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하지 못한 말이 있다. 어제 하려고 기억해두었고 어제 했으면 좋았을 말이다. 오늘이 아닌 어제 하루 종일 생각했는데 결국엔 다른 말만 했다. 그 사실을 어제가 아닌 오늘 깨달았다. 어제 했으면 더 좋았을 말, 하지만 오늘 해도 괜찮다. 어제란 시간이 중요할까, 하지 못한 말이 더 중요할까. 이 경우엔 시간과 말, 모두가 중요했다. 하루가 지났다고 해서 그 말이 사라지는 건 아니고 그 말은 여전히 내 안에 있으니 하면 된다. 할 것이다.


때를 맞춰야 하는 말들이 있다. 공간과 시간, 그 적절한 말을 우리는 때로 놓치고 만다. 어쩌다 보니, 하려는 말이 적당한 말인지, 나를 위한 말은 아닌지, 상대를 위한 말이어야 하는 건가. 머릿속에서 생각만 하다 놓치는 경우도 있다. 어제의 나는 어떠했나. 꼭 하고 싶었던 말인데 그 말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순간 잊어버렸다. 아무튼 그 말을 오늘은 하면 된다. 하지만 나와 같은 경우가 아니라 어제 하지 못한 말을 오늘은 하고 싶지 않다면 안 하면 된다. 어제의 말은 어제 태어나 소멸한 것이다.


매일 말을 하면서도 매일 말을 놓친다. 가족, 친구, 연인, 동료, 상사. 습관적이고 가벼운 인사와 안부부터 걱정, 조언, 보고, 허락을 구하는 말까지 말은 왜 이리 많은가. 그런데도 정작 해야 할 말을 내뱉지 못하고 겉도는 말을 하고 마는 일상들. 우리는 무슨 말을 놓치고 있을까. 문자로는 웃음과 유머를 날리는 이모티콘을 쓰면서도 말로 나누는 농담이나 유머는 점점 사라지는 것 같다.


하려고 했던 말들을 모두 할 수는 없다.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고 사는 사람이 없다고 한 것처럼. 그래도 말이 말을 부르는 소리는 정겹다. 말이 말을 부르며 화음을 만든다. 두런두런 다정한 말, 소곤소곤 비밀스러운 말, 왁자지껄 떠드는 말. AI와 나누는 말, 반려 식물, 반려동물에게 건네는 말, 혼잣말, 독백, 방백도 모두 말이지만 아름다운 말은 소중한 이와 나누는 대화일 것이다.


폭우가 쏟아지던 밤과 새벽을 지나 9월이 되었다. 9월에는 한강의 장편 『작별하지 않는다』, 시그리드 누네즈의 소설 『어떻게 지내요』, 윤고은의 장편『도서관 런웨이』를 읽는 시간이면 좋겠다. 폭우와 함께 소설 읽기 좋은 가을이 시작되었다.


어제 하지 못한 말을 오늘은 전할 것이다. 기쁘게 반갑게 들어줄 거라는 걸 알기에 담아둔 말은 더 풍성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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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9-01 17: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시그리드 누네즈가 수전 손택을 회고 한 책 , 올 한해 읽었던 책들 중 손안에 꼽는 책입니다.
윤고은 작가의 신작이 나왔네요
찜!
유머를 날리는 이모티콘
전 아주 많이 쓰고 있는데 ㅎㅎㅎㅎ

sns시대에는 말보다 이미지!
활자보다 영상이 소통의 시대가 되었죠. ^ㅅ^

자목련 2021-09-02 16:02   좋아요 1 | URL
아, 스콧 님은 작가의 다른 책을 읽으셨군요.
오랜만에 윤고은의 소설을 읽을까 싶어요.
맞아요, 영상이 주가 되었는데 익숙하지 않아요. ㅎ

읏는 오후 이어가세요^^

blanca 2021-09-01 19: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해야 하는 말은 못 하고 하지 않아도 되는 말은 너무 많이 해버린 것 같아요. 한강 신작 기대됩니다. 세 책 모두 자목련님 리뷰 기다려봅니다.

자목련 2021-09-02 16:03   좋아요 0 | URL
적절하고 적당한 말이 필요한데 그게 어려워요.
세 권 모두 읽고 좋은 느낌을 안겨줄 것 같아요.
가을이 가까운 날들, 평온하게 보내세요^^

공쟝쟝 2021-09-01 19: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오늘 하고 싶은 말, 이글 참 좋다 💕

자목련 2021-09-02 16:04   좋아요 0 | URL
저의 오늘 하고 싶은 말, 공쟝쟝 님의 댓글이 너무~~~ 좋아요!!
품위있고 우아한 냥이에게 빠져들었다는 말도 함께요^^

희선 2021-09-02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때를 맞추면 좋겠지만, 조금 늦었다 해도 그걸 듣는 사람한테 괜찮은 말이라면 늦게라도 하면 좋을 듯합니다 아주 중요하지 않다면 안 해도 되고, 그런 말은 자신이 별로 하고 싶지 않을지도 모르겠네요

자목련 님 구월 책과 잘 보내세요


희선

자목련 2021-09-02 16:05   좋아요 1 | URL
그제 하지 못한 말은 어제 했습니다. 늦지 않은 말이라서 괜찮았어요.
희선 님, 맑고 평온한 9월 보내세요^^

그레이스 2021-09-02 08: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간이라는 거리때문에 말이 닿지 않는 경우가 있죠.
그 간격때문에 지레 겁먹고 웅덩이를 뛰어넘지 못하는 것처럼, 어쩌면 늦더라도 하면 되는 말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늦었더라도 해야할 말도 있구요^^
글 너무 좋아요~♡♡♡

자목련 2021-09-02 16:06   좋아요 1 | URL
네, 정확하게 닿으면 좋을 텐데. 그렇지 않을 경우 후회와 미련으로 남은 게 말인 것 같아요.
늦더라도 해야할 말을 꼭 하면서 살고 싶어요.
그레이스 님의 하트가 제게로 쏙 들어왔어요!!

김규리 2021-09-07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별하지않는다˝ 책의 내용이 궁금해서 보다 (어제 하지 못한 말) 이 글이 너무 좋아서 자꾸 보게 되네요 요즘 딱 저의 오늘에, 앞으로의 저에게도 도움이 되는 글입니다 ^^ 직접 쓰신 글인가요? 너무 와 닿아서요

자목련 2021-09-08 15:16   좋아요 0 | URL
김은옥 님,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서재의 모드 글은 제가 직접 쓴 글입니다.
가을 평온하게 보내세요^^
 


어떤 경험과 기억은 인생의 반향점이 된다. 때로 많은 시간이 흐른 뒤 나타나고 힘을 발휘해 적용되기도 한다. 그건 강렬했다기보다 불편하고 난해한 기억이거나 경험이다. 어쩌면 지우고 싶은, 잊고 싶은 것들일 수도 있다. 왜? 란 질문을 반복하게 만드는 것. 그런 것들이 삶을 바꾸고 흔든다. 모두에게 다 그런 건 아니다. 누군가는 그 기억을 그냥 과거로 치부하고 기억하지 않음으로 인식한다. 그 기억은 내 것이 아니라고 기억으로부터 멀리 도망치며 살아간다. 누군가는 끊임없는 질문으로 이어간다. 기억의 실체를 찾아, 기억의 부여하는 의미를 찾는다. 『잊지 않음』이란 단호한 제목의 산문집을 쓴 작가 박민정은 후자다.


작가니까 그런 거 아니냐고 묻는 이도 있을 것이다. 소설을 쓰는 일이 문학 속에 거하는 삶이니 타인을 관찰하고 사회를 바라보는 냉철한 시선이 존재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이다. 물론 그럴 수 있다. 그러나 그걸 주문처럼 외고 소설을 쓸 때마다 기억하고 애쓰는 작가의 고충을 독자는 알 수 없다. 섣불리 자신의 서사가 아니냐고 짐작하고 판단할 뿐.


어떤 의미에서 작가의 산문집은 그래서 더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작가의 사고, 작가가 그리는 소설에 대한 미래, 소설을 쓰면서 스스로가 다짐하는 게 무엇인지 알려주는 그런 산문집이라면 훨씬 소설을 이해하기 쉬울 것 같다. 평론가의 해설이나 서평이 아닌 작가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소설의 해석이라면 더욱 소설을 풍성하게 만들 것이다. 사실 박민정의 산문집은 쉽지 않았다. 그건 작가의 개인적인 고백을 읽는 일이었고 동시대의 아픔과 폭력을 향한 태도였기 때문이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박민정의 소설은 내게 어려웠다. 많은 소설을 읽지도 못했다. 겨우 단편집 한 권과 몇 편의 단편이 전부다. 그 역시 제대로 읽지 않았다. 작가가 소설을 통해 들려주려는 목소리를 나는 듣지 못했고 그 목소리가 무엇을 말하는지도 몰랐던 것이다.


작가가 주목하는 것들, 여성과 일상이 된 폭력의 삶이었다. 그 시작은 이혼한 작은 아버지가 두 딸을 해외로 입양 보냈다는 사실과 작가 스스로의 경험이다. 아들인 남동생은 키우고 딸이라는 이유로 입양을 보냈다니, 이해할 수가 없다. 그 시대 그런 이유로 선택당하지 않고 버려진 이들이 모두 여성이라는걸. 작가는 만약 그 상황이라면 자신도 버려질 수 있었다는 불안을 경험한다. 학교 안에서 자행되었던 추행과 폭언들, 수직적 관계에 대한 분노에 대항하지 모 못했던 시절을 떠올리며 작가가 다짐하듯 쓴 문장을 읽으면서 나는 매우 부끄럽다. 경험했으므로 더욱 그들을 이해하고 그 편이 되어주어야 하는데, 건너왔다는 이유로 이제 잊고 살아온 나의 시간을 반성한다.


학생 인권은 몇 번을 말해도 모자람이 없다. 머리카락 기른다고 자유롭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잊지 않기 위해 여학생들의 복숭아뼈를 끝없이 감각한다. 그것이 내 것이었다는 걸 잊고 ‘요즘 애들 편하다’라는 말을 하지 않기 위해서. (46쪽)


내가 쓰는 모든 소설이 그렇듯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항상 뒤늦게 슬퍼진다. (165쪽)


지금껏 내가 만난 소설가의 산문 가운데 가장 특별한 산문집이다. 솔직하면서도 당당한 용기가 놀랍고 고맙다고 할까. 어려워서 그렇기도 하고 작가로의 무엇을 써야 하고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 고민하고 고뇌하는 모습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박민정의 산문집을 읽고 지나온 역사의 아픔을 경험하지 않았다고 그곳에 존재하지 않았고 가담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것에 대해 말할 기회가 제한되고 제외되는 것에 대해 생각한다. 같은 시대를 살면서 나는 그저 타인의 일이라 여기고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 여겼던 순간에 대한 미안함과 함께.


그러므로 작가는 계속 쓸 것이다. 더 많은 여성의 이야기를, 주류가 아닌 비주류로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여전한 차별과 폭력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이제 나는 조금 더 가까이 그녀의 소설에 다가갈 수 있다. 그리하여 그녀의 소설 속 인물의 삶이 결국 우리가 살아가는 이야기라는 걸 느낄 수 있다. 제대로 만나지 못한 박민정 자각의 소설을 이 산문집과 함께 읽으면 좋을 것이다. 소설을 이해하기 보다 소설을 사랑하기 위해. 소설 속 그녀들을 더 많이 사랑하기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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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1-09-10 18: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자목련 2021-09-13 12:09   좋아요 1 | URL
^^*

초딩 2021-09-11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페이퍼 당선 축하드립니다~ 자목련님 행복한 주말 되세요~

자목련 2021-09-13 12:09   좋아요 0 | URL
^^*
 

오랜만에 친구의 목소리를 들었다. 잠깐 여유가 생겨 수목원을 걷고 있다고 했다. 그 시각이 점심시간 이후였으니 나는 이 더위에라고 생각했다. 다행히 나무 그늘이 있어 덥지는 않다고, 아마도 멈추면 더울 거라고 친구는 말했다. 친구는 걸으면서 여름의 더위에 대해 부모님의 건강에 대해 말했다. 친구는 부모님 두 분은 비교적 건강한 노후를 보내신다. 주말부부인 친구가 주중에는 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살뜰하게 챙기는 모습이 참 대견하다. 오늘도 일을 시작하기 전 부모님을 모시고 병원에 다녀왔다고 한다. 처음에는 부모님의 도움을 받는 것 같았지만 지금은 친구가 부모님을 보살피는 쪽이라고 할까. 종종 부모님 곁에서 살아가는 친구들을 보면 부럽고 대단하다. 소소한 일상을 나누는 기쁨이 부럽고 간혹 의견 차이로 갈등이 생기는 걸 보면 부모 자식이 참 어려운 사이구나 싶다.


더운 여름을 잘 지내라고, 남은 하루도 고생하라고 말하며 통화를 끝냈다. 더위가 아직 많이 남았는데 하루하루 지치는 기분이 사라지지 않는다. 긴 여름은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하루하루 살아가는 게 정답일 것이다. 그런데 하루하루가 참 어렵다. 무난하게 지나가는 하루도 있지만 어떤 하루는 어딘가에 걸려 넘어지고 만다. 때로는 아주 사소하고 작은 것, 때로는 엄청난 장애물에 걸려 넘어진다.


지역에 코로나 확진자가 급격하게 늘었다. 괜한 공포가 몰려온다. 이제 안전 구역은 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구나 싶은 마음까지 든다. 세상에 안전 구역이라니. 쓰고 보니 더 무섭다. 현실을 피해 책이라는 안전 구역으로 도피해야 하는 지경이다. 여름이니까 시원한 색감을 찾는다, 어쩌다 보니 책도 그렇다. 아니, 그냥 우연이다. 가장 가까운 곳에 둔 세 권의 책이 모두 그러하다. 여름이야,라고 말하는 듯하다. 민트와 그린 사이, 그 어디쯤을 향하는 것 같다. 기다렸고 궁금했던 장혜령의 첫 시집 『발이 없는 나의 여인은 노래한다』,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 『쇼팽』, 한 권으로 만나는 헤밍웨이의 작품들 『디 에센셜 헤밍웨이』.






장혜령의 소설과 산문에 이어 시는 어떤 느낌일까. 조금 무거울 것 같기도 하고 조금 슬플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표지의 색만 보면 산뜻할 것 같지만 몇 편 읽어보니 그건 아닌 듯하다. 장문의 시가 많고 어렵다. 언제나 그렇듯 시는 왜 이리 어려운가. 헤밍웨이의 대표작과 짧은 단편과 에세이를 읽는 일은 즐겁다. 우선은 대표작보다는 처음 만나는 단편을 먼저 읽는다.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는 읽을 때마다 사람 여행이란 이런 게 아닐까 느낀다. 쇼팽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 그가 사랑한 사람들을 상상하게 된다.


여름의 바람은 민트와 그린의 색을 지녔을 것 같다. 여름이라서 드는 생각이다. 여름이라서 드는 상상이다. 여름이라서. 더위에 지쳐서 책 읽는 속도는 느리고 더디다. 여름의 특권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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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1-07-14 18:4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도 표지색에 끌려서 헤밍웨이 샀어요^~

자목련 2021-07-16 16:42   좋아요 1 | URL
우리는 이렇게 표지색에 끌리는 독자^^

mini74 2021-07-14 18:46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진짜 표지 예뻐요. 전 쇼팽 샀어요 ㅎㅎ 민트와 그린의 바람 ㅎㅎ 자목련님이 고르신 책들과 여름의 바람색이 닮았어요 *^^*
조금 느리고 더딘 여름의 특권이란 말 참 좋아요 *^^*

자목련 2021-07-16 16:42   좋아요 1 | URL
느리고 더딘데, 너무 속도가 안 나요. ㅎㅎ

공쟝쟝 2021-07-14 19:06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어머 사진 환해라~

자목련 2021-07-16 16:41   좋아요 1 | URL
더위에 시원한 사잔이 바람처럼 다가가면 좋겠어요!

새파랑 2021-07-14 19:2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책 표지들이 모두 청량함이 가득 느껴지네요. 저 ˝디 에센셜‘ 시리즈 소장하고 싶네요 ㅜㅜ 알라딘도 판매 했으면 좋겠네요 😔

자목련 2021-07-16 16:41   좋아요 2 | URL
네, 표지가 넘 예뻐서 소장욕구가 마구 생겨요~

청아 2021-07-14 19:2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혹시 페넬로페님의 AI친구가 자목련님?ㅋㅋㅋㅋ(추리 막 던지는 중)😊

coolcat329 2021-07-14 19:43   좋아요 6 | URL
자목련님도 이 책을 사셨더라구요. 우연인가? 아님 이 분이 친구신가? 저도 추리를 ㅋㅋ

붕붕툐툐 2021-07-14 21:08   좋아요 3 | URL
명탐정 미미님!!

청아 2021-07-14 21:12   좋아요 4 | URL
흠..페넬로페님이 재야의 고수라고 언급하셨던 부분이 마음에 걸립니다ㅋㅋㅋ🤔🧐 자목련님은 활동중이시니..쩝ㅋ

페넬로페 2021-07-14 22:18   좋아요 3 | URL
미미님의 첫번째 예상은 틀린걸로~~저는 다른 지인과는 서로 선물한 책을 바꿔보기도 해요^^

청아 2021-07-14 22:25   좋아요 3 | URL
에구궁ㅋㅋㅋㅋ두손두발

자목련 2021-07-16 16:40   좋아요 3 | URL
아, 제가 그 친구였어야 하는데, ㅎㅎ

페넬로페 2021-07-16 16:49   좋아요 2 | URL
자목련님께서는 이미 제 친구이십니다 ㅎㅎ

scott 2021-07-14 21:0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혹쉬! 자목련님이 서재방 잠복 중이신 AI친구 ㅎㅎㅎ 에메랄드빛깔 속 헤밍웨이 표지, 자목련님의 7월 독서 무더위를 잊게 만들것 같습니다 ^ㅅ^

자목련 2021-07-16 16:40   좋아요 1 | URL
ㅎㅎ 이런 댓글, 더위를 날려주네요!

붕붕툐툐 2021-07-14 21:0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 평소 흑백 모드인데 다들 예쁘다고 해서 컬러로 봤더니! 아, 진짜 너무 예쁘잖아! 제가 좋아하는 딱 그 색감이네용~ 흐엉흐엉~~

자목련 2021-07-16 16:40   좋아요 2 | URL
네, 진짜 예뻐요. 이렇게 예뻐서 자꾸 책을 들이는 ㅠ.ㅠ
 


아담한 이층집의 창문에서 한 여자가 정원을 본다. 정원에는 갖가지 나무와 꽃들이 가득하다. 말 그대로 평화롭고 향기로운 풍경이다. 오가와 이토의 『토와의 정원』의 표지가 주는 이미지다. 그 이미지와 제목이 주는 평온함 때문에 이 소설이 궁금했다. 오가와 이토의 소설에서 전해지는 따뜻한 기운을 예감했다고 할까. 동화처럼 마냥 따뜻하고 예쁜 소설을 기대했다. 어떤 면에서는 기대에 부응한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기대에 닿기까지의 여정이 순탄치 않았다.


작고 예쁜 집에 토와가 산다. 엄마와 단둘이 산다. 눈이 보이지 않는 토와에게는 엄마가 세상의 전부다. 엄마가 들려주는 이야기, 엄마 냄새, 엄마 느낌, 엄마가 전해주는 사랑으로 토와는 너무 행복하다. 정원의 나무와 꽃들의 향기를 맡으며 지낸다. 일주일에 한 번 수요일에 아빠가 전해주는 물건으로 생활하니까 큰 문제도 없다. 토와는 그를 ‘수요일 아빠’라 부른다. 진짜 아빠인지 모르지만 그렇게 믿는다. 엄마는 다른 가족에 대해선 알려주지 않았다. 적어도 엄마가 토와를 혼자 남겨두고 일을 하러 가기 전까지는.


토와는 엄마가 준 약을 먹고 깊은 잠에 빠진다. 깨어나면 엄마가 돌아왔다는 사실에 안도하는 날들을 보낸다. 토와는 엄마와 떨어지는 건 싫지만 엄마의 말이니 들어야 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 잠에서 깨어나도 엄마는 집에 오지 않았다. 토와는 온전히 혼자 남은 것이다. 아빠가 전해주는 물건으로 생활을 이어가지만 눈이 안 보이는 토와는 곧 세상과 단절되었다. 헤아릴 수 없는 시간이 지난 후에야 사람들이 토와의 집을 ‘쓰레기 집’이라고 부르는 걸 알았고 누군가의 도움으로 토와는 세상과 만난다. 치료와 재활을 통해 조금씩 회복되면서 하나씩 일상을 배운다. 엄마에 대한 이야기도 듣게 되었다. 엄마가 토와를 버렸다는 사실을 말이다.


사람들의 도움으로 집으로 돌아온 토와는 점자를 통해 책을 읽고 안내견 ‘조이’와 생활을 시작한다. 조이와 도서관에도 가고 필요한 물건을 사고 장을 보고 요리를 한다. 집에서는 어쩔 수 없이 엄마의 기억을 더듬는다. 엄마가 읽어준 이야기 속에서 행복했던 기억, 토와에게 이야기는 하나의 피난처였다. 정원과 함께. 계절의 변하는 모습, 아침이 오고 저녁이 되는 것들을 새소리와 꽃의 냄새로 느끼는 토와. 그 안에서 토와는 치유되고 있었다. 어느 순간 나는 토와와 하나가 되어 눈을 감는다. 토와의 정원을 걷는다. 식물이 자라는 감동과 그것들이 주는 기쁨을 느낀다.


발바닥에도 얼굴과 마찬가지로 눈, 코, 입, 귀가 있어서 발바닥이 직접 지구와 대화를 나누는 듯한 기분이 든다. 사랑스러운 식물들의 가지며 잎사귀에 살포시 손바닥을 대어 말로 표현되지 않는 그들의 소리를 포착한다. 그 식물이 괜찮은 상태인지 아니면 어딘가 상태가 좋지 않은지 가만히 귀 기울이고 있으면, 이윽고 그것이 또렷하게 들려온다. 나는 나 자신이 안테나가 된 기분으로 식물이 보내는 메시지를 포착한다. 그런 다음 손바닥으로 흙을 만지며 식물들과의 대화를 즐긴다. (169쪽)


엄마와 단둘만의 세계였던 토와의 세계가 확장되었다. 사람들과 교류하고 이웃도 만났다. 힘들었던 시간을 지나고 토와에게 새로운 삶이 시작된 것이다. 동화 속 잠자는 공주가 아닌 주체적으로 삶을 살아간다. 토와의 말처럼 살아 있다는 건 정말 놀랍다.


“살아 있다는 건, 굉장한 일이구나.” (278쪽)


앞을 못 보는 나일지라도 세상이 아름답다는 건 느낄 수 있다. 이 세상에는 여전히 아름다운 거들이 잔뜩 숨어 있다. 그리고 나는, 그 하나하나를 내 작은 손바닥으로 사랑해 주고 싶다. 그러려고 태어난 것이니까. 이 몸이 살아 있는 한, 밤하늘에는 나만의 별자리가 쉼 없이 생겨난다. (282~283쪽)


소설 속 토와의 모습을 그려본다. 나는 알 수 없는 그녀의 감각, 그녀가 세상을 보는 방식에 대해서 상상한다. 맨발로 정원을 거니는 토와. 그녀가 알려주는 아름다운 세상을 말이다. 우리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생각한다. 살아 있으니 누릴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생각한다. 일상을 이어가는 일이 버겁게 여겨지는 날들, 주어진 하루의 소중함을. 그리고 기대하고 소망한다.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나갈 굉장한 이야기를, 나만의 정원에서 자라날 어떤 아름다움을. 


이처럼 오가와 이토의 소설엔 치우와 회복의 시간이 있다. 유명한 다른 소설을 다 읽은 건 아니고 겨우 『마리카의 장갑』만 읽었지만 작가의 전하고 싶은 마음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알 것 같았다. 상실 이후에도 삶은 여전히 계속된다는 자명한 사실, 그리고 그 시간을 함께 견디고 회복할 수 있도록 우리를 지켜주는 건 대단한 것들이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 나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모든 것들이 주는 즐거움과 감동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어디에 가치를 두느냐,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살고 있는지 돌아보는 시간을 안겨준다. 그 하나가 바로 자연일지도 모른다. 전쟁이라는 참혹한 현실, 사랑하는 이와의 어쩔 수 없는 이별로 감당할 수 삶과 마주하는 소설 속 마리카에게 자작나무가 주는 위안처럼. 


마당 너머로는 아름다운 자작나무 숲이 펼쳐집니다. 그 너머에 치유의 땅이 있습니다. 치유의 땅은 정령들이 사는 신성한 숲입니다. 조금 더 걸어가면 작은 강이 흐르고, 강을 따라가면 호수가 나옵니다. 가진 것은 그것이 전부입니다. 하지만 그것만 있으면 살아갈 수 있습니다. 아무것도 없지만 무엇 하나 부족한 것이 없습니다. (『마리카의 장갑』 중에서)


어떤 상실과 상처는 기약할 수 없는 시간이 지나야 조금씩 회복된다. 돌이켜보면 내겐 그 회복의 시간에 가장 많은 도움을 준 건 책, 그리고 계절마다 피어나는 꽃과 나무였다. 『토와의 정원』을 읽으면서 그 시간들이 포개어졌다. 그것들이 주는 보이지 않는 힘이 고맙고 감사하다. 묵묵히 나를 견뎌준 이들에게는 말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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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06-16 19: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정말 예쁜 이야기네요. 순백의 자작나무는 치유와 환생을 의미하기도 한다더라고요.

자목련 2021-06-17 10:33   좋아요 2 | URL
아, 정말요?
자작나무를 더 좋아할 것 같아요^^*

scott 2021-07-07 16: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목련님 이달의 당선 축!
이책 일러스트 그리신분 책 이번 신간 주문 했놨는데
기대됩니다
이번 한주 건강하게 !

새파랑 2021-07-07 16:35   좋아요 2 | URL
자목련님 축하드려요~~!!😄👍

자목련 2021-07-09 16:10   좋아요 3 | URL
스콧 님, 즐겁게 만나시길 바라요!
저도 축하드리며 신나는 주말 보내시고요^^

자목련 2021-07-09 16:11   좋아요 2 | URL
새파랑 님, 저도 축하드리립니다.
시원한 주말 보내세요^^

서니데이 2021-07-07 16: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자목련 2021-07-09 16:09   좋아요 2 | URL
^^*

그레이스 2021-07-07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자목련님~~

자목련 2021-07-09 16:09   좋아요 1 | URL
그레이스 님도 축하드려요!
건강하고 시원한 주말 보내세요^^

초딩 2021-07-07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목련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자목련 2021-07-09 16:08   좋아요 1 | URL
^^*
 

우리가 무심코 지나쳐온 다양한 죽음 속에는 언젠가 내가 맞닥뜨릴지도 모를 하루가, 나의 사랑하는 가족이 겪을지도 모를 오늘이, 지금 내 옆에 살고 있는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정말로 남은 것은 집도, 돈도, 명예도 아니다. 누군가를 마음껏 사랑하고 사랑받았던 기억, 오직 그것 하나뿐이다. (프롤로그, 13쪽)


가장 가까운 이의 죽음을 지켜보는 일은 힘든 일이다. 죽음이 점점 가깝게 다가오는 걸 목도하는 일, 사랑하는 이와 이별하는 순간이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죽음을 경험하는 일은 삶에 대한 경이로움과 감사함을 안겨준다. 나와 연결된 죽음이 아니더라도 말이다. ‘사는 게 지겹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면서도 정작 죽음 앞에서 우리는 숙연해진다. 홀로 죽음을 맞이한 이, 죽음조차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이, 외롭고 쓸쓸한 죽음은 뭔가 사연이 많을 것만 같다. 유품정리사 김새별, 전애원의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을 읽기 전에도 그런 생각을 했다. 하지만 사연 없는 삶이 어디 있을까. 우리는 저마다 우리의 사연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내고 그들이 남긴 것들을 정리하는 시간은 애도의 시간이다. 그런 면에서 특수청소업체를 운영하는 유품정리사인 저자가 의뢰를 받고 죽음의 자리를 정리하고 청소를 하는 일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최대한 빨리 깨끗하게 원상 복귀를 해 달라 독촉한다. 그러나 저자는 죽음의 시간이 가득한 공간, 지독한 악취로 뒤덮인 곳에서 청소를 하면서 그가 어떤 삶을 살았을지, 그가 어떤 마음으로 마지막을 준비했을지 남겨진 것들을 통해 그의 이야기를 듣는다.


책에서 들려주는 죽음은 환대의 손길이 전혀 없는 고독한 죽음이 많다. 부모에게 잘 지내고 있다고, 자녀에게 자신의 걱정은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면서도 정작 자신은 잘 지내지 못한 이들. 쓸쓸하다 못해 처연한 삶의 흔적을 읽는 일은 쉽지 않았다. 어쩌다가 가족이 있는데도 혼자 죽음을 맞이했을까. 자식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서 그게 가장 큰 이유다. 어느 할머니의 경우 혼자 살 집을 구하면서 농담처럼 주인 할아버지에게 이 집에서 죽어도 괜찮냐고 물었다고 한다. 할아버지 역시 괜찮다고 하셨다고. 할머니는 자신의 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아셨던 것일까. 부모의 마음과 다르게 남겨진 자식들의 마음은 그게 아니었다. 홀로 사시다 돌아가신 부모의 집을 청소 의뢰하는 유족의 놀라운 행동에 그만 놀라고 만다. 앞의 할머니 가족은 아니다. 소식을 끊고 살다가 유품을 정리하는 저자가 당연히 돌려줄 귀중품(현금, 귀금속, 문서)만 챙기는 이들이라니. 그들의 고인을 가족으로 생각했을까 싶을 정도였다. 1인 가족이 늘어나고 있지만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가족이라는 사실을 생각한다.


괴로움은 삶에 다달이 지불하는 월세 같은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훨씬 많은 행복이 우리를 찾아온다. 당연하게 여겨서 모를 뿐이다. 살아 있다는 건 축복이고 기적이다. 내가 존재한다는 건 우주가 생긴 이래 가장 특별한 사건이다. 태어났으므로 이미 나는 선택받은 존재다. (156쪽)


산다는 건 무엇일까, 나는 잘 살고 있을까. 유품정리사의 글을 읽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 스스로 생을 마감한 사람, 죽음을 지켜줄 이 없는 고독한 사람, 사건 사고의 희생당한 사람, 그들 모두 잘 살고 싶었을 것이다. 죽음의 자리가 아닌 삶의 자리에 서고 싶었을 것이다. 고된 일을 하면서 번 월급으로 삶을 주변의 노숙자를 챙기며 살았던 이의 마지막을 동행하는 노숙자들의 이야기, 한때 사랑했던 사람에게 무참하게 죽은 엄마를 떠나보내야 하는 아이의 사연은 너무도 가슴이 아팠다. 일면식도 없는 그 아이가 잘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아이는 앞으로 얼마나 많은 날을 혼자 울어야 할까. 언제까지 그 슬픔과 고통을 숨죽여 삼켜야 할까. 그날만 생각하면 엄마 옷에 얼굴을 묻고 울던 아이의 모습이 떠올라 아직도 가슴이 아프다. 그러나 또한 우리는 알고 있다. 감당할 수 없는 고난이 와도 다시 일어나 살아가야만 하는 것이 우리의 삶이란 것을. (198쪽)


언젠가 마주할 죽음이지만 정작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까 생각해 본 적이 없다. 큰언니의 유품을 정리하면서 개인적인 기록을 남기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잠깐 했는데 그때뿐이다. 늘어나는 물건들을 볼 때마다 정리해야지 하면서도 잘 안된다. 남겨진 것들이 나를 말해준다는 걸 이 책을 통해 절실히 느낀다. 그래서 저자가 알려주는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한 7계명은 더욱 유용하다.


1. 삶의 질서를 세우기 위해 정리를 습관화하세요. 2. 직접 하기 힘든 말이 있다면 글로 적어보세요. 3. 중요한 물건을 찾기 쉬운 곳에 보관하세요. 4. 가족들에게 병을 숨기지 마세요. 5. 가진 것들을 충분히 사용하세요. 6. 누구 때문이 아닌 자신을 위한 삶을 사세요. 7. 결국 마지막에 남는 것은 사랑했던 사람과의 추억입니다. 아름다운 추억을 많이 남기세요.


우리는 모두 떠난 자리가 아름다운 사람이고 싶다. 떠난 자리를 아름답게 만드는 일, 현재의 이 삶을 잘 살아내는 건 아닐까. 삶의 소중함을 더욱 일깨워주며 주변의 사랑하는 이들을 떠올리며 살아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살아야 한다는 걸 말해주는 책이다. 죽음이 전하는 이야기를 읽다 보면 함께 떠오르는 책이 있다. 돌아가신 부모님의 공간을 정리하는 책  『수런거리는 유산들』이다. 


죽음의 형태는 다르지만 그 죽음 곁에는 여전히 삶이 존재한다는 명백한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고 할까. 물건과 공간의 주인은 사라지고 남겨진 것들을 통해 그들을 기억한다. 김새별이 유품을 정리하면서 느꼈을 감정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고인에 대한 애정만 제외하면 말이다. 죽음 이후에야 우리는 삶을 돌본다. 죽음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삶의 그것이다. 죽음과 삶이 서로를 마주한다. 서로를 바라보며 응원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죽음이 우리 안에 똬리를 틀었다. 그 흐름에는 지름길이 없다. 거기서 빠져나올 수도 없다. 죽음은 삶에 속하며, 삶은 죽음을 껴안는다. ( 『수런거리는 유산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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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1-05-25 10:0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한 7계명 좋으네요. 저는 무엇이든 아끼지는 않는데 자주 숨겨놓는 사람이라서요. ㅠㅠㅠㅠ 죽음에 대한 책들이 예전과 다르게 느껴지네요. 잘 읽고 갑니다.

자목련 2021-05-27 08:57   좋아요 2 | URL
네, 저도 그래요. 죽음에 관해 다루는 책들을 읽으면서 나의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단발머리 님, 비 오는 목요일 편안하게 보내세요^^

scott 2021-06-04 20: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자목련님 이달의 당선작!
추카~*추카~*
주말 멋지게 보내세요 ^ㅅ^

자목련 2021-06-07 08:30   좋아요 2 | URL
스콧 님, 감사합니다.
저도 축하드려요!
새로운 한 주 활기차게 시작하세요^^

그레이스 2021-06-04 20: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목련님 축하드려요~♡

자목련 2021-06-07 08:32   좋아요 2 | URL
그레이스 님의 당선, 저도 축하드립니다.
향기로운 날들 이어가세요^^

새파랑 2021-06-04 20: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목련님 축하! 드립니다~!!

자목련 2021-06-07 08:34   좋아요 1 | URL
새파랑 님, 감사해요.
새파랑 님의 멋진 리뷰를 보며 제 책장에 <새하얀 마음>에게 미안해져요. ㅎ
건강하고 즐거운 한 주 시작하세요^^

서니데이 2021-06-04 21: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목련님 축하드립니다^^

자목련 2021-06-07 08:34   좋아요 2 | URL
서니데이 님, 감사합니다.
행복한 6월 보내세요^^

초딩 2021-06-04 22: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이 다소 따분하고, 개인의 일기라 읽기 힘든 부분도 많았지만, 죽음에 대해서 참 많이 생각하게 되었어요. 말씀하신 것처럼 죽음도 삶도 연결되어 곁에 있고, 사는게 무엇일까? 죽는게 무엇일까? 도대체 무엇일까를 생각해보면 어쩌면 현대의 과학들이 말하고 과거의 현자들이 이야기했듯이 (아우렐리우스가 이런 부분을 이야기할 땐 정말 고대의 과학과 철학이 얼마나 발전했었을까라고 겨외감이 듭니다) 원소의 모임과 흩어짐 뿐 일 것인데, 그리고 자연의 질서 아래 그 과정이 지나간느 것일 뿐인데, 벗어나지도 못하는 우리는 걱정하고 궁금해하고 파헤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또 복잡하고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고, ‘현재‘를 열심히 살아가라고 하나 봅니다.

:-)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자목련 2021-06-07 08:40   좋아요 2 | URL
원소의 모임과 흩어짐 뿐이라는 말이 유독 깊게 다가오네요. 삶의 의미를 두는 일은 무엇일까 싶기도 하고요.
초딩 님, 저도 축하드려요.
현재인, 오늘 즐겁게 살아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