양된 사람을 룩셈부르크에서 만나 고등학교 때 읽은 『나사의 회전』에 대해 말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 놀랍고 신기하지 않은가. 아무튼 기존에 만난 클래식 클라우스 시리즈에서와는 다른 분위기라고 할까.


책으로 돌아와 헨리 제임스의 생을 보면 헨리 제임스는 정착이 아닌 이주의 삶을 선택했고 그것은 하나의 세계나 관습에 묶이지 않은 자유로움의 추구라 느껴졌다. 물론 부모나 조부의 영향에서 시작되었겠지만 마지막 결정적 선택은 헨리 제임스의 몫이었을 테니까. 그래도 그게 가능했던 건 재력이다. 부모가 경제적으로 부유했기에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지 않았고 자유롭게 자신이 원하는 곳, 파리와 영국을 오가며 생활할 수 있었던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헨리 제임스가 부유한 환경이 아니었다면 소설가가 되지 않았을지도 모르거니와 다른 소설을 썼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파리에서 그는 뜨내기 외국인이자 신참 소설가였다. 그러나 그에게 파리는 러시아의 대문호 투르게네프를 알게 된 곳이고 플로베르의 문학 모임 세나클에 초대받는다. 플로베르의 자택에서 많은 소설가를 만났다. 헨리 제임스는 세나클 모임에 바로 스며들거나 그들의 사고에 흔쾌히 동조하지는 않았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헨리 제임스는 그들의 오만하고 편협한 세계관이에 거부감을 느꼈지만 특유의 독한 매력을 거부하지는 못했다. 실제로 만난 플로베르는 다정하면서도 신비스러운, 기이한 카리스마를 지닌 거장이었다. 헨리 제임스는 플로베르의 『마담 보바리』가 독보적이며 완벽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로베르의 천재성에는 어딘가 굉장히 야박한 데가 있다고 그는 지적하기도 했다. (67쪽)


파리의 신참 소설가는 런던에서는 조금 다른 모습으로 보인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런던을 탐하고 칭송한다고 할까. 잘은 모르지만 내게는 그렇게 느껴졌다. 그는 에세이를 통해 런던은 흉측하고, 악랄하며, 잔혹하고, 무엇보다 압도적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런던에서 외로운 이방인 생활을 끝내고 집을 구했고 런던 사교계의 이목을 끌었다. 나는 이쯤에서 헨리 제임스의 앞에 등장한 연인을 기대했다. 운명 같은 만남, 소설가의 사랑, 나만의 기대였던 것 같다. 그러나 김사과의 이런 문장을 보면 헨리 제임스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조금 짐작할 수 있다.


그는 화려한 디너파티를 좋아했지만 그것이 글쓰기를 망칠까 두려워했다. 카리스마 넘치는 사교계 인사들을 사랑했지만 그들이 자신의 영혼을 지배하게 될까 극도로 조심했다. 그는 자신의 사적인 삶이 결코 소란스러운 광장 한복판에 전시되지 않기를 바랐다. (113쪽)


헨리 제임스의 소설을 읽지 못한 나에게 클래식 클라우드 『헨리 제임스』는 『나사의 회전』, 『여인의 초상』이 아닌 대화의, 대화에 의한, 대화를 위한 소설인 『대사들』, 김사과의 말대로라면 촘촘하게 짜인 우아함인 『황금의 잔』에 대한 궁금증을 안겨주었다. 나는 언제 그 소설을 읽게 될지 모른다. 바로 당장 그 소설을 찾을 수도 있고 언제나 그렇듯 나중으로 미룰지도 모른다. 그러나 헨리 제임스에 대한 관심은 일정하게 유지될 것이다. 그리고 이런 문장은 내가 읽게 될 헨리 제임스의 소설에 대한 기대를 증폭시키기에 충분하다.


헨리 제임스에 따르면 소설이란, 작가가 그럴듯한 모습으로 “삶이라는 환영”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 환영은 독자들에게, 현실이 주는 환영(인상)과 근본적으로 동일한 것이다. 왜냐하면 소설 또한 하나의 경험, 결코 한계도 없고 끝도 없는, 즉 작가가 만들어 낸 살아 움직이는 유기체이기 때문이다. (184쪽)


클래식 클라우드 『헨리 제임스』를 따라 뉴욕, 파리, 영국을 안에서 여행하는 일은 즐겁다. 직접 책을 들고 헨리 제임스의 자취를 찾아가는 밖으로의 여행은 얼마나 매력적일까. 뉴욕, 파리, 영국을 여행할 계획이 있다면 이 책을 곁에 두어도 좋을 것이다. 풍성한 여행을 위한 멋진 동행자가 되리라 확신한다. 헨리 제임스를 만나기 전에 그의 소설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책으로 괜찮을 것 같다. 그 이해가 아주 작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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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4-08-03 11: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목련님 리뷰 읽고 책을 조금 더 찾아보았는데, 아르테에서 나온 작가별 시리즈로 나온 책이 꽤 많네요.
세계문학전집에 들어간 작가들은 이름을 알거나 유명한 작품을 알지만 읽어보지 않은 책들도 많을 거예요. 작가의 소개가 될 수 있는 책도 좋은 것 같습니다.
자목련님, 주말 날씨가 많이 덥다고 합니다. 더운 날씨 건강 조심하시고, 시원하고 좋은 주말 보내세요.^^

자목련 2024-08-04 08:02   좋아요 2 | URL
네, 관심있는 작가를 더 심도있게 만날 수 있는 시리즈인 것 같아요. 참여한 작가 목록도 다양하고요.
서니데이 님도 시원하고 즐거운 주말 이어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