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성석제 지음 / 창비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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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색은 흔히들 좀 유치한 색이라고 한다....특히 노란색과 검은색의 조화는 최고의 촌스런 색깔이란다..하지만....아주 많이 촌스런만큼... 타인들의 눈에...그리고..뇌리속에 깊이 박혀버릴수있는 색의 조화란다...그래서 도로표지판이나...횡단보도에 검은색위에 노란색선을 그어서 위험을 방지시키데 적극활용한다고 미술시간에 배웠던 기억이 난다....

성석제의 소설집인 이책의 표지빛깔이 노란색이다...것도 채도가 아주 높은 색이다....나는 "TV는 책을 말하다"에서 이책을 처음 보았을때 강렬한 노란빛깔의 이책을 본후로...줄곧 눈에 아른거렸더랬다....다른 사람도 그랬을까?? 궁금했더랬는데.....한번은 지하철에서...가방에서 꺼내 읽으려고 이책을 든순간 모두들 이노란빛깔의 책에 시선을 집중하는것 이었다...^^....정말 미술시간에 배운게 맞긴 맞구나!!하면서 감탄을 하면서........황만근이가 말을 했다는 소설집을 읽으면서 또 감탄을 했더랬다.....

어쩜....말을 배배꼬아서 늘어트려놓은것도 아니요!!.....온통 미사여구로 장식을 한것도 아닌데.....왜~~ 나를 잡아당기는것이었을까??....강렬한 노란빛깔 때문에??......성석제는 노란빛깔로 일단 내눈을 흐리게 만들었고....그리고 그의 투박하면서도 담담한 필체로 내귀를 멀게 하였으며....그리고 중간,중간.....내눈에서 눈물을 훔쳤다......정말 배꼽잡고 웃느라 눈물이 찔끔 나왔다....ㅡ.ㅡ;;

그는.....이책에서 무슨말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나는 하마트면 무슨 콩트집을 읽고난 느낌으로 그냥 무심코 지나칠뻔하였다....그렇게....그는 무언가를 말하고 싶으면서도...독자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그냥 편하게 분위기를 조성하고 싶었나보다....책에 나오는 팔삭둥이 황만근이나...소심맨인 동환이나....천하제일 남가이나....쾌활냇가에 모인 계원들이나....도박을 하면 잃을때 잃을지라도 무조건 첫판에서는 따고야 만다는 도박꾼이나....세상물정 모르는 책벌레 당숙등......나오는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평범치가 않다....평범그이상이거나....또는 그이하이다....그러니까...평범한 우리들세계에 대체적으로 끼기가 힘든 부류들이다....아마도 손가락질을 당하기 십상인 그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하지만 이주인공들은 성석제의 소설에서 빛나고 있었다....그들이 세상을 이끌고 있었고....사람들의 혼을 뺏을만큼...매력에 빠져들게 하였으며.....그들이 우리에게 자유를 달아 주고 싶어했던 것이다....성석제가 말하고 싶었던것이 이런것이었나??.....나는 나대로의 해석을 내리고....그기꺼움에 만족하고 있다.....성석제같은 황만근....황만근같은 성석제....나는 이두사람이 참 마음에 든다....불필요한 요소라고 생각하지만...실로 알고보면 꼭 필요한 사람!!.....그가 바로 황만근이었듯이......성석제도 한국소설계에 없어서는 안될 꼭 필요한 사람인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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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 2004-05-11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표지에 순간적으로 매료되었어요. 원래 어릴 때는 모두 노란색을 좋아하다가 점점 크면서 노란색을 좋아하는 색에서 제외시키는 이유가 뭘까요? 이렇게 환하고 기분 좋은 색을요.
황씨 성을 가진 주인공이라 노란색 표지를 했을까라고 잠깐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성석제나 황만근 사이의 공통점을 색깔로 찾으면 노란색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완벽한 주인공들보다는 무언가 부족한 주인공들에게서 동질감을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사실 따지고 보면 그들이 부족한 주인공도 아니고요.
성석제의 소설들, 저는 우울할 때 읽으려고 안 읽고 남겨둔 책들이 많답니다. 사실 이 책 외에는 제대로 읽지 못했어요. 살면서 구급약처럼 두어야 할 소설들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서요. 물론 게으름도 한 몫 했지만요. 님 글 추천합니다. 좋은 리뷰예요.

책읽는나무 2004-05-11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생님께 일기장을 숙제검사 맡으면서...두근두근 하고 있는데.....선생님이 "참 잘했어요!!"하면서 달팽이집모양이나 별을 그려준것같은 기분이에요....ㅎㅎㅎ(국민하교1학년때 담임선생님은 하루는 토끼얼굴..하루는 우산을..또 담날은 별님을...또 담날은 햇님을...사탕을...암튼..매일 매일 그림을 달리해가며 다섯개를 최고만점기준으로 하여 평가를 해주셨거든요!!...)

저도 나중에 성석제의 또다른 소설집들을 님처럼 그렇게 읽어야겠어요...책이 잘 안읽힐때...때론 모든것이 짜증스러울때......그럴때 읽으면 정말 재미있게 읽혀질것 같네요...^^
 
열정
산도르 마라이 지음, 김인순 옮김 / 솔출판사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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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번 이책의 표지를 보고서 한번 읽어보고 싶단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도서관에서 빌려 읽게 되었다....책을 직접 본건 지금이 처음이다....생각보다 작은 크기의 양장본이라 적잖이 놀랐다....그래서 더욱더 마음에 들었다.....

책표지에 그려진 여인의 초상화를 보면서....난 이책이 어느 한여인의 열정적인 삶의 스토리인줄 알았다...하지만 읽는동안 내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두남자의 하룻밤의 대화가 이책의 내용 전부이다....읽는동안 조금 몸부림이 쳐졌다....도대체 이대화가 언제쯤 끝날것인가?? 내내 그생각만 했던듯하다....하지만 대화가 끝나니....책의 맨 뒷장이었다....조금 허탈하였지만....대화의 끝부분에서.....'아!! 이것이구나!!'란걸 깨달았다......

헨릭과 콘라드는 어린시절에 만난 둘도 없는 친구였던 사이다....둘은 서로 다른 성격을 지녔지만....우정을 지속시켜나갔다.....지속시켜나가는 우정속에서 헨릭은 콘라드의 위험한 감정들을 직감적으로 느끼고 있었지만....애써 외면한채 그와의 우정을 지키고 싶었다.....그러다 자신의 부인 크리스티나와의 분륜을 알아버린후 그는 배신감에 몸부림을 친다.....가장 사랑하는 친구와...그리고 가장 사랑하는 여인인 자신의 부인이 자신을 기만하였다는것에 충격을 받게 된다....그후 친구인 콘라드는 외국으로 도망을 가고...부인 크리스티나와는 8년동안 한마디 말도 없이 별거를 하면서.....크리스티나는 죽어버리게 된다....헨릭은 부인의 죽음으로 인해.....어떤 삶의 의미를 깨달은듯하다....그는 41년을 줄곧 자신의 친구인 콘라드를 기다리고 있었다....헨릭은 콘라드에게 아주 담담하게.....오랜시간동안 친구를 기다린 반가운 마음반으로....혹은 배신자에 대한 복수심 반으로 담담하지만 표독스럽게 독백을 하고 있다.....

현실적이고도 이성적인 헨릭은....감성적이고, 예술세계에 모든 혼을 빼앗아버릴 정도로 정열적인 콘라드,크리스티나,그리고 그의 어머니와는.....사랑하지만.....그들과는 융화될수가 없었다.....융화될수 없다라는걸 미리 알았기 때문에 크리스티나는 남편인 헨릭보다 콘라드를 사랑한다고 느꼈을까??.....하지만 그들의 용기없는 사랑으로 인해.....헨릭은 인생을 송두리째 빼앗겨버린 피해자로.......한평생을 살았다.....실로 읽는내내 마음이 무거웠다.....한사람의 생각없는 행동들이.....다른이에겐 치명타를 안겨줄수 있다는것에 정신이 번쩍 트이는 순간이다......하지만....헨릭이 죽음이 곧 다가올 나이가 되었기에.....조용하게 자신의 인생을 뒤돌아보며....모든것을 용서해가는 모습에서 아련한 연민의 정을 느꼈다....그리고....크리스티나가 죽음을 맞이하기 직전....찾은 사람이 콘라드가 아니라 헨릭이었다는것을 알았을때.....어쩌면 헨릭자신보다도 내가 더 안도의 숨을 쉬었는지도 모르겠다.....결국은 헨릭이 이겼던 것이다....순간적인것들에 열정적인 콘라드가 아니라.....담담하고 굳건하게 살아온 삶 자체가 열정적이었을수 있었던 헨릭의 사랑을 크리스티나는 인정한것이 아니었나란 생각을 해본다....물론 남편에 대한 미안한 마음때문이었을지도 모를일이지만!!

책을 덮으며.....잔잔히 밀려오는 감동들을 어떠한 단어로 나열해야할지 난감하기 이를데 없지만.....내눈에는 콘드라보다도 헨릭이 누구보다 더 열정적인 사람이 아니었나?? 싶다......친구에 대한 열정이 없었다면 결코 용서할수 없는 친구 콘라드를 용서할수 있었겠는가??.....또한 부인에 대한 사랑의 열정이 없었다면....부인의 기록일지를 지켜주지도 않았을것이다.....그래서 그가 과연 진정한 열정을 가슴에 지닌 사람이라고 생각한다......헨릭의 가슴에 은근하게 타오르는 그열정을 나도 가슴속에 품고 싶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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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4-04-23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가 삶을 살아내게 하는 힘, 열정은 어떤 속성일까, 이 책 읽으며 생각해보았죠.
지인이 저더러 열정이 많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좋은 말이었지만, 과연 어떤 열정으로 내가 살고 있는지 생각해보았어요. 고매한, 기품있는 열정이란?

책읽는나무 2004-04-23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정이 많다는 소리를 들으셨군요!!
전 여기 서재인들이 모두 열정이 있으신 분들인것 같단 생각을 많이 합니다...^^
이만한 열정이 없다면 모두들 이렇게 폐인의 길에 들어서기 힘들죠!!
각자의 열정의 색깔이 틀리겠지만.......
님또한 빠지지 않는 열정이 있다고 저도 생각합니다...
님의 열정의 색깔은 시원한 색깔이라고 생각하는데.........
고매하고 기품있는 열정에 속하는게 맞나요??^^

마태우스 2004-04-23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음... 잘 읽었습니다. 남의 가슴에 못박는 일을 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책읽는나무 2004-04-23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또한 그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41년동안 칼을 갈면서 복수를 결심하는 사람이 또 생길것 같더군요..^^
 
호밀밭의 파수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7
J.D. 샐린저 지음, 공경희 옮김 / 민음사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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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사람들은 다 읽었는데......나만 아직 안읽었나??...무척 부끄러운 마음에 책의 첫장을 열었다....그리고...조금은 흥분했는지도 모르겠다....고전의 1위이며....너무나도 유명세를 타고 있는 책인지라.....내가 얻고자 하는 것이 많을것이란 기대가 극을 달리고 있었다...^^

초반부엔.....여러번 퇴학당한 콜필드가 학교생활에 적응못하는....사춘기시절에 가질법한 반항적인 면모를 갖춘 주인공으로 가볍게 보아 넘겼다....모두들 사춘기를 겪어왔었고....나또한 그때의 사춘기를 겪어왔으니....핏!!....코웃음까지 쳐댔던것같다....하지만....책의 마지막장을 덮고나니...나는 콜필드의 영혼을 안아주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사춘기때는 누구나....반항적인 성격이 형성된다....모든것이 내맘에 안들고...비판적인 시각이 두드러지게 된다....어린이때 엄마,아빠가 하라는 대로 행동을 하면서...사물을 넓게 인식하지 못한다....그러나 아이의 몸이 어른의 몸으로 넘어가는 시기가 되어.....몸뿐만 아니라....사고도 예전하고는 다르게 어른의 사고를 닮아가려 애쓰고 있다....하지만 주변에선 "아직 넌 어른이 아니야....그냥 학교라는곳을 다녀야하는 학생에 불과하지!!"....이런식으로...성장은 하고 있지만....어른취급도 아니고...그렇다고 아이취급도 아닌 어정쩡한 '학생'(요즘은 아이도 어른도 아닌 청소년이란 허울좋은 명칭을 만들었다)이라고 이름 붙혀놓고는...실제로 행동은 아이취급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절대로 어른의 범주에 끼워주지는 않는다...왜냐하면 어른의 잣대로 보기엔 아직 그네들은 덜성숙해보이는 인간에 불과하기때문이다...하지만...사실 알고보면....정신적으로 더욱더 성숙한 사람일수도 있다....모두들 사춘기 그시절을 겪어보았으면 알것이다.....성숙한 사람중에 이책의 주인공 콜필드도 속한다....

이책이 처음엔 내용적인 면에서....청소년들에게 금기된 책이었다한다....하지만....지금은 청소년 권장도서중의 한권이다....나는 가끔씩 선생님들이나 부모님이 말하는 학교를 잘다니고 적응을 잘하는것이 과연 옳은 행동인지....아니면...인간본연의 자세를 취하는것이 정말 나쁜행동인지 무지 헷갈릴때가 많다....예를 들어....동물원에 있는 동물들을 보고 있노라면...더욱더 그러한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다람쥐들은 쳇바퀴를 열심히 돌고 있고...물개들은 조련을 잘 받아서 인공적으로 만들어놓은 연못에서 헤엄을 치고 논다....누군가가 만들어놓은 제도속에서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다....하지만....동물들의 본 생활터전은 동물원이 아니고 자연이지 않는가??...동물들은 자연속에서 뛰놀때가 가장 자연스러운법!!...이러한 것들과 마찬가지로...사회라는 제도속에 갇혀 있는 우리네 인간들도....그속에 억압되지 않으려는 사람들눈엔...제도속에 적응을 잘하는 우리같은 사람들이 이상해보일것이다...알고보면 사회에 적응못하는 소수의 그들이 이상한것이 아니고...영혼을 억압하는 우리네 자신들말이다....그래서 콜필드는 자연속에 뛰어노는 아름다운 영혼을 가진 인간부류에 속하는 자인것같단 생각을 했다...그래서...청소년들에게 금기될수 없는 책일것이다..

나도 사춘기시절엔 꽤나 반항심이 일었던것같다...그래서 우리엄마가 내가 버릇이 나빠지지나 않을까? 싶어 나의 버릇을 고친다는 명명하에...한동안 모녀지간에 신경전이 팽팽했던적이 있었다...난 끝내는 두손,두발을 다든....그러니까 사회라는 제도속에 적응 잘하는 인간으로 사는게 현명하단걸 깨달아...그러한 길로 들어서서 살게 되었다....그래서 난 더욱더 콜필드의 생각이 용기있어 보였다....그래서 다른이들도 콜필드에게 열광하는 것일까??....내가 하지 못한 것들을 콜필드가 대신해주니까??

이러한 콜필드를 그나마 어린 여동생 피비가 따뜻하게 감싸주면서....그의 영혼을 달래주고 있다는것에 다소 안심을 하며 책을 덮었다....콜필드역시....피비의 도움으로...언젠간 사회라는 제도속에 잘 적응해나가는 사람으로 성장해있겠지??...그래도 콜필드는 자신의 아름다운 영혼을 영원히 간직하며 살아가고 있을꺼라고 생각해본다....우리자신들또한 가끔씩은 아무도 없을때....잊고 지내왔던 자신들 제각각의 영혼을 끄집어내어 유희삼아 노닥거리면서도....어떻게 좀 잘 다듬어보고 싶단 생각을 해보듯이....콜필드의 영혼은 스스로 멋지게 조각해가고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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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벌이의 지겨움 - 김훈 世設, 두번째
김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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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문체가 좋아 이책을 손에 들고 계산하였다....책의 형식또한 앙증맞다....책을 읽기보다 책을 보관하는것에 목숨을 거는 나는 책꽂이에 하나의 오차도 없이 큰책부터 작은책의 키를 맟추어 정리를 한다....그래서 책의 가지런함에 흐뭇해하곤 하는데....'책이 좀 정렬화되어 나오면 안되나??....그럼 더 보기 좋을텐데....'...내가 생각해도 참 어이없는 독서가다 싶다....그러면서도 낱권의 책을 들고 있을때는 책의 일정한 틀을 깬 책을 또 좋아한다....이책이 내겐 그생김새가 참 마음에 들었다....그래서 실실 웃으면서 첫장을 넘겼다....심지어 가슴까지 설레었다....나는 그만큼 김훈 그를 좋아하는 것인지....그의 책을 좋아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의 글은 군더더기 하나 없다....하지만...그러면서도 그의 글은 애잔한 맛이 있다....그의 오십의 나이란것도 마음에 든다....인생의 쓴맛,단맛을 다 맛본 나이다....그나이에 쓰는 글은 사골국물 우려내듯 몇번씩 푹고아야 맛좋은 국물을 먹을수 있는데...그의 글에선 정말 맛좋은 글이 많이 나온다...젊은 작가들중에도 기량이 뛰어난 작가들이 많긴하다...하지만....신선함은 있지만....깊은 맛은 없다....김훈의 글은 푹고아 맛좋은 사골국물을 한그릇 먹은듯하다....거기다 김치한조각 쭉 찢어 얹어서 말이다.

그는 사물을 바라볼때 날카로운 눈을 가졌지만....무척 외로워보인다...오랜기자생활이 몸에 배어 매사에 날카롭고 합리적인 눈빛을 가지고 있지만....그러면서도 소외된 계층의 고충을 충분히 몸으로 느끼는 사람인것 같다....그리고 그는 솔직하고 당당하다....별로 숨기거나...가슴속에 묻어두지 않고....솔직하게 말하고 있다....그러한것들이 더욱더 그의 매력을 더한다.....

이책의 제목인 '밥벌이의 지겨움'이란 글은 참 많은것을 시사해준다....밥벌이를 하는 사람들을 통칭하는것은 아마도 삼,사십대들을 말하는듯하다.....물론 이십대도 포함이 되겠지만....이십대들은 자신을 위해서 밥벌이를 하고 있다....여차하여 수가 틀어지면 아무 거리낌없이 밥벌이를 포기하거나....던져버릴수 있지만....가정이 있는 삼,사십대들은 그러하질 못한다....그들에게 매달려있는 새끼들 입에 밥을 넣어주기 위해서는 오늘도 그들은 밥벌이를 하러 나서야한다....막중한 책임감과 의무감이 실려있다면 더욱더 밥벌이가 지겨울수밖에 없을것이다....자아를 실현하기 위한 밥벌이라면 좀 얘기가 달라질수도 있을것이지만.....대부분의 사람들은 지겨워하면서 밥벌이를 하고 있다....작가가 표현한 전날 늦도록 술을 먹어 몸이 고단하여 입안이 써서 아침밥을 넘기기 힘들지만....그밥을 삼키면서....그밥을 벌기위해서 전쟁터로 나가는 것이 우리네 현실이 아이러니하면서도 무척 공감이 간다....그리고 이러한 글을 누가 대신 써주었다는것 자체가...읽으면서도 속이 시원하였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책중 <아날로그적 삶의 기쁨>과.....<큰풍경은 보이지 않는다>라는 챕터가 마음에 들었다....책을 읽는동안 먼곳을 바라보지 못하고 항상 눈앞의 것만 바라보고 있는 나자신을 발견한 시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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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만남 2004-04-14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전거 여행>을 통해서 김훈의 글솜씨에 빠졌는데 아직 이 책은 읽지 못하고 있어요. 김훈이 이번에 이상문학상을 받아서 너무 기쁜 마음에 사서 읽었는데 사실 소설 <화장>은 그의 수필만큼 힘이 없더군요. 그래서 지금 <칼의 노래>와 <현의 노래>를 읽고 있어요. 그의 소설이 지닌 매력을 찾아볼려구요. 혹시 님이 <자전거 여행>을 읽지 않으셨다면 꼭 추천해 드리고 싶은 책이랍니다. 김훈의 서늘한 눈매만큼이나 매력있는 책이라서요... 건강하세요.

책읽는나무 2004-04-14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반갑습니다....안그래도 금방 님의 서재에 다녀왔는데..^^
안그래도 저도 <자전거 여행>이랑 <현의 노래> 두책 읽으려 생각중입니다....언뜻 밥벌이에도 자전거로 여행한 느낌을 몇대목 실려 있더군요....그래서 얼른 사보고 싶어서 안달이 나 있는데.....음.....다음달에 구입하려구요...이번달엔 이미 다른 책들을 구입을 한지라...아쉬워도 참아야합니다...^^...<화장>도 꽤 흥미가 가던데....힘이 없나요??...음....그래도 김훈이 쓴 책은 모두다 구해서 읽어보고싶네요...^^....님도 김훈 글솜씨에 빠지셨군요...동지애를 느낍니다...^^

icaru 2004-05-21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을 덥썩 샀더랬어요~! 제목이 주는 공감 때문에...

김훈은 자신이 이메일을 쓸 줄 모르는 컴맹이라고 떳떳하게 밝히고 있는데...
컴맹임에도...시사저널 같은 데서 편집장을 하고 있다는 게...참...놀랍다 라는 생각을 했던 거 같아요^^

책읽는나무 2004-05-21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도 팬이십니까??
저기 위에 소중한 만남님과 전 팬입니다..ㅎㅎ

김훈도 의아스럽지만....그런경우를 종종 보았어요!!....저같은 경우는요!!...건축설계에 몸담고 있는 지인들은 대부분 컴퓨터 캐드를 사용하면서 일을 하거든요!!...아주 그냥 날고 뛰는데...그런데 대부분 컴맹입니다...캐드를 제외하고 나면...다른 기능은 아예 사용을 할줄 몰라요!!...인터넷정도만 할줄 알거든요...전 그것도 의아스럽더라구요!!..^^
하지만...요새 젊은이들은 의욕이 넘쳐서 컴을 잘 다루긴 하더라만.......^^
 
새의 선물 - 제1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은희경 지음 / 문학동네 / 199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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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에 서점에서 많이 보아왔었던 책이었다....하지만....그냥 콧방귀를 뀌면서 다른책을 골랐던것같다....책의 편식이 심하여...내가 관심있어하는것만 보려했지....관심의 범주를 벗어난것들에겐 철저히 무관심한 내성격의 단점들이 나이들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더 늦기전에 읽어보리라 마음먹어으며 선택한 첫책이 은희경의 '새의 선물'이다....여러곳에서의 리뷰를 주의깊게 읽어본 탓으로 무척 두근거리면서 첫장을 열었다.....나의 기대가 컸던 탓일까??....읽으면서 나의 기대에 못미친다는 답답함을 가까스로 억눌렀다.....그러나 책의 중반부로 넘어가니.....진희의 성숙한 면모에 '하~~ 요것봐라!!'혀를 내두르면서 책에 손을 놓을수가 없었다...

진희는 12살의 결손가정의 소녀로 부모에게서 관심을 받으며...응석을 부릴 시간이 없었던 탓인지....자기만의 세계에서 자기만의 세상을 바라보는 틀에 차맞춰...사람들을 바라보며 분석해나간다....읽으면서 너무나도 어른스러운 시각으로 사물을 관찰하는 날카로운 시각에...조금은 무서운 아이라는 생각에 소름이 돋기도 하였다....하지만 곳곳에 읽혀지는 진희의 어린애다운 면모도 아주 없지는 않아...다소 안심(?)이 되기도 하였다....안심이라기보다는 문체의 유머스러운 장면에 웃음을 흘렸다고 해야할것이다....진희는 그렇게 일찍부터 조숙하게 클수밖에 없었을께다....그리고...어릴때의 지울수 없는 마음의 상처로 인해...성숙되어질수밖에 없었던것이란 생각을 한다....다들 세간에 아픈만큼 성숙되어진다고 하지 않는가??....그아픔이 전염되었을까??....정말 나는 이책을 다 읽어가는 마지막부분에서 정말로 아팠다....감기몸살기운이란 약간의 육체적 고통을 진희의 성숙도와 얼마만큼의 차이가 있을까?? 하며 비례의 법칙을 계산하며 이불속에서 잡스러운 고민을 해보았다....

그래도 성숙한 진희덕에 60년대말의 그시대상을 적나라하게 다 훔쳐보았다....그리고 진희는 말한다....60년대의 인생살이나...사건들은 90년대와 별반 다를게 없다고 한다....그녀의 날카로운 눈빛의 '보여지는 나'또한 시대가 바뀌어도 일관된 자세로 '바라보는 나'와 인생살이 별반 다를게 없지 않냐며...나이의 숫자만 더해져 살아왔던것같다....그녀는 그녀가 말했듯이 냉소적인 사람이 삶에 충실하다고 한것을 곧이 곧대로 믿어....진희는 냉소적인 인생을 살아온것같단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다....삶에 집착하는 사람일수록 언제나 자기 삶에 불평을 품으며 불성실하게 삶을 살수밖에 없다고 하지 않았던가!!.....그부분에서 참 맞는 말이라고 생각하였다....12살 진희가 그것을 미리 알아버렸다는것이 앙큼했지만....나는 어느새 진희의 냉소적인 삶에 매료되어 버린것이 아닐까??....지금 현재 감기약으로 인한 몽롱함인지....진희의 성숙에 도취되어진것인지....알수없는 이기분이 오히려 기분이 좋다....이런 몽롱함을 은희경은 나에게 선물을 준것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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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4-21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소설을 꺼내어 얼마 전에 다시 한 번 읽었었죠. 저에게 은희경이라는 신인 작가에 대한기대를, 그리고 대중적인 흥미에 있어서의 성장 소설의 재미를 느끼게 해 준, 그런 책이었어요.
너무나 영악스런 진희라는 캐릭터 때문에 오히려 성장 소설의 묘를 반감시키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솔직히 들었었어요.
그렇지만, '보여주는 나'와 '보여지는 나'.....그 사이의 간극과 괴리감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의미있는 시간이긴 했지요. 그게 바로 <새의 선물>이 저에게 준 선물이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아침부터 기분 좋은 리뷰, 한 편 읽으니..기분이 좋은데요? ^^

책읽는나무 2004-04-21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변변찮은 글하나로 아침의 기분을 좋게 열어주었다니......제가 더 기분좋으네요..^^
전 한번 읽었던 책을 다시 읽어보기 잘 안하는 편인데요....왜냐하면 새책 읽을 시간도 부족해서요......^^....그런데 요즘은 다시 읽어보기 하는것이 재미가 꽤나 솔솔하더군요..^^
그때 보지 못했던...느끼지 못했던 그러한 감정들.....이제 서서히 보여지더군요...그러면서 무언가??...내가 좀 정말 어른이 되어간다는 느낌을 가지게 되더라구요..^^
님도 분명 그때 느꼈던 감정들과 확연히 다른 느낌이 들었으리라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