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호남의 회계 문화 - 한국 경제 민주주의의 기원을 찾아서, 호남 역사문화 연구총서
전성호 지음 / 다할미디어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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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에 이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을 책으로 엮은 <조선 후기 미가사 연구>를 읽고 나서 우연히 리두 책을 뒤적거리다 연이어 이 책을 읽고서 몇 자 적는다.

1. 매우 흥미로운 책이다. 대학 교재로 쓰이는지 중고책으로 많이 나와 있지만 책꽂이에 한 권 두고서 계속 볼 만한 책으로 여겨진다. 유학파로서 세계 여러 나라의 회계 문화에 관한 설명도 좋고 글도 잘 읽히며 지곡서당 출신인지라 한자어 풀이까지 해 주어 아주 좋다.

1. 내게 우리 전통 회계에 관련된 책이 몇 권 있는데 아직 다 읽지는 못했지만 그 중에서 썩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내게 큰 도움이 되었다. 리두도 물론이거니와 실제로 어떻게 장부에 기재하는지를 잘 알려주었다.

1. 내가 여태껏 제법 많은 교수분들의 저술을 읽었지만 이렇게 서론과 결론에서 초지일관 전라도를 거론하면서 너무나도 분명히 노골적으로 자랑 또는 애정을 표현한 책은 본 적이 없다. 좋은 학술서적에 굳이 광주사태까지 들먹이면서 운동권 출신이라는 것을 널리 알릴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 소위 386세대라고 불리던 운동권 세대에 관해서 호불호가 엇갈리겠지만 나는 솔직히 개인적으로 탐탁치 않다. 평준화 세대로서 우골탑을 세우며 대학에서 시위에 전념하느라 공부도 제대로 안했지만 그들이 타도할려고 했던 군사정권의 도움 아닌 도움으로 눈부신 경제발전에 힘입어 졸업만 하면 취직이 절로 되고 석사수료만 했어도 교수가 되고 교사도 시험없이 되던 그런 호시절에 살던 운좋은 세대다. 그 아래세대는 평생 민주화에 앞장서느라 현실감각이 없던 어느 대통령탓에 취직할려는 시기에 IMF를 맞아 거의 전멸하다시피했다. 나 역시 이런 사족을 달 필요가 없는데 괜히 눈에 거슬려서 한소리하게 되었다. 이해하시라.

끝으로, 내가 늘 가지고 있는 소원인데 우리의 전통문화가 현대에 되살아나 이를 다시금 사용하는 것이다. 이 책 283쪽에 '고유의 회계 기술이나 용어가 존재해 왔고 그 의미가 서구의 회계 기술이나 용어와 같은 뜻을 간직하고 있다면 당연히 그 용어를 재생시킬 필요가 있다'는 지은이의 주장에 십분 공감하며 지은이의 바람대로 언젠가 하루바삐 '부기'란 말 대신 '치부' 등의 전통 용어가 쓰이기를 기대해 마지 않는다.

앞으로도 이 분의 뛰어난 저술을 기다리며 계속 읽을 작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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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교점성술과 수요경
야노 미치오 지음, 전용훈 옮김 / 동국대학교출판부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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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인학자의 연구가 돋보이는 흥미로운 내용이었다. 특히나 요일이 근대에 서양에서 들어온 것이라고 단순히 생각해왔었는데 일본에서는 9세기경에 벌써 요일을 사용하고 있었다니 놀랍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연구가 있는지 과문한 탓에 알지 못하여 궁금하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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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로부두르 - 찬란한 불교미술의 세계 북코리아 문화신서
가종수 지음 / 북코리아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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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해외려행지를 고를 때에 선택 기준이 있다. 우선 크게 두 가지를 보는데 인문과 자연환경이 어우러진 곳을 선호한다. 그런 기준에서 볼 때에 인도네시아 자바섬에 위치한 보로보두르는 한번 가봄직한 곳일 듯 하다. 그래서 보로부두르에 관한 책을 샀다. 

나는 이 책을 서규석씨의 <불멸의 이야기 보로부두르>와 비교해서 보았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이 책이 조금 더 편했다. 이 책의 장점은 1460면의 부조에 관한 사진 도판이 많이 실려 있다는 점이다. 이에 비해 서씨의 책은 면 전체를 보여주기보다 내용이 이해되게끔 확대한 부분 도판을 사용하고 있는데 좋은 점은 불교용어가 자연스럽고 설명이 다소 상세하여 읽기 좋았으며 말미에 자바섬의 다른 사원들에 대해 서술해 놓았다. 

아뭏든 책이 팔리지 않는 탓인지 책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이런 책들이 많이 번역되고 저술되었으면 한다. 언젠가 보로부두르 도록을 하나 장만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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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종과 중국문화 동문선 문예신서 36
葛兆光 / 동문선 / 199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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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사로 선종을 잘 모른다는 지은이의 주장이 마뜩잖은 곳이 있지만 한편으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어려운 책을 번역함에 당연히 오류가 생길 터, 잘은 모르겠지만 한 군데만 지적하자면 30쪽에 남악회양이 아니라 남악혜사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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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조 2022-09-05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틀림이 없는 것으로 아는데 무슨 근거로 그런 주장을 하시는지요?
 
고대문명교류사
정수일 지음 / 사계절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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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고이 모셔둔 다른 책과 마찬가지로 마침내 이제서야 이 책을 늦게나마 다 보았다. 나는 이 책을 중심으로, 쓴이-정수일선생께서 당신 책에 쓴이라고 표현하셨다-의 박사학위 논문을 1992년도에 책으로 펴낸 <신라서역교류사>-무함마드 깐수가 정수일선생이시다-와 1990년도에 나온 <실크로드의 역사와 문화>를 같이 읽었다.

먼저 <실크로드의 역사와 문화>란 책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자면 일인 학자의 저술인데 번역도 꽤 괜찮고 두껍지도 않은 책에  알맹이만 간추려서 잘 정리해 놓았다. 더군다나 1980년에 나온 증보판인데도 내가 과문한 탓인지 처음 본 내용도 있는 좋은 책이다. 그리고 이 책은 <신라서역교류사>를 보완한 책으로 처용설화와 입축승 부분 등이 빠지기는 했지만 대체적으로 대동소이하다. 따라서 전거원문이 있고 한자를 많이 표기한 <신라서역교류사>와 이 책을 대조하면서 읽어나갔다.

제목에서 말한 것처럼 교류사의 불모지인 우리나라에서 이 분야 학문을 정립시키는 데 크게 공헌하고 계신 정수일선생의 노고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내용도 뛰어나고 글월도 훌륭해서 인문학에 관심있는 분이라면 한번 즈음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나는 10여년 전에 우연히 중공 신강성에 가서 비단길 답사를 하였는데 느닷없이 간 것이라 예습을 많이 하지 못한 탓에 주마간산으로 보고 왔더니 세월이 흘러 이제 이 책들을 읽고 나니 교류사의 흐름 속에서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다.

요즈음 역사 분야의 번역서를 보면 우리나라 선학들의 책들을 참고하지 않는지 문장도 문장이거니와 역사 용어를 틀리게 사용한 경우가 많다. 흔한 예로 서평에 두어번 거론했던 흉노어로 수령을 뜻하는 선우를 다른 한자음으로 단우라고 한다던지 국명 대월지를 대월씨라고 하는 것들이다. 이 책엔 수 많은 지명이 나오는데 그 가운데에 흔히 우전국이라고 하는 타림분지의 나라를 여기서는 우기국이라고 하였다. 왜 그런 것인지 설명이 되어 있지 않아 궁금하고 車馬는 아무래도 차마보다는 거마라고 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다.

끝으로 정선생님께서 오래오래 건강하셔서 앞으로도 좋은 책을 많이 내시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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