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호랑이 그림자를 한 고양이 - 공황, 오늘도 죽다 살아난 사람들
김진관 지음 / 생각의힘 / 2020년 6월
평점 :
예기치 못한 순간 아무런 이유 없이 심장이 벌렁거리고 호흡이 짧아지고 몸이 떨리는 공황장애. 연예인들의 커밍아웃으로 그나마 낯설지 않은 단어이지만, 사실 공황장애는 전 세계 인구의 30% 정도가 겪는 무척 흔한 문제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공황장애에 대해 몰라도 너무 모르고 있습니다.
호주에서 활동하는 임상심리 전문가 김진관 저자는 <호랑이 그림자를 한 고양이>에서 공황장애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속 시원하게 들려줍니다. 공황장애를 너무 두려워하지 말고 올바른 지식과 치료에 대한 인식을 알리기 위해 나섰습니다.
고치기 힘들거나 오랜 기간 치료를 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하기 일쑤인 공황장애. 그런데 10주 동안의 치료로 80% 이상이 눈에 띄게 호전될 수 있는 게 공황장애라고 합니다. 호주에서는 국가 공인 자격증 소유한 임상심리 전문가에게 치료받을 때 국민건강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는데 일 년에 10회까지 가능합니다. 10회면 충분하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왜 그렇게 힘든 질병으로 받아들였을까요?
생리적으로 각성 수준이 높은 경우 위기에 대한 반응으로 각성이 최고조까지 상승하면 공황발작을 하는 게 정상이라고 해요. 진화를 통해 유전자에 새겨진 반사 반응입니다. 예민하게 경계하고 민감하게 반응하고, 감수성 높은 경우 아무래도 각성 수준이 다른 이들에 비해 빨리 도달합니다. '사는 게 다 그런거지' 하며 버티다가 터지기도 합니다. 신기한 건 스스로도 인지하지 못한 채 자연 치유되는 경우가 많은 것 또한 공황발작입니다.
공황장애는 공포증과 차이 있습니다. 공포증은 길지만 공황발작은 10분 이내로 짧다고 합니다. 공황발작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광장공포증도 생깁니다. 손쓸 겨를 없이 변을 당할까 두려움에 사로잡혀 회피하려다 오히려 일이 커집니다.
"사이코패스와 소시오패스를 제외한 모든 이에게 유효하다." - 호랑이 그림자를 한 고양이
기질적으로 예민하고 생각이 많고 감수성이 높은 사람은 살면서 한 번쯤 공황장애를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감당할 수 없는 스트레스에 휩싸이면 찾아올 수 있습니다. 특히 감정의 여운이 긴 사람들은 주의하라고 합니다. 어쨌든 그만큼 공황장애는 정말 흔하다는 걸 알려줍니다. 더불어 대부분 단기간에 수월하게 치유된다는 것도 강조합니다. 몰라서 오랫동안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다며 안타까워합니다.
공황장애는 극복하기 가장 쉬운 심리장애라고 말합니다. <호랑이 그림자를 한 고양이> 책 제목처럼 공황장애의 진실을 잘 모르고 있었을 땐 두려운 존재로만 생각했는데 사실 겁먹지 않아도 되는 문제였던 겁니다. 물론 치료가 잘 안되는 경우도 있긴 합니다. 건강염려증 있는 사람과 성격장애 있는 사람처럼 또 다른 문제들이 있는 경우입니다.
김진관 임상심리 전문가는 공황장애가 뭔지에 대해 제대로 배워 공황발작이 별것 아님을 느끼는 것이 올바르고 완벽한 치유라고 합니다. 느닷없이 오는 게 아니라는 걸 아는 게 첫걸음입니다. 내면에 각성이 차곡차곡 쌓여왔다는 걸 알아차려야 합니다.
"공황장애는 잠깐 멈추고 쉬라는 경고이자 자신을 돌아보라는 권고다." - 호랑이 그림자를 한 고양이
마음이 제멋대로 움직이는 감정, 생각, 행동의 습관을 인지하고 다스림으로써 공황장애를 해결해나가는 길잡이를 들려주는 <호랑이 그림자를 한 고양이>. 긴장과 각성이 턱밑까지 차올라 있었음을 알지 못한 채, 그저 불안을 누그러뜨리고자 했던 무의식적 행동들이 오히려 점화시켜 터져버리는 공황장애. 심리장애가 만들어지는 건 어릴 적 경험들과 무의식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내 안의 나를 알아가는 과정을 통해 그동안 방치했던 내 마음을 제대로 보살피도록 도와줍니다. 조언을 넘어 심리 상담을 받는듯한 기분이 들 만큼 알찬 내용으로 꽉 찬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