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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설명서 - 감자탕교회 조현삼 목사에게 글로 듣는 주례사
조현삼 지음 / 생명의말씀사 / 2009년 3월
평점 :
결혼한 지 두 달이 지났다. 주변의 인생선배들로부터 결혼에 대해 많은 조언을 들어왔다. 결혼한 것은 천국을 이룬 것이라며 마냥 축복하고 즐거워한 지인이 있었는가 하면 결혼은 곧 지옥이라며 무덤으로 가는 지름길에 왜 진입했느냐며 비아냥거리는 지인도 있었다. 한 사람을 만나 자식을 낳고 사는 비슷한 입장에서 도대체 무슨 차이로 천국과 지옥이 가름되는 것일까. 결혼한 지 두 달밖에 안되는 신혼남이 이런 의문을 갖는다는 것은 쓸데없는 시간 낭비인가.
책을 한 권 선물받았다. 생명의말씀사 출판사의 『결혼설명서』는 제목 그대로 결혼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다. 저자 조현삼 목사는 이 책을 통해 결혼에 대한 성격적 통찰과 방법을 들려주고 있다. 교훈적이면서 합리적인 결혼 조언들을 매우 흥미있는 방식으로 전달한 점이 눈에 띈다. 더욱이 지나친 신학적 서술을 탈피하여 비독교인도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넓은 포용력을 가진 책이다.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강점은 철저히 성경적 관점에서 결혼을 풀이하고 해석했다는 데 있다. 저자가 설파하는 결혼의 의미는 간명하다. 결혼은 하나님의 뜻이자 주권이며 축복이라는 것이다. 하나님의 은혜요 선물로 주신 결혼의 예를 통해 인간은 어떻게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야 하는지, 그 방법론에 대한 구체적인 조언들이 이어진다. 세상을 만드신 이가 하나님이시요, 인간을 만드신 이도 하나님이시요, 가정을 만드신 이도 하나님이시라면, 창조주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가정을 건설하는 것은 인간으로서 당연한 본분이다. 저자는 이 중요한 원칙 하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결혼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역설力說하고 있다.
이 책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독특한 전달방식이다. 저자는 자신에게 주례를 부탁하러 찾아온 교회 청년 민수에게 주례의 조건으로 예비신부와 함께 자신의 결혼강의를 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 마다할 리 없는 민수는 응당 여자친구와 함께 저자의 결혼강의를 듣게 된다. 바로 그 강의의 방식과 내용이 이 책의 얼개가 된다. 저자와 두 예비부부 사이의 대화와 질답이 책을 구성하는 기본 뼈대가 된다. 이러한 에피소드의 대화식 구성은 결혼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다루는 데 딱딱하거나 지루하지 않게 독자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한다.
총 열 개의 강의로 구성된 내용들은 결혼을 준비하고 가정을 세워나가는데 하나도 빠짐없이 인지해야 할 소중한 잠언들이다. 저자는 결혼을 남편과 아내의 연합으로 정의하되 크게 세 가지 연합으로 정리한다. '결정권'의 연합, '몸'의 연합, '돈'의 연합이 그것이다. 결혼 전 부모에게 있던 결정권은 결혼 후 자신에게로 이양되며 그 소중한 결정권을 남편과 아내가 '하나'로 연합해야 한다는 것이다. 몸도 마찬가지다. '섹스'와 '사랑'과 '결혼'은 하나다. 사랑으로 결혼한 남녀가 몸을 연합하는 일이 하나님의 선물이자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지를 강조한다. 부부관계는 성실히 하면 할수록 좋다는 게 하나님의 뜻이자 저자의 부언이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돈 또한 연합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부부 사이에 내 돈 네 돈은 없다. 두 사람의 돈을 잘 연합하고 관리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곳에 사용해야 함은 당연한 주문이다.
사실 주변에 결혼생활이 삐걱거리는 분들이 많다. 이혼도 부지기수다. 현재 전 인류적으로 빈번한 우울과 일탈, 범죄와 자살 등의 근본적 원인은 가정의 파괴에 있다. 인류사적으로 가정이 파괴될 때 죄악은 관영했고 인간은 고통스러웠다. 하나님께서는 교회보다 가정을 먼저 만드셨다. 태초에 인간에게 축복으로 주신 가정을 인류는 얼마나 진지하고 숭고하게 건설해왔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결혼식 때 '하나님 중심주의'의 가정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던 내 자신도 이 대목에서는 무조건적으로 손을 모으고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다. 죄악이 관영한 이 시대에 하나님이 가장 기뻐하시는 가정을 세우기 위한 내 소원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거워지고 숭고해진다. 이러한 내 도전의 작은 교두보 위에 이 한 권의 책이 놓여있다.
정말 좋은 책이다. 철저한 성경적 관점과 해석, 술술 잘 읽히는 대화식 구성, 깔끔하고 일목요연한 주제별 정리, 이해하기 쉬운 비유식 설명, 군더더기 없는 문장 등은 이 책이 가진 긍정적 존재성을 잘 보여준다. 결혼을 위해 꼭 필요한 거의 모든 것들을 다루고 있다. 신앙과 생활은 별개가 아니다. 삶이 곧 신앙이 될 때 하나님은 웃으시고 인간은 행복하다. 이 얇은 책 한 권이 결혼을 준비하고 사모하는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적잖은 도전과 지혜를 줄 것이라 믿는다. 이 책 한 권만으로도 충분하다. 다시 한 번! 정말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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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Davi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