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여름 도서관에서 야구책인줄 알고 읽었던 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야구가 다시 나왔다. 확실히 여름이 책읽기 좋은 시절이긴한가보다.
이렇게 살 책들이 쏟아져나오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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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되어 많은 이들이 헌책방 순례를 하도록 만들었던 그 책, <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 야구>가 재출간됐다. 참신한 상상력과 신랄함이 돋보이는 소설로, 제1회 미시마 유키오상 수상작이다.
제목처럼 '야구에 관한, 야구를 위한, 야구에 의한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흔히 알고 있는 '야구'를 떠올리며 읽는다면 곧 당황하게 될 것이다. 카프카야말로 야구에 관한 열정이 대단한 포수 후보 선수였을 것이라 추정하며 야구에 관한 글만을 모으고 있는 노인, 야구를 배우기 위해 900편의 야구 시 쓰기와 100편의 포르노 비디오 보기라는 하드 트레이닝을 감내하는 불멸의 초등학교 1학년, 공이 너무 잘 보여 도무지 칠 수가 없다는 4번 타자와 라이프니츠에 매료된 슬럼프에 빠진 주전 투수, 일본 야구를 창조하기 위해 길을 떠나면서 일기를 교환을 위해 여동생을 낳아달라는 네케레케세맛타 신까지, 우스꽝스럽게 뒤틀려 있는 야구광들이 줄줄이 등장한다.
야구가 사라진 가상 세계에 살고 있는 야구광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 소설은 포스트모더니즘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본 줄거리 없이 서로 관련이 없어 보이는 단편들로 이루어진, 일반적인 소설의 형식을 거부하는 독특한 소설이다.
'움베르토 에코를 둘러싼 번역 이야기.
얼마전에 '문화의 오역'이라는 책을 보...려다가 리뷰 두 개 보고 마음을 접었는데, 관심가긴하지만,
목차나 '책속에서' 를 보니 결코 만만해보이지는 않는군. -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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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이한 구조를 가지고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의 경험 세계를 조직화하고 분류하'는 언어를 다른 언어로 치환하는 작업, 번역. 따라서 번역은 기본적으로 부정확한 현상이다. 완전한 동의어가 존재하지 않는 이상 번역은 불가능한 원리에 따른 결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한 번역의 근본적인 대립은 결국 번역자에게 자유의 공간을 제공하며 번역자가 자신에게 주어진 자유를 절도 있게 잘 행사하면 아름답고 충실한 번역이라는 '합'의 경지에 도달할 가능성을 제공하기도 한다. 따라서 에코는 그 가능성의 한도 안에서 우리는 우리 앞에 놓인 번역을 다시 한 번 새로운 눈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한다.
'움베르토 에코의 번역론'과 '에코 작품의 번역론'으로 구성되어 있는 책은, 1부에서 에코가 쓴 세 편의 번역 관련 논문과 에코의 번역 작업에 관한 연구 논문 1편을 담고 있으며 2부에서는 트리에스테 대학 주최의 '에코를 둘러싼 번역 회의'의 발표를 중심으로 <장미의 이름>을 각 나라의 언어로 옮긴 번역자들이 번역 과정의 고충과 에코의 작품이 번역론에 끼친 영향에 관한 글들을 모았다.
이 책은 마태님께
술 마실때 그 수 많은 이상한 핑계들은 이제 그만, 자, 이 책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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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아무리 칼뱅이라도 술 앞에서는 맥을 추지 못했다. 원래 술(당연히 맥주)을 좋아했던 독일의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는 마음속에 항상 술 마실 명분을 품고 다녔고, 게다가 유머감각까지 풍부했다.
"따라서 만일 악마가 '술 마시지 말라'고 말한다면, 여러분은 이렇게 대답하십시오. '네 말 때문에, 네가 그것을 금했기 때문에, 나는 마셔야겠다. 그냥 마시는 것이 아니라 아주 많이 마실 것이다.' 우리는 항상 사탄이 지시한 바의 반대로 해야 합니다. 내가 왜 와인을 희석하지 않고 마시겠습니까, 날 괴롭히는 악마에게 고통을 안겨줄 목적이 아니라면?" - 본문 223쪽에서
오늘날 최고의 술꾼국가는 어딜까. 러시아? 독일? 스코틀랜드? 아니면 아일랜드? 알코올 남용에 관한 한 러시아 사람들은 독보적인 존재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10만 명 중 500명이 술 때문에 죽고, 40퍼센트의 남성과 17퍼센트의 여성이 알코올중독을 앓고 있다.
한편 독일인들은 술꾼국가연맹으로부터 퇴출될 위험에 처해 있고, 스코틀랜드인과 아일랜드인은 잉글랜드 사람들보다 술을 덜 마신다.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미국은 (영국인과 마찬가지로) 알코올 남용 순위의 중간쯤에 있는 나라들이다.
독일, 미국, 아일랜드, 스코틀랜드가 세계술꾼국가연맹에서 상위에 들지 못하는 까닭은 이들 나라에 절대금주주의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독일에서는 3명 중 1명이 절대금주주의자인 데 비해 영국에서는 10명 중 한 명만이 그렇다. 위 네 나라에서 음주가 커다란 문화적 무게를 갖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국가의 자존심을 책임진 남은 술꾼들의 어깨가 무겁다 하겠다. - 본문 273~274쪽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