꽂히는 글쓰기 - 세계적인 천재 마케터 '조 비테일'의 리이슈 시리즈 1
조 비테일 지음, 신현승 옮김 / 나비의활주로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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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에 처음 판매되었고 10년 후 전자책으로 출간됨과 동시에 세미나로 인기를 끈 책으로 '최면 글쓰기'를 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책을 읽어보니, 지금은 글쓰기에 관련된 책이 많아서 이 책에서 알려주는 비법과 겹치는 내용이 많다. 그렇다면 지금 시점에서 이 책이 주는 의미와 다른 책들과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최면'이다.

독자의 관심을 확 끌면서 그들이 인지하지 못한 채 설득당하는 상태를 최면이라고 정의한 듯하다.

책의 사례는 '관심 집중'만이 목표가 아니라 '설득'까지 시키는 글 중심이기 때문에 마케팅, 판매에 특히 효과적인 방법에 대해 알려준다.

이 책에서 정의하는 최면 글쓰기란 '너무 매혹적이어서 거부할 수 없는 글쓰기, 지면에서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글쓰기이자 아주 명확하고 간결하고 효율적이어서 글을 전부다 읽게 만드는 글쓰기'이다.

그렇다면 <꽂히는 글쓰기기>는 최면 글쓰기를 하였을까?

이 책의 Part 1은 최면 글쓰기가 어떤 것인지, 왜 필요한지 배경을 설명하는 데 할애를 하고 있고, 나머지 대부분에 해당하는 Part 2에서 고객과 독자를 내 편으로 만드는 글쓰기를 할 때의 여러 가지 팁을 알려준다. 본격적인 최면 글쓰기 방법은 거의 후반부에 해당하는 Part3 44장 이후에 나온다.

실용서를 포함한 많은 책들의 구성은 대략 5~10개 정도 챕터로 구성하고 그 아래 소제목들로 구조화되어 있는 반면, 이 책의 구성은 3개의 Part로 구분되어 있기는 하지만 뚜렷한 경계를 가지고 있다기 보다 전체 56개 소제목이 하나의 스토리 라인에 따라 계속 연결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즉, 처음 몇 챕터는 최면 글쓰기의 장점과 사례를 언급하지, 어떤 것이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지 않고 있어서 읽는 동안 '그래, 최면 글쓰기가 좋다는 건 알겠는데, 그 비법이 뭐지?' 하면서 궁금하게 만들었다. 일반적인 실용서에서는 취하고 있는 글쓰기 형태는 분명히 아니다.

성격이 급한 나로서는 읽을 것에만 몰두하게 하게 할 수 있다며 자꾸 밑밥을 던지니, 그리 달갑지 않게 자꾸만 다음 페이지를 넘기게 된다. 그런데 그렇게 한 페이지씩 넘기다 보면 어느덧 글쓰기에 대한 방법을 하나씩 익히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이전에 읽었던 <닥터 도티의 삶을 바꾸는 마술가게>도 마치 소설책을 읽는 것처럼 기승전결의 형태를 취했었다. 궁극적으로 가르쳐 주는 것은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는' 명상을 어떻게 하는지 방법이지만 결과만을 빠르게 알려주지 않고 '왜 필요한지'에 대해 많은 지면을 할애한다. 그래서 진정한 메시지는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소망'해 보는 것에 더 집중하고 있다.

<최면 글쓰기>도 글쓰기 방법을 간결하게 알려주는 게 아니라 '최면 글쓰기가 왜 필요한지'에 꽤 많은 공을 들였다. 글을 잘 쓰는 비법만 소개하는 책은 시중에 많다. 그런 책들은 '글을 잘 쓰는 방법'만 치중하고 있지만, 저자의 책은 '나의 글에 제대로 꽂히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함으로써 최면 글쓰기에 대한 간절함을 가지도록 유도하고 있다.

Part2에서 말하는 고객과 독자를 완벽히 내 편으로 만드는 법에서 알려주는 글쓰기 방법은 글쓰기를 잘하는 방법과 설득력 있는 글을 위한 팁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 중 가장 와닿는 건 '일단 글을 써 보는 것'이다.

글을 쓸 때 어떤 사람은 개괄적인 아우트라인을 잡고 시작하는 경우가 있고, 주제만 정하고 일단 써 내려가는 사람이 있다. 나도 후자에 해당한다. 글을 처음 쓰기 시작할 때 어떤 글을 쓸지 나도 모른다. 쓰다 보면 다음 문장, 다음 문장이 이어지면서 머리에 흩어져 있는 생각들을 활자화 시킨다. 그러고 나서 다시 읽어 보면서 문장을 이동시키고 가다듬으면서 글을 정리한다. 즉, '저절로 글을 쓰도록 (나를) 내버려 두는 것'이다.

이것을 이 책에서는 비판자와 마스터로 설명한다. 내 속에 '비판자'와 '마스터'가 있는데, 비판자는 내 글을 계속 판단하게 만들어 글을 쉽게 쓰지 못하게 하는 반면, 마스터는 자유롭게 글을 쓰게 내버려 둔다. 글을 쓸 때는 비판자는 누르고 마스터가 나서게끔 해야 한다는 것이다.

거의 모든 사람이 나에게 비판자와 마스터가 있는지 잘 모른다. 글 초안을 쓸 때 '잘 써야 하는데', '어떻게 글을 시작해야 하지?',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게 쓰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면 비판자가 나를 지배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반면 가벼운 마음으로 논리적이건, 설득력이 있건, 상관없이 '그냥 써보지 뭐' 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쓰고 있다면 마스터가 나와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가장 간단한 예로 영어회화를 할 때, '문법이 틀리면 어쩌지?'에 신경 써서 말을 머뭇 거리는 것보다 틀리더라도 자꾸 말해보고 고치고 또 말해 보는 게 더 낫다. 그리고 영어회화가 가장 많이 늘 때는 '할 말이 많을 때'이다.

글도 마찬가지 같다. 쓸 말이 많아야 하 자유롭게 글을 써 내려가는 버릇을 가져야 글감이 넘쳐나고 길어지게 된다.

그렇게 글을 쓰는 데에 거부감이 없게 되면, 다음으로 글을 잘 쓰는 방법을 배워 교정하면 된다.

글쓰기 실력을 늘리는 방법으로 저자는 좋아하는 글을 베껴 써 볼 것을 권한다. 일종의 필사를 의미한다. 그리고 글을 수정하면서 동의어, 비유어, 유추어를 적절하게 활용하여 풍요로운 글로 만들어 볼 것을 권한다.

다음으로 글을 예리하게 만드는 비결을 알려준다.

불필요한 단어와 문구를 잘라내고 소리 내어 읽어본다. 완벽해 보이는 글도 휴식기를 가지고 다시 읽으면 교정할 것이 눈에 띈다. 글쓰기를 하는 사람이라면 이 방법이 꽤 효과적임을 본능적으로 알게 된다. 초안을 쓰고 다시 읽으면서 교정을 하고 나면 어느 정도 완벽해 보인다. 그러다 하룻밤 지나서 읽어보면 다시 교정할 부분이 보인다. 아마도 짧은 휴식기라도 가지고 나면 내 글에 대해 좀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어쩌면 이때 '비판자'가 등장하는 것일 수도 있다.

글을 '섹시하게' 하는 법이라는 표현이 재미있다. 그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장이나 절의 단락을 명시하는 굵은 점, 인용문, 긴 단락이 아니라 작은 단락들로 나누기이다. 아무리 잘 쓴 글도 하나의 문장이나 단락이 여백 없이 빡빡하게 씌어 있다면 답답할 수 있다.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여유를 가지고 강약 조절해 가며 읽도록 도와주는 팁이다.

형식에서는 이런 팁을 적용하도록 하고 내용면에서는 '터닝포인트', 즉 기억할 만한 알맹이를 통해 전환점을 이끌어 내는 것이 좋다. 글 자체는 나무랄 데 없이 유연하지만 다 읽고 났을 때 '감동'이 없는 글은 '터닝포인트'가 없어서일 가능성이 크다.

본격적인 최면 글쓰기 쳅터에는 최면성 있는 머리글의 예시가 있다. 글쓴이가 아닌 독자에게 관심을 맞춘 머리글이다. 대부분 우리의 주의를 집중시키는 문장들로 요즘은 블로그 제목이나 기사에서 볼 수 있다. 이런 머리글이나 제목은 시선을 모으기는 좋지만 내용에 진정성이 없거나 제목과 다른 본문인 경우 오히려 독자의 외면을 받게 된다. 그래서 이 책에서도 마지막에 이 내용을 배치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51장에서 최면 글쓰기에 대해 5가지 공식을 알려주며 최종 정리를 한다.

  • 의도 : 당신의 마음을 통제하라 - 당신이 작성하려는 글에서 당신의 의도는 무엇인가?

  • 조사 : 당신의 마음에 정보를 제공하라 - 철저한 준비를 의미한다. 제품이나 서비스에서 사람을 흥분하게 만드는 요소를 발견하고, 사람의 관심을 모을 자료를 수집하고, 나의 조사에 근거하여 실제로 도움이 되는 타이틀을 만드는 것이다.

  • 창조 : 당신의 마음을 자유롭게 하라 - 첫 번째 초안을 만드는 단계로 글쓰기를 멈추지 말고 즉흥적으로 글을 써보는 것이다.

  • 정정 : 당신의 마음을 예리하게 하라 - "세상에 위대한 작가는 존재하지 않으며, 오직 위대한 고쳐쓰기 작가들만 존재한다." 교정의 중요성을 의미한다.

  • 테스트 : 당신의 마음을 훈련시켜라 - 최상의 카피를 쓰고 교정한 다음 시장에 내놓고 그 카피가 실제로 구매를 유도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이 책의 표지에 적혀있는 '세계적인 천재 마케터 조 비테일'이라는 수식어가 있고, '중고시장에서 10배 이상 가격으로 거래되는 책'이라는 문구를 다시 봤다. 이제는 이런 문장이 최면 글쓰기의 한 형태로 다시 보인다. 글쓰기는 일종의 자기만족일 수 있다. 그런데 글을 읽는 독자가 나 혼자만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면 나를 위한 글쓰기 보다 '독자'를 위한 글쓰기로 전환이 필요하다.

따라서 글쓰기에 자신이 없는 사람들보다 어느 정도 글쓰기에 자신이 있고 이제 다른 이들을 설득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에게 더 적합한 책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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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챗GPT - 폭주하는 AI가 뒤흔든 인간의 자리
박상현 외 지음 / 한빛비즈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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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등장하는 15명의 전문가는 자신의 분야에서 챗 GPT와 영향과 가까운 미래를 점쳐보고 있다. 몇 명은 열린 결론으로 마무리하고 있고 몇 명은 ‘아직은‘ 위협이 되지 않지만 활용에 대한 연구는 필요하다고 말한다. 상당히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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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챗GPT - 폭주하는 AI가 뒤흔든 인간의 자리
박상현 외 지음 / 한빛비즈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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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챗GPT에 대한 충격은 좀 잦아든 것 같고,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좀 더 깊게 하는 분위기다.

챗GPT가 가지고 있는 환각현상에 대해서는 문제라기 보다 오히려 안도하는 분위기로 보인다. 만약 정말 한치의 오차도 없이 완벽한 해답을 내 놓는 AI라면 지금 아무 준비도 되어 있지 않은 우리들 입장에서 더 심한 공포로 다가왔을 것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 갑자기 인간같은 기계가 아니라 인간보다 뛰어난 기계가 등장할지 모른다.

현재 기준과 급작스런 성장을 하지 않고 그래도 감내할 수준의 속도로 정교함과 정확성이 업그레이드 된다면, 인간 사회 곳곳에서 챗GPT에 굴복하는 것이 아니라 상생하거나 활용해서 '기회'로 삼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늘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새로운 개념이 등장하면 인류를 위협한다고 말로만 떠드는 사람이 있는 가 하면, 이 개념으로 아예 생태계를 만들어 그 속에서 끊임없는 기회와 성장을 해 가는 사람이 있다. 지금은 시작을 한 사람이 없어서 그렇지 한 명이 물꼬를 틔우면 그 활용법을 힌트로 해서 다양한 아이디어가 솟아날 것으로 본다.

"인공지능에 대체되는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을 잘 쓰는 사람에게 대체된다"는 말에 격하게 공감한다.

지금 챗GPT의 위협이 과거 산업혁명과 비교했을 때 과연 그 영향도가 더 컸을까 궁금해진다.

오히려 산업혁명 때 더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었고,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것은 아닌가해서다.

지금의 충격은 인간의 영역이라고 굳게 믿었던 지적인 분야로 기계가 침범해 올 것 같아 생긴 불안이기 때문에, 머리를 쓰는 특권층이 처음으로 위협을 느끼는 순간으로 보인다. '자동화'가 블루 컬러의 자리를 위협하여 꾸준히 일자리를 빼앗아 온 것처럼 'AI'는 화이트 컬러의 자리를 위협하는 것일 텐데, 없어진 일자리만큼이나 새로운 일자리가 생긴다는 말은 이제 누구도 예외 없이 미래를 준비하고 자신만의 전문성을 제대로 키워야 한다는 의미가 된다.

한편으로는 이제 서로 경쟁은 그만하고, 버트런트 러셀이 <게으름에 대한 찬양>에서 말을 했듯 4시간 노동의 길에 대해 생각해 볼 때가 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챗 GPT에 알면 알수록 드는 생각은, 부의 빈익빈 부익부가 아니라 지적인 능력의 빈익빈 부익부를 만들어 내지 않을까 조심스레 전망해 본다. 챗 GPT를 제대로 쓰기 위해서는 진위 여부 또는 대답 수준의 높낮이에 대한 판단을 할 능력이 있어야 한다.

학생들이 챗 GPT로 글짓기를 해서 문제라고 말을 하는데 그렇게 했을 경우 결국 손해는 자기 자신이다. 책 한 권을 읽고 제대로 요약해 내지도 못하고 여러 정보를 종합해서 의미 있는 결과를 유추하지 못한 채 챗 GPT 결과에 의존해서 베껴내면 그 학생에게 남는 게 무엇일까. 한때 TV가 등장했을 때 바보상자라고 했고, 지금은 동영상에서 10분에서 15분 남짓 한 시간 동안 정보를 요약해서 정리해 주는 것을 보고 문해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했다.

챗 GPT도 같은 맥락이다. 누군가가 나 대신 정보를 정리해 주고 이를 받아먹기만 한다면, 심지어 그 정보가 좋은지 아닌지 판단도 못한다면, 나의 지적인 능력은 발전이나 현상 유지는커녕 퇴보된다.

하지만 내가 참고로 하는 여러 매체 중 하나로 TV나 동영상을 참고로 하고 내가 스스로 적극적인 문제 해결을 해 나간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또 하나의 양질의 정보 소스 제공처가 생긴 셈이다. 물론 진위 여부와 표절에 대해 확인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15명의 전문가는 자신의 분야에서 챗 GPT와 영향과 가까운 미래를 점쳐보고 있다. 몇 명은 열린 결론으로 마무리하고 있고 몇 명은 '아직은' 위협이 되지 않지만 활용에 대한 연구는 필요하다고 말한다.

재미있는 점은 이 15명의 전문가가 테크산업, 의료, 언론, 비평, 과학 등 지금껏 어디에도 도전이나 위협을 받아본 적이 없는 영역이다. 산업 규모가 축소되거나 다른 방향으로 간 적은 있어도 분야별 전문 영역의 주체는 훈련을 오래 받은 '사람'이었던 대표적인 분야이다.

학교를 졸업하면 그만인 시대가 아니라 죽을 때까지 공부가 필요한 시대의 반증이기도 하다.

의료분야에서는 챗 GPT가 도입되어 사람(의료진)이해야 할 단순 업무가 줄어들면서 사람과 사람, 즉 환자와 의사 사이의 관계에 인간적인 요소가 더 많아지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나 역시도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재작년, 작년 의대 진학 붐은 갈수록 열기를 더해가더니 이제는 광풍이다. 의사가 되고 싶은 사람도 있겠으나 대우와 보수가 좋은 안정적인 직업에 대한 갈망으로 의사 열풍이 더 분 것도 사실이다. 이제 초등학생들이 다니는 학원에 의대 대비반이 생길 정도니까. 미래의 챗 GPT가 오늘의 이 열기를 어떻게 바라볼까? 10년 후, 20년 후 변화 중 가장 궁금한 직업군이 바로 의사이다.

이 책에서 언급한 출판에서의 변화는 생각보다 컸다. 챗 GPT가 책을 금세 만들어 내는 것이나 빠른 번역을 하는 것은 이미 진행 중인 일이기도 하다. 번역이 활발해져서 출판의 만남이 다양해지는 것은 기대하는 바가 크다. 좋은 책을 더 빨리, 더 많이 접할 수 있다니 이거야말로 바라는 바이다. 케빈 켈리는 초연결 시대를 '비 베스트셀러의 시대'라고 부르는데 일견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한다.

챗 GPT 하면 함께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바로 튜링 테스트다. 인공지능이 '지능'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에 대한 평가로 앨런 튜링이 1950년대에 제한한 말인데 이제는 튜링 테스트도 사라질 때가 되었다. 대화를 통해 기계인지 사람인지 구분하지 못하는 단계는 넘어서서이다. 그런데 기계가 튜링 테스트를 통과한 것인가, 인간이 튜링 테스트를 통과할 만한 AI를 만들어 낸 것인가.

<포스트 챗 GPT>를 읽으면서 연못에 누군가가 돌을 제대로 던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연못 속에 있는 개구리들 모두가 놀라서 펄쩍 뛰었다.

그러면서 과거를 돌이켜 보았다. 우리의 삶을 바꾼 새로운 개념은 주기적으로 늘 생겨났으며, 그것을 만들어 낸 '사람'이 더 궁금졌다. 계속 현재를 현재에 머물게 하지 않고, 상상력으로 현실을 재 창조하여 미래를 바꾸어 버리는 이 '사람들'이 왜 끊임없이 등장하는 것일까. 어딘가 신인류들이 있어서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과 다른 속도의 사고를 하는 것일까.

AI는 분명히 오늘의 한계를 극복할 것이다. 그게 언제일지 모를 뿐이지.

그리고 한계를 모르는 사람도 계속 나타나고 또 나타날 것이다.

그래서 인공지능보다 인간의 지능이 더 경이롭고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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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매출이 오르는 스마트 스토어 - 세 번 정독하면 평생 써먹을 스마트스토어의 정석
전준혁 지음 / 나비의활주로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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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할 상품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앞으로도 그럴 일이 없는데 <바로 매출이 오르는 스마트스토어>를 읽은 이유는, 사용자, 이용자 입장에서 호기심 때문이라고 해야 겠다.

처음 스마트스토어가 생겨났을 무렵에는 그리 구미를 당기는 물건이 많지 않았다. 그러나 갈수록 판매제품과 서비스가 늘면서 같은 물건을 더 싸게 살수도 있더니 지금은 거의 하나의 판매 생태계를 이루었다.

많은 소상공인들이 이 곳에서 치열하게 판매전략을 펼치는 동안 소비자들은 충동에서 벗어나 합리적인 소비를 할 궁리를 하게 되었다.

쿠팡만 해도 어마무시한 제품들이 있어서 때로는 스마트스토어와 비교하곤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스마트스토어가 좀 더 '사용자 친화적인 측면'이 있다고 본다. 검색에 있어서 아무래도 친숙하고 편하다. (아직도 쿠팡은 검색 뿐 아니라 제품군 구분에 있어서 정신이 없다. 리뷰가 정직해 보이지 않는 경우도 눈에 띄고. 이 부분은 사실 온라인 쇼핑 전체적인 문제다.)

갈수록 진화하는 부분은 일종의 AI 영역일 수 있는데 사용자의 취향을 분석한 추천 상품이 점차 정교해 지고 있다. 과거에는 단순한 방식으로 상품을 추천했다면 지금은 룰이 정교해져서 추천 상품을 들어가 보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충동구매'를 유도하는 부분이다. 지금까지 쌓인 데이터들에 대한 분석이 더 깊이를 더 해갈 것은 자명한 일이고, 하드웨어 발달이 계속 뒷바침해 주고 있다 보니 소비자의 지갑을 열 방법은 앞으로 더 진화할 것이다. 아무래도 데이터의 광범위한 수집은 금융 서비스까지 확대된 포탈 사이트의 장점도 크게 한 몫하고 있다.

원하는 물건이 명확할 때는 사이트간 비교 시 단 한가지 선택 요소밖에 없다. 바로 가격이다.

그러나 어떤 물건인지 모호할 때는 검색 키워드를 통해 '추천'해 주는 제품들을 우선 보게 된다. 이때 모든 페이지를 보는 것이 아니라 두페이지 정도 보고 나서 추천순, 리뷰순, 별점 순 등 몇가지 눌러보고 후보군을 고르고 나서, 각 후보군을 눌러보면서 제품 상세란을 읽으면서 구매 결정을 한다.

이때 제품의 설명란과 리뷰는 제품 선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솔직히 말해서 우리나라에서 파는 제품들은 언제 부터인가 기본 이상의 품질을 하고 있다. 과한 저품질 제품은 가격에서 이미 판가름이 나기 때문에 제외를 하면, 어지간한 제품들은 이제 품질 측면에서는 크게 흠잡을 것이 없다. 특별히 고가인 경우는 과거에는 이름값인가 했더니 다른 제품과 다른 차별성을 가지고 있기 때고 가성비 보다 가심비가 더 크게 작용한다.

따라서 명품급 제품을 제외하면, 나머지 제품들은 이미 품질을 논하는 단계는 넘어갔고 스토리, 서비스, 타 제품과의 차별성, 가격 등을 종합해서 제품을 선택하게 된다.

1회성으로 사는 제품들 말고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제품, 예컨데 화장품, 생필용품 등은 이렇게 한 번 인연을 맺으면 지속적으로 해당 상품을 구입하게 되는데 이럴 때 쿠폰이나 할인 등의 이벤트를 적극 활용한다. 이왕 살 꺼니까 이렇게 이벤트가 떠 주면 미리 사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득이다. 반면 처음 제품을 접할 때는 신규 고객, 첫 구입 이벤트가 있으면 아무래도 더 눈길이 간다.

이전에는 배송과 Q&A에 대한 것도 제품 선택의 변수로 차지하곤 했으나 이부분도 이제는 어느 정도 균질화 되어서 대부분 비슷하게 빠른 배송과 친절한 Q&A를 하고 있어서 '더' 잘 하는 것은 힘들고 '더' 못하는 경우 눈에 띈다고 하겠다.

지금까지 이야기는 소비자 입장에서 정리를 해 본 것인데, <바로 매출이 오르는 스마트스토어>는 이를 판매자 입장에서 재 정리한 책이다. 그 많은 경쟁상품 중에서 소비자 눈에 띄어야 팔테니 그 방법부터 알려준다. 소비자 구매경로를 분석해서 자신의 제품이 레이더망에 걸릴 수 있게 '검색'의 키워드를 어떻게 잡는 것이 유리한지 설명해준다. 단순히 검색이 잘 되는 키워드를 잡아서만 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시기에 어떤 제품이 판매가 잘 되는지, 어떤 유형의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판매자 입장에서 유리한지 설명한다.

잘 팔리는 상품이란 '나와의 관련성, 대중성, 노출기회, 드렌드, 고관여 상품, 매력적인 차별화, 임팩트'에서 결정되는데 아무리 대중이 원해도 내가 그 제품을 잘 알지 못하면 제대로 된 설명을 해 줄 수가 없다(나와의 관련성). 내가 잘 알아도 대중이 찾지 않는다면 키워드도 부족하고 노출도 어렵다(대중성, 노출기회).

팔릴 상품을 잘 고르고 소비자가 상품을 구매하는 동기도 이해한 다음 노출에서도 우위에 있게 될 경우, 다음은 마진을 높이기 위한 방법이 필요하다. 엡셀링 & 크로스 셀링을 하게 되면 다른 제품에 대한 추가 구입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마진을 더 남길 수 있다. 그래서 여러개 사면 할인울을 더 크게 해 준다거나, 관련된 상품을 옵션에 넣어서 구매 대상을 늘린다.

이렇게 이 책에서는 스마트스토어에서 판매를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하나씩 설명해 주고 있는데 '소비자'입장으로 책을 읽은 느낌을 말하자면 '마케팅 전략'을 이론적으로 설명한다기 보다 온라인에서 소비자의 소비 패턴을 먼저 잘 이해한 다음 차근차근 설명해 주는 책으로 보였다. 일종의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 백승'과 같은 느낌.

물론 본능적으로 이런 생리를 잘 이해하는 사람이 있다. 대게 '나 같으면 이런 물건 사겠는데'를 항상 생각하고 소비자 입장에서 물건을 판매하는 사람이다. 이를 잘 하는 사람은 소비자로서도 합리적인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 않고 경험이 부족하다면 간접 경험, 공부가 필요해 보인다.

아래 도표에 따라 이 책이 판매자로서 갖추어야 할 감각을 하나씩 설명해 준다.


여기에서 욕심을 더 낸다면, 온/오프라인의 꼴라보 전략이 아닐까 한다. 이 책에서는 제품에 대한 진정성 있는 스토리 라인에 집중하고 있는데 온라인 상에서 보여 줄 수 있는 최선이다.

사업이 성장한다면, 앞으로는 제품과 기업의 브랜드를 '이미지'로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고 온라인 판매의 한계점을 오프라인에서 보완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공조해야 할 방안도 필요할 것이다.

<도쿄 리테일 트렌드>에서는 오프라인의 약세를 온라인과 협업으로 극복해 나가는 새로운 트렌드를 소개하고 있다. 온라인으로 시작했지만 앞으로 더 큰 꿈을 키워나가고 싶다면 이런 책도 함께 읽으면서 아이디어를 얻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https://blog.naver.com/jykang73/222938954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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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이 앞으로 어떻게 살 거냐고 물었다 - 삶의 변곡점에 필요한 철학자의 말들
이관호 지음 / 온더페이지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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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의 앞자리가 바뀔 때 대부분 동요한다. 앞자리가 바뀌어도 유일하게 동요하지 않는 나이가 있다면 10살일 것이다. 오히려 형아가 되었다고 좋아할지도 모르겠다. 처음 맞이하는 스물, 서른, 마흔, 쉰, 예순. 모두 제각각의 의미가 있는 숫자다. 그중에서 쉰은 더 특별한 것 같다. 백세를 산다고 가정하면 절반이 지났고 어리고 젊었던 시절과 이별을 고하고, 앞으로는 인생의 후반부를 향해 가야 하는 나이다. 아이들도 자라 성인이 되고, 일터에서도 떠나게 되는 나이대여서 생활에 큰 변화를 맞이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50을 맞이하여 불안하고 초초해하는 사람들을 위한 철학자들의 지혜를 알려주고 있다. 책에서 다루는 세부 주제를 따라 자신을 돌아보면 잠시라도 자아성찰을 할 수 있다.

이 책의 첫 번째 장은 인간관계 리셋 하기이다.

나이가 들면 마음에 맞는 친구가 별로 없다고 말한다. 스마트폰에 등록된 사람의 연락처는 많으나 '친구'라고 부를 만한 이들이 얼마나 될까. 쇼펜하우어는 '인간은 원래 자기 자신과 완전히 융화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재화는 고독 속에서 발견할 수 있으며, 철저한 은둔 상태에서만 지속적인 평정을 가질 수 있다.'라고 했다.

취미생활을 할 때 다른 사람과 더불어 하는 것도 좋지만, 나 홀로 즐길 수 있는 취미를 하나 정도 가지고 있는 것은 좋은 것 같다. 의외로 혼자만의 시간에 충분한 에너지를 채우게 된다.

또 하나 중요한 인간관계는 가족이다. 자녀에게 시간적, 심리적, 경제적으로 희생한 부모는 자녀의 대학, 학과, 진로 선택을 위해 자신이 희생한 만큼 자녀에게 보상을 요구하는 경향이 있다. 자녀와의 관계도 적당한 거리를 둬서, 자녀에게 개입하지 말아야 할 영역을 점차 늘여나가야 한다. 자녀에게 꿈을 강요하거나 왜 꿈이 없냐고 다그치지 않았으면 한다.

두 번째 장은 자존감에 대해 이야기한다.

얼마 전 동영상 하나를 본 적이 있다. 인생 이모작이 필요하다는 주제다. 저자도 같은 말을 한다. 일을 그만두는 평균연령은 49.3세, 고령층의 평균 근로 희망 연령은 73세이다. 우리의 바람과 현실은 23년 정도의 차이가 있다. 대부분 사람은 70대까지 계속 일하기를 원하니, 업계에 계속 남을 수 있을지, 새로운 도전을 할지 염두에 두고 50세부터 퇴직을 준비하라고 한다.

아마도 베이비붐 세대가 이런 위기의식을 강하게 느끼고 있어 보인다. 은퇴하면 여유롭게 인생 후반부를 보낼 수 있을 줄 알았더니 어느 사이에 사회는 더 복잡해졌고 수명은 이미 길어져 버려서 남은 생애에 대한 고민을 할 틈이 없었다. 그보다 아래 세대는 길어진 수명을 더 일찍 고려할 수 있어서 준비 기간을 가져볼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인생 일모작 때는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했다면, 인생 이모작 때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면 좋겠다. 그러려면 일모작을 하는 동안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꾸준히 자신을 탐색하고 행동에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 성공보다 성취를 경험하면 자존감이 향상한다고 하였으므로, 나이가 들수록 좋아하는 것에 도전을 해야 한다.

세 번째 장은 오늘을 살아가는 법에 대해 알려준다.

남과 비교하는 것은 불행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남과의 비교, 과거와의 비교에서 벗아나 '바로 지금'을 '즐겁게' 살도록 하자. "부러우면 지는 거야"라는 말은 열등감 때문에 나온 말일 수 있다.

오늘을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여행이다. 저자는 어느 60대 부부가 은퇴 후 연금으로 저렴한 패키지여행을 매달 간다며, 연 12회 해외여행 절반 정도를 젊을 때로 분산해 볼 것을 권한다. 이 말은 요즘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미니 은퇴'와도 통하는 말 같다.

여행을 갔을 때도 '그리고'가 아니라 '또는'의 자세가 필요하다. 패키지여행처럼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는 것보다 나를 위한 여행을 준비하면 비 오는 날씨에도 느긋해진다.

네 번째 장인 '이제라도 변화를 꿈꾼다면'에서는 '젊음'은 실체가 없다고 말한다. 젊고 늙음은 상대적인 기준에 따라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50대가 되면 부쩍 '이 나이에'라는 말이 등장한다. 두려움, 귀찮음, 체념이 생겨서다. 우리 인생길에서 그 어떤 것도 배우기에 늦었다는 말은 성립하지 않는다.

다섯 번째 장인 '노년을 위한 몸의 철학'에서는 자세의 중요성을 일러준다. 돈이 없어도 화려하지 않아도 자세가 좋으면 우아해질 수 있다. 신체를 강화한다기 보다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신체의 사용법을 발견해 보자.

여섯 번째 장은 '50대의 덕목들'을 논한다. 50대 리더란 조직원의 단점을 다그치기 보다 장점을 먼저 보고 그 장점을 잘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야 신뢰가 쌓일 수 있다. 50은 나를 위한 공부를 시작할 때이기도 하다. 50대는 누구 신경 쓸 필요 없이 오직 나 자신을 위한 공부를 할 수 있다.

50대가 지양할 만한 삶의 방향이란 '생성과 변화의 철학'이기 때문에 6가지 주제에 대해 이야기할 때

서양철학에서 베이컨, 스피노자, 니체, 베르그송, 사르트르,

동양철학에서 주역, 공자, 노자,

문학에서는 카잔차키스, 헤밍웨이를 인용했다.

이들이 모두 50대를 훌쩍 넘긴 나이에 쓴 책들이 아님에도 노년이 읽어도 시간이 아깝지 않은 진리가 있다. 유명한 철학가나 작가여서가 아니라 우리보다 인생을 덜 산 사람의 말이다로 흘려듣지 않는 자세가 필요하다.

50대 또는 은퇴와 노후에 대해 좀 더 현실적으로 접근한 책으로는 박중언의 <노후 수업 (클릭) ><남자가 은퇴할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가지 (클릭) >가 있다. 함께 읽으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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