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마실 어제 하지 않았나? 아.. 모르겠다.

 

은행 다닐 때는 월화수목금토일, 빨간날, 출근 시간, 퇴근 시간이 분명히 몸과 마음에 각인이 되어 있었고, 가게를 할 때도 그렇다. 왜냐하면 요일마다, 혹은 휴일이거나 아니거나, 명절이거나 아니거나에 따라 매출이 틀려지니깐.

 

작업실 생활도 어언 한달하고 일주일이 되었다.

요일감각이 없어졌고, 주문에 따라 움직인다. 사실 이건 좀 바로잡아야 할 것 같다. 한번씩 내킬때는 맘대로 하더라도, 규칙적인 뭔가가 필요해. 라는 생각.

 

 

 ,

 

여름에 미스터리 신간들이 안 나와서 영 시시한 기분이었는데 교코구도를 필두로 미스터리 외에도 관심가는 신간들이 매일 눈에 띈다.

 

 

 

 

 

 

 

 

 

 

 

 

 

 

 

손안의 책의 교고쿠도 신간 하드커버 3권을 손에 넣는 기분은 진짜 끝내줄 것 같다.

이 기분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이 있겠지.

 

 

1950년대 일본. 어느 허름한 여관에서 매춘부가 눈을 흉기에 찔려 살해된 채 발견된다. 눈알 살인마의 연쇄살인사건으로 보이고, 폭주형사 기바가 조사를 시작한다. 전혀 다른 곳, 기독교계 여학교에서 교사가 목을 졸려 살해되는 교살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한편 이사마와 이마가와는 골동품 감정을 의뢰받아 방문한 집에서 살인사건을 목격하게 되고, 또다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경관 일을 그만두고 탐정이 되고자 무작정 에노키즈를 찾아온 마스다. 그에게 탐정 조수의 자리를 걸고 실종자의 행방을 찾는 일이 맡겨진다. 전혀 무관한 사건으로 여겨지던 살인사건과 실종자 찾기가 서로 엮이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무당거미가 펼쳐놓은 거미줄 위에서 교고쿠도의 친구들은 또다시 어려운 사건에 빠지게 된다.

교고쿠도의 등장으로 조사가 진행되면 될수록 점점 밝혀지는 어둠 속 거미의 목적. 사건이 조금씩 드러나면서 밝혀지는 추악한 과거와 사람들의 망상. 그러나 진범인 무당거미의 목적과 이치를 밝혀도 교고쿠도와 친구들은 지탄할 수 없게 되는데…

 

 

 

요즘은 신간보다 내가 좋아하는 책들을 다시 읽고 싶은 기분이 많이 든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을 다시 읽고 싶은 기분들.

날이 선선해지면, 나는 싱숭생숭해지는데, 읽고 싶은 책, 만나고 싶은 작가에도 영향을 미치는 걸까?

 

  시바타 요시키 <여신의 영원>

 

 제15회 요코미조 세이시 대상 수상작(1995). 남성우월주의가 짙게 남아 있는 거대한 경찰조직. 그 안에서 자기 뜻대로 당차게 살아가는 여형사 무라카미 리코. 그녀의 팀은 신주쿠의 어느 비디오 가게에서 불법 비디오테이프를 압수한다.

비디오테이프 안에는 남자가 남자를 범하는 잔혹한 성폭행 장면이 찍혀 있었다. 이윽고 비디오테이프에 찍힌 피해자들이 하나 둘씩 살해된다. 경악할 만한 진상이 밝혀지지만 곧 리코에게 비극이 닥친다. 그 비극의 정체는 무엇인가? 리코는 이 비극을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가?

시바타 요시키는 하드보일드 계열의 작품인 <리코, 여신의 영원>으로 데뷔했다. "성애(性愛)소설이자 연애소설이며 충격의 경찰소설"이라는 절찬을 받은 <리코, 여신의 영원>은 강렬한 사건, 강렬한 캐릭터, 강렬한 묘사 등 대단히 감각적이며 파격적인 내용을 선보인다.

주인공은 무라카미 리코라는 여자 형사. 리코는 기존 여형사의 이미지를 일신한 캐릭터로 남성들의 전유 공간인 경찰조직에서 '통치자'로서의 남성과 '피통치자'로서의 여성의 역할을 근본적으로 뒤집으려고 한다. 일본에서 이 '리코' 시리즈(<성모의 심연>, <월신의 얕은 꿈> 등)는 55만 부가 팔렸다.

 

 

성애소설, 경찰소설 ..응? 하드보일드, 요코미조 세이시 대상 수상작?

하드보일드의 여자 탐정/형사 역할이 잘 빠지면 진짜 재미있는데, 잘 없지만, 레이코 시리즈라던가, 미로 시리즈라던가, 시리즈는 아니지만, 도마뱀으로 나오는 그 책 제목이 뭐더라.

 

 

 

 

 

 

 

 

 

히메카와 레이코 시리즈는 언제 한 번 날잡고 쫙- 사서 읽어보고 싶은데, 드라마랑 SP까지 다 봤지만, 다케우치 유코의 이미지가 무지 맘에 들고, 혼다 테쓰야의 글도 기대되서 정말 읽고 싶은데 안 읽은 유일한 시리즈가 아닐까 싶다.

 

 

그 외 관심 신간들 :

 

 

 

 

 

 

 

 

 

 

 

 

 

 

 

 

루이즈 페니 책은 경감님이 너무 꼰대고 여자 주인공이 재수없어서(잘 기억 안 나지만 그랬던 것 같아.)  한권 읽고 안 읽었는데, 더 읽어볼까나.

 

 

책을 열심히 읽고, 꽃을 열심히 만들고, 열심히 정리를 하는 나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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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이 흔한 세상인지라 만드는 사람은 자기 상품을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해 차이를 부각시키는 차별화나 브랜드의 중요성을 끝없이 강조한다.

 

하지만 시골빵집의 관점에서 보면 뭔가 이상한 방향으로 흐른다는 느낌을 자울 수 없다. 차별화하려고 만든 물건에도 크게 의미 있는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개성이라는 것은 억지로 만든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다. 상품을 만드는 사람이 진짜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원래 가진 인간성의 차이가 기술과 감성의 차이, 발상의 차이로 이어질 때 나타나는 것이며, 필연적인 결과로서 드러나는 것이다.

 

 

차별화.라는 것은 '남들과 다른 것'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남들을 '좇아가기만 하는 것' 에서 벗어나서 자기만의 개성이 드러나게 하는 것을 말하는 것 같다. 말대로 개성이라는 것이 억지로 만든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고, '인간성의 차이' '기술과 감성의 차이' , '발상의 차이' 의 필연적인 결과. 라고 생각하면, 처음부터 '차별화' 를 먼저 화두로 놓고 생각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 아닌가. 이것은 꼭 빵을 만들고 상품을 만드는 이들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태도와 관련된다.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터득한 삶의 진리는 당장에 무언가를 이루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는 될 턱이 없다. 죽기 살기로 덤벼들어 끝장을 보려고 뜨겁게 도전하다보면 각자가 가진 능력과 개성, 자기 안의 힘이 크게 꽃피는 날이 반드시 온다.

 

최근에는 워크 라이프 밸런스 (work-life balance, 일과 생활의 조화) 라는 말을 자주 들을 수 있는데 다루마리의 일상은 이렇게 일과 생활이 뒤섞여 있다. 생활 속에 일이 있고, 일 속에 생활이 있는 나날이다. 궁목수인 오가와 미쓰오 씨가 "장인은 월급쟁이가 아니니 생활이 삶이고 삶이 직업이다." 라고 한 것처럼 우리도 삶 그 자체가 직업이다.

 

마르크스도 근무시간(노동일) 을 줄여야 자본주의의 미래사회를 건설할 수 있다고 했다. 요컨대 자본주의가 사람에게 너무 많은 일을 시킨다는 것이다. 경제가 발전해 생산력이 높아지면 하루 십 수시간씩 일하지 않아도 사회와 생활이 굴러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육체적으로 고된 일이라 몸의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은 우리에게 휴일이 많은 여러 이유 중 하나에 불과하다. 굳이 설명하자면 지금보다 빵을 더 잘 만들기 위해 빵을 안 만드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다.

빵에 대해 더 파고들고 기술력을 높이는 것도 좋지만, 빵만 보이고 세상이 안 보이게 되면 어떤 빵을 만들어 제공해야 할지를 모르게 된다. 음식이나 술, 공예품, 음악 등 다른 모든 분야에서 자극을 받아 빵을 만드는 데 필요한 아이디어를 얻고, 지금보다 나은 재료가 없을지 안테나를 높이 세워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또 여러 사람을 만나고, 많은 곳을 찾아가고, 다양한 책을 읽을 시간도 필요하다.

 

그처럼 빵 이외의 것들과 만나는 시간은 기술을 부리는 사람으로서의 감성을 연마하고, 삶의 폭과 깊이를 더하며, 견문을 풍부하게하고, 사회의 움직임을 느끼는 눈을 기를 수 있게 해준다.

시대가 원하는 빵을 계속 만들기 위해서, 일과 생활이 하나가 된 삶에도 휴식의 시간이 필요하다.

 

 

빵만 보이고 세상이 안 보이게 되면 어떤 빵을 만들까.

음식, 술, 공예품, 음악 등 다른 모든 분야에서 자극을 받아 아이디어를 얻고,

여러 사람을 만나고, 많은 곳을 찾아가고, 다양한 책을 읽을 시간도 내야 한다.

 

일과 생활이 하나가 된 삶에도 '휴식의 시간' 이 필요하다.

 

자. 이제 나는 매장에 매달리지 않아도 되고 '휴식의 시간' 이라고 할 것들을 드디어 마침내 가지게 되었으니, 시간의 양이 아니라 시간의 질로 승부할 수 있도록 나 자신을 만들어가자.

 

 

라고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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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고 제목을 쓰고 보니 산책이란 두 글자는 참 좋다.

산책이고, 산 책이고.

 

꿍쳐두었던 적립금을 풀어 하루키 알사탕날에 맞추어 주문

 

작업실에 온지도 한 달이 되어 월세를 냈다.

생각 외로 주문을 많이 받았고, (가게 할 때의 개인주문보다 훨씬 많이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돈이 없다.

크게 나가는 돈이 없으면 조금 벌어도 괜찮을 것 같았는데, 돈 다 어디갔어?!

 

그래도 임대료같이 막 숨통 조이는 돈이 없는게 아니라 그냥 밥 먹을꺼 라면 먹으면 되는 돈.이고, 커피 안 마시면 되는 돈. 정도라 곰곰 생각해보면, 나의 이런 시간들이 밥이나 커피보다 훨씬 중요. 당분간은 그런 정도는 괜찮다고 결론. 물론 당분간이어야함. 이번달만이어야 함!

 

꼼꼼이 정산하기 위해 가게때 쓰던 장부를 만들어 8월의 주문을 정리해보니, 역시 주문 많이 받았다. 근데 왜 나는 이렇게 전전긍긍. 이시간부로 가계부 집착녀로 거듭나겠다!

 

 

    무라카미 하루키 <여자 없는 남자들>

 

오늘은 잊지 말고 이 책을 사자. 당장 아니라도 어짜피 사고 싶어질테고, 알사탕도 더블로 들어온다. 하루키가 실망스러울 수 있지만, 돈 아까울 일은 절대 없다.

 

처음 공개되었던 표지시안들이 영 별로였을때 본 트윗글에 공감.

어떻게든 팔릴 하루키쯤 되면 표지에 다양한 새로운 시도 해봐도 좋을텐데 하는 이야기와 표지도 없이 예판해도 잘 나가겠지. 하는 이야기랑.

 

동감.

 

여튼, 시안에 없었던 표지인 것 같은데, 예쁘다. 문동스러운 점이 맘에 안 들지만 ^^; 이게 무슨 이야기인지 나도 모르지만, 여튼 그래. 표지는 맘에 든다.

 

이번 소설집에서는 '여자 없는 남자들'이라는 하나의 주제 아래 써내려간 여섯 편의 작품과 함께, 프란츠 카프카의 걸작 <변신>의 독특한 오마주이자 해외 판본에만 특별히 수록되는 단편 '사랑하는 잠자'를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다.

 

이런 이야기랍니다.

  

  천명관 <칠면조와 달리는 육체노동자>

 

 천명관이 7년 만에 선보이는 두번째 소설집. 풀리지 않는 인생, 고단한 밑바닥의 삶이 천명관 특유의 재치와 필치로 살아나는 여덟편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여전히 웃음이 나면서도 어느 순간 가슴 한구석이 턱, 막히는 먹먹한 감동을 얻게 되고 그 여운은 진하게 오래 남는다. 그사이 천명관의 유머에는 따뜻한 서정과 서글픈 인생에 대한 뜨거운 위로가 더해졌고, 통쾌한 문학적 한방은 더욱 강렬해졌다.

<고래>를 감명깊게 읽고 (->라고 쓰고 보니 초딩같은 표현이다. 아..) 천명관의 신간들을 보고 있었는데, 소설집 전에 나왔던 <고령화 가족>은 별 감흥 없었고, 소설집은 다시 한번 기대해본다. 뭔 소설집이 200페이지 조금 넘냐. 싶다가 출판사가 창비이니 그래도 괜찮겠군. 싶고.

 

 

 

 

 

그리고 이미 신간마실 했던 책들 중

 

 

 

 

 

 

 

 

 

 

 

 

 

 

 

 

 

이렇게 다섯 권을 샀구요,

 

살 책들은

 

  존 스칼지 <레드 셔츠>

 

‘레드셔츠’란 SF계의 유명한 클리셰로, 1960년대부터 최근까지 미국문화의 한 축을 지배하고 있는 TV 시리즈 <스타 트렉>에서 주인공들(푸른 셔츠를 입은 고위직 승무원들)과 함께 원정에 나섰다가 죽어버리는 엑스트라를 일컫는 말이다. 소설은 그런 레드셔츠 누군가가 죽어가면서 마지막 순간, 자신의 죽음이 어떤 거대한 이야기를 위해 필요한 희생이었음을 깨닫는 장면으로 프롤로그를 연다.
본문의 주인공 앤드류 달 소위는 일반 승무원으로 우주연맹 함대 인트레피드호로 배속된다. ‘레드셔츠’인 달과 친구들이 자신들의 운명을 바꾸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험담이 이야기의 큰 축이다. 그러므로 이야기는 필연적으로 현재와 과거, 픽션과 현실을 오간다. 본문이 끝난 후 이어지는 일종의 외전인 세 개의 ‘코다’는 본문에 다 담지 못한 ‘드라마 밖’ 캐릭터들의 에피소드를 보여주며 전체 이야기를 더욱 풍요롭고 입체적으로 만들어준다.

 

 

 

와 - 내가 딱 좋아하는 이야기네. 존 스칼지라는 이름만으로도 장바구니 담는데, 책소개 미리 읽었으면 이 책도 오늘 샀을텐데, 다음 장바구니에.

 

그런거 늘 생각한다. 미션 임파서블에서 등장하자마자 죽는 열차 기관사의 이야기 같은거.

존 스칼지의 책은 한번도 실망스럽지 않았다. 좋거나 더 좋거나.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는 즐거운 독서. 에 딱 맞는 작가.

오늘 산 <신 엔진>이 좀 어두운 내용이라고 그랬던 것 같은데, 그건 그 나름대로 기대.

 

 

로렌 레드니스 <방사성>

 

마리 퀴리는 인류의 과학사에 있어서 가장 특별한 사람 중 하나이다. 방사능 분야의 개척자이자, 여성으로서 첫 노벨상을 받은 과학자이며, 물리학과 화학 분야에서 두 번이나 노벨상을 수상한 인물이다. 이 위대한 과학자를 뉴욕 인문학 연구소의 연구원이자 아티스트인 로렌 레드니스가 새로운 방법으로 조명하였다.

레드니스는 마리 퀴리의 일생과 그녀가 발견하고 이름을 붙인 <방사성>을 주인공으로 하여 두 가지를 순차적으로 때로는 지그재그로 교차시키며 풀어낸다. 과학 예술서인 『방사성』은 마리와 피에르 부부의 사랑 이야기로도 읽힌다. 책은 두 사람이 태어난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이야기를 시작한다. 도마뱀과 개구리를 잡으러 다닌 몽상가 피에르와 첫사랑에 상처 입고 조국인 폴란드를 떠나 파리에 정착하는 마리, 그리고 뛰어난 재능을 지닌 과학자 피에르 퀴리의 연구소에 들어가게 되는 역시나 뛰어난 재능의 마리. 그 둘의 운명적이고 역사적인 만남은 라듐과 폴로늄의 극적인 발견으로까지 이어진다.

미메시스 그래픽노블. 이야기도 흥미롭고, 그림도 끝내준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컬러팔레트 노랑+파랑

 

 

스티븐 핑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심리학자이자 인지 과학자로 손꼽히는 동시에 《프로스펙트 매거진》 선정 ‘세계 100대 사상가’, 《타임》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포린폴리시》 선정 ‘세계 100대 지식인’에 빛나는 이 시대 최고의 지성 스티븐 핑커는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폭력을 둘러싼 통념들’에 도전한다.

‘역사상 가장 끔찍한 오늘’, ‘날로 증가하는 폭력’이라는 관념에 의문을 품은 핑커는 전쟁과 약탈, 학대, 강간, 살인, 고문 등 갖가지 잔혹 행위를 기록한 사료들뿐 아니라 고고학, 민족지학, 인류학, 문학 작품 등 방대한 자료를 분석하여 ‘폭력의 역사’를 재구성한다. 그리고 기원전 8000년이라는 멀고도 낯선 과거로부터 20세기에 이르는 기나긴 폭력의 역사적 궤적을 따른 결과, 흔히 믿고 있듯 인류 역사에서 폭력은 증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감소하고 있으며,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이 과거 어느 때보다 덜 잔인하고 덜 폭력적이며 더 평화로운 시대라는 충격적인 보고를 내놓는다.

 

1400페이지의 책이다. 이 책 사면 이 책 들고 여행가야 할 듯. 관심 주제. 관심 작가.

 

  오카자키 다케시 <장서의 괴로움>

 

대략 장서 3만 권을 가진 오카자키 다케시가 장서의 괴로움에 지친 나머지 헌책방을 부르거나, 책을 위한 집을 다시 짓거나, 1인 헌책시장을 열어 책을 처분하는 등 '건전한 서재(책장)'를 위해 벌인 처절한 고군분투기. 또 자신처럼 '책과의 싸움'을 치른 일본 유명 작가들의 일화를 소개한다.

책에는 저자처럼 "그래, 이제 마음을 바꿔보자"고 생각하는 장서가를 위한 열 네 개의 교훈이 차근차근 단계별로 펼쳐진다. 천천히 책더미와 이별을 고하는 방법이라고나 할까. 그 순간 자신에게 신선도가 떨어지는 책부터 손을 놓기 시작하면서 헌책방에 보내는 방법을 제시하고, 과연 나는 올바른 독서가인지 반성하면서 장서의 괴로움을 낳는 원천을 찾아내며, 도서관에서 위로를 받으며 결국 나의 책을 처분하기까지. 장서가라면 맞아, 맞아, 동의할 수밖에 없는 눈물겨운 이별과정이 그대로 펼쳐진다.

 

 

난 3만권보다는 3천권이지만, 그래도 괴로워. 괴로워. '그래 이제 마음을 바꿔보자' 고 생각하면서 책 한권을 더해봤자. 무슨 소용. (먼산)

 

   후지와라 토모미 <폭주노인>

 

오늘날 이해하기 어려울 만큼 격분하고 폭력을 휘두르며 끊임없이 갖가지 문제를 일으키는 이런 이기적인 노인들을『폭주노인!』의 저자 후지와라 토모미는 ‘신(新) 노인’이라고 일컫는다.
자유기고가, 소설가이자 가족, 육아, 교육분야를 중심으로 한 논픽션 작가로 활동하면서 지하철 운전수의 정념(情念)을 묘사한 소설『운전수』로 제107회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한 저자는 지금 사회 곳곳에서 분노를 표출하는 노인들의 불가해한 언동을 바라보면서 ‘도대체 이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그 동안 취재에서 얻은 에피소드와 뉴스기사, 실제 경험담을 바탕으로 명확하고도 부드러운 필체로 탐색해 나간다. 나아가 ‘노인들을 그렇게 만든 배경’은 어디에 있는지, 그들이 현재 어떤 느낌으로 이 세상을 살고 있으며 삶의 고충은 무엇인지를 파헤침으로써 오늘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삶을 깊이있게 통찰해 내고 있다.
영양관리와 질병, 체력관리를 통해 옛날 그 나이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젊게 사는 노인들이 많아진 것도 한 원인이지만, 저자는 좀더 깊은 곳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 바로 정보화시대, 물질만능시대가 낳은 ‘인간관계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노인들이 고립 및 소외되어 가고, 그로 인한 고독감으로 점차 폭력적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진단이다. 즉 서로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고 겉도는 현대의 인간관계가 절망과 고독함, 자괴감에 빠진 노인들을 양산해 내고, 이것이 결국엔 분노로 표출되어 범죄에까지 이르는 게 아닐까 조심스럽게 진단하고 있다.

미친 인간은 어느 세대에나 있겠지만, 가장 이해안되는게 미친 노인들이다. 관심 주제. 근데, 요즘 책값이 꽤 올랐다는 기분인데, 나는 책이 너무 비싸! 같은 이야기는 거의 안 하지만, 2008년 구판 10,000원의 책이 개정판으로 2014년 15,000원으로 나온건 한번 더 보게 된다.

 

11월 이후 도서정가제 실시되면 어떻게 될는지.

 

 

 

 

 

 

 

 

 

 

 

 

 

 

 

 

 

이런 책들을 사야지.

 

그리고, 읽고 있는 책은 ..

 

<불로의 인형>을 정말 재미있게 읽었고,

유시민의 <나의 한국현대사>를 그냥저냥 읽고 있고,

알랭 드 보통의 <뉴스의 시대>를 오늘 아침 막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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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4-08-26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고 아침부터 빈 작업실에서 홀로 톰 웨이츠의 피아노가 취했네, 취했어. 를 듣고 있다.
 

제니퍼 호먼스 <아폴로의 천사들: 발레의 역사>

 

발레의 기원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풍성한 이미지와 아름다운 문체로 다룬 획기적인 문화사 저작이다. 이 책에서 역사가이자 비평가인 제니퍼 호먼스는 발레의 역사를 이야기하고, 테크닉, 안무, 공연의 발전과정을 추적한다. 뿐만 아니라 이 환상적인 예술 형식을 형성한 예술가와 혁신가들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한때 무용수였던 호먼스는 역사와 발레의 만남을, 발레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인물들과 발레 작품들을 통해서 거의 완벽하게 기술한다.

저자는 발레의 역사를 생생하게 재구성하는 것은 물론이고, 21세기 발레의 미래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한다. 또한 유명한 발레 작품들의 창작 과정, 발레리나와 안무가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발레를 형성한 모든 요소들을 총체적으로 살펴본다. 발레가 걸어온 길을 심도 깊게 조망한 이 책은 발레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확장시켜, 발레를 새롭게 인식하도록 도와줄 것이다.

 

20대때 돈 펑펑 쓰고 다닌거 돌이켜보면, 지난일이고, 지금 와서 과거로 타임슬립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 그냥 한번 그렇게 흥청망청해보기도 했으니 됐다. 라고 생각해버린다. 안그러면 어쩌겠나.

 

잘 흥청망청했다. 싶은 것도 있고, 이건 진짜 돌았었네. 싶은 것도 있다.

 

혹시 이 글을 볼지 모를 흥청망청 돈 쓰는 젊은이들에게 그 길을 지나온 입장에서 말하자면,

(물론 개인차가 있겠지만)

아까운건 소위 "명품" 이 들어간 사치품들이다. 연봉이 십억쯤 된다면 모르겠는데, 유행타고, 내가 왜 그랬을까 싶은 가장 큰 아이템. 샤넬이고 나발이고. 난 먹고 마시는데 돈 쓰는 걸 흥청망청 쓸 때도 별로 안 좋아했는데, 그나마도 지금 아깝다.  

 

안 아까운건 여행이다. (물론 여행중에 명품백,옷, 구두 사고 다닌건 아깝고)

그리고, 공연관람이다. 그 중에 발레공연. 발레 공연을 하나도 안 빠지고 보러다니던 시절이 있었다.

 

그래서 이 책 반갑다. 그렇다. 지금까지의 추억팔이는 모두 이 책을 사자!고 얘기하기 위함이다. .. 응?

 

우주인이 지구에 온다면 그들과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발레리나일꺼야. 라고 정말 오랫동안 생각하고 있었는데,

얼마전 상수동 만화방에서 '스바루'를 다시 보면서 거기에 그런 이야기가 나온다는 걸 알았다.

스바루 찌찌뽕

 

단련하고, 성장하는 모든 사람들을 동경한다. 발레 공연 보면서 늘 눈이 하트로.

댄싱9 같은 프로그램 보면서 눈이 하트뿅

 

 장용민 <불로의 인형>

 

 

어제 트윗에

 

"장용민 '궁국의 아이' 홈런 이후 '불로의 인형'으로 백투백"

 

이라고 썼다. 아.. 궁국. 궁국은 무슨국의 무슨 국이냐.

수정 안 되는 망할 트위터

 

'궁극의 아이'는 보고 꽤 재미있군. 정도였다. '불로의 인형'은 와, 정말 대단한데! 플러스, 이거 선물해주고 싶은 책 안 읽는 사람들도 몇 떠오를 정도.

 

 

딱히 우리나라 추리소설이 이정도야?! 정도가 아니라 난 사람이군. 탈우리나라. 뭐, 이런 느낌.

트집잡을 구석도 없고, 문장도 좋고, 이야기도 좋고, 엄청난 분량에 빈틈도 없다. 흡입력도 있고, 소재도, 주제도 좋다. 캐릭터도 훌륭하고, 영화화해도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 내 마음 속의 가온은 공유고 설아는 배수지임.

 

장르독자 뿐만 아니라 그냥 소설 독자도, 사극 애청자에게도 추천할 수 있을 것 같다.

 

 미야베 미유키 '피리술사'

 

'미야베 월드 2막'. '우리는 왜 사랑과 인간관계에서 상처를 입고 또 상처를 주는가'라는 운명철학적 질문에 대해 마음속으로부터 용솟음

 

치는 강한 의구심을 괴담이라는 소재로 증폭시켜 단숨에 문장으로 완성시킨 '미시마야 시리즈' 대망의 3탄.

에도의 미시마야에서 한 아가씨가 기이한 이야기를 모으고 있다. 그곳에 한 사람씩 자신이 겪은,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했던 이야기를 하기 위해 사람들이 찾아온다. 가슴속에 맺혀 있던 이야기를 털어놓은 사람들은 마치 보이지 않는 짐을 부려놓은 듯 모종의 평온을 얻는 것 같다. 그 평온의 온기가 이야기를 듣는 이의 마음에도 등불을 밝혀 준다.

 

 

그래, 미야베 미유키가 읽고 싶어질 때가 됐지!

올 여름은 별로 덥지도 않고, 추리소설도 많이 안 나온 것 같다. 여름은 미스터리의 계절인데. 왜때문에 ㅡㅜ

 

읽어 볼까 싶은 추리소설 몇 개

 

 

 

 

 

 

 

 

 

 

 

 

 

 

 

 

 

 

 

 

 

 

 

 

 

 

 

 

 

 

 

 

 

 

 

 

 

 

 

 

 

 

 그리고 이런 책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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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라 2014-08-22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궁국의 아이' 트윗글 저는 그대로 리트윗을 하고 :)
'난 사람'이라는 말씀에 완전 동감. 저는 죽어다 깨어나도 그런 스토리를 생각해낼 수 없을 거예요~
이런 글을 읽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쁘다는 :)
 

 

오늘날 지구상에는 다섯 종류의 아이들이 존재한다.

 

제 나라 안에서 고객이 된 아이, 다른 하늘 아래서 생산자가 된 아이, 

다른 곳에서 군인이 된 아이,

매춘부가 된 아이,

그리고 지하철 광고판의 죽어가는 아이.

굶주리고 체념한 그 아이의 모습이 정기적으로 우리의 권태로운 시선에 걸려든다.

 

다섯 모두 아이들이다.

다섯 모두 도구화된 아이들.

 

 

다니엘 페낙 <학교의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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