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자의 어리석음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58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나승덕 옮김 / 해문출판사 / 1991년 6월
평점 :
품절


하티 스티브스의 어리석음이라... 아니 모든 죽은 자의 어리석음이다. 무언가를 알고 있음을 공공연히 내보여 살인자에게 살인의 빌미를 제공한 어리석음. 낯선 이의 친절을 믿은 어리석음, 너무 순진해 자신을 스스로 돌보지 못한 어리석음... 이런 어리석음이 작품 속에 담겨 있다. 그리고 살인자의 자신의 계획이 발각되지 않으리라고 믿은 어리석음, 살인자를 동조한 이들의 어리석음이 있다.

맹목적인 사랑도 크나큰 어리석음인 것이다. 모든 시작은 그 맹목적인 사랑에서 시작이 된다. 어머니의 자식에 대한 미련과 믿음에 대한 고집과 잘못을 알고도 방관하는 어리석음... 이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이 자식에게 저지르는 유일한 어리석은 잘못이 있다면 바로 이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또한 용서받을 수 없는 잘못인 것이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것을 포용할 수는 없는 일이므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수께끼의 할리 퀸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55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설영환 옮김 / 해문출판사 / 1991년 7월
평점 :
품절


할리퀸은 진짜 수수께끼의 사나이다. 그는 자신의 정체를 밝힐 수 있는 어떤 단서도 독자들에게 제공하지 않는다. 나이라든가. 직업이라든가, 심지어 이름만이라도... 단지 우리가 알 수있는 것은 그가 남자라는 것. 세터드웨이트 씨가 사건에 말려들게 되면 나타난다는 정도다. 그리고 사건을 해결하면 나타날 때와 마찬가지로 스르르 없어진다. 아마 세터드웨이트 씨도 그의 정체는 모르는 듯하다.

하지만 작품을 읽어 가면서 나는 할리퀸이 세터드웨이트 씨의 무의식 속에 존재하는 어떤 보이지 않는 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말하자면 할리퀸은 세터드웨이트 씨가 알지 못하는 자신의 영리한 그림자 같은 존재라고나 할까. 그렇지 않으면 할리퀸이 세터드웨이트 씨의 분신처럼 나타나는 이유가 설명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자신의 잠재의식 속의 힘을 알 수 없다. 우리에게 어떤 내재된 힘이 있는 지, 그 힘이 위험한 상황에서 어떻게 표출되는 지 알지 못한다. 하지만 그런 힘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은 알고 있다. 그러니 할리퀸도 세터드웨이트 씨가 잠재의식 속에 가지고 있는 정의에 대한 해결사가 아닐까. 아마도 우리 안에도 이런 할리퀸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왜냐하면 세상이 혼탁한 가운데서도 끊임없이 선이 악에게 눌리지 않고 있으니까...


댓글(1)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로그인 2009-01-28 18: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렇다면 일종의 1인 2역인 셈이네요? ^_^
 
스퀴즈 플레이
폴 오스터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퀴즈 플레이란 야구 경기에서 주자가 3루에 있을 때 기습 번트를 대서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고 자신도 1루에 진루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실패할 경우 2아웃이 되기도 한다. 한마디로 자살 플레이인 것이다. 작품을 읽을 때는 그 작품의 제목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목은 작품 전체를 일목요연하게 나타내는 것이다.

조지 채프먼은 현역 시절 대단한 야구 선수였고 교통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게 되었지만 재기해서 지금은 상원 의원이 되려고 하는 중이다. 그런데 그는 이상한 협박 편지를 받고 사립 탐정 맥스 클라인을 찾아간다. 사건을 조사하던 맥스는 그의 주변 인물에게 손을 떼라는 압력을 받는다. 채프먼은 적이 많았고 그 중에는 마피아 같은 빅터 콘티니와 영향력 있는 정치가이자 구단주인 찰스 라이터도 있었다. 그리고 그의 아름다운 아내 주디는 그의 친구 브라일스와 불륜의 관계였다. 의뢰한 지 3일만에 채프먼은 독살 당한다. 용의자는 주디다. 맥스는 주디의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을 하고 마침내 사건의 내막을 알게 된다.

제목을 보고 나는 누군가 모험을 한다는 생각을 했다.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치명적인 게임을. 하지만 누가 그 게임을 하는 사람인지 알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게임을 할 동기를 가진 사람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지막 장의 결론을 보고는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이런... 그것은 내가 예상하지 못한 경우였다.

하지만 복잡한 사건 치고 맥빠지는 결말이기도 했고 또 신선하게도 느껴졌다. 다시 한번 느낀 거지만 이제 추리 소설의 시대는 서서히 막을 내리는 모양이다. 그것을 한 단계 도약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트릭이 없고 탐정만 남은 추리 소설이라니... 참 맥빠지는 일이다. 재미 면에서라면 생각 외로 재미있었다. 특히 탐정 맥스가 영웅적이지 않으면서 누군가에게, 특히 여자에게 이용당하는 얼간이가 아니어서 좋았다. 최근 작품 치고 괜찮은 작품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침니스의 비밀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36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유명우 옮김 / 해문출판사 / 199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침니스 저택의 비밀 파티. 그곳은 영국의 중요한 인사가 방문하면 비공식적으로 모이는 유서 깊은 저택이다. 그곳에 비밀스런 사람들이 모인다. 가장 중요한 사람은 헤르초슬로바키아의 왕자다. 그런데 그 왕자가 감쪽같이 사라진다. 그리고 등장하는 협박 편지. 그곳은 이제 어떤 음모가 도사리는 곳으로 변했다. 그곳에 방문하면 안 되는 사람이 있는 것이다.

어떤 나쁜 목적을 가진 사악한 사람이. 하지만 누가 나쁜 사람이고 누가 좋은 사람인지 알 수가 없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그곳에 있기 때문에 그들이 말하는 자신의 소개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좋은 사람도 자신의 신분을 감추고 있고 나쁜 사람도 자신의 신분을 감추고 있다. 진짜와 가짜를 가려내는 동시에 가짜중에 선인과 악인도 가려내야 한다. 사랑과 음모와 배신과 협박, 그리고 상류 사회의 영국이 모두 존재하는 작품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창백한 말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50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권순홍 옮김 / 해문출판사 / 198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머리가 아주 좋은 청부 살인자의 이야기다. 우리의 해결사는 어느 날 식당에서 두 여자 싸우는 것을 목격한다. 한 여자가 다른 여자의 머리채를 쥐고 흔들자 여자의 손에 한 움큼의 머리카락이 뽑혀 나온다. 하지만 마리를 뽑힌 여자는 아무렇지 않다는 표정이다.
어떤 한 여자는 죽어 가면서 신부에게 엄청난 사실을 고해성사 한다. 그 말이 사실인지 알아보려던 신부는 누군가에게 살해당한다. 그리고 신부를 살해한 남자를 목격한 약국 주인은 한 사람을 지목한다. 하지만 그는 휠체어를 탄 남자다. 그것만 빼면 그 남자는 충분히 수상하다. 과연 이 남자가 진짜 범인일까. 그렇다면 휠체어는 위장한 것일까. 그가 청부 살인자일까.

이 작품을 읽다 보면 이런 일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가구를 방문하고 다니는 조사원들 모두가 의심스럽다. 아가사 크리스티는 정말 대단한 작가다. 그녀가 범죄자였다면 아마도 경찰은 골치께나 썩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