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미술관 국민서관 그림동화 3
메리디스 후퍼 글, 알랜 컬리스 외 그림 / 국민서관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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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이 완성되기 전에 하늘나라로 간 알랜 컬리스를 애도합니다. '

왜 생각 못했을까!
명화 속에 나오는 고양이 그림들을 모아 본 적이 있다. 고양이 그림은 생각만큼 많지 않은데, 이렇게 보니, 명화 속의 개들은 무지 많구나!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미술관'의 배경이 된 곳은 런던 국립미술관이다. 앤서니 브라운의 책인가에서도 보고, 돼지(말그대로 돼지) 부자가 나오는 미술관도 런던국립미술관이 아니였나싶고, 그마만큼 유명하고, 그림책 작가들의 사랑을 받고, 또 미술관에서도 협조가 있어서이지 싶다. 런던국립미술관. 하면 떠오르는 그림이 이렇게나 많은건, 분명 그 많은 그림책 덕분도 있으리라.

루브르 미술관에서도 소장작품들을 이용한 재미있는 그림책들을 만들어 '이야기 루브르 박물관' 이란 시리즈도 있다. 보관함에 들어있는 <롤랑의 노래> 같은.

왠지 대단히 부럽다.

각설하고,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미술관'으로 들어가보자.

첫페이지부터 눈길을 확 사로잡는 ... 개판!
클로즈업된 개의 코가 벌름거리는듯하다. 똘망똘망한 개의 눈들에 나도 같이 똘망똘망

일년에 단 한 번 있는 아주 비밀스럽고 특별한 '개들을 위한 밤' 이 이제 막 시작됩니다. 두둥-



하필, 그 날 미술관 파티가 있다.
지역미술관에서는 매주 하루 또는 정기적으로 미술관의 밤이 있어 연장 관람이 가능하고, 그 시간에는 공짜 관람이거나
스탠딩파티가 열리기도 한다.

'개들은 시무룩해졌어요. 사람들 때문에 그림 밖으로 외출을 할 수 없었으니까요. 개들은 꼬리를 추켜올리고 노려보았지만 사람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케이크와 샌드위치를 먹었습니다.'

드디어 파티가 끝나고

개들의 외출시간이 시작되었다.

군인들의 개, 아이들의 개, 왕실의 개, 거지들의 개, 반짝반짝 윤이 나는 개, 텁수룩한 개, 얌전한 개, 텁수룩한 개, 집에서 사는 개, 거리에서 사는 개, 무릎 위에 앉아 있는 개, 사냥개, 등등등 헥헥

'멍멍, 작고 털이 복실복실한 개가 마루 위로 뛰어내렸어요.'

반아이크의 ' 지오바니 부부의 초상' 속의 개가 그림 밖으로 폴짝, 아, 정말 반하지 않을 수 없다. 귀여워!

'귀가 축 늘어진 밝은 갈색 개는 거꾸로 내려왔어요'

쉬라의 '미역 감는 사람들' 이다. 대형작품인 이 그림을 보며, 점묘법만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 하며 감상했지,
귀가 축 늘어진 밝은 갈색 개는 눈치채지 못했다. 히히

위베르의 '퐁퐈드르 부인' 속 검은 개는 나오자마자 몸을 시원하게 긁는다. 흐흐

레이디즈 앤 젠틀멘~~
'이제 '개들을 위한 밤'이 시작됩니다!
 개들은 오늘 밤을 일 년 동안 기다렸습니다.'



여느때와 달리, 개들은 사람들이 남기고 간 음식과 '거품이 있는 음료'로 파티를 한다.

자정이 되자 배 부르고 졸린 개들은 자신의 그림을 찾아 하나둘씩 내년 '개들의 밤'을 기약하며 그림 안으로 기어 오른다.

다음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요?
 전문가들이 그림을 조사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이 무시무시한 일이 벌어진 이유를 밝힐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 미술관은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미술관' 이 됩니다.
개들이 바뀐 그림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듭니다.




이 그림은 참 멋지다. 클로즈업과 실제 그림과 배경을 이용하여 차이를 준 그림들로 이루어지는데,
'개들의 파티'와 '몰려드는 사람들'은 양쪽 페이지를 활용하여 '많은' 느낌을 주기 위한 방법으로
전체를 채운다거나(개들의 파티) 그림책의 테두리를 사람으로 둘러버리는 네모난 구도를 사용하였다. 
여기서 가운데에 쓰인 글은 그림과 동시에 진행된다.

 

시간은 흘러 흘러 다시  '개들을 위한 밤' 이 돌아왔다. 바뀐 그림 속에 있는 것이 내내 불편했던 개들.
클로즈업과 생략을 이용한 강조를 볼 수 있다.

'귀가 축 늘어진 밝은 갈색 개는 침실에 있는 것이 정말 싫었어요.'
'꼬리가 위로 올라간 까만 개는 강가가 지겨웠습니다.'
'코가 흰 갈색 사냥개는 의자 위에 서 있는 것이 너무 힘들었어요.'
'털이 북실북실한 개는 총이 너무 무서웠어요.'

다시 '개들을 위한 밤' 이 시작되었다.
신나게 놀고 난 개들은 이제 자신의 그림으로 찾아 들어갈 수 있을까?

한 페이지 페이지 정성이 가득하다.
아이들에게(그리고 나에게!) 친숙한 개가 주인공에 미술관이 배경인 그림책이다.

그렇다.
그림책이라는게, 읽고 또 읽어도 자꾸 웃게 만든다.
볼 때마다 새로운 디테일이 보여서 감탄하게 된다.
리뷰를 쓸 때마다 별이 다섯개밖에 없다는 것에 좌절한다.
그림책의 흠은 어떻게 잡아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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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11-13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정말 너무 너무 참신해요~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는지 그저 감탄하고 존경의 뽀뽀를 막 보냈었지요.ㅋㅋㅋ
리뷰가 너무 훌륭해서 다들 낚이겠는데요~~~ ^^

마노아 2008-11-13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매번 쳐다만 보고 참았는데 속내가 이렇군요! 아이 참, 낚이는 인간 바로 여깄어요(>_<) 요새 하이드님 서재에서 엄청 뽐뿌질 당하는...!

하이드 2008-11-13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정말 격하게 아끼는 책이 될 것 같습니다. 가격도 지금 대할인해서 4천원대에요!!
이 작가의 고양이책도 사고 싶은데, 그건 절판. 무튼, 이 책은 진짜 잘 만들었어요, 그림책에 필요한 모든 것이 다 갖추어진 것 같아요. 그것도 아주 잘! 런던의 내셔널 겔러리를 사랑하는 저이기에 칭찬이 배랍니다. ㅎㅎ

비로그인 2008-11-13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좋아요. 아기가 아닌 저를 위해 지를테여요.

울보 2008-11-13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류도 좋아하는 책인데,

blanca 2008-11-13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또 지릅니다..11개월 아기를 읽힌다는 명분아래 ㅋㅋㅋ

하이드 2008-11-13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야말로 그림책 지르는 것 좀 자제해야해요. ^^;
 
사과 하나 벨 이마주 80
후쿠다 스구루 글.그림, 방선영 옮김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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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만 있어도 흐뭇해지는 동화책 하나를 소개합니다.

보고 또 봐도 미소가 떠나질 않으니 어쩔. 꾸깃꾸깃한 마음을 쫙- 펴주고, 칙칙한 가슴에 무지개를 가져다 주는
후쿠다 스구루의 <사과 하나>



지구만큼 커다란 사과 위에 동물친구들이 있어요.
하마, 말, 사자, 거북이, 원숭이, 코끼리, 개구리, 토끼, 쥐, 기린, 등등등

모두들 배가 고픈데, 사과 한 개가 떨어져 있어요.

에잇,
재빠른 원숭이가 사과를 잽싸게 채갔어요.
(다른 동물들의 표정 주목!)

원숭이가 도망치자 동물들이 쫓아갔어요. 나무에서 나무로!
(동물들의 표정 주목!!)

원숭이가 강을 건너자 동물친구들이 모두 쫓아 강을 건넜어요. (동물들 표정 주목!!)

원숭이가 절벽을 기어올라 도망치자, 다른 동물들도 절벽을 기어올라 쫓아가네요
(동물들 표정 주목!!!)

그런데 그곳은 벼랑끝

모두 원숭이에게 다가가 겁을 주었어요. (동물들 표정, 곰의 복싱자세 주목!)
원숭이는 너무 무서워서

원숭이는 그만 낭떠러지 아래로... (놀란 동물들 표정, 입 주목!)



.... 뛰어내린 척을 했어요.

동물들은 포기하고 집으로 향했어요..(시무룩한 표정 주목!)



... 돌아가는 척을 한 거죠.

기분좋아지는 동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다가 마지막 반전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사과도둑 원숭이대탈주 여정에 반전을 거듭하지요. 두둥-

...은 아니고, 컬러풀한 원색의 크레파스로 쓱쓱 그린듯한 그림이 부드럽고 따뜻합니다.
쪼매난 원숭이를 줄줄이 쫓아가는 동물들의 표정을 보는 내내 미소가 지어지지요.
마음의 온도가 높아지는 귀여운 동화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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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08-11-13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그림책 페이퍼 넘 좋아요..계속 해주세요
 
신데렐라 - 프랑스 비룡소 세계의 옛이야기 39
샤를 페로 지음, 이다희 옮김, 로베르토 인노첸티 그림 / 비룡소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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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문학이라는 개념이 존재하기 전인 17세기, 구전되던 옛이야기들을 문학의 장르로 자리잡게 한 최초의 작가가 바로 샤를페로이다. 그런 이유로 그는 프랑스 어린이 문학의 아버지로 불리우기도 한다. 당시 전해 내려오던 옛 이야기들을 다듬어 1697년 <옛날, 그리고 짤막한 이야기>라는 동화집으로 냈고, <신데렐라>도 그 중 하나이다.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인 로베르토 인노첸티는 이탈리아 피렌체 출신으로 공식적인 미술교육 받지 않고 독학으로 그림 그리는 법을 익혀서 지금에 이르렀다고 한다.

<마지막 휴양지>로 2003년 볼로냐 라가치 상 명예상을 받았고, <피노키오>로 2002년 뉴욕 타임즈 선정 최우수 그림책에 선정되기도 하였다.

왼쪽에 보이는 <신데렐라>의 표지가 심상치 않다.
인노첸티의 신데렐라는 1920년대 런던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 분위기와 1920년대 여인네들의 의상을 한껏 뽐내고, 런던의 상징인 빅벤이 보이는 등 디테일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금발의 긴머리 신데렐라에서 검은 단발머리 신데렐라로 그린점도 독특하다.


한편의 세피아톤 클래식 영화를 보고 난듯한 신데렐라 이야기.

옛날 옛날에 .. 모든 페어리테일을 시작하는 방법. 옛날 옛날에...
한 신사가 있었다. 신사의 두번째 아내는 세상에서 가장 거만하고 콧대 높은 여자였는데, 꼭 자기 같은 두 딸을 데려왔다.
신사의 첫번째 아내의 딸 신데렐라는 세상에서 가장 좋은 사람이었던 엄마를 닮아 누구보다 착하고 상냥했다.

집안일을 도맡아 하는 신데렐라와 그 옆에서 놀고 있는 새엄마와 두 의붓언니( 빨래 잡아당기는 언니의 옷과 화장이 예사롭지 않다.)

영화속의 한 장면과도 같은 구도.
왕자님이 무도회를 열자 신데렐라는 놔두고 새엄마와 의붓언니들만이 파티장으로 향한다. 
이 구도는 아마도 다락방 깨진창문으로 그들을 바라보는 슬픈 신데렐라의 부러움의 시선일 것이다.

울음을 터뜨린 신데렐라 앞에 나타난 요정 대모는 신데렐라에게 이것저것 시킨다.
"호박을 하나 따 오렴"
"쥐덫을 가져오렴"
호박은 멋진 황금마차가 되었고, 쥐덫 속의 쥐들은 멋진 잿빛털을 가진 말들이 되었다. 
요정의 마지막 터치로 신데렐라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보석을 휘감은 아름다운 차림으로 변신한다.

파티장에서 최고로 환영받고, 왕자의 마음을 빼앗은 신데렐라.
11시 45분이 되자 파티장을 떠난다.

다음날도 요정대모를 졸라 파티장에 가서 왕자와 춤을 추다가 열두시 종이 치자 깜짝 놀라 사슴처럼 달아난다.
유리구두 한짝만 남겨둔채..

유리구두를 신어보는 여자들
"저도 한 번 신어 볼게요."
언니들은 폭소를 터뜨리며 신데렐라를 놀렸으나
구두는 아주 쉽게 들어가서 마치 밀랍으로 만든것처럼 꼭 맞았다.

신데렐라의 각선미와 요염한 자태, 지켜보는 고양이, 언니들이 앉아 있는 소파와 뒤에 걸린 그림까지, 멋지구나!

그 다음에는 뭐, 모든 페어리테일이 그렇듯이,

왕자와 공주는 결혼해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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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8-11-09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에게 별 다섯을 받은 신데렐라라니, 얼마나 특별할지 관심을 안 쏟을 수가 없잖아요!
게다가 사진도 이렇게 깔끔하다니. 그림도 같이 궁금해지네요.^^

순오기 2008-11-09 0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이런 신데렐라는 보고 싶은데요.^^

곰탱이 2008-11-09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러스트가 예사롭지 않은데요?? 로베르토 인노첸티 이 작가 그림을 파고들어야 겠어요^^

비로그인 2008-11-09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코코 샤넬을 닮은 신데렐라로군요!

하이드 2008-11-09 1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전에 1920년대 런던의 의상을 실컷 볼 수 있었던 영화 <페인티드 베일>이 있었어요. 음악과 화면도 좋았는데, 내용은 책이 더 좋지만요.

곰탱이님, 그죠? 저도 보관함에 죄다 담아 놓았답니다. ^^
순오기님, 이런 느낌이 시리즈로 있었으면 좋겠는데, 생각했습니다.
마노아님, 그림책이 크다보니, 한화면에 다 못 담은 것들이 아쉽습니다만, 몇몇 사진은 제가 봐도 멋지네요(물론 그림 자체가 멋져서 입니다만 ㅎㅎ)

eppie 2008-11-14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있어요! 하이드님 리뷰 보면서 "어라? 나도 재즈시대 신데렐라 있는데 이 책 그림이 더 예쁘잖아? " 하고 생각했는데, 어제 집에 가서 뒤져보니 같은 책...대체 어쩌다가 이런 착각을 하게 되었는지 모르겠어요. :<
저 시대 의상에 매혹된 사람이 많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찾아보니 비슷한 시도가 몇몇 보이더군요.
http://www.amazon.com/Cinderella-Art-Deco-Love-Story/dp/0810941686
http://www.amazon.com/Ellas-Big-Chance-Cinderella-Greenaway/dp/0689873999/ref=pd_sim_b_3
그림의 장르는 상당히 다릅니다만...

하이드 2008-11-16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아마존에서까지 그림책을 지르지 않게 해주세요.아멘-
그나저나 첫번째 아르데코 러브 스토리, 욕심나는군요.
 
바바야가 - 러시아의 옛이야기 비룡소 세계의 옛이야기 40
타이마르크 르 탕 지음, 김예령 옮김, 레베카 도트르메르 그림 / 비룡소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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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인 레베카 도트르메르가 그녀의 남편인 타이마르크 르 탕과 러시아 민담 <바바야가>를 새롭게 그려냈다.

동화나 민담의 재해석은 언제나 흥미롭다.

레베카 도트르메르 특유의 대담한 구성과 깊은 색감과 책의 크기는 (여탕에서 불나면 중요한 부위를 다 가리고 나올 정도의 크기다.) 그야말로 압도적이다.

물과 고무를 섞어 만든 불투명한 구아슈 물감을 사용하여  중후하면서도 부드러운 느낌을 내고, 스크래치를 내서 오래된듯한 느낌을 낸다. 또한 전체적으로 검붉은 톤의 사용함으로써 '식인귀' 이야기인 <바바야가>를 더욱 으시시하고 신비롭게 그리고 있다.

러시아 뿐만 아니라 폴란드, 체코 지역에도 '바바야가' 이야기는 여러가지 버전으로 존재하는데, 민담의 재해석에 능한 작가는 '바바야가' 를 앞니가 하나 있는 평범한 소녀로 묘사함으로써 무섭기만 한 존재에서 연민과 이해의 감정을 더했다.

 

 

 

 

앞니가 하나밖에 없어서 어릴적부터 외톨이였던 바바야가.
아이들의 놀림으로 점점 심술궂은 아이가 되어간다.
가진거라곤 앞니 하나밖에 없는 바바야가는 아이를 잡아먹기 시작한다.
그 사실을 안 엄마와 아빠는 절망에 빠져 바바야가를 멀리멀리 쫓아낸다.

세월이 흘러 바바야가는 할머니가 되었고, 깊은 숲속에 식당을 열었다. 이름하여 '자글자글 어린애 구이집'
고상한 취향의 식인귀답게 정성껏 식당을 장식했는데, 식당에는 파리만 날린다. 정말정말 심술궂어진 바바야가

집에 먹을 것이 떨어진 바바야가는 동생 응가야가에게 연락을 한다.
응가야가는 자기이름을 마라트르(계모라는 뜻)로 바꾸고 미에트라는 어린딸 달린 홀아비와 결혼해서 살고 있다.

미에트는 '한 조각 빨간 하트' 처럼 예뻤는데,
마라트르는 바바야가의 연락을 받고 미에트를 바바야가에게 보내 없애 버리기로 계획을 세운다.




한 조각 빨간 하트같은 미에트는 우연히 부딪힌 두꺼비에게 뽀뽀를 해주고, 식인귀 이모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마침내 이모를 만나게 된 미에트 (와- 이 그림 정말 멋지다! 귀여운 하트 문구멍이 달린 집과 바바야가와 미에트의 첫만남!)



집을 둘러보던 미에트에게 바바야가는 목욕을 하며 기다리라고 하는데..

욕조에 둥둥뜬 당근이랑 호박이랑 양파 등의 각종 야채..

미에트의 운명은?




결론은 :
고독한 바바야바
외톨이 바바야바
배고픈 바바야바
심심한 바바야바
친구가 필요한
바바야바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혼자인 바바야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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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11-08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러시아의 저런 그림체 참 좋아요. 추운 바깥과 단절된 유리창 그림들, 추운 나라의 그림인데 왜 저렇게 따뜻하게 느껴지는지 모르겠어요. 어릴적 전 바실리사에게 반해버렸더랬지요.

하이드 2008-11-08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사진을 자세히보면, 맨 위의 단체사진과 창틀에 바바야가 모양의 마트료슈카인형 있어요. 귀여라 ㅋ
이 책은 뭐랄까, 요즘 그림책 많이 보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참 압도적이에요. 처음부터 끝까지 검붉은 색조.
보통의 바바야가 이야기에 비해 이 이야기는 제법 따뜻한 편이죠? '피'가 연상될법도 한데, 나중에 다시 보면 또 어떨지..

바람돌이 2008-11-08 0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애들이 보면 무서워할까요?
우리집 애들이 요즘 무서운책 사달래서요. ㅎㅎ
물론 저한테는 저 그림체가 딱 좋지만.... ^^

하이드 2008-11-08 0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딱 좋은데, 무서운 이야기를 이해할만하게 이야기하고 있지요. 근데, 요즘애들(에 대한 지식이 전무하지만;)이 동화책을 무서워할까요? ^^a 무서운건 모르겠는데, 책도 크고 색감도 그렇고 압도적이긴 해요.

바람돌이 2008-11-08 01:17   좋아요 0 | URL
우리집 애들은 무서워해요. 근데도 무서운 얘기를 좋아하는건 참 웃기죠? ^^

통과루시 2008-11-10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붉고 야시시 푸르고-푸르딩딩?- 넘 멋진 그림이네요
그림책은 정말 멋진 세계~~~

하이드 2008-11-10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일러스트레이터의 다른 책도 사고 싶은데, 가격의 압박이 ㄷㄷㄷ입니다. ㅎ

레와 2008-11-10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흑.. 한국식으로 이상하게 발음표기 된 경우 감정이입이 안됩니다.
표기는 "바바야가"이지만, 발음은 "바바이가"에 가깝습니다.
러시아 괴물이라고 하길래, 내가 알고 있는 "바바이가"가 맞는거 같은데..
"바바야가"라니.. 아놔..;;

주제넘은 딴지일..까...요?! (왕소심)

하이드 2008-11-10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러시아어는 쓰바씨바밖에 몰라요 ^^; 영어 발음표기가 이상하면 신경쓰일 수도 있겠네요.

로쟈 2008-12-08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바야가>가 소개됐군요! 덕분에 뒤늦게라도 알게 됐습니다.^^ 아이가 좋아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잔학기 밀리언셀러 클럽 63
기리노 나쓰오 지음, 김수현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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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기리노 나쓰오를 <아임쏘리마마>로 만나지 않았더라면, 나는 이 작가를 지금보다 더 좋아했을지도 모른다.
그 후에 읽은 <아웃>, <다크>, <그로테스크>, <잔학기>까지 다 좋았는데, <아임쏘리마마>의 어떤 부분이 그렇게도 거슬렸는지, 기리노 나쓰오는 역겨운 여자주인공을 만들어내는 작가로 한동안 박혀 있었다.

그녀가 역겨운, 눈을 피하고 싶은 등장인물을 만들어내는건 맞다. 그 추악함은 행동의 하드코어보다는 마음의 하드코어로 피와 살이 난무하기 보다는 베일듯한 차가운 마음과 짬밥같은 욕망과 순도 높은 이기심때문이다. 그건, 어떤 잔인한 장면보다 더 구역질난다.

<잔학기>는 중편 소설정도의 분량이다. '나'는 열살때 겐지라는 지저분하고, 머리가 모자란듯한 남자에게 1년 넘게 유괴되었다가 풀려난 끔찍한 과거를 가진 소설가이다. 그녀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당시의 이야기를 자신의 경험과 직관에 의해 재구성하여 쓴 소설의 제목이 바로 '잔학기'이다. 소설속의 소설인셈이다. '겨우 열살이던 내가 가진 지혜와 체력과 의지, 있는 모든 능력을 총동원해서 살아남고자 한 경위를 어떻게든 나타내고 싶다는 뜻'으로 자신 안의 독毒을 쏟아내듯 써 낸 글이다.

열살 소녀의 눈으로 본 겐지와 옆방 남자 야타베씨, 그리고 그들이 머물던 공장의 사장과 사장 부인. 
열살에 그 방에 들어가서, 열한살에 나오지만, 그녀는 이미 어른이 되어버렸다. 사건의 경위는 그리 복잡하지 않다. 이런저런 경우의 수들도 생각할법한 이야기들이고, 반전이나 대단한 스릴이 있는 것도 아니다. 담담하게 때로는 독하게, 이야기는 진행된다. 범인을 위한 변명들은 쓸데없이 수다스럽고 작위적인면도 없지 않다. 하지만, 그런저런 눈에 보이는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짧은 분량에 소녀와 주변인들의 심리를 잘 담았다.

기리노 나쓰오는 독자로 하여금 등장인물들의 마음에 (좋은쪽이든, 나쁜쪽이든)쉽게 감정이입 되도록 하는 재주가 있다. 그래서, 그녀의 소설을 읽는 것이 때로는 괴롭고, 때로는 후련하다. 

열살 여자 어린이가 어른 남자에게 1년 넘게 납치되어 한 방에 지내다가 구출된다. 그러나 그녀는 생각한다. '자유라는 이름의 속박이 있고, 속박이라는 이름의 자유도 있었다. 이 사실이 아직 열한 살이었던 나라는 인간을 내부에서부터 무너뜨릴 것 같았다.' 구출된 그녀가 느끼는 부모에 대한 위화감, 그녀에게 다가오는 정신과 의사니, 형사니, 검사니 하는 어른들, 어디를 가든지 따라오는 그녀에 대한 속되고 저열한 관심들.

미야베 미유키가 친절하고, 따뜻하게 사건과 사건 속의 다양한 인물군상을 그리고, 독자는 그 중 어디 속하나를 곰곰히 생각하게 만든다면, 기리노 나쓰오는 사건의 진실을 힘으로 까발려 독자 앞에 던지며 비웃는듯하다. 옮긴이가 기리노 나쓰오를 만났을때 '박력'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나는 그녀를 글과 사진으로밖에 접하지 못했지만, 왠지 이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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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 2008-11-02 0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보통 여류작가들을 좋아하지 않는것같아요. 저도 여자이지만, 뭐랄까. 여자에게서 기대할수 있는 것들이 나온다고할까...그런 기분 때문에 왠지 한계성이 느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요...(뭐 그렇게 따지면 남자들의 글역시 어느정도 한계성이 있는 건 당연하지만...왠지 완전한 여성성이나 모성애같은 감정은 저에게 버겹더라고요.)
그런데 기리노 나쓰오는 그런 부분에서 뭔가 파격적이었달까. <그로테스크>를 처음접했을때의 그 박력이란...
다분이 여자의 얘기를 다루고 있으면서도, 도무지 주인공들을 사랑할수 없게 만드는 그 박력(?)때문에 반했어요..^^
<잔학기>는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소설이었어요. 읽으면서 막 무섭고 슬프고 애매모호한 감정이 들더라고요..ㅠ ㅠ

하이드 2008-11-02 0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뻔한 이야기를 와닿게 만들었을때 그 감동이 배가 되는 것 같아요. 몇가지 눈에 보이는 단점들도 다 덮어둘만큼의 박력이죠.

그나저나 여류작가에게서 여자에게 기대할 수 있는 것들이 나오는것은 남자작가들한테서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 어떤거 이야기하시는지는 어렴풋이 알것 같긴 해요. 저는 아마도 비슷한 이유로 히가시노 게이고룰 무지 싫어해요.그가 묘사하는 천편일률적인 여자캐릭터들;;

Apple 2008-11-03 0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랑 비슷하시네요.^^; 무지 싫어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히가시노 게이고는 그닥 안끌리더라고요..정말 여자캐릭터들의 모습이란 대단하죠..이건 뭐 여주인공들이 거의 물체같다는 생각이 들기도..=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