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밤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30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김석환 옮김 / 해문출판사 / 198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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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의 제목을 볼 때마다 윌리엄 아이리시(코넬 울리치와 같은 사람이다.)의 <밤은 천 개의 눈을 가지고 있다>가 생각난다. 참 이상한 일이다.

계획된 살인! 철저하게 자신의 악마적 성향에 따라서 행동하는 사람. 모든 것은 계산에 의해 꾸며진 일이다. 하지만 모든 것을 계산한다고 해도 자신의 마음은 계산할 수 없다. 그것은 결코 계산되어지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후회! 그리고 찾아오는 절망의 끝없는 밤!

마이클과 앨리는 결혼을 한다. 하지만 앨리는 집시 구역에 들어가게 되고 에스더라는 집시 노파는 그들에게 구역을 떠나지 않으면 저주가 내릴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 뒤 앨리는 경고대로 말에서 떨어져 죽고 마이클은 앨리의 재산을 상속받게 된다. <애크로이드 살인 사건>을 읽어본 독자라면 그와 비슷한 작품임을 알 것이다. 이 작품은 이런 속담을 연상시킨다.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간다'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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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메리의 아기 - Q Mystery 12 해문 세계추리걸작선 38
아이라 레빈 지음, 최운권 옮김 / 해문출판사 / 198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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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세계 3대 추리소설인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Y의 비극>, <환상의 여인>과 함께 4번째 추리소설로 꼽는 작품이 아이라 레빈의 <죽음의 키스>다. 그런 이유로 이 작품을 읽게 되었다. 하지만 읽은 후 내 기분은 황당 그 자체였다. 이게 무슨 추리소설이란 말인가. 어떻게 아이라 레빈이 이런 작품을 쓸 수가 있었을까...

이 작품은 얼마 전에 영화로 나왔던 아놀드 슈왈츠네거 주연의 제목은 기억나지 않지만 <The End of Days>였던가 하는 작품과 동일한 내용이다. 로즈메리가 어느 아파트로 이사를 간다. 이사 후 그녀는 이상한 꿈을 꾼다. 그리고 임신을 한다. 그녀는 사탄의 아이를 가진 것이다. 낳지 않으려 했지만 낳을 수밖에 없었고 낳고 보니 아이의 눈은 고양이의 눈과 같았다...

좋게 말을 해보면 공포나 호러물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기독교인이 아닌 나는 이런 이야기는 그저 허무맹랑한 이야기로만 생각될 뿐이다. 더불어 아이라 레빈에게 너무도 실망한 작품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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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자와의 결혼 - Q.MYSTERY 37 해문 세계추리걸작선 38
윌리엄 아이리시 지음, 김석환 옮김 / 해문출판사 / 199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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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사(人間事) 새옹지마(塞翁之馬) 라고 했다. 이 작품은 아마도 이 말에 딱 맞는 이야기일 것이다. 기차 안에서 우연히 만난 부부와 여자. 운명은 그들과 여자를 바꿔 놓고 이제 여자는 부유한 집안의 며느리가 되어 자신이 임신한 아기를 위해 그곳에서 살기로 한다. 그리고 죽은 자신의 가짜 남편의 동생과 사랑을 하게 된다. 행복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그녀의 정체를 아는 진짜 그녀의 아기 아버지가 나타난 것이다.   

헬렌은 조지슨이라는 남자에게 버림을 받고 임신 8개월의 몸으로 기차를 탄다. 그곳에서 휴와 패트리스 부부를 만나는데 그것이 그녀의 운명을 바뀌게 할 줄이야. 패트리스의 반지를 잠시 끼고 있던 헬렌은 열차 사고가 나자 그 반지로 패트리스로 오해를 받고 부유한 해저드 가문의 며느리가 된다. 하지만 휴의 동생인 빌은 의심을 하는 가운데 패트리스를 사랑하게 되고 패트리스가 행복을 만끽하는 순간 조지슨이 나타나 그녀를 협박한다. 물론 조지슨은 살해를 당한다. 하지만 누가 죽였을 까. 끊임없이 서로를 의심하게 되는데. 반전은 계속된다. 

그녀는 자신의 태어날 아이에게 보다 나은 조건을 마련해 주고 싶은 욕심밖에 없었다. 불안한 가운데 시동생과 사랑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녀를 버린 사기꾼이 다시 나타나고 이번에는 부자 집 재산을 노린다. 여자는 그를 죽이기로 결심을 하고 그의 숙소로 찾아가지만 이미 남자는 죽어 있고 뜻밖에 나타난 사랑하는 남자. 그들은 서로를 의심하지만 시어머니의 고백으로 의심을 접고 행복한 앞날을 설계하려 한다. 그러나 운명은 가혹한 것이다. 마지막 죽어 가면서 시어머니는 자신이 죽이지 않았다고 말하고 그들은 아무도 알 수 없는 의심의 늪에 빠지고 만다.  

윌리엄 아이리시는 독특한 작가다. 어떤 탐정도 내세우지 않지만 그만의 방식으로 사건을 풀어 나간다. 암울하고 절망스러움이 작품 속에 항상 숨어 있어서 독자를 긴장시키고 그런 어두운 내면이 사건을 쥐고 있는 열쇠가 된다. 뛰어난 심리묘사와 함께 깔끔한 내용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 책을 덮은 순간에도 나는 누가 진짜 범인인지 알지 못했다. 세 명의 용의자가 등장하지만 그들은 서로에게 거짓말을 하고 서로를 불신하며 의심한다. 처음에는 자신이 범인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확증도 없고 누구나 범인이라고 해도 이상할 게 하나도 없는 동기가 있다. 윌리엄 아이리시의 작품 중에 가장 그의 분위기에 맞는 작품이 아닌가 생각된다. 음울하고 어둠만이 가득한 가정, 세상에 만연한 불신, 가족도 못 믿고 남편과 아내도 믿지 못하는 현실. 세상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이것이 아닐까. 완전한 믿음이 가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이.

작품의 깊은 곳에 언제나 깔려 있는 인간의 절망적이고 슬픈, 그러나 빠져 나오고 싶은 심리 묘사는 윌리엄 아이리시의 특징이다. 그의 모든 작품은 한번 빠지면 나오지 못하는 늪처럼 나를 사로잡는다. <환상의 여인>은 말할 필요 없는 대단한 작품이지만 이 작품도 좋은 작품이다. 절대로 끝을 알 수 없어서 더 매력적인 작품이라고나 할까. 아마도 작가의 매력은 이 작품에서 더 빛나지 않았나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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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션들 보르헤스 전집 2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지음, 황병하 옮김 / 민음사 / 199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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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틀뢴, 우크바르, 오르비스 떼르띠우스

톨뢴은 상상의 혹성 이름이다. 우크바르는 상상의 지명이고, 오르비스 떼르띠우스는 실존하는지 여부가 불분명한 다른 세계를 말한다. 이야기는 보르헤스의 친구가 영미백과사전에서 우크바르라는 지역을 발견한 대서 시작한다. 철학으로 시작해서 철학으로 끝나는 작품이다. 많은 용어가 철학적이라서 이해하기 무척 힘든 작품이다. 결국 우리가 사는 세계는 실존하지 않는 다는 뜻인지, 우리가 알지 못하고 보지 못하는 것이라고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말하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2. 알모따심에로의 접근

알모따심이란 결국 절대자, 신을 의미한다. 보르헤스가 미르 바하두르 알리가 쓴 “알무따심에로의 접근”이라는 작품에 대해 논평하는 이야기다. 하지만 보르헤스의 환상적 리얼리즘에 의해 미르 바하두르 알리라는 작가도 알무따심에로의 접근이라는 작품도 모두 보르헤스가 지어낸 이야기다. 그의 환상적 리얼리즘이란 허구 속에 실존 인물(작가)와 작품을 배치해서  독자로 하여금 허구를 사실로 믿게 하는 것이다. 인도의 신을 믿지 않는 법대생이 어떤 사건으로 살인을 하고 알모따심을 찾아 나선다는 것이 “알모따심에로의 접근”의 내용이고 보르헤스는 많은 주석을 달아 실제 작품을 논평하는 것처럼 지어냈다. 이해하기 난해한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는 많은 추리 소설가가 등장한다.

 

3. 삐네르 메나르, 돈키호테의 저자

이 작품은 삐에르 메나르라는 허구의 작가가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를 다시 똑같이 썼는데도 더 나은 작품으로 인정받는다는 이야기를 보르헤스가 삐에르 메나르의 작품 경향과 돝키호테를 다시 쓸 때의 고뇌를 서술하고 어떤 점이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보다 나은지 논평하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보르헤스의 모든 작품들이 그렇지만 특히 더 문학 이론을 설명하는 것 같다. 수많은 실존 문학가, 철학자, 신학자들과 허구의 인물들, 실제의 작품과 허구의 작품, 연대의 교묘한 허구 끼워 넣기로 작품을 일관하고 있다.

 

4. 원형의 폐허들

위의 세 작품에 비해 우리가 흔히 읽는 소설 같은 모습을 한 작품이다. 한 사나이가 신전에 와서 잠을 잔다. 그의 소망은 꿈속에서 인간을 만드는 것이다. 그는 신의 도움으로 남자아이를 만든다. 그리고 그 아이를 자신이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모르게 기억을 지우고 인간세계로 내보낸다. 그리고 남자가 죽을 때가 되었을 때 그는 깨닫는다. 그도 인간이 아니라 그렇게 만들어진 존재라는 사실을.

주석에서도 말했듯이 이 작품은 장자의 나비의 꿈과 유사하다. 하지만 여전히 주석의 도움 없이는 읽기 힘든 작품이다. 아니면 내가 서양인이 아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4. 바빌로니아의 복권

이 이야기는 바빌로니아에서 복권이 생기고 그 복권을 나눠주는 <회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라는 화자가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쓰여져 있다. 복권이 처음에는 행운을 나눠주려는 의도로 만들어졌으나 결국에는 무질서로 빠지게 되고 <회사>의 정체도 알 수 없게 되고, 그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사기꾼으로 전락하고 그들 또한 무리 중에서 가려낼 수 없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여기서 보르헤스가 말하는 <회사>는 절대자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복권으로 생기는 우연한 행운과 불행은 모두 절대자가 만드는 것이라는 이야기다.

 

5. 허버트 쾌인의 작품에 대한 연구

이 작품은 허구의 작가 허버트 쾌인의 작품인 <미로의 신>, <에이프릴 마치>, <비밀의 거울>에 다한 보르헤스의 견해를 논평하듯 쓴 그의 보편적인 환상적 리얼리즘의 한 작품이다. 그는 여기서 <미로의 신>은 엘러리 퀸의 동시대 작품 때문에 빛을 보지 못했고, <에이프릴 마치>는 시간을 거꾸로 거슬러 가는 방식으로 쓰여졌다고 말한다. 또, <비밀의 거울>은 프로이드적 희극이라는 거짓된 소문 때문에 실패한 작품이라고 썼다. 나로서는 도무지 이해하기 힘든 작품들뿐이다. 허나 소설이 어디에 토대를 두고 만들어지는가 하는 물음에는 충분한 대답이 될 듯 싶다. 

 

6. 끝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들이 있는 정원

이 작품은 탐정 소설이다. 하지만 기존의 탐정 소설을 연상하고 접근하면 실망할 것이다. 이 작품은 중국의 작가 취팽이 만든 “끝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들이 있는 정원”에서 벌이는 중국계 영국인이면서 독일군 스파이로 있는 나와 알버트라는 사람의 그 취팽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지막에 ‘나’가 스파이로써 임무를 완수하는 방법은 신선한 느낌을 준다.  

 

이상은 1부의 작품들의 소개다. 2부는 1부의 작품보다 덜 어렵지만 그만큼 덜 흥미롭다. 그 중 가장 좋은 작품은 <죽음과 나침반>이었다. 이 작품은 범죄자는 창조자이고 탐정은 단순한 해결사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를 뒷받침하는 듯한 작품이다.

 

보르헤스의 작품은 주석 없이는 일기가 어려운 까다로운 작품이다. 주석이 작품만큼 길고 주석집이 따로 있을 정도다. 내가 이 작품을 읽은 것은 순전히 실수였다. 하지만 실수가 아니었다면 내가 어떻게 보르헤스를 알 수 있었을까.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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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여인 - Q Mystery 8
윌리엄 아이리시 지음, 최운권 옮김 / 해문출판사 / 198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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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아이리시의 최고 걸작인 작품이다. 이 작품은 세계 3대 추리 소설 중 하나로 꼽히는 작품이다. 한 남자가 아내를 살인한 죄로 붙잡힌다. 하지만 그는 아내가 살해되던 그 시간에 다른 장소에 있었다. 그에게는 자신의 알리바이를 대줄 증인도 있다. 하지만 그 시간 그를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를 만났었다는 사실을 부인한다. 그리고 마지막 남은 사람이 한 여자다. 그런데 그녀를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다.

이 작품은 줄거리의 대부분이 이름 모를 여자를 찾는 일로 이어진다. 윌리엄 아이리시는 작품이 대부분 어둡고 절망적이다. 특히 <죽은 자와의 결혼>은 그런 색채가 더하다. 하지만 이 작품은 그런 작품 경향에 비해 아주 밝다. 주인공이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작품을 밝게 하고 결말이 확실해서 좋다.

이 작품은 어떤 추리 소설보다 작품성이나 트릭 면에서도 우위에 있다고 생각된다. 아마도 이 작품은 윌리엄 아이리시의 최고작인 뿐 아니라 최고의 추리 소설일 것이다. 이 작품은 읽지 않고는 추리 소설을 읽었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감히 생각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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