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한 사랑
패트리샤 콘웰 지음, 정한술 옮김 / 시공사 / 1993년 12월
평점 :
절판


3번째로 접하는 패트리샤 콘웰의 작품이다. 그리고 스카페타의 시리즈의 두번째이기도 하다.

원제는 body of evidence 인데, 그저 법의관이라는 스카페타의 직업을 나타내는 것 외에는 작품하고 뭔 상관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  우리나라 제목을 '잔혹한 사랑'으로 바꾸어 놨는데, 항상 생각하는 것이지만, 백배쯤 멋있는 제목으로 바꾸어 놓지 못할 바에는 그저 원작에 충실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특히나 추리소설이라는 장르에서는.

'검시관'에서 스카페타는 능력있으나, 남자들의 사회에서 이리저리 치이는 그러면서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이자 동시에 냉정하고 피 한방울 안 나올 것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그녀에게 반해버린 상태라 '잔혹한 사랑'이 일편에 비해 별다른 느낌이 없다고 하더라도, 그저 좋다.

이 책에서는 그녀의 법의관으로의 일에 대한 얘기나 일에서 따돌림 당하고 압력받는 그녀의 모습이나 그녀 자신의 현재의 위치와 모습에 대한 고민 같은 것이 전편에 비해 많이 나오지 않고, 연이어 사건이 터지고 언제나와 같이 그 사건을 해결해나가고자 하는 경찰(마리노 형사)과 그녀(법의관)와 FBI( 벤튼) 팀의 분투가 나온다.

스트로라는 별명을 가진 여류작가가 몹시 잔인하게 살인당한다. 그녀는 어렸을 적 플리처상 수상자이기도 한 저명한 작가의 제자이기도 하다. 저명한 작가의 의심스러운 사생활을 회고하는 원고를 쓰고 있던 그녀의 원고에는 대중조작 전문가인 악질 변호사가 들러붙어 스카페타를 괴롭힌다. (근데, 왜 스카페타를 괴롭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대중조작 전문가인 악질 변호사는 연예담당이었다가, 작가 담당이었다가 그런다. )

그러다가 그 저명한 작가 역시 살해 당하고 같이 살던 누나는 자살하게 된다. 결국 범인은 영 상관 없는 사람(그러니깐 반전이 있고 그런것도 아닌) 으로 밝혀져 좀 김이 빠지는 결말이긴 하지만, 김빠지는 결말을 포장하기 위해 한국 제목을 '잔혹한 사랑'이라고 지었는지도 모르겠다.

지금까지 읽은 세작품중에서는 가장 떨어지는 편이지만. 앞서 말했듯이 이미 스카페타라는 인물에 깊이 공감하고 사랑하게 되었는지라, 그녀가 나오는 책이라는 것만으로도 재미있었다.

그런데, 한편 한편 읽을때마다 생각하는데, 이 편에서는 마크 제임스라는 스카페타의 오래된 연인이 등장한다. 마리노와 벤튼과 그리고 마크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커피 이야기
줄리아 알바레스 지음, 송은경 옮김 / 나무심는사람(이레) / 2003년 1월
평점 :
절판


'몬도비노'와 '전염성 탐욕'과 '커피이야기'의 공통점은?

답 : 세계화에 대한 반대.



이 얇고 예쁜 정치적으로 올바른 커피 이야기의 원제는 ' A Cafecito(카페씨토)  Story' 이다.

저자인 줄리아 알바레스는 '우연히' 뉴욕에서 태어났으나 곧바로 자신의 조국인 도미니카 공화국으로 가족과 함께 돌아가서 정치적 압박으로( 무수한 중남미 작가들이 흔히 그러듯이) 가족이 미국으로 망명하기 전까지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우연히 어린시절을 보냈다.

후기를 쓴 '빌 아이크너'는 줄리아의 남편이고 미국 중서부 농촌 출신으로, 본업은 안과의사이지만 원예가, 요리사도 겸하고 있다.



이 책을 위해 표지에서와 같은 그리고 중간중간의 삽화로 들어가는 아름다운 목판화를 제작한 '벨끼스 라미레스'는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미술가의 한 사람이다.

책 속의 거친 질감의 목판화들은 콜롬버스가 가장 사랑한 도미니카 공화국의 매끈하지 않은 역사를 보여주는 듯 하다.

그 중에서도 가난한 소작농들의.

 

 

 

아버지의 뒤를 이어 농부가 되려는 꿈을 안고 성장한 조의 기억 속의 한 장면이다. 이른 봄 옥수수를 파종했고, 아버지처럼 똑바로 줄을 맞춰 하려고 애쓰곤 했다. 하얀 새들이 트랙터 주변을 맴돌다가 이따금 휙 내려와 갈아엎은 흙 속에서 굼벵이를 물어갔다. 바다 갈매기, 모두들 그렇게 불렀다.

그러나 소농들은 기울기 시작했고, '농사'는 '사업' 이 되었다. 그리고 조는 '교사'가 되었다. 세월이 흐르고, 조

의 창밖으로 보이던 들판은 어느새 주차장과 주택단지로, 유명 체인점이 들어선 작은 상가로 변했다. 그가 마시던 커피는 점점 더 상품화 되었고, 세계 각지에서 커피콩이 수입되었다. 집세도 올랐고, 외로움도 깊어졌다.

그러던 어느 겨울날.

조는 커피를 홀짝이며 여러 시간 정보를 뒤지다가 근사한 곳을 찾아낸다.

도미니카 공화국- 콜럼버스가 가장 좋아했던 땅 ...

 

도미니카로 간 조는 유기농 커피 만드는 것을 보게 된다. 나무 그늘을 이용해 옛날식으로 커피를 재배하는 미구엘 가족을 만나게 된다. '신식으로 하면 당신은 더 많은 커피를 심을 수 있어요. 당신은 나무들이 자랄 때까지 기다릴 필요도 없지요. 당신은 더 빨리 수확할 수 있고, 더 많은 돈을 챙길 수 있어요. '

'나무 그늘을 이용하여 옛날식으로 커피를 재배하면, 나무들은 햇볕과 비를 걸러주고 땅을 비옥하게 하며 침식을 막아주어 커피 묘목들에게 천연 보호막이 되어주고, 새들을 불러들여 커피 열매 위에서 노래를 부르게 만드는 것도 나무들이죠. 그 덕에 좋은 커피가 만들어지지요. 열매가 익어갈 때 새들이 노래를 불러주는 것은 어머니가 뱃속의 아기에게 노래를 불러주는 것과 같아요. 그런 아기는 행복한 영혼을 가지고 태어나죠. 그늘 밑에서 자란 커피는 당신에게도 그 노래를 심어줄겁니다. '

그렇게 그늘커피농장에 돈을 보태기 위해 조는 약간의 땅을 진담반 농담반으로 사들이고, 옛날 방식을 지킨다.

이런 정도의 이야기.



별로 재미는 없지만, 왠지 경건하게 만들고 반성하게 만들고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이 곳을 회의하게 만드는 이야기이다.

뭐, 새들이 노래 불러준다고 그 커피나무에서 딴 커피가 나에게 노래를 불러줄 것 같지는 않지만, 나에게는 커피는 '카페씨토' 이기보다는 '카페인물' 이었기에. 차마 감히 상상하지 못하는 커피의 맛이 되겠지만, 빠르게 좀 더 빠르게, 많이 좀 더 많이, 더 수익이 되게, 더 마케팅을 잘해서, 팔리는 커피들. 특히나 그것이 재배되는 과정조차 누군가를 착취해서라면 진한 커피 한모금 홀짝일때 한 번 더 생각해야 하는가보다.

 

* 구입처 및 관련 단체

카페 알따 그라씨아 Cafe Alta Gracia

758 Sheep Farm Road, Weybridge, VT 05753 USA

www. cafealtagracia.com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panda78 2005-03-23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이 글과 딱 어울릴 만한 카툰이미지가 있었는데, 지워버렸어요.

다시 찾으려고 암만 뒤져봐도 안 나오네요. ;;

대신 이거라도..




하이드 2005-03-23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옹, 그래요~! 커피푸대일까요?

panda78 2005-03-23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녜- 무슨무슨 커피 트레이드가 어쩌고 무슨 오거니제이션이 어쩌고 하는 데서 퍼왔거든요. ^^

딸기 2005-03-24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억... 그런 책이었군요!
이 바부팅이는, 어디서 공짜로 생겼는데... 커피 상식 소개서인 줄 알고 버렸어요 ㅠ.ㅠ
 
상복의 랑데부 동서 미스터리 북스 54
코넬 울릿치 지음, 김종휘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코넬 울리치는 에드 맥베인과 함께 내가 가장 좋아하는 미스테리 작가이다. 미스테리 소재를 취하고는 있지만 미스테리 소설로만 보기에는 너무도 아름다운 문장들과 살아있는 도시 속의 무심함 혹은 그 안의 들끓는 온갖 감정들을 잘 버무려 생생하게 그려내는 묘사력은 읽어도 읽어도 계속 감탄하게 된다.

코넬 울리치의 소설은 워낙에 쉽게 구할 수 있는 작품이 '환상의 여인' 과 '상복의 랑데부'와 '죽은자와의 결혼' 정도이다. 그 외에는 아동용으로 나온 소설에서 접하는 수밖에 없다. 아동용 추리소설에 워낙 불신이 큰 나이지만, 코넬 울리치 혹은 윌리엄 아이리쉬라는 이름으로 내는 소설들은 단 한번도, 그것이 아동용이라도 나를 결코 실망시키지 않는다.

추리소설을 처음 읽기 시작할 무렵. 누군가가 올린 이 책의 리뷰에 답글들이 줄줄이 달렸었고, 나는 일부러 스포일러도 있다는 글들을 안 보고, 이 독특한 제목의 책을 궁금해할 뿐이었다. 그리고 나서도 한참 뒤 윌리엄 아이리쉬를 알게 되었고, 환상의 여인이 3대추리소설에 들어가는 유명한 작품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읽기 전에 뒤쪽의 내용들을 보며 읽을 책을 고르는 편인데,이 책 워낙 오랜동안 벼루고 벼렀던 책이라 뒷표지로 눈 돌릴 틈 없이 흡입력 있는 첫 문장의 '첫번째 랑데부' 서부터 다섯번째 랑데부까지, 그리고 '재회' 까지 단숨에 읽어내어 버렸다.  책 읽는 중간 즈음에 읽은 뒤표지의 간단내용은 정말 깼다. 감히 스포일러 수준이라고 말하겠다! 

처음 이 책을 읽을 때 ( 사실은 이 책을 다 읽고 역자의 말을 보고서야 알았는데;;) 제목이 상복의 랑데부라고 해서 상복이가 누구 만나나보다 했다. 처음 추리소설 읽기 시작했을 때 비슷한 시점에 본 방각환 살인사건이랑 헷갈려서 우리나라 작가의 작품인줄로만 알고 있었다. 그러다가 코넬 울리치란걸 알게 되었지만, 그러고 나서도 난 아무 생각 없이 책을 읽는 그 순간까지 '상복'이가 주인공인줄 알았던 것이다.

원제는 rendezvous in black 으로 번역이 엄한것도 아닌데, 주변에 상복이란 애가 있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착각하고 잇었는지 모르겠다.

이 책에서는 다 읽고 나서도 '미스테리 소설' 한 편 읽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혹자는 애잔한 러브스토리를 읽은 것 같다고도 하고, 혹자는 그런 미스테리 스럽지 않은 점 때문에 처음 읽을 때는 실망했다고도 한다.

첫번째 랑데부에서부터 다섯번째 랑데부까지의 각각의 사건은 연결되 있는듯 그렇지 않은듯 각기 다른 살인 사건들이 벌어진다. 공통점이 있다면 여자가 있고 남자가 있고 사랑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마지막의 '재회'라는 챕터의 제목은 의미심장하다.  이 소설의 결말을 싱겁고 허무하게만 남겨두지 않는 마지막 장치이다.

그러고 보면 코넬 울리치는 생생한 주변 묘사외에도 상황에 대해 관객을 몰두케 하는 대단한 흡입력을 지니고 있는 작가이므로 이와 같은 단편소설적인 구성에 더 잘어울릴지도 모르겠다. 

뭐 일단은 코넬 울리치의 작품은 뭐라도, 심지어 아동용이라도 다 좋지만 말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oldhand 2005-03-17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밤은 천개의 눈을 가지고 있다"가 출간될 수 있도록 같이 기합이나 한 번 모을까요? 으랏차차!

하이드 2005-03-17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와만 준다면야!! 기합이 아니라 기염이라도!! 어흐흥~
 
상복의 랑데부 동서 미스터리 북스 54
코넬 울릿치 지음, 김종휘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장바구니담기


두 사람은 매일 밤 8시에 만났다. 비가 오는 날에도 눈이 오는 날에도, 달이 뜬 밤에도 뜨지 않는 밤에도. 이것은 요즈음 시작된 일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그랬고, 그 지난해에도, 또 그 지지난해에도 그랬다.

*처음부터 호기심을 마구 자극하는 흡입력 강한 문장이다. '흡입력' 은 코넬 울리치문장의 가장 큰 특징이 아닌가 싶다 -11쪽

"그야 그렇겠지. 나는 사랑의 조종법을 알고 있으니까. 난 남자 같은 사랑을 하고 있는 거야. 가끔 한잔 마시는 수도 있지만, 그것이 나의 몸 속까지 스며들지는 못해. 나라는 여자에겐 방수장치가 되어 있으니까. 그러니까 다음날 아침이 되면 싹 잊어버리고 본디의 래스티로 돌아갈 수 있는 거야. 그러나 너는 여자의 사랑을 하니까 금방 빠져서 다시는 헤어나지 못하게 된단 말이야."

* 나도 어서 여자의 사랑을 해야할텐데.. -133쪽

그들은 시계 둘레에 꿀벌처럼 모여서서 각자 자기 상대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룻 밤의 상대이든가, 매일 밤 같이 지낼 상대를. 여자를 기다리는 남자들, 남자를 기다리는 여자들.
거의 다 젊었다. 그 중에는 조금 나이 많은 사람도 몇몇 섞여 있었으나 대부분이 젊음에 빛나고 있었다. 밤 8시에 약속하고 시계 옆에서 기다릴 수 있는 것도 젊기 때문이다. 나이를 더 먹으면 그런 일은 외로워서 못하게 된다. 그러나 젊었을 때는 하루하루의 밤이 마치 크리스마스 이브와 같다. 금방이라도 풀어볼 수 있는 큰 선물이 당신 옆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비록 풀어봐서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더라도 조금도 괴로워할 필요가 없다. 내일 밤도 또 크리스마스 이브이고, 금방이라도 풀어볼 수 있는 다른 선물이 당신 곁으로 찾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 선물이 오지 않게 되고 크리스마스트리의 불이 꺼졌을 때 당신은 갑자기 나이먹은 것을 느끼게 된다. -164쪽

상쾌한 가솔린 불꽃 같은 파란빛을 녹인 듯한 하늘에 은빛 반점이 하나 - 탄호이저가 노래한 저녁의 샛별이 돋보였다. 그 빛은 아직 마르지 않은 수채화의 그림물감처럼 하늘을 뚫고 지구로 흘러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그 밑에 마치 하늘의 빛을 비친 듯이 빛나는 도로가 곧장 뻗어 있고, 그 위로 그녀의 소형 로드스타가 달려갔다. (중략) 그 로드스타는 어떤 형사라도 따라가지 못하리라. 그것을 운전하는 여자는 사랑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랑에는 날개가 있다. 속도계 따위를 읽을 필요가 없다.
콘크리트의 탄도를 날아가는 총알처럼 하늘을 향해, 하늘로 통하는 다리를 향해, 아니, 덧없이 즐거운 랑데부를 향해 돌진하고 있었다.
흐카프가 우승기처럼 발람에 펄력였다. 머리칼 역시 어깨에 늘어져 있던 부분이 뒤로 날아갔다. 그녀는 마치 현대의 발키리처럼 칠흑같은 어둠 속을 지구의 둥근 표면을 따라서 날아갔다. -207쪽

그녀의 다리는 그때까지 그곳에 조용히, 그리고 얌전하게 버티고 서 있다. 금빛으로 빛나는 보도에 뿌리를 내린 듯이. 그리고 그 앞을 무수한 다리들이 행렬을 이루고 발을 질질 끌며 계속 지나간다. 끝없이, 끊임없이, 뒤꿈치를 대고, 이름도 없고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의 다리이다. 그것은 거의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너무도 많은 것을 말해 주고 있었다.
터벅터벅 걸어가는 실의에 찬 다리. 생기있고 가쁜한 다리. 성급하게 길을 서두르는 불안한 다리. 거의 일할 생각이 없는 늘쩡늘쩡한 다리. 사나이의 멋없고 투박한 다리. 발 끝에만 지탱하고 있는 애처롭게 활과 같은 선을 그린 여자의 다리. 다리, 다리, 다리.... 그 다리의 난무는 보도 표면의 한 조각이 모습을 드러내어 그것을 중단하는 일마저 허락하지 않았다. -308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생충의 변명 대학병원 건강교실 6
서민 지음 / 단국대학교출판부 / 2002년 8월
평점 :
품절


이런 책은 사서 볼껄.  주위 사람에게 막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 왠지 알바 멘트 같다 )

'기생충' 에 대해 내가 아는 것은 전무하다고 해도 좋다. 무언가 새로운걸 알게 되는 것은 언제나 반가운 일이다. 그것도 이렇게 얼굴 시뻘게지며 꺽꺽거리고 웃을 정도로 재미있게. 이 책의 저자가 '기생충' 이 아니라, '수학' 이나 ' 과학'  교과서도 썼었더라면 난 고등학교때 물리와 화학과 담 쌓고 살지도 않았을테고, 1장만 죽어라고 판 '수학' 책도 베고 자는데에만 이용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재미있고 유익하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고백하자면 나는 '고소공포증'이 있다. 무슨 상관이냐고? 그러니깐 나는 '고소공포증'이란 단어를 쓰기만 해도 지금 손에 땀이 나고 머리가 띵해지는 거다.

뭐랄까, '기생충 공포증' 이란건 생각해본 적 없지만, 뭔가 길고 미끈한거에 대한 공포증은 있었나보다. 아, 난 '공공포증'도 있어서 학교다닐때 '피구'와 같은 잔인한 놀이를 이해할 수 없었다.

아무튼. '고소공포증' 이란 단어만 써도 땀이 질질 나는 나는 '기생충 공포증' 이 있음에도 처음부터 끝까지 열심히 재미있게 땀 삐질삐질 흘려가며 읽었다.

다시' '기생충'에 대해 내가 아는 것은 전무하다'로 돌아가서 이 책을 읽고 인류와 공존하는 사랑스럽고 어여쁘며 평화로운 이 기생충에 대해 다시 보게 되었다.

물론 이 책이 나의 '기생충 공포증 '을 단번에 고쳐주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선모충을 보면서 뭔가 아르데코풍인걸? 하거나 회충을 목에 감을래 꽃뱀을 목에 감을래 하면 어떡할까 고민따위를 해보는 정도의 치료는 되었다고 본다.  저자를 포함한 기생충학자들의 열정과 기생충에 대한 애정에 어느정도 감염된 탓이다.

'기생충'은 의외로( 이 '의외로' 라는 부분이 나의 기생충에 대한 무지를 증명해준다. ) 실생활과 밀접해서 살면서 써먹을 일도 몹시 많을듯하다. 저자가 그렇듯이 삽겹살 구워 먹으면서 바싹 익히지 않고 덜 익었을때 먹어도 된다 면서 권해주기. 예전엔 기생충때문에 그랬는데, 요즘은 없단다. 그냥 먹어도 된단다.  물론 나는 아주 배가고플때가 아닌 이상 바싹 익은걸 선호하기는 하지만. 그 외에도 애완견을 기르는 나로서는 애완견의 기생충편에서는 당장이라도 병원에 데리고 가서 약 먹이고 주사 맞히고 그러고 싶기도 하고.

근데 정말 궁금하다. 많이 먹어도 살 안찌는 사람들 보고 뱃속에 기생충 들었다고 하는데, 사실인가? 뭔가 근거가 있는 얘기인가?

 

 


댓글(5)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루(春) 2005-03-16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포증.. ㅋㅋ~ 재밌습니다.
참, 제가 아는 선에서 말씀드리면 많이 먹어도 살 안찌는 사람들은 체질입니다. 그들은 가만히 앉아 숨만 쉬는 행위를 해도 칼로리를 소비해요. 반면에 그들보다 조금 먹고도 더 찐 사람들은 유산소운동을 해야만 칼로리를 소비하게 되죠. 기생충이 들어서 살이 안 찐다는 얘긴 낭설입니다. 으음.. 제 얘기가 틀렸다면 마태우스님께서 오셔서 반박 댓글을 달아 주시겠죠.

하이드 2005-03-16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마xxx님의 말로는 그 이유가 가장 재미있어;;; 라고 합니다. 재미없죠?

마태우스 2005-03-17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님 말씀을 듣고 다시 글 남깁니다. 생각을 해보니 과거에 배가 나온 것이 풍채 좋다고 표현이 되었던 시절이 있었죠. 마른 것이 없는 사람으로 인식되던 그시절, 사람들은 배가 나오기 위해 노력을 했을 겁니다. 그럼에도 배가 안나오면 안타까워하고, 그 이유를 찾으려 했겠지요. 뱃속에 거지가 들었냐는 표현도 그 중 하나일테고, 당시 유행하던 기생충도 그 누명을 나누어 가졌을 겁니다. 좋게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이 책은 지금 보면 여러 모로 미흡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중복도 되고, 문장도 영 매끄럽지 못한데다 종이질과 표지가 별로 마음에 안들어요. 다시 책을 낸다면 더 잘쓸 수 있을텐데, 라고 생각을 하지만, 막상 내고 나면 일년쯤 후 또다시 후회를 하겠지요. 그런 것이 제가 발전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그런 미안한 마음이 있기에 책을 어느 분이 돈을 주고 산다면 말리고 싶고, 차라리 제가 드리겠다고 생각을 하는 거죠. 어쨌든 감사드려요.

2005-03-17 11: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3-17 11:2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