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아이들
하이타니 겐지로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양철북 / 2004년 5월
구판절판


원래 책 표지는 이렇습니다. 큼지막한 띠지가 느낌 좋은 양장본의 대부분을 덮고 있지요. 띠지 위에는 작가의 큼지막한 얼굴.

촉감과 색이 참 좋아 뵈는 표지를 보려 띠지를 벗기면...."까꿍!" 하듯이 작가의 얼굴이 한 번 더.^^;;;
사실, 표지와 그리 잘 어울려뵈질 않네요.

띠지 사이즈를 좀 줄이고...느낌 좋은 그림을 넣는 것이 나을 것 같아요. 이와사키 치히로님의 그림을 이것 저것 가져다 넣어 보았습니다.

요것도 이와사키 치히로님의 그림

저는, 이 분위기가 제일 마음에 드는데...^^

요건, 아이 표정이 예뻐서.
이상, 오지랖 넓은 진/우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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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4-11-25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굿입니다. 추천!^^

진/우맘 2004-11-25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헤....^^;;;

▶◀소굼 2004-11-25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타니님께서 아무래도 속표지로 들어가셔야 겠는걸요^^;;

ceylontea 2004-11-25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재미있어요... 전 첫번째 진우맘님 겉표지가 마음에 들어요.

진/우맘 2004-11-25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와사키 치히로라는 이름, 서재마실 다니다가 처음 알았는데요, 그림이 너무 좋아요....

소굼님> 안 돼요, 안 돼! 그냥 띠지에 살짝 남아계심이...^^;;;

호랑녀 2004-11-25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두번째꺼요 ^^ 아이들이 얘기하는 모습이 정말 예쁘지 않나요? ^^

진/우맘 2004-11-25 1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역시, 취향이 제각각.^^

chika 2004-11-25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첫번째꺼요. 그리고 하이타니(하이타이같쟎아요!! ㅡㅡ;)님은 띠지에 살짝..이라 하고 싶지만 전 띠지자체를 빼고 싶은데요? ^^;

진/우맘 2004-11-25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두 번이나 꽝꽝 박아놓은 걸 보니....누가 만드셨는지는 몰라도 작가 얼굴에 애착을 가지는 것 같아서....ㅎ...ㅎ... 사실은 저도....사진 없어도 별로 아쉬울 건 없겠다는....^^;;;

연우주 2004-11-25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생각도 하이타니는 표지 안으로 들어가라입니다. 물론 리뷰에 충분히 썼지만요. 진/우맘언니도 궁극적으론 그러니까 제 생각이랑 같은 거죠? 서정적인 분위기의 표지.^^

진/우맘 2004-11-26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우주~ 표지 안으로 들어가시던지, 아니면 벗겨낼 수 있는 띠지 위에만 계시던지...^^ 생각이 비슷하다 뿐이야, 우주 리뷰를 거의 베낀 것 같아서 미안하기까지 하던 걸.^^

꿈처럼 2004-12-03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저는 양철북출판사에 근무하는 조재은입니다... 님들의 좋은 서평 감사하게 보고 있습니다.. 진우맘님께서 표지까지 만들어 주시다니... 감동할 따름입니다... 좋은 충고들의 새겨서 좋은 책을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진/우맘 2004-12-03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제, 제가 고맙지요. ^^;;;

sooninara 2004-12-15 1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이제서야 이걸 봤네...웃겨 죽겠당..

저아저씨는 속표지로 이동 시키기로 결정한듯...
 
내가 만난 아이들
하이타니 겐지로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양철북 / 200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하이타니 겐지로님의 책을 읽으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글 보다는 <사람>이 빛나는 이'라구요.
사실 작가치고는 매끄럽지 않은 글입니다. 간결하고, 툭툭 끊기는 듯한 문장은 소박하다 못해 가끔은 빈약하게까지 느껴지니까요. 그런데, 책 말미에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작가의 문장이 꼭, 작가가 사랑하는 아이들의 글과 닮아있다구요. 멋이나 기교보다는 <마음>을 담는데 최선을 다하는 글. 화려한 수식어는 없지만 진심이 담긴 글이기에 이렇게 가슴을 덥혀주는 것이겠죠?


무거운 인생을 짊어진 아이일수록 낙천적이었다. 고통스러운 인생을 사는 아이일수록 상냥했다. 왜 그럴까, 나는 생각하기 시작했다. -p119


지금 나는 진정으로 인간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은 낙천주의자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낙천주의자야말로 진정한 비판정신의 소유자이다. - p80


책 속 어디에서나, 항상 동심에서 배우려고 애쓰는 겸허한 작가의 마음이 여과없이 다가옵니다.
그런데 <아이들에게 배운 것>을 먼저 읽은 저로서는, 겹치는 에피소드가 너무 많아 감흥이 좀 떨어지더군요. 작가의 힘겨웠던 유년 이야기는 처음 듣는 것이지만, 거기에 어우러지는 아이들의 글 대부분이 <아이들에게서 배운 것>에서 이미 깊은 감명을 받았던 것들이라 김빠진 콜라를 마시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러나 후반부에 접어들며 가슴을 콕콕 찌르는 듯한 교사론이 펼쳐지자, 잠깐동안의 지루함은 금세 잊혀졌습니다. 읽는 이에게 충분한 사색의 시간을 건네주는 주옥같은 금언만으로도 책의 가치가 두 배, 세 배 빛나는 듯 합니다.






그럼 이제 표지 얘기를 좀 해 볼까요? 겉 띠지에 실린 작가의 모습, 얼굴 속의 눈은 참 따뜻하고 맑지만...치열이나 머리모양새 등은 사실 그다지 좋아보이는 인상은 아닙니다. 그래도 밑으로 엿보이는 표지의 색감과 느낌이 좋기에, 기대를 하며 띠지를 풀어보니....ㅎㅎㅎ '속았지? 또 있다~'하는 듯이 (좀 작아졌지만 더 또렷한) 작가의 사진이 정 중앙에 박혀있네요. 띠지에는 사진을 넣더라도, 표지 그림은 좀 다른 것으로 했으면 좋겠습니다. 이와사키 치히로님의 그림처럼 투명한 느낌의 수채화가 잘 어울릴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참, 띠지의 크기도 보통의 것처럼 작게 하면 좋겠구요.


종이의 질감이 살아있는 하드커버는 감촉이 참 좋더군요. 그런데 재질의 특성상 찍힌 흠이 잘 나는 것 같아요. 9,800원이라는 가격을 고려해 볼 때, 일반 표지로 바꾸고 가격대를 낮추는 게 낫지 않을까요? 소박하고 검소한 느낌의 책이 작가와 더 잘 어울릴 것 같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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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4-11-25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엔터, 분명히 한 줄로 수정했는데도 저렇게 넓게 먹히다니...^^;;

니르바나 2004-11-25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좋은 책은 이리 많은 리뷰어의 손을 타는군요.

진우맘님의 리뷰에 와서 제 눈길이 멈추었습니다.

진/우맘 2004-11-25 1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니르바나님! ^^;;

chika 2004-11-25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억~! 내 리뷰를 쓰기 전에 다른분 리뷰는 읽지 않으리!! 했는데 얼결에...ㅠ.ㅠ

참 좋아요~ ^^

진/우맘 2004-11-25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짓말~~~ 나는 엉망인 것 같은데....TT

chika 2004-11-26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저보고 귀엽다, 하시더니 이젠 거짓말쟁이로 몰다니욧!! 흥~!! =3=3

진/우맘 2004-11-26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헤~~~~~
 
아웃사이더 아트 다빈치 art 13
장 뒤뷔페 지음, 장윤선 옮김 / 다빈치 / 2003년 10월
절판


과연 인간은 예술에서 무엇을 구하는 것일까? 예술을 장식품의 일부로 원하는 사람은 형편없이 예술을 오용하는 것이다. 그런 사람은 작고 아름다운 작품이 아닌 강렬한 고양감을 주는 작품을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그들은 아름다움 또는 예술을 원하지 않는 걸까? 그렇지는 않다. 단지 그들은 진정한 예술의 강렬함에 감탄할 필요가 없을 뿐이다. 그들에게는 꽃으로 장식된 정원, 푹신한 침대, 맛있는 음식이 차려진 저녁 만찬도 예술이다. 그러므로 다른 예술은 타인에게 양보하고, 자신들의 것으로는 파도가 넘실대는 바다와, 그 먼 바다를 향한 항해를 준비한다. 그 외의 것들은 예술을 눈이 아닌 마음으로 구하는 자, 정신의 중요성을 알고 만일 그것에 약간의 초보적이고 미성숙한 면이 있더라도 신경 쓰지 않는 자 등을 위해 남겨 둔다. 이런 사람들이라면 오히려 작품에 보이는 서투름조차도 작가에게 감사할 것이다. 이들에게 가장 멋진 창작은 도구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싸고도 평범한 재료를 이용해 마법처럼 맨손으로 작업하는 것이다.-머리말쪽

"예술은 사람들이 마련해 놓은 침대에서 잠들지 않는다. 진정한 예술은 예술이라고 불리는 동시에 사라지기에, 익명으로 남기를 원한다. 예술의 최고의 순간은 그 이름마저 잊을 때이다."-머리말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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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4-11-25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술을 장식품의 일부로 원하는 사람은 형편없이 예술을 오용하는 것이다'라는 문장을 읽고 어찌나 가슴이 뜨끔, 하던지....^^;
 
나는 걷는다 1 - 아나톨리아 횡단 나는 걷는다
베르나르 올리비에 지음, 임수현 옮김 / 효형출판 / 200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나도 걷기에 매료된 기억이 있다. 물론, 저자처럼 어마어마한 여정은 아니다. 
첫 아이를 가졌을 때 운동 부족으로 몸이 많이 힘들었다. 그래서 2002년, 둘째를 가지고서는 체중과 체력을 관리할 방법을 찾았고, 시간 - 돈 - 몸 상태를 고려하여 내린 결론이 '걷기'였다.
코스는 편도 2~3km로 추정되는 출퇴근 길. 느릿한 내 걸음으로는 30~40분이 소요되는 거리였다. 처음에는 참 지루하고 심심했다. CD나 카세트 플레이어가 없으면 한 걸음 내딛고 한숨 한 번, 두 걸음 내딛고는 하품 한 번일 지경이었다.
하지만 한 두 달이 흐르자....이상하게도 음악이 거추장스러워졌다. 몇 걸음 떼지 않아서 깊은 생각- 대개는 황당한 백일몽이다 -에 빠져들어, '어, 벌써 도착했네?' 하는 일이 많아졌다. 심할 때는 중간에 들르기로 마음 먹은 빵집을 무심히 지나치는 일도 있었다. 운동이라는 목적과는 별개로, 걷는 행위 자체에 포옥 빠져 버린 것이다.
편한 신발이 땅에 닿는 순간의 진동, 가볍게 스쳐가는 바람과 계절에 따라 바뀌는 공기의 냄새가 너무도 좋았다. 퇴근 길에 장 볼 일이라도 생기면 '집을 지나 마트까지, 마트를 휘돌고 다시 집까지...헤헤, 두 시간은 걸을 수 있겠다!'라며 흥분하곤 했다. 배가 봉긋하게 부른 임산부의 과도한 '걷기 욕심'을 주변에서는 어이없어하며 만류했다. 하지만 어쩐지 걷는 동안에는 뱃속의 아기도 즐거워하는 것 같았다. 물론, 가끔 빠른 걸음으로 욕심을 내면 심통이 난 듯 땡땡 뭉치기도 했지만.^^


그 때의 흥분을 기억하지 못했다면, 아마 이 책을 다 읽어내지 못했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비소설에는 쉽게 몰입하질 못한다. 게다가 여행이라면 귀성길 교통 체증을 겪는 일만으로도 충분하다고 고개를 내두르는 게으름뱅이. 실크로드를 도보로 횡단해 보겠다는 이 퇴직 기자의 욕심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나이 먹었다는 것을 내세워 인생에 대해 이런 저런 잔소리나 해 대겠지....'
초장부터 빈정대고 있던 터였다. 그런 거부감 때문이었을까, 여행을 준비하고 출발하기까지의 대목은 지루하고 따분해서 넘기기가 힘들었다. 걷는 도중에 무슨 사건이 벌어질까? 도둑? 질병? 사고? 야비한 기대감을 억지로 끌어내며 두꺼운 책의 1/20은 읽었는지, 1/10은 넘어갔는지 몇 번을 확인했다.


하지만, 그런 확인은 대략 1/5 즈음에서 끝났다.  도둑을 만나지도, 병에 걸리거나 뜻 밖의 사고로 발이 묶이지도 않았는데 책 속에 푸욱 빠져버리고 만 것이다.
저자는 제목대로 걷는다. 그냥 국도를 따라 걸으면 터키라는 나라의 정수를 맛보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엉터리 지도에 의존하며 작은 마을들을 찾아 걷는다. 그리고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손님에 대한 접대를 중요시하는지라 가는 곳마다 소박하고 정겨운 (열광적인 호기심이 가미된) 환대를 받는다. 베르나르 올리비에가 머문 작은 마을들, 거기서 만난 사람들과 맛본 음식들이 차분하게 묘사되어 있다. 그러나 미안, 터키에 대해 별 사전 지식을 갖고 있지 못한 나에게는 그 모든 일들이 흐릿하게 뭉뚱그려질 뿐, 각각의 마을이나 사람들을 구별해 낼 수가 없었다. 그렇다면, 왜 더 이상 지루해 하지 않고 빠져든 것일까?


이 책은, 이 책을 읽는 행위는 '독서'가 아니라, 마치 '걷기' 같았다.
내딛는 걸음을 헤아리면, 내가 직장까지 1/3을 왔는지 1/2을 왔는지 꼽아보면, 매일 지나는 길에서 뭔가 색다른 구석을 찾아내려 애쓰면 그 길을 즐길 수가 없다. 책도 그랬다. 똑같은 마을, 비슷한 사람들을 구별해내는 것을 포기하고 저자의 문장을 무심히 따라가다 보니, 놓치고 있던 재미를 찾은 것이다. 그가 차를 타지 않고 굳이 걷기로 결심했던 중요한 이유....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 주는 재미.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에서 무의미한 것처럼 보이는 주인공의 빈약한 먹거리를 따라가다 보면, 솔제니친이 무슨 생각으로 망명길에 올랐는지 어느새 공감하게 된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옴진리교의 지하철 테러 사건 희생자들의 인터뷰를 모아 낸 <언더그라운드>를 읽을 때도 비슷했다. 자극적일 것도 없는 평범한 인터뷰들을 읽다보면, 불특정 다수에 대한 테러가 얼마나 지독한 짓인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
일견 무덤덤한 아나톨리아의 길을 저자와 함께 걷다 보면, 그는 입도 뻥긋 하지 않았는데 나름대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상념에 젖어드는 것이다. 대낮, 거리를 걸으며 떠오르는 백일몽처럼.


가끔은 '우월한 서양인'의 관점에서 터키라는 나라를 폄하하는 듯한 어조가 거슬리기도 했지만, 생각해보니 몸 안 좋은데 도둑으로 보이는 자에게 쫓기고, 바가지 요금을 받은 호텔 욕실에서는 물이 샌다면....저자 정도면 매우 관대한 편이지...싶기도 하다.
함께 책 한 권 분량을 걷다 보니 베르나르 올리비에라는 짱짱한 아저씨(할아버지라 하기엔 너무 팔팔하다.^^)에게 정이 담뿍 들었나보다. 그와 함께 2~3권, 이란과 중국의 길도 마저 걸어보고 싶어졌다.
걷기는 매우 지적인 일이며, 해탈에 이르는 멋진 방법 중의 하나라는 것을 우리 둘 다 알고 있으니, 괜찮은 동행이 되지 않을까?


사족 : 해탈의 방법이라고는 확언하지 못해도, 순산의 방법이라는 데는 목청 높여 동의할 수 있다. 진통 오기 직전까지 러닝 머신 위에서 뒤뚱뒤뚱 걸어다닌 덕인지, 둘째는 생각보다 훨씬 빨리 '씀풍!' 낳을 수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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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4-11-22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쳇, 비소설에 강하지 않다고 하면서 너무 잘 썼잖아요. 거 웬만하면 엄살좀 부리지 맙시다...전 진우맘님 리뷰나 실컷 구경하고 책은 훗날에...^^ 그래도 추천하고 간다구요. 인정할건 인정해야죠 뭐.^^

비로그인 2004-11-22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키요오~ 드뎌 읽으셨군요. 오늘 지구본을 유심히 돌려봤어요. 삼순, 이란 이름이 배의 이름뿐만이 아니라 이슬람 지역의 한 지명을 가리키더라구요. 저도 부지런히 터키땅을 밟아야겠습니다.

진/우맘 2004-11-22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칫, 여우님이야말로, 알라딘 3대 리뷰어로 공인받으신 이 마당에! 그 머시냐, 알라딘 뉴스레터를 보니까, 리뷰당 평균 추천이 다섯 손가락이 훨씬 넘는담시요!!!! ^^;;

진/우맘 2004-11-22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돌성님, 저는 다 읽고도 '아나톨리아'가 당최 콕 집어 뭘 말하는지 몰라서는...흑흑, 열심히 검색을 해 봤지 뭡니까.ㅡ.ㅡ;;; 터키땅덩어리 중 아시아 부분에 속하는 고원 이름이더군요. 지리 시간에 졸지 말걸......TT

미완성 2004-11-22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우맘님껜 충!성! 대신 씀!풍!이라 인사드리겠사와요 히히.

재밌는 리뷰네요. 왠지 책보다 재밌는 것같은 불길하고도 기분좋은 예감이..

추천입니다 당근!

2004-11-22 23: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진/우맘 2004-11-22 2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복돌성님> ㅋㅋ 걱정마세요, 조만간 그 이름 안 나올겁니다요.

사과님> 불길하고도 기분 좋은...으흐흐흐...^^;;

로드무비 2004-11-23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진우맘님이 이르케 리뷰를 잘 쓰시는지 미처 몰라봤어요.

죄송합니다.

명성과 인기가 달리 있었던 것이 아니로군요.

코를 빠트리고 읽고 갑니다.

(내일 주문한 책이 온다니 기대됩니다요^^)

아영엄마 2004-11-23 0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돌님~ 저는 이 책 안 읽고, 리뷰 안 쓸라요~. 진/우맘님 리뷰 보니 얼릉 손드는 것이 낫겄소..쩝~ 저도 추천하고 갈께요..

마태우스 2004-11-23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 우리 한번 걸어보도록 해요. 추천이 무려 7이라 추천하려다 말려다 글이 너무 좋아서 추천해요. 건필하세요!

진/우맘 2004-11-23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그래도 멀었습니다. 알라딘 대표 리뷰어 best 50 쯤엔 낄 수 있으려나...TT

책엄마님> 반칙!!! 그런게 어디있어요!!!

로드무비님> 명성....과 인기.....쑥스러워서 몸 둘 바를 모르겠어요.^^;; 참, 로드무비님, 저도 띄어쓰기 너무 못하거든요? 다 골라내다간 날이 새겠지만...다는 아니어도 눈에 확 띄는 대표 오류 한 두개씩 지적 좀 해주세요.^^

icaru 2004-11-23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으아...!! 벌써...읽으셨네요~

저도 얼른... 저도 지금 주문합니다~

리뷰는 못 쓰더라도 읽어나 보자하고!1

진/우맘 2004-11-23 1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순이 언니님> 안녕하세요!!!^^ 좋은 책 권해주셔서 고맙습니다~~~

2004-11-27 13: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진/우맘 2004-11-28 1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닥님> 오마나....많구만요, 뭘! 게다가 띄어쓰기 말고도 틀린 단어가 있다니....부끄러워서 원.^^;;; 앞으로도 종종 부탁드려요~
 
나의 이복형제들
이명랑 지음 / 실천문학사 / 2004년 5월
평점 :
품절


삼오식당으로 만난 이명랑은 이렇지 않았다. 삶에 대한 의지로 따글따글 다져진 영등포 시장 사람들은, 가끔 그 억척스러움에 미간이 모아지긴 했어도, 결국엔 모두 꽉 끌어안고 등을 두들겨주고 싶은, 그런 이들이었다.
헌데 여기, 시장의 또 다른 모습이 있다. <삼오식당>이 빛이었다면 <나의 이복형제들>은 캄캄한 그림자다. 그 그림자 속에, 시장이라는 팍팍한 둥지를 공유한 외로운 사람들이 모여 있다.

근육병으로 죽어가는 춘미 언니, 인도인 불법체류자 깜뎅이, 국제결혼에 속아 매춘을 해야 하는 중국여자 머저리, 난쟁이 왕눈이와, 그들을 지켜보는 화자, 영원.
이들은 모두 '인간이란 모순덩어리인, 견디기 힘든 존재야!'라고 온몸으로 외치고 있는 듯 하다.
휘황한 언어를 무기로 휘두르지만 버스 하나 제대로 못 타는 무력한 춘미언니나, 가지런한 단추가 무색하게 실밥이 터진 잠바와 단정히 묶인 끈 아래로 구멍이 벙긋한 운동화의 깜뎅이, 미련하게 맞으면서도 미래에 대한 총총한 희망을 버리지 않는 머저리와 진돗개 한 마리만큼의 권위를 휘두르지만 결국 여섯살배기만한 볼품없는 키의 왕눈이.

이명랑은 이들을 손톱만큼도 미화시켜 주지 않는다. 진저리 나도록 생생하게 그늘 속 이방인들을 부각시키는 문장 틈에서, 줄곧 불편한 시선이 느껴진다.
"봤지? 니가 억지스러운 해피 엔딩에 취해있을때, 시장 뒷골목에선 이렇게 척박한 드라마가 이어지고 있어. 똑똑히 봐. 사람이, 너의 은근하고 간접적인 거부로 주류화되지 못한 인간이, 얼마나 추하고 비참한지."
책을 덮을 때까지, 줄곧 자갈밭에 무릎을 꿇고 앉은 듯 힘겨웠다.

나, 책에서, 현실에서, 몽롱한 꿈을 꾸고 있었나? 달콤한 부분만 골라 삼키고 있었나?
찬물을 한 바가지 뒤집어 쓴 것처럼, 정신이 번쩍 든다.
두리번거리며 주위를 둘러보니, 우중충한 날씨 탓인지 모든게 한결 차갑고 어둑하게 느껴진다.
이런 식의 자각은 원치 않았다. 어쩐지 억울하고 슬퍼서 눈물이 비어져 나올 것만 같다.

불편해. 왜 날 이렇게 아프게 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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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아이 2004-11-11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명랑이, 긍정에 주저앉아 버리지는 않았군요.:-)

panda78 2004-11-11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전 삼오식당만으로도 무진장 불편했는데....

이 책 궁금하긴 한데, 집어들기는 망설여지는군요.

진/우맘 2004-11-12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명원의 말처럼 독자들에게는 “문학작품에서 환상을 찾고 싶은 욕구”가 있어, 척박한 민중의 삶에 관심을 갖기를 꺼려하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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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님이 쓰신 공선옥 책의 리뷰에서, 제가 느낀 불편함의 해답을 찾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