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 그림책은 내 친구 1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장미란 옮김 / 논장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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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작가 앤서니 브라운 본인이 형제만 둘 있는 집안에서 자라서 이런 표현들까지도 가능하지 싶다. 아니면, 형제를 자녀로 두었거나.  

두 남자 아이와 엄마 아빠가 주말에 동물원에 놀러가는 내용이다. 주말에 차를 타고 가니, 당연 교통 지옥이며, 두 남자 아이다 보니, 동물 보는 것은 뒷전이요, 배고프다 어찌하다 그러다가는 서로 투닥투닥 몸싸움을 벌이기도 하고, 심지어 아이들 아빠는 다혈질에 입도 험하다.;;  언뜻 이 가족 멤버 중에 비교적 정상은 엄마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앤서니 브라운의 돼지책도 그랬지만, 이 책 또한 풍자와 역설이 가득하다. 그래서, 어려워서 아이들이 갸우뚱해하냐 하면 그렇지는 않고, 재미있어 하고, 아빠가 하는 썰렁한 농담도 재밌어 하고, 고릴라들엉겨 붙어 몸싸움을 하는 걸 보고, 엄마가 “저건 어디서 많이- 형제가 뒤엉켜 치고박고 하는- 본 모습인데 하는 장면도 재밌어 한다. 전반적으로 실제 두 형제들의 일상적으로 벌어질 수 있는 풍경을 여과없이 다루었기 때문인 것 같은데, 아이들은 특히나 남자 아이들은 이런 이야기를 좋아한다.  

하지만, 이 책의 반전은 마지막 장면이다.  아이가 밤에 동물원의 동물들처럼 철창에 갇혀 있는 꿈을 꾸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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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책 (100쇄 기념판) 웅진 세계그림책 1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허은미 옮김 / 웅진주니어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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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집, ‘멋진’ 정원, ‘멋진’ 차고, ‘멋진’ 차를 가진 피곳 씨와 두 아들. 그러나 세 남자가  “어이, 밥 줘!” “엄마 밥 줘요!” 처럼 집에 들어와 고작한다는 말은 전혀 ‘멋지지’가 않다.

‘아주 중요한’ 학교에 다니고, ‘아주 중요한’ 회사 일이라는 데, 집안일 또한 아주 중요한 일임에도 덜 중요한 일로 치부한다.

그런데, 아침저녁 식사를 뚝딱 차려내던 엄마가 집을 나가자, 세 남자가 직접 식사를 준비하는데, ‘아주 끔찍했’습니다. 이다. 아침저녁으로 식사를 준비하는 일의 힘듦을 드디어 깨닫게 된 세 남자.

피곳 씨와 두 아들이 돼지로 변한 모습과 집 안의 물건들이 모두 돼지 모양이나 돼지 무늬로 그려지고, 엄마가 집을 나간 후 묘사된 지저분한 집의 모습이 가관이다.

풍자도 이런 풍자가 없다.

집안일은 여자의 몫이고, 직장 일과 집안일을 동시에 잘할 수 있어야 한다는 사회적 통념에 대한 제대로 비판하고 있는 그림으로, 아이들만 보기에는 아깝다~!




우리집도 사내아이만 둘인데, 아이들이 다 크도록 이 책은 두고두고 읽힐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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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 깨물기 지원이와 병관이 3
고대영 지음, 김영진 그림 / 길벗어린이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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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그런 생각이 든다. 아이가 좋아할 법한 책을 권하고 있는 게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취향의 것을 읽히는 게 아닌가.




고대영 작가의 스토리도 스토리지만, 김영진 작가의 그림이 좋다. 실사에 가까운 그림이란 대개 사이버틱해서 정감이 쉽게 가지 않는데, 이 작가의 그것은 아주 따뜻하다. 이 작가의 그림이 에니메이션으로 나온다면, 아이들보다 내가 더 열광할 듯...




보통 그림책을 읽어주다보면, 세 살 터울 두 아이의 수준 차이 때문에 형 책 읽고, 동생 책을 읽거나, 그것도 협의가 잘 이루어지지 않으면, 누구 하나는 울고항의하면서 끝나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고대영, 김영진 콤비의 책들은 세 살 아이도 형과 같이 본다. 책이 너무 고맙다. 

손톱 깨물기에 관해서라면, 육아를 하는 엄마 중 절반 이상은 애먹는 부분이 아닐까? (이거 또 일반화의 오류일까! ㅎ) 우리 아이들이 그랬다. 큰아이 다섯 살 때는 아이 손톱을 깎아준 기억이 없을 정도...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니지만, 초조하거나 불안할 때는 잘근잘근한다.




이 책에도 지원이가 손톱을 깨물게 될 일련의 서사들 그리고 엄마의 당근책을 통해서 해결해 가는 과정이 보인다. 손톱을 깨물게 하지 않으려고, 붕대를 감거나 약을 바르다니, 그런 방법들은 생각해 본 적 없고, 그렇게까지 해서라도 못하게 해야 할 당위를 찾지 못했었는데, 내가 둔감한 엄마여서 그랬나 보다. 일주일 동안 손톱을 깨물지 않아 그게 자라면, 엄마가 상으로 48색 크래파스를 사주겠노라 비장의 카드를 제시한다.




육아란 그렇다. 회유와 협박의 적절한 하모니~




이 책을 읽고, 손톱 깨무는 버릇을 고쳤어요~ 하는 것은 여러모로 무리이다. 당연하지.

되려, 이 책 속에서 누나 지원을 따라하는 병관이처럼, 책을 덮자마자 세 살짜리 둘째 아이가 대번 손가락을 입에 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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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와 생쥐 베틀북 그림책 94
비벌리 도노프리오 글, 바바라 매클린톡 그림, 김정희 옮김 / 베틀북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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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델과 사이먼》의 작가 ‘바바라 매클린톡’이 그린 그림이라면, 무조건 무조건이다. 섬세함 풍부함, 우아함 고풍스러움으로 대변되는 작가의 그림.

아이의 눈을 사로잡는 것은 물론이고, 사실 이 작가의 그림에 이런 스토리는 엄마가 더 열광하는 것이다. 보통 아이들은 이런 상상을 하면서 자라지 않을까? 여자 아이라면 특히, 뭐 내가 그랬기 때문이다. 집 구석 마루 밑 어디선가 나도 모르는 소인국의 정경이 펼쳐져 있다는 공상.

창고 선반에 차린 생쥐네 거실 인테리어 때문에 더더욱. 사람들이 쓰는 시계 펜던트 목걸이가 벽시계로 둔갑하고, 달걀판은 소파가, 티백은 쿠션이, 실패는 의자가, 양말은 양탄자가, 빨래집게는 침대 기둥이 되어 아기자기함을 갖춘 집안 정경이 되었다.

“생쥐를 보면 무조건 피해. 병균을 옮기거든. 깨물기도 하고.”

“사람을 보면 무조건 피해. 약삭빠르고 못됐거든. 덫을 놓기도 하고.”

우리 아이는 생쥐를 보면 피해야 한다고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납득을 하겠는데, 생쥐들 가족 끼리 사람 보면, 피하자 라고 말하는 것은 쉽게 와닿지 않는 모양이다.

“엄마, 왜 생쥐 엄마가 생쥐에게 사람을 보면 피하라고 하는거야?”

“......” 


아이가 클수록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말이 점점 적어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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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쟁이 쳇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6
미야자와 겐지 원작, 엄혜숙 글, 가로쿠 공방 그림 / 한솔수북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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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 책 중에 이런 책이 있었는지 몰랐다. 내가 아이들 단행본을 사게 되는 루트는 대개 또래 엄마들의 리뷰나 인터넷 서점 유아 코너에 올라오는 소개를 통하거나, 신간 알림 혹은 구간 특가 세일 때 사는 편인데, 어느 통로로도 접한 바가 없다가, 이번에 유치원에 아이 책 추천 목록에 있어서 검색해 보니, 할인도 30%나 하길래 들이게 되었다. 

어린이 책은 보통, 글과 그림의 작가가 동일하거나 각각이거나 뭐 그런데, 이 책은 무려 넷!!!! 그러니까 제작 공정이, 미야자와 겐지(1896년생의 생전에는 무명 작가였으나 사후에 유명해진)가 써놨던 글을 엄혜숙 씨가 옮긴(? 책에는 옮긴이 라고 되어 있지 않고, 어째서 글쓴이로 되어 있는지;;; 아리송송) 것을 가로쿠 공방에서 나무로 깍아 인물과 세트를 만들고 그것을 도시오 오하다라는 사람이 사진으로 찍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되겠다.  

"너 때문이야, 물어내! 빨리 물어내!" 이런 말을 입에 달고 사는 꼬마 생쥐가 주인공이다.  그러다가 끝내는 곤란한 지경에 처하게 되는데, 왜 이렇게 되었는지 본인이 깨닫는지도 못한다. 이것을 보면서 아이는 무슨 생각을 할까? 

“얘는 참 진상이네, 결국에는 쥐덫에 갖히는 거 봐, 나는 이러지 말아야겠다!” 할까?

아이들을 고분고분하게 만드는 데는 특효약이 될까?

내용도 내용이지만, 그림의 우수함에 별점이 가는 작품이다. 나 개인적으로는 삽화를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내 취향이고, 아이는 삽화로 그려진 그림책도, 콜라주로 만든 컷도, 이렇게 실사로 이루어진 컷도 유익하고 흥미로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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