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 폐인이 되기 전에 - 나의 반성

 모임이 있을 때 가만히 보면, 주로 이야기 하는 사람, 주로 듣는 사람이 있는데, 저는 주로 듣는 사람에 속합니다. 별로 아는 것도 없고 말재주도 없고. 현대사회는 자신을 표현하는 시대, 자기 PR시대라고도 합니다. 그러나 그 표현에 바탕(내용)이 없으면, 매우 가벼운 것이 됩니다. 세상 살아가기에 조금은 불편할지 모르지만 깊은 있는 것들을 추구하는 것을 삶의 목표로 삼았는데..... 출세가 늦거나 경제적 이익이 적더라도 선비와 같은 깊은 생각


 오늘 알라딘에 주문한 책을 받았습니다. 알라딘에서 주제별로 책을 surfing하는 것도 마음에 들고, 독자 평도 볼 수 있어 알라딘을 애용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공개적으로 의견을 표시하거나 글을 올린적이 거의 없었는데, 서재가 생긴 이후 마이리뷰를 올리기 시작하고, 마이페이퍼를 쓰는 등...... 생각의 충전보다는 생각의 소비가 많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서재 관리도 잘 해야겠지만 책을 읽는데 게을러지지 않는 제 자신을 바라며 - 책을 읽는 시간보다 마이페이퍼 읽으며 돌아다닌 시간이 더 많은 것은 아무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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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일보에 기고된 글 - 누구나 자신의 기준으로 남을 생가하게 마련이죠.

'旣婚'을 강요하지 말라 / 서리니

“그러면 선배가 이혼 한 번 해봐요. 혼자 사는 것도 괜찮아요. 일단 해보고 후회하라니까요.”

내 말에 기세 당당하던 선배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진다.

“아가씨가 못하는 말이 없네. 이혼을 하라고? 이래서 나이 먹기 전에 시집을 가야된다니까. 꼬들꼬들 말꼬리 잡는 거 보면….”

선배의 느긋함이 황당과 노여움으로 변하고 있었다. 선배는 반쯤 남은 소주를 입에 털어넣고 입을 연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지만 그게 말이 돼? 멀쩡한 남의 가정을 깨라니?”

선배의 흥분에 나는 더 기가 막힌다. 그럼 자기가 나한테 한 말은 뭔가.

“그럼 혼자 사는 길을 택해서 잘사는 사람한테, 그 길이 틀린 길이니 후회하더라도 결혼하라는 말은 괜찮고요? 내 삶도 멀쩡해요. 그런데 깨라면서요? 기혼은 미혼에게 자신들의 삶을 강요해도 되고 미혼은 안 된다는 거, 너무 가난한 발상 아니예요?”

머쓱해진 선배는 철없는 동생을 대하듯 다시 푸근한 ‘곰돌이’ 탈을 써버린다. 드문 일도 아니지만, 그래서 웃음 한 번으로 넘길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아직도 어쩌다 한번씩은 한풀 접어둔 성질이 파다닥 고개를 든다.

서로가 절친하다고 믿는, 스스로는 나를 아주 아낀다고 믿는 선배가 늦은 시각에 술 한잔을 하자고 청해왔다. 새삼스럽지도 않았고 마침 심심하던 차에 아무 생각없이 들어선 포장마차에서 나는 그가 찍어준 남자 하나를 만났고 금세 분위기를 파악했다. 굳이 내숭을 떨 기력도 없었고 피차 성격도 모르지 않는 것 같길래 나는 눈 인사 대신 악수를 청했고 남자는 부스스한 머리에 운동복 차림의 여자가 내미는 손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리고 오가던 몇 마디가 기어이 말싸움이 되고 말았다. 평소라면 이 정도의 일에는 그저 웃어넘길 뿐이었는데. 그렇게 순간 발끈했던 건, 나 사는 게 그렇게 불안하고 한심해 보이나 하는, 자격지심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혼자 사는 일에 익숙하다. 아니, 익숙해지고 있는 것 같다. 가끔씩 이런 궂은 날씨에 몸이 젖기도 하지만 뭐 어쩌랴. 어느 길을 가던 그 정도의 수고로움이야 없겠는가. 모두 그렇지 않은가. 기혼이든, 미혼이든. 이제 와서야 부모님과 형제들, 친구들은 더 이상 내 생활에 토를 달지 않는다. 나를 아는 사람들은 내가 혼자 살기에 적합한 인간형임을 인정하는 눈치다.

콩나물 한 봉지를 살 때도 콩의 원산지를 확인하고 우유나 빵을 살 때도 성분이나 유효기간을 보고 원하는 선택할 수 있는 시대에 나는 살고 있다. 그러니 결혼 역시 선택의 문제가 아니겠는가. 나는 결혼이 선택의 문제일 수 있는 세대의 앞줄에 설 수 있었음을 감사한다. 그리고 그것이 일종의 특혜임도 인정한다.

나는 다만 지금 결혼이라는 관념문화와 제도문화가 닦아놓은 ‘큰 길’ 말고 또다른 작은 길에 발을 얹었을 뿐이다. 세금 한 번 미룬 적 없고, 정부를 뒤엎겠다는 정치집단도 아니고, 세상을 혹하게 하려는 불온한 세력도 아닌 바에야 굳이 박해당할 이유가 없잖은가.

그런데도 대부분의 기혼의 무리, 아직도 우리 사회의 기득권층인 그들은, 아직은 소수정예에 불과한 우리들에게 강요에 가까운 회유로 유감을 표시하곤 한다. 나는 가끔 그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들은 ‘이미’ 했고 나는 ‘아직’ 안한 상태가 아니라 ‘이미 선택이 완결된 상태’임을 인정해줄 수 없는지를.

사실 나도 당신들에게 유감이 많다. 하지만 대부분 공식적인 미소 속에 감춰두거나 술 한잔으로 피곤함을 풀 때, 이를 갈며 안주 삼을 뿐이다. 우리, 서로간에 다소의 유감이 있더라도 그저 그렇게 삭이며 살아보는 게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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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라딘과의 인연

 인터넷을 사용한지 만3년이 채 안 되었습니다. 어렸을 때 어머니가 저를 보고 태돌이라고 불렀는데, TV를 너무 많이 시청한다고 해서 얻은 별명입니다. 인터넷도 똑같은 중독성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인터넷도 멀리하려고 했습니다.


 알라딘이라는 인터넷 서점을 처음 알게 된 것은 2000년 장학퀴즈 장원(왕중왕)을 한 손은희 양(별명이 퀴즈마녀)에 대한 내용이 일간지에 실리면서 알라딘에 대한 소개를 보고 나서입니다.


 군복무 시절 당시 IT 벤처가 유행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숙소 근처의 작은 서점을 단골로 다녔고 주인아저씨와 친하게 지냈습니다. 그 아저씨는 서점이란 것에 대해 매우 불안하게 생각하고 계셨습니다. 인터넷 상거래가 앞으로 활성화될 것이고 그것 중 가장 우선적 대상이 되는 품목이 책이기 때문입니다. 전역할 때 서점을 방문하였는데, 주인아저씨는 만나지 못하고, 그 서점은 폐업하면서 반품을 정리하던 중이었습니다.


 지금 살고 있는 곳에 Y문고라는 비교적 큰 서점이 있었는데 2년 전에 서점이 없어졌습니다. 그 서점에 가 보면, 사람들이 꽤 많았습니다. 누군가가 그러더군요. ‘서점에 사람은 많지만 구경만 하고 가고 책을 구입하지 않는다고.’


 어째든 요즘 저는 하루에 몇 번이나 알라딘에 들락거리면서, 책도 거의 전적으로 알라딘에서 구입하고 있으니......(이런 이야기 여기에 적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동네 서점이 없어지는 것 생각하니 조금은 아쉽습니다. - 학습도서 파는 서점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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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굼 2004-01-28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에 알라딘이란 이름을 들었을 땐 무슨 인터넷 서점이름이 알라딘인가?싶었더랬죠; 뭐 지금 남아있는 커다란 인터넷 서점들의 이름을 보면 다들 '책'하곤 바로 연결이 안되긴 마찬가지인듯; 이젠 이메일 확인 한 후 다음으로 들어오는 곳이 되버렸으니;;
 

 육하원칙六何原則 (5W1H)

 예전에 (그러니까 어렸을 때) 분명했던 것이 커 가면서 불분명해지는 것들이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육하원칙 입니다. 언제(when), 어디서(where), 무엇을(what), 누가(who), 어떻게(how), 왜(why) 여섯 가지가 해당합니다.

 시간과 공간은 물리학에서 같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공간에 비해 시간은 비가역이지만, 그렇다면 공간에서 상하의 개념은 좌우전후의 개념과 달라야죠. 비행기가 없던 시절에는 구면(2차원)에 붙어사는 것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위에서 아래로 흐른 물을 다시 위로 올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누구와 무엇도 주체와 객체 또는 생물과 무생물(아니면 인간과 비인간)로 나누어 사용하지만 주체와 객체는 언재든지 바뀔 수 있는 것이고, 인간도 생물의 하나이며, 물질로 구성된 것을 생각하면 특별한 것이 없고. 영어를 배울 때, who로 물으면 이름을 묻는 것이고, what으로 물으면 직업을 묻는 다고 했지만, 성경에 하나님이 ‘나는 나이다.’라고 말씀하신 것을 ‘I am who I am.'과 'I am what I am.'을 혼용하는 것을 보면 절대적 기준이 없는 것 같습니다.

 왜와 어떻게도 이유와 방법으로 구분되는 듯 싶지만, 가만히 따져 보면 그도 그렇지 않은 것이...... 모든 사건이 궁극원인과 근접원인으로 나눌 수 있고, 우리가 임의로 궁극원인을 규명했다고 하면, 그 궁극원인의 원인이나 이유를 다시 물을 수 있으므로 궁극원인 사람의 작위적인 것에 해당합니다. 그러므로 근접원인이 가능하다면, 근접원인을 연속해서 나열할 수 있고, 이것이 과정이 되므로 방법과 같습니다. 예전에 물리학은 ‘왜’를 연구하고, 화학은 ‘어떻게’를 연구한다고 했는데, 요즘에는 뭐가 물리고, 뭐가 화학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육하원칙은 삼하원칙이 되어야 하는데, 좌표(when & where), 주체 및 객체(who & what), 근접원인들 (why & how)로 정리가 되는 군요. - 쓸데없는 것만 생각하는 마립간의 생각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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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소굼님의 "양성구유 [ 兩性具有 , androgyny ] "

* 성(sex, gender)은 남성과 여성으로 거의 완벽하게 구분되지만, 몇 단계에 걸친 성의 개념에서 왔다 갔다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1. 염색체에 의한 성 - 남성: xy, 여성: xx cf ; Klinefelter syndrome은 xxy이지만 여성의 체형을 갖기 쉽습니다. 남성의 여부는 y염색체 유무에 의해 결정됩니다.
2. 호르몬에 의한 성 - 남성: androgen, testosterone, 여성: estrogen
3. 생식소 - 남성: 고환, 여성: 난소
4. 내부생식기 - 남성: 부고환 등, 여성: 자궁 등
5. 외부생식기 - 남성: penis 등, 여성 vulva 등
6. 스스로 생각하는 성 - eg) 하** 연애인은 생물학적으로 남자지만, 정신적으로 여성입니다.
7. 사회에서 주어진 성(gender role) - eg)소녀 가장 - 남녀의 사회적 역활 구분이 없어지면서 별로 의미가 없어졌습니다.

양성을 의학적 용어로 true hermaphroditism이라고 부릅니다. (난소와 정소를 함께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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