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걱정이 많이 된다.

   지난 월요일, 학급회의 시간에 그냥 A4용지(복사지)에 1시간 동안 자기 얼굴의 그림을 그렸다. 고등학교 1학년이나 되는 학생들이 초등학생처럼 자기 얼굴 그리기를 한다며 의아해할 수도 있으나, 담임을 하던 몇 년 전부터 자기 얼굴 그리기를 해 온 일이다. (보통은 자기 얼굴을 그리고,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한 마디를 쓴 다음 1년 동안 교실 뒤 게시판에 붙여둔다. 이번에는 자기 사물함 위에 코팅해서 붙여두기로 했다.)

   예전에 미술치료에 대한 책을 본 적이 있는데, 그 책만 더듬어선 안 되겠지만 우리반 녀석들이 그린 그림을 차분히 보고 있노라니 좀 걱정이 된다. 좋게 말하면 마음 속에 고민이 많다는 것이고, 나쁘게 말한다면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치유하기 힘든 상처가 마음 속에 가득차 있다는 느낌이다.

   평소에 눈빛이 불안해 보이거나, 행동이 불손하거나, 과잉 행동을 하거나... 이런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아서 약간 걱정스럽긴 했지만, 새삼 그림을 보고 났더니 더 마음이 무겁다.

   새롭게 만나게 된 아이들, 내 마음을 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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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이최고야 2005-04-21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랬구나.... 불안한 눈빛, 과잉 행동.... 아마도 마음에 상처가 많은 아이들일 것 같아요. 따뜻이 감싸주세요.
 

  선생님, 안녕하셔요? 정말 화창한 봄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제 학급의 아이들과는 자연스럽게 눈빛으로 이야기할 수 있으신지요? 또 수업시간에 함께 하는 아이들과도 많이 친해지셨는지요?

  올해는 제가 많이 게을러졌는지 수업시간에 들어가는 아이들의 이름을 못 외우고 있답니다. 저는 학교 다닐 때 눈에 잘 안 띄는 평범한 학생이었던지라, 제 이름을 불러주시는 선생님이 없으셨던 게 무척 서운했었는데 말이지요.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고, 저와 수업하는 아이들 가운데 서운해 하는 아이가 없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아래의 자료를 구해서 읽어보니,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교실에서 참 비슷한 상황을 겪고, 비슷한 고민을 하고, 비슷한 해결책을 가지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특별난 대책은 없는, 결국 그 상황에 맞게 학생들에게 쏟는 선생님의 사랑과 관심 곧 해결책인, 그런 문제 상황 속에서 살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우리가 늘 하게 되는 수업 시간에 필요한 규칙, 벌써 정하셨지요? 선생님께서 만드신 수업 규칙과 한 번 비교해 보세요. 아마 공감하실 수 있을 겁니다.


* 이 글은 우리교육 3월호에 있는 내용을 옮긴 것입니다.


수업 규칙, 이럴 때엔 이렇게 한다.


떠듦

  수업 시간에 떠들 아이들은 어떻게든 떠든다고 봐요. 중학교는 아이들이 한창 말 많을 때라 교사가 억지로 못 떠들게 할 수도 없죠. 그리고 전 모둠별 협동학습을 통해 영어 수업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수업 중에 아이들이 말을 많이 할 수 밖에 없더라구요. 우선 저는 단순한 잡담과 수업과 관련된 대화 사이의 차이점을 구분해 줍니다. 모둠 친구들과 수업 내용을 가지고 영어로 이야기하는 것은 설사 좀 시끄러워도 뭐라 하지 않지만, 그게 잡담이라고 할 수 있을 때에는 떠들어선 안 된다고 못 박습니다. 떠들다 걸리면 처음 두 번은 주의를 주고선 그냥 넘어가지만, 세 번째 걸리면 고무실로 데리고 가서 주의를 줍니다.(김대성, 울산 성안중 교사)


  아이들이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거나 방해하는 행동을 하면, 일단 넌지시 쳐다보며 웃어 줍니다. 그러다 또 떠들면 쳐다보고 웃는 걸 반복합니다. 이를테면 눈치 주기죠. 저는 떠드는 아이 스스로 자신이 수업을 방해하고 있음을 알아차릴 수 있다고 믿습니다. 제가 굳이 지적하지 않더라도 말입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아이가 문제임을 알아차리지 못 하거나 고치지 못하는 경우도 있겠죠. 그럴 경우에 저는 그저 “조용히 해”라고 윽박지르는 명령조를 취하지 않고, “너 때문에 수업하는 데 방해가 되어 다른 친구들에게 피해를 주는 게 아닌가 걱정이 된다”라며 차근차근 일러 줍니다. (김용만, 경남 마산중 교사)


화장실

  저는 수업시간에 학생들이 화장실을 가고 싶을 때 굳이 제게 허락을 받지 않아도 된다고 말합니다. 물론 아이들 맘대로 수업시간에 화장실을 들락날락 하게 놔두는 게 조금 불안한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그게 두려워 아이들 보고 생리적 현상을 참으라고 하는 건 비인간적인 행위지요. 게다가 용변이 급해 괜히 몸을 이리저리 비틀면서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이나, 한참 수업을 하고 있는데 아이들이 “화장실 갔다 올게요”라면서 수업의 맥을 끊는 게 더 큰 문제죠. 화장실을 가고 싶은 학생은 먼저 화장실 간 친구가 교실에 돌아왔을 때 알아서 가면 됩니다. (송승훈, 경기 남양주 광동고 교사)


준비물

  저는 첫 수업시간에 아이들에게 이렇게 당부합니다. 가능한 한 수업은 재미있고, 따분하지 않도록 하겠다. 숙제 역시 가능한 한 적게 내겠다,라고 말합니다. 그리고선 아이들로부터 두 가지를 약속 받습니다. 숙제를 적게 내는 대신에 내준 숙제는 확실히 해 왔으면 한다, 수업시간에 준비물을 꼭 챙겼으면 한다. 이 두 가지 약속은 아이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남에게 피해 주는 행동을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정합니다. 한편, 아이들이 이 두 가지 약속을 어길 경우에는 보통 두 번 정도까지는 용서를 하지만, 다음에는 처벌을 감수해야 한다고 다시 약속을 받습니다. (최원석, 경북 김천 중앙고 교사)


과제물

  반드시 수업과 관계된 것은 아니지만, 저는 평소 아이들에게 책을 사라고 합니다. 책을 읽다 보면 수업시간에서 배우는 것보다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죠. 매달 교육이나, 청소년, 성장, 가난 같은 주제를 정해서 읽을 만한 책 목록을 제시해 주죠. 그리고는 깊게 읽고 세상과 자신을 연관시키면서 자기 생각을 점검해 보는 글을 제출하게 합니다. 하지만 모든 아이들이 글을 꼬박꼬박 잘 쓰는 건 아니에요. 글을 제출하지 않으면 두 번 정도는 기한을 연기해 줘요. 세 번째 정도부터는 하루 날을 잡아서 방과 후에 남겨 놓고 글을 쓰게 합니다. 물론 아이들은 도망가려 하죠. 그래서 전 아이들을 남기는 날엔 아예 종례가 끝나기 전에 그 학급에 가서 기다립니다.(송승훈, 경기 남양주 광동고 교사)


핸드폰

  아이들이 핸드폰을 수업시간에 사용하다 걸리면 일단 압수합니다. 그리고는 아이의 부모님에게 가정통신문을 보내, 아이에게 부모님 도장을 받아오도록 합니다. 사실 핸드폰을 아예 사용 못 하게 하는 건 쉽지 않아요. 통제하려 들면 오히려 어긋날 뿐이죠. 게다가 핸드폰은 아이와 부모 간에 의사소통을 위해 쓰일 수도 있는 거잖아요. 또한 부모님들이 일단 핸드폰을 개통시켜 주고 대개 요금도 내주시잖아요. 그럴수록 부모님들이 핸드폰 사용에 대한 교육을 아이에게 손수 해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의 핸드폰 사용을 교사와 학부모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봐요. ( 장진실, 서울 고명중 교사)


  핸드폰은 학교에서, 특히 수업시간에는 꺼져 있어야 정상이잖아요. 저는 첫 시간에 휴대폰에 대해서 켜 있는 상태로 발견되어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해 줍니다. 그래도 적발이 되면 처음에는 일주일, 두 번째는 한 달, 세 번째는 한 학기동안 압수합니다. 이렇게 하겠다고 미리 설명을 해 주고, 약속해 달라고 요구하면 아이들도 웬만하면 다 받아들여 줘요. 약속한 뒤로는 기한 전에 찾아와서 돌려달라는 아이가 있어도, “네가 그런 식으로 먼저 달라고 하면 다른 아이들도 다 그런다”라고 일러 주면서 일관성을 지킵니다.(윤상희, 경기 부천 성곡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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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학교에서 수련회를 다녀왔다. 이제 7년차 교직 생활, 그 중에 세 번째 수련회였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이번 수련회는 지금까지 중, 최악이었다. 어쩌면 내 시각의 폭이 커진-기대가 커진-탓도 있고, 몸도 완전히 건강한 상태가 아닌 탓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이번 수련회는 정말 심심했다. 왜냐하면 나랑 이야기할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사설 수련시설은 원래 '청소년지도사'라는 분들이 학교의 위탁을 받아 일정한 기간 동안 정해진 수련활동을 실시하게 된다. 그래서 원칙적으로 교사들은 학생 인솔 과정에만 참여한다. 물론 주위의 눈총을 감수하고 아이들의 수련활동에 참여할 수도 있겠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이번 수련 활동은 여러가지로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제일 먼저 수련활동의 내용의 문제이다. 아직도 군대식 활동이 주요 내용이었고, 보여주기식 활동은 입소하는 과정에서부터 아이들을 바짝 얼게 만들었다. [아이들이 하는 인사는 "효자(녀)가 되겠습니다."]게다가 교사들과 수련원 담당자와의 간담회 자리에서도 대부분의 교사들은 이구동성으로 수련활동의 강도(?)를 세게 해 달라는 부탁을 했다.

   수련 시설도 문제였다. 방은 너무 커서 한 방에 15명씩 들어가는 경우도 있고, 시설도 그렇게 깨끗한 편도 아니었다. 한 끼에 사천원이나 한다는 식사도 부실하기 짝이 없었다. (첫날 점심을 학생들과 같이 먹은 선생님들은 이후 여러가지 다른 일정이 생겨서-고의인지,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학생들과 같이 먹지 않게 되었다.) 특히, 둘째날 밤에 진행된 캠프파이어는 강당 시설이 없는지 운동장에 가설 무대만 만들어 놓고 진행되었으며, 조명도 잘못 설치해서 앉은 사람들은 무대에 선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다. 어떤 관점에서 진행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한 시간 동안 참여했던 나는 캠프파이어의 재미를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사설 수련 활동 자체는 교사들의 활동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때문에 교사들은 대개 소일하면서 2박 3일을 보내게 된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몸이 약간 아팠던 탓에 그냥 따로 떨어진 방에 앉아 책을 뒤적이다가 저녁에 점호(?)라는 걸 할 때 잠시 가서 아이들 얼굴 보고 온 게 다였다.

   이번 3일 동안에 나는 참 여러가지 복잡한 생각이 들었는데, 이렇게 바뀌지 않는 관점의 문제가 가장 크게 와 닿았다. 교육에 대해 누구나 다 말하는, 또는 생각하는 필부필부의 의견과는 다른, 아니면 그 분들의 의견과 같더라도 적어도 교사라면 자기 생각을 뒷받침하는 논리가 있어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교사들은 매일 아이들을 만나면서, 매일 교육활동을 한다고 하면서, 전혀 교육에 문외한인 사람들의 사고의 틀을 벗어나지 못할까 하는 답답한 생각,이 들었다. 이것은 보편적 사고, 눈높이 시각과는 전혀 다른 문제다. 내 아이만 잘되면 학교에 어떤 문제가 생겨도 그만이라는 이기적인 학부모의 사고와 교육의 문제를 고민해야하는 교사의 관점은 달라야하지 않는가 하는 것을 생각해 보면 앞에 쓴 내용이 조금은 이해가 될까 싶은데... 

   아무튼 나는 이번 수련 활동 기간에 다른 선생님과 내 이런 속앓이에 대해 어떤 이야기도 나눌 수가 없어서 무지 심심했다. 지난 학교에서는 아무리 척박해도 그래도 한 두명은 있었던 것 같은데... 아직도 쉽게 마음이 열리지 않는 게 큰 문제다. 그래도 아직 할 일이 끝난 게 아니다. 이제 아이들과 수련회 평가서를 한 번 만들어봐야 할 것 같다. (학교에서는 평가가 환류되지 않는다는 치명적 약점이 있지만-그래서 학교에서는 내년이 없다. 내년에 하자는 말은 앞으로 절대로 안 하겠다는 말과 거의 같다. 학교에 있어보면 이걸 뼈저리게 체감하게 된다.- 그래도 아이들의 의견을 모아서 나름대로 평가서를 한 번 만들어 보는 것도 의미는 있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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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05-04-15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간고사 보고 나서 수련회 가는데, [형들이 수련회가서 생고생만 하다 온데요, 차라리 학교 나와서 친구들과 놀고 공부할래요]하는 애들이 나오더라구요. 강제로 보내야할지...수련회의 의미는 그게 아닌데 말이죠.

해콩 2005-04-15 2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궁... 예상했던대로 그랬군요. 1학년 아이들에게 슬쩍 물어봤더니 재미없었다고 하더군요. 솔직히 학운위 준비할 때, 수용비에 신경 쓰느라 2학년 수학여행이나 1학년 수련회를 미쳐 못 살펴봤어요. 겨우 1학년 부장샘께 '교육 프로그램'을 살펴봤느냐는 질문밖에는.. 하지만 그저 '아이들에 대한 강도 높은 교육'을 바라며 자신들은 살랑살랑 '소일'하러 간다고 생각하는 '일부' 샘들께 그런 질문은 별 의미가 없었겠군요. 교무실 칠판에 붙여둔 프로그램안내는 그럴듯해 보였는데.. '다음'을 기약할 수 없는 학교에서 이런 문제는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학년 내에 이런 문제를 공감하는 샘도 없는 것 같다니.. 갑갑해요~

느티나무 2005-04-16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RINY님, 반갑습니다. 참 막막합니다. 좋은 의견 있으시면 저도 좀 도와주세요.
해콩님, 애들은 나름대로 즐기기도 하고 그러는 것 같습디다. 정말로 답답한 게 평가가 환류되는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지난해의 문제점들이 고쳐지지 않는다는 점이지요. 모르죠, 다들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 저만 혼자 속을 끓이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다른 사람도 같이 앓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지만 제 속을 먼저 내 보이긴 싫은 거 있죠? 제가 꽉 막힌 사람이라 그런가 봅니다. ^^;;
샘이 학교에 없다 생각하니 허하네요. 최선생님도 그렇고!!
 

들풀


- 안준철


들풀을 보면 생각난다.

이름으로 불러 준 적 없는 아이들

마음으로 읽고

눈빛으로 알고

따스히 흘러

빗장을 열게 하는 사랑

나눠 준 적 없는 아이들

그런 사랑 받아 본 적 없어

더 가슴 태웠을 것을

더 다가오고 싶었을 것을

들풀을 보니 생각난다.

화사하지 못하여

키에 가리워

먼발치로만 서성이던 아이들

한 번 더 다가섰으면

꽃이 되었을 우리 아이들



   학교 안팎에 활짝 피어난 꽃으로 마음이 흐뭇한 시절입니다. 우리가 학교 밖에 우아한 모습으로 활짝 피어 있는 꽃들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귀가 있어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꽃들도 우리 반 교실에 핀 꽃들만큼이나 시끄럽고, 깔깔거리고, 까불거릴까요?

 

   이 시를 읽으면서 가끔 이름 없는 들꽃에 눈길을 주면서 이름이 뭘까?를 생각했던 제가 부끄러워졌습니다. 나와 함께 생활하고 있는 많은 아이들의 이름도 잘 모르면서 들꽃의 이름만 알려고 했던 것은 저의 지적 허영심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또 생각이 달리 들기도 합니다. 하찮게 핀 들꽃의 이름을 알려고 애쓰는 사람은 아이들의 삶에 대해서도 진지한 관심을 가진 사람이 틀림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언제나 우리 아이들은 어른들의 관심이 고프답니다. 아이들이 선생님의 관심에 어떤 형태로 반응할지라도 아이들의 마음은 이미 사랑받고 있다는 걸 본능적으로 안답니다. 사랑받고, 주목받은 적이 있는 아이들은 행동부터 달라지구요. 선생님, 이번 한 해를 아이들에게 한 걸음만 더 다가가는 해로 삼아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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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콩 2005-04-10 2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샘의 첫 편지 잘 받았습니다. 지금 다시 꼼꼼 읽어보니.. 역시나 좋은데요. 이름 모르는 풀꽃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처럼 아이들 이름도 하나하나 외우기 시작해야겠어요~
 

 1학년 O반 학부모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앞으로 1년 동안 학부모님의 귀한 자녀와 1학년 3반 교실에서 함께 생활할 담임교사 느티나무라고 합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국어를 가르치고 있으며, 올해 인근의 OO고등학교에서 OO고등학교로 옮겨와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아이들이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며 남을 배려할 줄 알고, 생각이나 생활이 건강하고 성실한 사회인으로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학교 생활에서는 자신의 관심과 흥미가 어디에 있는지 꾸준히 살피고 찾는 과정이 계속될 수 있도록 담임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아울러 대학진학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고등학교의 교육 현실도 충분히 고려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가정에서도 학생들이 좋은 학습분위기와 바른 인성, 신체적인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개별 학생들의 특성에 맞는 방법을 찾아 노력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아울러 제가 학생들과 같이 생활하는데 도움이 될 사항은 언제든지 알려 주십시오.

 

   부족하지만 우리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하려는 저에게 자녀들을 믿고 맡겨주시면 열심히 생활해 보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올 한 해 동안 가정에 넉넉한 웃음이 깃들기를 기원하며 다시 소식 전하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2005년 3월 20일

1학년 O반 담임교사 느티나무 올림


○ 알리는 말씀

  1. 등교시간은 08시 10분까지입니다.(학생이 늦지 않도록 도와주십시오.)

  2. 아이 문제로 상담이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연락해 주십시오.

  (전화번호는 010-2564-XXXX   전자우편은 ljhyung92@hanmail.net)

  3. 제 수업시간표를 드립니다.

 (♣가 없는 시간에 연락해 주시면 저와 통화하실 수 있습니다.)

 

시       간

 

09:00~09:50

1교시

 

 

 

10:00~10:50

2교시

 

 

 

 

11:00~11:50

3교시

 

 

12:00~12:50

4교시

 

 

 

 

13:40~14:30

5교시

 

 

 

14:40~15:30

6교시

 

 

 

15:50~16:40

7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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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2005-03-21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담임을 맡은 해마다 쓴 가정통신문! 올해는 별로 고쳐 쓴 것도 없는데, 새학교에 적응하느라 지금에야 손을 보고 마무리했다. 아마 오늘 저녁이면 이 편지가 아이들손을 거쳐 학부모님들께 전달될 것이다. 이 편지 한 장이 교사와 학생, 학부모를 둘러싼 불신의 벽을 걷어낼 수 있는 시작이 되었으면 좋겠다.

연우주 2005-03-21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느티나무님. 전 국어샘들이 참 좋아요. ^^

푸른나무 2005-03-21 1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쉬... 선생님다우신 통신문입니다. 학부모님들이 선생님과의 어려운 높은 벽을 낮게 할수 있을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