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심리분석관
로버트 K. 레슬러 & 톰 샤흐트만 지음, 황보석 옮김 / 미래사 / 199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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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책을 읽었습니다. 감동이란 용어를 쓰기에는 너무 강하고, 재미있다고 하기에는 너무 약하고 그 중간의 용어가 카타르시스일까.

이런 감정을 느끼된 이유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셜록 홈즈가 널려져 있는 사소한 자료에서 범임을 지목하듯이, 살인 현장으로 부터 범인이 어떤 유형인지 추리하는 재미입니다. 셜록 홈즈의 소설은 픽션이지만 이 책에 나와 있는 이야기는 실화입니다. 저는 저자가 책에 저술한 것처럼 모든 사건이 드라마틱하게 해결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과학을 하는 사람이라면 결과에는 원인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살인 현장이 결과라면 범인의 추정은 원인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과정입니다. (책에서는 '범인상 분석'이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또한 이러한 원인과 결과의 연관관계의 추정에 수많은 자료의 축적을 통해 정립한 이론, 즉 귀납적 방법에 의한 추정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두번째는 정신병 범인과 정신병적 범인의 구분입니다. 나는 어렸을적 부터 갖고 있는 한(恨)은 없는가. 화(anger)는 남을 상하게 하는 것이 아니고 나를 상하게 하는 것이라는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22세 임신한 여자 환자가 복부가 난자당한 체 발견되었다.(자세한 것은 책을 읽으시기 바랍니다.) 이 사건의 범인은 어떤 사람일까. 남자일까, 여자일까. 젊은 사림인가, 늙은 사람인가. (미국의 경우에 해당되지만,) 백인인가, 흑인인가. 무직자인 부랑자인가, 일정한 직장은 갖고 있는 사람인가. 추정하는 근거되는 사료를 제시하고 범인상 분석이 맞았을 때의 그 희열은 정말 재미있습니다.

나의 어렸을 때 어떤일이 있었을까. 완벽한 세상의 조건과 부모 밑에 자른 사람이 있을까요. 누구나 자라면서 자신에게, 부모에게, 자란 환경에게 불만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불만을 적절하게 해결하지 못하면, 그 불만이 쌓였다가 분출할때 살인과 같은 극단적인 형태로 나타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탁닛한 스님이 쓰신 '화'라는 책이 연상이 됩니다.) 세상으로 부터 발생된 갈등을 어떻게 승화시킬것인가. 만약 방어기제가 긍정적이지 못한다면, 자실이나 범죄라는 것이으로 표출될 것입니다. 남에게 화를 낸다는 것은 비수를 남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향한다는 것을 생각하며, 화가 날때는 스스로를 반성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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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제일 마술사 이은결의 눈으로 배우는 마술책
이은결 지음 / 넥서스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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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번은 꿈 꾸겠지만, '실제로 마술이 일어난다면 얼마나 좋은까!' 그러나 현실에서 그런 일은 없지요. 그럼에도 마술에 열광하는 이유는... 실제로 마법사가 있어 주문을 외고, 마술이 일어난다면 현재 합리적 생각에서의 이탈이므로 잠깐 동안은 경이로울지 모르지만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제가(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 열광하는 이유는 분명히 마술사가 한 행동은 눈속임이 확실한데, 그 기술(트릭)이 눈에 띄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영화가 사실이 아니면서도 좋아하게 되는 이유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술이 주는 또 하나의 매력은 공연예술이라는 것입니다. 우발적으로 일어나는 것 같지만, 미리 계획되고, 철저하게 연습된 것을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표현합니다. 그리고, 예술이 서 있는 바탕에는 과학이 숨어 있습니다. 광학(착시현상), 심리학(관객의 주위를 딴 곳으로 돌림), 기계적 작용(?잘 모르겠음) 등의 눈에 띄게, 또는 띄지 않게 과학이 마술에 깔려 있습니다. 이 책을 구입한 것만으로 여러 사람 앞에서 마술을 훌륭하게 공연하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처절한 연습이 필요합니다. 한편으로 언제가는 마술을 시연할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행복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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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가모브 물리열차를 타다
조지 가모브 지음, 승영조 옮김 / 승산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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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물리학의 3대 발견은 아마도 상대성 이론, 양자역학, 카오스 이론일 것입니다.(최소한 제가 읽은 과학교양도서에 따르면) 상대성 이론이나, 카오스 이론을 이해하기 위해서도 많은 지식이 필요하지만, 정말 난해한 것이 양자역학이었습니다.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그 답답함, 아쉬움. 양자역학은 그것이 이루어지기까지 거쳐간 논문을 통해 수리 물리학, 실험 물리학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 한다면, 그 누구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상대성 이론이나 카오스 이론에 대한 그럭저럭 물리학적의 의미, 철학적 의미를 짐작해 갔으나, 도무지 이해 안 되는 양자역학을 찾아 다닐 때였습니다. 과학 교양 서적들('양자역학 테마파크' 등)을 뒤적이거나 인터넷 서핑을 하여도 정확한 답변을 얻지 못 했습니다. 그 후로 <엘러건트 유니버스>나 <일반인들을 위한 파인만의 QED 강의>도 읽었지만 수학적 유추과정을 모르는 제게는 충분한 만족감을 주지 못했습니다.

그 중 <조지 가모브 물리열차를 타다>에 대한 설명 중 빅뱅이론의 창시자이며, 스티븐 호킹이 물리학에 대해 관심을 갖게한 그 책이란 이야기를 들으며, 경이로운 이해나 놀라운 설득력을 기대했었는데... '아! 부족하다. 만약 물리학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사람이 읽었다면 모르겠지만... 만족할 만한 양자역학의 이해를 주기에는 교양서적으로는 부족할 수 밖에 없는가?'

* 양자역학 테마파크, 로버트 길모어 저, 사계절 출판사 출판
* 일반인들을 위한 파인만의 QED 강의, 리처드 파인만 저, 승산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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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thele 2004-09-05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판을 읽은 적이 있는데, 상대론 설명은 나중에 디테일이 몇 군데 틀렸다는 게 밝혀졌지만 정말 훌륭하죠. 양자역학 부분도 교양 수준에서는 그다지 나쁘지 않다고 보는데 만족스럽지 않으셨나 보네요. 만일 수학적으로 엘레강트하게 정리된 것을 원하신다면 대학 교재를 보시는 편이 주화입마를 막으실 수 있을 겁니다. 센세이션에만 의존하는 쓰레기들이 70년대에 워낙 많이 쏟아져 나왔거든요.

갈대 2004-09-05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현대물리학을 혼자 공부하고 있습니다. 사실 2학년 1학기에 전공으로 듣긴 했는데 당시에는 도무지 무슨 내용인지 전혀 이해를 못했습니다. 교재는 교보문고에서 출판된 <현대물리학>입니다. 괜찮은 전공책이니 전에 말씀드린 <양자역학의 모험>과 함께 보면 보완이 되어 좋을 것입니다. 이제 '슈뢰딩거 방정식'을 해야 하는데 참 막막하네요^^
 
골드바흐의 추측
아포스톨로스 독시아디스 지음, 정회성 옮김, 강석진 감수 / 생각의나무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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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수학소설이라고 소개한 광고만 보고 바로 구입하였습니다. 로빈 쿡의 죽음의 신, 돌연변이 등, 병원과 의학을 주제로한 소설이 유행하였고, 존 그리샴의 의뢰인등을 비롯한 법률, 법정 소설도 유행하였습니다. 일반인들이 전문적인 지식으로 말미암아 일정한 거리를 두었던 의학, 법률에 까지 교육과 대중매체를 통해 친숙해지면서, '전문 분야도 소설의 소재가 되는 구나.'하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렇다면, 내가 좋아하는 수학은 소설로 꾸며질 수 있을까. 글쎄...

그러던 중 수학소설이란 이름을 달고 나온 책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골드바흐의 추측이란 수학을 소재로 사용했지만 수학의 매력은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었습니다. 단지 외로운 수학자의 이야기가 있을 뿐입니다. 어떤 고고학적 사실을 찾고자 했던 그러나 성공하지 못한 고고학자나, 음악에 대한 열정은 있지만 훌륭한 작곡을 하지 못한 음악가에 대한 소설과 무었이 다를까? 수학은 하나의 개념, 또는 하나의 공식으로 엄청남 감동을 줍니다. 그렇게 매력적인 수학이 녹아 들어간 소설이 고작 이것이란 말입니까. 구성도 엉성한 것 같고. 그러나 내 주위에 이 책을 읽은 몇 사람은 나와는 다른 반응을 보인 것도 놀라왔습니다. '너무나 재미있게 읽었다고. 학문을 연구하는 고독한 학자의 길은 보여 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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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놈 - 23장에 담긴 인간의 자서전
매트 리들리 지음, 하영미 외 옮김 / 김영사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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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생물학과 관련된 직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Genome, SNP, bioinformatics 등 많은 유전학 지식과 함께 살고 있지만, 이 책이 직업적으로 읽는 유전학 지식과 같은 내용을 정리한 책이라면, 정말 매력적이지 못했을 것입니다. 과학 중에서, (아니 고등학교에서 배운 과목으로 한정해야겠네요.) 물리, 지구과학, 화학은 서로 무엇인가 연관성이 있다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생물은 나머지 세 과목과 다른 느낌을 주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적 과학법칙 내에 생물에 관련된 법칙이 있을 것이다.'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지금 와서 돌이켜 보면 아마도 비선형적 인과관계 때문에 다르게 생각된 것으로 여겨집니다. 이후 엔트로피, 카오스 이론 등을 통해 점차 다른 학문과 합쳐지는 느낌을 가졌습니다. 한편 생물과 마찬가지로 비선형 인과관계를 갖는 사회현상도 마치 생물과 같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생물학의 한 분야 genome에서 출발하지만, 사회과학, 철학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생물학적 결정론, 행동결정론의 대립은 <타고난 성, 만들어진 성>라는 책을 연상시키고, 철학에서 논하는 ‘자유 의지’도 연상시킵니다. 잡학을 좋아하는 분은 이 책을 읽고 나면, 흐뭇할 것입니다. (cf ; 타고난 성 만들어진 성 - 존 콜라핀도 저, 바다출판사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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