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옹철의 묘한 진료실 - 슬기로운 집사 생활을 위한 고양이 행동 안내서
김명철 지음 / 비타북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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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집사들이 보기 좋은 책. 분량은 적지만, 영역동물인 고양이를 알아가기 위한 사례들과 꼭 알아야할 이야기들이 나와 있다. 저자가 문제 고양이 집사들을 컨설팅하는 프로그램을 했고, ‘세상에 나쁜 고양이는 없다‘ 인간이 문제를 만들거나, 방치한다.는 것을 좀 알라고 조곤조곤 좋은 말로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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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 이미 충분히 행복하지만 행복한 줄 모르는 사람들에게
앨릭스 파머 지음, 구세희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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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헤도니아(hedonia) 적 행복과 에우다이모니아(eudaimonia)적 행복이 있다.

쾌락적 행복인 헤도니아는 즐거움을 최대화하고 고통을 최소화하는 것으로 일시적이거나 피상적이고, 에우다이모니아적 행복은 자신의 행동이 개인적 목표와 가치관에 부합하고 사회적 공익에 이바지한다고 느끼는 심리적 행복감이다.

 

한 마리 제비나 화창한 하루가 봄을 가져오는 게 아닌 것처럼 단 하루나 짧은 기간의 즐거움이 사람에게 복을 내리거나 행복하게 하지는 못한다.

 

- 아리스토 텔레스 '니코마코스 윤리학'

 

발달심리학자 앨런 워터먼이 말하는 에우다이모니아적 행복이란 '인생에서 갈망하고 가질 가치가 있다고 여겨지는 것으로 나아가는 상태' 이다. 행복은 성격을 바탕으로 예측할 수 있다고 한다. 타고나는 부분이 있음. 성격도 팔자라는 말, 타고난 성격이 운명을 좌우한다는 말에 살면서 계속 공감한다. 성격이라는 것은 어떤 일이 일어났을 때의 대응들이 모여 형성되는 것이고, 순간의 선택과 대응들이 누군가의 운명을 크게 좌우한다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이야기.

 

심리학 교수이자 행복전문가인 소녀 류보머스키에 따르면, 행복의 50퍼센트는 유전적으로 타고나고 (성격!) 10퍼센트는 현재 상황과 직접적으로 관련. 나머지 40퍼센트는 자신의 힘으로 바꿀 수 있다고 한다. 그 퍼센테이지야 어쨌든, 타고난 거고,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 관련 있지만, 꽤 많은 부분을 내가 바꿀 수 있다는 것.

 

이 책에서는 내가 바꿀 수 있는 '40퍼센트'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과학적인 방법들을 구체적으로 담고 있다.

 

재미있게 읽었다. 이 책에 따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내 성격의 타고난 50프로 외에도, 내가 바꿀 수 있는 것들이 잔뜩 나와 있고, 결론은 '사실 행복이 그렇게까지 중요한 것은 아니고' '너무 행복하기만 해도 당연히 안 좋고' 라고 하는 것까지도 유용했다.

 

가장 시간을 많이 보내는 공간인 일터에서 행복감을 높이는 방법으로 시작한다.

 

누구나 자신에게 던져야 하는 기본적인 질문

자신의 일이 자신의 핵심 가치관과 긴밀히 연결되거나, 심리학자들이 '자기일치적'이라 부르는 업무상 목표를 추구하는가.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일터에서 만족감을 얻고 업무를 잘 수행할 가능성이 높다.

 

요즘 나의 화두는 '일' 이어서, 이 부분 건져 간다. '핵심 가치관'과 연결되거나 '자기 일치적' 일 것. 예를 들자면, 동물권자가 스테이크 하우스에서 일하지 않는 것. 굉장히 중요한 것 같다. 일터에서 행복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제시되고 있지만, 이것이 기본이다. 이 글을 보고 내가 평소에 정리하지 않고 있던 생각 하나를 버렸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지. 현실적으로 그게 되지 않는다면, 그냥 돈만 빠짝 벌어서 돈을 목표로 하면, 덜 불행하겠지. 여기서 더 나아가 빠짝 벌고, 합리적 지출 습관 만들고, 경제적 활주로 만들고, 조기 은퇴해서 내가 하고 싶은 일 할 것. 여기까지 생각하고 있었다.

 

'돈'이 목표가 되면 안된다. 라는 것이 기본 명제여야 한다. 돈을 위해 하는 일은 행복을 가져다주지 못한다.

연봉은 대략 평균적으로 7,500만원 정도면 '행복감 정체기'에 들어선다고 한다. 연봉이 7억이라고 열배 행복할 수는 없다는 것.

 

일터에서 다양하게 시도해볼만한 것들로는 일터를 개인적으로 꾸미기. 화분을 가져오면 좋다고 한다. 식물 최고. 통근 문제는 걸리는 시간보다 통근 방식이 더 행복도에 영향을 끼친다. 다음 순서대로 만족도가 높다. 걷기>기차>자전거>자가용>지하철>버스. 이 부분 읽으며, 과거 회사 다닐때 가장 싫었던 기억은 지옥철이었다. 통근 시간이 길어져도 기차를 타고 가며 책을 읽을 수 있다면, 그 시간에 책 읽으며 너무 좋을 것 같다. 지금의 통근 방식은 '걷기' 이다. 걷기가 만족감 최고인 이유는 여러개 생각나는데, 그만큼 통근시간이 짧게 걸림. 가까움. 몸을 움직임. 변수가 적음. 건강. 등등

 

그리고, 휴식을 자주 취할 것. '우리 두뇌는 제한된 양의 에너지만을 가지고 있어 수시로 재충전해줄 필요가 있다.'

17분 휴식하고, 52분 쉼없이 일하는 것이 가장 생산성 높았다고 하는 연구가 있고, 전세계를 강타! 나도 강타! 했던 포모도르 기법도 나온다. 업무 시간을 30분 단위로 잘라 25분동안 일하고 5분 동안 쉬는 것. 이건 사람마다 다르더라. 40분 일하고 20분 쉬기도 하고. 여튼 이것은 집중하는 시간보다 '휴식하는 시간'이 중요하다는 것이 포인트이다.

 

휴식도 잘 해야 한다. '업무 부담을 중단할 수 있는 활동'을 해야 한다. 낮잠, 휴식, 멍때리기, 명상, 독서, 수다 등.

 

업무에서의 휴식 뿐 아니라, 어떻게 쉬어야 제대로 충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그 외에도 여가 생활을 잘 보내는 법, 우정과 사랑과 결혼, 집, 공간 등등에 관한 삶의 전반에 대해 싹 훑는데, 읽는 각자에게 와닿거나, 생각해볼만한 부분들을 건져볼 수 있다. 아, 내가 하는 이런이런 것들이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구나. 아, 이런것들을 더 하면 좋겠다. 감상과 행동을 더할 수 있다.

 

행복에 관한 연구들을 잔뜩 쌓아두고 요약해서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 책이 거기에 그치지 않았던 것은 행복 추구의 뒷면을 마지막 장에 썼기 때문이다.

 

행복도가 가장 높은 곳의 자살율이 높다. 자신의 행복은 자살을 막아주지만, 타인의 행복은 나의 불행을 돋보이게 하기 때문에? 행복을 추구함으로써 행복해지지 않았을 때 더 불행해지기도 한다.

 

행복감도 그냥 행복해.로 그치지 않고, 긍정적 감정의 다양성 emodiversity 를 추구해야 한다고 한다.

긍정적 감정만 있는 것의 해로움 또한 많아서 긍정적 감정대 부정적 감정의 이상적인 비율은 약 3대 1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이 책의 전체적인 어조와 이야기는 행복하기 위해서! 이지만, 마지막 장이 부정적인 면 또한 짚어주면서, 그 비율을 맞춰준게 아닌가 싶다. 10장 중에 1장뿐이지만, "나쁜 것은 좋은 것보다 강하다" 더 큰 영향을 끼친다. 그러므로 행복 책에 이 정도가 딱 좋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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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패스는 일상의 그늘에 숨어 지낸다 - 범죄심리학자 이수정과 프로파일러 김경옥의 프로파일링 노트
이수정.김경옥 지음 / 중앙M&B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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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중심이지만, 그간 읽어왔던 범죄 프로파일러들의 책들과 다르게 느껴졌던 것은 한국 사례를 여성의 눈으로 읽은 것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 그리고 그 외 각종 시사뉴스 에서도 여성혐오 범죄에 당사자성과 전문성을 지닌 여성 전문가의 코멘트를 접하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고, 여전히 부족하다. 현장의 귀한 여성전문가인 이수정 교수와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프로파일러 김경옥의 책이다.

보통은 미디어에 나오는 전문가에 대한 불신이 있지만, 강력범죄 희생자의 대다수가 여성인 나라에서 이 분야의 여성 전문가가 가능한 많이 노출되어 더 많은 여성이 이 분야에 진출하기를 바란다.

 

크라임 픽션, 논픽션 가리지 않고 많이 읽어서 내용을 짐작하고 읽기 시작했지만, 기대 이상으로 좋은 책이었다. 잠자리가 뒤숭숭할 정도로 뉴스에 나오는 현실과 그에 대한 분석이 냉철하고, 와 닿았다.

 

이 책을 읽고 내린 결론부터 말하자면, 자식 낳을 자격 없는 자들이 아이를 낳아 학대하고, 범죄자로 만드는 악순환을 공고히 했다는 것, 그리고, 술에 대해 너그러운 문화를 박살내야 한다는 것이다. 강력범죄자들 중에 사이코패스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지만, 열악한 환경과 복지의 부재로 범죄자가 되는 것도 부인할 수 없고, 모든 범죄자를 감옥에 가둬둘 수 없는 이상, 교정과 재사회화가 필수인데, 너무나 미흡하다. 정신감정에 대한 테스트는 다양하고 전문적이지만, 그것을 이용하고 해석하는데 있어서 악의와 선입견, 공범의식들이 작용한다.

 

제소자와의 면담 시 대부분의 범죄자는 면담 초기에는 경계심을 갖지만, 이내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곤 한다. 그들은 지금껏 자신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고 제대로 들어준 사람을 만난 적이 단 한 번도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 모성 결핍이 있고, 결손가정에서 자라 누구와도 따뜻한 인간관계를 맺은 적이 없다는 것이 묻지마 범죄자들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유일한 공통점이었다. ”

 

범죄자와의 공존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범죄자를 직접 면담해 왔던 저자는 범죄자와 일반인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범죄자 중에 인상 좋은 사람도 많고, 범죄자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나누는 차이는 결국 순간적인 자제력이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가 불행한 사건을 겪을 때마다 고통을 참을 수 있는 이유는 바로 희망 때문이다. ,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있거나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다면, 지켜야 할 그 무엇이 있다면 오늘의 괴로움을 참아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그러나 범죄자처럼 이번 생은 끝이라고 생각한다면 더 이상 참지 않는다. 지킬 것도 없고 기대할 것도 없는 이에게는 지금 당장의 욕망을 풀어버리는 것 외에는 사람의 목적이 그 무엇도 없다.

 

첫 장에 나오는 연쇄살인범 G, G의 최초 범행은 초등학생 납치와 살인이었다. G는 어렸을 때 동네 아저씨로부터 성추행과 강간을 당했고, 고등학생 때는 친구와 선배에게 구타 당하는 등 학교 폭력에 시달렸으며, 군복무 중에는 동료와 고참에게 가혹 행위와 구타를 당했다고 한다.

 

G의 인생이 아동기부터 왜곡되었고, 첫 범행이 남자 초등학생에 대한 성폭행과 살인이었음을 고려해보면 학대받은 성장기가 범행에 영향을 주었음을 알 수 있다고 하는데, 범행 대상은 아동과 여성이었다.

 

여자들은 아동기에도 성인이 되고 난 후에도 피학대자인 경우가 많지만, 그 많은 여자들 중에 누구라도 연쇄살인범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뭐가 문제일까. G의 아동기에 영향을 끼친 남자들도 다른 남자들에게 폭행을 당했던걸까?

 

G는 구치소에서 자살했고, 이 꼭지를 쓴 것이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G의 마지막 순간을 재구성한 장면은 불필요하고, 역겨웠다.

 

경기 서남부권 부녀자 연쇄살인사건의 범인 T, “그는 평소 이웃 주민과도 잘 어울리던 평범한 사람이었다.” 역시 가정환경에 문제가 있다. 그의 아버지는 어머니를 자주 구타하는 등 폭력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 중학교 시절 매점에서 음식을 훔쳤는데, 어머니가 훔친 물건을 변상해주고, 매점 주인이 경찰에 신고하지 않음. 이런 식으로 초등학생 때부터 절도와 같은 비행을 반복했지만, 군입대까지 한 번도 전과 기록을 남기지 않을 수 있었다.

 

종종 매점에서 빵을 훔쳐 먹었어요. 처음에는 잘못이라고 생각한 것 같은데, 처벌받은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그래서 나쁜 일을 해도 감옥에 가진 않겠지하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학창시절부터 범법행위를 일삼았는데, 금전적 해결 등을 통해 단 한 번도 징역을 살지 않은 것이 특이한 점이었다고 한다.

 

결혼 네 번하고, 여자들 꼬셔내서 살해함. 만난 여자가 셀 수 없이 많았다고 한다. 읽는 내내 경고벨이 띠링띠링 울린다.

 

호감형의 남자.

 

그의 살인 행각은 소름끼치게 잔인했다. 여성을 자신의 차에 태우고 문을 잠근 뒤, 한 손으로 핸들을 잡고 운전하면서 다른 손으로는 반항하지 못할 때까지 여성의 얼굴이나 머리 등을 가리지 않고 폭행했다.” 한적한 곳으로 이동해 강간을 저지르고 목을 졸라 죽임. 스타킹으로 목을 조르는데, 신축성이 있어서 피해자가 숨을 거두기까지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여자들아, 모르는 남자 차에 타지 마. 처음 보는 남자랑 자지 마.

 

소아기호증 범죄자 J, 초등학교 교사 출신 삼십대 유부남이다. “평상시에 야한 동영상을 좀 봤어요. 보통 남자들이 즐기는 정도였죠. 스트레스 해소랄까요. 그냥 재미 삼아 봤던 것 같아요.” 우리는 이제 보통 남자들평상시에즐기는 야한 동영상이 어떤 것인지 알고, 아동성범죄자들에 대한 공범의식 짙은 판결이 얼마나 깃털같이 가벼운지도 안다. 범죄자들을 키워내는 문화를 용인하고 있다. 아동 치한범 중에는 잘 아는 이나 친족강간범이 많다는 점에서 배로 괴롭다.

 

강간범들이 나오는 장을 읽다보면, 이들이 진정으로 여자를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는구나. 알 수 있다. 전자발찌를 차고 여자를 강간 살해한 Y, 사람을 죽이고도, ‘그렇게 심하게 저항하는 여자는 처음 봤어요신기해한다.

 

성인 여성을 상대로 한 강간범이 모두 동일한 이유로 범행을 저지른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이들에게 나타나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여성에 대한 반감, 강간 통념을 수용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 남성적 역할을 과도하게 과시하는 점, 피해자에 대한 공감 능력이 부재하다는 점 등이다.”

 

가정환경 이야기 또 나온다. Y가 적절치 않은 여성관을 가지게 된 되는 폭력적인 아버지와 그의 폭력 행위를 고스란히 전수 받은 나이 많은 형들”, 어린 자신을 구원해줄 수 없었던 어머니의 모습은 여성의 존재 가치를 격하시키는 모델이 됐을 것이라고 한다.

 

그 다음 장인 정신질환범죄에 대한 장에서는 정신질환도 질병이라는 인식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과 범죄를 저지른 정신장애 범죄자에 대해서는 치료 및 관리를 통한 재범 예방이 중요성을 강조한다.

 

여성 범죄 사례들도 나온다. 산후우울증으로 아기를 죽인 엄마, 사연 보면 갑갑하다. 결혼 5년이 지나도 아이가 들어서지 않았고, 시부모로부터 압박이 있었지만, 남편이 위로해 줬다. 결혼 생활 5년이 넘어서면서 남편이 예전 같지 않고, 야근과 회식으로 늦은 귀가, 아내가 서운한 마음 비추면 화를 내고, 집에 들어와도 재미가 없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고 한다. 가슴앓이 해온 S는 남편을 예전의 다정한 모습으로 돌려놓기 위해서라도 아이가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굉장히 흔한 이야기. 자식을 가질 자격이 없는 부모들. 남편이 무시할수록 아이에 대한 집착이 커져가고 3년여를 고생하던 끝에 임신에 성공, 남편의 반응 시큰둥하고, 여전히 늦게 들어오고, 외박하는 날이 더 늘음. ‘아이가 태어나도 남편이 돌아오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하는 생각에 점점 신경질적이 되고, 남편은 한심해 함. 아이가 태어나고 남편이 아이를 보며 즐거워하자, S는 남편의 모습이 반갑고 좋지만, 불안감을 느낌. 남편이 출근한 후 아이와 둘이 있을 때는 아이를 쳐다보기도 싫고, 아이를 미워하고, 그런 자신이 혐오스러움. 자신이 겪은 고생을 알아주지 않는 남편이 야속함. 계속되는 남편의 무관심. 어느 날 아이가 잠에서 깨어나 울고, S는 아이의 얼굴을 베개로 덮는다.

 

산후우울증 전 부터 너무 큰 문제를 안고 있는데, 그걸 아이로 해결하려고 한 것부터가 문제다. 아이 낳을 자격 없는 부모.

 

4부 성격장애에 나오는 범죄자들도 끔찍하다. 사람을 조종하고, 기만해서, 경계선적 성격장애를 지닌 친구 L로 하여금, 역시 심리적으로 취약한 K군을 학대하고, 때리고, 화상 입혀 쇼크사로 죽게 만드는 R 이야기 나오는데, 딱 떠오르는 사람이 있어서 더 섬찟했다.

 

의존적 성격이 강하고, 자아 정체감이 낮아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서만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고자 하며, 이 같은 욕구에도 불구하고, 정서 상태는 매우 불안정하여 상대방과 안정적 관계를 유지하기 어렵다."

 

사람을 도구로 살아가는 이들.

 

마지막 장인 한국형 범죄에서는 묻지마 범죄, 가정폭력, 주취폭력 이야기가 나온다.

 

묻지마 범죄에 대한 전문가의 정의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뚜렷한 이유 없이, 묻지마 식으로라는 말과 함께 사용된다. ’불특정 다수란 범인과 피해자 사이에 아무 관계가 없다는 것이고,’묻지마 식이란 범행 이유를 알 수 없다는 의미이다. , 범인이 왜 그러한 행동을 했는지 미루어 짐작하기 어렵고, 왜 모르는 사람을 대상으로 했는지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즉 묻지마 범죄에서 묻지마의 의미는 뚜렷한 목표나 합리적 이유 없이 즉흥적으로 행동에 옮기는 것을 뜻한다. ’자세한 건 내게 물어보지 마 (또는 나도 잘 몰라, Do not ask me)라고 이해하면 될 것이다.

 

여혐범죄들을 묻지마 범죄로 이야기하는 것에 대한 비판들이 있어왔는데, 왜냐하면, 남자 말고, 명백하게 여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여서. 이 책 읽고 나니, 여혐범죄는 그 상위단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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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등산일기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81
미나토 가나에 지음, 심정명 옮김 / 비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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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 작가 미나토 가나에의 등산 에세이인 줄 알고 읽기 시작했다. 가쿠타 미츠요의  마라톤 에세이「어느새 운동할 나이가 되었네요」같은 느낌으로다가. 그러고보니, 가쿠타 미츠요의 책에서도 트래킹하는 이야기, 산에 가는 이야기 나와서 좋았던 것 같다. 다시 읽어봐야지. '종이달' 같은 책을 쓰는 작가가 마라톤 이야기, 산에 가는 이야기를 쓰면 너무 좋은 것이다. 역시, '고백'같은 책을 쓰는 추리소설 작가가 등산 이야기를 쓰다니 좋겠다 싶어 읽기 시작했는데, 에세이는 아니고, 단편연작집이었다.

 

미나토 가나에 추리소설의 과함을 그닥 좋아하지 않았지만, 이 단편집은 참 좋았다. 나는 추리소설의 과함은 좀 싫지만, 등산일기에 나오는 그런 과함은 괜찮은 거 였나보다.

 

읽기 시작하자마자 일본소설에 나오는 '여자력'에 치를 떨었지만, 어느새 빠져들어 울며 웃으며 마지막 장을 덮었다. '마운틴걸'이 유행이라 마운틴걸들이(우엑) 모이는 웹사이트가 있고, 거기에서 정보를 교환한다. 일반적 준비물과 추천 리스트로 클린징티슈 브랜드 올라오고 뭐 그런거. 겉껍데기는 좀 싫은데, 여자들이 등산 정보 공유하는 사이트. 같은건 되게 좋은 이야기다. 맨스플레인 사절.  

 

내가 이 책을 좋아할 수 밖에 없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작품을 좋아하고 안 좋아하고를 떠나서 여자 추리소설 작가인 것이 좋다. 여자 추리소설 작가가 등산 이야기를 쓴 것이 좋다. 끈적끈적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지만, 그래도 '여자들'만 잔뜩 나오는 여자들의 이야기라서 좋다. 여자들이 '등산' 하는 이야기라서 산 이야기가 잔뜩 나오는 것이 좋다.

 

첫 두 단편에 연속으로 대너 등산화가 나오는 바람에 대너 등산화 후원 소설인가 싶었지만, 아니구요. 요즘 "마운틴걸"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등산화인가보다.

 

읽다보니 이 책이 참 좋아져서 읽자마자 짜증냈던 것에 반성했다. 현실에서는 일일히 짜증 못 내니깐, 책 속 여자들에게 쉽게 분노했구나 싶었다.

 

나는 산 사람인가 바다 사람인가 생각해보면, 그냥 시시한 도시 사람이지만, 지금은 바다 사람이 되었고, 생각해보면, 늘 초록에 둘러쌓여 있는 나는 산 사람도 좋은데, 등산 가고 싶다. 숲길 걷고 싶다.

 

리뷰 쓰다보니, 매 주말 산에 등반하는 친구 생각이 났다. 책에도 나온다. 혼자 등반하기, 다 같이 등반하기. 등산 동료 만들기. 나도 등산 가면, 혼자 다닐 것 같지만, 혼자 다녔었지만, 따로 또 같이 같은 동료가 있는 것도 좋겠지. 얼마 전에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북토크를 다녀왔다. 등산과 비슷하다. 혼자 살거나, 둘이 살거나. 혼자 잘 사는 사람이 둘이도 잘 사는구나. 결론 내렸는데, 등산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 이렇게까지 생각하고보니, 당장 어디 오름이라도 오르고 싶고, 대너등산화를 검색(만) 해본다.

 

 

거품시절보다 더 오래된 과거, 아래쪽 습원으로 시선을 옮겼다. 이것이 현재. 초록색이 기분 좋다. 초록색이 따뜻하다. 초록색이 다정하다.

두 사람은 우정을 쌓은 것이 아니라 동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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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9-06-05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등산화 예쁘네요. 책도 읽어보고 싶고. 이 여름날, 등산화 사신고 등산을 다녀볼까 잠시 생각^^

하이드 2019-06-05 12:15   좋아요 1 | URL
등산화 사는게 제일 쉬운 일일 것 같은데 말입니다. 등산 좋지요!
 
끌리는 컨셉의 법칙 - 세계적 히트상품 속 정교한 컨셉의 비밀 17
김근배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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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마케팅의 컨셉을 경제학 관점에서, 동양철학 관점에서 디테일하게 짚어주고 있다. 무언가를 ‘파는‘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 되는 책. 우리 모두는 무언가를 팔아서 먹고 살지요. 정독, 재독, 발췌독, 어떻게 읽든 도움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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