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한 독서 - 내 삶의 기초를 다지는 근본적 읽기의 기술
에밀 파게 지음, 최성웅 옮김 / 유유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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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단단한 독서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천천히 읽을 것 천천히 읽지 않아도 되는 책이라면 읽을 필요 없는 책일지도 모른다는 저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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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젠가 만난다 (1주년 한정 리커버 특별판) - 나, 타인, 세계를 이어주는 40가지 눈부신 이야기
채사장 지음 / 웨일북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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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중요한 것은 언제나 삶의 문제이고 현실이며, 그것은 ‘있음be’이다. 나와 세계와 타인과의 관계라는 주제를 끌어오면서 저자가 깊게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것은 ‘없음, 무, 초월, 피안’이었다. 보통은 생각하지 않고 살기에 읽는 동안 아스라한 기분이 들면서 하염없어 질 뻔했다. 그래서 피해온 것일지도 모른다. 그 하염없는 기분, 난 싫다. ⠀⠀⠀⠀⠀⠀⠀⠀⠀⠀⠀⠀⠀⠀⠀⠀ ⠀⠀⠀⠀⠀⠀⠀⠀⠀⠀⠀⠀⠀⠀⠀⠀


기대한 만큼 아주 깊은 내용은 아니었지만, 책은 환기시켜주었다. ‘현재와 세계와 삶’에 대해서는 때때로 아주 심각하게도 고민하는 내가 이토록 ‘죽음과 없음과 세계가 아닌 것’에 대해선 무관심해 왔다는 사실. 그 이면에 대한 지독한 외면 - 이는 무엇에 대한 억압인 건 아닐까.

대단히 선명한 유물론자인 내가 완전히 동의하고 매료될 수 있는 내용은 아니었다. 다만, “없는 것과 관계 맺으려는 사람들”을 나만의 편협한 진리관으로 무가치하다고 평가해온 것은 아닌가 돌아보게 되었다. 움켜쥔 하나의 기준 만으로 빈곤하게 세상을 살아가기에, 마주치는 관계는 너무도 많고 스치는 우주들은 너무도 다양하다. 각각의 빛나는 우주들을 있는 그대로 느껴보고 싶다. 일단은 좋은 독자가 되어야지! 😏
⠀⠀⠀⠀⠀⠀⠀⠀⠀⠀
“(p.156) 우리는 세계를 점검해봐야 한다. 나의 세계 안에는 무엇이 있고, 밖에는 무엇이 잇는지. 혹시 나는 고집스레 단일한 진리관을 움켜쥐고 빈곤하게도 이것만으로도 평생을 살아가려고 작정했던 것은 아닌지를. 또한 외부의 내가 모르는 많은 것을 단순히 비진리라 규정해버림으로써 그것을 안 봐도 괜찮은 것들이라고 스스로 위안했던 것은 아닌지를. 당신이 진정으로 진리를 탐구하려는 사람이라면 점검해봐야한다. 당신과 나 그리고 우리의 세계가 흑과 백으로 칠해진 것이 아니라, 다채로운 색깔로 빛나게 되기를 기대한다.”

두번재 채사장의 책이었다. 그런데 앞으로도 이런 류의 마케팅이면 안볼 것 같다. 너무 돈냄새가 펄펄.
넓고 얕고 대중적인 것도 좋지만, 더 깊고 자세하고 직접적이고 솔직(?)하게 하고 싶은 채사장의 이야기를 푸는 책도 나왔으면 좋겠다. 물론 안팔리겠지만! 그 스스로도 지금쯤은 갈급해하지 않을까. 나의 생각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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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스피드
김봉곤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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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을 게이 문학이라고도, 사랑에 대한 소설이라고 정리 할 수 있겠지만, ‘글쓰기에 대한 사랑’을 구구절절 표현한 글이라 말하고 싶다.
사랑을 쓰기 위해 글을 썼다기 보다는 글을 쓰기 위해 사랑을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p.217)
그와의 사랑이 시작되었을 때 나는 아무것도 쓸 수 없었다. 모든 것이 사랑이었기 때문이다. 사랑이 시작될 때 모든 것이 그로 수렴했듯, 사랑이 끝나가는 지금도 그를 생각하는 에너지는 최고조로 치닫는다.
그와의 사랑이 끝났다고 예감했을 때에야 비로소 나는 이 글을 쓸 수 있었다. 쓰지 못하는 시간도 있었다. 나는 이 글을 쓰기 위해 나를 차갑게 식혀야 했고 동시에 그를 다시 한 번 사랑해야만 했다. 그를 사랑하지 않으려는 나를 믿을 수 없었고, 그를 포기하려는 마음을 끊임없이 지연시켜야만 했다.
글쓰기에 있어 거리감의 상실이 언젠가 나를 완전히 소진시키고 말 것이란 두려움 속에서도 그것을 멈출 수 없었다. 정념에 휩싸이지 않고서는 글을 썼다는 기분이 들지 않았고, 정염없이는 시작할 수조차 없었다. 헤퍼지지 않고는 도무지 버티질 못했다.”

글을 쓰기 위해 사랑을 한다는 것은 나의 추측이 아니라 어쩌면 진실에 가까운 것일지도 모르겠다. 쓰는 동안 만큼은 다시 사랑하는 상태로 돌아간 그 역력한 흔적들이 보이니까.
글과 소설 속의 ‘나’와 작가의 거리감이 너무나 찰싹 달라붙어서 당황한 건 오히려 읽고 있는 나였다.

솔직히 -‘퀴어’라는 코드를 빼 놓는다면- 소설 속 ‘나’들의 연애사는 달가워하지 않는 종류의 것이다. (지금보다 다섯살 어렸다면 모르겠다.) 친구라면 한대 쥐어박았을 거고 고나리질도 서슴지 않았겠지. 너의 박복을 탓하지말고, 휘발되는 정욕의 관계들에 사랑이라는 이름을 붙이지 말지니.

하지만, 소설로써 항변하는 그의 말들
“ (p.187) 어쩌면 그것을 정의하는 것은 불능일지도 모른다. 전형성을 추구한다는 이유로 협소하게 뜻을 재정의하는 것은 오히려 사전의 기능에 역행하는것은아닐까? 혹은 사랑에 보편을 요구하고 정의하려는 것은 언어의 영역에서 벗어나는 일은 아닐까? 어쩌면 사랑은 영원히 정의되지 못한 채 부유하며 말할 수 없음,으로 남을지도 모른다. 혹은 그것을 느꼈다, 라고 말하는 수 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소설가는 그것을 보여주기 위해 책 한 권을 써내며, 음악가는 선문답처럼 음악을 만들고, 누군가는 춤을 추며 투박해지는 것에 저항한다.”
에 나는 동의하기로 한다. 더군다나 주인공이 내 친구도 아니므로.

소설을 읽고 그의 인터뷰를 찾아 읽었다. 작품에도 등장하는 ‘세월호를 가지고 일인칭으로 쓰기’라는 과제는 작가가 직접 겪은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제가 그런 과제를 받았고, 도저히 쓸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게 어쩌면 제가 첫 번째 작품집에서 저 자신에게 집중한 계기가 된 것 같아요. 타인을 안다고, 이해한다고 말하기보다는 저에 대해 자폐적으로 쓰는 게 윤리적이라고 생각했어요. 편협하단 얘기를 들을망정 내 얘기부터 시작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든 사건이었죠. ˝ -연합뉴스 인터뷰중에서-

아 그랬구나. 그래서 이렇게까지 내밀하게 자신에 대해 사랑에 대해 쓸 수 있었구나. 너무나도 솔직한 글쓰기. 그리고 쓰는 것에 대한 사랑. 사랑에 대해서 쓰려 하는 글. 지어는 글과 따로 떨어져 있지 않는 것 같은 그 삶의 방식 마저. 수긍되어 버린 인터뷰.

비슷한 구조의 짧은 단편들이 반복되어 읽는 동안 갸웃갸웃 하긴 했지만. 아직은 쓸 것과 사랑이 너무 많다는 작가의 다음 소설도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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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넷페미史 - 우리에게도 빛과 그늘의 역사가 있다
권김현영 외 지음 / 나무연필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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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리부트 페미니즘! 그러나 90년대 pc통신과 함께 시작된 영페미부터~ 넷페미의 계보는 이어져오고 있었다는거! 온라인을 넘어서 여성정치세력화를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고민이 필요한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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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쓰는 법 - 독서의 완성 땅콩문고
이원석 지음 / 유유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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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과 독후감은 다른 것!! 그것을 알았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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