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플래츠
윌리엄 랜데이 지음, 최필원 옮김 / 북앳북스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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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네개와 다섯개를 망설이다가.
이 정도면은. 몇가지의 이야기와 반전과 550페이지를 넘는 긴 호흡에도 불구하고, 독자가 흥미 잃지 않도록 하는 이야기의 전개. 읽고 나서의 찜찜한 기분에도 불구하고, 괜찮은 소설.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했다면,
이 책 별 다섯개 아깝지 않다.  

 

마지막 장까지 별 상관 없다고 생각하던 모든 이야기.들은 모두 연관되어 있었다. 벤을 임신한채 노란 수영복을 입고 호수에서 웃음지으며 즐거워하던 애니 트루먼의 영화 필름이 나오는 프롤로그 마저도.
 
화면이 바뀌어 경찰을 살해한 두 명의 범인이 나온다. 어느 추리소설에서건, 영화에서건, 경찰을 죽인 자.는 모든 경찰을 단결시키는 '적'으로 떠오른다. 그 두 범인 역시 비참하게 최후를 맞는다.
 
다시 바뀐 화면은 10년 후 미션 플래츠에서 마약상 아지트를 검거하려는 두 명의 열의에 찬 형사와 지원부대들을 보여준다. 빨간 문. '문은 차이나 레드 래커로 칠해져 있다. 문틀엔 두 개의 구멍이 눈높이에 맞춰 뚫려 있다. ... 이제 이 아파트는 미션 파시라는 크루의 은신처로 사용되고 있다. '  문을 부수던 트루델은 빨간 문 맞은편에서 조준된 총에 맞아 즉사한다.
 
미션 플래츠.는 가상의 도시이름이다.
마약거래자들의 천국. 범죄의 온상지. '도시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모든 것을 뜻했다. 어두운 밤에 절대 길을 잃어선 안 될 것 같은 동네. 도난당한 차가 버려진 채 발견되는 동네. 빗나간 총탄이 주방 창문을 뚫고 들어오는 동네. 마약을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동네.'
 
검사 댄지거가 베르세일스.라는 메인의 작은 마을에서 총에 맞아 죽은 시체로 발견되고, 그를 살해한 용의자로 브랙스턴이라는 미션 플래츠의 거물.이 지목된다. 그는 빨간문 저쪽편에서 트루델을 쏘아 죽인 용의자이기도 하다.  베르세일스라는 작은 마을의 경찰서장은 벤자민 트루먼.  은 범인을 찾아 보스톤으로 간다.
 
길고 긴 이 이야기 속에서 벤은 여러번 변한다. 그의 복잡한 캐릭터.는 이 소설에 별 다섯개.를 줄 수 있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가장 큰 사건이라고는 마리화나를 지닌 아이들을 잡는게 고작인 작은 마을의 경감.인 그는 한때 최연소 서장으로 신문에 나기도 했었다. 역사를 공부하던 그가 마을로 돌아와 아버지의 뒤를 이어 경찰서장을 하게 된 것은 치매에 걸린 어머니 때문이었다.
 
살인사건 현장에서 어리버리하던 그는 보스톤경찰국에서 30년이상 형사로 근무하고 은퇴한 베테랑 전형사 켈리를 만나게 된다. 켈리를 따라 보스톤으로 사건 해결을 쫓아 가게 되면서, 그가 만나게 된 시련. 들은 그를 변화시킨다. 스릴러영화나 책 속의 주인공처럼 극적이고 통쾌한 변화는 아니다.
그는 어쨌든 '훌륭한 역사가가 훌륭한 형사가 될 수 있다' 라고 믿는 구석이 있는 애송이 서장.이었을 뿐이니깐.
 
범인이 있고, 피해자가 있고, 형사가 있다.
 
이 작품 속에서 우리는 그 어느 것에도 확신을 가질 수 없다. 불확실은 책을 덮고 나서도 여운으로 계속 남는다. '미션 플래츠'의 빨간문 뒤의 진실이 마침내 드러나 독자에게 질문을 던질때 나는 답변할 수 없었다.
'형사가 용의자들을 한데 모아 놓고 오점 없는 명쾌한 해답을 보란 듯 내놓는 영화 같은 장면은 결코 연출되지 않는다. 세상은 그보다 훨씬 더 지저분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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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수집광사건 동서 미스터리 북스 60
존 딕슨 카 지음, 김우종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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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침한 전설에 찬 런던 탑을 무대로 영국의 명물인 짙은 안개, 낮에도 어두운 그 탑 안에서 실크햇을 쓰고 중세기 무쇠 화살을 등에 맞은 채 죽어 있는 사나이. 모자도난사건 괴마를 쫓는 펠 박사의 명쾌한 추리'

이 이야기도 언제나 일어나는 사건과 마찬가지로 펠 박사가 술 한잔 마시는 사이에 막이 올랐다.

존 딕슨 카의 팬이 되기에는 '황제의 코담뱃값' 에 이어 이제 겨우 두 작품 읽었을 뿐이지만, 두 작품 모두 엄청 재미있고 신선하다. 는 공통점이 있다.

이 소설에서 웃기는 점은 등장인물들이 끊임없이 '추리소설에서는 어떻지만, 현실은... ''영화나 소설 속의 탐정 흉내를 내려나본데...' 하는 식으로 추리소설 아닌척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이유.를 생각해봤다. 가장 큰 이유는 카리스마 있는 독특한 탐정.이다. 이 작품에서는 기디온 펠 박사가 사건을 해결하는데, 내가 맘에 꼭드는 펠 박사를 드러내는 문구는 '펠 박사는 본디 프랑스 요리를 좋아했다. 더 적절하게 표현한다면, 프랑스 요리뿐 아니라 어떤 레스토랑에서든지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쟁반들을 계속 먹어치우고 술병을 비워 죽 늘어놓는 것을 좋아했다. 그러나 그렇게 하는 동안에는 범죄 이야기는 금물이었다' 먹고 마시는 것을 좋아하고, 목소리는 기차 화통 삶아먹은냥 대따 크고, 보통의 경우는 왁자시끌한 거구의 인물이다. 사건을 해결할때는 '추리소설 속의 명탐정인냥' 분위기 잡고 경감이 열심히 추리해 놓으면 마지막에 '사실 범인은...'다. 라고 결말짓기/뒤집기를 즐기는 얄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 등장인물중 하나인 비튼양의 말에 의하면 '바다 코끼리' 같은 외모.

미국청년인 렌폴이 왓슨처럼 나오기는 하지만, 더 웃기는 존재감의 해드리 경감.이 있다.
'추리소설에서 언제나 그렇듯이' 명탐정에게 뒤통수 맞는 역할이면서도 꽤나 존재감이 있는 재미있는 캐릭터이다. 238쪽에 나오는 플라톤의 철학자와 탐정소설의 탐정 비교관같은건 정말 그 재치가(본인은 심각했는지도 모르겠지만) 기발해서 뒤집어지지 않을 수 없었다.

렌폴의 존재는 조금 우둔한 독자와 같아서
"잠깐만요.!" 랜폴이 외쳤다. "너무 속도가 빨라서 나는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군요. 왜 그렇게."
"그런 결론이 나오게 되었느냐는건가?" 박사는 지루한 듯이 대답했다. "나는 아까부터 설명하고 있었는데 이해를 못하는 것은 자네의 머리가 나쁘기 때문일세."
친절한 펠박사님.

황제의 코담뱃값에서도 대단한 사건은 아니였다. 이 책 '모자수집광 사건' 역시 책선전문구처럼 음침한 런던탑, 중세의 화살, 어쩌구 할만큼 음침기괴하지는 않다. 런던에 모자도둑놈이 활개를 치고, 그 모자도둑에게 세개나 모자를 도둑맞은 윌리엄경은 이번에는 세계소설사를 바꿔 놓을 에드가 알렌 포의 첫 추리소설.을 도둑맞는다. 그 와중에 조카이자 기자인 드리스콜이 도둑맞은 실크햇을 쓰고 중세의 화살 맞고 안개 짙은 런던탑에 죽어 있다.

여러가지 사건들이 샛길로 새지 않고, 끈끈한 개연성으로 결말을 향해 차곡차곡 나아간다.

'에드리, 이거 문제가 너무 심각해져 버렸는걸, 나는 이미 사건의 성질을 아는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 오후에 심문할 때 모두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게 우스워서 못 견디겠더군. 사건의 대부분은 장난에 가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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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dhand 2006-10-12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펠박사가 나오는 작품으로 <연속 살인 사건>이나 <세개의 관>이 이 작품보다 괜찮다고 슬쩍 운을 띄워봅니다.

하이드 2006-10-12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평들이 별로더군요. 이런 결말과( 우연이 겹친 허무한) 런던탑의 음침함에 아마 제가 점수를 더 주었을꺼에요. ^^
 
신의 물방울 1
아기 타다시 지음, 오키모토 슈 그림 / 학산문화사(만화)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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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얼음처럼 섬세한 리델 글라스에...
로 시작하는 '신의 물방울'을 드디어 읽게 되는건가!

첫페이지에 시음용으로 와인을 따르는 장면에서는 '에게...' 하는 마음.
와인 만화라더니, 기본적인 매너.를 첫페이지.에 다루는 정도야?

첫페이지에 나오는 잔이 리델의 소믈리에 버건디 글래스.라는데 있어서, 그정도는 당연하지. 라고 할까, 오호, 제법인걸.이라고 할까, 잠시 고민

로마네꽁띠와 리쉬부르.가 첫에피소드에 나오는건 지극히 일본만화 스럽다.는 생각.
소믈리에가 되기 위해 공부하는 미야비.가 리쉬브르를 내놓으면서 디켄팅도 안하고 실망하는 장면은 킨자키 시즈쿠.를 돋보이게 하기 위한 장치라고 하더라도 좀 어설프단 생각이다.

신의 물방울에서 가장 거슬리는 장면은 디켄팅 장면인데,
디켄팅에 대한 환상과 오버가 강하다.
뭐랄까, 본토에서 훈련받은 고수.가 아니어서일지는 몰라도, 디켄팅에 대한 과신.은 이 만화의 가장 만화적인 점이 아닌가 싶다.

세계적인 와인평론가.의 아들이자 아버지에 대한 반감으로 맥주회사에 들어가 와인.이라곤 입에도 대보지 않은 킨자키 시즈쿠.가 와인 사업부에 들어가게 되고,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과 유언으로 와인 평론계의 왕자라는 토미네 잇세와 12사도 와인과 그 정점의 '신의 물방울'와인을 찾는 대결에 들어가게 되는 이야기가 나온다. 흥미진진!

시즈쿠.는 사실 알게 모르게 아버지로부터 아주 어렸을적부터 와인.을 맛보는 것 빼고는 모든 것을 하드트레이닝 받은 플러스 절대미각, 절대후각의 천재.다.

아무것도 모르지만, 사실은 천재.인 시즈쿠와 토미네 잇세의 대결. 이제부터 시작이다.

독자는 와인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시즈쿠와 함께, 이제 이 붉은 핏빛의 와인의 세계에 퐁당 빠질 준비가 되고도 남는다. 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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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6-10-02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디켄팅은 귀찮아서도 병디켄팅 이상은 못하겠다. 잔 씻기도 귀찮아 죽겠는데, 그눔의 디켄터는 어떻게 씻으라는거야.!

에이프릴 2006-10-03 0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낄낄. 제말이.
아 .. 새로산 디켄터가 어디있더라 ...?
(그래도 있으면 뭘하나 싶어유 ㅠ.ㅠ 디켄팅할만한 끝내주는 와인이 없는걸;;)
오늘 베라왕 샴페인 글라스 질렀어유 -ㅅ-a (단순히 이뻐보여서;)
무튼 도착하면 돔페리뇽 딸예정 으하하

하이드 2006-10-03 0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건 뭐야! 사진을 보여달라! 보여달라!

에이프릴 2006-10-03 0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래가 은으로 되어있는것뿐; ^^a

살까말까 고민하다가 그냥 질러버렸어요 -ㅅ-


하이드 2006-10-03 0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음. 세트로 샀어?

에이프릴 2006-10-03 0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옙! 세트로^^
사놓고보니 왜샀나 싶기도하고 .. 두고두고 써야지하고 생각도 들고 하하핫;;
그래도 레드와인보다는 샴페인을 더 자주마시니까 ^^ 자주쓰면되지 하는생각. 히히
쇼핑자제기간이라고 마음먹고있었는데 마음대로 안되는게 쇼퍼홀릭? 끙..
와인잔이나 샴페인잔 예쁜거보면 막사고싶고, 친구들 좋은날에 선물해주고싶은데
택배로 배송해주기엔 위험부담이 너무크요-

하이드 2006-10-03 0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월말에 샤또 마고 빈티지별로 시음회 있는데, 25마원 -_-a
갈까 생각중. 아무래도 샴페인은 잘 안 마시게 되고, 주구장창 사는건 레드와인 ^^
것도 잔 종류별로 한개!씩만 있어서, 어디 들고나가지도 못한다니깐;;
잔 선물하는거 진짜 좋지.

에이프릴 2006-10-03 0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 샤또 마고. 이름만 들어봤어요 ^^a
저같은 소시민은 시음할 기회가 별로없음이예요 히힛.
25만원 ...;; 그래도 빈티지별로 다 맛볼수있잖아요 !
다녀와서 후기남겨주세요 히히.
저도 다른 잔들은 종류별로 한개씩만있어요 -ㅂ-
리델꺼 소믈리에 시리즈는 비싸다고 생각해서 비늄시리즈로 샀는데요 ~
아 ... 하고싶은거 다하고 맛난거 다먹고 살으려면 진짜 열심히 일해야지!
 
세계경제를 움직이는 와튼스쿨
니콜 리지웨이 지음, 이정은 옮김 / 지식나무(뜨인돌)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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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는 the running of the bulls
와튼스쿨에 대한 이야기이니, 뭐, 그닥 틀리거나 이상한 제목은 아니지만,
내놓고 보기에는 쪽팔린다. (너무 적나라하잖아)

그러나, 책의 내용은 더 적나라하다.
벌써 몇년째 경영대학1위부분을 놓치지 않는, 펜실베니아 대학의 경영대학, 와튼스쿨.
'와튼생들은 플라톤의 철학을 배우러 온 게 아닙니다. 우리가 원하는 건 돈의 철학입니다. 따라서 교양과목은 자연스럽게 제외되죠. 우리는 지성인이 되기보다는 수익을 극대화시키는 방법을 배우고 싶어요'라는 쉬미카의 말처럼, 와튼스쿨은 대놓고 대학은 학문을 닦는 곳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기업의 훌륭한 장기말이 되는가를 배우는 곳임을 얘기한다.

회사들어가기 전에 대학시절, 지금 생각하면, 정말 순수하고(?) 암것도 모르던 시절,
3년 일하고 MBA따고 연봉 여섯자리, 어쩌구 하는 허황된 생각이 얼마나 허황되었던가를
직장생활 7여년만에( 아, 왠지, 7년..이란 햇수가 괴롭다) 깨닫게 된다.

이렇게 스물 시작부터 다르게, 오로지 한가지 목표-  여섯자리 연봉.으로 시.작.해서 일곱자리 연봉 혹은 아마도 그 이상의 연봉으로 조기은퇴하기. -만을 바라보고, 모든 사생활을 버리고, 몸을 극으로 극으로 몰아가는데, 나처럼 날라리날라리 사는 애가, 어떻게 감히. 여섯자리 연봉을 바라겠는가.

오늘 받은 따끈따끈한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10월호의 카툰이다.
"그래, 이게 직장에서 자살행위라는건 알아. 하지만, 그래도 가끔은 집에도 가줘야지."

와튼스쿨1학년에서 4학년까지, 그리고 그 후에도 틀림없이
그들의 생활은 미친듯한 스케쥴로 돌아간다.
3학년 여름방학때 투자은행에 인턴으로 일하면서 주 140시간을 일하는 제시카( 그녀만의 일은 아니고, 모든 투자은행의 노예들 i.e. 애널리스트들) 이야기를 읽으면서 두번이나 계산해봤다. 주말도 주일도 없이 하루에 20시간? 나머지 네시간에 먹고자고씻고싸고를 다 해야하는거? (보통의 경우는 80-120시간이라고 하는데, 그래봤자 주말,주일없이 미친듯이 일하는건 오십보소백보) 그런 제시카는 이 책에 등장하는 다른 등장인물에 비해 가장 투자은행에 맞는 인물이다. "제 자신이 만족스럽지 않거나 불행하다고 느끼는 유일한 순간은 충분히 일하지 못했을 때입니다." 라고 말하는 그녀는 특출난 외모때문에 오는 편견을 이기고자 노력하는 인물이며, 학점도 그 공부벌레들 사이에서도 상위1%에 드는 완벽주의자이다.

시간당으로 보면 맥도널드 임금에도 못미치는건 새끼의사뿐만은 아니었나보다. 그들의 엘리트의식. 도 마냥 비난할 수만은 없겠다.

책에는 비슷비슷한 공부벌레 투자은행원워나비 벌레들 사이에서도 독특한 노선을 걷거나 튕겨나가 자기의 길을 찾는 여러 군상들이 나온다.

날라리날라리 직장생활하는 내가 보기엔,- 예전에는 그래도 갈 수 있는 곳인 줄 알았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다른 세상임을 알겠다. - 그래도 젊었을때 사서고생 하는 것도 나름 의미가 있을 게다. 라고 무책임하고 성의없으며 얄밉기 그지없는 결론 날리며, 리뷰를 마친다.

이 책 읽고 한동안 내 시계는 24시간인데, 그네들 시간은 48시간인 것 같아서, 불안초조했다.는것 인정.
그렇게 살아서 연봉여섯자리 일곱자리 받는다면, 그것 역시 열라부럽고 열등감 느껴진다는 것도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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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야 2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권일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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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계속 '백야행'을 떠올리게 한다고 했다.
아직 '백야행'을 보지 않은 독자라면, '백야행'을 먼저 보기를.
정작 작가는 이 책은 '백야행'의 후속이 아니라고 했다지만, 옮긴이도 말했듯이
독자는 '웃기시네, 후속 맞잖어' 하는 마음.

'백야행' 이 내가 좋아하는 코넬 울리치의 상복의 랑데부같은 불멸의 로맨스 추리소설. 이어서, 그나마 점수를 주었다면, 이 작품 '환야'는 글쎄다. '백야행'에서 거역할 수 없는, 남자를 미치게 하는 눈빛과 그러나 동시에 아픈 과거를 간직했던 그녀.의 모습으로 그녀를 미워할 수 없었다면,

'환야'에서 그녀는 제목이 백야에서 환야로 바뀐것 만큼의 거리감이 느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야행'의 독자라면, 그녀 주위의 알면서, 모르면서 끝까지 그녀를 놓지 못하는  남자들처럼 그녀에 대한 한가닥 ( 이번엔 정말 아주 얇은 한가닥) 믿음과 연민.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믿음은 작가는 별로지만, 작가가 만든 이 여자 주인공 만큼은 미워할 수 없는 딜레마를 가져다 주었고, 그녀.는 나쁘지 않아. 사실은 그녀도 그를 사랑할꺼야. 요염하게 웃어도, 사실은 속으로 마음 찢어지고 있을 꺼야. 라는 상상을 해보는거다.  아니면, 그것이 그녀의 사랑하는 방식. 그걸 알면서 괴로워하건, 그걸 모르고 당했다.고 하건, 그녀로 인해 기쁨 얻었으면 된 거 아냐. 하는 억지라도 써보던가.

이 책은 아무리 생각해도 추리소설 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에서 으레히 등장하는 반전도, '그녀'의 존재감이 너무 강해서, 당연한것처럼 여겨질 정도이니, 팜므파탈소설.이란 장르가 있다면, 이 책은 추리소설칸에서 빼서 그 쪽 칸에 꽂아 두어야 할 것만 같다.

정작 내용에 대한 이야기는 하나도 없는 리뷰가 되어 버렸다. 이 모든 이야기와 대도박은 '고베 대지진'에서 시작된다.

*백야행에 이어서, 환야에 등장하는 집요한 가토 형사도 정말 내가 지금까지 읽은 중 가장 비호감. 인 캐릭터다. 이 가토 형사.는 심지어 변태같어! 재수없어재수없어.

** 이렇게 카리스마 있는 여주인공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직도 히가시노 게이고.란 작가는 여자를 모른다! 라고 생각한다.

*** 히가시노 게이고가 전작에서처럼 계속 이렇게 독자들을 가르치려고 든다면, (149쪽, 191쪽) 난 진짜 짜증낼꺼야.  이것이 똑같이 사회 문제를 다루어도 미야베 미유키식 접근이 세련되고 오래가는 반면, 히가시노 게이고는 금새 후져지는 이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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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6-09-30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닉네임 바꾸셨군요! 하긴, 지킬과 영원한 짝이죠^^

blowup 2006-09-30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백야행을 먼저 읽은 사람들은 확실히 그녀를 미워하기만은 힘들다고 하더군요.
애처럽다구요.
근데, 왜 작가는 연작처럼 읽히도록 장치를 다 해놓고, 아니라고 시치미를 떼는 걸까요?
따로 또 같이, 처럼 읽히길 바란 걸까요. 연결해서 읽고 싶은 사람들은 그러되, 아니어도 상관없다는 뜻으로요.
환야에서 백야로 걸어들어가는 건 어떤 기분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