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 번치 SE 골든 라벨 한정판 (2disc)
샘 페킨파 감독, 윌리엄 홀덴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6년 3월
품절


쌓여 있던 마일리지 덕분에 워너에서 나온 `골든라벨'이라는 이 휘황찬란한 이름의 타이틀을 수중에 넣게 되었다. 이름값을 한다고 금으로 글씨를 써주는 센스를 발휘했다.

너무나 유명한 영화이기에 `골든라벨' 첫번째 스타트를 끊은 작품이 되버렸다고 혼자 생각한다. 밑에 빨간 타원은 18금이라고 확실하게 써있다.

뚜껑을 열어보면 두장의 디스크로 구성이 되어 있다.
유명한 영화이기는 하지만 오래된 영화이기에 두장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궁금....

모든 타이틀이 그렇듯이 첫번째 장에는 영화 본편이 들어 있다.그러나 이번꺼는 나름대로 최고의 화질과 음향으로 새로 만들어졌다고 강조를 했으며, 아울러 감독편집판이라고 한다. (결국은 가뜩이나 긴 영화가 더 길어졌다는...)

두번째 장에는 흥미로운 내용이 들어 있다. 편집으로 제외되었단 장면들과 샘 페킨파라는 감독을 주제로 만든 다큐멘타리 3편이 들어있다고한다. 사실..이 타이틀의 노른자는 두번째 디스크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두개의 CD사이에 끼어져 있던 한장의 종이.
영화의 서평들과 평가들을 모아 놓은 내용이 가득하다.

알차게 구성되어 있는 북클랩....

대략 이런 차례로 묶여있다.

피흘리는 샘, 폭력의 피카소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폭력미학의 영상주의자 샘 페킨파 감독의 모습

오승욱, 류승완 감독의 대담내용도 올라와 있다.
이 두명의 감독은 샘 페킨파의 빼도 박도 못할 팬이라는 사실이 밝혀져 있다..

뒷부분에 있는 감독의 또다른 모습...
1984년에 이미 사망한 이 감독의 영향력은 아직까지도 건재하다.타란티노 로드리게스 오우삼등등...아직까지 그의 영향력은 요즘나오는 영화에서도 종종 마주치게 된다.

앞으로 워너에서 발매될 골든라벨 시리즈들...
댄장...몇몇 영화는 얼마전에 사버린 사람은 어쩌라구..
이 리스트가 늦게 눈에 띄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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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6-08-30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으, 가격이 세군요.
보고 싶은데.....^^

Mephistopheles 2006-08-30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마일리지로 스리슬쩍 질러버렸지만..일단 내용물에는 대만족인지라..
나머지 골든라벨도 구입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되어집니다..^^
 
알프레도 가르시아의 목을 가져와라! - 스펙트럼/MGM 가격 인하
샘 페킨파 감독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4년 1월
평점 :
품절


원제목이 그러니까 Bring Me The Head Of Alfredo Garcia인 이 영화는 아주 편하게 국내에서는
`가르시아'라는 제목으로 통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러나 영화 내내 문제의 인물 알프레도
가르시아는 안나온다. 기껏해야 목걸이 팬던트 속의 사진으로 그 실체를 확인하는 것이 전부이다.

제목의 살벌함 때문에 사지가 절단되고 피가 무진장 튀는 상황이 연출 될꺼라고 생각했지만, 정작
영화를 보고 나선 시각적인 잔인함보다 영화속 여기저기 꽁꽁 숨겨둔 살벌함을 느끼게 되버렸다.

이미 불귀의 객이 되버린 가르시아의 목에 백만달러의 현상금이 걸리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러나 영화 도입부 가르시아의 목에 현상금이 걸리게 되는 상황에서 보여지는 여성에게 가하는
폭력은 샘 페킨파의 영화를 보면서 내내 느꼈었던 `폭력의 대상에 차별은 없다.'라는 공식을 충분히
따라가 주고 있다.(페킨파의 영화에서는 여성, 아동은 보호받을 혹은 예외대상이 아닌 언제나 폭력에
노출되어 가해자 혹은 피해자의 위치로 동등하게 나온다.)

가르시아의 목을 가지러 온 베니였으나, 그 순간 멕시코 갱의 습격으로 머리를
강탈당한다. 결국 영화에서 베니는 가르시아의 목을 집적 잘라가진 못한다는
묘한 의미를 부여해준다.

소극적인 폭력으로 시작된 영화는 주인공 베니의 등장으로 그 다음 상황의 폭력까지는 매우 굼뜨게
진행되어진다. 이미 죽은 자의 머리를 차지하기 위한 쟁탈전은 베니의 충동적인 살인으로 시작되면서
진정한 폭력과 살상의 수순을 밟게 되어간다.  이어서 그의 목을 둘러싼 공방전에서 나오는 원숙한(?)
게이킬러 듀엣과 멕시코 갱단, 그리고 목을 되찾으려고 하는 가르시아의 가족들. 의뢰인의 하수인들,
그리고 베니가 유일하게 사랑했을 꺼라 추측되어지는 창녀까지... 이미 죽어버린 사람의 머리로 인해
베니가 직, 간접적으로 관여된 15명의 살상 후, 베니의 심적인 동요로 이어지기 시작한다.

게이 킬러 듀엣의 최후...지금처럼 동성애적인 코드를 노골적으로 드러내진 않지만,
34년전 영화에서 함축적인 의미로 이 두인물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폭력적인 인물이 아닌 그냥 바에서 피아노나 치는 삼류 연주자인 베니에게 이렇게 급작스럽게 몰아
닥친 살육의 폭풍은 감당하기 힘든 지경까지 오게 되고, 결국 `끝까지 가자'라는 비이성적인 생각으로
이 사건의 모든 원흉인 의뢰인 저택에서의 살육으로 끝을 맺게 된다.

밑바닥 인생을 탈피하고자 하는 어찌보면 평범한 베니라는 인물이 어마어마한 현상금으로 인해 현실
탈피의 기회가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살상으로 이어지며, 그 강도를 높이다가 결국 마지막에는 `우리에
겐 내일은 없다'의 보니와 클라이드처럼 엄청난 양의 총알을 온몸으로 받아내면서 영화는 끝을 맺게
된다.

주인공 베니를 연기한 워렌 오티즈...그는 샘 페킨파 영화의 단골 출연자이다.

밑바닥 인생이지만 이해관계에 따라 타인을 소멸시키는 살인이라는 행위를 할 정도로 주인공 베니의
삶이 피로 얼룩졌다고 생각되진 않는다. 무모한 하나의 돌파구를 확인하고 이를 통해 현실을 타파하고자
했던 주인공이 서서히 혹은 급진스럽게 소멸되어가는 전개구도를 냉정하게 보여주었던 역시 샘 페인파
라는 생각이 들게 했던 영화였다고 생각되어진다.

뱀꼬리 : 영화가 끝날 때까지 가르시아의 잘려진 머리의 실체는 결코 안보여준다. 단지 다른 시작적인
효과로 그 자극성을 극대화 시킨다. 머리가 들어 있는 자루에 들끓는 파리떼와 얼음과 드라이 아이스를
쟁여 놓는 장면과 자루속의 머리를 확인하면서 마치 지독한 냄새를 맡는 듯한 등장인물들의 일그러진
얼굴로 직접적인 모습이 아니더라도 간접적으로 충분히 그 실상을 파악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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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6-08-30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인공 베니의 몰골이 마음에 드는데요?ㅎㅎ

Mephistopheles 2006-08-30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샘 페킨파 감독의 등장인물들은 결코 미화가 안되는 공통적인 무언가가 있더라구요.
영화보면 그 막 땀내나고 쩔은내 나고..떄로는 피비린내나는 듯한 그 느낌...^^
 
시계 태엽 오렌지 - 할인행사
스탠리 큐브릭 감독, 말콤 맥도웰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이 영화는 고백하건데 두번째 만나게 되는 영화이다.
첫번째는 지나치게 야하다~ 라는 입소문을 통해 영화의 본질을 무시하고 자극적인 시각적 이미지에만 매달렸었다.이해를 하고 싶어도 자막이 없이 봤기 때문에 그 심오한 내용을 알수도 없었겠지만 말이다.

1.첫번째 만남
충분히 자극적인 영상이였다. 주인공 알렉스 드 라지와 만나는 여자들은 대부분 나체가 되버렸고, 강압적이건 합의적이건 그와의 성교는 필수적인 사항이였다. 그리고 세트의 여기저기 보이는 비교적 적나라한 이미지들과 주인공이 감옥으로 들어가게 된 살인사건의 흉기 또한 거대한 남근 조각상이였으니..지금처럼 노골적인 포르노 그래피에 따라갈 수는 없었겠지만, 일반상영을 기준으로 하는 영화치고는 지나치게 자극적이며, 적나라했다. 35년전에 만들어진 영화이기 때문에 느껴지는 촌스러움과 시대착오적인 면은 언급하지 말자.

도덕적인 관념이 전무한 그들의 일상은 마약이 함유된 우유를 마시면서 발육부진적인 정신세계를 보여준다.

2.두번째 만남
적나라하게 드라나는 여자의 나체나 얼핏 얼핏 보이는 남자의 성기...자극적이며 폭력적인 영상과 비주얼보다 더 무서운 내용을 안에 담고 있었다. 그 공포의 핵심은 국가라는 단체에서 행하는 교화 프로그램 `루드비코'에 있다. 마치 `뻐꾸기 둥지위로 날아간 새'에서 잭 니콜슨이 결국에 뇌의 일부분을 절개하고 온순한 인간으로 변모하는 과정처럼 광폭한 주인공 알렉스는 14년 형량의 중압감으로 택한 이 교화프로그램으로 인하여 폭력적이고 음란한 사상은 정신적으로 거세가 되버리는 과정을 겪는다. 약속대로 단 1년의 교화프로그램 이수 후 사회에 복귀되나 그를 맞이했던 사회는 더이상 과거에 자신이 가해자와 지배자의 위치와는 정반대의 입장을 강요하는 사회로 돌변해 있었다. 그 후, 전체주의적인 이미지의 국가와 그에 반동하는 조직의 사이에 껴버린 주인공은 결국 장기판의 말이라는 이용가치의 개념으로 영화가 끝날때까지 이용당하게 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포스터에 나와있는 것처럼 강제로 열린 동공 촬영으로 인해 말콤 멕도웰은 일시적인으로 시력상실까지 경험하게 되었다고 한다.

3.네번 죽는 알렉스...
주인공 알렉스는 이 영화에서 네번의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심장이 멎고 사지가 뻣뻣해지는 일반적인 죽음의 모습이 아닌, 정신적인 죽음을 잔인하리만큼 네번씩이나 경함하게 된다. 폭력적이고 사회에 비순응적인 모습을 보이는 초반 그는 우발적인 살인을 저지르고, 그의 일당들에게 배신을 당하면서 교도소를 가게 된다. 그렇게 기세등등하던 모습은 교도소에 첫발을 들여놓는 순간, 철저하게 분쇄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후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된 `루드비코'교화 프로그램으로 인해 잠재되어 있던 폭력적인 성향마져 제거되버린 후, 사회에 내동댕이쳐지면서 가해자에서 피해자로써의 급경사의 나락을 맞이하면서 이미 두번째의 죽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후 본능적으로 찾아간 과거 자신의 범죄의 피해자에게 반국가적인 이용가치로써 유린되다 결국 자살이라는 시도를 통해 세번째의 죽음을 맞이하게 되며, 영화 마지막 부분 루드비코 교화 프로그램의 문제점에 대하여 거세게 반발하는 언론과 여론의 무마용으로 본래의 인성을 되찾는 과정에서의 전체주의적인 정부와의 타협에서 마지막 4번째의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극 초반의 광폭한 모습이 진정 그의 모습이였다면, 그 이후에 오락가락하던 그의 모든 가치관과 이념은 조작 혹은 날조의 의미로 본질의 그는 이미 사라져버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게 길길히 사회에서 날뛰던 알렉스는 교도소에 입소 후 교도관 앞에서 찍 소리도 못한다.

4.시계태엽속의 오렌지에서의 음악

1)베토벤 교향곡 9번
영화전체의 메인 테마라고 해도 무색하리만큼 이 유명한 클래식 곡은 시종일관 등장한다. 교화프로그램에 의해 가치관과 개념이 바뀌는 알렉스에게 이 음악은 특별하게 작용한다. 폭력적인 그에게 최고의 안식을 주었던 곡이 교화과정을 거친 후 최고의 악몽과 고통을 선사하는 모습이 아이러니하게 다가온다.

더 이상 베토벤 교향곡은 알렉스에게 평온을 가져다 주지 못한다..악몽과 고통의 전주곡일 뿐.....

2)윌리엄 텔 서곡
레코드 샾에서 마주친 다소 남근 숭배자의 모습을 보이는 두명의 여성과 매우 빠른 속도(?)로 치루는 정사씬에서 이상하리만큼 경쾌하게 울려퍼지는 곡.  주인공의 선정적이며 음란한 모습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역활을 해주고 있다.



이 장면 바로 다음 매우 빠르게 돌리는 베드씬에서 쓰인 음악..

3)위풍당당한 행진
경건하고 위엄있는 이 곡을 범죄와 통제와 업악이 가득한 교도소 내부에서 정부 고위 인사(장관)이 시찰을 할 당시 나왔다는것 자체가 영화속에서 감독이 전체주의적인 모습을 띄고 있는 정부를 향해 조소와 비아냥을 느끼게 해준다.



통제, 억압, 감춰져있는 폭력 성향이 다분한 교도소를 방문한 내무부장관의 배경음악으로 나온다.

4)싱잉 인 더 레인
영화 속 최초의 강간강도가 일어나는 시점에서 주인공 알렉스의 입에서 흥얼흥얼 흘러나온다.
원곡은 진 켈리의 빗속에서의 아름다운 댄스로써 그 면모를 보여주지만, 이 영화에서의 싱잉 인 더 레인은 무자비하고 잔혹한 범죄의 서곡으로 통용된다.(주인공 역을 맡은 말콤 맥도웰이 유일하게 끝까지 부를 줄 아는 노래여서 이곡이 쓰였다고 한다.)



문제의 그 `싱잉 인 더 레인'  진 켈리의 입장에선 패러디도 아니요 오마주도 아닌 모욕으로 느낄 수 밖에 없는 장면일지도....


선정성과 폭력이라는 강력한 비주얼로 무장한 자극적인 영화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찬찬히 뜯어 보고 살펴보면 그보다 더 무서운 전체주의 국가에서 행하는 인성말살정책의 공포스러움이 더 충격으로 다가왔던 괴팍스런 감독 스탠리 큐브릭의 의미심장한 주제가 더 무겁게 느껴지는 영화가 아니였나 싶다. 그건 아마도 나도 나이를 먹었기 때문이 안보이던 것들이 보이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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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08-29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더블린 살때 운이 좋게 영화관에서 봤습니다.
정말 충격적이었어요. 지금도 4번에 언급하신 노래를 부르며 잔인한 짓을 서슴치않고 하던 주인공들이 소름끼칠 정도로요
큐브릭을 워낙 좋아하기도 하지만 원작을 읽고 다시 보고 싶어서 DVD는 못구하고 우연히 VCD로 구입을 해놨는데 역시 원작을 구해만 놓고 아직 읽지 못한 관계로 기다리고만 있네요..^^;;
저도 또 보면 안보이던 것들이 더 보이겠죠?

물만두 2006-08-29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사놓고 아직도 못보고 있으니 영화는 너무 멀군요 ㅡㅡ;;;

moonnight 2006-08-29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입소문으로만 많이 듣고 아직 못 본 영화예요. 겁나는군요. -_-;;; 메피님 리뷰에 솔깃하여 주문하려 했으나 품절 ㅠㅠ 언젠간 꼭 보고 말테야!

Mephistopheles 2006-08-29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야님 // 아마도요..아 그리고 이 타이틀 주문하지 마세요..워너에서 골든라벨로 10월달 출시 예정이라고 하는군요..조금 비싸더라도 퀼리티가 좋은 것으로 구입해보세요...^^
물만두님 // 원 작가가 스탠리 큐브릭에게 대단한 악감정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더군요..^^ 연극판에서 두번째로 나오는 남자를 큐브릭 비슷한 사람으로 배역을 잡고 엄청 두둘겨 패는 씬이 나올 정도로요...^^
달밤님 // 10월달 워너에서 골든 라벨로 만나 보도록 하세요..^^
 
빛의 제국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그 유명하다는 김영하씨의 소설을 처음으로 접하게 되었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읽는 속도는 평균적이였고, 몰입감을 가지기에는 충분했으나, 약간의 산만한 느낌만큼은 지워버릴 수 없는 정도였다. 하긴 24시간의 이야기를 한권의 책에 나름대로의 긴박감을 유지시키면서 끌고 나가다 보면 약간은 읽는 사람에게 있어서 정독의 의미보다는 다음장은 다음장은 어떻게 되나..하는 조급함을 가지게 한다고나 할까.

키퍼 서덜랜드 주연의 `24'라는 드라마의 형식을 따왔을 법한 챕터 나눔의 익숙함이 눈에 먼저 띄게 된 김영하의 신작 소설 `빛의 제국'은 시간단위로 쪼개진 각각의 상황에 기영이라는 퇴물 남파 간첩의 주변사를 이야기 하고 있다.

아침 7시부터 시작된 소설의 시작점과 그 다음날 아침 7시로 끝을 맺는 24시간동안의 주인공과 그의 가족들 그리고 주변인물들은 남들이 하루동안 겪기에는 과분하고 묵직한 경험의 연속 속에 내팽개쳐 진다.

이 세명의 가족(기영,마리,현미)은 참으로 다사다단하다.

끊 떨어진 연처럼 사회에 순응하며 살아가던 남파간첩 기영은 이메일을 통해 갑작스런 귀환명령에 표현되지 않는 패닉상태에 빠지면서 그와 그 주변의 인물들은 복잡하게 물려나간다. 냄새를 맡은 남한의 정보부 요원들과 옛날 대학시절 하룻밤을 같이 보낸 소지, 그리고 어느면으로 보나 무능하고 비사교적인 성곤과 자신과 별반 다를바가 없는 또다른 남파간첩 2명까지.... 마치 기영의 그 귀환명령으로 인한 그 파극효과는 기영뿐만이 아닌 그의 주변 인물들에게도 적잖은 파장과 변화를 주기 시작한다.

그의 아내 마리는 또 어떠한가. 가정을 가졌으면서 허울뿐이고 겉멋들은 20대초반의 애인의 트리플 섹스의 요구에 몸이 뜨거워 지고, 기득권층의 전형적인 부패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 직장 사장의 그늘에 예속이 되어 있는 현실이다. 그리고 역도산과의 동질성을 찾고자 하는 아버지가 주축으로 되어 있는 가정에게서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고 싶어하는 보이지 않는 반항적인 젊은 시절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상처받는 40을 바라보는 여자이다. 그러나 자신의 정체를 고백하는 남편의 고해성서에 가족을 위해 북으로 복귀하라는 냉정한 모습까지 보이기까지 한다.

이 둘의 딸 현미는 표면적으로는 어떠한 상처의 흔적이나 고통은 안보이는 모습을 보이나, 실상은 직간접적으로 그 또래 학생들이 극단적으로 부딪치는 사건과 사고의 언저리에 서있는 위태로운 모습을 보인다. 인터넷을 통해 가슴이 노출된 동영상 유출로 학교라는 틀에서 부적격자로 낙인 찍힌 친한 친구 아영과 두개의 인격과 그또래 남아들이 가지고 있는 과잉된 성적충동이 삐질삐질 나오기 시작하는 진국이라는 친구까지...

현대 핵가족의 표본을 보여주는 가족구성인 세명으로 이루어진 이 가정은 결코 평범하거나 평탄하지 않는
모습을 시종일관 보여주고 있다.

각각의 가족구성원이 가지고 있던 아킬레스 건이 서서히 노출되다가 마침대 틱~! 소리는 내면서 끊어지면서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휩싸이나, 이러한 회복불능의 가정에 실마리를 제공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존재들은
아이러니하게도 기영과 마리가 젊은 시절 분쇄하고자 거품을 물었던 단체. 통제와 규제와 색출이 존재이유
전부라 해도 이견이 없는 국가 기관에 의해 관리되고 조율되는 상반된 모습을 보인다.

잔뜩 벌려논 복잡미묘한 모든 상황이 허무하게도 일순간에 매듭을 지어버리고, 손 탁탁 털고 이젠 끝났어~!
라고 선언하고는 마지막에 하지만~!...... 을 넣어버린 허무한 결말을 접하게 되었다고 할까. 소설의 인물들이
끊임없이 회상되어지고 이야기되어지는 짜여진 각본(영화, 책,스포츠엔터테이먼트)과 별반 다를바 없는 책속의 인간군상들.... 그게 또 현재진행형으로 살아가고 있는 이땅의 사람들과 별반 차이점이 없다는 느낌으로 인한 한숨 속에 책을 덮은 내 마지막 감상이라 하고 싶다.

책을 다 읽고 기영이 이 책의 시작점에서 표현되어지는 두통이라는 고통이 전염이라도 되듯이 나에게 와버렸다. 재미있게 읽었으나 개운하거나 깨끗한 기분은 결코 들지 않을 책이라 생각되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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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6-08-26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제 자체가 개운한 느낌을 가지기에는 어려울듯 하군요. ^^;; 김영하씨는 검은꽃을 보면서 꽤 괜찮은 작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이 책도 관심이 가네요.

야클 2006-08-26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영하의 기존 소설들과는 좀 많이 다른 느낌의 책이라는 느낌이 들더군요. 그냥 작가를 모른채 책만 읽었다면 글쓴 사람이 김영하라고는 상상도 못할 만큼.

Mephistopheles 2006-08-26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 다음번 김영하씨의 책은 검은꽃을 볼려고 합니다...^^
야클님 // 저번에 라디오프로에서 나왔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그때 작품 이야기 할때만 하더라도 이런내용들은 아니였던 걸로 기억하는데...나머지 작품들을 읽어보고 비교해봐야 할것 같습니다..^^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극장판 3편 (2disc) - [할인행사]
오시이 마모루 감독 / 프리미어 엔터테인먼트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지금 대한민국의 극장 스크린은 연일 `괴물'로 인해 시끌벅적하다.
가장 빠른 시간내에 최대관객 돌파. 흥행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잡은 대작. 봉준호라는 걸쭉한 실력을
가진 감독의 역량이 잔뜩 묻어나는 대작....등등 표현할 수 있는 각종 미사어구로 협오스런 `괴물'이라
는 단어를 가진 영화는 최고의 찬사를 한몸에 받고 있다. 극상이 지배적이라면 우후죽순격으로 튀어나
오는 극하의 평가도 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영화 한편으로 대한민국 영화판의 자본의 진리를
다시 일깨우게 되었다는 이야기. 지금 한참 현안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에 할말을
잃었다는 말.등등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괴물같은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

나..? 아직 안봤고 극장에서 볼 생각도 아직은 없다. 성격상 남들이 와~! 하면서 우르르 몰려갈 때 조용히
뒤에서 바이바이 손흔드는 것이 체질이라면 체질이라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사실 영화에서 `괴물'이라는 존재는 수도없이 접해왔고, 그 종류도 가지가지 오만가지 줄세워 놓으면 지구를
한바퀴 돌고도 남을 정도일 것이다. 형체를 알 수 없는 것들부터 시작해서 비교적 정형화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대표적으로 파충류나 곤충류) 것들까지..리뷰를 쓸려고 하는 이 애니메이션 역시 `괴물'이 나온다.
모양은 심해어류+양서류과의 흉칙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거기다가..여자의 젖가슴까지 달고 있으니 말 다했다.



DVD 타이틀의 저 그림은 의미심장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괴물의 정체가 무엇이며, 어디서부터 왔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 애니를 선택하는데는 많은 갈등이 따랐다.
패트레이버 하면 생각나는 사람 `오시이 마모루' 가 빠진 이 새롭다면 새로운 패트레이버 극장판을 과연
그의 부재를 껴안고 볼 자신이 있을까 하는 이유와 봤다가 시간낭비만 했다면서 달밤에 집앞에 나와 담배를
물면서 댄장~! 댄장~! 을 외치고 있을지도 모를 상황때문이였다.

결과는 분명 과거의 패트레이버 씨리즈와는 느낌도 틀렸으며, 구성 자체도 완전 딴판이였으나, 댄장~!을 외칠 필요성은 못느꼈다. 전통의 씨리즈에 다른 색깔을 입히겠다고 나섰으니 제작진들도 어느정도 각오와 기합이 들어갔는지 작화의 섬세함이나 극을 이끌어 가는 스토리 라인까지 매끄럽게 이끌어 간다. 그리고 극의 중심이 라고 생각되어지는 `고독'이라는 모티브를 비교적 세밀하면서도 함축적으로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패트레이버 씨리즈의 하나의 축이라고 생각되어지는 짤막짤막하게 표현되어지는 유머스러움도 전편만은 못하지만 나름대로 노력한 흔적도 보여주고 있다.

한가지 단점을 꼭 꼽아보자면...명색이 패트레이버 시리즈인데...패트레이버의 출연이 거의 까메오 수준에 머문다는 것이다. 그와 함께 개그 소대 2소대의 멤버들도 거의 지나가는 수준으로 나오다가 마지막 괴물퇴치에서 활약을 한다는 정도..



제목대로라면 얘가 자주 나와야 하는데, 가뭄에 콩나듯 나온다.

뱀꼬리 :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두명의 형사 쿠스미와 하타, 그리고 모든 문제의 원흉이자 범인인 사에코의
일상생활의 모습을 관찰하면 세사람 모두 고독이 절절하게 묻어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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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06-08-24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괴물'보고 이거 생각했어요.

Mephistopheles 2006-08-24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아직 봉준호 감독의 `괴물'을 보진 못했지만,
도시에 나타난 정체불명의 생명체라는 주제에서는 그리 차이가 나진
않을 듯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