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엔 아무것도 없어 2 - 버리기 마녀의 심플라이프
유루리 마이 지음, 정은지 옮김 / 북앳북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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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기 ‘마녀‘다. 매니아 정도가 아니고. ‘마녀‘ 이 정도의 목표라도 세워야지 보통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목표를 크게 세워야지. 가족과의 타협에 대한 팁이 유용했다. 애인이 좀 읽어줬으면. ‘ 다 버리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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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7-01-19 11: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버리기마녀도 포기한 것이 있다. 바로바로 ... 고양이털! 고양이 두마리 키우는데, 고양이털만은 버리고, 청소하는 것에 목숨건 그녀도 어쩔 수 없는듯.
 
나는 그녀를 사랑했네 - 개정판
안나 가발다 지음, 이세욱 옮김 / 북로그컴퍼니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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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리뷰를 보고 재출간된 책을 다시 읽고 리뷰를 써 줄 수 없냐는 연락을 받았다. 

안나 가발다의 <나는 그녀를 사랑했네> 다. 아, 그 책. 이전 리뷰를 찾아보니 딱 십년전의 리뷰다. 


다른 것보다도, 십년전의 내가 읽었던 '사랑' 책을 지금의 내가 다시 읽어본다는 것이 맘에 들었다. 십년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다르고, (두 번 변했다) 십년 전에는 없었던 것을 지금은 내 옆에 꽁꽁 가지고 있으니깐. 사랑을 모르던 내가 읽었던 책과 사랑하는 내가 읽는 책은 좀 다르겠지. 싶었다. 


내가 기억하던 내용과 중요 플롯이 완전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바람핀 남편에게서 두 딸을 데리고 시아버지와 함께 가족별장에 온 것은 맞다. 그리고, 시아버지의 사랑 이야기를 듣는 것도 맞는데, 나는 그 다음을 완전 다르게 기억하고 있었다. 


시아버지는 지난 10여년 동안 슈퍼마켓에 발을 들여놓은 적이 없다고 했다.

언제나 혼자서 쇼핑 카트를 밀고 다녔을 시어머니.

어디를 가든 언제나 혼자였을 시어머니.


무뚝뚝한 시아버지. 이전에 이 남자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리뷰를 봐도 짐작도 안 간다.

같이 살고, 같이 먹는데, 왜 장 한번 같이 안 봤을까. 장을 본 적도 없고, 장을 같이 본 적도 없고. 


좋아할만한 구석이 없는 남자가 겁을 내고 '진정한 사랑'이라고 생각했던 것을 놓친 회한을 듣는 것인데, 좋아할만한 구석이 없긴 하지만, 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아쉬움에 대한 이야기는 공감할 수 있었다. 


해외 출장중에 일로 만난 여자를 사랑하고, 해외출장을 만들어 그 여자와 유럽 곳곳을 누비며 사랑을 하지만, 거기까지. 아내도 애인도 선택하지 못하고, 어영부영 세월을 보내고, 사랑을 떠나보낸다. 떠나보내는 것도 비겁하다. 


사랑 앞에서라면, 자존심도, 비겁함도 우습지 않으나, 용기 내는 척 했다가, 자신 앞에 나타나준? 핑계를 덥썩 붙들고, 자위하는 것은 꼴불견이다. 


"그런 셈이야. 더 정확하게 말해서, 그녀의 남편이었던 장 폴 자르메 때문이지. 아니, 솔직히 말하면, 그 사람이 없었다 해도 나는 떠나지 않았을 거야. 또 다른 핑계를 찾아냈을 테니까 말이야. 신의가 없는 자들은 핑곗거리를 찾아내는 데에 아주 능하거든. 아주 능하고말고."


이 책에서 다시 봐도 기억에 남는 문구가 있다. 


우리는 상처투성이가 되었을지언정 오랜 친구 같았단다.

우리 둘이서 방금 커다란 돌덩이 하나를 들어 올렸다가, 돌덩이 아래에 우글거리는 것들이 너무나 흉측한 나머지 곧바로 그걸 다시 내려놓은 느낌이 들었어.


아내가 불륜을 알게 되지만, 얘기하게 되지만, 결국 시간이 뭔지. 상처투성이의 오랜 친구 같았다고 말한다. 

돌덩이 아래 있는 흉측한 것들은 그냥 돌덩이를 다시 내려놓으면 되는걸까? 거기 뭐가 있는지 서로 아는데, 그럼 그걸로 되는걸까? 


사랑은 하지만, 놓치는 멍청이. 그것이 사랑이든 무엇이든. 


나는 늘 생각한다. 마음이 식는 것만은 어쩔 수가 없다고. 다른 사람과 사랑에 빠지는 것도 어쩔 수가 없다고. 둘이 동시에 열렬해지는 건 기적과도 같고, 마약과도 같아서, 그런 사람이 나타난다면, 보내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한다. 사랑하니깐. 사랑이 식은 후에, 그것이 사랑은 아니었다고 생각된다면, 그리고 내가 여전히 그를 사랑한다면, 다시 받아줄 수도 있을 것 같다. .. 라고 말은 하지만, 나의 질투력은 보통이 아니니, 실제로 그런일이 생기게 된다면, 어떻게 할지 나도 모르겠다. 그리고, 내 마음이 왜 안 식고, 계속 뜨거워져만 가는지도 모르겠고. 


"우리는 언제나 남아 있는 사람들의 슬픔에 대해서만 말하지. 하지만 떠나는 사람들의 괴로움에 대해 생각해본 적 있니?"


너무 이기적이고 뻔뻔한 말이다. 이전의 나는 그렇게 생각했을지 모른다. 지금의 나는 애인이 나에게 헤어지자고 했던 것을 힘들어하고, 괴로워한 것을 알고 있다. 내가 너무 죽을 것 같아서 그 상처를 치료해주지 못했어서 마음 한구석에 미안함으로 남아 있다. 하지만, 애인에게도 아내에게도 만족감을 주지 못한 남자가 아들이 막 바람피워서 떠난 며느리 앞에 대고 할 소리는 아니지! 


남자는 자신의 아들이 다른 여자를 사랑하고, 아내와 자식들을 떠나는 이야기에서 자신의 과거를, 자신이 놓친 과거를 떠올렸을지도 모르겠다. 그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은 아들이 떠난 것을 힘들어하는 며느리이지만, 자신에게 하는 이야기였을 것이다. 혹은 속내를 이야기하지 못한채( 하지만, 아마 다 알았을 것 같은 ) 떠나보낸 마틸드에게 하는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 

가족관계, 남녀 다 덜어내고 보는 것이 가능하다면,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고, 후회의 연속이다. 생각해보니, 이전 리뷰에도 이런 어정쩡한 글을 남겼던 것 같다. 


이 이야기는 마틸드(시아버지의 애인이었던, 시아버지를 사랑했던, 그러나 떠나기로 했던) 의 이야기로 다시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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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이소오 2017-01-18 1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이상하게 이 책이 잊히질않아요.

저도 아마 이책에 대한 리뷰 써논게 있을텐데, 다시 읽어보고 싶네요

하이드 2017-01-19 11:38   좋아요 0 | URL
이야기는 같은데, 읽는 사람이 달라졌다는 것이 재미있는 독서였습니다.^^

푸른희망 2017-01-18 2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어보고 싶게 만드는 리뷰예요~~

하이드 2017-01-19 11:38   좋아요 0 | URL
줄거리는 뭔가 호감이 아닌데, 문장이나 감성이 묘하게 와닿아요.
 
드래곤플라이 데드맨 시리즈
가와이 간지 지음, 권일영 옮김 / 작가정신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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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맨 가와이 간지의 신작.사건을 해결하는 형사 각각의 매력은 좀 만화같고, 업덕션이라는 추리기법도 확 와닿지는 않지만, 사건 관련인물들의 이야기와 스토리가 충분히 매력적이다. 드래곤플라이, 잠자리. 잠자리로 시작해서 잠자리로 끝나는 이야기.소녀와 소년 둘. ‘영원의 아이‘도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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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12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와이 간지 소설이 이번에도 약간에 취약점이 있나 보네요. 데드맨도 소재가 흥미로워서 읽으려다가 조금씩 아쉽다는 리뷰들이 있어서 접었는데...가와이가 스고이 될 때를 기다립니다.

하이드 2017-01-12 17:28   좋아요 0 | URL
네, 전 애정을 가지고 읽다보니, 그럭저럭 읽을만 했어요. 분량은 데드맨보다 훨씬 많습니다. 하지만, 시리즈물인데, 형사들 매력이 안 와닿으면, 좀 그렇죠. ㅜㅜ 말씀대로 얼른 스고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우리에게도 계보가 있다 - 외롭지 않은 페미니즘
이민경 지음 / 봄알람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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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에 난 구멍으로 빛이 든다. 이정도면 사는데 지장없다. 그런데도 득달같이 달려들어 커튼을 더 찢으려 드는 이들이 있다. 이해할 수 없다. 부산스럽고 소란하게 굴기에 눈살을 찌푸렸다. 그리고 비난했다. 이제 그만좀 하라고 소리를 높였다. 빛이 든 이후에 살기가 좋아진 거라는 말을 주워 들었지만 무슨 소리인지 실감이 되진 않았다. 결국 요란하게 굴던 이들은 구멍을 조금 키우는데 성공했다. 빛이 조금 더 든다. 조금 더 살만하다. 그런데 그들은 멈추지 않고 야단이다."

 

커튼에 구멍을 내는 사람, 커튼을 더 찢으려고 부산스럽고 소란스럽게 구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막상 커튼을 다 찢어버리고 나면, 그 세상은 지금 작은 구멍에도 계속 놀라고 있는걸 보면, 더 놀라울 것이다. '아는 것' 커튼 밖의 세상을 아는 것.으로 세상이 변하지는 않겠지만, 변화의 필수불가결한 시작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봄알람 출판사의 이민경은 2016년 5월 17일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9일만에 '입이 트이는 페미니즘'을 썼다. 그리고, 예상을 뛰어넘는 호응에 '봄알람'이라는 출판사를 만들고, 두번째 책 '우리에게도 계보가 있다'를 냈다. 봄알람의 세번째 책은 '메갈리아의 반란' 이다.

 

작년 한 해 다양한 페미니즘 책이 나왔고, 2016년 도서판매 분석 같은 걸 보면, 눈에 띄는 변화가 '페미니즘 도서' 정도일만큼 페미니즘 이슈는 독자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 잡았다. 그 책을 읽고, 각자의 커튼에 구멍을 찢기 시작했다.

 

저가가 '계보'를 들고 나온 계기는 민우회 주최 김현미 선생님의 강의를 듣던 중 "우리 여성들에게는 계보가.." 라는 말이 나와 당연히 그래, 우리 여성에게는 조국도 계보도 없지. 라고 앞서 생각하고 있던 중에 "존재한다" 라는 말을 듣고 당혹감을 느낀 것에서 시작한다. "계보에 오를 수 없는 이들이 모여 만들어낸 계보가 있다면 찾고 싶었다"  그래서 이 책 <우리에게도 계보가 있다>를 세상에 내놓게 되었다.

 

사회학적 상상력에 대해 이야기한다. '지금, 여기'를 '지금이 아닌 언젠가, 여기가 아닌 어딘가' 로 가정하기.

과거 여성의 삶, 지금 여성의 삶, 지금 다른 곳의 여성의 삶, 다음 세대의 여성의 삶.

챕터의 제목에 나온 것처럼 '사회는 흐른다' 더 나아질 수도 있고, 한 보 후퇴할 수도 있겠지만, 두 보 나아갈 수도 있는. 그런 사회의 흐름 속의 '나'를 상상해 보면, 덜 막막해진다. 그러기 위해서 지금껏 없다고 생각했던, 지워졌고, 우연히 보존, 발견되었던 '계보'를 공부해보자. 고 한다.

 

읽으면서 울컥했던 부분들이 많은데, 읽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여성의 '연대' 가 나오는 부분에서 벅차올랐다. 다양한, 지워졌던 여성운동의 역사가 나온다. '여성운동' 만이 아니라 '노동운동' 에서, '독립운동'에서, '민주화운동'에서 여성이 지워진 사례들을 보며 소름끼쳤다. 지워졌고, 알아볼 생각하지 않았고, 모르는 상태로 잊혀지고 있었다. 아이슬란드가 IMF의 위기를 맞아 강한 구조조정으로 성공적으로 회생한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 때의 총리가 여자이고, 유일하게 벌금을 물지 않은 은행의 은행장이 여자였다는 것은 이 책을 읽고 처음 알았다.

 

"시간이 지나면 여성은 반드시 승리하가? 일단 변화가 일어나면 그 전으로 돌아가기는 어렵다. 처음부터 억압에 휩싸여 있을 때는 그럭저럭 버텼다 하더라도, 한 겹 걷어낸 세상을 맛보고 나면 다시는 그것을 뒤집어 쓸 엄두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

 

다음 책인 '메갈리아의 반란' 에 대해 기대하게 만드는 글이 있다.

 

 

"지난 시대의 가부장과 똑같은 얼굴을 하고 똑같은 말을 하면서 그렇지 않다고 부인하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조상을 닮았다는 말에 발끈한다. "그것과 이것이 같으냐?" , "과거에는 차별이 있었지만 나는 상식적인 얘길 하는 거다." 뻔한 주장이다. 그러나 그 상식은 누가 만들었는가? 차별과 억압을 받는 입장이 아니기에, 그저 힘이 센 편에 서 있는 이들, 그러다가 우리의 투쟁으로 세상이 조금 변하고 상식 아니었던 것이 상식이 되면 냉큼 거기 올라타 그다음 변화에 어깃장을 놓을 뿐인 이들은 모른다. 계승할 역사도 긍정할 전통도 없이 변화를 막아서는 이들은 그저 미역에 불과하다. 배에 엉겨 붙어 진로를 필사적으로 방해하는 미역"

 

그들은 그저 미역에 불과하다고. 아, 너무 웃었다.

 

메갈리아가 왜 후련했는지, 아래 글이 잘 설명해주고 있다.

 

"당연하게 여겼을 뿐 아니라 나 역시 때로 동조하던 혐오를 똑같이 흉내 내는 방식으로 누군가가 반기를 들었다. 우리를 오랫동안 옭아맸던 침묵의 나선은 그렇게 끊어졌다. 여태까지의 페미니스트에게 기대하던 정치적 올바름과는 거리가 먼 여성의 목소리가 남성이 독점하던 공간에 발을 들였다. (..) 똑같이 상스럽고 저열하고 의미 없는 언어가 곁에 서자 그 실체가 얼마나 초라한지 여실히 보였다. 여성혐오의 지위는 절대에서 상대로 추락하며 힘을 잃었고, 더 이상 나를 제압할 수 없었다. (..) 또한 나는 이제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이제 페미니스트라는 이유만으로는 공격할 수 없다. 메갈리안이라는 새로운 적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신여성에서 모던걸로 그리고 페미니스트로, 대상만 바꾸어가며 언제나 존재하던 혐오의 불길은 이제 메갈리아로 옮겨 붙었다. 이제 나를 공격하려면 메갈리안이라는 혐의를 씌울 것이다.

 

메갈리안에 분노한 이들이 스스로가 만든 명분에 갇혀 사상에서 표현으로 운신의 폭을 좁히는 과정은 산뜻한 승리감을 안겨주었다. 혐오는 거세진 듯 보였지만, 메갈리안 등장 이후 그 범위는 분명하게 축소되었다.

 

극단적이고 과격한 페미니스트를 비난하던 이들은 태도를 전향하여 "진정한 페미니즘"을 긍정하며 메갈리안을 공격했다. 메갈리안이 미러링에 그치지 않고 소라넷을 폐지하고 여성혐오 광고와 랩을 만든 이들에게서 사과를 받아내고, 몰래카메라 금지 법안을 만들어내는 등의 "진정한" 변화를 만들어냈지만 그들의 적대적 태도에는 변함이 없었다. (..) 이제 누구를 혐오하는지 잘 설명해야 하는 쪽은 그들이다. 내가 겪은 가장 큰 승리다."  

 

 

이 책의 미덕은 정말 중요하지만, 정말 모르고 있는,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던 역사 속의 여자들에 대해 알고,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러 미래까지 흐르게 될 여성운동의 흐름을 느끼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 또한 그 흐름 속에 있다는 것을 분명히 의식하고, 힘내는 것.

 

스터디북처럼 질문과 빈칸으로 이루어져 있는 부분이 많은데, 입트페에 이어 이건 좀 이제 그만했으면 싶은 것이 아쉬움. 뭐,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모를 것을 예상하고 던지는 질문에 그렇게 큰 빈칸 둘 필요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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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자닷컴
소네 케이스케 지음, 권일영 옮김 / 예담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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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암살자닷컴'은 의외로 직역인데, 번역 제목이 귀에 착 달라붙는다.

원제는 korosiya.com 으로 코로시야가 킬러를 의미한다고 한다.

 

'암살자닷컴'을 둘러싼 킬러들이 주인공인 다섯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단편집이다.

소네 게이스케의 작품은 언제나 기대된다. 아주 얇은 단편집인 '열대야'를 가장 좋아하지만, 첩보 경찰 미스터리이자 공안이 주인공인 '침저어'도  단편집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도 강렬한 느와르 물이었다. '코'만 아직 읽지 못했는데, 표지가 너무 흉하다. 이번에 나온 '암살자닷컴'은 암살자닷컴이란 곳에서 암살 내용을 보고 입찰 경매를 해서 최저가로 낙찰 받는 사람, 그러니깐, 암살자, 킬러가 암살을 하고, 돈을 받는다. 그들에게 필요한 물건, 총이나 테이저건이나 약 같은 것을 구매할 수 있는 시장도 형성되어 있다. 각각의 단편에 범인, 암살자가 주인공이다. 베테랑 암살자에서 돈이 필요한 주부까지, 업계 사람부터 우연히 접하게 된 사람까지 다양한 암살자들이 나온다.

 

소네 게이스케 소설이 신선하게? 느껴지는 것은 분명 잔인한 이야기이고, 잔인한 장면이 안 나오는 건 아니지만, 영화의 화면전환처럼 빠르게 전환되는 장면들 때문인 것 같다. 최근에 본 '무통' 같은 류의 책들, 잔인한 장면 끝도 없이 디테일하게 묘사하면서 불쾌하게 만드는 경우도 많은데, 많은 장면이 과감히 생략되어 있다. '블랙 코미디'란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반전 같은 것이라기 보다 예상과 달리 어그러지는 장면들이 계속 나와서 완벽하게 기승전결 루트를 타는 이야기들보다 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쪽이다.

나쁜놈이 개과천선, 사건 해결로 벌을 받는 장면이 나오지 않고, 나쁜놈이 생활인으로 느와르의 세계에서 애쓰고 있는 장면이 나오니, 블랙코미디의 그림이 나오는 것.

 

하우미스터리에서 2016년 미스터리 (290권) 결산해 둔 것을 보았는데, 일본 미스터리가 많이 줄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이 덜 번역된건가 싶다.  대박 터트리는 히가시노 게이고들 외에도 소네 게이스케같은 작가들의 작품이 더 많이 다양하게 소개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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