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기환송 변호사 미키 할러 시리즈 Mickey Haller series
마이클 코넬리 지음, 전행선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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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꼰대 인종차별주의자 같았던 해리 보슈였다면, 미키 할러 일인칭 시점인 <파기환송>에서 만나는 해리 보슈는 가장 멋있었던 보슈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링컨차를 타는 변호사, 가장 밑바닥의 범죄자들까지 변호하며 나름의 명성을 쌓은 미키 할러는 검사장으로부터 '특별검사'를 맡아달라는 제안을 받는다. 그가 꾸민 팀이 바로 그가 유일하게 믿을 수 있고, 인정하는 전처 매기와 이복형인 해리 보슈이다.

 

24년전 열두살 소녀를 납치하고 살해한 제섭의 케이스가 새로운 DNA 검사 결과와 과거 경찰 비리의 발견으로 인해 파기환송된 케이스를 맡게 된 할러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변호사가 아닌 변호사로 일하는 것을 보는 것은 무척 재미있다. 능력자 해리 보슈의 모습은 더 돋보이고, 지난편에서 큰 아픔을 겪었던 해리와 딸의 모습을 보는 것도, 그리고, 사촌인 헤일리를 만나게 되는 것도 하드보일드 미스테리에서 보기 드문 가족적인 장면들이었는데, 나쁘지 않았다.

 

악당과 악당을 변호하는 변호사 로이스, 그리고, 그에 맡서는 검사 미키 할러의 모습이라니. 그리고 그에게는 해리 보슈도 있지. 그간 이 시리즈를 읽은 보람을 느낄 정도로 재미 있었다. 제섭을 감시하는 SIS 팀의 모습도 좋았다. 특별감시팀인 그들이 충분히 능력 있게 나와서 주인공 빼고는 다 좀 멍청한 그런 도식을 벗어났다. SIS 팀을 주인공으로 하는 편이 나왔으면 좋겠다 생각할 정도로 괜찮은 모습이었다.

 

24년 전 제섭을 지목했던 죽은 소녀의 언니인 세라의 모습, 생존자로서의 세라의 모습도 좋았다.

이렇게 등장하는 모든 우리편 사람들이 다 강인하고 믿음직하다보니, 죽죽 읽어나가는 맛이 있다. 그간의 해리 보슈를 주인공으로 하는 시리즈들이 어둡고, 주인공 해리에 감정이입하다 보면, 같이 힘들기 마련인데, 이렇게 정의롭고, 우리편이 강한, 그러면서도 이야기는 쫄깃하게 흘러가는 그런 시리즈를 읽는 것은 (미키 할러 시리즈이긴 하지만) 오랜만이다.

 

시리즈는 시리즈로 읽어야 재미있어서, 이 책만 먼저 읽으면 그 재미를 반밖에 못 느끼는것이 아닐까. 그렇더라도 여전히 재미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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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의 마법 실천편 - 비우고 버리자 모든 것이 달라졌다
이케다 교코 지음, 서명숙 옮김 / 넥서스BOOKS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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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 '비우고 버리자 모든 것이 달라졌다. 정리의 마법 실천편. 이라는 책이 있길래 덥썩 구매했다.

리뷰를 쓰려고 책을 검새해 들어가니 '정리,주간 부문 12위' 라고 적혀 있다. 아.. 이런 분야가 있구나. 첫 페이지에 나온 22위까지의 책들 중 내가 몇 권이나 읽었는지는 말하지 않겠다. 내가 책을 쓸 수도 있지 않을까. 비포 앤 애프터로다가.

 

얼마전 고양이에 환장하는 애인을 집에 잠깐 데리고 간 적이 있다. 말로와 리처가 눈길을 뺏어 주기를 바랐고, 그랬으나, 결벽증에 가깝다고 (내가) 생각하는 애인의 충격은 음.. 하지만, 난 차이지 않았따! 이번에 제주 갔을 때 엄마한테 얘기하니, 미쳤니, 거길 누굴 데리고 가, 깜짝 놀란다. 말로를 진짜 좋아하거든. 그랬더니, 그럼 니가 말로 안고 ㅇㅇㅇ로 갔었어야지. 그런다. 엄마..

 

정리책을 잔뜩 보면서 하는 일이라곤, 정리책을 집에 쌓아두는 거나, 죄책감을 더는 일, 다짐하는척 하는 일이었다고 생각하는데, 이 책의 리뷰를 쓰는 건, 지금이 바로 내가 집을 정리할 타.이.밍.이.고. 그.러.니. 이. 책.에.서. 얘.기.하.는. 누.구.나. ... 다 아는 이야기를 내가 드디어 '실천' 할 수 있는 그런 타이밍인 것이 아닌가. 해서이다. 더 마음 깊이 와닿았습니다. 그랬습니다.

 

애인을 만나는 날 이 책을 들고 있었는데, 내가 앞에서 <사신의 술래잡기>를 읽는 동안 애인이 맛때가리 없는 커피를 마시며 이 책을 읽었다. '너희집같네' 그러는데, 뙇. 우리집이 그 정도는 아니지!

 

다시 말합니다. 가슴에 손을 얹고, 이 정도는 아닙니다.

 

더러운 방 체크 리스트가 있다.

 

 

사실 나는 3개 정도밖에 안 된다. 안 된다구.

TV가 없고, 명절을 안 세고, 며칠전에 십년만에 애인을 데리고 갔..

 

책 초반에 나온다. 썸남이 생겼는데, 한 번 본 놈이 명함 보고 집 앞에 덥썩 찾아와서 물 한잔만 달라고 문을 두드린다.

이 남자가 문틈으로 보고 기함을 하고, 앞으로 열심히 일하고 사시라고 거절 문자를 날린다.

저자는 그에 충격 받고 자괴감에 빠지는데, 아니, 한 번 본 남자가 대뜸 집에 찾아와 문 두드리면, 그 놈은 아니야!! 완전 크리피하다고!  하면서 내심 애인님에게 감사. 혼자서는 못 할 것 같다며, 2주에 한 번씩 청소하러 와주겠다고. 하지만..

 

그것도 술 마시고!

 

문제가 뭘까? 내가 집에 잡동사니 귀신이 있다고 하는건 빈말이 아니다. 집에 귀신이 있다면, 그건 분명 잡동사니 귀신일 것이다! 라고 생각하고 있다.

 

책에서 이야기하는건 그야말로 누구나 다 아는 얘기고, (정리정돈책을 수집하는 내가 처음 듣는 얘기일리 없지만, 열심히 메모하며 해보고 있다.... 여야 하는데, 제주 다녀오고 시간 없었어.) 짐작하듯이, 버리고, 버리고, 버려라. 이다.

 

아무리 버려도 티가 안 나. 어째서?

엄마가 제주 내려가면서 짐도 많이 빼가고, 사람도 나갔는데, 그닥 나아진걸 모르겠어. 어째서??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현관의 박스를 치울 것이다. 현관을 막고 있는 박스 백개 들어 있던 큰 박스. 리처가 올라가 놀기를 좋아한다지만, 난 박스 때문에 (엉덩이까지 오는 커다란 박스임) 저자처럼 넘어다니는 정도는 아니지만, 더 심하다면 더 심하게 옆으로 게걸음으로 지나가야 한다. 이 부분 읽으면서, 교코씨, 당신도.. (눈물)

 

다섯가지 스텝이 있다. 나같은 정리맹, 정리치를 위해 간단하게, 더 간단하게 다듬은 스텝인 것이 눈에 보여.

 

1단계: 베이스 캠프를 만들어라
( 깨끗한 책상과 의자를 놓고, 매일 쓰는 물건이 발굴될때마다 모아 놓고 나머지를 치워 나간다)

2단계 : 쉽게 치우고 티가 확 나는 곳부터 공략하라

(버릴까 말까 고민하다가 더 어질러지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비교적 확실히 버릴것을 버릴 수 있는 '부엌' 같은 곳부터 공략)

3단계 : 매일 쓰는 것을 베이스 캠프에 모아라.

4단계 : 지금 안 쓰는 것은 과감히 버려라.

5단계 : 방, 집, 그리고 인생의 지도를 만들어라.

 

집을 치우고, 꾸미고 한다기 보다, 올 해 안에 이사 가야 하니, 짐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얼른 애인도 집에 불러 청소시키고 싶.. 아니고, 고양이랑 알콩달콩 놀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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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 2016-04-22 20: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희집인줄....;;;; 그래도 다행이네요. 저만 이런게 아니라서 :)

하이드 2016-05-03 10:35   좋아요 2 | URL
위안이 되... 지 않아요. 청소,정리정돈 해야 해요. ㅜㅜ

유월 2016-05-04 00:25   좋아요 1 | URL
전 자주 안 보지만 버리기는 뭐한 책들을 제단해서 스캔해야지...라고 생각만하며 2년을 보냈네요. 스캐너는 아직도 안샀...;;;;

웽스북스 2016-05-02 11: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화이링이에요! 저는 곤도 마리에 책 읽고 엄청 많이 버렸는데도, 계속 물건이 쌓여서 요즘도 하루에 3개씩 버리고 있어요. ㅎㅎㅎ

미니멀리즘 게임이라고 매월 1일에는 1개, 2일에는 2개, 31일에는 31개씩 버리는 게임이 있는데요... 이거 한달만 해보면 그래도 500개는 버리실테니 이런 식으로, 약간 게임처럼 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역시 뭐든 게임처럼 해야 재밌더라고요. ㅎㅎㅎ (다만, 저는 이미 너무 많이 버려서 버릴 게 500개까지는 안남아 있어서 ;;; 소심하게 하루 3개씩 ㅋㅋ) 어쩐지 예쁜 것도 많으실 것 같으니 버리면서 벼룩 같은 걸 여기서 해봐도 재밌을 것 같고요. : )


하이드 2016-05-03 10:37   좋아요 1 | URL
곤도 마리에 책 읽고 광명 찾으신 분들 기억납니다.

미니멀리즘 게임 해봐야겠어요! 저도 이런거 좋아해요. 리워드 있고 그런거요.
애인한테 책 열 권 정리하면 한 권 사주라.고 텔레파시 보내고 있어요. ㅎㅎ

오늘 3일이니, 오늘 6개를 버리겠어요!
 
일곱 가지 이야기 - 1992년 제3회 아유카와 데쓰야 상 수상작
가노 도모코 지음, 박정임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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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읽는 일상 미스터리인 것 같다. 아닌가, 바로 전에 <사신의 술래잡기>를 읽었어서, 이 책의 '일상'이 더 극적으로? 느껴졌다. 제목대로 일곱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고, 마지막 챕터의 제목이 '일곱가지 이야기' 이기도 하다.

 

각각의 이야기를 담고 있고, 연결되는 이야기도 있는 연작집이기도 하다. 결말도 있다.

 

이리에 고마코는 표지 그림이 왠지 끌리는 책을 발견한다. 그 책의 제목이 <일곱가지 이야기>

 

[[[표지에는 밀짚모자를 쓴 소년이 서 있다. 조금 지저분한 러닝셔츠는 소년의 마른 어깨에 흘러내릴 듯 걸쳐 있고,끝자락은 반바지 밖으로 조금 삐져나와 있다. 손에 든 하얀 잠자리채는 꽤나 오래 사용했는지 뚫린 부분을 묶은 매듭이 있다. 발은 맨발이다.

그 묘한 분위기의 소년은 어딘가 먼 곳을 보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멍하니 시선을 헤매고 있는 것도 같았다. 살짝 투명감이 감도는 그 눈은 화가 나 있는 같았고, 울고 싶은 것을 억지로 참고 있는 것처럼도 보였다. 그리고 등 뒤에는 연푸른 색조로 통일된 한가로운 전원 풍경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었다. ]]]

표지를 묘사한 글을 길게 옮겨 본 것은 이 책 표지랑 비교해 보려고.

그리고, 표지와 관련된 에피소드도 있다. 표지 중요.

 

책을 읽고, 작가인 사에키 아야노에게 편지를 보내기 시작한다. 각 에피소드들은 고마코가 일상에서 겪은 수수께끼, '일곱가지이야기'의 책 이야기, 그리고, 고마코가 보낸 편지와 작가의 답장으로 이루어진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단편집 치고는 꽤나 복잡한 구조이다.

 

어떤 반전이나 대단한 감동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일상의 소소한 수수께끼 풀이 이야기는 재미있다.

 

[[[대체 언제부터 의문을 갖지 않게 되었을까요? 언제부터 주어진 것에 납득하고, 상황에 납득하고, 여러 가지 모든 것에 납득하게 되어 버린 걸까요? 언제고 어디서고 수수께끼는 바로 옆에 있었습니다. 스핑크스의 심원한 수수께끼 같은 것이 아니더라도, 예컨데 사과는 왜 떨어지는지 까마귀는 왜 우는지 같은, 사소하지만 정말로 중요한 수수께끼는 일상에 넘쳐 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누군가가 대답해 주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피니스 아프리카에는 이제 출판사 이름만 보고 살 수 있는 그런 출판사가 된 것 같다. 계속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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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드 온 스노우 Oslo 1970 Series 1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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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네스 뵈의 기존 작품들, 해리 홀레 시리즈나 그 외의 작품들을 생각하고 읽는다면, 분량이 엄청엄청 적다는 것과 별개로 당황스러울 것이다. 누아르 분위기의 중편, 딱 떠오르는 작품은 데니스 루헤인의 '더 드롭' 이다. ('더 드롭'이 훨씬 낫지만)

 

술술 잘 넘어가고, 미스터리/스릴러/누아르를 좋아한다면, 나름의 장점도 찾으며 읽을 수 있겠지만, 요 네스뵈의 팬이 굳이 찾아 읽을 필요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난독증이 있는 킬러 올라브는 의뢰인/보스로 부터 보스의 아내를 죽여줄 것을 의뢰 받는다. 그 시점에서 계산을 시작한다. 그리고, 보스의 아내를 보는 순간 계획은 바뀐다.

 

감각이 뛰어나고, 등장하는 모든 인물이 다 하드보일드적인 면모를 지니고 있다.

요네스 뵈의 엄청나게 과한 분량의 기존의 책들은 정말 좋았어도 다시 읽을 엄두가 안나곤 했는데, 그런 '요네스 뵈' 이름 보고 주문한거라 얼떨떨하다.

 

분위기도 좋고, 인물 캐릭터들도 나쁘지 않다. 돌이켜볼수록 나쁘지 않아 별 세개에서 다시 별 한개를 더해 별 네개를 달아둔다.

다만, '요네스 뵈'의 이름은 지우고 읽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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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18 08: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4-18 08: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익숙한 새벽 세시
오지은 지음 / 이봄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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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았던 책들의 할 말 많은 리뷰를 뒤로 넘기다보니, 미루다가 아예 안 쓰게 되어 버린다. 이 책도 그 중 하나.

별 기대 없이 읽기 시작했지만, 저자가 마음을 다해 내놓고, 고치고, 또 고친 이야기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런건 나처럼 기대없이 읽기 시작한 독자에게도 와닿기 마련이다.

 

'익숙한 새벽 세시' 는 가수 오지은의 노래 제목이기도 하다.

 

[[[거리를 걷고, 또 친구를 만나고, 많이 웃는 하루를 보내도

오늘도 나는 잠 못드는 이미 익숙한 새벽3시 ]]]

 

내게도 익숙한 새벽 세시여서, 새벽 세시에 리뷰를 써볼까도 했으나 (그럴리가)

저자에겐 잠 못드는 새벽3시인데, 나에게는 좀 일찍 열두시 즈음 잠들면 깨어나는 시간이 새벽 3시이다.

3시를 기점으로 2시 55분에 일어나더라도 아, 더 자야하는데 싶고, 3시 1분에 일어나더라도 아, 잘잤다 싶은 그런 기점이 되는

순간이다. 그래서 내게 익숙한 새벽 3시.

 

아, 물론 이 책은 새벽 3시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다. 예민하고 섬세한 노래를 만들고, 노래를 부르는 싱어송 라이터 오지은이 짐을 싸서 일상을 탈출하고(라고 쓰면 뭔가 되게 흔해보이지만, 흔한 이야기 맞다) 자신을 돌아보고, 기록하고, 책을 읽을 독자, 그녀의 음악을 듣는 이들에게 말을 건네는 그런 책으로 보면 될까.

 

그녀 자신을 솔직하게 내보이다 상처 받고 다시 겉으로 웃으며 쓴 글을 다 뒤엎고, 다시 상처를 받더라도 속을 내보이는 글을 마음을 다해 쓰겠다고 다짐하고 쓴 글들이다. 어떤 글을 쓰던지간에 자기검열이 없을 수는 없겠지만, 특히나 책으로 내보이는 글은 더욱 그럴텐데, 이 예민한 아티스트가 자신을 한계까지 밀어붙이며 괜찮아, 그런데, 안 괜찮아. 아니, 괜찮아. 괜찮지 않은가. 하는 그런 불안함의 줄타기를 지켜본다.

 

두번째 책이라고 하는데, 세번째 책이 기대된다. 좋은 음악을 하는 아티스트이고, 좋은 글을 써낸 저자라는건 알았다. 세번째 책에서는 독자로서도 더 그녀의  글쓰기에 익숙해지고 (저자가 그런걸 원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좀 더 잘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이야기가 이상한건 아는데, 본업 가수의 글을 읽는다는 것의 편견이 머릿속에 계속 맴돌아서, 그런거 없이 순수하게 글로 더 즐기고 싶은 마음)

 

[[[샤워를 하고 좋아하는 향기의 로션을 천천히 바르고

요즘 제일 좋아하는 음악 들으면 나아질까 ]]]

이 책을 읽는 중에 애인하고 다툰 일..은 아닌데, 애인이 혼자 찔려서 고백 메일을 보낸적이 있다. 답장에 이 책에 있던 구절을 옮겨 주었더랬다. 북플에는 인용 표시고, 색깔이고 안 나오니깐 인용은 앞으로 [[[   ]]] 를 사용할 것이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는 과정은

어쩌면 열기 싫은 상자를 계속 열어나가는

고통의 반복일지도 모르겠다.

 

상자를 열었다.

지금까지 해온 실수가 나왔다.

못난이가 나왔다.

 

그래도 계속 열어나가면

무리하지 않는

단정하고 확실한 행복을

얻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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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너스 2016-05-02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지은 2집의 이 노래를 무척 좋아해서 자주 들었는데 같은 제목으로 책이 나왔군요. 뮤지션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글 읽는 데 방해가 되지는 않을 지 걱정되긴 하지만 한 번 읽어보고 싶네요.

하이드 2016-05-03 10:34   좋아요 2 | URL
좋아요. 오래오래 고민하고, 솔직하게 짜내고, 덜어낸 이야기라는게 느껴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