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농장 (그래픽 노블)
백대승 지음, 조지 오웰 원작, 김욱동 해설 / 아름드리미디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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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 그래픽 노블은 조지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을 작가 백대승님이 그림소설로 쓴 책이다. 원래 그래픽 노블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지 조금 더 궁금하기는 했다. 나 스스로도 별다를 것이 없다는 생각으로 무심히 책을 펼쳐들었지만 오래전에 읽은 조지오웰의 소설이 또 다른 의미로 다가와 백대승 작가의 그래픽노블을 읽기를 잘했구나, 싶어진다. 


그림이 강렬해 독재에 대한 강조가 더 큰것일까,라는 생각을 잠시 해보기는 했지만 작품해설과 작가의 말까지 다 읽고나니 내가 이 동물농장을 또 다르게 읽고 느끼게 되는 것은 반세기가 지나고 소련이 해체되면서 공산주의가 무너진 세계 정치의 역사를 보여주는 것을 넘어 독재권력이 어떻게 집중이 되고 얼마나 많은 사람과 환경을 황폐하게 만들어가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확실히 깨닫게 해주고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자유민주주의와 독재권력이라는 대비를 구분해야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부분에서 자유 민주주의와 공산주의가 대립되는 것처럼 언급되고 있었던 것은 굳이 꺼내지 않더라도 여전히 반공과 빨갱이에 대한 언급으로 정치 대립을 일삼는 것을 보면 21세기에 조지오웰의 동물농장을 읽는 의미에 대해, 그에 더해 우리 작가가 그림으로 표현한 이 그래픽노블을 읽는 의미에 대해 심각하게 언급하지 않더라도 슬그머니 책을 읽어보라 내밀어보고 싶어진다 


소설의 내용은 당연히 알고 있는 것이지만 그것이 백대승 작가의 그림으로 표현되면서 권력을 장악하려는 시도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선동과 공격적인 폭력이 또 어떻게 선한이들을 이용하는지 극대화시켜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지혜로우면서 희생적이고 착하기만 한 복서의 일생이 안타깝지만 또 한편으로 생각하면 세상의 변화를 개인의 노력으로만 이뤄낼 수 없음을 보여주는 것 같아 좀 착잡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부유함과 안락함이 소수의 권력자에게 집중이 되고 역사적 사실과 진리가 독재권력에 의해 와전되고 쇄뇌되면서 굶주림과 노동에 시달리는 동물들의 모습이 그저 우화로 표현된 옛 소련의 비유만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끔찍하다. 

식량과 관련해서 소수의 이득을 위해 시설을 파괴한다거나 소수의 사치품을 위해 - 귀한 식량으로 술을 만들어마시는 것 등은 이익극대화를 위해 굶어죽어가는 어린이들에게 무상배급을 하기보다 수많은 식량자원을 저 깊은 바다속에 매장해버리는 것을 택하는 자본제기업의 행태를 떠올려보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21세기에 새롭게 읽어보는 동물농장이 이렇게 깊이 읽을 수 있는 이야기라는 것으로 그래픽노블 동물농장은 위대한 고전의 재발견이 아닐까.


"동물들은 뒤엉켜 싸우는 저들을 보며 누가 동물이고 누가 인간인지 헤아릴 수 없었다"

"원작에는 크게 다루지 않았지만 이 그래픽 노블에서는 특별히 강조한 부분이 있습니다. 마지막 장면인데요, 동물과 인간이 서로 뒤엉켜 싸우는 모습을 마당에 모여든 동물들이 눈을 번뜩이며 바라보고 있죠. 이를 통해 민중들이 밝은 눈으로 지켜보지 않으면 우리가 원하는 세상은 오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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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안락하게 살면 안되는 것이오? 잉글랜드가 가난하오? 이 기름진 땅에서 우리가 이런 삶을 살아야 하는 이유가 대체 무엇이오? 인간의 배를 불리기 위해서 우리가 존재하는 것이오? 아니오!


인간은 생산하지도 않고 소비하는 유일한 동물이다. 그들은 젖을 생산하는 것도 달걀을 생산하는 것도 아니며, 쟁기를 끌만큼 힘이 세지도, 토키를 잡을만큼 날쌔지도 못한다. 그런데 인간은 동물의 주인이 되었다. 이것이 말이 됩니까?

그래픽노블 동물농장, 조지오웰 원작. 백대승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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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냥과 버섯구름 - 우리가 몰랐던 일상의 세계사
오애리.구정은 지음 / 학고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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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지나치며 넘겨버릴 수 있는 것들에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며 사회, 문화적인 의미가 무엇인지 나아가서는 역사속에서 어떤 의미를 갖게 되는지 생각해보게 하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가볍게 읽으며 '우리가 몰랐던 일상의 세계사'를 알게 되는 상식을 알게 되는 정도로만 읽어도 여러가지 흥미로운 내용들이 있지만 조금 더 나아가 역사속의 한 장면처럼 우리에게 의미있는 이야기로 깊이있게 읽을수도 있다. 처음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 역시 성냥팔이 소녀를 울린 성냥개비가 금지된 무기 백린탄과 연결된다는 이야기가 궁금해서였다. 인류의 역사는 불을 다루게 되면서 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알고 있기에 성냥의 대중적인 보급은 성냥팔이 소녀를 탄생시켰고, 자살을 위한 수단으로 성냥을 삼킬만큼 위험한 백린은 더이상 성냥 제조에 사용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이 일상의 세계사라고 한다면 그 위험한 백린을 사용한 무기 백린탄이 국제협약을 통해 사용금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여러 전쟁지역에서 사용되었으며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민간지역에 백린탄을 사용했다는 주장도 있다고 한다는 것은 전쟁과 인권에 대해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갖고 진실을 밝혀내야 할 것이다. 


처음 읽기 시작할 때는 뭔가 체계적이라기보다는 일상 생활에서 볼 수 있는 흔한 것들을 하나씩 끄집어 내며 말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세 파트로 나눠 성냥이나 생리대, 바코드, 못 등의 물건들의 이야기를 통해 유의미한 역사의 한 장면을 보여주고 있으며 두번째 파트는 장소에 대한 이야기로 유의미한 역사적 의미를 알려주고 있다. 이제는 많이 알려진 비키니 섬의 핵폭탄 실험에 대한 것에서부터 2021년 수에즈 운하에 선박이 좌초되어 물길이 막히자 그로 인한 경제적인 파장이 엄청났었던 이야기와 예루살렘과 지브롤터처럼 영토분쟁이 끊이지 않는 지역의 이야기도 담겨있다.

세계사에 관심이 많아서인지 두번째 파트까지 읽으면서 오히려 '미처 몰랐던 물건들의 이야기'가 새롭게 느껴졌고 지역분쟁, 국가간의 정치적인 관계, 아프가니스탄의 이야기들은 이미 알고 있는 내용들이라 그런지 조금 더 깊이 들어갔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번째 파트 '알고 보면 더 흥미진진한 세계'의 이야기는 현재 이슈가 되는 이야기들의 과거에서부터 거슬러 올라오며 변화되어가는 과정과 미래의 우리의 역사가 되어야 하는 모습을 이야기하는 것 같기도 했다. 세계적인 미술품과 유물의 도난사, 가짜뉴스에 대한 이야기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환경과 관련된 이야기가 많다. 커피의 이야기는 생산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여 농장의 저임금 노동력 착취와 커피재배를 위해 필요한 물의 양을 언급하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지구환경을 생각하게 한다. 우주여행 역시 꿈을 이루는 억만장자의 이야기 같지만 실상 말하고 싶은 것은 그것이 아닐까 싶다. "외계 행성은 너무 멀다. 하지만 이 행성은 아주 아름답고, 아직은 살 만하다. 우리 행성부터 보존하라"는 노과학자 미셸 마요르의 이야기는 깊이 새겨볼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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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멜로즈의 사계절 그린 레시피 - 제철 과일과 재료로 즐기는 나만의 홈카페 음료
박진영(그린멜로즈) 지음 / 예문아카이브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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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처음으로 청귤청을 담아봤다. 설탕이 너무 많이 들어가 한동안 청 담그는 것을 꺼렸었는데 많이 만들어 장기간 보관하는 것이 아니라면 굳이 설탕을 일대일 비율로 넣지 않아도 되는 것 같아 설탕량을 줄이고 한 철 먹을 정도만 만들어두면 시판음료를 마시는 것보다 더 나은 것 같아 왠만하면 제철 과일로 청을 만들어 둘 생각이다. 까페에서 카페인이 없는 음료를 찾다가 우연히 유자민트를 마시게 되었는데 그 이후로 최애 음료가 되었다. 집에서 커피에 민트를 넣어보거나 귤이나 비파쨈에도 민트를 넣어보고 요즘은 청귤수에 귤쨈을 넣어 마시기도 한다. 물론 귤쨈과 비파쨈도 집에서 만든 수제쨈이고 청귤수는 설탕에 살짝 재워둔 청귤을 띄운 물을 말한다. 생수에 레몬 몇조각을 띄워 레몬수를 만드는 것처럼 똑같이 청귤을 넣어봤는데 살짝 청귤향이 느껴져 그냥 생수보다 좋은 것 같고 비타민 섭취도 되는 것 같아 내년에는 좀 더 많은 청귤을 구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보고 있다.


그런데 늘 만드는 것만 만들어두는 것이 아니라 조금은 새로운 조합을 만들어보고 싶어졌다. 이런 내게 제철과일과 재료로 즐기는 나만의 홈까페 음료를 만들 수 있는 그린멜로즈의 사계절 그린 레시피는 내게 맞춤형책이 아닌가 싶다. 

"제철 과일, 허브, 꽃차 등을 오랫동안 보존해 먹을 수 있도록 만든 저장식품을 '코디얼'이라고 하는데 일종의 수제 시럽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는 사계절로 나뉘어 제철 과일을 이용한 코디얼, 수제청, 스무디, 에이드 등의 음료 레시피를 간단히 설명하고 있는데 제철 과일의 영양정보에 대한 것도 알려주고 있으며 각 과일의 맛과 어울리는 조합도 알 수 있다. 레시피마다 사진이 찍혀있는데 완성된 음료의 사진이기도 하지만 그 사진을 보면서 음료의 코디를 어떻게 하는지 참고할 수 있어서 더 좋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내가 생각해보지 못한 과일청이나 대부분 어울리는 민트, 한라봉에 히비스커스도 어울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단호박바닐라시나몬스무디는 향과 맛이 좋은 음료라기보다는 가벼운 식사대용으로도 좋을 것 같고, 애플시나몬을 좋아하는데 에이드뿐 아니라 애플 시나몬 블랙 티는 홍차 티백을 이용해 애플시나몬청을 넣으면 마실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어 만들어 볼 생각에 기분이 좋아진다. 


개인적으로 꽃차는 즐기지 않아 그냥 넘겨버렸는데 손님 접대를 하거나 홈까페에서 좀 더 확장해 정말 까페를 하게 된다면 한두개쯤은 레시피와 코디를 기억해두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최대한 재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게 만드는 초간단레시피는 재료준비와 재료를 씻어 적당한 크기로 얇게 써는 노동력만 있으면 사철 내내 맛있는 수제 음료를 즐길 수 있으니 누가 마다하겠는가.

모든 기본베이스가 되는 청은 냉장에서 2개월간 보관가능하다고 나오는데 좋아하는 과일과 맛있는 조합을 찾으면 제철 재료로 2개월 정도 즐길 수 있는 음료를 만들어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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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고바야시 서점에 갑니다
가와카미 데쓰야 지음, 송지현 옮김 / 현익출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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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본에 실제로 존재하는 고바야시 서점과 그 주인 유미코씨의 이야기를 토대로 논픽션과 픽션이 섞인 형태의 소설이다. 굳이 나누자면 소설이라 할 수 있겠지만 출판유통회사 다이한의 신입사원 오모리 리카가 오사카 지역으로 발령을 받아 그곳에서 고바야시 서점의 유미코씨의 이야기에 영감을 받으며 출판유통과 서점의 관계를 이해하고, 책을 더 잘 판매하기 위한 기획과 이벤트를 성공시키며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소설과 에세이의 경계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온전히 소설의 에피소드로 이어졌으면 조금 더 감동적이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생각해보니 그렇다면 고바야시 서점의 이야기는 미화되어 현실감이 없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과 또 한편으로는 소설이 아니라 고바야시 서점의 이야기를 비소설로 썼다면 극적인 감동이 줄어들었을까 라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책을 아주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독서량이 많은 것도 아닌 오모리 리카가 출판유통회사에 입사하면서 책에 관심을 갖게 되고 자신처럼 책을 가까이 하지 않는 사람에게 누가 어떻게 책을 추천하느냐에 따라 책에 대한 관심이 달라질 수 있다는 아이디어에서 백인문고북페어를 성공시키고 책추천토크쇼와 책팅 같은 이벤트로 서점의 마케팅을 성공시키며 기획력을 인정받아 도쿄본사에서 추진하는 새로운 컨셉의 서점으로 발령을 받아 고향인 도쿄로 돌아가게 된다. 이 이야기 사이에 고바야시 서점의 유미코씨가 70년동안 2대에 걸쳐 서점을 운영할 수 있었던 에피소드들이 나오는데 독자의 입장에서는 동네의 작은 서점이 어떤 마음으로 운영이 되는 것인지 새삼 생각해보게 되었다. 서점운영을 지속하기 위해 우산판매를 시작했다고 하는데 유미코씨의 마케팅 전략과 남편의 성실함은 서점만이 아니라 우리의 모든 일에도 적용이 되는 삶의 태도일 것이다. 


서점은 아니지만 작은 음반가게에 단골이 된 인연은 내가 그저 궁금해 찾았던 앨범을 그 다음 찾아갔을 때 이미 절판된 것이지만 본인이 소장한 앨범인데 들을만큼 들었으니 그걸 원하는 내게 선물이라며 전해 준 것이 시작이었다. 단지 물건을 사고 파는 것만이 아니라 취향을 알게 되니 음반을 추천해주고 내가 모르는 장르의 음악 앨범을 추천받아 들으면 정말 신기하게도 내 맘에 꼭 들었었다. 오래된 그 음반가게는 한때 확장을 하기도 했지만 결국 운영이 힘들어 문을 닫았다. 

동네 서점 이야기를 들을 때면 그 음반가게가 떠오른다. 음악을 추천하는 것과 책을 추천하는 것이 비슷하지 않은가.


우리동네 작은 도서관에서는 블라인드 책 추천 이벤트도 했었다. 사서의 추천글만 읽고 포장된 책을 읽은 후 감상을 남기면 선물을 주는 것인데 이미 몇년전부터 작은 출판사에서 마케팅으로 활용했던 기획이어서 새롭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어떤 책일지 찾아내는 소소한 재미가 있어서 좋았다. 

이 책에 실려있는 에피소드 중 많은 부분이 이미 내가 알고 있는 이벤트 기획이기는 했지만 책을 읽는동안 몇가지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하고 책추천을 하기 위해 짧게 정리해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오늘도 고바야시 서점에 가는' 이야기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그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모두가 우리의 이야기,로 읽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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