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팅 클럽
강영숙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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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팅클럽

글은 아무나 쓸 수 있는것인가.

책을 읽으면서 뒤로 갈수록 몰입하게 만드는 것은 대부분 추리물이나 호러물이었다.추리물일 경우 그래서 범인이 누군데? 미리 범인을 밝힌 소설이면 왜그런건데? 잡히기는 하나등의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후반으로 갈 수록 몰입했다. 호러물인 경우는 '주인공이 죽는가? 살아남느냐?' or '얼마나 더 잔인할 수 있는가'의 궁금증 해소를 위한 몰입이었다. 어느덧 나이가 서른이 넘고보니 위의 분야를 제외하고는 소설을 읽으면서 독하게 몰입했던 적은 없는 것 같다. 그러던 차에 라이팅클럽은 마지막 비평가의 비평글마저 나를 조금도 놓아주지 않고 처음 읽었던 침대위에서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까지 붙잡아두었다. 화자인 영인과 모성을 상실한 그의 모친 김작가의 등단여부가 궁금해서도 아니었다. 과연 나는 글을 쓸 수 있는가의 대답을 듣고자 함이었다. 문예창작을 돈주고 배우지 않고 제대로 한권의 습작을 어디에 내보이지 않고 평가받으려는 나약하고 치사한 독자가 비단 나하나뿐이진 않을거란 생각이 있었던거다.

 

영인은 어린시절 조부모댁에 머물다가 김작가와 동거를 시작한다. 조부모님댁에 있을 때는 가정부 노릇은 하지 않아도 되었지만 맘속에 차갑고도 쉼없이 흐르던 '강'만큼은 떨쳐내지 못했었기에 김자가와의 동거고 싫지도 좋지도 않았다. 물론 영인은 어떻게든 그녀와의 동거를 끝내고 싶어했지만 강의 존재를 잊고 살았던것은 차후에 깨닫게 되었을지언정 말이다. 영인의 글쓰기는 그의 돌파구였다. 노동에 대한 착취한 불합리함이 중심으로 드러나진 않았어도 곁에서 떠나지 않았을 만큼 그녀에게 노동서는 첫 동거인B와의 만남을 연결지었고 시시때때로 위로아닌, 탈출아닌 탈출구로서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김작가의 탈출구가 영인의 눈에는 '쓰레기의 생산소'였던 계동글쓰기 모임이었던 것처럼.

 

작품에 몰입할 수 있었던 것은 앞서 말한 이유도 있지만 줄기차게 등장하는 '계동'이란 지역을 진저리나게 잘 알았던 까닭인지도 모른다. 관광지가 되고 책속에 등장하고 동화속 삶을 버리지도 못하면서 도심에서 떠날 생각조차 하지 않는 상반된 개념을 가진 도시인들의 쉼터와 로망이 된 북촌, 계동에서 직장생활을 할 때는 나역시 벗어나고팠던 곳이다. 탄생 당시에는 고단한 타이피스트의 생계수단이었던 타자기가 긴 시간이 흐르지 않은 지금 엔틱소품으로 거듭나 고가에 팔려나가듯 그곳에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대신 인간의 아둔함이 깔려있다고 믿고 있다. 그아둔함이 친숙이란 겉옷을 입고 있는 까닭에 나역시 이따금 그주변을 맴돌고 때때로 위로를 받기도 한다. 그런 지역적 특색을 갖춘 곳의 글짓기 모임은 영인에게 모성의 유무를 떠나서 김작가의 존재와 맞물려 '뮤즈'의 역할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본다. 거기에 쉽게 만날 수 있지만 관계를 갖긴 어려운 'K', 'R'이라는 인물과의 인연은 그 어떤 것보다 김작가의 혈육으로서의 '닮음'을 나타내주지 않았나 싶다.

 

라이팅클럽은 읽으면서 독자의 세계를 계속 뒤죽박죽 헝클어놓는 소설이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늘 무언가 써보려고 노력했던 사람들에 한해서라고 전제를 달고 싶다. 특히나 자기의 얘기를 풀어놓으면 '전집' 수십권은 나온다고 자부하는 굴곡진 우리네들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소설은 재밌어야 하고 작가의 감정만으로도, 현실묘사, 어루만짐으로도 완성될 수 없다. 그렇다고 뚜렷하게 어떤 패턴을 가진 것도 아니다. 때문에 꾸준히 글로써 밥벌이를 하는 이들이 내눈에는 미장이, 대장장이처럼 꾸준한 노력이나 습관에 의한 것이 아니라 어느정도의 '운명'을 가진 존재라고 생각된다. 물론 아닌듯한 경우도 보이지만. 결국 쓰던 말던 결론은 하나다. 내 마음이 가는대로. 그뿐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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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을 알고 싶어요 지혜성장 시리즈 1
에인절스 코멜라 지음, 권혜신.홍주희 옮김 / 두란노키즈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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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하나님을 알고 싶어요~

정말 정말 얇은 책.

하지만 정말이지 하나님에 대해 제대로 잘 말해주는 책.

그림도 아기자기 하고 귀여워 읽는 내내 작가스타일로 나의 자화상을 그려보기 까지 했다.

작가에 비하면 형편없는 실력이긴 한데 나름 웃고 있는 모습이 만족스러워 함께 올려본다.
 

하나님은 어떤 존재이실까.

진정 주님의 존재를 항상 느끼는 사람들이 많기는 한건지 궁금했던 적이 있었다.

의심이 아닌 순수한 의미로서의 궁금이었다. 물고기펜던트나 성경책, 교회에 걸린 커다란 십자가등이

오히려 또다른 우상을 낳는 결과라고 두렵거나 외롭거나 슬플 때 성경을 껴안기 보다는 곁에 계시는

주님을 느끼며 기도를 드려야 한다는 어느 목사님을 말씀을 들은 후로는 더더욱 내 곁에 계시는

주님을 찾고자 어리석은 행동을 했었던 것 같다.

 

우리가 무엇을 먹는지, 나의 귀여운 동물친구들 또한 내가 아주 심히

꺼리기는 하나 소중한 생명체인 벌레들의 먹이까지 마련해주신 주님.

우리가 우울해 할 때도 곁을 떠나지 않는 주님.

 

하나님을 알고 싶어요라는 서명은 어쩌면 주님의 대한 의문이 아니라

사랑하는 존재로서의 더 알고싶어짐을 뜻하는게 아닐런지.^^;

 

귀여운 그림과 영어원문의 매력까지 더한 소중한 그림책, 하나님 알고싶어요.

하나님을 알고자 하는 비신도들에게도 전해주고픈 소중한 책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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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치핀 - 당신은 꼭 필요한 사람인가?
세스 고딘 지음, 윤영삼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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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치핀이란?

 

linchpin

미국∙영국 [|lɪntʃpɪn](조직・계획 등의) 핵심이 되는 인물


linchpin
미국∙영국 [líntʃpìn](차의) 바퀴 고정 핀; (부채의) 사북; (결합에) 요긴한 것



 

이 시대의 직장을 다니지 않는 사람은 있어도 마케팅과 전혀 무관한 사람은 흔치 않다고 본다. 하다못해 직장을 구하기 위해 꼼꼼하게 이력서를 쓰는것도, 차별화된 자기소개서를 쓰는 과정 모두가 '나 자신'을 잘 팔기 위한 마케팅이기 때문이다. 이는 린치핀의 저자 세스고딘을 모를지언정 보랏빛 소가 온다 라는 서명이 낯설은 사람 역시 많지 않다는 얘기가 된다. 나역시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존재, 라는 부제 보다는 세스고딘 그의 전작 보랏빛 소에 이끌려 이책을 강하게 탐하게 되었다. 이런 강렬한 읽기에의 욕구는 읽고난 뒤에 원서를 접하고 싶다는 제2의 욕구를 불러왔다. 능력여하에 상관없이 우리는 누구나 린치핀이 될 수 있다고, 되지 않을 뿐이지 못되는게 아니라며 강력하게 선언할 것을 서문에서 부터 강조한다. 혹 따라오지 못할 경우 6장-두려움을 넘어서는 법- 부터 읽어도 좋다고 친절하게 배려도 해준다. 하지만 사람심리가 못한다고 하면 되고싶고, 될 수 있다고 하면 끝까지 믿고 싶어진다. 읽기도 전에 이미 그를 믿고 싶었던 나였기에 책장을 덮기도 전에 난 린치핀이 되어있을거야 라는 생각으로 첫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순서대로 읽었다. 물론 6장 뿐 아니라 마지막 11,12장을 중간에 펼쳐보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아메리칸 드림. 실제로 미국으로 몰려든 청년, 가난한 제3세계의 인종들이 미국으로 몰려든 것 뿐아니라 죽자고 목숨바쳐 성실히 일하면 그야말로 성공과 노후가 보장되던 산업사회를 통틀어 아메리칸 드림이라고 표현했다. 이미 그 시대가 끝났음은 우리도 알고 있다. 심지어 우리 부모님 세대들은 자식들의 방종과 나태를 어쩔 수 없는 사회의 변화, 노력과 성실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는 경제구조의 탓으로 돌릴만큼 아메리칸드림이 더이상 'DREAM'이 되어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직까지 믿고만싶어진다.성공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하나같이 한우물을 팠다던가, 투철한 애사심, 변함없는 성실성이라고만 말한다. 정작그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전략, 즉 린치핀이었음을 고백할 경우 겸손하지 못한 사람으로 비춰질 것이 두려워 '포장'된 성공기만을 우리에게 알려줄 뿐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성실의 주체가 수동적이지 않다는 것이 중요하다. 쉬운 예로 예술가들의 작품활동과 IT업계의 창조(?)자들의 실화를 들어주는데 이부분에서는 줄리아아카메론의 '아티스트웨이'가 떠올랐다. 누구나 태어나서 한번이상 천재적일 때가 존재한다고 한다는 맥락은 카메론과 뜻이 같진 않지만 누구나 끝까지 마무리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가 진정한 예술가라는 시선은 둘의 의견이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만약 이책을 읽고 예술이나 창조적인 분야에서 린치핀이 되어보겠다는 사람이라면 실천의 의미로 아티스트웨이를 묶어서 해보는 것이 효과가 크지 않을까 싶다.

 

린치핀이 되기 위해 필요한 7가지가 있다. 하지만 이것을 좀 더 간결하게 내식대로 정리하자면 공유와 창조에 대한 거부감을 버리는 것이 시작이라고 본다. 행복은 혼자오지 않는 것처럼 성공 또한 혼자할 수 없다. 린치핀이 된다는 것은 내부에서 그렇게 되지 못한 다른 조직원들이 제대로 따라올 수 있게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역할이 되어주는 것이며 동시에 거부감이나 실패라는 부정적인 시선과 내면의 소리를 닫고 '마무리'를 하는데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렇게 간략하게 정리할 수 있다고 해서 저자의 말을 100% 이해했다고 자신할 순없다. 실천하는 것, 그래서 스스로가 끝냈다고 느끼는 순간 비로소 나는 꼭 필요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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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책] 린치핀 -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존재 (Linchpin)
    from 512 2011-12-31 21:06 
    불교 철학를 자본주의에 적용하는 방법. 세스고딘의 린치핀.2011년 올 한해 읽은 실용서 중에 최고 마음에 드는 책입니다. 실용서임에도 자신의 철학을 잘 담았어요. 불교 철학의 영향을 많이 받은 듯 합니다. 모든 부분에 공감하는건 아니지만, 많은 부분에서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세스 고딘의 린치핀에는 제 생각과 비슷한 부분이 많아요.‘공장&rsqu...
 
 
 
보험 상식사전
정병철 지음 / 길벗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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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상식사전.

이전 만큼은 아니지만 아직도 커버와 서명에 큰 의미를 두는 내게 기대에 딱 맞는 책이었다는 속내를 숨기지 않고 서평을 시작하련다. 어쩌면 그만큼 보험에 대해 내가 무지했구나 하는 반성의 의미도 포함이 되어있다. 책을 받고 목록을 차분히 훑어보고 전문작가가 아님을 여러차례 강조하면서도 책을 펴낼 수 밖에 없었던 저자의 맘을 헤아려가며 차분차분 메모지와 펜을 들고 읽기시작했다. 소설혹은 에세이였다면 포스트잇을 들고 덤볐을테지만 보험을 지인과 가족들의 권유로만 가입할만큼 무지한터라 애초에 공부를 한다음 마음으로 무리없이 천천히 소화시키기 위해 그 어떤 책보다 읽는 속도를 더디하고 정독했다.

 

보험의 가입이유부터 시작하는데 간단하게 정리하면, 과거와 비교했을 때 질병의 걸릴 확률이나 예상치 못한 다양한 사고에 더 쉽고 비번하게 노출되어있는 현재를 대비는 물론 사고를 당한 이후에 재기를 위해서라도 보험은 필수가 된 것이다. 가급적 사회활동을 시작하는 시기부터 가입하는게 좋은데 대략적으로 봤을 때 저축이나 재테크와 어느정도 맥락을 같이 한다. 좀 더 어릴 때 가입해야 가입자에게 이롭다는 것과 중도에 포기했을 때 보험의 경우는 리스크가 더 크다는 차이점이 있다. 또하나 앞서 말했듯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모르고 섣불리 아는척을 하다가는 오히려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가입할 때 전적으로 설계사의 말을 믿거나 복잡하고 많은 내용의 약관조차 확인을 안하는 경우가 많다. 뿐만아니라 저자는 몇가지 사례를 적절하게 제시하여 가입자의 부주의로 인해 보험의 부정적인 영향을 키우는 것을 지적해준다. 읽으면서 은행에 예적금을 하는 것과 여러번 비교하게 되는데 그중 또하나 은행직원에게 상품 추천을 하면 안되는 것처럼 설계사 또한 자신의 수당을 올리기 위한 보험상품을 권유한다는 것이다. 중도해약시의 위험을 강조한다거나 지나치게 많은 보상금을 제공하는 상품은 일단 좀 더 꼼꼼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흔히들 보험은 반드시 내게 이로운 무엇이 아니라 현재에 대한 '대체적인 상품'이라고 생각을 한다. 때문에 투자는 은행이나 주식, 기타 다른것을 이용하고 보험으로부터 어떤 이익을 얻겠다는 생각을 못하는것을 짚어준다. 대체가 아니라 보험자체로 이익을 내는 방법도 여러측면에서 알려주는데 노후를 대처할 수 있는 연금보험, 자녀들을 위해 준비하는 변액유니버설 보험이 그렇다. 물론 이렇게 되면 해당 보험에 가입하지 않거나 이미 많은 보험료를 낸 장기가입자들은 오히려 책을 읽지않았을 때가 더 낫다고 아는게 병이란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다소 이부분이 안타까운게 책이 후반으로 갈수록 상품에 관한 적정연령 및 금액을 제시할 수록 해약이 두려운 독자들에게는 조금은 속상한 내용들이 많아진다. 물론 70세 이상인 분들이 가입해야 하는 보험을 제시하는 등 나름대로 연령 및 성별에 따른 보험 활용방법도 제시해주는것도 사실이다.

 

전체적으로 아직 상품의 변경이 가능하고 제대로 알지못해 무턱대고 같은 분야의 보험을 가입했다던가 하는 사람들에게는 분명 이책은 큰 도움이 된다. 더불어 별책부록을 보면 구체적인 사례별 포트폴리오를 제시해주고 있다. 해당 책만 꼼꼼히 읽고 공부해도 주변의 지인들에게 조언을 해줄 수 있을만큼 내용은 알찼고 가입전 후 그리고 보험설계사에게 요구할 수 있는 것과 가입자로서 해야할 의무등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는 그야말로 '보험상식사전'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무조건적으로 보험가입권유를 회피하지말고 재테크에 관심을 갖고 예적금 상품을 비교하듯 현명하게 나의 인생설계의 필수항목으로 잘 활용하는 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단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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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떻게 유명한 소설가가 되었나
스티브 헬리 지음, 황소연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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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떻게 유명한 소설가가 되었나.

아뿔싸. 난 진정 소설가가 되어주는 라이팅 혹은 노블바이블 수준으로 이책을 생각했었다.

때문에 폭소를 연발하며 눈물겹게 읽다가 중반이후 부터 점차 독해력을 상실한 아이마냥 밍기적하게 읽기를 끝냈던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처럼 되지 않기를 책을 읽기전 표지에 대고 간절히 바람을 가져보았었다.

 

혹, 나와 같은 지레 겁먹은 독자에게 알려주고픈 말은 '소설'이니까 걱정말라는 거다.

저자의 전기소설도 아닌 순수하게 '소설'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유명한 소설가가 되는지가 궁금해서 집어들었던 독자나 검색을 통해 '진짜 글쓰기'를 배울 수 있는지의 여부를 확인하러 온 사람들이라면 소설이란 단어하나로 읽기를 포기한다면 그 또한 멈춰주길 바란다. 이책은 유명한 소설-유명한이란게 반드시 진실성을 갖춘 진짜 소설이 아니라는 경우를 두고, 오히려 판매량을 염두했다고 솔직히 밝힌다-가가 되는 방법을 알려주긴 한다. 실상 그게 소설이었을지 언정 왠지 책에 나오는 대로 답습하면 엄청난 정도의 유명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 나 작가입니다' 정도의 유명도는 갖게 되지 않을까 하는 착각이 들정도로는 지침서의 역할을 해주긴 한다.

 

스티브 헬리.

내가 이전에 이작가를 알았던가. 나는 엄청나게 유명한 작가들을 제외하고는 책을 좋아한다고 말하기에 부끄러울만치 작가이름을 잘 기억해내지 못한다. 때문에 그의 이력을 다시금 살펴보며 확인해보았다. 이작가를 알았던가. 아니다. 알지못했다. 내가 거주하는 곳이 한국이 아니라 미국이었던가, 아니면 미국 Tv프로그램을 즐겨 시청하는 어느정도의 어학실력을 갖춘 사람이었다면 알지도 모르겠다. 작가의 이력을 살펴보자면 하버드 대학을 졸업하고 텔레비전 방송작가로 활동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의 첫 장편소설이 바로 '나는 어떻게 유명한 소설가가 되었나, How I Became a Famous Novelist' 인것이다. 고로 난 이작가의 글을 처음 만나게 된거다.

 

첫장편 소설치고는 꽤 괜찮다. 실제 판매부수를 확인해볼 맘은 들지 않지만 어쨌든 글속의 주인공 '피트 타슬로'가 원하는 목표치는 이루지 않았을까 싶다.

 

우선 책은 1,2 부로 나뉜다.

피트가 소설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실제 유명한 소설가가 되는 것 까지와 그 이후에 천천히 나락-내가 보기에는 진정한 작가가 되는 배경과 과정이라고 보여진다. 어떤 의미에서는 그 반대일지도 모르겠다. 1부가 나락, 2부가 상승?-하는 내리막길 부분이다.

 

1부. 개털에서 갑부로.

진정 그가 개털은 아니었다. 살포시 배신감이 인다. 그는 다니던 회사에서 짤린 뒤 실업보조금을 받으면서 그럭저럭 몇달을 먹고 살 수준의 경제력은 유지한 상태이므로 개털은 아니었다고 보는게 맞을듯. 뭐 중요한 문제는 아니지만 일단 개털이 아니었다, 경제적으로 극심한환경에서 소설가가 되려고 했던게 아닌 정말이지 순수하게 X걸프랜드인 폴리의 결혼식에서 좀 더 당당하게 심지어 그녀에게 제대로 한방먹일 수 있는 발판으로 유명한 소설가가 되기로 한거다. 

 

'작가 피트 타슬로에게 선택받아 자리를 뜨는 그녀는 자신을 곁눈질 하는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속으로 쾌재를 부를 것이다. 그리고 폴리는 자신의 결혼식에서 주객이 전도되었다고 느끼며 울화통을 터뜨리고, 부케를 테이블 위에 내동댕이 칠것이다. p.55'

 

그가 유명한 소설가가 되기로 결심한 뒤 실행에 옮긴 첫번째는 반디 앤 노블로 가서 소위 잘팔리는, 고로 유명한 베스트셀러들을 점검하는 일이었다. 어떤 요소가 가미되고, 어떤 문체가 독자에게 잘먹히는지 더불어 어떻게 사기 를 쳐야 걸리지 않고 진정성을 적잖이 우롱할 수 있는지를 말이다. 유명한 소설들의 공통점을 발견, 그에게 제대로 영감을 가져다준 프레스턴 브룩스-진실성? 그거 다 사기야라고 말해주는 그의 절대적 반대론자이며 그에게 진정성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혹은 발견할 수 있는 계기를 준 작가-를 통해 슬슬 작가가 되기 위한 그의 출발은 무리없이 진행된다.

 

'그때 모든 퍼즐 조각들이 하나로 맞춰졌다. 항상 프레스턴 브룩스가 내 영감을 자극한다고 내가 말하는 이유는 바로 이때문이다. 바로 그 순간, 나는 그의 정체를 파악했다. 그는 참으로 엄청나고 터무니 없는 뻥쟁이인 것이다. p.50'

 

유명작가로서의 첫번째 행보가 유명한소설을 분석, 토대를 잡는 거였다면 이제는 글로 풀어내는 일이다. 작업실 또한 제대로 진정성있는

작가로 보여지기 위해 그는 레즈비언이자 전직 변호사인 에블린 이모와 그의 애인 마거릿이 있는 버몬트로가서 작업에 몰입? 한다. 순차적으로 진행된 작업의 결말은 역시 그의 예상대로 '성공'이었다. 성공적으로 작가의 길에 들어선 그는 폴리의 결혼식에 그가 꿈꿔왔던 복수극을 상상하며 결혼선물까지 완벽하게 준비하지만 그 복수극의 결과는 그의 작가로서의 성공과는 달리 '실패'로 끝난다.

가식과 위선으로 똘똘 뭉쳐 피트에게만큼은 마녀였던 폴리가 결혼식 날 신부로서는 10000% 진정으로 행복하고 아름다운 신부가 되었을 뿐 아니라 그녀를 둘러싼 주변환경은 물론 그가 은근슬쩍 놀려왔던 폴리의 남편의 국적, 호주에 대한 시비거리를 그 누구도 제공하지 않았

기 때문이다. 아니 이미 폴리가 그와의 경쟁자체가 애초에 이뤄질 수 없을 만큼 행복한 미소를 남발하던 그 때부터 그의 패배는 확신되었다고 밖에는 할 수 없다. 온간 추태로 얼룩진 그의 망가진 복수극을 시작으로 그에게 여러가지 좋지 않은 사건이 터진다.

 

2부에서는 그 사건들의 대한 에피소드가 펼쳐지고, 약간의 독자로 하여금 반전아닌 반전을 던지는데 고백하자면, 난 짐작을 못했더란 말이다. 그래서 더 즐거웠지만. 그 일련의 과정과 사건을 조금도 발설하지 않는 것은 아직 책을 읽지 않고 내 리뷰를 읽는 독자들의 재미를 고려한 나름의 배려라고 생각해 주길.

 

중요한건 누구나 유명한 소설가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물론 그작업에 있어서 피트는 다소 진정성이 없었다고, 그 누구도 진정성은 없다고

말하긴 했지만 그 작업자체가 난 진정성을 동반하지 않고는 결코 성공할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

결국 그가 그토록 사기꾼이라고 매도했던 프레스턴 브룩스의 진정성의 여부는 책속에서야 어설프게 나마 피트가 틀렸던거라고 보여졌을

지는 몰라도 난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피트가 진정성 있는 '인간'으로 보였다는 것이 중요하다. 버림받았던 여친에게 복수하기 위해 성공

하고 싶다는 생각을 안해본 사람들은 없었을 것이며-만약 그런 인간에게 청첩장을 받거나 비슷한 내용의 드라마를 볼 때의 간접적인 경험

전부를 포함해서- 추태를 부렸을지 언정 난 그가 복수를 했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그가 정말로 싫어하는 게으를지언정 포기하지는 않는다는 그의 말이 가슴에 제대로 와닿았기 때문이다. -이럴때는 꽂혔다고 표현해야 딱인데 아쉽다.- 때문에 초반에 다소 지루하고 악의적으로

프레스턴을 공격하는 피트역시 난 참 사랑스럽게만 느껴졌다. 그리고 즐거웠다. 때문에 난 이소설은 유명한 소설을 쓰기위한 방법을 모색

하기 위해 읽고자 하는 예비소설가들도, 그냥 재미를 위한 소설을 찾는 애독가에게도, 통쾌한 복수극을 원하는 지독히 버림받은 솔로들에

게도 감히 강추라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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