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어떤 사람이냐면요, 오늘 꽃 사서 고속버스 택배 보내는데 10만천원 쓰고요, 고양이 캔 사는데 3천원 쓰고요. 제 밥 사는데 990원(레이즈 오리지널 감자칩) 쓴 사람이에요. 



좀 더 멋있는 예로 올리려고 했는데, 그냥 생각난김에 올린다. 어디에 돈을 쓰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위해' '어디에 돈을 아끼는가' 에 가치관이 있다. (오늘 올린 웨딩 부케가 꽃값만 십만원이다. 세 번의 웨딩 부케가 나가는데, 오늘은 좀 아끼겠다.고 한 것이 이모양. 하하;; 아..아..) 이건 좀 다른이야기일 수도 있는데, 


나는 꽃을 파는 사람인데, '책을 읽고' , '고양이를 키우며' 꽃을 파는 사람이다. 모두가 책을 읽기는 하겠지. 꽃을 파는 사람들도 책을 읽기는 하겠지. 당연히. 하지만, 나는 내가 만드는 꽃이 '책을 읽고',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이 만드는 꽃이라는 걸 꽃을 사는 사람들이 알면 좋을 것 같다. 뭐, 그런 이야기. 


너무 오래간만에 신간마실이다. 

책은 골라 놨는데, 하다 지칠 것 같아 나중에는 책만 꾸겨 넣을듯. 


아, 들어가기 전에 V.C. 앤드류스 다락방 시리즈 사실 분, 한 분만, 잠깐 홀드. 제가 다섯권 한꺼번에 반값으로 다음주 중으로 내놓을 거에요. (찜 끝)그래요, 저도 그 시대 사람이랍니다. 저는 책을 쟁이지 않고, 읽고 내보내니 (근데, 이 시리즈는 거의 균일가로밖에 알라딘 매입이 안 되서 회원 팔기로 할껀데) 이 책도 새 책 처럼 보고 내보낼께요 다섯권 한꺼번에 정가 반값, 배송료 3천원 보내드릴껀데, 등록하면 누가 휙 사가는지 모르니깐, 이왕이면 서재 오시는 분들 중에 슬쩍 찜하시면 됩니다. 제 중고딩 시절은 V.C 앤드류스와 영웅문과 슬램덩크였지요. 음하하.


그럼 이제 신간마실 



 불새 출판사 재기 후, 두 번째 책 <암흑을 저지하라> 

... 아, 여기 대표님, 책소개 쓰는 법 학원 보내드리고 싶어요. 책소개는 안 옮길께요. 

 하지만, 좌충우돌, 어떻게든 벌써 9권째 내고 있는 그 열정..이란 말도 약한 것 같아요. 그 사랑, 그 집착, 그 ... 여튼, 이 장르에 대한 애정의 증거는 이미 충분하지요. 사라면 사야죠. 


 책 만듦새 이런건 제가 다 극뽁했어요. 근데, 책소개는 좀 어떻게 해보세요. 책소개 딴지 거는것도 정말 오랜만이네요. 








 스콧 F. 파커 <커피, 만인을 위한 철학>


커피에 대한 철학은 과연 어떤 것을 이야기할까? 커피와 카페는 하나의 거대한 문화 현상이다. 커피를 둘러싼 이 문화는 대단히 다양하고 역동적이며, 《커피, 만인을 위한 철학》은 이것과 관련된 모든 층위를 다루고 있다. 지극히 개인적인 철학적 문제에서부터, 공동체와 같은 사회적 주제, 나아가 지구적 차원의 논의에 이르기까지 그 이야깃거리는 실로 광범위하다. 

예를 들면 우리는 이런 질문들을 던질 수 있다. 재배와 생산 과정이 세심하게 관리된 최고급 품종의 커피가 슈퍼마켓에서 파는 싸구려 커피보다 맛있다고 단언하는 것은 과연 미학적으로 타당한가? 기술의 발달과 도시화로 인해 점점 소외되어가는 개인들을 위해 커피를 매개로 하는 만남, 즉 커피하우스라는 공간을 활용하는 모임으로 새로운 형태의 공동체를 창출할 수 있을까? 오늘날 세계화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는 커피 무역에서 자행되는 불평등한 거래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 좀 더 친환경적인 커피 재배와 수송은 과연 가능한가? 가능하다면 과연 누가 이 작업을 이끌 것인가?

이 책은 이런 의문들을 비롯한 온갖 차원의 철학적 논의를 다룬다. 물론 철학이 늘 그렇듯이, 이 책의 목적은 준비된 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다만 커피와 우리 삶 사이의 관계에 대해 철학적으로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할 수 있는 방법들을 펼쳐 보여준다. 그리고 커피에 대해 미처 몰랐던 새로운 사실과, 나아가 커피를 좀 더 완벽하게 즐기는 방법도 몇 가지 담고 있다. 


커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고양이와 책과 꽃이 마음의 양분이라면, 커피는 몸의 양분이지요. 내 마시는 커피에 '철학' 이런거 하면 좀 우습겠지만, '오늘의 커피 숏 샷추가 텀블러 얼음컵 하나 추가요' 그리고, '미국에선 이렇게 드립 커피에 샷 추가하는걸 해장커피로 마신다네요 후훗'  뭐 이런게 카운터에서 오토매틱으로 나오는데 무슨 개똥철학을 가져다 댈까요. 


이것저것 할인 받으면 이천원대였는데, 다 할인 받아도 삼천원이라 슬프다. 

난 맨날 숏사이즈 시켰는데, 메뉴에 없다고 신고 당했다고? 

스타벅스 신메뉴 '옥고감' 완전 내 취향이다. 만세!


 









오쓰카 에이지의 이야기 만들기 시리즈 사야지 사야지 하고 못 사고 벌써 6권 나왔네요. 



 사유리 <눈물을 닦고> 


사유리 감성 에세이라는 타이틀로 나왔습니다 

방송에선 사차원 막무가내 캐릭터인데, 사실 사유리 어록이 인터넷에 돌 정도로 개념있는 말 잘 하는 걸로 유명하죠. 


소위 여배우 에세이(?) 들을 그간 읽어본 바로는 별로 코멘트하고 싶은 책이 없지만, 요즘 일본에서 엄청 인기 있다는 배우 안. 의 책 궁금하고, 이 책도 좀 궁금하네요. 책소개로 봐서는 인터넷에 돌던 그게 다인가 싶은게 좀 불안점.




















브랜드에 대해 꾸준히 파 온 유니타스 김경필 이사의 신간 <야생의 고객> 

직관을 끌어내는 유니타스 검정색 노트 시리즈로 유명하다. 하나마나 한 이야기일지, 따로 적어 기억하고 싶은 이야기들일지 궁금하네요. 


베스트셀러 <미움받을 용기>를 통해 한국과 일본에서 아들러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심리학자 기시미 이치로의 ‘내 인생 애프터서비스 심리학’. <미움받을 용기>의 이론적 토대와 임상적 사례를 풍부하게 담고 있는 이 책은 종잡을 수 없는 내 마음, 바꿔버리고 싶은 라이프스타일, 껄끄럽기만 한 대인관계를 내 의지대로 가꿔가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프로이트나 융과 달리 보편적 인간보다는 개개인 각자의 상황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아들러의 ‘개인심리학’ 이론을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과 환경에 맞게 적용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 병약한 신체 조건, 만만찮은 가족 관계, 세계대전 참전 등 수많은 난관을 극복한 아들러의 개인적 삶, 전후 세대인 저자 자신이 일상에서 겪는 소소한 경험, 수십 년 동안의 상담을 통해 축적한 심리적 문제를 이야기 소재로 꺼내와 인간의 라이프스타일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그것이 인생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자세하게 들려준다.

이 책은 인간의 심리가 작동하는 근본적인 법칙을 파고든다. 나 자신도 잘 모르는 ‘나’의 내면세계를 파악하는 법, 내 성격과 라이프스타일을 바꿔갈 때 고려해야 할 것들, 타자와의 관계를 원만하게 설정하는 법, 인생을 대하는 근본적인 태도 등을 따라가다 보면 막막한 인생 과제와 꼬여있는 대인관계를 버텨낼 수 있는 용기와 노하우를 얻게 된다. 

인간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행복한 삶’에 다가가기 위해 타자와 세상을 대하는 방법을 집요하게 다룬다는 점에서 이 책은 특별하다. 인생의 모든 문제와 연결돼 있는 타자(타인, 가족, 세상)와의 관계를 어떻게 형성하느냐에 따라 개인의 인생 자체가 달라진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아들러 열풍이라고 선전하는게 좀 미심쩍습니다. 하지만 궁금하기도 해서 일단 읽어보기는 할 생각입니다. 

 


캐이티 머론 <도시의 공원>


세계적 명사 18인이 기록한, 공원에 얽힌 사적인 이야기. <보그> 편집위원인 케이티 머론이 기획하고, 이 책의 사진을 찍은 이탈리아 유명 사진작가 오베르토 질리를 포함해 열여덟 명의 저자 모두를 섭외했다. 사진작가 오베르토 질리는 2011년 12월 브루클린의 프로스펙트 공원을 시작으로 2012년 10월 더블린의 아이비 정원까지 세 대륙 열두 나라를 여행하며 이 책의 근간을 이루는 112장의 공원 사진을 찍었다. 

열여덟 편의 글은 대상이 되는 공원만 정했을 뿐 형식도 주제도 모두 자유롭다. 도시의 특성에 따라 혹은 저자의 직업에 따라 글 스타일도 각양각색이다. 단 하나의 공통점은 이들이 모두 공원에서 자기 자신을 발견한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공원을 통해 각자의 내면을 풀어놓는 사람들의 자유로운 이야기는 도시 공원의 효용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공원 이야기 좋아요. 마음산책이라 믿음도 가네요. 근데, 이건 또 딴 얘기이긴 한데, 도정제 이후, 예전과 비슷한 책값이 거의 없는 것 같아요. 몇 천원 내리거나, 2만원대로 올리거나. 살 사람은 살테니 올린 것 같은 기분을 지울 수가 없다.... 랄까요. 음...... 


 장 샤오위안 <고양이의 서재>


중국 고전과 인문서를 꾸준히 읽어 착실한 인문 소양을 갖춘 중국의 과학사학자이자 천문학자인 장샤오위안 독서 편력기다.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듯 늘어놓는 그의 이야기에는 학문, 독서, 번역, 편집, 서재, 서평 등을 아우르는 책 생태계에서 살아온 그의 삶이 오롯이 담겨 있다. 굳이 장르를 고른다면 수필이나 에세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표정훈 도서평론가의 말대로 “일정한 형식이나 체계 없이 느끼거나 생각나는 대로 쓰는 글, 만필”이란 표현이 딱 어울린다. 

그러나 이 책이 한가로운 소일거리로서의 독서만 말하는 것은 아니다. 과학과 인문학이라는 두 문화를 넘나들어야 하는 과학사학자 장샤오위안의 학문적 문제의식이 곳곳에 묻어날뿐더러, 한 사람이 학자로 성장하는 과정이 잔잔하게 펼쳐지기 때문이다. 그는 문화대혁명 시기였던 청소년기에 금지된 책을 탐독하며 친구들 사이에서 책을 유포시키는 허브 역할을 하기도 했고, 전기 기사로 일하면서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을 정도의 독서광이었다.

과학사를 중심으로 장샤오위안이 읽은 광범위한 책들의 내용에 더하여 중국 출판계의 속내, 중국 학술계의 풍토와 흐름과 만날 수 있다는 점은 이 책이 주는 넉넉한 덤이다.



제목부터 표지까지 취향 저격이네요. 아, 근데, 왜 고양이의 서재??


그의 바람은 고양이가 되는 것이다. 서재 가득 꽂힌 책과 디브이디 사이를 나른하게 오가며 자다가 깨다가 읽다가 보다가 상상에 빠지는 고양이. 이건 아마도 모든 책벌레의 꿈일지 모른다. 저자는 “지금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날은 하루 종일 바쁘게 바깥을 돌아다니지 않아도 되는 날이며, 하루 종일 서재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날”이라 공공연히 말하며, “책 있으면 부자, 일 없으면 신선”, “안온한 상태를 얻기가 가장 어려운 법”이라는 말을 심상하게 읊조린다. 책벌레 장샤오위안에게 독서란 삶을 풍요롭게, 충만하게 해 주는 반려伴侶다.


라고 합니다. 오오.. 멋지다. 싸부!

















구마 겐고 <작은 건축>


단순히 작은 것만으로는 ‘작은 건축’이라 할 수 없다. 이상적인 ‘작은 건축’은 자립하는 건축이다. 단순히 크기가 작은 것이 아니라, 자신의 손을 이용해 자신과 세계를 연결하는 도구가 바로 ‘작은 건축’이다. 이 책에서 구마 겐고는 ‘쌓기, 의존하기, 엮기, 부풀리기’라는 네 가지 주제로 새로운 개념의 ‘작은 건축’을 실현하고 있다.

구마 겐고를 통하면 ‘물 벽돌(Water Block)’과 ‘워터 브랜치(Water Branch)’를 이용한 쌓기, 벽이나 자연물에 의존하기, 천과 나무, 타일 등을 이용한 엮기, 다실과 같은 작은 공간에 활용한 부풀리기 기법 등 상식을 뛰어넘는 이동과 재생이 가능한 ‘작은 건축’이 탄생한다.



안그라픽스에서 발굴해서 소개해주는 디자이너, 건축가들, 어쩜 이렇게 글도 잘쓸까요.. 가지고 있는 철학과 비전이 분명한 것이 첫째 이유겠지만, 그렇다고 분야에서도 짱 먹으면서 글도 이렇게 잘 쓰는건 좀 반칙같아서 말이지요. 

  이것이 책이다 


무덤의 비문(碑文)에서부터 파피루스에 작성된 최초의 기록에 이르기까지, 두루마리에서부터 로마 시대에 코덱스 형태로 제본된 최초의 책에 이르기까지, 소수의 전유물이고 값비쌌던 필사본에서부터 활자의 제작과 대중을 위한 인쇄의 발명에 이르기까지, 인쇄본에서부터 전자책, 그리고 전자책 단말기와 그 너머에 이르기까지, 모든 내용들이 이 한 권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인류 최초로 만들어진 책은 무엇일까, 역사상 가장 분량이 많은 책은 어떤 것일까, 맨 처음 만들어진 어린이 책은 무엇일까, 인류 최초의 요리책은 어떤 책일까, 가장 오래된 인쇄본은 무엇일까, 아프리카에서 처음으로 인쇄된 책은 어떤 것일까…… 이 책은 이런 책에 관한 수많은 질문에 명쾌한 해답을 던져주고 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100권의 책은 전 세계 각지를 망라하는 동시에, 종교, 철학, 범죄, 여행, 패션 등 다양한 주제를 아우른다. 구텐베르크의 ‘42행 성서’와 ‘켈스의 서(書)’ 같은 고전적인 사례는 물론이고, 이보다는 덜 유명한 책이라 하더라도 책 제작사(史)의 한 단계를 상징하는 사례로서, 또는 그 내용이나 영향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로서 다수의 책이 100권 안에 포함되었다.


책 역사책은 많이 나오긴 했는데, 재미 없는 것도 많았어요. 언급이 많이 되는건 책쟁이들의 의리일까, 아님 진짜 재미있나. 를 늘 고민하다 못 읽고 넘어가버리는 패턴입니다. 




 김낙호 <만화가 담아내는 세상> 


만화연구가 김낙호가 총 276종의 만화를 추천한다. 원하는 주제를 다룬 만화를 골라 읽을 수 있도록 39개의 키워드로 분류했다. 일상, 위로, 사회 등의 큰 분류를 다시 연애, 거짓말, 청춘, 가난 등의 키워드로 나눠 이를 다루는 만화를 각각 5~8종씩 소개한다. 10년 넘게 만화 전문 서평가로 활동해 온 저자가 누구나 공감할 만큼 세상을 훌륭하게 담아낸 만화를 선별하여 담았다.



만화 추천이라면 '에이코믹스'라는 훌륭한 사이트가 먼저 생각나고, 상수동만화방.이라는 저의 페이버릿 스팟이 생각나고. 


이 책은 진지하지만, 여전히 재미있는. 책인걸로 보입니다. 표지부텀, 진지하고 재미있어. 좋아.



 코맥 맥카시 <선셋리미티드>


해마다 유력한 노벨문학상 수상 후보로 거론되는 이 시대 최고의 거장 코맥 매카시. 그의 작품은 출간될 때마다 어김없이 평단과 독자의 호평을 받고, 그의 작품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가 제작되면 할리우드 유명배우들이 앞다투어 출연하려 한다. 그는 명실공히 미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다. 

그런 그가 '극 형식'을 취해 야심차게 집필한 소설이 바로 <선셋 리미티드>. 이 소설은 그에게 퓰리처상을 안겨준 <로드>의 형제와도 같은 작품이다. 매카시는 서사가 아닌 등장인물들의 대화가 이야기의 중심축이 되는 두 작품 <로드>와 <선셋 리미티드>를 통해 소설 구성에 있어서 큰 실험을 감행한 동시에 인간의 운명이라는 원초적인 질문에 대한 심오하고 진지한 이야기를 담아냈다.

독특한 형식과 내용으로 호평 받은 <선셋 리미티드>는 출간 이후 꾸준히 연극 무대에 올려졌고, 2011년에는 코맥 매카시의 열렬한 팬임을 자처하는 토미 리 존스의 연출로 HBO 채널에서 드라마영화로 제작되었다. 주연 캐스팅도 화제였는데, 연출을 맡은 토미 리 존스가 백인 역할을 겸했고 새뮤얼 L. 잭슨이 흑인으로 분했다. 

뉴욕의 흑인 게토에 자리잡은 허름한 공동주택. 두 중년 남자가 탁자를 가운데 두고 마주앉아 있다. 덩치가 큰 흑인 남자와 운동복 차림의 백인 남자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그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날 아침 백인 남자는 선셋 리미티드에 뛰어들어 자살을 시도했다. 그런데 마침 출근을 하려고 플랫폼에 서 있던 흑인 남자가 백인 남자를 구해냈다. 그리고 둘은 지금 흑인의 아파트에 와 있다. 팽팽한 긴장 속에서,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코맥 맥카시의 책을 쉬이 읽어본 적이 한 번도 없지만, 이 책이 또 그렇게 좋다고 하니, 낑낑대며 책소개 보고, 낑낑대며 사서, 낑낑대며 읽겠죠. 원서 표지가 끝내줍니다. 



올해 읽을 전집으로 다자이 오사무 (10권까지 다 나옴), 어귄 르슐라 (4권까지 나옴), 마일즈 보르코시건(9권까지 나옴. 아홉번째 나온 책이 27천원인게 아주 맘에 듬.) 을 꼽고 있는데, 이 전집도 읽고 싶어요. 


 아... 훌륭한 사람이 될 것 같다. 이 책 다 읽고 나면. 











 3까지 밖에 안 나왔지만( 더 나오나?) 미야자와 겐지 전집도 시작하고 싶구요. 네, 저 전집덕후 맞습니다. 맞구요. 














 2013년 <충청도의 힘>으로 주목 받은 작가 남덕현의 두 번째 산문집. <충청도의 힘>이 충청도 어르신들의 촌철살인 사투리를 빌려 인생의 희노애락을 얘기했다면, <슬픔을 권함>은 작가 자신의 목소리로 '슬픔'을 노래한다. 죽음, 가난, 차별, 서러움, 세월호 등 우리의 인생과 지금의 시대는 슬픔투성이다. 작가는 이런 슬픔을 모두에게 권한다. 


'슬픔도 나누면 반이 된다' 따위의 위로를 목적해서가 아니다. 위로와 희망이 넘쳐나는 시대에 숟가락 얹을 생각은 전혀 없다. 가망 없는 위로와 희망에 자리를 내어준 슬픔을, 슬플 권리를 되찾고 싶을 뿐이다. 아마도 이 시대가 잔인한 이유는 밑도 끝도 없이 슬프고 절망할 시간조차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며, 어설픈 희망과 기쁨보다는 차라리 절절한 슬픔과 절망이 고단한 삶을 치유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슬픈데 웃기다는 남덕현 작가의 책을 읽어보고 싶습니다  



아, 안 지치고 다 했다. 

아, 이건 이미 다 사셨죠?  유어마인드에서 나온 윌리엄 터너 엽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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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5-01-29 0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하이드님. 다락방..반값...이라구요? 아..진짜 몹시 흔들리는데요..저 갈등 좀 하고 올게요. 물론 갈등을 끝내고 결정을 내린 뒤 왔을 때 이미 선수를 빼앗겼을 수도 잇지만, 일단은 전 갈등의 시간 속으로..... (현재 갈등중이니 혹여라도 누가 먼저 찜하면 그분께 기꺼이 보내주세요)

하이드 2015-01-29 08:47   좋아요 0 | URL
이미 찜하신 분이 계셔요. 빨간 글씨로 수정해 두었는데, 읽고 싶어서 안 보이셨나봐요.ㅎㅎ 저도 얼른 주문해서 읽어야겠어요.

다락방 2015-01-29 09:37   좋아요 0 | URL
지금은 보이네요, 찜 끝 이라는 빨간 글자... 하하하하하 ㅠㅠ

크사나 2015-01-29 0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새가 재기했군요... 하이드님 신간마실 읽고 있으면 죄다 사고 싶은 충동이..ㅜ
북플에서 처음 인사드립니다 여전히 좋은 책 와닿는 글 예쁜 꽃, 잘 부탁드립니다^^

하이드 2015-01-29 08:49   좋아요 1 | URL
네,네, 그렇더라구요. `최후의 성` 발간후기 읽고 울뻔했어요;; 책값이 많이 오르긴 했지만, 세상에 이런 바보같은 출판사 하나쯤 있어도 좋지 않나 하는 마음에 계속 마음으로, 구매로 응원하려구요.

2015-01-30 16: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1-30 17: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누가 신간마실 무슨 요일에 하냐고 물어볼까봐.. 월화수목금토일중 한 요일에 합니다. 

북플을 시작하고나서 확실히 평소에 안 받던 질문들을 종종 받는다. 이상한건 아닌데, 좀 당황스러워했다가, 당황스러워 하는게 이상한거임을 깨닫는다. 예를 들자면, '고양이 좋아하시나봐요.' 라는 질문에 당황했다. 이 질문에 내가 왜 당황했는지를 이해한다면 내 서재 최소 몇년 방문자 되시겠다. (여튼 그런 질문에 당황하는 내가 이상한거라고 나중에야 깨달았지만;;) 네, 저 고양이 좋아합니다. 사랑합니다. 제 삶의 목표와 이유는 말로와 리처입니다. 정도면 대답이 되었을까? (당황해서 답글도 못 달았던 것 같아서, 뒤늦게나마;;) 


새로운 방문자분들 이야기 나온김에 .. 북플 친구 천명 넘어가는 날 한 번 이야기하려고 했는데, 까먹고 이제야. 그러니깐, 알라딘 북플앱 천명은 넘게 깔았구나 (허세) 몇 명이나 깔았나요? 이 글 보시는 ㅇㅇㅇ님 알려주세요. 궁금합니다. 흡; 북플 친구분들과 기존 즐찾 서재분들과 겹치는 분이 이백분 정도 되었으려나? 즐찾은 거의 800분 넘게 늘어서 2435분이다. 네이버 파워블로거분들에 비하면 되게 소소하지만, 오래블로거 정도는 되지 않나 싶다. 책과 꽃과 고양이로 성업중이다. 라고 자찬.


딱 당장 사야지. 싶은 신간은 없는데, 앙리카르티에 브레송전 티켓 준다고 해서 예술분야 책들 둘러봤다. 요망한 예술MD. 책도 잘도 골라놨네. 오늘주문한 책은 지난번에도 소개했던 알렉스 로스의  '리슨 투 디스'다. 오만원 이상 이천원 마일리지 받기 너무 힘들어져서 그냥 한 권만 주문했다. 


스물여덟 살 젊은 나이에 파격적으로 <뉴요커>에 입성한 이래 전임자들 못지않은 지식과 열정과 필력으로 미국 음악 비평계를 선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알렉스 로스의 음악비평서다. 이 책은 저자가 10년 넘게 <뉴요커>에 기고했던 글을 한 권의 책으로 모은 것으로 작곡가, 지휘자, 피아니스트, 록 밴드, 싱어송라이터 등 다양한 음악가들의 자취를 따라가며 음악의 역사와 음악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17세기 초 춤곡부터 20세기 블루스와 록에 이르기까지 두세 개의 반복되는 베이스라인과 애가를 주제로 지난 음악의 역사를 다루고, 베토벤, 슈베르트, 브람스 등 음악의 대가들을 비롯하여 비요크, 라디오헤드 같은 현대 팝의 거장들을 심층 인터뷰하며 그 무엇으로도 가둘 수 없는 ‘시간의 예술’ 음악의 본질을 전한다.

또한 주제에 상관없이 음악이 인간 조건의 복잡다단한 면을 어떻게 담아내고, 어떤 식으로 살아남아 그 영역을 확장해나가는지도 보여준다. 이 책은 20여 년 동안 <뉴요커>에서 활동하고 있는 음악비평가로서의 지식 및 경험과 다양한 상을 받은 전작 <나머지는 소음이다>에서 보여준 저자의 필력과, 클래식과 팝을 넘나들며 음악과 음악가들에 대한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재미있게 풀어내는 저자만의 놀라운 역량이 집약된 책이다.


 

일단 읽어본 MD가 좋다고 하니 믿어보고, 내가 앞 뒤 안 가리고 그냥 혹하는 키워드가 몇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뉴요커'다. 요즘 클래식을 들어볼까 '명연주 명음반' 다시듣기를 늘 틀어 놓는데, 열심히,제대로 들어보려고 마음 먹으면 좌절할 것 같아서 그냥 계속 귀 트이라고 틀어만 놓는다. 이 책은 클래식과 팝을 넘나든다는 점이 좋아보인다. 표지가 이미지로는 좀 촌스러 보이는데, 실물은 괜찮을 것 같아.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전시회 티켓 주는 책들 몇가지 뽑아보면, 산 책들과 비싸서 아직 안 샀지만 사고 싶은 책들로 가득. 

2만원 이상 구매시 나오는 티켓이라서 웬만한 책은 한 권만 사도 티켓 옴. ... 좋은건가.... 


  



























와 - 사진책들만 골라도 내가 완전 좋아하는 책들이다. 빔 벤더스의 ONCE(한번은) 이랑 데이빗 두쉬민의'프레임 안에서'는 세 번 이상 샀던 책들이고, 존 버거의 '제 7의 인간', '행운아' 새록새록하네, 장 모로와의 '세상 끝의 풍경'은 장모르의 책이고 존 버거 서문 정도라 왜 존버거 공저냐며 현지 출판사에 이메일 보내 편집자 메일 받았던 기억도 나고, 을유문화사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전기랑 열화당 '내면의침묵' 나왔던 시절 을유의 예술가 전기 시리즈 열심히 읽던 때.. 열화당의 낸 골딘 사진집보니 이 사진집들도 꽤 많이 사 모았었는데 싶다. 수잔 손탁 '사진에 관하여'는 두 말하면 잔소리. 윤미네 집도 오랜만, 김영갑.을 아직 모르신다면, 얼른 사세요. 




















만오천원짜리 티켓 받겠다고 9만원짜리 '보그 더 가운'을 사는 사람은 없겠지만, 내가 한 때 이런 큰 책 아마존 주문 전문이었어서 .. 응? 번역본 보니 안에 가운 사진만 있는게 아니라 정말 멋지다. (여기서 가운은 드레스입니다. 드레스) 레너드 번스타인 '음악의 즐거움' 미셸 슈나이더의 슈만 책. 아직 못 사고 있는 ;; 발레 이야기 '아폴로의 천사들'  등등 여기도 사고 싶은 책들 잔뜩.'애도하는 미술'을 샀는지 안 샀는지 기억 안 나고, '슈만, 내면의 풍경' 있는거 빼면 여긴 안 산 책들이 더 많다. 


신간마실 하려고 책 잔뜩 탭 열어 놨는데, 브레송전 책들 모아 놓으니 길어져 여기에 이어지는 다른 잡담들로 마무리해보려 한다. 열어둔 신간 탭들은 .... 닫지 뭐. 다음에 생각나면 또 하지 뭐. 


마음산책의 예술가 시리즈는 한 번도 안 샀고, 그 인물들에 대한 호오는 차치하고 한 번도 사고 싶지 않았는데 ( 아마 표지 때문? 실물 보면 다를 수 있겠지만) 북스피어 김홍민 대표의 마음산책 정은숙 대표 인터뷰 글을 어제 읽고 급 관심 쏠려 많이 사주겠어. 벼르고 있는 중이다. 



글 길어도 재미있는데, 영화감독편만 옮겨보면 


“애초에 수요가 뻔한 시리즈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하고 싶었다. 이럴 때는 제작비를 줄이는 게 관건이다. 시리즈의 첫 권인 짐 자무시 편을 계약할 때, 한 권만 하지 않고 뒤에 낼 책까지 한꺼번에 계약했다. 이렇게 하면 오퍼 금액을 낮출 수 있다. 선인세 이천 불로 다섯 권을 각각 계약하면 만 불이지만, 멀리 보고 묶어서 계약하면 각 권을 천오백 불에 계약할 수 있다. 단순한 논리다.”


한편, 영화감독 인터뷰 시리즈는 단순 번역만으로 만들기보다 각각의 감독에 대한 풍부한 자료를 더 집어넣고 싶었다. 하지만 재수록에 필요한 자료의 판권은 전부 해외 매체들이 가지고 있었다. 출판권을 사려면 꽤 많은 비용이 필요했다. 그래서 판권 담당자에게 일일이 ‘레터’를 썼다. 한국 출판시장의 특수성, 영화 관련서의 시장성, 그럼에도 꼭 한국어판 도서에 귀사의 자료를 포함시키고 싶다는 열망을 담아. 


자꾸자꾸 보냈다. 결국 취지를 이해한 상대방이 별도의 비용 없이 한국어판에 추가로 수록하는 걸 허락했다. 표지에 들어갈 사진도 최소의 비용으로, 본문도 단도로. 마음산책은 디자인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이 시리즈는 디자인에서 이미지로 승부할 생각을 버렸다. 최저 사양으로, 단 본문의 글맛은 살리기로 했다. 

“일단 내고 보자, 이런 생각으로 책을 만들지 않는다. 그렇다고 무조건 저가의 제작사양을 고집하는 것도 아니다. 가령 이해인 수녀의 책은 초판 만부가 보장되니까, 이 책을 만들 때는 디자인이나 이미지 구입에 비용을 아끼지 않는다. 제작비가 많이 들어도 콘셉트에 맞으면 쓴다.” 

출처 : http://booksfear.com/658



이렇다고. 그러니, 이 글을 읽으면 막막 사고 싶어지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또 하나, 뭐라도 하나 보고 와서 이야기하려고 벼르고 있었는데, 전시를 좀 많이 보러 다니려고 한다. 

볼만한 전시들을 빼곡하게 적어뒀는데,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전도 물론. 

전시 보는거 좋아하지만, 움직이는거 싫어하고 고양이랑 집에서 딩굴며 책 읽으며 게으름 피우는거 좋아하는 집순이다보니 그냥 계속 게을렀다. 가게 할 때는 시간 없었고. 가게 그만둘고 게으른거 많이 했으니 이제 부지런히 걸어보려고 한다. 


걸으면서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작품들을 온 몸의 감각으로 느끼고 통과하며 잘 소화시켜 더 예쁜 꽃과 꽃같은 삶으로 만들어내겠다. 


오늘 본 이런 글들도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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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한 시대의 행복은 불행인가 행복인가

절망의 나라의 행복한 젊은이들의 저자 후루이치 노시토리가 젊은이들이 행복한 이유로 든 두가지 이유는 첫째로 '미래가 더 나아질 것이라고 믿지 않'기 때문이다. 구소련에 이런 농담 아닌 농담이 있었다고 한다. 


"안녕, 오늘 하루는 어때?" 

"응, 내일 보다는 나아." 


섬찟한 이야기이다. 지금의 우리 이야기이고, '절망의 나라의 행복한 젊은이들'의 절망의 나라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리고 두번째로 든 것이 '컨서머터리'다. 자기 충족적. 지금, 여기 동료들과 함께 어울려 여유롭게 지금의 생활을 즐기는 것.   

마치 한마을에 사는 주민들처럼 '동료'가 모인 '작은 세게'에서 일상을 보내는 젊은이들, 이것이야말로 오늘날을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행복한 이유의 본질이다. 라고. 그러면서 예로 든 것이 바로 '원피스'다. 


판매 부수 누계가 2억 부를 돌파한 현대판 성서 '원피스' 에 흐르는 사고방식은 '동료를 위해서'로 요약될 수 있다. '원피스'의 인물들은 자기 이익을 추구하지 않고, 동료들에 대한 헌신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고 있다 뚜렷한 적도 없고, 절대적인 악도 없는 그 세계에서, 루피(19세, 후샤 마을) 일행은 끝을 알 수없는'동료 찾기를 이어간다. 



여기서 루피(19세, 후샤 마을) 이렇게 괄호친거 진짜 웃기다. 요즘 젊은이들이 행복한 이유를 원피스의 '동료찾기'에 비유하다니. 기발하고 적절하다. 여기서 동료는 친구하고는 좀 다른 것 같다. 말그대로 '동료' 다. 같은 공간에서 작업을 하는 나와 작업실 식구들, 맨션의 각 방에 들어가 각자의 작업과 가게를 하는연남동 어쩌다 가게의 동료들, 마르쉐 같이 공동장터에 나가 마주하는 서로 공감하고 인정하는 비전이 있는 동료, 지인들. 인 것 같다. 알라딘 서재에서, 북플에서 만나는 책 좋아하며 책 이야기 하는 이들도 '동료' 이고, 동물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이야기하는 것도 '동료'라고 생각한다. 온오프를 가리지 않고, 그렇게 좋아하는 것들, 옳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중심으로 모여든 이들이 '동료'다. 친구랑은 좀 틀린 느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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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옹 2015-01-10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재미있을 거 같아요!

애플망치 2015-01-10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생때 배웠던 가치관과 레알리 다른 현실에 어리둥절하며 시행착오 겪는 많은 이들을 위하여.....

꽃핑키 2015-01-10 2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ㅠㅠ 내사랑 쵸파!! ㅋㅋㅋ 애니로만 늘 챙겨보고 있는 원피스를 이렇게 책으로 그것도 하이드님 서재에서 보니 정말 너무 반가워요 ㅋㅋㅋ 루피 19세인지 오늘 첨 알았어요 ㅋㅋㅋㅋ
 

알라딘 서재에서 신간을 뒤적거리다가 웃기는 일이 있었는데, 그냥 혼자 한심해하며 넘어가면 되는 일이긴 하지만, 2연속으로 그 웃기는 일이 일어나는 바람에 다시는 이 두 작가들과 관련해 이와 같은 일을 겪지 않도록 이 치욕을 기록해두기로 한다. 


스튜어트 맥브라이드의 로건 맥레이 시리즈 2권 '다잉라이트'가 나왔다. 


당장 읽어보고 싶지만, 시리즈 2권이니 1권을 먼저 읽어야해. 라는 마음으로. 분명 어디엔가 있을 '콜드 그래닛'을 며칠째 찾고 있었다.


 '신간 중'다잉 라이트'가 눈에 들어옴 - 콜드 그래닛 찾음 - 찾다가 다른재미있는 책 발견함 - 읽음' 만 주구장창 반복하다가.. 심지어... 저 표지가 무서워서 내가 바로 안 읽어서 이 고생이구나 한탄까지 섞었는데,  오늘은 결국, 그냥 1권 책소개랑  리뷰만 대충 읽고 '다잉 라이트'부터 읽어야지. '콜드 그래닛'은 도저히 못 찾겠구나. 


하다가 발견한 ..뙇. ..뭐겠어요. 리뷰죠.내가 쓴.






6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을 재미나게 봤지만, 재미난만큼 아쉬움도 많은 시리즈의 1편이다.

한 줄이 나와도 모든 캐릭터가 현실에 있을 것 같게 만드는 작가가 있는가하면, 한 권 내내 나와도 긴가민가 하는 캐릭터를 넣는 작가도 있다.

 

그런면에서 이야기의 전개나 결말도 재미나고, 로건 맥레이의 매력도 '더 보고 싶음' 단계까지는 갔으며, 젤리를 주워먹는 인치 경위라던가 '급소차기'라는 별명을 가진 왓슨 순경은 인상적이었으나, 더 망할놈일 수 있었던 밀러나 로건의 옛애인 이소벨, 특히 이소벨은 20%쯤 부족한 평면적인 캐릭터이지 않았나 싶다. 한권 내내 나왔는데;;

 

시리즈물의 미덕은 분위기와 에피 하나하나가 아닌 시리즈를 관통하는 이야기의 전개, 그리고, 캐릭터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시리즈의 1편인 것을 감안할때, 분위기와 메인 캐릭터는 좋았다. 다음 시리즈가 분명 기대되는 작품이다. (분량을 생각할 때 더욱 더!) 곁캐릭터가 심히 아쉽지만, 그것을 상쇄하는 재미가 없지 않다.


다음 시리즈가 분명 기대된다고 해 놓고, 다음 시리즈 나왔는데, 왜 읽지를 못하고, 다 읽고, 리뷰까지 쓰며 기대된다고 했던 전작만 찾어 ㅜㅜ


이런 바보탱이. 한게 바로 엊그제인데, 오늘 또 
















'대낮의 사각' 나오자마자 읽을까 말까 하다가 주문하려고 보니 다카기 아키미쓰 걸작선 2. 라고 나와 있다. 무슨무슨 걸작선 하면 모를리가 없는데, 누군교? 하며 눌러보니 '인형은 왜 살해되는가' 가 나온다. 아, 이 책? 별로 재미 없었는데, 하며 '대낮의 사각'도 잠시 더 보관함에 넣어둔다. 그리고 오늘 갑자기  이런 종류의 회사물이 읽고 싶어져 이 책을 기억해내고 다시 소환해서 보는데, '인형은 왜 살해되는가'가 많이 재미없었던가? 하면서 리뷰들 보다보니, 또 내 리뷰가 짠 하고 나온다. 


리뷰 제목은 무려 '다카기 아키미쓰의 이름을 기억합시다!' 이고 


<문신 살인 사건>은 집 어딘가에 있으니 찾아서 읽어야 겠고, 다카기 아키미쓰의 이름을 기억해 두었다. 다카기 아키미쓰 걸작선 2가 나오기를 열렬히 기다려야겠다.


라고 씨부려 놨다. 


데뷔작이던,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되는 작품이건 엄청 인상 깊어 다음 작품 나오면 첫번째 책 때문에 실망할까 망설이게 될 정도인 첫번째 작품도 있다. 롭 스미스라던가 길리언 폴린이라던가. 차일드 44나 나를 찾아줘.같은 작품을 잊기는 어렵기도 하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재미있게 읽고, 기대하고 기다린다! 라고 써 놓았던 책을 읽었던 기억도 못한다는게 참.. 

내 작가가 되기까지 한 권 더! 필요한걸로 알고, 얼른 로건 멕레이도 다카기 아키미쓰도 읽어버리겠다. 

그리고 또 까먹으면, 뭐, 또 한 권 더! 하는거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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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담론을 만들어내는 책들이 있다. '88만원 세대'라던가, 피케티의'21세기 자본'이라던가. 

이 책도 그런 조짐을 보인다. 어젯밤에 잠깐 읽기 시작했는데, 상당히 흥미롭게 잘 읽힌다. 
어떤 이야기를 할지는 역자서문, 저자의 한국판 서문과 프롤로그에 잘 나와 있지만, 어떻게 이야기할지 궁금해 단숨에 읽어낼 것이다. 

2010년에 방송된 대하드라마 '료마전'에서 오카다 이조로 분했던 사토 다케루(당시 21세, 사이타마 현)는 에도바쿠후 말기와 현대를 비교하면서 "만약 다시 태어난다면, 절대로 에도바쿠후 말기가 아닌 현대에 태어나고 싶다."라고 말했다. 왜냐하면 칼로 사람을 베야만 살아나을 수 있었던 바쿠후말기의 상황과 달리, 요즘 시대는 "1박 2일 일정으로, 친구들과 함께 바비큐를 먹으며 지바로 가는 행복"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사카모토 료마처럼 유신이라는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싶은 것이 아니다. 또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고, 영웅으로 칭송받기를 바라지도 않는다. 사토 다케루에게 중요한 것은 그런 영웅주의가 아니다. 단지 "1박 2일 일정으로, 친구들과 함께 바비큐를 먹으러 지바로 가는" 작은 행복인 것이다
사토 다케루의 발언이 상징하는 바대로, 요즘 젊은이들이 품고 있는 생각은 바로 가까운 사람들과의 관계 및 작은 행복을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관이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아질 것이다." 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일본 경제의 회생 따위는 바라지도 않는다.혁명 역시 그리 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것이야말로 성숙한 현대 사회에 잘 어울리는 삶의 방식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단순히 "젊은이들이 행복하다."라고 잘라 말할 수 있을 만큼 상황이 간단한 것은 아니다. 그래도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인프라와 생활 환경의 측면에서, 오늘날의 젊은이들은 그 어느 시대보다도 최고의 '풍요' 속에 살고 있다는 점이다. 
(..)
오늘날 일본의 젊은이들이 아무리 '나는 행복하다.'라고 생각해도, 그 '행복'을 지탱해 주는 생활 기반은 서서히 썩어 들기 시작해다. 그리고 어떤 측면에서는, 이처럼 '뒤틀린' 사회 구조 내부로부터 젊은이들 스스로 자신들이 행복하다고 여기는 '기묘한' 안정감이 나타나고 있다. 

일본의 경우는 많은 면에서 우리나라를10- 20년 앞서가고 있어서 2001년에 나온 이 책은 여전히 우리의 현재이고, 미래이다. 다시 뒤져보지 않아도 머리에 쏙쏙 박히는 몇가지 팩트들은 일본보다 더욱 암울한 우리나라의 상황을 짐작케한다. OECD 국가들 중 젊은이들의 자살율이 지난 10년간 가장 높다거나, 노인빈곤률이 OECD 국가들 중 압도적으로 1위라던가. 일본의 평균 연령이 45세이고, 한국은 38세로 젊은 나라이지만, 우리나라의 노령화 속도는 일본의 그것보다 훨씬 어마어마하다는 거.    


이와 같은 세대 문제에 자유로운 연령대는 없을 것이다. 젊은이도, 노인도. 이이슈와 관련되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무궁무진하다. 페이퍼 제목으로 적은 '절망의 나라 불행한 젊은이들' 은 한국 젊은이들을 말한거지만, 이 책의 제목은 '절망의 나라의 행복한 젊은이들' 이다. 서문에 힘들어도 만족하고 소소한 기쁨을 찾아라. 라는 이슈로 이용될 수 있다는 이야기에 놀랐다. 절대 그런 이야기가 아니다. 


'절망의 나라의 행복한 젊은이들' 은 한국에서 오해받기 딱 좋은 책이다. 제목만 보면 '힘들어도 행복을 추구하는 젊은이가 있다!"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지 않는가? 이것은 '고난을긍정적으로 이겨 내는 스토리'를 과하게 좋아하는 한국 사회의 특징과 무척이나 어울린다. 그래서 이 책은 사회에 대한 절망감에 행복해하지 않는 젊은이들에게 '불평 좀 하지 마라.'라면서 권장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물론 이 책은 그런 '주술적'인 내용이 아니다. 

노리토시의 사회학적 시대 진단은 간단하다. 첫째, 일본 사회는 절망적이다. 둘째, 일본 사회에 자기 스스로 행복하다고 여기는 젊은이들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그리고 이 둘은 서로 인과 관계로 엮여 있다. 즉, 절망적인 사회 덕택에 개인이 행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럼 다음 질문이 가능하다. 아니, 사회가 뒤틀렸는데, 어떻게 스스로 행복하다고 여기는 '기묘한' 안정감이 가능하지?


노리토시는 이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 그가 발견한 젊은이들의 '행복'은 '희망적인 미래'를 기대하지 않기에 가능하다. 쉽게 말해, 미래를 포기 했기 때문에 가능한 선택지다. 


  

저자가 제시하는 결말과 제안도 상당히 현실적이라 읽어나가면서 실망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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