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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의 마법 실천편 - 비우고 버리자 모든 것이 달라졌다
이케다 교코 지음, 서명숙 옮김 / 넥서스BOOKS / 2016년 2월
평점 :
절판
아.. '비우고 버리자 모든 것이 달라졌다. 정리의 마법 실천편. 이라는 책이 있길래 덥썩 구매했다.
리뷰를 쓰려고 책을 검새해 들어가니 '정리,주간 부문 12위' 라고 적혀 있다. 아.. 이런 분야가 있구나. 첫 페이지에 나온 22위까지의 책들 중 내가 몇 권이나 읽었는지는 말하지 않겠다. 내가 책을 쓸 수도 있지 않을까. 비포 앤 애프터로다가.
얼마전 고양이에 환장하는 애인을 집에 잠깐 데리고 간 적이 있다. 말로와 리처가 눈길을 뺏어 주기를 바랐고, 그랬으나, 결벽증에 가깝다고 (내가) 생각하는 애인의 충격은 음.. 하지만, 난 차이지 않았따! 이번에 제주 갔을 때 엄마한테 얘기하니, 미쳤니, 거길 누굴 데리고 가, 깜짝 놀란다. 말로를 진짜 좋아하거든. 그랬더니, 그럼 니가 말로 안고 ㅇㅇㅇ로 갔었어야지. 그런다. 엄마..
정리책을 잔뜩 보면서 하는 일이라곤, 정리책을 집에 쌓아두는 거나, 죄책감을 더는 일, 다짐하는척 하는 일이었다고 생각하는데, 이 책의 리뷰를 쓰는 건, 지금이 바로 내가 집을 정리할 타.이.밍.이.고. 그.러.니. 이. 책.에.서. 얘.기.하.는. 누.구.나. ... 다 아는 이야기를 내가 드디어 '실천' 할 수 있는 그런 타이밍인 것이 아닌가. 해서이다. 더 마음 깊이 와닿았습니다. 그랬습니다.
애인을 만나는 날 이 책을 들고 있었는데, 내가 앞에서 <사신의 술래잡기>를 읽는 동안 애인이 맛때가리 없는 커피를 마시며 이 책을 읽었다. '너희집같네' 그러는데, 뙇. 우리집이 그 정도는 아니지!
다시 말합니다. 가슴에 손을 얹고, 이 정도는 아닙니다.
더러운 방 체크 리스트가 있다.
사실 나는 3개 정도밖에 안 된다. 안 된다구.
TV가 없고, 명절을 안 세고, 며칠전에 십년만에 애인을 데리고 갔..
책 초반에 나온다. 썸남이 생겼는데, 한 번 본 놈이 명함 보고 집 앞에 덥썩 찾아와서 물 한잔만 달라고 문을 두드린다.
이 남자가 문틈으로 보고 기함을 하고, 앞으로 열심히 일하고 사시라고 거절 문자를 날린다.
저자는 그에 충격 받고 자괴감에 빠지는데, 아니, 한 번 본 남자가 대뜸 집에 찾아와 문 두드리면, 그 놈은 아니야!! 완전 크리피하다고! 하면서 내심 애인님에게 감사. 혼자서는 못 할 것 같다며, 2주에 한 번씩 청소하러 와주겠다고. 하지만..
그것도 술 마시고!
문제가 뭘까? 내가 집에 잡동사니 귀신이 있다고 하는건 빈말이 아니다. 집에 귀신이 있다면, 그건 분명 잡동사니 귀신일 것이다! 라고 생각하고 있다.
책에서 이야기하는건 그야말로 누구나 다 아는 얘기고, (정리정돈책을 수집하는 내가 처음 듣는 얘기일리 없지만, 열심히 메모하며 해보고 있다.... 여야 하는데, 제주 다녀오고 시간 없었어.) 짐작하듯이, 버리고, 버리고, 버려라. 이다.
아무리 버려도 티가 안 나. 어째서?
엄마가 제주 내려가면서 짐도 많이 빼가고, 사람도 나갔는데, 그닥 나아진걸 모르겠어. 어째서??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현관의 박스를 치울 것이다. 현관을 막고 있는 박스 백개 들어 있던 큰 박스. 리처가 올라가 놀기를 좋아한다지만, 난 박스 때문에 (엉덩이까지 오는 커다란 박스임) 저자처럼 넘어다니는 정도는 아니지만, 더 심하다면 더 심하게 옆으로 게걸음으로 지나가야 한다. 이 부분 읽으면서, 교코씨, 당신도.. (눈물)
다섯가지 스텝이 있다. 나같은 정리맹, 정리치를 위해 간단하게, 더 간단하게 다듬은 스텝인 것이 눈에 보여.
1단계: 베이스 캠프를 만들어라
( 깨끗한 책상과 의자를 놓고, 매일 쓰는 물건이 발굴될때마다 모아 놓고 나머지를 치워 나간다)
2단계 : 쉽게 치우고 티가 확 나는 곳부터 공략하라
(버릴까 말까 고민하다가 더 어질러지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비교적 확실히 버릴것을 버릴 수 있는 '부엌' 같은 곳부터 공략)
3단계 : 매일 쓰는 것을 베이스 캠프에 모아라.
4단계 : 지금 안 쓰는 것은 과감히 버려라.
5단계 : 방, 집, 그리고 인생의 지도를 만들어라.
집을 치우고, 꾸미고 한다기 보다, 올 해 안에 이사 가야 하니, 짐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얼른 애인도 집에 불러 청소시키고 싶.. 아니고, 고양이랑 알콩달콩 놀고 싶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