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그네 -상
최인호 지음 / 문예출판사 / 198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80년대 생각나는 작가가 있다면 <인간시장>의 김홍신, <사람의 아들>의 이문열, 그리고 <겨울 나그네>의 최인호를 들 수 있다. <겨울 나그네>는 80년대를 풍미했던 작품이다. 우리의 첫사랑의 소년 같은 민우가 있고, 남자들의 부성애를 자극하던 다혜가 있고, 흑기사 같기도 하고 기회주의자 같기도 했던 그 시대와 잘 어울렸던 현태가 있었다.

영화로 만들었을 때 85년이었던가 미성년자 신분으로 몰래가서 봤던 작품... 강석우의 그 우수 어린 눈빛에 반하고 말았던... 불행이 사람을 어떻게 비극으로 몰고 가는지를 잘 보여준 작품이다.

사랑만으로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십대의 꿈일 뿐이고 세상은 그보다 잔인하고 암울하다는 것을 알려준 작품. 죽음보다 더한 고통은 첫사랑을 잊지 못한 것이라는 그래도 낭만적인 생각을 버리지 못하게 한 내가 십대 시절에 읽은 좋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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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비극 - 시그마 북스 014 시그마 북스 14
엘러리 퀸 지음 / 시공사 / 1994년 2월
평점 :
절판


이 작품은 그저 드루리 레인 최후의 작품이라는 점에서만 의의를 두어야 할 작품이다. X, Y, Z까지 아주 좋은 작품을 쓰고 나서 작가의 아이디어가 고갈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 아이디어가 아니라 작품의 치밀함이 약간 떨어졌다는 말이 더 타당할 듯 싶다.

이것과 비슷한 작품은 엘러리 퀸의 다른 작품인 <킹은 죽었다>를 꼽을 수 있다. 물론 그 작품보다야 이 작품이 괜찮지만 결말부분이 유사한 느낌을 준다. 증거가 없어서 법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범인을 바라만 보는 엘러리 퀸과 자신의 손으로 해결해버리는 드루리 레인... 탐정의 고뇌를 느낄 수 있다.

드루리 레인이 자살하는 면에서 보자면 아가사 크리스티의 <커튼>을 연상할 수 있다. 법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은 탐정을 고민하게 하는 것 같다. 어떤 면에서는 그만큼 범죄자의 능력이 뛰어난 거라는 생각도 들지만... 실망하지 말고 끝까지 읽어주기 바란다. 그래도 엘러리 퀸의 작품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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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12-20 22: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명탐정들은 죽음까지도 극적이네요. 드루리 레인과 포와로 탐정은 자살, 셜록 홈즈도 라이헨바하 폭포에서 떨어져서 죽을 뻔했다 살아났고요.
 
Y의 비극 - 시그마 북스 012 시그마 북스 12
엘러리 퀸 지음 / 시공사 / 1994년 12월
평점 :
절판


세계 3대 추리소설은 아가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윌리엄 아이리쉬의 <환상의 여인>, 그리고 엘러리 퀸의 <Y의 비극>이다. 이 작품 <Y의 비극>은 엘러리 퀸의 대표적인 탐정 엘러리 퀸이 아니라 드루리 레인이라는 나이 많고 귀가 어두운 은퇴한 연극배우가 탐정으로 나온다. 그는 엘러리 퀸의 비극 시리즈의 탐정이다.

이 비극 시리즈는 <X의 비극>, <Y의 비극>, <Z의 비극> 그리고 드루리 레인 마지막 작품인 <최후의 비극>을 말한다. 그 중 이 작품을 최고로 꼽는 이유는 아주 독창적인 추리 기법을 사용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목격자가 3중 장애 즉 청각장애, 시각장애, 언어장애가 있어서 용의자를 잡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루리 레인은 사건을 해결한다. 치밀한 구성이 돋보이는 작품이기도 하다. 비극이란 무엇인지를 알게 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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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9-01-28 17: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추리소설 속의 추리소설이라는 발상이 아주 기발했다고 생각합니다. 사상 최강의 뜻밖의 범인이었죠. 그야말로 추리소설의 '극한'을 추구한 걸작이예요. 그런데 이 작품 속의 설정 하나가 사실과 꼭 맞지는 않는다고 보지만...... 그래도 훌륭한 작품임에는 변함 없습니다. '비극'이라는 제목이 딱 맞는 내용이었어요.
 
낯선 들판에서의 유희
알렉산드라 마리니나 지음, 안정범 류필하 옮김 / 문학세계사 / 199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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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고를 때 신문의 선전이나 서평이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치는 것은 사실이다. 아니 작가에 대한 정보가 별로 없을 때에는 그런 것에 의지하기도 한다. 알렉산드라 마리니나 라는 작가도 신문의 선전을 보고 알았다. 러시아에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작가라고... 러시아는 문화의 나라다. 톨스토이의 나라고 차이코프스키의 나라다. 그래서 아무런 망설임 없이 사고 말았다. 그리고 깨달았다. 선전을 믿을 게 못된다는 것을...

작품은 미국의 추리소설과 다르지 않다. 그 조금도 다르지 않다는 점이 나를 기분 나쁘게 만들었다. 러시아의 추리소설은 미국의 그것과는 뭔가 차별되는 무언가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적어도 대 문호 톨스토이의 나란데 말이다. 마치 시드니 셀던의 옛날 작품인 <벌거벗은 얼굴>을 보는 것만 같았다. 내용이 아니라 느낌이 그랬다.

변태적인 성욕의 사람들, 그들을 이용하는 사람들, 마피아, 당하기만 하는 여자... 러시아 추리소설은 이제 시작이라고 하는데 내가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면서도 아쉬움이 남는다. 러시아가 러시아적인 문화를 버리고 미국과 같은 나라가 되어 버릴까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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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12-20 22: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계화' 시대라고 하니 러시아도 점점 더 서구화되겠지요. 나라마다 개성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말이예요. 하긴 뭐 우리나라도 음악시간에 국악보다는 서양음악부터 배웠으니.....
 
어린 왕자 비룡소 걸작선
생 텍쥐페리 지음, 박성창 옮김 / 비룡소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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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때 내가 했던 가장 지적인 놀이는 연습장에 모자를 그려놓고 아이들에게 이것이 무엇으로 보이냐고 물어보는 것이었다. 그러고는 아이들이 모자라고 말을 하면 에이, 바보하고 생각을 하는 것이다. 나는 아주 거만하게 아이들에게 이건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이야 라고 말을 하곤 했다. 지금 생각하면 바보는 나였는데 말이다. 내가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을 어떻게 상상이나 할 수 있냐구...

<어린 왕자>는 내게 그런 의미였다. 중학생이 읽은 그 책은 어쩌면 이해하기 힘든 말장난에 불과 했는지 모른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가 아니라 지금 읽었어야 했다는 생각이 든다. 서른 즈음에 자신을 뒤돌아보는 여유를 갖기 위해서. 셍 떡쥐베리도 이것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고 친구에게 말했다고 한다. 그러니 이것이야말로 19세미나 구독 불가라고 빨간딱지를 붙여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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