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ST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4
이시다 이라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04년 7월
절판


알라딘에 꽤 많이 회자된 이시다 이라의 Last, 책을 받아 본 순간, 내용이 주는 아우라일까? 자그마한 크기임에도 범상치 않은 위압감이 느껴진다.

투 톤 처리된 작은 네모들이 빛을 반사한다. 흠....자꾸 고개의 각도를 옮기며 바라보게 만드는 표지.

그 표지를 벗기면, 깜짝 놀랄 반전처럼 새하얀 하드커버가 나온다.

중앙에, 날고 있다기보다는 채집되어 붙은 듯한 나비. 출판사(작가정신)의 캐릭터인지, 이시다 이라에게 부여한 캐릭터인지는 모르겠다. 4teen에서도 이 나비를 본 기억이 있는데....

읽기도 전에 책 속의 기운을 뿜어내는 멋진 표지. 요즘 양장본은 정말이지 '벗기는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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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ninara 2004-11-02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우맘은 에로 아줌마^^
난 아직 안 벗겨 봤는뎅...

진/우맘 2004-11-02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여기에서 에로를 끄집어 내는 수니나라님이 더 에로 아줌마!!! ^^;;;

책읽는나무 2004-11-02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우맘님은 사진 잘 올라가네요..
나는 아침에 아무리 올려도 안올라가던데...ㅡ.ㅡ;;
사진 멋진데요..^^

진/우맘 2004-11-02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시간이 좀 많아서...은근과 끈기로 대쉬하고 있습니다.^^
 
사자와 마녀와 옷장 나니아 나라 이야기 (네버랜드 클래식) 2
클라이브 스테이플즈 루이스 지음, 폴린 베인즈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시공주니어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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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나니아 나라 이야기 시리즈가 기독교적인 세계관을 갖고 있다고 하기에, '뭐...잘 모르겠는데?' 했더니만, 2편인 <사자와 마녀와 옷장>을 읽으니 확연히 알겠다.
죄를 지은 에드먼드를 대신하여 하얀마녀에게 죽음을 당하지만 다시 부활하는 아슬란의 이야기는...음, 조금은 목덜미가 간질간질할 정도로 노골적이다. 그리고 모 서재지인의 지적을 염두에 두고 읽으니, 정말, 나니아 시리즈에서 악한은 대부분 아랍풍으로 묘사되어 있다. 글도 글이지만 삽화가의 영향이 큰 것 같다.
또 한 가지, 가끔 등장하는 성차별성 발언까지. 고전을 읽다 보면 피할 수 없는 어려움들이다.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랴. 나중에 아이들이 읽게 될 때에는 잊어버리지 않고 있다가 꼭! 이야기 나눠봐야 하겠다.

몇 가지 거슬리는 부분이 있긴 했지만 흥미진진한 것은 여전하다. 한 세계를 창조하고 연대기라 할 만한 작품을 써 내려가다니... 참 근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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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삼관 매혈기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 푸른숲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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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관한 작품을 많이 읽어보진 않았지만, <대지>와 <아Q정전>은 어쩐지 재미있어서 몇 번 되읽어 본 책 중의 하나이다. 그리고, 어느 무렵인가 두 작품 속의 등장인물들이 참 많이 닮아 있다고 생각했다. 국민성...이라고 해야 하나?

그리고 최근, <허삼관 매혈기>를 읽으며 나는 강력한 기시감을 느꼈다. 허삼관과 그의 아내가 나누는 대화, 그들의 성품이 꼭 어디선가 본 듯 했다. 진솔함과 아둔함 사이, 그 어딘가쯤에 위치한 그 무엇....자만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소박하고 귀여운 어떤 것.... 내가 아는 어휘로는 표현할 수 없는 독특한 성품의 주인공들은 대지, 아Q정전 속의 등장인물과 매우 흡사하다.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내는 이야기가 재미있다.
재미? 유쾌하다고 하기엔 가슴 한 구석이 무거운, 흥겹다고 하기에는 어딘가 엄숙한. ㅎㅎ 그 재미 또한 내가 아는 단어로는 표현하기 힘들다. 평생 배워도 못 깨우친다는 방대한 중국어에는 내가 느끼는 이런 모호함을 명료하게 그려낼 수 있는 단어가 있겠지?

황석영의 단편집 <삼포로 가는 길>에서 우리나라 빈곤층의 매혈기를 읽은 기억이 난다. 그 씁쓸한 속쓰림과는 전혀 분위기가 다른 <허삼관 매혈기>. 한 번 설명할 말을 잃으니, 말하다 혀를 씹듯 글이 씹힌다. 표현하려고 노력했지만 실패한 그 '모호한 재미'를 맛보려면, 한 번 읽어보라고 할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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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0-30 21: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진/우맘 2004-11-02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닥님> 맞아요 맞아. 펄벅이 중국작가는 아니죠.^^ 고마워요~ 구렁이 담 넘어가는 말투로 수정했답니다.ㅋㅋ
 
레드먼드의 앤
루시 M. 몽고메리 지음, 공경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02년 9월
평점 :
절판


당신은 궁금하지 않으세요? 언덕 위에서 알버트씨와 포옹한 캔디는, 결국 결혼을 했을까요? 정말 궁금하지 않으세요? 소공녀 세라는 얼마나 멋진 아가씨로 자라났을까요? 츠쿠시랑 츠카사는, 설마 헤어지진 않았겠죠?

작가들은 가끔 "당신의 상상에 맡깁니다."고 말합니다. 보는 이가 이렇게도 저렇게도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는 것이 작품성 있는 책(또는 영화)라고 말하는 평론가들이 많죠.
하지만 나는요, 정말 포근하고 정이 가는 이야기는 영원히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캔디가 아이를 몇이나 낳았는지(음....최소한 다섯은 낳지 않았을까?), 세라는 어떤 멋진 청년과 결혼을 하게 될지(몽모랑시 집안의 남자아이들 중 하나일지도 몰라! 아니다. 걔네는 세라보다 손 아래던가?), 츠쿠시는 졸업하면 어떤 직업을 갖게 될지(설마, 츠카사 말고 루이랑 맺어지는 건 아니겠지?) 시시콜콜 알고 싶어요. 내가 상상하는 것 말고, 작가가 행복하고 달콤한 그 후 이야기를 풀어놓는다면 더더욱 좋을것만 같아요.

그래서 저는 <키다리 아저씨, 그 후 이야기>를 사랑합니다. 한 술 더 떠서 앤이 자라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나이먹는 것까지 모두모두 이야기 해주는 몽고메리 여사는....정말이지 꼭 껴안아 주고 싶습니다.
앤이 어디 몽고메리 여사만의 것이던가요. 주근깨 빼빼 말랐던 그 꼬마 여자아이는 내 친구였습니다. 부풀린 소매 드레스가 그토록 소원이던, 아름답고 낭만적인 로맨스를 밤마다 꿈꾸던 그 여자아이가 붉은 머리 회색 눈의 날씬한 처녀로 성장한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더없이 뿌듯한 일이었습니다.
"여기 봐. 우리 앤이 대학엘 들어갔어! 공부도 잘하고 예뻐서 인기도 많아!"라고 어디건 자랑하고 싶어졌다면, 너무 바보같은가요?

레드먼드의 앤은 길버트의 청혼을 받아들이며 끝납니다. 책 머리에 앤의 그 후 이야기(아이를 낳고 오해를 거쳐 화해하는 모습까지)를 그냥 다 밝혀버린 것을 보면, 정말 시공사는 레드먼드 이후의 이야기는 출간할 계획이 없나봐요. 동서문화사판도 좋지만, 짱짱하고 고급스러운 시공사의 하드커버로 간직하고 싶은데...계획이 수정되어 앤의 이야기가 모두모두 출간된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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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탁이니 제발 조용히 해줘 - 레이몬드 카버 소설전집 3
레이몬드 카버 지음, 안종설 옮김 / 집사재 / 1996년 6월
평점 :
절판


살다보면 누구나, 가끔은, '조금 묘한 일'을 겪을 때가 있다.
'거 참.....이상하네.' 하고 고개를 갸웃거리지만, 딱히 나에게 아무런 득도 실도 끼치지 않고 지나가 버리는 일. 혹은, 그런 순간. 누군가에게 이야기 해 주자니 어떤 점이 묘했는지를 제대로 설명해 낼 수 없을 것만 같아 포기해 버리고 마는.
레이몬드 카버의 소설은 내 인생에 기록되어 있던 그런 묘한 순간들을 신기하리만치 제대로 묘사해 놓았다.

어쩌면 '묘한 일'이 아니라 '이상한 순간'이라고 해야할지도 모르겠다. 특히, 결혼 생활 도중에 찾아 오는 이상 기류.
사소한 말에 자신도 놀랄만치 크게 상처 입을 때. 아무 일도 없는데 모든 것을 끝내버리고 싶은 권태의 순간. 그러나 결국은 아무 일 없이 지나가 잊혀지는 그런 순간들.
일찍이 결혼하여 자녀를 뒀다는 작가의 체험에서 배어나온 것일까? 카버는 평이한 일상 속의 섬세한 떨림을 잡아내는 탁월한 솜씨를 지니고 있다.
'별 거 아닌 일'들을 설명해 내는 일은 '대단한 사건'을 늘어놓는 것보다 몇 배는 어려울 것이다. 아마, 하나의 단어만 잘 못 놓여도 모든 것이 영 글러버리지 않을까?

기승전결이나 반전을 즐기는 독자라면 그다지 좋은 평가를 내리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이런 식의 김빠지는 잡담이 소설이라 일컬어지는 것에 화를 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푸욱, 꺼져버리는 듯한, 결말도 없고 설명도 없는 이야기들이 더 현실과 가까운 듯 하여 미덥다. 게다가 매 순간 매 문장마다 주인공이 느끼는 감정과 분위기가 여과없이 전달되는 데는....반하지 않을 수가 없다.

처음 만난 레이몬드 카버, 이 작가가 슬슬 좋아지기 시작한다. 소설도 소설이지만 권두에 실린 서너편의 에세이가 더욱 마음에 들었다. 나는 (그것이 궤변에 지나지 않을지언정) 자신만의 뚜렷한 작가론을 가진 작가를 좋아하는 경향이 있는데, '글쓰기에 대하여'와 '존 가드너:교사로서의 작가'에서 펼치는 담담하고도 줏대있는 목소리가 흐뭇했다.
앞으로 이어질 카버와의 만남이 매우 기대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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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성 2004-10-29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맨 앞에 나온 단편 하나만 읽어봤거든요. 뚱뚱한 사람이 식당에 왔던..
뭔가 질척거리는 느낌이 들면서 재밌게 읽긴 했는데 책 뒤에 붙은 여러 유명인사들의 찬사가 너무 부담스럽더라고요. 그래서 덮고 말았는데..어째 알라딘 마을 안에서 의견이 분분합니다? 흠, 그럼 한 번 제대로 읽어볼까..헤헤.

진/우맘 2004-10-30 0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의견이 분분? ㅎㅎ, 어디선가 찬반 양론이 펼쳐지기라도? ^^
나는 좋았지만, 다른 사람에게 "진짜 재미있어, 읽어봐!"라고 선뜻 권할 만한 작가가 아닌 것은 확실합니다. ^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