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구아 비바 암실문고
클라리시 리스펙토르 지음, 민승남 옮김 / 을유문화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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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에 신경이 있다면. 부름에 촉수 같은 것이 있다면. 잡아채는 목소리는 몸 어딘가에 딱 달라붙어 팔딱대면서 살아있기를 살아있음을 두드리는 충동처럼 느껴져서. 더듬을 수 없는 것을 긁어내 휘젓고 싶어 하는 자유에 대한 갈망일까. 통제 불가능하며 뜨겁게 뒤얽힌 내장 같은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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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05-02 17: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100자평 몰아쓰기?!

공쟝쟝 2024-05-02 17:48   좋아요 2 | URL
일하기 싫어증ㅋ 도짐! ㅋㅋㅋ (미루던 걸 한다)

단발머리 2024-05-02 19: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난 자꾸, 아구아 비바를, 이구아 바바라고 읽습니다. 클라리시를 클라리사라고 읽고요. 노안이라 그렇습니다 ㅋㅋㅋㅋㅋ

공쟝쟝 2024-05-02 20:50   좋아요 1 | URL
거울도 겨울로 읽으시고.

Falstaff 2024-05-02 21: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클라리시, 쉽지 않더군요.
을유문화사의 암실문고가 라틴아메리카 특집인 거 같아요. 오늘 <태풍의 계절> 읽었는데 19금 표현이 많아서 그렇지 그것도 대박이었습니다. 멕시코 작품이었고요. 앞으로도 주목해야 할 것 같은 시리즈.... ㅎㅎ

공쟝쟝 2024-05-02 21:20   좋아요 3 | URL
클라리시는 읽는다기 보다는 느끼기를 촉구하는 듯. 저는 아주 똑똑한 여성의 글을 읽으면 매우 물렁해지기 때문에, 좀 빠져버렸습니다.

암실문고 시리즈는 저도 매혹되고 있어요. 오늘 읽으셨다니! 어서 독후 활동을 해주시옵고!!!ㅋㅋㅋㅋㅋㅋ
 
변신 클래식 라이브러리 5
프란츠 카프카 지음, 목승숙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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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세상의 모든 ‘밥버러지들’에게. 잉여들에게. 어쩌면 그들이 감당해야 할 자기 혐오에게. 연민을. 그저 연민을. ‘어찌할 수 없는 현실’ 로서의 문학. 카프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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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4-05-02 10: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알라디너 이전의 제 인생네권엔 카프카가 들어가야 할 거예요...5월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공쟝쟝 2024-05-02 11:09   좋아요 2 | URL
어머나. 그런 귀인 카프카가 제게 이제야 도달했네요!! 서곡님의 5월도 화창한 날 되시기를 ^^

잠자냥 2024-05-02 17: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잠자……😼

공쟝쟝 2024-05-02 17:48   좋아요 1 | URL
냐옹나옹나옹 푸카포카카프카옹

단발머리 2024-05-02 19: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카프카 아직 안 읽은 사람 손 드는 방이라고 들었습니다. 여기 손!!!

공쟝쟝 2024-05-02 20:51   좋아요 2 | URL
평안한 가족을 가지신 분은 카프카에게 이입하긴 어렵다 사료되오나. 모든 가정은 각자의 불행이 있는 법이지요. 저는 카프카가 가부장제를 버거워하는 종족이라 느낍니다. 권력을 반납하고 싶은 자.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페미니스트
필리스 체슬러 지음, 박경선 옮김 / 바다출판사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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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페미 영웅들이 느닷없이 나타나서 격렬하게 싸우며 연대하고, 글을 쓰고, 사랑하고, 그러다 지독하게 질투하고, 처절하게 물어 뜯으며 배신을 거듭하다 끝까지 비열하게 퇴장한다. 헌데 이토록 사랑스럽다니!(중증) 이 모든 실패를 여자들에게도 저지를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준 그녀들에게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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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4-05-02 19: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00자평 너무 좋네요.
여자들도 질투하고 여자들도 싸운다. 여자도 사람이다.

공쟝쟝 2024-05-02 20:53   좋아요 1 | URL
이 책의 좋음만 할까요. 나는 체슬러가 좋지만…. 종래의 최애는 슐리 일 수 밖에 없는 건 ㅋㅋㅋ 사람은 다 자기 닮은 사람을 좋아하고 ㅋㅋㅋㅋ 이 여자들은 모두 천재! ㅋㅋㅋㅋㅋ (퍽-!! 이놈의 천재병 옮았닼ㅋㅋㅋㅋ)
책 초반에 비비언 고닉이 나와서 무척 행복했습미다!
 
우리 슬픔의 거울 오르부아르 3부작 3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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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페이지 터너 르메트르 할아버지 알고 보니 짱짱 로맨티스트셨던 것.. 애 닳아 죽는 줄ㅜㅜ 이번에 다룬 사건은 프랑스판 국민방위군 이야기이지 싶다, 암튼 그 재미는 읽어야 안다. 모든 장면이 영화의 한 장면 같아서 밤새서 읽음. 앞으로도 이 시리즈가 계속 이어지면 좋겠는데...오래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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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4-05-02 1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에르 르메트르. 적어 놔야지. 피에르는 알겠는데 르메트르는 어디에다가 써 두어야할 판이에요. 내가 작가 이름 잘 못 외우는 거, 나만 아는 건가요?
필립 로스, 얼마나 좋아요? 딱, 똭!!

공쟝쟝 2024-05-02 21:41   좋아요 1 | URL
한국인이셔서 이름이 성 포함 세글자~네글자 만 입력되시는 건 아닐지 추측해봅니다. 미셸 푸코. 필립 로스. ㅋㅋㅋㅋㅋ
피에르 르메트르, 에마누엘 레비나스, 클로드 레비스트로스 다 헤깔려 하시더라고요. 그래도 르장드르는 외워주세요! ㅋㅋㅋ 앞애는 피에르입니다. 피에르 르장드르 ㅋㅋㅋ.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페미니스트
필리스 체슬러 지음, 박경선 옮김 / 바다출판사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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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슬러는 함께 한 모든 여성들이 백인이었음을 담담하게 시인하고 있으나, 내게 보이는 것은 이제는 미치거나 죽어버린 70년대의 그녀들 거의 모두가 글을 읽고 책을 썼다는 것. 




내가 읽었던 미국의 2세대 페미니스트들의 책들 대부분은 자신을 치장하거나 누군가(특히 남성)를 공격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삶을 이해해 보고 자기 자신이기 위해서 스스로를 치열하게 분석한 작업들이었다.(읽으면서 징징대자.) 보이지 않는 억압을 기어코 보겠다며 긁어내는 모두에게 가혹한 문장이라, 어렵다기 보다는 아리지. 못 보는 위치에선 안 보임. 그런 글들이 내게 닿는다는 기적이 항상 감사하지만, 그래서 읽는 것이 매번 도전이었다.

너무 천재였고 너무 뜨거웠고 너무 똑똑했고 또 너무 정치적이었고 올바르지도 않았던 그녀들. 여성의 사랑을 질병이라고 썼지만, 이제는 내가 사랑하게 되어버린 슐리.(당연히 그녀 역시 사랑에 미친 여자였고. <성의 변증법>) 또 타인들이 아닌 자신에게 초점을 맞추는 (여성 내부에서 일어나는 심리적) 전투에서 지지 말고, 절대 미치지 말라고 했던 체슬러.(미치기 직전에서 한 연구 맞는 듯. <여성과 광기>) 그때 내가 왜 그 관계를 떠나지 못했는지 여전히 모르겠다는 문장까지도 나는 왜 알 것 같은 건가.

지적 오만 어쩌고를 떠벌리는 나는. 내가 미친 걸까?라는 물음표보다는(실제로 어떨 때는 광인마즘) 나는 너무 천재이고 왕 똑똑해!라고 (근거없는) 주문을 걸 때야 간신히 이다음의 책을 읽을 수 있었다. 분명한 건 함께 똑똑해지자고 하는 여성들이 없었다면 가다 말았을 거란 거.

어떤 사람의 삶을 단시간에 섭취하는 일(독서)는 확실히 잔인한 데가 있는 취미인 것 같다. (취미라고 하기는 실례스러운.) 지금의 나를 있게 한. 난폭했던 2세대 페미니스트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표하고 싶은 붕대 푼 다음 날 아침이다. 걍 다 덤벼라 싶은데 실은 꾸물꾸물. (혼남) 그래도 나는 나다. 그게 뭐냐고? 그게 그렇게 어려웠다는 거다. 에라 모르겠다.나는 나다. 나 라는 주어가 너무 많아서 거슬릴 정도로 나는 나다ㅋㅋㅋㅋ  안미쳣슴.



나는 지금 역사적인 영웅들에 대해 쓰고 있다. 그들을 규정하는 것은 그들이 해낸 일이지, 그들이 저질렀던 지독한 실수가 아니다. 여성들은 대부분 성차별적 가치들을 내면화한다. 하지만세상을 바꾸는 운동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건 그런 가치들이 아니다. 그러나 심리학적 관점에서 보면, 여자들은 여성 해방에 남자들만큼이나 큰 걸림돌이었다. 가령 우리는 너무나 근사하게 "자매애는 힘이 세다"고 선언했지만, 사실 그런 자매애는 존재하지 않았다. 여자들이라고 해서 언제나 서로에게 친절한 건 아니었다. 우리는 여성이고 페미니스트라면 다르게 행동하리라고 기대했지만, 페미니스트라고해서 늘 서로를 존중과 연민으로 대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점차 깨닫게 되면서 충격을 받았다. *그걸 1967년에는 몰랐지만, 지금은 안다.* - P58

흔히 여자는 남자보다 연민이 많고 공격성이 낮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우리 2세대는 아주 거세게 싸웠다. 이투쟁을 본질주의에서 볼 것인가 사회구성주의에서 볼 것인가, 이것이 마르크스주의인가 자본주의인가, 개혁인가 혁명인가, 음란물을 포르노그래피로 볼 것인가 검열할 것인가, 성매매는 성을파는 것인가 ‘성 노동자‘가 될 수 있는 여성의 권리인가, 여성을순진무구한 피해자로 볼 것인가 일의 행위자이자 책임 주체로 볼것인가, 적(남자)과 동침하는 여자가 정말 페미니스트일 수 있는가와 같은 문제들을 두고 싸웠다.
페미니스트들은 자기와 생각이 다르거나 질투의 대상이 되는 여자를 헐뜯거나 따돌렸다. 남자들과는 달리, 여자들 대부분은 지독하고 노골적인 싸움에 심리적으로 준비된 상태가 아니었다. 여자들은 모든 갈등을 정치적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겪어 냈다. 그리고 그런 경험은 때로 사람을 죽음 직전까지 몰고 가기도했다. - P59

이제야 우리는 *모든 여성, 즉 백인 여성이든 다른 인종의 여성이든, 인종 차별을 내면화해 왔음을 이해한다. 또한 여성 역시 성차별주의자들이며 호모포비아라는 사실도. 그러나 성차별 반대 입장을 계속 고수하려면 매일 의식적으로 그것에 저항해야 하고, 완전한 극복은 없으리라는 사실은 여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오래전에 나는 모든 여성은 친절하고 다정하고 용감하며, 공격을 받아도 우아하게 대응하고, 엄마의 자질을 가진 존재라고믿었다. 또 모든 남성이 여성들의 압제자라고 믿었다. 그러나 이상주의적인 소수 페미니스트를 제외한 모두가 알고 있었듯, 이는사실이 아니었다. 나이를 먹게 되면서 비로소 알게 됐다. 남자들과 마찬가지로여자들도 인간이라는 사실을. 잔인함과 질투심을 가졌음과 동시에 관대함과 연민을 지녔다는 사실을. 우리는 경쟁할 수도, 협력할 수도 있는 인간이었다. -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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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4-04-28 15:3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붕대 푼 거 축하해요!!

공쟝쟝 2024-05-02 08:12   좋아요 2 | URL
아직은 절뚝이지만 오늘은 상태 매우 좋음 입니다 ♥️♥️♥️

단발머리 2024-05-02 19: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엄청 좋아하고, 두 번 읽었는데 읽을 때 하도 놀라서 중요한 사건 많이 까먹었어요. (이게 인과관계가 성립되나요? ㅋㅋㅋㅋ)
나중에 꼭! 다시 읽을 책으로 꼽아두는 책입니다.
‘자매애는 없다‘와 ‘여자는, 여자에게 너무 많이 바란다‘가 제가 생각하는 이 책의 요지인데, 그 잔혹한 시대에 서로를 의지했던, 의지할 이가 서로밖에 없었던 그네들의 어쩔 수 없는 상황도 이해해야 한다고 봅니다.
또 한편으로 우리가, 현재까지도 나아지지 않는 사회적 모순을 깨달았을 때, 직면했을 때, 미치지 않을 수 없을거라는 생각도 들어요. 타협점을 찾아내는 여정, 포기든 혁명이든, 설득이든 합리화든 어떤 방식으로든 답을 찾는 과정 중에는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요. 그네들이 미친 게 아니라 세상이 미쳤으니까요. 다른 사람들은 이 미친 세상을.... 잘도 살아가고 있다니. 이런순, 하면서요.

공쟝쟝 2024-05-02 08:16   좋아요 1 | URL
아, 말씀주신 책의 요지가 그러고보니 정확하네요. 이 책을 무협지처럼 읽었습니다. 현실에 존재했던 나의 페미영웅들! 그들의 인간적이며 비열한 모습까지… 실망없이, 실망없이, 실망없이….!!! (그래도 로빈 모건은 용서가 안된다 ㅠㅠ) 저는 역시 슐리가 좋습니다!!!! 슐리 짱 😭😭
사람은 사랑의 대상이지 믿음, 혹은 존경의 대상은 아니니까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