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장 지글러 지음, 유영미 옮김, 우석훈 해제, 주경복 부록 / 갈라파고스 / 200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멜기세덱님의 이벤트 선물로 챙겨버린 이 책은 표지부터 의미심장하다고 할 수 있다.
이미 신문과 방송을 통해 먼 나라의 이야기로 치부해버리기 쉽고 그냥저냥 그때만 측은한 맘이 들었던 아프리카의 가난하고 밥을 굶는 아이의 사진이 걸려 있다. 이미 여러분들의 리뷰를 통해 각오를 다지고 심호흡 하며 표지의 그 아이를 살포시 넘겨 본문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마치 숨 참아가며 깊은 바다를 잠수하는 잠수부마냥...

이리저리 바쁜 와중에 간간히 토막시간을 활용해 본문을 읽어 나간 기간은 보름 가까이 돼 버렸다.
책이 엄청난 페이지 수를 자랑하진 않았으나 무슨 놈의 책이 글자 하나하나마다 눈알을 통해 머릿속을 후벼 파 버린다. 기름진 위장은 지글지글 끓게 만들어 주고 영양과다로 인해 찌꺼기가 덕지덕지 껴있을 내 창자들에게는 뒤틀림을 선사해주고 있다. 픽션이나 팩션이 아닌 순수한 오리지날"사실" 이기에 본문을 다 읽은 후 "세상이 그런 거였나"라는 후폭풍이 몰려온다.

어이하여 책을 보내주신 님이 죄스럽고 미안한 마음에 이러한 이벤트를 벌리시고 굳이 상품으로 이 책을 정했는지에 대해 골수까지 이해하는 상황이 연출된다.

책의 내용은 단지 왜 아이들이 굶는가..그리고 그로 인해 생명을 꺼트리는 가로 끝내지 않고 있다.
이러한 원인을 자연재해적인 현상과 더불어 인재라고 불릴 수 있는 권력자와 권력국가의 탐욕과 이기심까지 동등하게 표현해주고 있다. 신자유주의라는 이념아래 "적자생존", "약육강식"이라는 정글의 논리가 인간 세상에 적용시킨다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하다는 사실까지 깨우쳐주고 있다.

얼마 전 화려하게 종영을 맞은 드라마 "내 남자의 여자"에서 가장 친한 친구에게 남편을 빼앗기는 역을 완벽에 가깝게 소화해 주신 "배종옥"씨가 토크쇼에 출연했을 때 했던 말이 생각난다.

동료 연예인들이 자기랑 밥 한번 같이 안먹을려고 한다고..이유를 들어보니 현재 배종옥씨는 불교 정토회에서 진행하고 있는 "빈 그릇 운동"의 홍보대사로 활약하고 있다고 한다. 어쩌다가 자신과 밥을 먹는 상대가 밥알이나 음식을 남기는 모습을 보면 서슴없는 직언을 불사하는 바람에 점점 자신과 식사하는 사람은 줄어들어버렸고 결국 매니저와 주로 밥을 먹게 되었다고 한다.
(재미있고 아름다운 사실은 배종옥씨는 기독교신자다.)

빈 그릇 운동의 취지는 단순하게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자는 것으로 국한되진 않는다고 한다.
식량의 소중함과 더불어 환경오염을 막는 자그마한 발걸음이며 적당량의 음식을 섭취하며 쓸데없는 식량낭비를 줄이고 조금 더 확대 해석하자면 이러한 절약으로 못 먹고 굶주린 어린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줄 수 있다고 한다.

나 하나쯤이야 가 아니라 나부터라는 행동방식이 얼마나 시급한지에 대해 알려주는 책과 함께 사회에서 벌어지는 이러한 운동을 보고 있으면 아직은 살만한 세상, 살아갈만한 세상이라 느끼게 된다.

책 한권을 읽었다고 그 안의 내용을 속속들이 알 수는 없겠으나 지금 지구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일에 대해 이해를 구하고 싶다면 필히 봐주고 읽어야 할 책이지 않을까 싶다. 책을 덮고 생각이 행동이라는 실천으로 옮겨진다면야 더할 나위없겠지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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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책 리뷰]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from 언제나닷컴 2007-08-05 21:58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장 지글러 지음, 유영미 옮김, 우석훈 해제, 주경복 부록 2000년부터 유엔 인권위원회의 식량특별조사관으로 활동하고 있는 장 지글러가 기아의 실태와 그 배후의 원인들을 대화 형식으로 알기 쉽게 조목조목 설명해놓고 있는 책. 이 책을 알게 된 건 마침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를 읽고 있던 때였다. 평소 자주 가던 서점에서 이 책의 출간 소식을 보았는데, 당시 읽고 있던 책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보였다. 제목에서부터 무언..
  2.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from 風林火山 : 승부사의 이야기 2007-11-18 21:37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장 지글러 지음, 유영미 옮김, 우석훈 해제, 주경복 부록/갈라파고스 2007년 11월 도서목록에 있는 책으로 2007년 11월 8일 읽은 책이다. 관심분야의 책들 위주로 읽다가 알라딘 리뷰 선발 대회 때문에 선택하게 된 책인데, 이런 책을 읽을 수록 점점 내 관심분야가 달라져감을 느낀다. 총평 물질적 풍요로움이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이기에 이 책에서 언급하는 "기아의 진실"은 가히 충격적이다. 막연하게 못 사..
 
 
moonnight 2007-08-05 1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단히 마음을 먹고 읽어야만 할 책인 것 같습니다. 배종옥씨에 대해 알게 된 새로운 사실도 흐뭇하구요. 저부터도 당장 실천해야 겠어요. 빈그릇운동. 좋은 리뷰 잘 읽었습니다. ^^

Mephistopheles 2007-08-05 23:55   좋아요 0 | URL
그냥 음식물쓰레기만 줄이자...라는 운동이라고 보기도 하지만 전 조금더 확대해 봤습니다..그리고 불교에서 주관하는 사회운동에 기독교신자인 배종옥씨가 간판으로 나서는 모습....정말 아름답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비로그인 2007-08-05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차장님 리뷰 오래간만이네요~
전 여자니까 여자들과 밥을 먹다보면 많이 남기는 게(저도 그렇지만)
너무 아깝고 낭비라 생각될 때가 많아요. 반성해야 겠죠.

Mephistopheles 2007-08-05 23:56   좋아요 0 | URL
어허허 전에 하나 올린 거 있었는데..ㅋㅋ
사무실 여직원 두명도 습관적으로 밥을 남겨서 참 그렇습니다..
뭐라 잔소리하면 꼰대소리 듣겠고, 거의 반을 남기니 그것도 보기 좀 안좋고..
아예 저 책 두권을 사서 엥겨줘버릴까도 생각 중 입니다.

땡땡 2007-08-06 00:19   좋아요 0 | URL
남들이 남긴 밥까지 다 먹어 치우는 저 같은 직원을 한 명씩 고용하시지요 ^^

Mephistopheles 2007-08-08 02:51   좋아요 0 | URL
가격대 성능비야 최고이겠지만서도...사무실 여직원들 잡을지도 몰라요..님은...도끼들고 머리 풀고..으흐흐흐

Heⓔ 2007-08-05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빈그릇운동이라...
새로운 사실 하나 알아갑니다..
이 책 읽고 나서 한 쪽에선 음식물쓰레기가 넘쳐나고 한쪽에선 굶어죽는 이가 넘쳐나는 것을 안타까워하면서도 정작 스스로는 여전히 음식물쓰레기를 양산해내고 있었네요.;;
사실 군대 있을 시절에도 빈그릇으로 식사를 마친 경우가 드물었어요.
반성하고 갑니다 orz..
전에 이 책 읽고 제가 썼던 허접한 리뷰 먼댓글에 엮어두고 갑니다;ㅅ;;;

Mephistopheles 2007-08-05 23:58   좋아요 0 | URL
그게 참 힘들긴 합니다..본인의 양을 본인이 알아도 단체급식이나 사먹는 음식을 그것까지 조절하기는 불편한 시스템이다 보니까요..그래도 음식물 쓰레기는 줄이고 잉여식량이 조금이라도 저런 불우한 환경의 어린이들에게 돌아가야 할텐데 말입니다..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아서 문제에요..

sweetrain 2007-08-06 0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여자 치고 많이 먹는편이라
웬만하면 음식을 안 남깁니다. ㅋㅋㅋ
꼬박꼬박 저의 중부지방에 저장하고 있다는게 문제지만.

Mephistopheles 2007-08-07 02:12   좋아요 0 | URL
중부지방에 상습정체시키지 마시고 남부지방을 거쳐 남해나 동해로 배출해야 건강한 겁니다...ㅋㅋㅋ

네꼬 2007-08-06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기는 일이 없는 저로선 -_-;;;;;
저는 이 책 보면서 거의 항상 과식하는 자신이 부끄러워졌어요. 저는 왜 그럴까요.
ㅠ_ㅠ

Mephistopheles 2007-08-07 02:12   좋아요 0 | URL
과식하시고 그 에너지로 좋은 일 하시면 저는 왜 그럴까요 란 고민이 자연스럽게 사라지지 않을까 싶습니다만..ㅋㅋ

프레이야 2007-08-06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종옥 이미지대로 역시 좋은 일을 하는군요.
전 안 남기고 다 먹고는 꺽꺽대지요. 세댁님이 주신 이 책, 저도 아직 미뤄두고
있는데 얼른 마음먹고 읽어야하는데.. 가볍게 읽고싶지않아서...
횡설수설.. 아무튼 추천입니다.^^

Mephistopheles 2007-08-07 02:13   좋아요 0 | URL
전 읽으면서 연이어 충격 충격이였어요..자연재해가 아닌 인재로 인해 일어나는 기근과 난민은 한숨밖에 안나오더라구요..

Kitty 2007-08-06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밥 남기는 사람 하니 뜨끔. 거의 10번에 9번은 남기는데;;
남은거 싸가지고 집에 와서 먹으려고 노력하는데도 잘 안돼요 ㅠㅠ
좋은 책이네요. 저도 읽어봐야겠어요. 보관함에 추가하고 갑니다.

Mephistopheles 2007-08-07 02:14   좋아요 0 | URL
아무리 맛좋은 음식도 금방 했을 때 먹을 떄와 남겨서 집에 가져와 데워 먹는 거는 천지차이이긴 합니다만..^^ 집에서 다시 시간 지나 그 음식을 섭취하기는 쉽지 않죠..^^

BRINY 2007-08-06 2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는 자유배식하는 직원식당에서 잔반 적은 사람 추천해서 주는 상도 받은 적 있답니다. 평소 잘 안먹는 거는 아예 담지 않고(편식이라고 해도 어쩔 수 없음), 밥도 일단 한주걱 퍼들었다가 약간 덜어내니 딱이더라구요.

Mephistopheles 2007-08-07 02:15   좋아요 0 | URL
정량을 딱 조절하시는 브리니님이시군요..그런데.. 먹고 나서 좀 아쉬우면 어쩌죠..다시 받아오는 건 가능한가요.?
 
기발한 자살 여행
아르토 파실린나 지음, 김인순 옮김 / 솔출판사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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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이야 목격이 잘 안된다지만 어쩌다 고속도로를 주행하다 보면 꽤나 소란스런 버스가 옆을 지나칠 때가 있다. 뭐가 그리들 신나는지 꼭꼭 닫혀진 창임에도 불구하고 아싸아싸 띠리리리리 하는 고속도로 카셋트 도롯도 메들리가 쩌렁쩌렁 울려퍼지고 버스안의 승객들은 죄다 통로에서  흥겹게 춤을 춘다. 어디 그뿐인가 한때 "묻지마 관광"이라는 요상한 여행상품은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키는 대명사처럼 인식되어지기까지 했었다. 공통점이 있다면 여행을 하면서 주변 경치나 풍경 혹은 그 지방의 특징을 살펴 보는게 아닌 그냥 산좋고 물좋은 곳으로 향하는 이동식 주지육림의 세계를 선사하는데 있다고 보고 싶다. 

여기까지가 우리나라 이야기이고..핀란드로 날라가보자 휘리릭~~

자기 전 그것도 양치질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일리톨이라는 껌을 권장사항으로 씹게 만든다는 이 나라의 버스여행은 제법 심각하다. 놀러 가는게 아닌 죽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으니 말이다.  사실 충분히 예상스런 결말로 진행되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책임에 분명하다. 더군다나 책 제목부터 살펴보면 눈치 빠른 사람은 대번에 결말이 예상되니 말이다. 자살 여행 앞에 "기발한"을 붙였으니 말이다. 또한 책 표지그림은 추락하는 버스 안의 인물들은 낄낄거리고 있으며 술병이 날라다니고 권총까지 날라다닌다.

하지만 지구상 대부분의 소설 혹은 영화등이 결말이 단번에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그 과정을 흥미롭게 풀어간다면 읽혀지고 관람하게 만들지 않던가. 다행스럽게도 낄낄거리게 만들어주는 책 내용의 기둥을 살펴보면 이러하다.

그들에겐 숭고할진 몰라도 일반적인 생각으론 매우 심각한 이 여행단이 집단 자살이라는 유토피아를 꿈꾸며 유럽의 이나라 저나라를 싸돌아 다니는 이야기이다. 얌전히 싸돌아다닌다면 싱거운 내용이겠다만 가는 나라마다 사건이란 사건은 죄다 일으키고 다니다 보니 책 속의 내용을 풍성하게 만든다.

수많은 농담따먹기와 돌발사태 몇차례를 거치며 죽음의 문턱까지 갔었던 여행단은 일부 몇명을 제외하곤 삶의 지속성에 관한 필요성을 느끼며 자살이라는 유혹을 이겨낸다. 몇몇 남녀는 눈까지 맞아버리니 금상첨화..그렇다고 우리나라 묻지마 관광마냥 하룻밤 화르륵은 아니고...

완독을 하고 나니 빈번하게 접하는 뉴스의 자살기사가 생각난다.
인간사회가 발전하는 만큼 자살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고 한다.
성적을 비관한 어린 학생들이 그러하고 강변의 비싼 고층 아파트에서 하루죙일 한강을 바라보다
무심코 몸을 던지는 경우도 있으며, 생활고를 비관하고 또는 변심한 애인때문에.. 모 개그맨의
유행어마냥 "아무 이유없어~"인 경우까지 있다고 하니 꽤나 다양성을 띄고 있다.

오죽했으면 스스로 목숨을 끊을까라는 동성심도 들긴 하지만, 남겨진 친구과 가족에겐 평생 멍울을 안겨주는 참으로 이기적이고 독선적인 행위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죽을까 살까 고민하기 앞서 현실가능할지는 모르겠다지만 좌충우돌스런 이러한 버스여행을 무리하게라도 시도하여 생을 연장한다면 그것 역시 인생은 아름다워에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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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2007-07-27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살이라는 무거운 소재에도 불구하고 유쾌한 마음으로 읽은 책이었습니다. 정말로 자살을 꿈꾸는 사람들을 모아 어디론가 여행을 떠난다면 혹시 이 책의 내용처럼 마음을 돌릴 수 있을까 진지하게 생각하기도 했지요.^^

Mephistopheles 2007-08-01 23:51   좋아요 0 | URL
충분히 실현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그런데 정작 뉴스를 통해 접하는 사건들은 인터넷 까페를 통해 만나 외딴곳에서 집단자살을 한다는 소식만 들리니 애석할 뿐입니다.

moonnight 2007-07-27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살은 순간의 실수가 아닐까 생각해요. 당사자는 물론 진지하게 괴로와하며 자살을 선택하는 거겠지만 닉 혼비처럼, 딱 90일만 더 살아볼까. 한다면 다른 선택을 하지 않을까요. 이 책은 아직 못 읽었는데, 궁금해지네요 ^^

Mephistopheles 2007-08-01 23:53   좋아요 0 | URL
오죽하면..하다가도 나약하고 비겁하다는 생각도 들때가 많아요..
모든 사람이 다 자기고민이 세상에서 제일 큰 고민이며 남의 고민은 등한시하고 소외시하긴 하다지만 개인의 역량이라고 보여지니다..이겨내고 극복해나가야죠..^^

네꼬 2007-07-27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읏흠~ 그렇게 재미있다 이거죠? (내 귀는 토끼 귀.)

Mephistopheles 2007-08-01 23:53   좋아요 0 | URL
그렇게 재미있다기 보다는 읽은만 하다는 건데요..^^
토끼귀(X) 팔랑귀(O)

비연 2007-07-28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더 재미있네요..ㅋ
이 책, 어쩌면 비극스러운 내용인데 특유의 위트와 해학이 있어서 재미있지요.

Mephistopheles 2007-08-01 23:54   좋아요 0 | URL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명은 결국 자살의 길을 가잖아요..
아마 전부다 생환..이였으면 조금은 시시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짱꿀라 2007-07-28 0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떠한 경우라도 자살은 하지 말아야 하는데, 더욱 활성화되고 있으니 참 걱정입니다. 자살은 죄악이라고 까지 말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심각히 고민해봐야 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Mephistopheles 2007-08-01 23:55   좋아요 0 | URL
천주교에서는 자살과 낙태를 죄악으로 여기고 있죠..그게 꼭 종교적인 입장을 따지기에 앞서..남겨진 가족들 피를 말리는 고통을 선사하잖아요..그런면으로 따진다면 결코 활성되서는 안되는 사항이라고 생각되요.

짱구아빠 2007-07-29 2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늘에만 찔려도 곧 죽을 듯하고, 감기만 걸려도 삶에 대한 열의가 불끈 솟을 정도로 엄살이 심한 가풍(!)을 이어받아 자살은 꿈도 못 꾸네요,아직은 살면서 죽음을 생각할 정도로 쓴 맛도 못 본 탓도 있겠지만 사는데 까지는 열심히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Mephistopheles 2007-08-01 23:56   좋아요 0 | URL
빙고..! 짱구아빠님 말씀이 보편적일진 몰라도 바로 진리이며 도리라고 보여집니다. 어짜피 살다가는 인생 이왕이며 알차게 밝게 살아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2007-08-04 13: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8-05 22: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철콘 근크리트 - 전3권
마츠모토 타이요 지음, 김완 옮김 / 애니북스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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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일본만화의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커다란 눈에 뽀얀 피부, 설정상 나이는 16~18인데 몸은 왜이리 도발적인 건지..풍만한 가슴에 잘록한 허리 그리고 탱글탱글한 엉덩이까지..하다못해 만화의 내용도 꽤나 노출적이고 폭력적이라서 몇 번 읽으면 저급하고 보기 싫어져.."


만화라는 매체 특히 일본이라는 국가에서 생산되는 만화라는 대중문화에 대해 고상한 삶을 이상형으로 삼고 있는 가까운 지인의 평가였다. 그녀의 그 말이 부정하기 힘든 건 아마도 국내에 정식이건 비공식으로 출판되는 대부분의 만화는 그녀의 말하는 그 상투적인 공식을 따라가고 있었으니까. 그렇다고 발만 담가보고 일부를 전체로 판단하는 미스만큼은 지적하고 싶어 몸이 근질거렸기에 미야자키의 애니와 오토모 가쓰히로의 애니를 연달아 보여줬던 기억이 난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어느 정도 껍질을  깨버린 그녀는 나 같이는 아니지만 꽤나 일본만화의 다양성에 눈을 뜨는 계가가 되었다.


과거 특정문화에 대해 단 방향 사고를 가지고 있던 지인의 시야를 넓게 해줬다는 자부심을 오랜 기간 유지되어 오면서도 근래에 출판된 마츠모토 타이요의 만화 "철콘 근크리트"를 만나게 되면서 그들의 만화문화의 7~8할 정도를 알고 있다는 내 자부심은 여지없이 깨지고 만다.. 3권짜리 이 만화를 접하면서 느끼는 감정은 팔딱거리며 뛰는 힘 좋은 생선 같았고, 그 내용 또한 깊고 밀도 있게 다져진 느낌을 받는다. 물론 그림체는 거칠고 등장인물들은 절대 미형이 아니지만 말이다.


범죄와 기아가 뒤덮고 있는 근 미래의 소돔 같은 도시에 안티히어로 같은 주인공 두 명을 내세운 이 만화는 초반 설정부터 다른 만화와의 차이점을 보여준다. 친사회적이거나 반동적인 인물묘사는 수차례 여러 만화에서 만나왔지만 이리도 어린 연령대의 주인공 두 명인 경우는 쉽게 만날 수 없다. 더불어 안티히어로적인 검정물이 잔뜩 물든 상태에서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서로 융합되는 두 명의 소년 쿠로(黑)와 시로(白)는 도시의 단점이란 단점은 죄다 온몸으로 부딪친다. 주동적인 쿠로와 뒤처지는 시로지만 결국 쿠로를 제어하는 유일한 안전핀이 시로라는 결론을 접하면서 만화라는 대중매체의 표현의 다양성에 감탄을 하게 된다.


처음 언급했던 자극적이며 원색적인 만화가 범람한다고 하지만 이런 만화 몇 권이 건축물의 든든한 기초처럼 버티고 있는 한 그들의 만화왕국은 역사상의 어떠한 제국보다 그 수명을 오래오래 유지해나가리라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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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7-05-15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고 싶어요.

urblue 2007-05-15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거보다는 핑퐁이 더 좋더라구요. 쿠로와 시로라는 이름부터 결론까지 지나치게 도식적인 듯 보입니다.

sayonara 2007-05-15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작가의 '핑퐁'을 읽고 반하게 되었는데... 이 작품도 매우 끌리는군요.

Mephistopheles 2007-05-16 0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늘 속삭이시는 분 // 회도 뜨실 줄 아시나요 혹시..?? 그럼 제가 팔팔한 생선 하나...보내드릴 생각은 있는데요..^^ 전...이걸 보고 핑퐁 펌프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물만두님 // 아..저도 우연한 계기로 보게 되었는데...참 좋았습니다...거칠지만 꽉 찬 내용의 만화였어요..
블루님 // 아무래도 주인공들 이름에서 벌써 70%정도는 먹고 들어가겠죠..^^ 그래도 전 좋았어요..핑퐁과의 비교는 핑퐁을 보고나서 결정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요나라님 // 전 이 책을 보고 핑퐁이 끌리게 되었습니다.^^

2007-05-22 09: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5-22 11: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매지 2007-06-10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게 영화로도 나온 그 만화인가요? 흠흠. 이번에 일본 인디 영화 페스티벌에 철근 콘크리트라는 영화가 있었던 것 같은데 말이죠^^;;

Mephistopheles 2007-06-10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만화는 2006년에 애니화되었고요 콘크리트라는 영화가 있긴 있습니다.
그게 일본에서 있었던 실화를 배경으로 만든 건데...일단의 남자(미성년자)들이
한 여고생을 납치해 폭행하고 고문한 후 드럼통에 넣어 콘크리트로 채워버린 사건이 있었습니다...이매지님이 있었다고 했던 영화와 틀릴 수 있는데 아마 맞을껍니다.^^
 
연문
렌죠 미키히코 지음, 김현희 옮김 / 더블유출판사(에이치엔비,도서출판 홍) / 2004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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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기가 힘들었던 어느 날 새벽 무슨 영화를 돌리고 있을까 궁금한 마음에 TV에서 만난 영화는 “소녀” 라는 일본영화였었다. 평범한 영화는 절대 아니었다. 촌동네 퇴물경찰과 중학생의 사랑이야기였었으니까. 자극적인 소재였기에 다수의 사람이 시청이 불가능한 이 새벽에 편성되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다. 이 영화와의 첫 번째 만남은 남녀의 벌거벗은 몸을 기억하는 자극적인 이미지만이 각인되었다면 두 번째 만남에서는 내용과 주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여전히 원색적 이였으나, 영화의 내용은 이유가 어찌되었던 결코 흔하지 않은 사랑에 대해 끊임없이 보여주고 있었다.

영화 속에 남자의 등에 새겨진 “비익조”의 이야기는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외눈에 외날개의 이 새는 자기와 처지가 똑같은 또 다른 비익조를 만나야 승천하여 저승에서 봉황이 될 수 있다는 내용 이였다. 결국 영화 속의 그 소녀는 남자를 위해 또 다른 비익조를 등에 새기고 마지막 결론에서는 저승에 가서 봉황이 되는 듯한 조금은 모호한 총성 한발로 영화는 끝을 맺는다.



영화의 내용이 애절했기에 인터넷을 통해 검색을 했을 때 알게 된 사실은 이 영화가 외국영화제 수상작이며, 남자 주연이 일본에선 제법 무게를 가지는 배우라는 사실, 그리고 원작자가 “렌죠 미키히코”라는 사실 이다. 남자 주연의 인터뷰 내용 또한 원작을 읽고 영화로 만들고 싶었다는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다.

이렇게 “렌죠 미키히코”와의 만남은 자극적인 소재의 영화에서 시작되었고, 호기심이 발동해 이곳에서 작가 이름으로 검색했을 때의 그 낭패감.. 달랑 한권의 책만이 겨우 검색이 되었던 것. 거기다가 이 책의 리뷰 또한 한 개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망설임 끝에 이 책을 주문에 넣었고 생각보다 오랜 시간을 거쳐 수중에 들어왔을 때 단편5편으로 묶인 연문은 의외로 더딘 속도로 읽어가고 있었다. 책 내용이 재미를 떠나 한 문장의 의미를 계속 맴맴 돌면서 읽어나길 정도로 활자 하나하나는 섬세하고 아름다움을 머금고 있다.

단편 하나하나 남녀 간의 통속적인 사랑을 주체로 삼고 있지만, 표현하는 작가의 역량과 번역을 했을 역자의 실력이 완벽한 상승효과를 가져왔다는 걸 느끼게 해준다. 내용 자체가 묽게 희석된 근친적인 내용과 평범하지 않은 남과 여의 적절치 못한 관계일지라도 책의 제목처럼 아름다운 “戀文(연문:러브레터)” 임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수많은 유명 일본작가들 중에 “렌조 미키히코” 다른 작품들 역시 만나보고 싶은 조금은 욕심스런 소망이 앞선다. 작가의 추리소설과 이런 아름답고 애절한 사랑이야기든 상관없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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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7-05-15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이렇게 아름다운 책에 관한 리뷰에 댓글이 하나도 없다니..속상하네 거참~~

날개 2007-05-15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이렇게 멋진 리뷰에 여태 댓글을 안달았다니~~~^^
제 취향에 딱 맞는 책일것 같은 예감이 강하게 오는군요..

moonnight 2007-05-15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왜 제가 없을 때 리뷰를 올리신 거에욧. 버럭. -_-; 저도 얼른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구만요. 근데 첨 들어보는 책이며 영화라는. ;;;;
앗, 리뷰는 새벽에 올리셨군요. 왜 못 봤지. 삐질삐질;;;;

2007-05-15 15: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Mephistopheles 2007-05-16 0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 // 관심이 식었다고 밖에는...=3=3=3=3 ㅋㅋㅋㅋ 다 좋은데...저자의 책이 한권밖에 출판 안되었다네요..쩝..
달밤님 // 흥! 관심이 식은거라고 밖에는...=3=3=3=3 이벤트 참여하세요 달밤님.^^
오래간만에 나타나셔서 속삭이시는 분 // 아..너무 반갑습니다..저의 삐짐성 페이퍼에 반응을 보여주셔서 감사해요..^^ "소녀"는 책이 먼저고 드라마는 모르겠어요..나중에 영화로 만들어졌다는군요..그리고 사진은 소녀라는 영화의 스틸이고요..ㅇ 저 남자배우는 오쿠다 에이지입니다..신설국에 나왔던..^^ 깊은 강에도 나오고... 사실 책의 내용은 대놓고 애절하거나 하진 않더라구요..그냥 자연스럽게 감정을 끌어올려주더라구요..^^

세실 2007-05-15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왜 몰랐을까? 아름다운 밤이예요~~ 아니다 참. 아름다운 리뷰여요~~~~~~

게으름뱅이_톰 2007-05-15 1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장마다 섬세하고 아름답다는 말씀에 혹합니다.
위시리스트에 넣어야겠어요. ^^

무스탕 2007-05-15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닛!! 이건 언제 적으셨어욧!! 3000은 읽었으면서 이건 못 봤네요... --;;
꼭꼭 숨어있는 리뷰라니... ^^;;

아영엄마 2007-05-15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혹시 리뷰를 올린 시간대가 새벽이라서 그런거 아닐까요? (^^)>

짱꿀라 2007-05-16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너무 좋은 리뷰, 잘 읽고 갑니다.

Mephistopheles 2007-05-16 0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 제가 답글을 남기는 시간은 밤이므로 틀린 표현이 아니십니다..^^
게으름뱅이님 // 예...감정이 뚝뚝 묻어날 정도로...예민하고 섬세해요...^^
무스탕님 // 관심이 식었다고 밖에는 이해가 안됩니다.!! =3=3=3=3=3 ㅋㅋㅋㅋ
아영엄마님 // 노트북 장만해서 이젠 집에서도 페이퍼나 리뷰 남길 수 있다고 좋아했는데...꼭 좋은 것만은 아니였나 봐요..^^
산타님 // 아닙니다..^^ 책에 비하면 허접한 리뷰에요...^^

하늘바람 2007-05-16 0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 영화봐서 그 느낌 아주 많이 공감이 가요. 근데 왜 난 노트북이 뜬금없이 부럽지

향기로운 2007-05-16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노트북이 부러워요^^;;;; 정말 아름다운리뷰에 댓글이 없었다니.. 속상하셨겠네요^^;;;;

Mephistopheles 2007-05-16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 하늘바람니도 그 영화 보셨군요..^^ 그 영화 늦게 자거나 일찍 일어나는 사람만 볼 수 있는 특권이 약간 부여된 영화인데..^^ 아 대신 저는 데스크탑이 없어요..^^
향기로운님 // 아름다운 리뷰...라기 보단...꽤 좋은 책이라고 수정해 주세욧..ㅋㅋ

건우와 연우 2007-05-16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보관함에 담아갑니다.^^
조만간에 모아서 지르지요.^^

Mephistopheles 2007-05-16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간만에 오신 건우와 연우님..^^ 평안하시죠..? 자주 좀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홍수맘 2007-05-16 1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알라딘 토크토크에 이 리뷰 뜬 거 아세요?
축하드려요. ^ ^.

Mephistopheles 2007-05-16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떴더군요...아...이거야 원..짜고치는 고스톱같아서...하하하..^^

Koni 2007-05-16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 재밌으세요.

Mephistopheles 2007-05-17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은 더 재미있었어요 냐오님...^^

향기로운 2007-05-18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이주의 리뷰에 당선되셨네요^^;; 뗑깡의 힘!! 사실은 너무너무 아름다운 리뷰였죠~~ ^^ㆀ

Mephistopheles 2007-05-18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히히..이주의 마이리뷰라니요...추천리뷰겠죠..^^
제 리뷰 스타일은 마이리뷰감은 아닌걸로 알고 있습니다..^^

향기로운 2007-05-18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마나.. 몰랐어요^^ 추천 마이리뷰^^ 암튼 알라딘마을 동구밖에 대문작만하게 메피스토님의 리뷰가 올라와서 축하한다는것이^^;; 눈보다 마음이 앞섰네요..^^;;

Mephistopheles 2007-05-18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키득키득...벌써 3번짼데...오호호 =3=3=3=3=3

sayonara 2007-05-27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청난 댓글의 수에 들어와봤습니다. 제 취향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꼭 읽어보고 싶네요. 근데 사진 속 남자의 표정이 좀 뷁... -_-;;;

Mephistopheles 2007-08-08 1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 자체에서는 그리 밝은 분위기를 가진 사내가 아닙니다...세파에 찌든 퇴물 경찰이죠..^^ 그래도 오쿠다 에이지라는 배우는 꽤 높이 평가되더군요..^^

게으름뱅이_톰 2007-06-24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야 주문한 책을 다 읽었어요. 참 좋았습니다.
좋은 책을 권해주신 메피님께 감사하다는 말씀 꼭 전해드리고 싶었어요. ^^

 
이어달리기
장차현실 외 지음 / 길찾기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가끔씩 하게되는 책 주문에 언제나 막판 순위에서 밀려 보관함에서 곰팡내를 피면서 자리 잡고 있던 지독히 현실적인 만화책이 수중에 들어오게 되었다. 책을 보관함에 집어넣게 된 경위는 “사이시옷”이라는 만화책을 제법 깊이 있게 읽었기 때문 이였고, 이와 유사할 것이라 여겨졌던 이 책을 오늘 받아보고 순식간에 읽게 되었을 때의 절망감은 오늘 날씨만큼이나 우중충 그 자체였을지도 모르겠다.

책 속, 여성과 일에 대한 열 가지 이야기는 이 곳 알라딘에 서재를 꾸려나가고 계시는 여러 서재지인들의 생활과 비유되어졌다. 맞벌이 부부로써 보육과 육아의 책임감에 고뇌하는 이야기에서는 자연스럽게 조선인님과 실론티님이. KTX에 착취당하고 일방적인 해고통지 후, 비정규직의 고통을 감수하면서 끊임없이 정당한 대우와 복지를 위해 행동하는 그녀들의 이야기에서는 산사춘님이....직장상사의 공이 아닌 사적인 접근으로 인해 불편한 내용의 부분에선 체셔고양이님이......

200페이지가 겨우 넘는 책 속의 이야기는 10개에 불과하지만, 그 안에 부당한 대우를 받는 이 땅의 여성들과 책 밖에서 지금 이 시간에도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하는 그녀들의 삶을 생각하게 된다. 책속에 나오는 악덕스런 남성상은 내 자신의 모습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싶지만, 왠지 같은 성(性)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도 죄스럽고 미안할 따름이다.

과거에 비해 여건과 형편이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먼 것이 현실이라면 현실일 것이다. 개선되는 속도에 비해 피해를 받는 여성들이 아직도 이 나라에는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다. 성별을 떠나 지위를 떠나 이젠 그녀들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녀들이 나의 어머니, 나의 누이 혹은 나의 여동생일수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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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10 10:2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