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드릭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07
레오 리오니 글 그림, 최순희 옮김 / 시공주니어 / 199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표지를 넘기면 지각대장 존에서처럼 Frederic이 흘려 쓴 필체로 가득 씌여있다. 화려하지도 강렬하지도 않은 콜라주 기법의 그림에서 차분함이 느껴진다. 눈을 반쯤 감고 있는 프레드릭은 마치 꿈을 꾸고 있는 듯하다. 다른 들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겨울양식을 모으고 있다. 프레드릭만 빼고... 여기까지 보면 언뜻 부지런한 개미와 게으르고 놀기만 하는 베짱이의 이야기가 연상된다. 프레드릭은 놀고 있는 게 아니라 꿈을 꾸고 있는 것이지만...

그러고 보면 어릴 때 읽으며 자랐던 동화책들에서는 좋은 나라, 나쁜 나라가 처음부터 나뉘어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니 끝까지 읽지 않아도 내용과 마무리를 짐작할 수도 있는 건 물론이었다. 요즘 아이들의 그림책을 보며 세상 많이 달라졌음을 느낀다. 획일성보다는 다양성을 인정하는 쪽으로 차츰 흘러가는 중이라 느끼게 된다. 아직도 예전시각에서 씌여진 책을 만나게 되는 때도 있긴 하지만 말이다.

레오 리오니는 전혀 뜻밖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식량과 함께 사라져 버린 희망을 나누어주는 프레드릭은 가여운 들쥐들에게 햇살과 색깔을 전해준다. 더우기 즉흥시라도 되는 걸까 들쥐들에게 들려준다. 혹 이런 느낌을 엄마들이 아이들에게 날마다 조르는 로봇과 쵸코릿 대신 책을 욕심 내가며 사주게 되는 이유에 비유하게 된다면 너무 비약일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리디아의 정원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13
사라 스튜어트 글, 데이비드 스몰 그림, 이복희 옮김 / 시공주니어 / 199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먼저 앞뒤 표지를 활짝 펼쳐놓고 본다. 구멍사이로 바닥이 내려다보여 다리는 조금 후들거리지만 또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듯한 기분이 드는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인다. 거기엔 우리의 주인공 소녀가 높게 자란 해바라기를 들고 손을 높이 흔들며 웃고 있다. 벌써 기분을 맑게 해준다.

맑은 수채화와 부드러운 파스텔톤의 그림이 조화를 이루어 리디아의 심성만큼이나 푸근함이 느껴진다. 어찌 보면 일기라 해도 될 편지형식으로 이루어진 내용을 따라가며 리디아와의 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가장의 실직은 한 가정을 흔들어 놓을 충격인데도 불구하고 어린 리디아는 의연하게 받아들인다.

외삼촌 집으로 가게되며 도착한 기차역은 낯선 곳으로 들어가는 리디아의 불안한 심리를 나타내듯 온통 어두고 음산하다. 그래도 다행히 앞으로 살게 될 동네에서 내리비치는 빛을 발견하는 리디아.. 동행한 우리를 안심시키고 있다. 잘 웃지 않는 외삼촌의 분위기에 위압당해 주눅들어 하루하루 빨리 지나가기만 바랄 수도 있었을 텐데 거기서 새로운 희망을 보는 모습이 아름답다. 차츰 빵집이 꽃집으로 변해간다. 빵을 파는 꽃집. 나중엔 지저분하던 옥상도 꽃밭으로 변했다. 외삼촌을 위해 멋진 옥상정원에서의 깜짝 파티도 열고 어려움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았던 리디아에게 아버지의 복직이란 희망의 꽃씨가 날아온다. 집으로 돌아가는 기차역은 외삼촌과의 따뜻한 포옹만큼이나 따뜻하게 느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말괄량이 기관차 치치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
버지니아 리 버튼 글, 그림 | 홍연미 옮김 / 시공주니어 / 1995년 4월
평점 :
품절


버지니아 리 버튼의 아들도 기차매니아인가 봅니다. 기차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판이라 구입했는데 글이 길어 읽어주기 벅차더군요. 날마다 읽어달라니 조금씩 빠뜨리고 읽어줍니다. 그러면 옆에서 거듭니다. 어느 대목이 빠졌다고... 기억이 나쁜 엄마가 날마다 다른 대목을 빠뜨리나 봅니다.. 할 수없이 마음을 다잡고 쭈욱 읽어내려 갑니다. 아이는 눈을 크게 뜨고 그림 보느라 바쁩니다.

사실 처음 책을 보며 흑백그림이구나 했었는데 어느새 그 사실을 잊고 있는 저를 발견하곤 합니다. 너무나 힘있고 역동적인 그림에 글자배열까지 그림의 일부로 녹아 있으니 글 읽으랴 그림 보랴 흑백그림이란 걸 까맣게 잊게 됩니다. 마치 마술에라도 걸린 걸까요...

기차를 끌고 밀고만 다녔지 잘 알지는 못했던 아이는 기차에 관한 모든 걸 알아내기라도 한 듯이 놀면서도 중얼거립니다. 일인 다역을 하는 건 당연하지요. 치치도 되고 기관사가 되어 기름칠도 합니다. 물통에다 물을(아니 아이는 꼭 기름이라고 하면서 달라지요.) 담고 붓으로 기차에 칠합니다. 블럭기차세트로 기차레일을 연결하고서 도개교를 만드느라 열심입니다. 결국 어찌어찌 만들더군요. 그 밑으로 트럭도 갖다 놓고 기차가 지나가다 트럭위로 떨어집니다. 한참 뱅글뱅글 끌고다니다가 힘이 빠졌다며 '치이 치 치 치 치 치이이......치......ㅊ......ㅊ' 하며 드러눕습니다. 다시 슬며시 일어나며 '이제 도망가지 않을래요. 재미가 없어요.' 하며 자기가 예쁜 치치라고 안아달랍니다. 앞으로도 한동안은 우리집 풍경이 이럴 겁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무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46
옐라 마리 지음 / 시공주니어 / 1996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사과와 나비>를 보았던 것과는 다른 느낌의 책이다. 좀더 깊이가 있다고 할까.. 언젠가 사진으로만 된 이와 비슷한 책을 본적이 있는데 유아들이 보기엔 이 책이 나은 것 같다. 새와 도마우스(다람쥐인 줄 알았는데 책소개를 보고 알았다.)의 한해살림도 볼 수 있고 나무도 도토리 나무라 더 아기자기 하다. 알을 까고 나온 새끼에게 먹이도 물어다 주고 조금 자란 아기 새가 날갯짓도 배우고, 벌레 잡는 것도 지켜보는데 한 쪽에선 도마우스가 겨울잠 준비에 열심이다. 도토리도 물어다 굴속에 넣어두고... 엄마 아빠 아기 새들은 따뜻한 곳을 찾아 날아가고 도마우스는 땅속으로 파 들어간다. 나뭇잎은 다 떨어지고 춥고 바람불고 눈이 와도 땅속에서 잠을 자는 도마우스는 걱정이 없다. 어느 덧 눈도 내리고 책을 덮으면 꼭 한 번쯤은 앞에서부터 다시 읽어야 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치과의사 드소토 선생님 비룡소의 그림동화 9
윌리엄 스타이그 / 비룡소 / 199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글이 다소 많아 처음엔 약간씩 줄여서 읽어 주었다. 윌리엄 스타이그의 그림은 항상 쉽게 그린 듯 세밀하지도 않은데 아이가 상황을 다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특히 요즘 도르래와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가는 것에 관심이 많았었는데 도르래를 카고 올라가서 이를 뽑는 치과의사라니 그 부분을 뚫어져라 살펴본다. 치과에 갔던 경험은 없지만 가끔 이를 안 닦는다고 도망다닐 때 겁주는 얘기로 듣던 것과 사촌누나가 이를 교정하는 걸 이를 잘 안 닦아서 그렇게 됐다고 했더니 막연하게 겁먹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이 드소토 치과는 뭔가 다른 자기가 한 번쯤은 다 만져보고 싶은 것들로 되어있어 마음에 드나 보다.

작가는 참 잘도 아이들의 심리를 표현하고 있다. 아이가 물어 볼만한 것부터 가우뚱하니 의문을 가질 것까지 미리 알고 책을 쓴 것 같다. 읽어 주면서도 어쩜 여기까지 생각할 수 있을까 하게 되니 말이다. 무엇보다 이 책의 압권은 마지막 치료를 다 끝내고 목적달성도 하지 못한 채 맥없이 돌아가는 여우의 '대다니 고마스니다.'이 한마디다. 아이랑 저는 누가 질새라 '대다니 고마스니다.'를 상대의 입을 막으며 먼저 하려고 난리가 난다... 또 다른 말도 이를 앙다물고 계속 주고 받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