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이 주는 기쁨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청미래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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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드 보통의 작품들은 나에게 그다지 깊은 감흥을 주지는 못했었다. 하지만 해가 지날수록 그의 매력에 빠지지는 않아도 ˝아!˝ 하는 감탄사는 날릴 정도가 되었다. 구지 세속적으로 말하면 `남주긴 아깝고 갖기엔 내 스탈 아닌`... 그런 표현으로 비유 되겠다.

아홉 개의 짧은 단편이 매우 스타일리시하게 엮여 있다. 그 중 가장 좋았던 건 <일과 행복>이다. 일/행복은 결코 양립, 화해 불가능하다는 마르크스적 가치관을 짧게, 쉽게, 작가답게, 와닿게 썼다. 철학책이 읽기 지겨운 이유는 현학적인 단어와 딱딱한 문체를 독잘 고려하지 않은 체ㅡ나 잘났어 식으로ㅡ 늘어놓는 데 있다. 한국말을 읽는데 읽는 게 아니라 쳐다보는 듯한 그 갑갑한 느낌. 우리나라에도 알랭드 보통과 같이 소설 작가인데, 철학적 깊이를 가지고 쉽고 재밌고 일상적으로 매력있기까지한 단편을 쓰는 이가 있긴 한가?

상상력을 자극할 것인가, 감동을 줄 것인가, 공감을 끌어낼 것인가, 매력을 어필할 것인가, 끈질긴 노력을 보일 것인가..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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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6-07-16 08: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제부터 읽으셨는데 빠르게 읽으셨네요^^ 책이 재밌거나 Theodora님의 독서력이 좋거나 아니면 둘 다 이겠지요. 제목으로 궁금했는데 친절한 리뷰 감사합니다^^

:Dora 2016-07-16 08:54   좋아요 1 | URL
두 눈 부릅뜨고 초집중해서 볼 책은 아니랍니다 ㅋㅋ비가 와서 빨리 읽었나봐요 겨울호랑이님 주말 즐겁게 건강하게 보내셔요!^^
 
어둠 속의 웃음소리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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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목 번역가의 책이라 읽지 않을 수 없었다!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생생했다. 돈 많은 아재의 뒤틀린 로망이 비극으로 끝나서 이상하게 통쾌했다..1938년 필명 아닌 나보코프 자신의 이름으로 발표된 롤리타의 전신이된 작품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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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경보기 - 절실하게, 진지하게, 통쾌하게
강신주 지음 / 동녘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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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 먹어도 할 말을 하는, 용기 있는, 일관성 있는 강신주 박사님을 응원합니다. 에필로그와 프롤로그는 마치 무기력에 빠진 나를 꾸짖는 선생님 말씀처럼 들려오고...
살고 싶다!!! 사랑하고 싶다 간절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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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교과서 톨스토이 - 욕망이 아닌 사랑으로 살라 플라톤아카데미 인생교과서 시리즈 8
김성일.이강은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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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의 작품뿐만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의 그와 그의 인생을 진실되게 만날 수 있었던 시간. 핵심이 되는 키워드가 질문으로 시작되고, 한 꼭지씩 두 교수님이 번갈아 썼다. 전문가가 풀어서 그런지 내용이 머리에 쏙쏙 잘 들어오고 믿음이 간다. 톨스토이 작품이 그렇게나 많은지 몰랐다. 다 읽으려면 아마 남은 평생 걸릴 듯... 예술과 신에 대한 부분이 내겐 와닿았다. 플라톤 아카데미 <인생교과서 시리즈 추천합니다. 헤겔ㅡ 예수 ㅡ칸트 찜.

반복되는 일상생활에서 인간에게 일이라는 것은 바르게 인생을 사는 태도이자 목적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인간에게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무위도식하는 것으로, 인간의 일이라는 것은 호흡을 하는 것과 같은 삶의 가치로 받아들여지게 되는 것이다.239p

톨스토이는 학자나 전문가가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이 쉽게 성경처럼 읽을 수 있는 글을 최상의 것으로 간주했다. 그에게 현학적 수사법은 가장 기피해하할 대상이다.275p

신을 아는 것, 사는 것, 사랑하는 것, 이것은 모두 같은 것이다. 신이란 삶이다. 신이란 사랑이다.(「인생론」). 327p

톨스토이가 말하는 진정한 사랑은 인간이 끊임없이 완성을 찾아 나아가는 과정이다. 비록 그는 남녀의 육체적 사랑을 부정하지만, 불가피하게 사랑하게 된다면 그 사랑에 그대로 빠져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 보다 완전한 사랑의 의미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9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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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삶을 예술로 만드는가 - 일상을 창조적 순간들로 경험하는 기술
프랑크 베르츠바흐 지음, 정지인 옮김 / 불광출판사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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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혹 해서 집어들었고 도입부도 좋았는데. 내용은 (키워드로 정리해볼 때) 혼자 침묵 걷기 행복 예술 명상 등 짬뽕 장르가된, 자칫 자기계발서로 흘러 갈뻔한 경계에 선 책. 마무리도 좀 약하고....


089 ˝노동이 바로 삶이다!˝라는 문장 하나 건진 것으로 만족한다. 삶이 예술이고 노동과 삶의 경계가 없다면 창의적인 삶을 살기위해 일상을 거룩히 긍정적으로 감사하게 보내라 정도로 정리되겠다.-^^-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지만 특히 창조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노동은 하나의 삶의 방식이다. 그러므로 어떤 방식으로 일하는지 어떤 정신을 가지고 일하는지가 삶을 설계하는 일에서 핵심적이다.070p

그 누구도 우울감을 피해갈 수는 없다. 그것은 모든 이의 삶을 구성하는 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그 감정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처리하는가이다. 언젠가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은 영화를 만듦으로써 자신의 우울증을 치료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159p

알로이스 쉐프는 <걸어서 행복으로>라는 에세이에서 이렇게 썼다. "걷기는 명상이다. 나는 걸음으로써 내 존재의 상태를 변화시켜 다른 사람이 된다. 사람이 걷는 것은 어떤 구체적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개조하고 개조된 존재로서 다른 삶, 더 나은 삶, 더 건강하고 더 행복하고 더 아름다운 삶을 살기위해서이다...171p

마음챙김의 마지막 단계는 동일시를 거부하는 것이다. 단순하게 말하면 자신이 인식한 내용에 대해 가치판단을 내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무엇보다 자기 자신에게 해당하는 말이다. 자신이 어떤일에 실패했거나, 돈이 없거나, 병이 들었거나, 창작의 샘이 막혀버렸다면, 그것이 어렵고 고통스러운 상황인 것은 맞지만 그 일 자체만 보아서는 좋은일도 나쁜일도 아니다. 13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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