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다녀 왔다.
이번에도 유일하게 한나라당 지지자가 아닌 관계로 거북한 점이 많았다.
박통, 전통의 쿠테타를 두고 '백번 잘한 일이다'라는 말에는 목이 꽉 막혀서 식탁에서 물러났다.
수백 수천 명을 무고하게 죽인 사람들을 옹호하는 것, 그리고 이라크 파병에 찬성하는 것과
독실한 불심은 과연 어떻게 양립이 가능한 것일까?
전통이 백담사에서 100일을 지낸 걸로 그 죄가 씻어진다고 생각하나?
게다가 여태 '전라도 정권'이라는 용어를 쓰는 독실한 기독교도인 40대 여인은 정말 이해가 안 간다.
마치 순교자인 양, 핍박받는 자인 양 세상에 대해 개탄한다.
그 자신이 살면서 손해 본 게 과연 무엇이 있는지 정말 궁금하다.
시댁에서의 나의 모습은 가식으로 가득 차 있다.
동의를 표하지는 않지만, 한두마디 이상은 말을 섞지 않는다. 그저 피곤하고 바쁘다.
2. 우리 국립공원 관리인 할까?
라고 말하니, 남편 왈,
"몇 분 후면 또 다른 생각 할텐데, 뭐."
그 말은 맞다.
생각만 하면 뭐하나, 할 수 있는거라고는 빤한데.
에이, 하고싶은 건 많은데 할 수 있는게 정말 얼마 없어! 라고 혼잣말을 하고는,
동시에 철딱서니 없는 생각을 하고 있음을 느낀다.
그래도 철딱서니 없는 구상을 하는 게 얼마나 재미있는데......
3. 현각스님의 강연
어제 오후, 불교방송에서 현각 스님이 경희대에서 한 강연을 방송했다.
어머님이 틀어놓으신 건데, 그 내용이 제법 재미있어서 나도 같이 보았다.
* 불교는 미래도 주지 않는다. 희망도 주지 않는다.
(다른 종교처럼) 구원이나 천국, 희망이라는 마약, 사탕을 팔지 않는다.
* 어느 상황에서나 그 상황 안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것, 그것이 진정한 자유이고 진정한 자신이다.
* 사람들은 눈, 귀, 코... 등을 가지고도 '생각'에 취해서 느끼지 못한다.
* 지금 현재의 매 순간 느끼는 그 느낌, 행하는 그것이 바로 '나'이고, 나의 삶이다.
* 참선을 통해서 생각에서 벗어나 '나'를 발견하는 것에 대해서.
첫번째 말....
세상의 비밀을 이토록 화끈하게 까발리다니!
물론 우리가 일상적으로 보는 '불교'가 그렇다는 것은 아닐 것이다.
4. Que Sera
그냥....
문명의 흥망성쇠를 생각했다.
지금은 일개 문명이 아닌 전지구적 차원의 흥...성... 시대.
자본은 자본의 본성대로 굴러가고, 인간은 인간의 본성대로 살아가고.
그 '본성'이라는 것을 근본부터 변화시킨다는 것이 가능한 일인지?
가능하지 않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
내가 50년 후, 100년 후, 운이 좋을 경우 조금 더 먼 미래를 걱정하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는 일인지?