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근의 들꽃이야기
강우근 글.그림 / 메이데이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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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참 예쁘다.
풀꽃도 예쁘다.
이 꽃 저 꽃
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

다음에 다시 태어
날 때 꽃이
되고 싶다  

 얼마전 초등학교에 다니는 조카가 나에게 이 노래를 들려 주었다. 섬진강 아이들이 시를 쓰고 백창우님이 노래로 만들었다는 <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라는 노래였다. 이 노래를 들으면서 얼마나 마음이 흐뭇했는지 모른다.  

세상에 예쁜 꽃은 화원에만 가야 있는 줄 알았던 시절이 있었다. 길가에 아무렇게나 피어 있는 꽃들은 주로 놀이감으로 많이 이용하며 자랐다. 그렇게 나도 모르게 들꽃을 무시하는 마음이 조금은 있었던 듯, 화원에서 파는 예쁘게 자란 꽃들만이 진정한 꽃이라고 생각했었던 어리석은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살다보니 길가에서 사람 손 타지 않고도 잘 자라는 풀들이 기특하게 여겨지게 되었다. 누군가에게 길들여지지 않아도 스스로 뿌리를 내리고, 잎을 키워내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다시 씨를 뿌리는 기특한 풀들이 우리 주변에 많이 살고 있다는 사실에 나도 모르게 감동하고 감탄하게 되었다. 

봄이면 여린 쑥을 뜯어다 쑥버무리나 쑥개떡을 해주시던 엄마, 막내딸이 특별히 좋아한다고 일부러 김장때면 고들빼기 김치를 담가 주시기도 한다. 된장 풀어 끓여 먹던 냉이국은 이제는 우리 아이들도 향이 좋다며 잘들 먹는다. 봄이면 산책길에 나물거리를 뜯는 아주머니들의 부지런한 손놀림에 놀랐었다. 

가을 산길에서 토도독 떨어지는 도토리, 참 많이 주웠었다. 할머니 따라 산길 걸으며 한 바구니 도토리를 주워 집으로 돌아오면 할머니는 맛있는 도토리 묵을 쑤워 주셨었다. 도토리 묵을 만드는 일은 쉽지가 않다. 앙금을 걸러서 그것으로 묵을 쑤는데 불조절을 잘 하지 않으면 다 눌러 붙는다. 열심히 저어 주는 것도 중요하다. 물론 도토리묵 누룽지도 참 맛있었던 기억이 난다. 가끔 할머니의 도토리묵이 그리워 가끔 사다 먹긴 하지만 역시 그 맛이 아니다. 

우리 아이들 데리고 산책할때면 아이들은 강아지풀을 유난히 좋아한다. 강아지풀의 부드러운 털을 손에 문지르면서 길을 걷곤 한다. 그리고 또 흔하게 볼 수 있는 왕바랭이도 좋아하는데 그것을 뽑아 우산을 만든다며 놀이도 한다. 

언제든 밖에 나가면 만날 수 있는 것들인데 너무 많이 잊혀지고 있던 것들이 아닌가를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며 새록새록 추억들이 떠올라서 행복했다. 그래서 한참에 걸려 이 책을 읽었던 것 같다. 매일 매일 조금씩 펼쳐보면서 즐거웠던 순간을 떠올리는 재미를 간직하려고 말이다. 얼마전까지도 아카시아 나무라고 알고 있던 아까시나무의 잎사귀는 사랑 점을 치던 것이 아니었는가 말이다. 생각해보면 그때는 참 순수했던 것 같다. 

기부문화는 가진 자들의 문화이다. 이런 자본의 문화가 노동운동을 갉아먹고 있다. 노동운동 내에서도 비정규직 문제를 무슨 기금 따위를 마련해서 해결하려는 얘기가 있다. 노동문화는 자선이 아니라 연대, 구걸이 아니라 투쟁의 문화다. 노동자도 노예가 아니라 인간이라도 선언하는 것이다. 조용히 자선을 베푸는 것, 그리고 그것을 구걸하는 것이 추해 보이기 시작하면 소리쟁이도 다시 보인다. 소리쟁이는 더러운 곳에서 더 잘 자란다. 똥개천이나 시궁창에서는 크게 무리를 이뤄 쑥쑥 자란다. 똥개천이나 시궁창을 정화하며 쑥쑥 자란다. 잡초들은 구걸하지 않는다. 연대하여 황무지를 숲으로 뒤집는다. 스스로 자라지 못하는 작물이 재배되는 밭에서나 자선과 구걸이 있다. 바람에 흔들리며 소래쟁이 열매가 만들어내는 소리를 들어 보라. 소리쟁이의 잡초 선언이 들리지 않는가. (203쪽)

묵을 만드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도토리 줍는 게 얼마나 재미있는지 아는가? 그걸 아는 사람이 숲을 망가뜨릴까? 그런사람이 책상머리에 앉아 얼마든지 돌아갈 수 있는 길도 지도 위에다 자를 대고 죽죽 그어 도로를 내고 터널을 뚫을 수 있을까? 그 재미를 아는 사람이 나무를 몽땅 베어내고는 골프장을 만들고, 산꼭대기까지 싹싹 밀어버리고는 스키장을 만들 수 있을까? (263쪽) 

들풀 가운데는 봄부터 가을까지 쉬지 않고 꽃 피는 풀들이 제법 많다. 그러나 강한 들풀이라도 겨울엔 씨를 남기고 말라버리거나, 땅속뿌리로 버티거나, 땅바닥에 잎을 붙이고 겨우겨우 겨울을 날 뿐 쉽게 꽃 피지 못한다. 더구나 줄기를 치켜세우고 꽃 피는 건 엄두를 내지 못한다. 그런데 한겨울에조차 꽃을 피우는 풀이 있다. 개쑥갓은 한겨울에도 꽃 핀다. 개쑥갓은 그야말로 일 년 내내 사계절 꽃이 피는 풀이다. 개쑥갓은 손바닥보다 좁은 땅과 햇볕 한 줌만 있으면 길가 빈터나 밭둑, 어디서나 자라나 아무 때나 꽃 피는 풀이다. 매서운 겨울바람 속에서도 줄기를 눕혀 땅을 기지 않는다. 그냥 따위로 줄기를 세우고 싱싱한 푸른 잎까지 달고 꽃 피고 열매 맺고 씨를 날려 보낸다. (359쪽) 

'손바닥보다 좁은 땅과 햇볕 한 줌'만 있어도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단 생각을 한다. 터무니없이 오른 전세값때문에 한숨을 쉬던 몇 달, 그 생각은 하지 않기로 했다. 들꽃같은 존재인 나는 분명 어딘가에 씨를 흩뿌리고, 뿌리를 내리고 있을테니까 말이다. 쉽게 포기하지 않을테니까 말이다. 

나도 다음에 다시 태어나면 꽃이 되고 싶다. 

덧붙이자면, 강우근님의 그림(판화)은 정말 인상적인 것들이 많았습니다. 멋진 그림과 함께 생각도 쑤욱 자란 느낌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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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0-12-22 0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가 참 이뻐요~
꿈섬님의 글들, 좀 자주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근데,이 밤에 도토리묵 먹고 싶어요~ㅠ.ㅠ


꿈꾸는섬 2010-12-22 01:46   좋아요 0 | URL
나무꾼님이 이리 반겨주시니 너무 행복해요.
이렇게 좋은 책을 나무꾼님께 선물로 받았단 생각에 더 가슴 벅차요.^^
다시한번 감사드려요.

근데, 도토리묵, 저도 먹고 싶어요.

읽는내내 정말 많이 행복했어요. 올 겨울 추위 거뜬하게 이겨낼 것 같아요.

알라딘 자주 들어 올 수 있게 노력할게요. 요새 조카들이랑 읽을 책 지도안 정리하고, 엄마들 만나서 할 것 만드느라...핑계가 많아요.ㅎㅎ

마녀고양이 2010-12-22 0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쑥떡 먹구 싶다...............
그리고 리뷰가 참 이뻐요~2.

꿈섬님, 요즘 슬럼프인가 봐요? 아님 너무 바쁘신가?
그런데 나무꾼님이 자주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할 대사가 아닌듯,, 본인두 띄엄띄엄 오면서 말이죠. 큭큭.

꿈섬님두 이사해야 해요? 많이들 하시네,, 요즘.
저는여, 똑 부러지는 한들한 꽃 말구... 아주 튼튼한 무엇으로 태어나고 싶어요. 천년된 나무.. 영기가 있는. 쿄쿄.

꿈꾸는섬 2010-12-22 09:41   좋아요 0 | URL
쑥떡 좋아하시는군요.ㅎㅎ

슬럼프라기보단 게으른거죠. 전 겨울되면 잠을 많이 자요. 아무래도 전생에 겨울잠 자던 동물이었을 것 같아요.ㅎㅎ

저흰 10월에 이사해야하는데, 아무래도 더 오르지 않을까 싶어요. 한번 오른 전세값은 다시 내려가진 않잖아요.ㅠㅠ

나무..좋죠..그 나무에도 꽃은 필거에요.ㅎㅎ

저절로 2010-12-22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오늘 아침 출근길에
다음번엔 다리 튼튼한 나무로 태어나고 싶다고 생각하며 왔는데
님은 꽃으로 태어날거라네요^^
캬~내 나무밑으로 오세요. 잘해드릴게요.

꿈꾸는섬 2010-12-22 11:28   좋아요 0 | URL
ㅎㅎ에파타님도 나무로 태어나고 싶으시군요.ㅎㅎ
좋아요. 에파타님 나무 밑으로 갈게요. 잘해주세요.ㅎㅎ

같은하늘 2010-12-23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너무나 보고싶은 책이예요.
리뷰가 참 이뻐요~~3. ^^;;

꿈꾸는섬 2010-12-23 22:50   좋아요 0 | URL
이 책 너무나 예쁘고 유익한 책이에요.^^
같은하늘님 생일선물로 점찍어 둘까요?

같은하늘 2010-12-24 00:11   좋아요 0 | URL
그때까지 아마 못 기다리고 구입하지 싶어요.ㅎㅎㅎ

꿈꾸는섬 2010-12-24 00:28   좋아요 0 | URL
ㅎㅎ좋은 생각이세요. 전 그럼 다른 것으로...

2010-12-24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을 책이 줄을 서 있어서 나오는 비명. 정말 행복한 비명이죠. 책과 친하면 사람에게 소홀해지는 면이 분명 있어요. 저도 그냥 그렇게 떠들고 노느니, 책이나 읽었으면 할 때가 많으니까요.
 
올리브 키터리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권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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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 사람들은 모르지. 이 남자의 곁에 누우며, 그의 손을, 팔을 어깨에 느끼며 올리브는 생각했다. 오, 젊은 사람들은 정말로 모른다. 그들은 이 커다랗고 늙고 주름진 몸뚱이들이 젊고 탱탱한 그들의 몸만큼이나 사랑을 갈구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내 차례가 돌아올 타르트 접시처럼 사랑을 경솔하게 내던져서는 안되는 것을 모른다. (483쪽)

 
   

어느새 서른 중반을 넘기면서 젊다는 것, 어리다는 것에 대한 생각을 자주하게 되었다. 나는 아직도 청춘인 것 같고, 아직 해야할 일도 많은 것 같고, 아직 하고 싶은 일도 많지만, 내 인생은 어딘가에 저당잡혀 있는 것처럼 느껴질때가 더 많았다. 

내 인생을 저당잡은 시점은 대체 언제일까? 거슬러 생각하면 아이를 낳았던 시점이다. 아이를 낳은 것은 순간의 황홀감, 엄마가 되었다는 축복, 새 생명을 세상에 내놓았다는 충만함, 이런 것들로 가득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 뜻과 상관없는 일들이 반복되고, 누군가를 계속해서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은 늘 부담스럽고 두려운 일이기도 했다.  

'세상의 모든 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얼마나 분투하는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이 모든 것이 내가 원하던 삶이었는데도 어딘가 어긋난 것 같은, 다시는 세상으로 들어서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 이런 것이 분노가 되어 아이들에게 상처로 남기는 어리석은 엄마가 바로 나다.

아이들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엄마의 이런 생각은 결코 용서되지 않을 것도 같다. 세상에 내보냈으면 그만큼의 책임을 줘야하는게 부모가 아닌가 말이다. 

인생은 파도와 같다는 올리브의 말이 생각난다. 파도처럼 출렁거리며 밀려오는 것, 그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의 비유로 충분하다. 어떤 때는 조용히 밀려왔다 사라지기도 하지만 어떤 때는 큰 파도가 되어 밀려와 모든 것을 휩쓸어 버릴지도 모르는 일이다. 끊임없이 흔들리고, 끊임없이 불평 불만으로 가득해도 어느 순간 파도에 던져 버릴 수도 있는 것이 인생일테니 말이다. 

헨리와 올리브를 둘러싼 바닷가 마을 사람들의 잔잔한 일상의 이야기는 단편처럼 취급되어 전개되는 독특한 구조와 형식을 갖는다. 올리브와 직접적으로 관련을 맺지 않는 누군가의 이야기조차도 인생에서 흘려버릴 수 없는 이야기이기 때문일 것이다. 

헨리가 데니즈에게 마음을 빼앗겼지만 그녀를 떠나보내야 하는 것이며, 올리브가 짐을 선택하며 헨리를 버리려던 찰나, 그 모든 순간 순간이 너무도 아름답고 소중하게 느껴진다. 

내가 가장 가슴 아프게 읽었던 부분은 아무래도 크리스의 마음의 응어리로 남은 엄마에 대한 기억일 것이다. 올리브의 변덕스러운 성격이, 아이를 다르치는 성격이 아마도 나와 닮아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크리스가 엄마를 이해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어린시절의 상처에 힘겨워하는 부분은 정말이지 뜨끔하지 않을 수 없었다. 

헨리를 떠나보내고 아들도 먼 곳에 살고 있으니 홀로 살아야 하는 올리브는 끊임없이 누군가에게 이야기하고 싶어하고, 산책길에서 만났던 잭과 그런 관계가 이루어진다. 잭은 잭대로 아내를 보내고 지옥같은 생활을 하고, 올리브는 올리브대로 외로운 생활을 이어갔으니 그들에게 외로움을 달래줄 상대가 있다는 것이 행복일 것이다. 

나이가 들기 전에는 나이가 든 사람들의 사고를 이해하지 못했다. 아이를 낳기 전에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마음을 이해할 수도 없었다. 남편과 싸워보기 전에는 다투며 사는 가정을 이해하지 못했다. 사는 게 마냥 행복하고 사는 게 늘 즐거울 거라는 생각은 이제는 절대 하지 않는다.  

정말이지 인생은 파도와 같은 것이다. 밀려갔다가 다시 밀려오는 파도 말이다. 내 마음도 이리 흘러 갔다가도 어느새 다시 싹 거두어 가니 말이다.  

아름다운 문장들도 많았고, 생각지 못했던 생각들을 만나기도 했다. 내가 어른이라고 하지만 나는 아직도 덜 자란 어른일 뿐이고, 이 소설을 통해 나는 한뼘 더 자라는 어른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아직 모르는 40대, 50대 그리고 더 많은 나이대의 인생을 살짝 훔쳐 보았을 뿐이다. 인생은 살아봐야 아는 것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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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0-12-13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을 움직이는 리뷰네요.
'나이가 들기 전에는 나이가 든 사람들의 사고를 이해하지 못했다. 아이를 낳기 전에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마음을 이해할 수도 없었다. 남편과 싸워보기 전에는 다투며 사는 가정을 이해하지 못했다. 사는 게 마냥 행복하고 사는 게 늘 즐거울 거라는 생각은 이제는 절대 하지 않는다.'
이것만 잊지 않고 살아도 마음이 덜 어지럽지 않을까 하는데...
아, 그나저나 이 책 늦게라도 꼭! 읽고 싶습니다.

꿈꾸는섬 2010-12-14 13:46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리뷰 보고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나비님도 너무 좋다고 하시더라구요. 정말 좋은 책이었어요.^^

섬사이 2010-12-13 1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끌리는 리뷰에요.
저도 꼭 읽어봐야겠습니다.

꿈꾸는섬 2010-12-14 13:47   좋아요 0 | URL
꼭 읽어보셔요. 정말 좋더라구요.^^

마녀고양이 2010-12-13 1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무척 좋다면서요.
사놓고 아직도 못 읽고 있어요.
인생은 파도와 같다는 꿈섬님 말에 공감합니다.

오늘 너무 겨울같은 하늘이예요. 이제 정말 겨울인가봐요.

꿈꾸는섬 2010-12-14 13:48   좋아요 0 | URL
인생은 파도와 같다는 말도 이 책에서 나온 말이에요. 정말 그런 것 같죠?
나비님이 너무 좋다고 하셨죠? ㅎㅎ

양철나무꾼 2010-12-14 0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인생은 살아보아야 아는 것이니 말이다.
깔끔하게 끝나는 리뷰인걸요~^^

저도 이 책 읽어볼래요~

꿈꾸는섬 2010-12-14 13:49   좋아요 0 | URL
경험을 따라갈 수 있는 건 없는 것 같아요. 정말이지 살아봐야 아는 것들이 참 많더라구요. 그냥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아는 것 말이에요.^^

blanca 2010-12-16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뭉클해요. 읽던 책 읽고 꼭 주문해야겠어요. 저도 꿈꾸는섬님 느끼시는 것들 조금씩 알아가고 있어요. 백번 공감해요..내가 모르는 사십대, 오십대 이제는 단정짓지도 말고 체념하지도 않으려구요. 잘 읽고 갑니다.

꿈꾸는섬 2010-12-17 12:52   좋아요 0 | URL
블랑카님은 이 책 읽으시고 또 어떤 생각을 하실까 궁금해요.^^
다들 좋다고 해서 읽었는데 정말 좋더라구요.^^
구성도 참 특이했어요. 마치 단편을 읽는 듯, 하나의 장편이 만들어졌으니까요.
 
끌림 - 1994-2005 Travel Notes
이병률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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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라. 시간이 없다.
사랑을 자꾸 벽에다가 걸어두지만 말고 만지고, 입고 그리고 얼굴에 문대라.
사랑은 기다려주지 않으며,
내릴 곳을 몰라 종점까지 가게 된다 할지라도 아무 보상이 없으며
오히려 핑계를 준비하는 당신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다.
사랑해라. 정각에 도착한 그 사랑에 늦으면 안 된다.


사랑은 그런 의미에서 기차다.
함께 타지 않으면 같은 풍경을나란히 볼 수 없는 것.
나란히 표를 끊지 않으면 따로 앉을 수밖에 없는 것.
서로 마음을 확인하지 않았다면 같은 역에 내릴수도 없는 것.
그 후로 영원히 영영 어긋나고 마는 것.


만약 당신이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세상을 이해하는 법을,
우주를 바라보는 방법을 익히게 될 것이다.
그러다 어쩌면, 세상을 껴안다가 문득 그를 껴안고,
당신 자신을 껴안는 착각이 들기도 할 것이다.
그 기분에 울컥해지기도 할 것이다.
그렇게 사랑은 아무 준비가 돼 있지 않은 당신에게 많은 걸 쏟아놓을 것이다.
한 사람과 한 사람이 만나 세상을 원하는 색으로 물들이는 기적을
당신은 두 눈으로 확인하게 되는 것이다. 

이병률 시인의 <찬란>이라는 시집을 읽으면서 그는 천부적인 시인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그의 언어가 그의 생각이 나를 사로잡을만큼 황홀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끌림>이라는 산문집 역시 그의 카메라 렌즈에 비춘 도시가 사람들이 나를 사로잡는다. 물론 그의 글도 나를 끌리게 만들었다. 

집에 가기 싫어 여관에 간다.
집을 1백미터 앞두고 무슨 일인지 나는 발길을 돌려
1백미터를 걸어내려와 여관에 든다.
집에 누가 있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 집에없어 쓸쓸한 것도 아닌데
오늘도 난 여관 신세를 지기로 한다.
(중략)
모든 확률이 존재하는 여관, 방,
그 낯선 곳에서 나는 잠시 어딘가로부터
멀리 떠나온 기분에 젖어보는 것이다. 사치하는 것이다.
'아줌마, 저 있던 방, 1박 더 할 수 있을까요?'
그렇다고 한다. 그러면서 밖으로 나가는 내게
어딜 나갔다 오겠냐고 묻는다.
'네, 집에 좀 다녀오려구요.'

집을 벗어나면서부터 집이 아닌 다른 곳을 동경하며 살았던 적이 있다. 지금은 아이들과 남편, 이렇게 단란한 가정을 꾸리며 살고 있긴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어디론가 훌쩍 떠나버리고 싶단 생각을 할때가 가끔 있다. 연애할때부터 남편은 내게 역마살이 낀 것 같다고 말하곤 했었다. 그땐 그냥 웃어 넘기고 말았는데, 내겐 집을 떠나 살아야할 어떤 운명의 끈 같은게 연결되어 있는게 아닐까하는 의심을 가끔 하곤 한다. 

집을 1백미터 앞에 두고 여관 신세를 진다는 글을 읽으며 나도 가끔 그런 낯설음을 즐기고 싶어하는 사람이란 걸 새삼 깨달았다. 어디 가까운 곳이라도, 아니 어디 먼 곳이라도 떠나보자고 남편을 조르고 또 졸라보는데 남편은 한 곳에 안주해 있는 걸 좋아하는 모양이다. 결혼전엔 전혀 느끼지 못했는데 말이다. 

빠듯한 생활비의 일부를 잘라내어 적금을 들어 놓은 아줌마는 언제고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그 언젠가가 언제가 될지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언제든 떠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세상은 넓고 가보지 못한 곳 또한 많고, 가고 싶은 곳도 많은 아줌마는 책 한권에 실린 사진과 글을 통해 위로와 위안을 받고 있다. 그 언제 떠날 날을 기약하면서 말이다.  아, 정말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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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08 22: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꿈꾸는섬 2010-12-08 22:41   좋아요 0 | URL
ㅎㅎ고맙습니다.^^ 꾸벅 ^^

같은하늘 2010-12-09 0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이지요? 요즘 알라딘에 자주 못 와요.
전 가족을 벗어나 떠나고 싶던데...

꿈꾸는섬 2010-12-09 13:17   좋아요 0 | URL
네, 너무 오랜만이에요. 저도 자주 못 와요.ㅜㅜ
저도 가끔 홀로 떠나는 여행 생각해요. 애들 좀 더 크면 그리 되지 않을까요?

마녀고양이 2010-12-09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을 100미터 앞에 두고, 여관방에서 하루.
ㅎㅎ, 어떨까요?
모텔을 생각한다면 별루고, 펜션을 생각한다면 봐줄만하고,
일본의 온천 여행 같은 장소를 생각한다면 당장 후다닥? 아마.......
그저 집을 떠난다는게 설레일까요?

여행가고 싶어서 죽을 지경입니디만, 요즘 빈털털이인지라. ㅠㅠ

꿈꾸는섬 2010-12-09 13:18   좋아요 0 | URL
ㅎㅎ작가는 허름한 여관방에 묶는데요.ㅎㅎ
일본의 온천 여행, 가고 싶어요. 전 온천 너무 좋아해요.ㅎㅎ

저도 여행가고 싶어요.ㅜㅜ

감은빛 2010-12-09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 날 갑자기 어디론가 훌쩍 떠나버리고 싶단 생각' 저도 자주 했었습니다.
세 여우에게 매인 몸이 되고부터는 그런 생각조차 하기가 어렵더라구요.
저도 책으로 위안을 삼으며 지내고 있습니다.
꿈꾸는 섬님이 바라는 그 언젠가가 빨리 오기를 바랍니다!

꿈꾸는섬 2010-12-09 13:19   좋아요 0 | URL
ㅎㅎ감은빛님 네 여우 셋 ㅎㅎ 보통 아가들은 토끼라고 하지 않나요?

저도 책으로 위안을 삼으며 지내고 있어요. 하지만 책 읽다보면 더 가고 싶어지지요.ㅜㅜ

2010-12-09 23: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10 15: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실비 2010-12-11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해라 시간이 없다이 말이 참 와닿네요

정말그런거같아요 미루면 안될거같아요

꿈꾸는섬 2010-12-12 11:47   좋아요 0 | URL
ㅎㅎ맞아요. 시간이 없어요. 열심히 사랑하며 살아가요. 우리^^

다이조부 2010-12-13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참 꿈섬님은 트위터 혹시 안하세요? ^^

꿈꾸는섬 2010-12-13 12:38   좋아요 0 | URL
네, 아직...제가 좀 낯가림이 심해서요.ㅎㅎ

비로그인 2010-12-13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비슷한 시기에 같은 책(저는 개정판이긴 하지만..)을 읽고 있으셨군요.

막 이 책 글이랑 사진 보고 있으면 "동네 한 바퀴" 라도 하고 와야 할 것 같은 마음이 굴뚝 같아 지더라고요.

저는 그 "동네 한 바퀴" 로 들썩이던 마음이 많이 없어지던데..그건 다행이라 해야 할지, 다행이 아니라 해야 할지요..

꿈꾸는섬 2010-12-14 13:45   좋아요 0 | URL
동네 한 바퀴...너무 추워서 자꾸만 움츠러들어요.

비슷한 시기에 같은 책을 읽었다니..왠지 마음이 통한 것 같은 느낌이에요.ㅎㅎ
 
허수아비춤
조정래 지음 / 문학의문학 / 201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정치민주화를 이룬 우리 사회의 과제는 경제민주화를 이루어야 하는 것이라는 작가의 말은 일리가 있다.  

경제민주화를 이루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를 생각하며 이 책을 읽었다. 

도무지 알길이 없던 돈 많은 사람들의 적나라한 모습에 까무러칠뻔 했다. 전혀 익숙하지 않고 생소한 그들의 사고방식과 삶의 모습은 돈이 가져다 주는 위력은 가히 행복이라는 이름 그 이상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물론 순간 부럽단 생각을 안했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돈은 귀신도 부린다. 돈만 있으면 처녀 불알도 산다. 돈이면 지옥문도 여닫는다. 돈만 있으면 의붓자식도 효도한다. 돈 있어 못난 놈 없고, 돈 없어 잘난 놈 없다. 돈은 살아 있는 신이다.'  

돈과 관련한 속담들만 보아도 돈의 위력은 대단하다. 돈 앞에서 무너져내린 정의와 도덕성, 이런 것들이 이 사회의 부조리한 모습이라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너무 적나라하게 파헤쳐진 소설을 읽다보니 더욱 서글퍼졌던게 사실이다. 

우리가 교육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강기준같은 엘리트가 할 수 있는 일도 고작 남의 돈 불려주고 자기 실속 차리는 일일뿐이라면 그것이 우리의 아이들을 더 많이 가르치려고 하는 이유인 것인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유학을 다녀오고 박사학위를 받은 그가 하는 일이란 고작 돈으로 사람을 사는 일이며, 돈을 위해 부정한 일도 서슴지 않는 것이다. 그게 우리 사회의 엘리트라고 불리는 대부분의 사람들의 모습이라면 정말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자신의 소신을 밝힌 이유로 검찰에서 쫓겨나게 된 전인욱의 경우에도 우리 사회의 정의 또한 돈으로 세워진다는 걸 보여준다. 하지만 꿋꿋하게 맞서 대응하는 그의 인간적인 모습은 가슴 뜨겁게 한다. 또한 신문 칼럼때문에 교수직을 박탈당한 허민의 모습에서도 우리에게 돈의 위력을 느끼게하한다. 그것을 극복하고 이 사회를 향해 진실을 밝혀내는 그의 글은 우리의 심장을 더욱 뜨겁게 만든다. 그런 사람들이 아직 우리 사회에 남아 있다는 것은 언제나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말이다. 

조정래 작가의 소설 속 인물들은 언제나 생생한 현실의 인물처럼 느껴진다. 마치 살아 숨쉬는 인물들의 모습에 마음 쓸쓸하고 허탈함도 느끼지만 전인욱이나 허민이라는 인물들을 통해 우리가 앞으로 어떠한 모습으로 살아가야할지를 생각하게 만들어 준다. 

태봉그룹에서 일광그룹으로 옮겨와 태봉의 조직을 그대로 옮겨오는 박재우의 모습은 또다른 강기준의 모습이 되고, 이것은 또 다른 기업의 비자금을 형성하는 토대를 마련한다. 이런 반복적이고 습관적이 되어갈 기업의 모습들을 어떻게 막아낼 것인가가 현재의 문제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기업이 쌓은 혁혁한 공을 위시한 기업의 횡포에 눈가리고 아웅하는 검찰이 있는 한 우리의 정의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진실을 알려야하는 기자들까지 돈에 매수되는 현실이니 우리는 현실을 제대로 볼 수가 없다. 게다가 교육의 현장에서조차 돈을 쫓아가는 형국이니 제대로된 교육이 이루어질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이 비현실적이고, 소수이긴 하지만 만만한 상대들은 아니오. 그들의 단체가 많아질수록 시한폭탄이나 지뢰가 늘어나는 것이나 다름없소. 중동 사람들한테만 자살폭단 테러가 있는게 아ㅣ오. 그자들한테 항상 신경 써야 해요. 

(중략) 

그자들 대부분이 저 80년대에 화염병 던지던 자들인데, 그자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화염병을 던지기 시작햇을 때, 그들 힘에 군부독재가 끝장나리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었소? 그런데 그 완가하던 30년 군부독재가 종말을 고했소. 저 구름에 비 들었으랴 하는데 소나기 쏟아진다고 하지 않소. 우리 세상이 오래 가기를 원한다면 적을 우습게 복 무시할 것이 아니라 똑바로 보고 철저하게 경계해야 한다 그거요.

 
   

 하지만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들 모두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그들이 무엇을 두려워하는지를 우리는 알고 있다. 군부독재체제에서 자신의 발언도 맘껏 할 수 없던 시절에도 많은 시민들은 정치민주화를 이루어낼 수 있었다.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까? 의심했을 것이다. 과연 독재정권이 타도될 것인가? 하지만 누군가는 다함께 민주화를 이루어야한다고 일깨웠고, 그것을 따라 사람들은 움직였다. 그때의 그 환희의 순간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돈이 없으면 불편한 것이 사실이고,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으니 더 많은 것을 소유하고 누리며 살고 싶은 마음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욕심으로 우리 사회가 부패한 것이라면 우리의 욕심을 살짝 내려놓아야 할 것이다. 

요새 <사는 게 참 행복하다>라는 책을 읽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의 순박한 시골 생활에서 느끼는 정취는 <허수아비춤>에 나온 강기준, 박재우, 윤성훈은 절대 모를 그런 생활에서 오는 즐거움이며 행복함이다.  사소한 것에도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을 갖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어찌 인생이 돈이 없다고 불행할 것인가. 

우리는 과연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하는가? 돈을 쫓아가는 그들, 아니면 부정부패를 비판하는 그들?  

우리 사회의 모습을 귀찮다거나 모르겠다는 이유로 외면하지 말아야겠단 생각을 한다. 끊임없이 그들을 경계해야하는 것은 그들이 아니라 우리의 몫이다. 그것이 우리 모두가 잘 살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란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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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조부 2010-12-06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으셨네요~ 저도 읽고 싶은데 게을러서 ^^

꿈꾸는섬 2010-12-07 12:56   좋아요 0 | URL
제가 다 읽고나니 남편이 얼른 챙기더라구요. 워낙 유명하니 읽고 싶은가봐요. 평소엔 책 잘 안 읽는 사람이거든요.ㅎㅎ

매버릭꾸랑님도 읽어 보셔요. 생각할게 많네요.

마녀고양이 2010-12-08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 다섯개? 꿈섬님.. 이 책 제게도 추천해주고 싶으신가요?

꿈꾸는섬 2010-12-08 11:23   좋아요 0 | URL
이 책은 많은 사람들이 꼭 읽었으면 좋겠어요. 취향과 상관없이 꼭 읽으셨으면 좋겠어요.^^ 경제민주화 꼭 이뤄야잖아요.^^

다이조부 2011-01-24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완독 ㅆㅆ ㅋㅋ
 
착한 미생물 EM 이야기 - 똑똑한 주부가 꼭 알아야 할
강영중 지음 / 비전과리더십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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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얼마전 미즈체험단에 뽑혀 <착한 미생물 EM 이야기> 책과 EM활성액을 받았다. 

늘 콧물을 달고 다니는 현준이 때문에 귀가 솔깃해서 신청했던 것인데 바쁜 일들이 많아 이제야 책을 다 읽고 EM활용액을 사용하게 되었다. 

 

EM은 'Effective Microorganisms'를 줄인 말이란다. 해석하면 '유용한 미생물'이라는 뜻이다. 이 미생물을 처음 발견한 일본의 대학교수 히가 테루오 박사가 EM이라는 이름을 붙였단다. 사람과 다른 생명체들에게 좋은 작용을 하는 이 미생물의 효능은 책을 통해 읽은바로는 대단하다. 

우리 나라는 유용 미생물의 기능을 활용한 문화를 많이 물려 받았다. 된장이나 고추장, 간장 그리고 김치 등은 한국의 대표적인 발효 음식이고 이 음식 속에 들어 있는 유용한 미생물은 항산화 작용을 하여 외부 세균으로부터 장기를 보호하고 바이러스에도 튼튼하게 싸워 이기게 하는 힘을 갖게 한다.  

책 속에 소개된 바로는 EM활성액을 희석하여 사용하면 된단다. 손 쉽게 사용할 수 있게 스프레이에 담아 여기저기 뿌리는 것부터 시작해 보았다. 

 

스프레이에 담아 우선 욕실로 가져가 욕조와 변기에 뿌렸다. 활성액의 냄새는 달짝지근하면서 약간 시큼하다. 평소에 사용하던 락스는 청소하고나면 머리가 아파서 환기를 한참 시켜야하지만 이것을 뿌린뒤로는 욕실 청소가 쉬워진 것 같다. 환경에 좋지 않은 세제를 덜 쓰게 된 점부터 환영할 일이다. (욕실에 스프레이로 찍찍 뿌려 두었다가 물만 뿌려도 개운한 느낌이 드는 건 향기부터 다르기 때문인 것 같다.) 

그리고 현관앞 신발장에 신발 위에도 두루두루 뿌려 주었다. 현관에 들어설때 나던 신발 냄새가 사라진 느낌이다. 수시로 뿌려 주었는데 신발에 전혀 무리가 없었다. 

설거지에 사용해도 된다는 말을 듣고 수세미에 묻혀 설거지를 해보았다. 거품이 나진 않지만 뽀득뽀득 씻겨지는 걸 느꼈다. 정말 신기했다. 개수대에 뿌려두면 개수대 냄새도 사라지고 물곰팡이도 점점 사라진다. 음식물이 잔뜩 쌓이면 냄새가 쾌쾌한데 그 위에 뿌려주면 냄새가 안난다는 글을 읽고 음식물 위에도 뿌려 보았는데 정말 신기하게 냄새가 거의 나지 않았다. 헹주도 한참 담가 두었다 빨면 마치 삶은 듯 냄새가 나질 않았다. 도마에도 뿌려서 햇볕에 말리면 좋단다.

화초에 사용해도 좋다는데 우리집 화분은 이미 모두 사라졌다. 하지만 이 활성액을 이용하면 화초도 잘 키울 수 있다니 다시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EM활성액을 사용할 수 있는 곳이 무척 많다. 빨래에도 활용하면 세제를 반으로 줄여 사용할 수 있다고 하고, 머리를 감을 때, 목욕할 때 사용하는 것도 좋단다. 머리에 사용하면 윤기머리와 두피의 건강이 좋아져 머리가 가렵지 않단다. 머리도 덜 빠진단다. 또 아토피가 있는 아이들에게도 무척 좋아 피부에 좋다는데 아직 사용해보진 못했다.  

책 속의 남자는 자동차 트렁크와 시트 등 내부에 EM활성액을 희석하여 스프레이하고 다녔더니 비염이 사라졌단다. 나도 남편에게 활성액을 차에 비치해두라고 해야겠다. 그동안엔 시중에서 파는 것들을 사용했는데 아무래도 환경에 더 좋을 것 같다. 

책 속의 주인공 가족들은 일본의 오키나와로 여행을 하여 EM호텔을 방문한다. 그곳에서의 체험이 마냥 부럽기만 했다. 직접 일본을 방문해 비누, 샴푸뿐만 아니라 EM발효액을 이용한 농사로 지은 과일의 맛을 보고, 더러워진 하천에 EM활성액으로 만든 흙공을 던져 깨끗한 하천으로 만들었다는 이야기는 정말 경이롭기만 했다. 우리 동네의 하천도 냄새가 많이 나고 더럽기 때문에 EM활성액을 활요한 환경 개선 방안을 마련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살뜨물을 이용하여 EM발효액을 만들어 쓰는 방법이 있다니 더 반가웠다. 아침 저녁 버리는 쌀뜨물도 수질 오염의 주범이라는데 쌀뜨물을 페트병에 담아 당밀이나 흑설탕을 넣고 천일염을 조금 넣고 EM원액을 30cc넣고 섞어서 7~10일을 상온에 두면 발효액이 만들어 진단다. 이 발효액으로 청소하는데 사용하면 좋겠단 생각을 하면 두병 만들어 보았다. 쌀뜨물은 두번째 것으로 사용하면 좋단다. 

첫 술에 배부르냐는 말이 있다. 아직 많이 사용해보진 못했지만 그래도 서서히 더 좋아질 거란 생각을 하면 착한 미생물을 만난 것이 너무도 반갑고 기분 좋다. 

이렇게 좋은 것은 나 혼자 쓸 것이 아니라 두루두루 알려야할 것 같다. 여기 저기서 좋다는 소문을 듣고 사용하다보면 우리 자연도 덩달아 좋아질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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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10-12-01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몇 년전부터 사용했습니다. 설겆이 할 때도 좋고, 화장실 청소 할 때도 좋죠! 여러모로 쓰임새가 참 많습니다! 단점은 여름에 빨리 상한다는 것! 기껏 만들어놓은 발효액이 상해버려서 못쓰게 되면 좀 아깝더군요.

꿈꾸는섬 2010-12-01 22:05   좋아요 0 | URL
앗, 역시 환경운동 하신 분이라 벌써 알고 계셨군요. 전 이번에야 알았는데 정말 좋더라구요. 책 먼저 읽고 사용해 보았는데 정말 좋던데요.^^
여름엔 빨리 상하는게 문제군요. 만들어 놓은 것이 상해 버리는 건 너무 아까울 것 같아요.

다이조부 2010-12-02 1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이 참 좋군요~ 슈퍼컴맹이라 저는 이런 거 할줄 모르는 입자에서 그저

신기하고 부럽네요 ㅋ

2010-12-03 11:0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