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당 과목이 다른 후배(영어)에게 문의를 받았다.
선생님이 원고를 써주셨는데, 답이 오류가 있는 것 같아요. 라며.
간추리면, 지문은 다음과 같다.
어떤 아이(a)가 친구의 프로젝트를 열심히 도와 주었다. 그러나 자신의 프로젝트는 하나도 시작하지 않았다. 문제, 다음 중 a의 모습에 해당하는 속담을 고르시오.
답이 빈수레가 요란하다. 라고 원고 써 주셨단다.
직감적으로 딱 들어맞는 답이 아니라는 것은 알겠는데, 그렇다면 대체할 수 있는 속담은 딱히 떠오르지도 않는다.
자기 숙제도 못하고 남의 숙제를 도운 것에서, 허풍과 허세를 느낄 수 없는데, 오지랖이 넓다 정도의 뉘앙스가 느껴지다 뿐인지...
그러다보니, 혹시 빈수레가 요란하다 라는 속담은 내가 알고 있는 상식선에서의 뜻과 다른 뜻까지 품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불확신이 들어서 사전 검색해본다.
[속담] 빈 수레가[달구지가] 요란하다 (표제어: 비다 )
실속 없는 사람이 겉으로 더 떠들어 댐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답이 빈 수레가 되려면, 숙제를 도울 것이 아니라, 말로만 그럴싸한 충고세례를 퍼붓는다던가 그랬어야 했을 듯...
빈 수레로 요란한 사람들 실례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비단 부정적으로만 생각되어지지 않는 것이다. 자기를 좀 봐주고 인정해 달라는 또다른 싸인일지도.. 내 마음이 강같을 때는 바로 접수되는 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