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약속이 있었다. 지난 주에.
그리고 오늘 점심 좀 전에 메시지가 떴다. 식사 같이 못한다고. 아마.. 그쪽 국장하고 밥 같이 먹나보지? 그때 분명 그게 예상되어 그리 말했더니, 선약있다고 안가면된다..라며 가볍게 넘기더니.
도시락을 싸왔으면 좀 더 든든하게 점심을 먹었을거다. - 요즘 점심만큼은 제대로 식사를 하려고 노력중..이었으나 많이 깨졌다. 오늘은 만사 다 귀찮아서 컵라면 먹었다.
그래서,라는 이유도 있지만 나와의 선약을 쉽게 깬다는 것, 나라면 분명 이해해줄거라는 가벼운 생각들...에 화가난다.
사람들과 상대하고 싶어지지 않는.
어제 아버지를 만나러 갔다. 식사는 못하지만 의식이 있을 땐 요거트같은 건 드셔도 된다고 해서 마트에서 달랑 하나 사들고 갔다. 우리가 마구 시끄럽게 하면서 떠먹이고 있는데, 옆 침상 할아버지가 갑자기 우는 소리를 내더니 급기야 (내가 그쪽과 정면에 위치해 있어서 너무 잘보였다) 두 손을 올려 눈가에 대고 엉엉엉,,,, 울어댄다. 언니가 아버지에게 하나 다~ 드셨다고 말하고 남은 거 조금 그 할아버지에게 먹여드렸다.
치매환자들과 거동을 못하는 환자들... 일명 '노인병원'이라 불리는 그곳에는 간호사와 간병인이 있어서 환자 가족들에게 병원방문도 자주 하지 말라고 대놓고 말하는 곳.
스콧 니어링은 노동이 힘들어졌을 때, 스스로 곡기를 끊고 이 세상에서의 생을 마감했다. 동물들은 자신이 죽을 때를 느끼면 산 속 더 깊은 곳으로가서 자신의 무덤자리를 찾는다던가...
나는 여전히 죽음이 두렵고 무섭다. 그런데 그보다 더 무서운 것은... 내 의식이 사라지는 것. 그리고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고.....
음.. 좋은 밥 먹고 오후시간에 되새겨볼 이야기들은 아니군. - 하긴, 오늘 좋은 '밥'을 먹은건 아니니까.
아이고. 갑자기 해야할일들이마구마구마구떠올라버렸다이렇게놀고있을때가아니었군일하자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