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을 먹은 아기 고양이 비룡소의 그림동화 145
케빈 헹크스 글 그림, 맹주열 옮김 / 비룡소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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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부터 책의 그림체를 짐작할 수 있다. 달밤에 하얀 아기고양이가 마징가귀를 하고, 앞발을 그루밍( 까끌한 혀로 깨끗하게 닦는다. 앞발 한번 핥고, 그 발로 얼굴 닦고.를 반복하기도 한다. 고양이 세수!) 하얀 달 앞에 앉아서 그루밍하는 고양이 앞으로는 계란꽃과(흐흐) 라벤더 꽃밭이다. 

속지. 회색 바탕에 하얀 도트. 밝은 검은 밤에 하얀달이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속지부터 사랑스럽다고 이야기했나? 첫페이지 들어가기 전의 페이지도 사랑스럽다. ㅡㅜ
아, 저 궁둥이.. 아가식빵!!(앞다리,뒷다리,꼬리까지 말아넣고 앉아 있으면 식빵모양으로 보인다.) 



어느 날 밤, 보름달을 처음 본 아기고양이
'하늘에 조그만 우유 접시가 있네.'

우유가 마시고 싶어진 고양이는



눈을 감고 목을 쭉 뻗어 혀를 할짝 거려 보는 아기고양이



하지만 고양이가 핥은 것은 벌레;;
가여운 아기 고양이!



우유 접시는 그 자리에서 그대로 아기 고양이를 기다린다.

왼쪽 아래 구퉁이에 고양이, 오른쪽 위 구퉁이에 보름달 
대부분의 여백은 온통 하얗지만, 이야기는 더 맘에 확 와닿는다.



'엉덩이를 씰룩씰룩하다가' 힘껏 우유접시를 향해 뛰어오른 고양이



가여운 아기 고양이!



우유접시를 쫓아가는 아기 고양이
아무리 쫓아가도 그대로인 우유접시... 아니 보름달은
어린시절 차 안에서 나를 따라오는 보름달, '엄마, 달이 쫓아와' 
차 안에서 잠이 들었다가 집에 와서 졸린 눈을 비비며 눈을 떴을때 집 앞에 와 있는 달을 보았을때의 반가움
뭐, 그런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요즘도 아이들은 '보름달이 쫓아 오는걸' 알고 있을까?



나무를 기어올라봐도 우유접시에 닿을 수 없는 아기 고양이



연못 아래 더 커다란 우유접시 발견 
'와, 맛있겠다!'

 



춥고 배고프고 슬프고 지친 홀딱 젖은 '가여운 아기 고양이!'



아기 고양이는
타박타박 집으로 돌아갔지요.

그런데 ……

집으로 돌아간 아기 고양이에겐 무슨 일이?

어떤 예쁜 칼라도 없이 흑백으로만 그린 '그저 하늘의 우유접시에 있는 우유를 먹고 싶었을 뿐인 가여운 아기 고양이'
이야기는 단순함의 묘미를 보여준다. 분명히 고양이를 키우고 있을 작가 캐빈 행크스는
'동물' '먹는 이야기' '모험' 의 묘미를 제대로 보여준다.

그림책은 뒷표지에도 이야기가 있다. '와, 맛있겠다!'

누구에게는 우유접시 같기도 하고, 누구에게는 뻥튀기 같기도 하고, 누구에게는 호떡 같기도 한
보름달과 아기고양이 이야기. 내가 좋아하는 누군가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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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08-11-21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여간 요즘 하이드님 동화책 리뷰 보기만 하면 마음이 흔들린다니까요?!

카스피 2008-11-21 1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고양이가 너무 이쁘네요^^

하이드 2008-11-22 0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순하지만, 특징을 잘 표현하고 있지요.^^

동화책 리뷰는 계속됩니다~

L.SHIN 2008-11-26 0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릴 때, 무지개 끝에 가보겠다고 미친 듯이 쫒아갔던 기억이 나는군요.(웃음)
 
백다섯 명의 오케스트라 비룡소의 그림동화 20
칼라 쿠스킨 지음, 정성원 옮김, 마크 사이먼트 그림 / 비룡소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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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저녁, 피곤한 한 주가 끝나고, TGIF 인 귀가시간에 남자 아흔두명과 여자 열 세명이 '출근' 준비를 시작한다.
백다섯명의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음악회 준비 과정을 통해 오케스트라의 일상과 악기를 친근하게 보여주는 따뜻한 그림체의 책이다. '오케스트라' 란? 고대 그리스 극장의 청중석과 무대 사이의 공간을 가리키는 말에서 유래하였다. 악곡의 규모와 공연장 크기에 따라 연주자 수가 달라지는데, 사십 명 규모의 '체임버 오케스트라' 와 백네 명의 연주자로 구성된 '심포니 오케스트라' 로 구분되며,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라고도 불린다.

오케스트라 연주에 사용되는 플루트, 피콜로, 오보에, 클라리넷, 바순 등의 목관 악기, 호른, 트럼펫, 트롬본 등의 금관 악기, 팀파니, 드럼 등의 타악기, 그리고 하프,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더블 베이스 등의 현악기와 오케스트라 구성원, 의상, 자리 배치 등에 대한 팩트를 단원들의 '출근 준비'를 통해 자연스럽게 담아내고 있다.

금요일 저녁, 사람들은 퇴근하고, 집집마다 불이 하나 둘 켜질때,
시내와 교외 곳곳에 사는 백다섯 명은 옷입을 준비를 해. 일하려 나가려고 말이야.

남자는 아흔 두명이고, 여자는 열세 명. 모두 각기 다른 방법으로 몸을 씻고,
각기 다른 방법으로 몸을 말려. 남자들은 수염을 기르는 세명을 빼고는 면도를 하지. 그리고 속옷을 입기 시작해.

남자들은 모두 검은 양말을 신고, 여자들은 복잡하고 다양한 속옷을 입어.
남자들은 속옷을 다 입고 나면 흰색 와이셔츠를 입어. 그리고 검은 바지를 입지.

그 중에 한 남자는 검은색 곱슬머리에 흰색으로 부분 염색을 했는데, 번개 모양으로 말이야.
남자는 앞 쪽에 주름 장식 달린 부드러운 흰색 셔츠를 입고,소매에 멋진 커프스단추를 채워.
그리고 허리에 '커머번드'라고 부르는 널따란 검은색 허리띠를 두르지. 다른 남자들은 허리띠 대신 멜빵을 매.
머리에 번개 모양의 흰색 부분 염색을 하신 분은 물론 마에스트로- 지휘자시다.
여자들은 검은색 긴 치마와 어울리는 검은색 윗 옷을 입어. 몇몇은 목걸이나 귀걸이를 하는데,
팔찌를 차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팔찌는 일할때 방해가 되거든.

백다섯 명은 문을 열고 백다섯 개의 거리로 나가.
시내로 향하는 택시, 자동차, 지하철, 버스 들을 타지.

백다섯명의 집에서 기다리는 엄마, 아빠, 남편, 아내, 친구들, 아이들, 강아지, 새, 고양이,
아무튼 집에 있는 모두들

흰색 머리가 섞인 검은색 곱술머리 남자는 집 앞에 기다리고 있는 기다란 자동차에 올라타지.



금요일 밤 8시 25분, 백네명이 시내에 있는 필하모닉 혹의 커다란 무대에 입장하고 있어.
모양과 색깔이 조금씩 다른 가방들도 뒤쪽에 남겨두고, 이제 백한 명은 가방에 들어 있던 악기를 꺼내 무대로 나르지.

세 명은 악기를 나르지 않아. 하프 연주자와 타악기 연주자, 팀파니 연주자들은
악기가 굉장히 무거워서 쉽게 나를 수가 없어. 그래서 미리 무래에 갖다 놓은거야.
이런 부분들은 굉장히 귀엽고 실질적인 이야기와 그림으로 다가온다.

무대에는 백네 개의 의자가 있는데, 그 중 두 개는 등받이가 없어.
의자 앞쪽에는 악보를 올려 놓은 보면대가 하나씩 있고,
이제 백네 명은 의자에 앉아. 등받이가 없는 의자는 더블 베이스 연주자들의 의자야.
그리고 모두 악보 첫 장을 펼쳐.

검은색 곱슬머리를 흰색으로 부분염색한 남자가 입장해서 단숨에 지휘대로 뛰어올라.
이 남자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야. 손에는 지휘봉을 쥐고 있지.

샹들리에 여섯개가 조용히 반짝거리고, 커다란 공연장은 음악으로 가득 차.

아름답게 연주되는 음악과 피날레는 책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오케스트라에 대한 소소한 정보들을 파스텔톤의 예쁜 그림과 재미있는 일상의 그림으로 머리에 쏙 들어오게 전달해주고 있다.
마침내 백다섯명이 한 마음이 되어 음악을 연주할 때의 하모니와 열정이 그림으로도 전달되는 듯 하다.
아기자기한 그림들은 사랑스럽고, 오케스트라 이야기는 유익하며, 그렇게 연 하룻밤의 공연은 감동적이다.

금요일 저녁에 출근하는 백다섯명의 사람들,

이 사람들은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단원들이다.
음악을 아름답게 연주하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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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8-11-19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하이드님 그림책 리뷰 읽는 재미가 정말 쏠쏠합니다. ^^

Kitty 2008-11-20 0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하이드님 그림책 리뷰 읽는 재미가 정말 쏠쏠합니다. ^^ <- 22222222222222222
어쩜 이렇게 사진도 잘 찍으셔요. 전 맨날 손떨려서 두 개로 보이던데;;;;

조선인 2008-11-20 0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사한 그림책이군요. 제가 찾던 바로 그런!

하이드 2008-11-20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 책은 실물이 짐작하시듯이 더 나아요. 페이지수도 많고, 글씨도 꽤 있지요. ^^ 재미있고, 유익하고,끝에는 꽤나 벅찼어요.
 
사토장이의 딸 - 상
조이스 캐롤 오츠 지음, 박현주 옮김 / 아고라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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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베카라는 여자가 있었다. 사토장이의 딸이였다.
천페이지에 달하는 이 책은 사토장이의 딸, 레베카가 헤이젤 존스로, 그리고 다시 레베카로 살아 남는 이야기이다.
아름답고, 강한, 강해서 아름다운 레베카. 인생의 첫장을 아버지와 남편의 폭력으로 시작하지만, 그 다음장부터는 자신의
인생을 조심스럽게 개척해나가는 강한 여자다. 팜므파탈이라는 말이 읽는 내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사실 그녀는 팜므파탈보다는 상처받은 작은새에 가깝지만, 그녀 내부의 어떤 알 수 없는 힘은 결국 그녀와 그녀의 인생에 평화를 가져다준다.
그녀는 이중적이다. 레베카에서 헤이젤 존스로 다시 태어나고자 했으나 헤이젤 존스인 그녀는 결코 분리될 수 없는 레베카라는 이름의 무게와 과거의 그림자를 달고 있었다. 거기에서 나온 이중성일 것이다. 팜므파탈이자 상처받은 새, 누구도 믿지 않으나 동시에 무한신뢰를 준다. 사랑하고 동시에 두려워한다. 완벽하게 꾸민 겉모습에 얼핏 얼핏 드러나는 순진한 눈빛과 터져나오는 환한 미소. 종국에는 헤이젤 존스라는 이름도 농담이었다. 그녀의 깨지기 쉬운 험난한 인생에 던져진 거대한 농담.   

레베카 혹은 헤이젤은 아름다운 영혼의 소유자다. 두고 두고 곱씹고 싶은 캐릭터다. 이야기는 그녀의 이야기지만,
그녀 인생의 악역들에게도 관심이 간다. 그녀는 사토장이의 딸이였다.  사토장이의 이름은 제이콥 슈워트. 고등학교 수학교사였고, 과학 잡지의 편집자였다. 전쟁이 일어났고, 그는 자신의 모든 것을 뒤로 한채 미국으로 향하는 배를 탔다.
그의 아내와 그의 두 아들과 아직 태어나지 않은 딸, 레베카와 함께.

그들이 자리잡은 곳은 작은 도시, 그는 도시의 무덤을 관리하는 사토장이가 되어 가족을 부양하게 된다.
사토장이, 독일에서 건너 온 유대인, 작은 마을의 가장 하층계급보다 더 아래 있었던 가족은 작은 돌오두막집에서 살게된다.
1년만 참으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사토장이로서의 삶은 그의 남은 평생을 좀먹는다. 고등학교 수학교사였고, 과학 잡지의 편집자였던 남자는 자신을 굽히고, 더 굽히고, 또 굽힌다. 그 겝, 하늘과 땅만큼의 겝, 독일에서의 인생과 미국에서의 인생사이의 겝에 적응하는 그의 방법은 그의 모든 분노를 가족에게 터뜨리는 것이였다. 정신이 왔다갔다하는 아내. 아들 둘은 왜 둘다 모자라고, 폭력적이여야만 했을까. 결국 슈워트가에서 마지막까지 만족스럽게 살아남는 사람은 가장 작고 약한 아이, 막내딸인 레베카였다. 레베카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만들어준 그녀의 남편 티그너. 190 장신에 주류중개인을 하며 전국을 오가는 그는 짐승과도 같다. 매력적인 짐승. 매력적이지만 위험한 짐승. 그의 과거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그러나, 그가 한 곳에 안주하지 못하고, 자신의 과거를 마주하기를 두려워하고, 사랑을 믿지 않고, 그의 아내인 레베카와 조그만 아들에게 어마어마한 폭력을 가하는 것을 보면, 분명 그에게도 그만의 이야기가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천페이지는 결코 길지 않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흡입력 있고, 과거와 현재의 시간을 물흐르듯이 자연스레 오간다.
이야기는 아름답고 인상적이다. 이야기 자체도 멋진데, 첫장부터 끝장까지 철저하게 계산된 플롯은 책을 이제 막 덮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첫페이지부터 펼치고 싶게 만든다.

"동물의 세계에선 약한 놈들은 죽음을 당한다. 언제나 자신의 약점을 감춰라"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 조금 다른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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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켜는 아이 국민서관 그림동화 55
레이 브래드베리 글, 리오 딜론.다이앤 딜론 그림 / 국민서관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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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레이 브레드베리는 미국의 소설가이자 에세이작가, 극작가, 시인입니다. 그는 SF 소설로도 유명해서 <화성연대기>라는 작품 등을 써 네뷸라 상을 받았고, 티비 드라마 ' 할로윈 트리'로는 애미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림을 그린 리오 딜런과 다이앤 딜런은 부부작업가입니다. 칼데콧상을 두 번이나 수상하는등 유명한 일러스트레이터들이죠. SF 소설가가 쓴 '밤을 무서워하는 아이' 이야기는 2차원과 3차원을 오가는 에셔의 기법을 이용하여 더욱 환상적인 느낌입니다.  

속지부터 말을 하고 있습니다. 별이 잔뜩 떠 있는 밤에 온 마을의 불이 꺼지고 잠에 빠져있는데, 유독 한집은
집안 가득 불을 켜고 있습니다.

밤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가 있어요. 
어둠 앞에 혼란스러워하는 아이의 모습이 잘 표현된 첫장이다.

그림의 톤은 어둠조차 따뜻하기만 한데, 어둠을 무서워해서 아이가 좋아하는
'초롱과 램프, 호롱불과 양초, 횃불과 모닥불, 손전등과 너울거리는 불꽃' 의 그림은 이 책에서 가장 좋아하는 그림중 하나인데, 나 역시 그런 작은 불빛들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모든 그림은 주의깊게 볼 필요가 있다. 탁자밑에 밤에 빠진 아이의 얼굴, 벽 뒤에 계단을 내려가는 아이의 모습..

밤이 내리면 잠들기 전까지 아이는 집안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놀았습니다.
캄캄한 밤에는 한발자국도 나가지 않았습닏. 
앞의 그림들에서 에셔를 잘 못느꼈다면, 이그림부터는 아, 어디서 많이 보던! 에셔. 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수학, 과학, 기하학, 미스테리의 에셔 그림에서 엄청난 복잡함과 두통을 느꼈다면, 이런 그림은 어떤가?
아이는 온 집에 불을 켜 놓은채 거실과 식품창고, 지하실과 찬장, 다락방과 벽장, 골방과 복도에서 놉니다.



 '아이는 전등 스위치가 무척 싫었어요. 전등스위치를 내리면 노란 불, 초록 불, 하얀 불, 복도 불,
  집 안의 모든 불빛, 불빛이란 불빛이 다 꺼졌거든요. 전등 스위치라면 만지고 싶지도 않았어요.'

오른쪽 위의 사진.. 매력적이다. 매력적이야.

어머니 아버지가 돌아다니며면서 온 집안이 불을 끄면, 불이 켜진 방은 아이방뿐이다. 
그림이 비교적 복잡하다보니, 글 읽는 것보다 더 많은 시간이 그림을 읽으며 흘러간다.

아버지는 멀리 여행을 떠나고, 어머니는 일찍 잠자리에 들자, 아이는 혼자 돌아다니며 온 집안의 불을 켭니다.
너무 예쁘고 따뜻한 빛을 표현하고 있다. 나도 아이처럼 태양과 빛을 좇아 가고 싶을만큼.

'그래도 아이는 외로웠어요. 깜깜한 밤, 동네 아이들이 잔디밭에서 뛰놀고 있었거든요. 멀리서 들려오는 웃음소리, 
 웃음소리' 
아이는 밤이 두려워서 항상 외롭다. 집 안에서 불을 켠채로만 밤을 겁내며 돌아다니니 언제나 혼자다.
그 때 방충망 뒤를 두드리는 검은 형체

어둠입니다. 어둠이라는 이름의 여자 아이가 빛보다 따뜻하게 웃으며 밤 속에 서 있다.
' 까만 머리칼, 까만 눈동자에 까만 드레스를 입고 까만 신발을 신고 있었어요.
  얼굴만 달처럼 하얬지요. 눈동자도 하얀 별처럼 빛났어요."

" 너, 지금 외로운 거지?" 
  어둠이 말했어요.'

"잘 봐, 스위치를 내린다고 꼭 불이 꺼지는 건 아냐!
 스위치로 밤을 켜는 거야.
 불을 켜고 끌 수 있는 것처럼,
 네 마음대로 밤을 켜고 끌 수 있는 거란다." 




빛만큼 예쁜 어둠이 보여주는 밤의 세상이 펼쳐집니다.



이제 아이는 밤이면, 불을 키는 대신에, 밤을 켭니다. 

근래 본 그림책중 가장 어둡고 복잡한 그림체다. 어두운 컬러인데 따뜻한 톤이다. 밤을 켜는 아이디어도 좋고
밤을 켜야만 들을 수 있는 여러가지 소리도 귓가에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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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눌 2009-03-17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딜런 부부 그림책은 정말 완벽해요. 남편은 흑인이고, 부인이 백인이라고 들었어요. 그래서 아프리카이야기도 많이 그리고요.

하이드 2009-03-17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그렇군요. 에셔의 세계를 그림책으로 가져오다니,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다른 작품들도 찾아봐야겠어요.
 
곤 베이비 곤
벤 애플렉 감독, 모건 프리먼 외 출연 / 브에나비스타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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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니스 르헤인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너무 드라마틱하기 때문인데, 그의 작품중 'gone, baby gone' 만은 좋아한다.
뭔가 대단히 억울하고, 찜찜한 결말이 드라마틱을 버리고, x같은 현실을 잘 반영했기 때문이다.

벤 에플렉의 감독 데뷔작. 각본도 벤 에플렉이 썼다.
케이시 에플렉이 주인공 켄지로 나온다.

벤 에플렉의 감독 데뷔작은 일단은 성공적이라고 해도 좋겠다. 작품의 주제도 그럭저럭 잘 반영했고, 몇몇 장면들은 꽤 명장면이다. 빛을 잘 이용해서 숨을 멈추게 만드는 그런 장면들이 있다.

배우들은 반반이다. 모건 프리먼은 뭐 더 덧붙일 것 없고, 에드 해리스는 보고 있으면 기분이 마구 고양될정도로 멋진 연기를 한다. 에드 해리스는 정말 최고다!
작품의 주인공인 켄지와 제나로.. 그들은 파트너다. 나는 책을 보면서 제나로보다는 켄지에 동감했지만, 책 속에서 제나로는 남자 탐정의 여자 파트너에 그치지 않고, 여자 탐정이었는데, 영화에서는.. 여자 파트너에 그쳐버리는 점이 아쉽다. 그렇다고 켄지가 맘에 드냐, 그것도 아니다. 딱히 맘에 안 드는건 아니지만, 약해 보이는 케이시 에플렉, "미디엄 켄지"는 좀 아쉬웠다. 약해 보이지만, 악바리에 강한 켄지인데, 영화 속에서는 그저 약하기만 한.. 에휴-
그런 소소한 아쉬운점에도 불구하고, 책을 재미있게 봐서 기대치가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괜찮았던 영화다.

책과 줄거리를 안 본 사람을 위해 줄거리를 간단히 말하면(스포일러 없음)

네살의 여아 아만다가 자기 방에서 실종된다. 모든 이웃들과 경찰과 미디어는 금발머리 귀여운 소녀의 실종에 목소리를 높인다. 아만다의 엄마는 마약과 맥주에 쩔어 사는 이혼녀이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숙모 비가 켄지와 제나로에게 실종을 수사해줄것을 부탁한다. 켄지와 제나로는 그 동네에서 태어나서 평생을 살아 온 토박이다. 형사와 공조하에 이곳저곳 동네의 뒷골목과 술집들을 뒤지며 실마리를 찾아 나간다.

여기부터는 스포일러
아만다는 정키인 엄마의 품으로 돌아가 티비앞 소파에 사물처럼 놓인채 영혼을 잃어간다.
그 선택을 한 켄지.. 제나로가 떠나는 건 당연하다. 영화속에서 나는 책과는 달리 제나로의 손을 들어준다.
플러스, 지는 무방비의 소아성애자를 뒤에서 쏴서 죽이면서, 무슨 자격과 이중잣대로 모건 프리먼을 감옥으로 보내고
아만다를 그 쓰레기소굴로 들여보낸단 말인가. 게다가 그나마 아만다의 보호막이었던 비는 다른 주로 쫓겨가고, 삼촌은 감옥으로.   뭐랄까, 켄지의 행동에 설득력을 주는 것에 실패한 벤 애플렉.
책에서는 이해가 갔었다구. 굉장히 오래전의 '로앤오더' 같은 드라마에서도 무방비의 범죄자에게 해를 가하는 것은 역시 범죄고, 마약정키에게 아이를 맡기는 것도 안되는데, 이 책과 드라마는 도대체 언제쩍 이야기이길래, 상식적으로 이해 안 가는 상황이 펼쳐지는걸까.

나는 법보다 정의가 위에 있다고 믿는 사람. 그러나 그 정의의 기준을 누가 정하냐는 것은 또 다른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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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 2008-11-14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게 왜 개봉을 안했을까 의아하더라고요. 저는 집에서 영화 잘 못보는데..ㅠ ㅠ엉엉...

하이드 2008-11-16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봉도 안 했더랬군요;; 근데, 생각해보면, 르헤인의 팬이면 모를까, 아니라면 별로 재미없는 영화에 재미없는 결론이었을것 같아요.

보석 2008-11-20 1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결말이 참 찜찜한 책이었죠. 영화도 조만간 봐야겠습니다.+_+

루나 2009-03-02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결말이 너무너무너무 찜찜하고 싫었어요...

하이드 2009-03-02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시 생각해도 맘에 안 들어요. 얼마전에 비슷한 주제의 책을 읽은 적 있는데, 뭐였더라.. 아, 리사 엉거의 <아름다운 거짓말> 덕분에 이 책이 다시 생각났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