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하나님의 인도를 바르게 받아야 하는가 케빈 드영 시리즈 3
케빈 드영 지음, 김수미 옮김 / 부흥과개혁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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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확하고 간결하며 거침없는 책이다. 미국 개혁파 교회의 담임목사인 케빈 드영은 <왜 우리는 하나님의 인도를 바르게 받아야 하는가>에서 '하나님의 뜻'에 대한 성경적 지침을 제공한다. 저자는 이 얇은 책을 통해 신앙인으로서 하나님의 뜻에 어떤 관점과 입장을 취해야 하는지 성경적이고 능동적인 방법으로 정리한다.

   저자는 하나님의 뜻에 두 가지 측면이 있음을 전제한다. 하나는 '작정하신 뜻'이고 다른 하나는 '바라시는 뜻'이다. 하나님의 작정하신 뜻은 불변하며 확정적이다. 작정하신 뜻이 '사물이 어떻게 존재하는가'에 대한 것이라면 바라시는 뜻은 '사물이 어떻게 존재해야 하는가'를 말한다. 인간은 하나님의 주권 아래 있지만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저자는 요한일서의 말씀을 인용하여 하나님의 뜻은 하나님이 사물을 정하신 방식이 아니라 우리에게 명령하신 삶의 방식을 가리킨다는 것을 일깨운다.

   하나님의 구체적인 뜻을 파고드는 인간의 지나친 호기심이 왜 발생하는지 그 이유를 저자는 먼저 제시한다. 그리고 하나님의 뜻에 지금까지 접근해왔던 기존의 전통적인 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이어 하나님의 뜻대로 사는 성경적인 원리는 무엇이며 하나님이 우리를 어떻게 인도하시는지를 설파한다.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는 잘못된 방식을 구체적으로 나열해 경계시키고 하나님의 뜻을 올바르게 분별하는 방법을 정리하여 소개한다.

   저자는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는 세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그것은 '성경'과 '상담'과 '기도'다. 이 세 가지는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는 하나님 중심적 방법으로서 우리를 지혜의 길로 안내한다. 다시 말해서 성경을 연구하고 다른 이들에게 귀 기울이고 끊임없이 기도하는 것은 위기의 순간뿐 아니라 생명의 길로써 최상의 행동방침이 된다는 사실을 일깨우는 것이다. 바로 이런 일을 행하면서 늘 지혜 가운데, 늘 자유롭게, 때로는 빠르게 결정내리는 곳에 하나님의 뜻이 있다고 저자는 정리한다.

   많은 크리스천들이 하나님의 뜻을 찾는다. 하나님의 뜻에 관심을 갖는 건 꼭 필요하다. 그러나 소소한 일상의 디테일에까지 지나친 신성적 메시지를 소망적으로 전제하여 결국 수동적인 삶에 함몰되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나도 젊은 시절에 하나님의 뜻을 찾는다고 기도만 하다가 아무런 답을 얻지 못하고 시간을 낭비한 적이 꽤 있다. 하나님께서 무언가 말씀해주실 것으로 믿었다. 하나님의 음성을 갈망했다. 시간은 흘렀으나 아무런 코멘트도 듣지 못했다. 하나님의 명령을 기다리며 아무런 행동과 결정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얼마나 우스운 시간낭비였던가.

   시간에 관한 인간의 지독한 무지 중 하나는 하나님과 인간을 동일한 과학의 시간대에 올려놓고 고민한다는 것이다. 하나님과 인간의 차원은 동일선상에서 논증될 수 없다. 인간은 아주 극미세한 차원에서만 하나님의 세계를 공유할 수 있을 뿐이다. 인간의 시간은 영원히 정지한 과거와 총알처럼 날아가는 현재, 그리고 머뭇거리면서 오는 미래로 수렴된다. 그러나 하나님의 시간대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오직 현재적 시간대에서 통합된다. 하나님께서는 하루를 천 년같이 천 년을 하루같이 참으시며 기다리신다. 그렇기에 하나님의 작정과 예정은 인간의 자유의지를 초월하되 인간을 꼭두각시로 만드시지 않는 것이다.

   서평을 정리하자. 케빈 드영의 <왜 우리는 하나님의 인도를 바르게 받아야 하는가>는 하나님의 뜻을 알고자 하는 하는 이들에게 성경적인 삶의 방식을 제시하는 힘있는 책이다. 짧고 시원하며 명확한 전달력이 돋보이는 책이다. 젊은 크리스천 청년들에게 일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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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설명서 - 감자탕교회 조현삼 목사에게 글로 듣는 주례사
조현삼 지음 / 생명의말씀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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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한 지 두 달이 지났다. 주변의 인생선배들로부터 결혼에 대해 많은 조언을 들어왔다. 결혼한 것은 천국을 이룬 것이라며 마냥 축복하고 즐거워한 지인이 있었는가 하면 결혼은 곧 지옥이라며 무덤으로 가는 지름길에 왜 진입했느냐며 비아냥거리는 지인도 있었다. 한 사람을 만나 자식을 낳고 사는 비슷한 입장에서 도대체 무슨 차이로 천국과 지옥이 가름되는 것일까. 결혼한 지 두 달밖에 안되는 신혼남이 이런 의문을 갖는다는 것은 쓸데없는 시간 낭비인가.

  책을 한 권 선물받았다. 생명의말씀사 출판사의 『결혼설명서』는 제목 그대로 결혼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다. 저자 조현삼 목사는 이 책을 통해 결혼에 대한 성격적 통찰과 방법을 들려주고 있다. 교훈적이면서 합리적인 결혼 조언들을 매우 흥미있는 방식으로 전달한 점이 눈에 띈다. 더욱이 지나친 신학적 서술을 탈피하여 비독교인도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넓은 포용력을 가진 책이다.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강점은 철저히 성경적 관점에서 결혼을 풀이하고 해석했다는 데 있다. 저자가 설파하는 결혼의 의미는 간명하다. 결혼은 하나님의 뜻이자 주권이며 축복이라는 것이다. 하나님의 은혜요 선물로 주신 결혼의 예를 통해 인간은 어떻게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야 하는지, 그 방법론에 대한 구체적인 조언들이 이어진다. 세상을 만드신 이가 하나님이시요, 인간을 만드신 이도 하나님이시요, 가정을 만드신 이도 하나님이시라면, 창조주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가정을 건설하는 것은 인간으로서 당연한 본분이다. 저자는 이 중요한 원칙 하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결혼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역설하고 있다.

  이 책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독특한 전달방식이다. 저자는 자신에게 주례를 부탁하러 찾아온 교회 청년 민수에게 주례의 조건으로 예비신부와 함께 자신의 결혼강의를 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 마다할 리 없는 민수는 응당 여자친구와 함께 저자의 결혼강의를 듣게 된다. 바로 그 강의의 방식과 내용이 이 책의 얼개가 된다. 저자와 두 예비부부 사이의 대화와 질답이 책을 구성하는 기본 뼈대가 된다. 이러한 에피소드의 대화식 구성은 결혼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다루는 데 딱딱하거나 지루하지 않게 독자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한다. 

  총 열 개의 강의로 구성된 내용들은 결혼을 준비하고 가정을 세워나가는데 하나도 빠짐없이 인지해야 할 소중한 잠언들이다. 저자는 결혼을 남편과 아내의 연합으로 정의하되 크게 세 가지 연합으로 정리한다. '결정권'의 연합, '몸'의 연합, '돈'의 연합이 그것이다. 결혼 전 부모에게 있던 결정권은 결혼 후 자신에게로 이양되며 그 소중한 결정권을 남편과 아내가 '하나'로 연합해야 한다는 것이다. 몸도 마찬가지다. '섹스'와 '사랑'과 '결혼'은 하나다. 사랑으로 결혼한 남녀가 몸을 연합하는 일이 하나님의 선물이자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지를 강조한다. 부부관계는 성실히 하면 할수록 좋다는 게 하나님의 뜻이자 저자의 부언이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돈 또한 연합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부부 사이에 내 돈 네 돈은 없다. 두 사람의 돈을 잘 연합하고 관리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곳에 사용해야 함은 당연한 주문이다.

  사실 주변에 결혼생활이 삐걱거리는 분들이 많다. 이혼도 부지기수다. 현재 전 인류적으로 빈번한 우울과 일탈, 범죄와 자살 등의 근본적 원인은 가정의 파괴에 있다. 인류사적으로 가정이 파괴될 때 죄악은 관영했고 인간은 고통스러웠다. 하나님께서는 교회보다 가정을 먼저 만드셨다. 태초에 인간에게 축복으로 주신 가정을 인류는 얼마나 진지하고 숭고하게 건설해왔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결혼식 때 '하나님 중심주의'의 가정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던 내 자신도 이 대목에서는 무조건적으로 손을 모으고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다. 죄악이 관영한 이 시대에 하나님이 가장 기뻐하시는 가정을 세우기 위한 내 소원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거워지고 숭고해진다. 이러한 내 도전의 작은 교두보 위에 이 한 권의 책이 놓여있다.

  정말 좋은 책이다. 철저한 성경적 관점과 해석, 술술 잘 읽히는 대화식 구성, 깔끔하고 일목요연한 주제별 정리, 이해하기 쉬운 비유식 설명, 군더더기 없는 문장 등은 이 책이 가진 긍정적 존재성을 잘 보여준다. 결혼을 위해 꼭 필요한 거의 모든 것들을 다루고 있다. 신앙과 생활은 별개가 아니다. 삶이 곧 신앙이 될 때 하나님은 웃으시고 인간은 행복하다. 이 얇은 책 한 권이 결혼을 준비하고 사모하는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적잖은 도전과 지혜를 줄 것이라 믿는다. 이 책 한 권만으로도 충분하다. 다시 한 번! 정말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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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떡방 이야기 - 행복을 나눕니다 기아대책
정정섭 지음 / 두란노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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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을 보고 조금 놀랐다. 권위있는 기독출판사에서 출간한 기독도서의 제목으로는 다소 요상스럽기 때문이다. 설마 부동산과 관련된 이야기는 아니겠지 하는 마음에 책의 첫장을 펼친다. 순간, 책제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게 되면서 얼굴에 미소를 짓는다. 그럼 그렇지.

  두란노출판사의 『복떡방 이야기』는 세계 곳곳에 기아로 어려움을 겪는 어린이들을 향해 한 손에는 복음을 들고 다른 한 손에는 떡을 들고 나서는 이들의 이야기다. 한국 최초의 해외원조 NGO인 '기아대책'의 활동에 대해 구체적이고 생동감 있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저자 정정섭 회장은 기아대책을 통해 일하셨던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를 '떡과 복음'이라는 주제로 간증한다.

  이 책은 세 가지 중요한 키워드를 제시한다. 우선 '떡과 복음'을 동시에 전하는 것이 가장 성경적이며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전도법임을 세계 각지의 간증들을 통해 증명한다. 또한 그리스도인으로서 '사랑'의 메신저 역할이 새삼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설파한다. 마지막으로 하나님의 비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반드시 '소망의 인내'를 감내해야 함을 언급한다. 떡과 복음을 전하기 위해 사랑을 품고 소망의 인내를 통과할 때야만이 하나님을 뜻을 이룸과 동시에 아름다운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저자의 고백에 강한 도전을 얻게 된다.

  무엇보다 이 책이 가장 강조하는 간명한 메시지는 떡과 복음의 동시적 전도다. 떡만을 전해선 안 되고 복음만을 전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떡이 따로 있고 복음이 따로 있는 게 아니며 이는 곧 인간의 영혼와 육신을 분리할 수 없는 이치와 연결된다. 영혼과 육체를 하나의 결합된 인격체로 섬겨야 한다는 원칙을 견지하면서 어려운 이웃을 보듬는 기아대책의 접근법에 고개가 주억거린다. 

  저자는 지난 이십 년간 기아대책이 일궈온 사역과 성과는 전적으로 하나님께서 친히 하셨기에 가능했음을 고백한다. 또한 모든 것이 하나님께서 하신 일임을 강조한다. 자신을 비롯한 수많은 선교자와 봉사자들은 하나님 사역에 쓰임받은 도구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저자의 이러한 고백은 헌신에 대한 본질적인 진리를 내포하고 있다. 하나님의 일에 헌신한다는 것은 내가 주의 일을 하기 위해 무던히 애쓰고 봉사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하나님께서 당신의 일을 하실 수 있도록 내 자신을 겸허히 내어드리는 것을 의미한다. 요컨대 사역의 주어가 내가 아닌 하나님이신 것이다. 하나님의, 하나님을 위한, 하나님에 의한 사역만이 진정한 하나님의 일임이 증명되는 것이다.

  지구상에는 동일한 인간으로 태어났음에도 최소한의 먹을 것조차 없이 삶에 허덕이는 이들이 많다. 전 세계 75%의 인류가 아직도 극빈층에 해당한다. 영양실조로 실명이 되거나 꼽추가 되거나 피부병을 앓거나 호흡기 장애를 겪고 있는 인류가 전 세계 8억 5천만 명이 넘는다. 1분이면 34명, 1년이면 1,800명씩 굶주려 죽어가고 있다. 태어난 공간적 배경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은 헐벗고 굶주린다. 못 먹고 못 마셔서 죽어가는 인류의 지난한 문제는 경제가 발전하고 문화가 진보하는 번영의 순간 가운데서도 꾸준히 진행되어 왔다. 우리는 그들을 기억해야 한다. 그들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 한 손에는 떡을 들고 다른 한 손에는 복음을 들어야 한다. 예나 지금이나 하나님의 관심은 가장 낮은 데 있다.

  세상 모든 인류가 떡과 복음을 걱정하지 않는 시대가 하루 속히 임하길 기도한다. 그날은 반드시 도래한다. 하나님께서 약속하셨고, 하나님께서 일하시기 때문이다. 이 믿음의 연장선상에 이 책이 있고 '기아대책'의 헌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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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 (반양장) 공지영이 들려주는 성서 속 인물 이야기
공지영 지음, 조광호 그림 / 오픈하우스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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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날이다. 세상 모든 어린이들을 위한 날이다. 동시에 어른을 위한 날이기도 하다. 나는 매년 돌아오는 어린이날을 간절히 기다린다. 그 이유는 정갈하다. 한 시절 동심의 세계에서 거짓과 거리를 두고 오롯한 순수의 삶을 살았던 때를 기억해보기 위함이다. 나에게도 그 시절이 있었는가. 나도 순수할 때가 있었는가. 그 시절을 사유하며 세상의 온갖 찌든 때에 물든 내 서른살의 자화상을 목도한다.

  어린이날에 가장 좋은 선물은 무엇일까. 놀이동산 자유이용권, 유명한 일본 게임기기, 옷과 신발과 장난감 등. 어린이들은 자신이 갖고 누리고 싶은 것들을 머릿속에 그리며 어린이날을 간절히 기다린다. 어린이를 위한 수많은 선물들 중에 '책'이라는 것은 과연 인기가 있을까. 책을 통해 지혜를 얻고, 꿈과 상상력을 키우며, 다양성을 학습할 수 있다면 한 권의 책은 한 어린아이의 인생에 가장 좋은 선물이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어린이들이 읽어볼 만한 매우 좋은 책이 출간됐다. 우리시대 가장 사랑받는 소설가 공지영과 그리스도교의 경전 성서가 만났다. '공지영이 들려주는 성서 속 인물이야기 시리즈'는 성경에 등장하는 인물을 아이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포근하고 교훈적인 문체로 재구성한 동화다. 나는 시리즈의 첫 편 『천사』를 손에 들었다.

  성경은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수준 높은 텍스트다. 성경은 인간의 본질과 한계, 인생의 가치와 의미를 웅숭깊게 담았다. 구약은 메시야가 오기 전까지의 고대 이스라엘의 역사를 다루고 있고, 신약은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와 업적, 사도들의 가르침과 복음 전파 등을 다루고 있다. 우주와 인간의 총체성을 충분하고 깊이있게 담아내고 있기에 아직도 수많은 사람들에게 읽히는 불멸의 고전이 된 것이리라.

  첫 시리즈 『천사』는 제목 그대로 천사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세상이 만들어지기 이전에 존재했던 천사들의 신비한 이야기를 들여준다. 작가는 루시엘, 미카엘, 가브리엘, 라파엘의 대천사 4명을 전면에 배치하여 이야기를 풀어간다. 성경에 나오지 않는 이야기를 작가의 상상력으로 풀어냈음에도 불구하고 기독교인이 보기에 전혀 낯설지 않게 읽혀진다. 성경의 핵심 포인트를 정확히 집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공지영이 전하는 천사들의 이야기는 두 가지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우선 대천사였던 루시퍼의 타락은 하나님 한 분과 하나님이 아닌 다른 모든 것들의 구분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명징히 보여주는 예라 할 수 있다. 천사든 인간이든 동물이든 모두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창조된 피조물이라는 점을 주지한다면 피조물로서의 본질과 의미를 자아 스스로 궁구할 필요가 있다. 

  자신의 본분을 잊은 채 인기와 명성의 허울에 젖어 하나님을 배반했던 루시퍼의 요란한 삶은 심히 안쓰럽고 처량해 보인다. 하지만 내 자신의 모습 속에도 작은 루시퍼의 형상이 투영되어 있을지 모르는 일이리라. 어쩌면 '겸손'과 '교만'은 종이 한 장 차이일지 모른다. 둘 다 주어와 서술어는 동일하다. 내가 무언가를 자랑하는 것이다. 단지 목적어가 다를 뿐이다. '신' 아니면 '나'.

  또 하나의 메시지는 자아정체성에 대한 본질적 울림이다. 천사 중에 가장 작은 존재였던 미니멜은 자신의 왜소함과 초라함에 상처를 받아 우주에서 사라지고 싶어한다. 이러한 미니멜을 위로하기 위해 하나님은 직접 찾아가신다. 그의 아픔과 상처를 보듬는다. 다른 존재와의 '차이'가 곧 아름다움의 본질이라는 것을 미니멜에게 알려준다. 모든 아름다움은 그것이 다 다른 데서 오는 것이라며 미니멜을 위로하는 하나님의 음성이 따뜻하게 읽힌다. 이는 내 자신에게도 그대로 적용되며 위안을 준다. 세상에 나는 단 하나의 존재이다. 우주에 하나밖에 없기 때문에 내가 아름다운 것이다.

  작가 공지영은 자신의 동화가 기독교인뿐만 아니라 비기독교인에게도 읽히기를 소원한다. 프롤로그에서 작가는 이 책의 정체성을 어떤 종교의 이야기라기보다는 세상을 움직이는 데 기본이 된 인류의 문화 자산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고백한다. 이러한 작가의 의지는 이야기 속 용어와 문체에 그대로 드러난다. 종교적 느낌의 '하나님'이라는 호칭보다 대중적이고 친숙한 '하느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했다. 또한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카톨릭과 개신교가 함께 번역한 '공동 번역' 중 카톨릭용을 참고했다. 그만큼 많은 어린이들이 부담없이 읽기 위해 애쓴 흔적이 엿보인다.

  어렸을 때부터 무엇을 보고 느끼며 자라는가는 매우 중요한 질문이다. 순간성 놀이 몇 시간의 투자보다 깊은 울림을 던져주는 책 한 권의 경험이 더욱 소중한 나이가 있다. 책은 소중하다. 책의 힘은 강력하다. 러셀의 말처럼 책 속에는 '지식'과 '사랑'과 '연민'이 있다. 이 땅의 어린이들이 책을 벗삼아 지혜가 깊고 사랑이 풍성하며 연민을 지닌 훌륭한 동량으로 자라나길 기도한다. 그 희망을 꿈꾸는 수많은 책더미에 공지영의 성서 동화가 작게나마 보태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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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여행 - 약속의 땅을 향한 삶의 로드맵
이동원 지음 / 두란노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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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날 천사가 나타나서 성경의 역사 한가운데로 시간여행을 하게 해준다면 당신은 어느 시대로 답변하겠는가. 만약 위와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면――물론 그럴리야 없겠지만――나는 아무런 망설임없이 대답할 준비가 되어 있다. 내 답변은 두 가지 중에 하나일 것이다. 하나는 위대한 지도자 모세가 이끌었던 출애굽의 시대이며, 다른 하나는 다윗으로 대변되는 이스라엘 왕정시대의 시작기다. 전자는 성경 역사상 하나님께서 작정하시고 거대하고 수많은 기적을 행하신 역사였으며, 후자는 하나님 마음에 가장 합한 자가 출현했던 역사였다. 이 두 시대에 대한 내 경도됨은 언제나 농밀했다.

  출애굽의 핵심은 약속의 실현이다. 그리고 그 본질은 구원이다.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과 약속하셨다.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그의 후손들에게 주겠다는 것을. 그 약속은 이스라엘 민족의 400년 동안의 이집트 종살이를 거친 이후에야 성취될 준비가 시작된다. 모세라는 전무후무한 지도자를 전면에 내세운 하나님께서는 결코 쉽지 않은 훈련과 모험의 여정으로 이스라엘 백성을 단련시키셨다. 그리고 출애굽을 완성하셨다. 출애굽 과정을 통해 알 수 있는 하나님의 기막힌 섭리와 역사를 면밀히 관찰하면 만군의 여호와 하나님이 어떠한 분인지를 알 수 있게 된다.

  한국에서 가장 설교를 잘 하는 목사로 손꼽히는 이동원 목사가 '약속의 땅을 향한 삶의 로드맵'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책 『인생여행』을 통해 출애굽의 의미와 가치를 현대인들에게 강의한다. 인생이 하나의 여행이라는 점을 인지시키고, 출애굽 과정에 녹아있는 삶과 신앙의 원리를 추출하여 교훈한다. 두껍지 않은 분량 안에서 하나님이 가장 원하시는 인생의 길이 어떠한 것인지를 다양하고 깊이있게 들려주고 있다.

  책의 얼개는 정갈하다. 출애굽 여정을 시간순의 21단계로 나눠 설명한다. 이집트에서의 고된 종살이로 고통의 한계에 다다른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께서 찾아가신다. 지도자 모세를 선택하여 고통에 허덕이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민 것이다. 이집트를 탈출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길고 긴 여정을 지나 여리고성을 무너뜨리고 길갈에서 온전함을 성취하기까지를 단계적으로 나눠서 풀이한다. 각 파트에는 출애굽 과정 동안 있었던 다양한 사건과 그 사건이 의미하는 하나님의 메시지를 잘 정리해놓고 있다. 무엇보다 현대인의 감각에 맡게끔 손쉽게 풀이한 점이 이 책의 강점이라 할 수 있다.

  이 목사는 인생이 여행이라는 점을 주지한다. 그 여행에는 성공과 실패, 아픔과 위로, 미소와 눈물이 항상 등장한다는 것을 일깨운다. 그렇기에 성공적인 여행을 위해서는 반드시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스라엘의 출애굽 옛 역사는 인생 여행의 전형으로서 수천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곱씹어야 할 가치가 있다고 부언한다. 고된 여행길을 떠나는 이 땅의 수많은 친구들에게 가장 모범적인 여행 로드맵이 어떠한 것인지를 선물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의 외침은 단호하다. 이 목사는 출애굽 여정의 주인은 하나님이셨음을 강조한다. 하나님께서 약속하셨고, 하나님께서 준비하셨으며, 하나님께서 실행하셨다. 모든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셨고, 완벽한 스케쥴로 출애굽을 완성하셨다. 이스라엘 백성이 한 일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밖에 없었다. 그저 순종하는 일만이 출애굽을 완성하는데 그들이 쏟은 유일한 에너지였다. 모든 것은 하나님께서 하셨다.

  이는 우리 인생의 원형에 그대로 적용된다. 현재라는 시공간에 구속된 인간의 과학은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 오직 하나님만이 미래를 정확히 알고 계시다. 하나님의 시간대는 근본적으로 인간과 상이하다. 차원이 다르다. 하나님의 시간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현재라는 시간대에서 온전하게 통합된다. 모든 것을 아시고 모든 것을 하실 수 있는 하나님의 전지전능 앞에 인간은 고개를 조아려야 한다. 이 세상을 창조하시고 인간을 사랑하시며 절대선의 태동이신 만군의 여호와 하나님이야말로 우리네 인생여행의 감독자가 되실 유일무이한 적임자임은 자명하다.

  출애굽의 의미를 곱씹는다. 하나님은 낮은 자의 하나님이시다. 내 인생의 주인이 내가 아닌 하나님이 될 때 그 인생은 성공한다. 겸손한 마음으로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고, 내가 품는 꿈과 비전을 위해 기도하며,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는 길이야말로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가장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길임을 고백한다. 이동원 목사의 『인생여행』은 이 명료한 진리를 깔끔하게 교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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